소설리스트

투자의 신이 키우는 축구단-212화 (212/422)

212화 벗어던지는 순간 (5)

이번 유로파 / FA컵 대진표는 우리 선덜랜드 스태프의 명암을 극명하게 갈랐다.

우선, 프레스팀은 그야말로 축포라도 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운명처럼 홈 앤 어웨이. 챔결에 어울리는 경기장이 어느 쪽인지, 서로 번갈아 체험해볼 수 있겠네요! @선덜랜드_프레스팀]

[그냥 이번 16강전 결과로 정하자니까[email protected]선덜랜드_오피셜]

벤피카와의 메시지는 비교적 평화롭고, 또 우호적이었지만 ‘그 팀’ 상대로는 가차 없었다. 더비 라이벌이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포문은 의외로 뉴캐슬이 열었다.

[대회 많아서 힘들지? 좀 쉬게 해줄게. 이웃 좋다는 게 뭐겠어. #트로피6개 @타인위어의_왕]

이놈들 봐라?

내용도 내용이지만, 계정명이 아주 가관이다. 아니, 니들이 왕이면 우린 뭔데? 내가 그렇게 기막혀하는 사이, 아벨은 곧바로 반격을 개시했다.

[마음은 정말 고마운데··· 니들이? 우리를? FA컵에서? @FA컵_디펜딩_챔피언]

희주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의 판정승이라는 모양이었는데, 계정명 변경이 신의 한 수였다는 것 같다··· 뭐, 이것도 디펜딩 챔피언의 특권이겠지. 이래서 사람은 역시 이기고 볼 일이다.

아무렴, 그 팀 상대로는 SNS에서의 설전조차 질 수 없다.

한편, 리지도 이번 대진운에 격하게 환호했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 잔디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아마 그 팀 관리인 못지않을걸요.”

그렇게 운을 뗀 리지가, 차분하게 덧붙였다.

“물론 그쪽 담당자도 바보는 아니겠죠. 요즘은 세팅을 조금 바꿨더군요. 아무래도 스쿼드에도 조금 변화가 있으니까요. 선수들이 달리기 쉽도록 신경 썼고, 공이 튀는 정도도 조정했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재현에 시간이 걸린다는 뜻입니까?”

초조한 표정으로 묻는 브라이언의 곁에서, 슬쩍 끼어들었다.

“몇 번 그라운드를 쓰게 하면 됩니까?”

“기존의 18번 대신 13번과 14번 쓰세요! 그러면, 저는 안심하고 리스본에 출장 다녀올게요!”

원정 경기를 앞두고, 상대의 잔디를 우리 훈련장에 재현하는 일은 리지의 주된 업무였지만, 이번 벤피카 원정은 좀 더 특수했다. 아무래도 우리와 챔스 결승전 개최를 놓고 경합 중인 만큼 여러모로 호기심이 들었던 모양이다.

리지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한편, 실리적인 이유도 있었다. 이스타디오 다 루스는 과거 유로와 챔스 결승 모두를 치렀던 경기장이라, 인테리어나 설비 같은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상대였으니.

반면 대진표를 노려보는 브라이언의 얼굴은 절망으로 가득했다.

“이제 FA컵까지 챙기긴 버거운데 말이지.”

올 시즌의 우리에게는 챔스 진출이라는 확고한 목표가 있다. 조건은 리그 4위, 혹은 유로파리그 우승이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고려하면, 두 대회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경기에서는 힘을 조금 빼는 게 정상적인 운영이겠지.

실제로 우리는 FA컵 3, 4라운드를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치렀다. 그렇다고 대놓고 유소년을 내진 않았지만, 로테이션은 잔뜩 돌렸었다.

실리를 생각하면 이번에도 똑같이 해야 한다. 하물며, 이제부터는 유로파리그 16강전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일 상대가 ‘그 팀’만 아니었으면, 브라이언은 일말의 고민조차 없이 로테이션을 돌렸겠지.

“브로, 내가 뉴캐슬 상대로 설렁설렁해도 되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 거야?”

“대답하기 전에 선덜랜드 로열 병원부터 부를 생각인데. 내가 아는 너는, 절대 그런 소릴 할 리가 없거든.”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둘 중 하나다. 머리를 심하게 다쳤거나, 브라이언으로 변장한 다른 인간이거나.

