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화 휘슬이 울린 뒤 (5)
선덜랜드 유소년 감독 벤자민은, 세간에서 범용한 지휘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었다.
몇 년간 유소년 팀을 이끌어 왔지만, 그의 승률은 썩 높은 편이 아니었다. 선덜랜드의 암흑기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구단에 막대한 돈이 돌기 시작한 요즘도 승률 면에서는 평범하다.
[저러니까 유소년 팀만 몇 년째 맡는 거지.]
그런 조롱에, 벤자민은 태연하게 응수했다.
“아카데미는 1군이 될 재능을 키우는 자리이지, 1군 스태프가 거쳐 가는 자리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교육자로 간주했고, 경기에서 승리를 욕심낸 적은 별로 없었다.
유소년 팀의 목적은 프로가 될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소년 감독은 승리보다는 경기 안에서 선수의 재능을 피워내는 것을 중시하며, 가급적 1군 팀 전술에 금방 적응할 수 있도록 팀을 운영한다.
벤자민은 그런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꼭 이겨야 하는 경기가 있다. 예를 들면 코앞으로 다가온 리버풀 유스와의 경기. 그날 수술을 받을 소녀를 위해 뛰는 소년 골키퍼를 가진 팀이라면, 절대 질 수 없다.
“꼭 이기고 싶습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진지하게 부탁하는 벤자민의 얼굴을, 1군 코칭스태프들이 묵묵히 응시했다.
“지금 자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고 있나?”
로저스의 침중한 목소리에, 벤자민은 곧바로 대답했다.
“압니다. 유소년 감독이 1군 팀 스태프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건, 어쩌면 직무유기에 가깝다는 걸요. 저희 경기 바로 다음 날 1군 팀끼리의 경기가 있다는 것도 압니다.”
살짝 호흡을 가다듬은 후, 벤자민은 목에 힘을 주었다.
“그래도 이번 경기는 절대로 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 축구는 경기에서 이기는 축구가 아닙니다.”
벤자민의 이야기를 듣고도 로저스의 표정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다른 스태프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분석팀장 샐리는 고운 입술을 꾹 깨물었고, 1군 수석코치 브라이언은 마치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전전긍긍했다. 두 사람 모두 당장에라도 달려가고 싶다는 심정이 전해졌다.
그래서 벤자민은 희망을 가졌다.
브라이언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소문난 전술가로, 판 짜는 솜씨만 놓고 보면 펩이나 투헬에게 뒤지지 않는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유소년 경기에서는 일종의 생태계 교란종, 치트키나 마찬가지다.
“1군 코치 브라이언은 경기 준비에 매진해야 하니, 도저히 짬을 내지 못할 것 같군.”
로저스의 목소리에 벤자민과 브라이언의 어깨가 동시에 축 늘어지려는 순간···.
“그래서 말인데, 나는 어떤가? 필요 없나?”
“처, 천만의 말씀입니다.”
벤자민은 치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억눌렀다.
눈앞의 감독, 로저스는 바로 브라이언을 키워낸 스승이다. 비록 최신 전술에는 다소 어둡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래도 2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싸운 현역 감독이기도 하다.
그리고 15년 전까지는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를 맡았던 전직 유소년 감독이니, 따지고 보면 모든 면에서 벤자민의 상위 호환이었다. 1군 감독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리고 샐리 분석팀장은 날 좀 도와줘야겠네. 이틀 연속으로 두 경기를 준비하긴 힘들겠지만···.”
“어머, 힘들다니요. 유소년 데이터 분석은 간단하답니다. 자료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샐리는 리버풀 유스팀의 특징을 줄줄 읊기 시작했다. 모양새로 봐서는 데이터도 이미 뽑아 놨을 것이 틀림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상대 스트라이커를 어떻게 막느냐랍니다. 리버풀 유스의 스트라이커는 제법 거물이거든요.”
“그런가?”
“최소 오언이라던데요?”
“어··· 그러면 칭찬이 아니지 않나? 리버풀 소속이라며.”
