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화 공을 차는 이유 (2)
[챔피언스리그 조별 2경기, 선덜랜드 대 샤흐타르]
온통 붉게 물든 적지, 시티 오브 선덜랜드를 찾은 샤흐타르 골키퍼 안드리는 무심코 오래전 기억을 떠올렸다.
[MSN이 달려오면 골키퍼는 어떤 심정일까?]
예전에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본 기억이 났다. 안드리 역시 재미 삼아 낄낄거리며 댓글을 달았던 것 같은데, 정작 댓글의 내용은 생각나지 않았다.
별로 진지하지는 않았었다. 어차피 MSN 트리오를 상대할 일은, 자신에게는 영원히 없을 거라 생각했으니.
‘사람 앞일 모르는 법이라더니.’
오늘, 안드리는 MSN 비슷한 무언가를 상대하게 되었다. 다행히 SN은 빠졌지만, 메시를 포함한 트리오를. 그리고 그 메시의 옆에는 마르틴과 바스티아노의 모습이 보였다.
과거의 자신이 뭐라고 썼는지는 여전히 기억나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이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는 분명했다.
‘솔직히, 이런 건 룰로 금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필 샤흐타르는 역습당한 상태였고, 안드리의 앞에는 센터백 두 명만이 남아 있었다.
다가오는 공격수와 대치하느라 등을 보인 동료들의 모습은 썩 믿음직하지 않았고, 자신감도 없어 보인다.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뒤로 뺀 엉덩이나, 머뭇거리는 발놀림 같은 것을 보면 뻔하다.
‘사색이 되어 있겠지.’
안드리는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뒷걸음질 쳐! 간격 유지하면서! 공격수도 셋, 수비도 나까지 셋이야. 불리할 거 없어! 봐, 우리 애들 오네!”
안드리의 독려가 샤흐타르 수비진을 고무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확인할 기회도 없었다. 잰 발로 간격을 재던 메시의 발밑에서, 이미 공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공은 측면으로 향한 상태였고, 마르틴은 순간적으로 가속하며 센터백 둘을 완벽하게 따돌렸다.
“빌어먹을! 내려와!”
샤흐타르 센터백들이 필사적으로 추격했지만, 이미 오프사이드 라인 뒤를 내준 상태라 썩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선덜랜드의 마르틴은 발이 빠르기로 유명한 선수다.
잠시 후 마르틴이 수비를 완벽히 돌파했고, 이를 갈며 달려나가는 안드리를 피해 옆으로 패스를 보냈다.
안드리는 필사적으로 몸을 날렸지만, 막아내지는 못했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손을 피해 굴러가는 패스와, 한쪽 다리를 내밀며 미끄러지는 바스티아노의 모습, 발에 공이 닿는 건조한 소리, 출렁이는 네트, 미쳐 날뛰기 시작한 홈 팬들의 함성을.
[와아아아아아아-!]
이윽고, 대지가 흔들렸다.
[선덜랜드 1 - 0 샤흐타르]
* * *
경기장을 찾은 마일즈와 수잔 부부에게는 무척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우선, 새로 구입한 선덜랜드의 신상 초콜릿 품질이 무척이나 우수했다.
[축구장에서도 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손에서는 녹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입 안에서 퍼져나오는 달콤함은 원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법이다.
그리고 팀의 경기력은 만족스러웠다. 메시 - 바스티아노 - 마르틴 삼각편대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마치 과시라도 하는 듯한 위력으로, 홈 팬들 앞에서 단숨에 선제골을 뽑았다.
수잔이 미소를 지었다.
“아름다운 역습이었죠? 저는 역습 장면이 가장 좋더라고요. 다들 최선을 다해 죽도록 뛰는 모습이, 제가 좋아해 온 축구 그 자체를 압축해서 보는 것 같아서요.”
“응, 정말 멋지지.”
“당신은 어느 장면이 가장 좋아요?”
대답하기 전, 마일즈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나도 역습이 좋다고 대답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과, ‘그래도 수잔만은 절대 그런 여자가 아닐 거야.’라는 기대가 복잡하게 섞였기 때문이다.
예전이었다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마일즈는 뜨거운 연애 감정을 나눠 보기도 했고, 결혼해서 귀여운 아들까지 얻은 사람이다.