다행히 내 눈앞의 브라이언은 진짜였고, 다치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나도 알아. 그래서 미치겠다는 거야. 설령 바로 다음 경기가 챔스 결승전이라고 해도, 저놈들 상대로 살살 뛰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거든.”

으르렁거리며, 브라이언은 북북서를 향해 주먹감자를 선물했다. 물론, 브라이언의 선물을 ‘그 팀’에서 수령했는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그 팀 상대로 전력을 몰아넣었다가, 유로파 장렬히 탈락하는 결과는··· 경질당해도 할 말 없을 추태겠지.”

구단주로서 뭐라 코멘트하기 어려워서, 나는 살짝 말을 돌리려 시도했다.

“감독님은 뭐라셔?”

“감독님은···.”

브라이언의 얼굴은 이미 다양한 감정으로 가득했다. 더비 라이벌에 대한 적개심, 드링크와 안마의자로도 지우지 못한 만성 피로, 불운한 대진운에 대한 한탄 같은 것들.

새로운 감정이 섞일 자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그의 얼굴에, 곧바로 감정 하나가 더해졌다.

“···나보고 라인업을 짜 보라고 하셨어.”

그 감정의 이름을 알기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 *

선덜랜드의 수석 코치가 불행함에 몸서리치는 사이, 게이츠헤드의 축구팬들은 흥분으로 몸을 떨었다. 마일즈와 브렌든의 오랜 이웃, 빌리 노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뉴캐슬이라고? 이건 운명임이 틀림없어. 신께서 우리에게 복수를 허락하신 거지.”

빌리의 성질머리를 아는 마일즈 브렌든은 둘 다 조용히 입 다물고 있었지만, 외지인인 수잔은 거리낌이 없었다.

“어? 우리가 복수할 게 있나요? 리그에선 이미 홈, 어웨이 더블로 보내버렸잖아요.”

“우즈 부인은 대체 어느 동네 사람이길래···.”

“저는 런던 출신인데요.”

“외지인은 이래서 안 돼.”

빌리 노인이 툴툴거렸다. 게이츠헤드의 자존심은 지난번 FA컵 3라운드에서 상처받았으니, 복수 또한 FA컵에서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게다가 게이츠헤드 출신 선수가 득점해야 갚아주는 거라고는 조건도 곁들였다.

“저도 그러길 바라지만··· 마지막 조건은 좀 힘들겠는데요.”

“해낼 거야. 요즘 베리 경기력이 물이 올랐거든.”

이야기를 들으며, 브렌든이 마일즈에게 속삭였다.

“저 영감님 선덜랜드엔 관심 없다고 하지 않았나?”

“요즘은 티켓 종종 사신다던데. 집에는 유료 채널도 구매 중이고.”

그때 빌리 노인이 브렌든과 마일즈에게 슬쩍 시선을 보냈고, 둘은 곧바로 조용해졌다.

“그래서 자네들은 이번에 경기 어떻게 보나?”

마일즈가 곧바로 대답했다.

“저희는 집에서 볼 겁니다. 아무래도 와이프 몸이 많이 무거워져서, 원정 경기장 방문은 좀 꺼려지는군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라면 그래도 직관했을 것이다. 익스클루시브 박스와 VIP 전용 통로를 사용하는 특성상, 임산부 수잔도 별다른 불편 없이 경기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는 일반석에 앉아야 한다. 그것도 3층 제일 구석 자리에. 당연히 통로 또한 일반 통로를 쓸 테니, 혼잡하기도 하거니와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난동에 휩쓸릴 수 있다.

“뭐, 부인 몸이 이러니 어쩔 수 없지. 브렌든 자네는?”

“저는 친구들하고 펍에서···.”

“펍?”

빌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니 다른 지역도 아니고, 차 타고 20분인데. 그걸 직관 안 한다고?”

“저는 아시다시피 얼굴이 좀 팔려서요.”

예전이라면 상관없었겠지만, 작년의 선덜랜드 챌린지를 계기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 브렌든은 조르디 사이에서 악명 높은 배신자고, 시비 붙기 딱 좋은 처지다.

양쪽에 핫도그 사내와 맥주집 사장을 대동하는 조건 아니면, 앞으로 절대 세인트 제임스 파크 원정에는 따라가지 않기로 결심한 브렌든이었다.

대답을 들은 빌리가 혀를 찼다.