척척 이야기를 주고받는 로저스와 샐리를 바라보며, 벤자민은 미소를 지었다.
* * *
[리버풀 유스 대 선덜랜드 유스]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 부속 유소년 경기장에 모습을 들인 리버풀 선수들을 바라보던 테오가 인상을 썼다.
“왜 그래?”
“어··· 좀 싫은 녀석이 있어서.”
목소리가 들렸는지 리버풀 유소년들이 일제히 이쪽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리버풀 선수 한 명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왜 그래. 나는 너 좋아하는데.”
아주 정답게 어깨동무까지 시도하는 모습을 보면 자기 딴에는 퍽 친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테오는 진심으로 싫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짐은 재빨리 테오의 어깨에서 상대의 손을 떼어냈다.
“테오가 싫어하잖아. 그리고 경기 전이니까, 너희 진영으로 돌아가.”
“네, 네, 알겠습니다요.”
이죽거리며 떠나가는 리버풀 유소년의 모습을 노려보며, 테오가 낮게 속삭였다.
“조심해. 싸가지 밥 말아 먹은 성격만 빼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스트라이커야.”
“알아. 테오 너하고 파트너였다며.”
짐은 상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리버풀의 유소년 스트라이커, 마이클은 작년까지는 테오와 함께 아마추어 클럽에서 뛰었다. 당시에는 일명 MT라인이라 불리며 잉글랜드 북부를 초토화했던 선수다.
테오만큼 화려한 드리블러는 아니지만, 스피드는 테오보다 훨씬 나았다. 그리고 문전에서의 냉정함도. 그것만으로도 타고난 득점 기계라고 불릴 만한 선수인데, 마이클은 소문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했다.
리버풀 유소년을 분석하던 샐리가 가장 경계하던 선수이기도 하다.
‘아마 타고난 재능을 따지면 테오와 비슷하겠지. 나보다는 훨씬 위일 테고.
냉정을 유지하면서, 짐은 마이클에 대한 샐리의 분석을 떠올렸다.
[유소년 수준에서 보면 약점은 없어. 특별한 버릇도 없고. 굳이 따지자면··· 재능 있는 선수 특유의 자만심? 그게 유일한 버릇이자 약점이겠지.]
잠시 후 휘슬이 울렸고, 짐은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 * *
내 옆자리엔 여느 때처럼 희주가 앉아 있었지만, 오늘은 페르난데스와 샐리, 리지도 함께했다. 유소년 경기장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역시 마이클이 눈에 띄는군요.”
페르난데스의 말처럼 리버풀 유소년 중에서는 스트라이커 마이클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우선 가치부터가 압도적이었다.
400. 가치만 보면 짐의 열 배에 달하는 숫자다. 비록 테오보다는 아래지만, 대신 마이클은 테오보다 한 살이 많다. 그리고 저 나이에서 한 살 차이는 절대적인 격차에 해당한다.
틀림없이 마이클은, 오늘 경기장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였다.
“최소 오언이란 말이지.”
어쩌면 리버풀 유소년에게 쓰기는 다소 애매한 칭찬일 수 있지만, 그래도 재능만은 누구보다 확실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마이클은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고, 시작 5분 만에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어떡해!”
희주의 비명이 울렸고, 마이클이 우리 수비 뒷공간에 침투했다. 테오가 필사적으로 추격했지만, 따라잡지는 못했다.
짐도 마찬가지였다. 짐의 돌진은 조금 느렸고, 마이클을 온전히 가로막지는 못했다. 잠시 후 각을 좁히려 달려나간 짐을 놀리기라도 하듯 마이클이 침착하게 공을 걷어찼다.
우리 골네트가 흔들린 순간, 희주는 서러운 비명을 질렀고, 리지는 마치 누군가 칼에 찔린 걸 본 것처럼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페르난데스와 샐리 그리고 나는 냉정을 유지한 상태였다.
“짐에게는 최선의 플레이였겠네요.”