“솔직하게요.”
수잔의 요구에, 마일즈는 솔직하게 대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역습도 좋지만, 나는 패스 앤 무브가 가장 좋아. 팀이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서.
“아, 그것도 멋지죠.”
수잔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바라보며 마일즈가 안심하려는 때, 품에 안은 크리스가 세차게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어이쿠, 이 녀석! 평소엔 얌전하더니만···.”
“혹시 실례한 거 아닐까요?”
“음··· 여기서 기저귀 갈기는 좀 그런데.”
마일즈가 아들 크리스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자, 곧바로 품에서 느껴지던 저항이 사라졌다.
“별일 아니었나봐.”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일즈가 수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크리스가 다시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지 엄마 함부로 쳐다보지 말라는 소린가··· 야, 니 엄마는 너 태어나기 전부터 내 여자였어.”
“저 말고 경기를 보라는 이야기 아닐까요?”
수잔의 말을 긍정하듯, 크리스의 발버둥이 거세졌다. 그래서 마일즈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라운드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니, 축구 팬 경력은 우리 셋 중 내가 제일 긴데.’
그리고 잠시 후, 마일즈의 눈을 의심할 풍경이 펼쳐졌다.
왼쪽 측면에서, 마르틴이 상대 수비를 실시간으로 때려부수는 상태였다.
빠른 발놀림, 화려한 플립 플랩과 정밀한 라 크로케타. 마르틴의 플레이는 틀림없이, 축구의 신이 전성기였을 때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견디다 못한 샤흐타르가 왼쪽 측면을 보강할 무렵, 마르틴은 아크 정면으로 짧은 패스를 전달했다.
등번호 7, 선덜랜드의 메시가 공을 받았다.
메시의 선택은 패스였다. 자신에게 전해진 공을 그대로 아웃프론트로 건드리자 공은 마치 마법처럼 솟구쳐 올랐다.
수비를 등진 채로 기다리는, 바스티아노를 향해서.
짧은 로빙 패스를, 바스티아노가 가슴으로 받아낸다. 동시에 그가 몸을 돌렸다. 바스티아노를 상징하는 플레이, 터닝 발리의 예감에 마일즈가 숨을 멈췄다.
‘가만, 방향이 이상한데···?’
바스티아노는, 자신이 받아낸 공과 반대쪽으로 회전했다. 다음 순간, 바스티아노는 뒤로 내민 발뒤꿈치로 살짝 공을 건드렸다.
그리고 공은, 어느새 페널티 스팟까지 파고든 메시에게 향했다.
“세상에···.”
공이 네트를 흔드는 사이, 샤흐타르 수비의 발은 줄곧 멈춰 있었고 골키퍼는 몸을 날리지도 않았다. 어쩌면 날리지 못한 걸지도 모르겠다.
메시에게 저 거리에서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내준 시점에서, 골키퍼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남아 있지 않았을 테니.
[선덜랜드 2 - 0 샤흐타르]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마일즈는 줄곧 골대를 응시했다. 네트에 걸린 공의 모습을 확인하려는 것처럼.
어느새 크리스는 얌전해진 채였지만, 마일즈는 무심코 아들을 안은 팔에 힘을 넣었다. 그의 옆에서 수잔이, 그리고 다른 팬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기··· 이런 플레이를 말한 거죠? 패스 앤 무브. 정말로, 진짜로 멋졌어요.”
수잔을 향해, 마일즈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이런 건, 그냥 마법이라고 하는 거야.”
* * *
홈에서 샤흐타르를 완파한 선덜랜드는 챔스 조별리그 2연승을 기록하며 순항했고, 리그에서도 무패행진을 달리는 중이었다.
일정을 살피던 뉴캐슬 구단주 애슐리가 이를 드러냈다.
“선덜랜드가 리그 무패란 말이지? 아주 좋아.”
“좋은 건가요?”
구단주 비서 사만다가 의문을 표했다. 혹시라도 스포츠맨십이나 우정 같은 게 싹튼 것인가 싶었기 때문에.
물론 뉴캐슬과 선덜랜드 사이에 그런 감정이 싹틀 리는 없다. 더비 라이벌은 원래 그런 사이다.
“그야, 잘 나갈 때 재 뿌리는 역할은 우리가 해줘야 제맛이잖아?”