“이렇게 기개가 없어서야··· 그럼 이번엔 나 혼자 가야겠군.”

“영감님, 그래서 티켓은 구하셨어요?”

“샀네. 조금 부지런 떨면 쉽지.”

수잔을 향해 친절하게 대답하는 빌리를 흘끗 바라보던 브렌든이 무심코 혼잣말을 하고 말았다.

“저 영감님 선덜랜드엔 관심 없다고 하지 않았나?”

브렌든을 향해, 주위의 싸늘한 시선이 쏟아졌다.

“시끄러워, 브렌든.”

“그놈의 입··· 자네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엔 당분간 안 가는 게 낫겠어.”

* * *

로저스 감독의 입은 자물쇠를 채운 듯 무거웠고, 브라이언과 샐리가 준비한 라인업에 대해서는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라인업을 여섯 번이나 고쳤다. 애초에 유소년 시절부터의 은사이기도 하고, 로저스 감독과 몇 년간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표정만 봐도 아는 거겠지.

로저스 감독이, 둘이 준비한 라인업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는 것을.

“힌트라도 좀 주지 그러십니까?”

슬쩍 묻자, 로저스 감독이 진지한 태도로 되물었다.

“힌트를 주고 말고 할게 뭐 있겠나. 전술은 저 친구들이 훨씬 나은데. 그리고 선발 명단은 전술 그 자체 아닌가?”

“반쯤은요. 나머지 반은, 팀 매니지먼트의 영역일 겁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연전을 치르기 위해서는 누구를 로테이션하는 게 최선일지를요.”

단순한 체력 문제라면 메디컬 팀이 조언할 수 있지만, 로테이션에는 선수의 사기나 경기 감각 같은 게 복잡하게 얽혀 있다.

로저스 감독이 제일 잘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래도 대답 안 할 거야··· 다음 시즌부터는 물어볼 수 없잖나.”

“···그렇군요.”

“걱정 말게. 브라이언은 그리 약하지는 않아. 단기결전이라면, 심지어 결승전조차 훌륭하게 치를 수 있지 않나? 이제 로테이션 감각만 익히면 어딜 가도 밀리지 않을 감독이 될 게야.”

“마이크워크가 엉망인 부분에 대해서는···.”

“그건··· 반쯤 포기했네. 자네가 많이 도와주게.”

일곱 번의 수정을 거쳐, 마침내 브라이언은 FA컵과 유로파리그 사이에 어떻게 선수를 배분할지를 확정했다.

우선 뉴캐슬 원정을 떠나는 FA컵 5라운드에서는 베리를 선발로 고정하는 한편, 잭과 요니, 심지어 톰슨까지 출전시키며 중원에 힘을 주었다.

“뉴캐슬 상대로 가장 날뛸 선수를 꼽으라면 역시 잭과 요니, 베리겠죠. 그런데 아무래도 베리가 선발로 출전하면 골의 순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으니, 대신 점유율 싸움을 이겨 찬스 자체를 많이 만들기로 했습니다.”

로저스 감독은 변함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눈치챌 수 있었다.

“리스본 원정에서는 해리슨과 크리그 중심으로 공격진을 짤 겁니다. 원정 경기에서는 수비적인 경기를 하는 게 상식이니, 최소한의 인원으로 골을 노릴 생각입니다.”

로저스 감독은 여전히 침묵했지만, 그의 눈동자에 떠오른 감정은 틀림없이 만족이었다.

확신할 수 있다. 나 또한 로저스 감독 아래에서 축구를 배웠고, 최근 몇 년간 그와 함께 구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 * *

[게이츠헤드는 이제 붉다.]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 근처 곳곳에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아직 매치데이도 아닌데, 벌써부터 게이츠헤드 팬들이 잔뜩 몰려온 것이다.

“이러면 사실상 뉴캐슬전 한 자리는 고정이네. 베리 안 내면 폭동이겠지?”

속닥거리는 선수들 사이에서, 잭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와, 진짜 부럽네.”

쓴웃음이 섞인 시선이 잭을 향했다.

팬들의 사랑이라는 측면에서, 잭은 선덜랜드의 어느 누구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선덜랜드의 주장은 4년째 팀 내 인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시티 오브 선덜랜드 한정으로는 거의 아이돌처럼 취급받는 존재였다.

