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투자의 신이 키우는 축구단-323화 (323/422)

323화 누구보다 빠르게 (5)

[FC 선덜랜드 신입사원 공개채용 1차 면접 전형]

시설관리팀장 조엘은 자신의 앞에 앉은 청년과, 그의 이력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서류 전형 통과자란 말이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옆에서 부하 직원이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 상황이 조엘을 더욱 난감하게 만들었다.

이력서의 사진에는 그래도 정장을 번듯하게 차려입었다. 그런데 눈앞의 청년은, 같은 사람인 건 맞는데 분위기가 제법 다르다.

‘혹시 콘서트라도 왔나?’

면접 안내 시, 굳이 정장을 입을 필요가 없다고 알리긴 했다. 선덜랜드의 근무복은 기본적으로 유니폼이고, 특히 시설관리팀은 업무 특성상 정장과 별로 안 친한 부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건 지나치게 창의적이다. 무릎이 찢어진 청바지나, 사슬 같은 게 달린 티셔츠는.

만일 구단주가 직접 서류를 뽑지 않았으면, 조엘은 청년을 즉시 탈락시켰을 것이다.

“희망하는 부서는··· 시설관리팀이라고요?”

문의하면서, 조엘은 그래도 일말의 기대를 떠올린다. 그래도 구단주가 직접 뽑은 인물이라면 무엇인가 비범한 점이 있을 거라고.

‘시설관리팀은 선덜랜드 팬과 선수들의 공간을 지키는 업무이며 블라블라.’ 같은 사명감 넘치는 답변을 기대했던 조엘은, 의외의 답변을 들어야 했다.

“네, 선덜랜드 스태프 피규어가 엄청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

“특히 관리인 피규어가 끝내주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보니, 잔디관리인은 독립적인 특수 보직이지만, 일단 소속은 시설관리팀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시설관리팀 입사를 희망합니다.”

“어··· 리지 관리인에게 관심이 있는 모양인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조엘이 필사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내자, 청년의 답변이 씩씩하게 이어졌다.

“네! 관리인 피규어는 세 개 샀습니다. 포교용. 소장용. 실사용으로요.”

“아니, 뭘 실사하는데?”

당황한 조엘이 그렇게 태클을 걸자, 청년이 기다렸다는 듯 품에서 피규어를 척 하고 꺼냈다.

“우선 채색을 다시 해 봤는데요. 골키퍼 킷으로요. 잔디 관리인이니 연두색이 어울릴 것 같아서요.”

“···확실히 그렇긴 해.”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볼에 터치를 넣어 생동감을···.”

“으음··· 확실히 살아 있는 것 같긴 한데.”

청년이 다시 채색했다던 리지 피규어를 한참 바라보던 조엘이 간신히 말을 이었다.

“이 친구, 신상품개발팀으로 토스해.”

* * *

조엘이 고통받는 사이, 옆방에서는 CS팀장 린다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면접 때문이었다.

“저는 타인위어 토박이로서, 아주 어릴 때부터 선덜랜드의 팬이었습니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축구를 보러 다녔죠.”

줄줄 열변을 토하는 청년의 태도는 퍽 진실되어 보였고, 털어놓는 일화 하나하나에서는 선덜랜드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흘렀다.

아마 옆방의 조엘이 봤으면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을 것이며, 사실 면접장에 참석한 다른 CS팀원들도 만족했는지 자기들끼리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와, 이 정도면 참팬이네.”

“그치, 말하는 억양부터 완전 토박이잖아?”

하지만 린다는 넘어가지 않았다.

“사시는 곳이 ‘그 동네’네요?”

그러자 시시덕거리던 CS팀원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고, 누군가는 아예 뒤통수가 얼얼하다는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본다.

왼쪽 눈동자에 간, 오른쪽엔 첩이라고 쓴 것 같은 시선을 받으면서도, 청년은 무척 천연덕스럽게 답변했다.

“네, 그래서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그 팀’ 팬들에게 그렇게 박해를 받았던 겁니다만.”