“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겠죠···.”
“지금이 찬스야. 이번 주말 경기에, 선덜랜드는 기껏해야 크리그, 터너, 베리, 스티븐 같은 놈들을 내보낼 예정이거든!”
“아, 메시, 바스티아노, 마르틴이 전부 주중에 챔스에 뛰었었죠.”
“그렇지··· 어때? 나의 완벽한 분석이.”
“그런 건 분석이라고 부르지 않는데요.”
이번 주말, 뉴캐슬전에서 선덜랜드가 어떤 라인업을 쓸지는, 축구 관계자라면 누구라도 예상 가능한 문제였다. 선덜랜드는, 선수 보호라는 원칙을 절대로 어기지 않으니까.
챔스를 앞둔 리그 경기에서 아직 뛰지 않은 메시를 미리 깜짝 출전시킬 수는 있었지만, 주중에 챔스를 뛴 직후라면, 당연히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것이다.
덕분에 라인업을 미리 읽어낸 뉴캐슬 구단주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결론적으로, 크리그와 터너, 베리, 스티븐이 선발로 나온다는 예상까지만 적중했기 때문이다.
“어째 스티븐의 위치가 어째 많이 이상한데?”
“···크리그도요.”
경기장을 내려다보며, 사만다는 구단주 차이라는 말을 속으로 삼켰다.
‘하긴, 우리 구단주님도 눈치챌 정도인데, 선덜랜드 관계자가 정말로 아무 대책도 없이 움직였을 리는 없지.’
* * *
그날, 우리 선덜랜드는 제로톱을 준비했다.
최전방을 고의로 비운 채, 대신 라이트윙 스티븐이 측면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시도했다. 높이와 신장을 살려 타겟 역할을 맡으려는 전술이었다.
덕분에 뉴캐슬 수비가 당황하는 모습이 아주 잘 보인다.
원래 스티븐을 상대하던 선수는 뉴캐슬의 풀백이었다. 그런데 풀백은 측면에 위치한 포지션 특성상, 대체로 정통 센터백들보다 작고 빠른 선수들이 많았다.
어지간한 풀백은, 스티븐과 아크 정면에서 제공권 싸움을 벌일 수 없다. 그렇다고 센터백을 붙이기도 힘든 게, 애초에 스티븐의 출발점은 라이트윙이었기 때문이다.
“마크가 흔들리기 시작했어! 효과가 있나 봐.”
익스클루시브 박스에서 경기를 내려다보며, 희주가 환호했다.
“처음에 들었을 땐, 샐리 씨가 잠깐 미친 줄 알았는데.”
“아이디어는 샐리가 아니라 브라이언이 낸 건데.”
“그러니까, 평소의 샐리 씨 같으면 곧바로 핀잔을 주지 않았겠어?”
희주가 딱 잘라 단언했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성향상 샐리는 이런 식의 포지셔닝 플레이, 그리고 패스 앤 무브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거든.
잠시 후, 마르틴을 연상시키는 활발한 발놀림 끝에, 마침내 베리가 왼쪽 측면에서 돌파를 성공시켰다. 공은, 중앙에서 기다리던 터너에게 향했다.
최근, 우리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계속 훈련시킨 움직임이었다.
터너가 곧바로 짧은 패스를 스티븐에게 전달했다.
이후, 베리가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스티븐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았다. 그 모습은 마치, 샤흐타르전 당시 ‘마법’이라고 불린 메시와 바스티아노의 연계 플레이를 재현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비록 메시의 센스나 마르틴의 개인기, 바스티아노의 운동능력은 흉내 낼 수 없지만, 그 세 사람이 골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다.
[이제부터, 분석 영상을 매일같이 볼 거야··· 이번엔 드론으로 찍은 거. 봐, 위에서 보니까 너희는 움직임 동선이 또 겹쳤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혹독하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훈련했다. 덕분에 받는 사람의 가슴팍까지 떠오르는 원터치 아웃프론트 킥도, 우아한 터닝 발리 없이도, 꽤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다.
“이 자식들이 누굴 바보로 아나!”
뉴캐슬 수비는 베리에게 집중되었다. 샤흐타르전에서 우리 주전들이 보여줬던 플레이를 고려하면, 당연히 마무리는 스트라이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침투하는 베리가 할 거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하지만 베리는, 메시가 하지 않았던 딱 한 동작을 추가했다.