오프사이드 깃발을 바라보며 페르난데스가 미소를 지었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라인브레이킹에 특화된 공격수는 예외 없이 오프사이드에 잘 걸리는 편이었다. 심지어 그건, 오프사이드 라인 위에서 태어났다는 별명을 지닌 인자기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공격수는 열 번 오프사이드에 걸려도 한 번만 성공하면 득점으로 이어지니까, 심리적으로는 수비하는 쪽이 훨씬 불리한 게임이 된다.
샐리가 한숨을 쉬었다.
“아직은 냉정하네요. 굉장히 힘들 텐데요.”
클라라가 오늘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은, 당연히 짐도 알고 있다. 사경을 헤매는 소녀에게 용기를 주겠다는 갸륵한 결심이 강렬한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신 자칫하면 그대로 멘탈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짐은 흔들림 없이 굳건했다.
“쟤는···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마치 기도하듯 속삭이는 리지의 독백에, 희주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미소로 응답했다.
“그렇게 될 겁니다.”
로열 병원과 제휴를 맺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 꾸준한 투자를 했고, 병원의 인프라나 의료진의 수준 또한 북동부 최고를 자부할 정도로 올라왔다.
원래는 정신과가 유명한 병원이었지만, 축구단과 제휴를 맺은 이후에는 외과도 많은 발전을 이뤘다.
클라라는 반드시 회복할 거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클라라를 위해 싸우는 짐 또한,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이후에도 리버풀 유소년은 우리를 계속 몰아쳤고, 그때마다 짐은 수도 없이 몸을 날리며 헌신적으로 골대를 지켰다. 그리고 우리 유소년들은 주장의 그런 분투에 보답했다.
마침내 우리는, 로저스 감독의 지휘 아래 선제골까지 뽑아냈다. 테오의 스루패스가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리버풀 U 0 - 1 선덜랜드 U]
이후 리버풀 유소년들이 다시 거세게 반격하면서 경기는 무척이나 뜨거워졌다.
반격, 그리고 반격. 역습과 역습. 우리와 리버풀은 모두 빠른 전환을 모토로 삼는 공통점이 있기에, 오늘 경기는 유소년 경기인데도 무척이나 빠른 템포로 진행되었다.
두 팀을 합쳐 슈팅 서른 개를 주고받을 만큼 치열한 난타전. 하지만 스코어는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물론, 짐의 분투 때문이었다.
“쟤는 정말···.”
경기를 지켜보던 희주가 울먹일 정도로.
치열하던 경기가 막바지로 향할 무렵, 스마트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에이미였다. 그녀는 오늘, 구단 측을 대표해 로열 병원에 나가 있었다.
“으으··· 못 보겠어.”
희주는 차마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눈을 감아버렸다. 그런 희주에게서, 리지가 마치 폰을 빼앗듯 낚아챘다.
그리고 나는 경기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경기 종료 직전, 리버풀이 프리킥을 얻어낸 찰나였다. 위치는 박스 바로 앞, 득점을 노릴 수 있는 위험한 자리였다.
* * *
재능.
그것은 프로를 꿈꾸는 소년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요소다. 짐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축구를 시작했을 때는 자신에게 재능이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유소년 선수로 활동하면서, 짐은 자신이 그만큼 썩 대단한 존재가 아님을, 재능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존재임을 깨닫고 말았다.
남몰래 침대에서 울었던 날도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밤. 리델이 가진, 혹은 해리슨과 테오가 가진 재능이 자신에게도 생겨나길 소망했다.
지금은, 훨씬 더 갖고 싶은 게 있다.
‘그런 애매한 것 대신, 끝까지 싸울 용기를 원해.’
설령 이겨도 클라라가 여전히 눈을 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지 않기를. 자신을 믿는 동료들의 등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기를.
페르난데스, 하퍼, 리델··· 소년의 눈앞에서 골마우스를 지켰던 그 모든 선덜랜드의 골키퍼들이 언제나 보여주었던 모습처럼.
끝까지, 무너지지 않을 수 있도록.
“좀 더 오른쪽으로.”
“캡틴, 그러면 왼쪽이 너무 비지 않아?”