자신이 겪은 고난과 역경에 관한 썰을 금방이라도 한 사발 풀어내려는 듯한 청년을, 린다가 제지했다.

“축구 안 좋아하죠?”

“···네.”

청년은 순순히 시인했다. 그리고는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며 물었다.

“꼭 축구를 좋아해야만 축구단에서 일할 수 있는 겁니까, 팀장님?”

“물론 아니죠. 축구를 좋아한다고 해도, 사람마다 다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예컨대 CS팀의 에이스 에이미는, 선덜랜드 스태프들 중에서는 비교적 축알못에 속하는 편이다. 다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선덜랜드라는 팀과, 그 팬에 대해서 무한한 애정을 품고 있었다.

“다만, 축구를 좋아하지 않으면 굳이 축구단에서 일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 저희는 오랫동안 함께 일할 사람을 원합니다.”

린다의 이야기에, 청년이 낮게 웃었다.

“아,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리미트리스 관계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인데, 제 발로 나가면 바보잖아요.”

“음?”

“공식적으로는 무관계지만, 선덜랜드 축구단은 리미트리스의 자회사 같은 거잖아요? 썬 리 구단주님이 직접 운영하시고, 리미트리스 관계자들도 엄청 드나들고.”

“어··· 그러니까···.”

경험해보지 못한 패턴에 린다가 당황하는 사이 청년의 대답이 이어졌다.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일할 기회인데, 솔직히 그깟 공놀이가 중요합니까?”

이걸 의욕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오히려 의욕이 없다고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린다가 망설이자, 옆에서 CS팀원이 조용히 속삭인다.

“팀장님, 이분은 저희 부서가 아니라··· 대외협력팀에 보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 * *

사소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면접은 대체로 착착 진행되었다. 그리고 조엘과 린다를 제외한 대부분의 팀장들은, 이번 인력 충원에 깊은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분석팀과 프레스팀의 반응이 드라마틱했다.

우선 분석팀을 살펴보면, 폭풍전야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겠다.

분석팀은, 대체로 업무량이 많다는 우리 선덜랜드에서도 가장 가혹하게 갈려나가던 부서였는데, 이번에 서류전형 합격자가 둘이나 나왔던 것이다.

마음에 드는 팀원을 둘이나 뽑아서 마냥 행복한 분석팀장 루벤과, 드디어 야근에서 해방될 것 같다며 환호하는 토마스의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마냥 흐뭇했지만···.

진짜 문제는 샐리다.

[사람이 둘이나 늘었다고요?]

소식을 들은 샐리는, 마치 꿈이라도 꾸는 듯한 아련한 시선을 허공에 보냈고,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으며, 심지어 볼에 보조개까지 예쁘게 띄웠다.

모습만 보면 전직 분석팀장으로서 옛 동료들의 복지 증대에 행복감을 표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사람이 둘이나 늘었으니, 앞으로 더 체계적인 분석을 할 수 있겠네요!?]

분석팀에 다가오는 폭풍을 잠시 외면한 채 현실로 돌아온 내 옆에서는, 다미가 신나게 질문을 퍼붓는 중이었다.

“그림 솜씨가 아주 좋던데요.”

“감사합니다. 손재주를 살려 프레스팀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구단 SNS에 축구 만평을 올리거나···.”

“좋은 생각이네요! 그런데, 그럴 거면 아예 만화가로서 구단과 계약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다미의 날카로운 질문에, 프레스팀 지망 브루스가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경우 제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그리고 선덜랜드라면 리턴을 확실히 챙겨주는 구단이라고 들었습니다. 구단주님은 실적을 내는 직원에게는 한없이 후하시다고요.”

어쩌다 보니, 노골적인 아부 직전까지 온 느낌이다. 심지어 옆에서는 계속해보라며 부추기는 다미까지··· 문제는 문제다.

“이러다 조만간 위인전 만들 기세네.”

심드렁한 희주의 반응에, 다미가 눈을 빛냈다.