“백 힐 패스!?”
뒤따라온 크리그가 곧바로 공을 걷어찼다.
[뉴캐슬 0 - 1 선덜랜드]
* * *
시즌 초 팀의 경기력은 최상이었고, 더비 라이벌 뉴캐슬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심지어 교체 자원이라던 베리와 터너, 크리그를 이용해 역대급 연계 플레이를 성공시킨 코칭스태프에 대한 찬양도 이어졌다.
덕분에 선덜랜드 스태프들은 굿즈 발굴에 여념이 없었다.
돈독 오른 신상품기획팀장 아드리안, 친절한 매장 직원들, 그리고 구단 덕질에 진심인 구단주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유니폼 초콜릿에 이어, 이번에 나온 신제품은 티셔츠였다.
- 티셔츠? 좀 뜬금없는 상품 아닌가?
ㄴ 왜, 가끔 팔잖아.
예전에, 친정팀 상대로 입고 나갔던 에디의 ‘Miss me?’ 나, 샘 노인의 은퇴 기념 셔츠 ‘당신이 키운 잔디 위에서’와 로저스 감독의 ‘휘슬이 세 번 울릴 때까지’도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었다.
이번에 나온 신상 티셔츠는, 브라이언과 샐리의 기념 굿즈로, 일명 ‘풋볼 지니어스 세트’로 불렸다.
- 퀄리티 실화냐?
두 가지 의미에서, 팬들의 실화 드립이 이어졌다. 샐리의 티셔츠, ‘Sally Quinn, Football Queen’은 끝내주게 뽑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 예쁘긴 한데, 색감이나 글자가 조금 화려한 거 같지 않음?
ㄴ 샐리 본인이 입고 나온 영상에선 끝내주던데.
ㄴ 그야 샐리는 걸어 다니는 오징어 처형대라서 그런 거고.
ㄴ 아쉽게도 내 여친은 샐리가 아니지만, 그래도 저 셔츠 입히면 최소한 옷차림은 샐리와 비슷해지는 거구나.
한편, 브라이언의 버전, 풋볼 지니어스 티셔츠는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아니, 그동안 오만 가지 굿즈 다 팔아줬더니, 지금 팬들이 개돼지로 보이나? 이딴 걸 돈 받고 팔겠다고?
ㄴ 나는 샀음. 나중에 감독 사인 받을 거임··· 그러면 이 쓰레기 같은 티셔츠에도 값어치가 생기겠지.
ㄴ 와, 디자이너 사심 보소? 미녀 분석팀장 굿즈는 끝내주게 뽑아놓고, 정작 감독 건 아주 개판을 쳐 놨네?
ㄴ 디자이너 자르자고 민원 넣자.
아무리 브라이언이 팬들에게 찬양받는 천재 감독이라도, 도저히 이번 굿즈는 못 사겠다는 게 보편적인 반응이었다.
실제로 메가스토어에는 브라이언 셔츠만 재고가 그득했고, 디자인 특성상 악성재고가 될 것 같다는 예상이 빗발쳤다.
그때 굿즈 홍보 영상 2편이 올라왔다.
[어··· 풋볼 글자는 앞에 순서대로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로 해주시고요. 네, 지니어스는 제가 직접 손글씨로 쓸까 하는데요.]
브라이언이 직접 풋볼 지니어스 티셔츠를 직접 디자인하는 내용의 영상에, 팬들의 반응이 손바닥처럼 뒤집혔다.
- 나는 전부터 티셔츠 디자인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ㄴ 천재성이 느껴지더라고. 솔직히 현대미술이 다 이렇지 않나?
ㄴ 디자이너 자르자던 놈들 색출해라. 틀림없이 뉴캐슬 첩자니까.
ㄴ 근데··· 지니어스 티셔츠 대체 언제 품절됨?
디자인이 워낙 형편없게 뽑힌 특성상 애초에 조금 찍었기 때문이었지만, 팬들이 그런 내막을 알 도리는 없었다.
위대한 명장의 커리어를 걷기 시작한 브라이언의 기념 티셔츠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그저 안타깝게 발을 구르며 추가생산을 기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