“괜찮아.”
신중하게 벽을 조정하며, 짐은 벽 너머의 상대를 차분히 응시했다. 리버풀의 유스 마이클, 세상에서는 테오와 대등한 유망주로 평가하는 진짜배기 재능을.
어째서인지, 경기장의 풍경이 무척 선명하게 보였다.
기도하듯 손을 모은 구단주 비서와, 자꾸만 눈가를 훔치는 잔디 관리인, 현역 때와 똑같은 표정을 한 유소년 육성단장의 얼굴,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잔디의 움직임까지.
휘둘러지는 마이클의 발과, 날아드는 공의 회전 또한 무척이나 선명했다.
‘오른쪽 아래!’
몸이 움직인 건, 생각과 거의 동시의 일이었다. 닿는다는 확신 속에서, 짐은 몸을 날리는 동시에 외쳤다.
“걷어내!”
잠시 후 공이 손끝에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 * *
“막았어!”
흐릿하다. 눈앞이 뿌옇게 변해서 그런 걸까. 기적적인 선방을 몇 번이나 보여준 소년의 얼굴도, 그 이마의 숫자까지도 온통 흐릿하다.
내가 눈을 몇 번 깜빡여 시야를 회복하는 사이, 짐은 자세를 가다듬었다. 잠시 후, 길게 걷어낸 공이 하프라인 너머에 떠올랐다.
“이번에도 심리전에서 이긴 모양이네요.”
샐리의 목소리에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왼쪽을 비워 주고 오른쪽에 벽을 세운 건, 얼핏 보기엔 코스를 제한하기 위한 선택처럼 보였다. 그랬기에 마이클은 역으로 벽 쪽을 겨냥했고, 뛰어오르는 선수들의 발밑을 노렸다.
결과는 짐의 완벽한 선방으로 이어졌지만.
“읽었던 거겠죠. 보통 마이클 같은 천재는 상대의 수를 역이용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니까요.”
“어머, 육성단장님 경험담인가요?”
“어··· 굳이 따지자면 저는 범재 쪽이었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상대가 좀 나빠서.”
“밖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돌 맞으실걸요?”
위기를 넘겼다는 안도감 때문일지, 샐리와 페르난데스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없었다. 그래서 나도, 똑같이 긴장감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면··· 그냥, 보였을지도 모르죠.”
축구선수에게는 가끔 그런 날이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처럼 자신 있던 날이. 나 또한 유소년 시절 몇 번쯤 경험한 적이 있다.
잠시 후 휘슬이 세 번 울렸다.
[리버풀 U 0 - 1 선덜랜드 U]
팀을 구해낸 소년 골키퍼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곧바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통로 옆, 우리 스태프가 미리 준비해둔 스코어보드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소년의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이제 짐에게도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겠지.
[클라라 양 수술 성공했어요. 의식도 돌아왔고요. 완전한 회복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지만요.]
짐의 얼굴에 감정이 번지기 시작했다. 미소가, 그리고 울음이. 잠시 후 짐은, 눈물범벅이 되어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처음으로 나이답게 보였다.
“짐을 병원에 데려갈까 하는데요. 썬, 먼저 일어나도 괜찮을까요?”
“아뇨. 같이 가죠. 마침 가보려던 참이었습니다.”
인생에서 생길 수 있는 수많은 문제에 비하면, 축구는 그냥 공놀이에 불과하다. 따라서, 축구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팬에게 사인해주기. 웃어주기. 최선을 다해 뛰기··· 축구단 관계자가 할 수 있는 건, 겨우 그 정도가 고작이다.
그래도 때로는, 축구가 무언가를 바꿀 때가 있다. 경기를 보기 전보다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거나, 싸워나갈 용기를 주는 것··· 전부, 선덜랜드의 소년 골키퍼가 오늘 해낸 것들이다.
“음, 짐에게 슬슬 사인 연습을 시켜야 할까요?”
“그것도 좋겠네요. 우선, 클라라에게 웃어주는 게 먼저겠지만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