“위인전! 좋은 생각이네요. 음, 브루스 씨. 이 기회에 구단주님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우선 어릴 때의 비범한 탄생부터···.”

“이어진 고난도 빼먹지 말아야겠죠.”

고전 문학이냐? 보다 못한 내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자세한 연락은 나중에 하겠지만, 합격이라고 생각해도 될 겁니다. 브루스 씨.”

“감사합니다. 열심히 위인전 만화를 그리겠습니다.”

아니, 그거 하지 마.

“업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프레스팀에서 다시 안내할 겁니다.”

그러니까 다미 너도 아쉬운 표정 짓지 말고.

브루스는 이번 공채에서 처음으로 채용이 확정된 인재로, 이력서를 제출한 사람 중에서는 세 번째로 가치가 높은 인물이었다.

이마의 숫자는 14로, 리지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인재는 절대 ‘그 팀’에 못 내주지.

브루스의 채용을 확정한 다음, 나는 고개를 돌려 다미에게 시선을 보냈다.

“최다미 씨.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다른 때였으면 곧바로 대답했을 다미가, 시선을 슬며시 피한다. 잠시 후, 나는 짧은 한숨과 함께 이력서 사이에서 다미가 제출한 서류를 집어 들었다.

맨 처음, 이마의 숫자만 봤을 땐 환호했고, 두 번째에는 눈을 의심했다. 아니, 대체 무슨 놈의 구단 스태프 이마에 세 자리씩이나 되는 숫자가 붙었나 싶어서.

그런데 얼굴 사진을 보니 다미였다. 화장을 좀 다르게 하고, 눈 밑에 점을 찍은 다미··· 당연히 실망하기도 했거니와, 새삼 확인하기도 했다. 다미는 리미트리스에 놔두는 게 제일 이득이라는 걸.

정작 다미 본인은 시치미를 떼기 시작했다.

“어머. 그분은 최라미 씨네요. 괜찮은 인재지요? 면접 보실 거면 불러올까요?”

상상 이상으로 뻔뻔한 다미의 태도에, 나와 희주의 눈이 마주친다.

“이름이 최라미···.”

“기분 탓인지 너하고 굉장히 닮은 것 같은데, 어릴 때 헤어진 쌍둥이 동생이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조만간 쌍둥이 언니 최나미도 나오겠다?”

“에헤헷.”

배시시 웃는 다미를 보니, 어이가 없어서 나도 그만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물론 다미가 그저 장난치러 영국까지 날아온 건 아니었고, 나름의 업무가 있었다. 이번에는 풋볼존 해외 수출 건부터, 콜라 회사 광고 같은 다양한 이슈가 있었거든.

아, 그래도 최라미 씨는 탈락입니다.

* * *

공채에서 탈락한 소녀, 재닛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나를 떨어뜨리다니···.”

재닛 본인은 무척 실망했지만, 사실 그녀의 주위에서는 다들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겨우 만 15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구단에서는 ‘이번 공개채용의 연령제한에 미달’ 된다는 이유를 내세웠으며, 노동법을 비롯한 여러가지 설명을 했지만, 재닛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짐도 따지고 보면 구단에 고용된 거 아니야!?”

“아하하, 그건 그렇지만.”

클라라가 웃어넘겼지만, 재닛은 변함없이 심각했다.

“정말로 일하고 싶었단 말이야. 나는 어차피 축구를 하지는 못하니까.”

“음··· 여자축구팀도 있는데.”

명랑하게 대답하는 클라라를 슬쩍 흘겨보며, 재닛이 투덜거렸다.

“여자축구팀이 있다고 해서, 아무 여자나 축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잖아? 우리 반 남자애들 중에서 선덜랜드 클럽 소속은 짐 혼자인 것처럼.”

“그건 그렇지만.”

짐을 언급하자 클라라의 가슴이 조금 펴졌고, 재닛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아, 정말로 준비 많이 했는데.”

그녀는 이번 공개채용 원서에, 별첨 문서를 넣었다. 선덜랜드 푸드트럭부터 스낵바까지, 판매되는 모든 메뉴를 직접 먹어보고 소감을 적었으며, 일부 메뉴에는 나름의 개선 포인트까지 적어서 제출했던 것이다.