잭은 선수 중에서는 적수가 없고, 팀 전체로 봐도 ‘까면 사살’이라는 농담으로 통하는 구단주 이희성의 유일한 대항마로 통하는 인기인이었다. 그런데도 게이츠헤드 지역 팬들을 부러워하는 모습에, 곧바로 핀잔이 쏟아졌다.

“이래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거지.”

“단편소설 써 볼까? 팝니다. 양심. 미개봉.”

농담이 오가는 와중에도, 베리만은 웃지 못했다. 긴장감이 온몸을 짓눌렀기 때문이다.

‘뉴캐슬전에서 내가 선발··· 그것도, 스트라이커라고?’

베리는 요 며칠 완전히 얼어붙었고, 정규 훈련은 물론, 아침 연습에서도 엉망진창이었다. 보다 못한 페르난데스가 강제로 연습을 중단시켰을 정도로.

덕분에 더 시무룩해진 베리의 귀에, 크리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덜랜드에 오기 전에··· 너는 더스턴에서만 뛰었던 거지?”

“네.”

얼핏 들으면 세미프로 출신이 프리미어리그에 굴러 들어왔다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베리는 오해하지 않았다. 함께 훈련하면서 겪어본 크리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크리그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고생스러웠겠지만, 그래도 네 선수 경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다행이겠네.”

다행이라고?

베리는 순간 의미를 알아듣지 못한 채 눈을 깜빡였다. 물론 더스턴에 대해 나쁜 기억은 없지만, 세미프로로 보내는 시절이 길어지면서 성장이 조금 늦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사이, 크리그의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세상은 저니맨을 기억하지 않거든. 물론 그들 중에선 옮겨 다니는 팀에서도 사랑받는 선수가 있긴 해. 원정 팀 통로를 이용하면서도 홈 팬들의 박수를 받는··· 하지만, 그런 선수는 아주 극소수야.”

베리는 가까스로 이해할 수 있었다. 크리그 자신부터가 하부 리그의 여러 팀을 전전하다가 선덜랜드까지 흘러온 선수였음을. 그에게는 딱히 친정 팀이나 연고지의 사랑을 받을 스토리가 없었다.

게이츠헤드 지역 전체가 보내는 뜨거운 성원이 베리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크리그는 오히려 부러웠던 모양이다.

크리그의 얼굴에 번진 미소에, 점차 다른 감정이 섞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크리그의 입이 살짝 움직였을 때···.

···베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주먹을 꾹 움켜쥐기만 했다.

* * *

[FA컵 5라운드, 뉴캐슬 대 선덜랜드]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3층 구석 자리에서, 빌리 노인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운 관중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친구들이 유별 떠는 줄 알았는데.’

처음엔 지역 감정이 있어 봤자 얼마나 있겠나 싶었다. 두 도시 사이의 중간, 게이츠헤드 태생인 빌리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소감이었다.

뉴캐슬도, 선덜랜드도 결국 같은 타인위어 지역이니, 굳이 따지자면 머지사이드와 멘체스터 같은 사이는 아닐 거라고 믿었다.

태아가 걱정된다는 마일즈 부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얻어맞을까봐 못 오겠다는 브렌든은 너무 겁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실제 경기의 양상은 조금 달랐다. 오만 명 홈 팬들이 미친 듯 악다구니를 썼고, 삼천 명 선덜랜드 원정 팬들 또한 지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끔, 축구는 전쟁이 된다.

If you hate Newcastle clap yer hands.

자신보다 훨씬 젊은 동료 서포터들을 따라, 빌리는 늙은 목에 힘을 주었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박수를 쳤다.

We are Sunderland. Say we are Sunderland.

그때마다 가슴이 후끈거렸고, 세인트 제임스 파크 또한 녹아내릴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렇게 달아오른 열기는, 데뷔골을 기록한 베리가 유니폼을 벗어 던지는 순간, 최고조에 달했다.

[뉴캐슬 0 - 1 선덜랜드]

베리는, 벗어든 유니폼 상의를 뉴캐슬 팬들에게 내밀지는 않았다. 대신, 원정 스탠드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왔다.

[게이츠헤드는 이제 붉다.]

베리의 언더셔츠에서 원정 스탠드에 흔들리던 플래카드와 똑같은 문구를 발견한 순간, 노인은 무심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말았고···.

Sunderland 'til I die. I'm Sunderland 'til I die.

주위의 함성에 더해, 마치 영원처럼 포효했다.

'til I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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