미성년자인 그녀의 주머니 사정상, 꽤 무리해서 준비했던 건데도, 그 노력은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어린애가 지원했다며 곧바로 무시하지 않고, 세심하게 응대해준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정말로 꼭 채용하고 싶지만, 노동법이나 구단 내부 규정상 이번에는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혹시 나중에 어른이 된 이후에도 선덜랜드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에 변함이 없다면, 그때 다시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재닛은 편지를 몇 번이나 고쳐 읽으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한국 드라마 보니까 이런 건 빈말이라던데.”

그러자 클라라가 웃었다.

“구단주님은 그런 분 아니셔··· 그거 구단주님 친필 편지잖아?”

“그치만.”

재닛은 못내 불안과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반 친구 짐에게서, 스낵바에 꼭 들리라는 메시지가 날아올 때까지는.

“스낵바? 지금 누구 놀리···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재닛은 재빨리 얼버무렸다. 클라라는 얌전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꽤 강단이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잠시 후 두 소녀가 스낵바에 향했다. 그곳에서는 옷깃에 수습 마크를 달고 있는 신입 스태프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주문을 받고, 빈 테이블을 정리했다.

어쩌면 그게 자기 모습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재닛은 더 의기소침해졌다.

그때 클라라가 재닛의 옆구리를 푹 찔렀다.

“저거, 네가 늘 이야기하던 거 아니니?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 스낵바 핫도그에, 칠리, 살사, 머스타드를 뿌리면 엄청 맛있다고.”

“어?”

잠시 후, 재닛은 마치 홀린 듯 비척비척 걸어서 스낵바 카운터에 섰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핫도그 하나 주시겠어요?”

“네. 소스는 뭘로 드릴까요?”

“그, 저 아저씨··· 아니, 저 손님이 주문한 걸로요.”

그러자 수습 점원이 미소를 지었다.

“재닛 스페셜 말씀이시군요.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클라라가 웃었다.

“재닛 스페셜이래. 좋겠다!”

정작 재닛 본인은 그저 무엇에 홀린 듯 카운터 안쪽을 응시할 뿐이었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메뉴보다도, 점원에게 눈이 갔다. 아직 수습 마크가 붙어 있는데도, 자신보다 훨씬 프로처럼 보였다.

“저, 혹시 점원분께선 이번 공채에 뽑히신 건가요?”

“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접객이 엄청 능숙하시네요.”

재닛의 이야기에, 점원이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계속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다양한 가게에서 옮겨 다니면서 일했어요. 어떻게든 선덜랜드 CS팀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럼 운이 아니라, 노력하신 거네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고맙죠··· 재닛 스페셜 하나 나왔습니다!”

재닛은 자신의 이름을 딴 핫도그를 받아 들었다. 포장지에 붙은 깨알 같은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선덜랜드의 소녀 팬, 재닛 양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레시피입니다.]

한 입 베어 물자, 그녀가 따로 소스를 뿌려 먹던 것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 아마도 소스의 비율 같은 걸 계속 연구했을 것 같았다.

‘이게 프로라는 거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재닛의 곁에서, 클라라가 슬쩍 속삭였다.

“기분이 나아진 것 같네? 다행이다.”

“응, 아직 나이 말고도 부족한 게 많다는 걸 알았거든··· 난 실력으로 떨어졌던 거야.”

그러자 클라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통 그게 더 속상하지 않나? 나이는 시간 지나면 저절로 먹는 거잖아.”

“그러게.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

재닛은 미소를 지으며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를 둘러보았다.

이번에 스태프를 잔뜩 뽑아서 그런지, 경기장의 내부는 그녀의 기억보다 훨씬 활기찼다. 그 풍경 위에, 자꾸만 선덜랜드 스태프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접객 아르바이트란 말이지.’

핫도그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다음, 재닛은 한결 가벼워진 걸음을 옮겼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