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투자의 신이 키우는 축구단-348화 (348/422)

80년이 지난 뒤에도 (4)

경기장에 흩뿌려지는 종이 꽃가루를 보며, 마일즈 우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 이제, 정말로 그거··· 한 거지?”

수잔이 곧바로 대답했다.

“네, 우승했어요. 완전히 확정된 거니까, 이제 외쳐도 괜찮아요.”

기실 아무도 우승을 언급하지 못하게 한 적은 없다. 그저 마일즈 본인이 조심했을 뿐이다.

오늘 경기 앞두고 경기장 오는 길의 일이었다. 마일즈는 아내 수잔이 꺼낸,

[이번엔 우승 기념행사로 뭘 하려나요?]

라는 질문에 그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말았다.

[안 돼. 벌써부터 그 단어를 입에 올리면 부정 타.]

[뭐라고요? 부정 탄다고요!?]

수잔의 눈이 가늘어졌고, 주위 사내들은 마일즈에게 가벼운 동정을 보냈다. 이윽고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마일즈가 재빨리 수습에 나섰다.

[그게, 실은 예전에 한 번, 선덜랜드가 결승에서 앞서다가 뒤집혀서 우승 놓친 걸 본 적이 있거든. 벌써 10년쯤 지났을 거야. 그때 조르디 놈들에게 정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모욕을 당했었기 때문에···.]

물론 예나 지금이나, 마일즈와 사적으로 소통하는 ‘조르디’는 아주 한정적이다. 예전에는 이웃집 사는 조르디를 한 명 알았고, 지금은 전직 조르디와 알고 지낸다.

수잔과 브라더스의 싸늘한 시선이 브렌든에게 향했다.

[이봐, 그래서 나는 전향했고, 지금은 반성하고 있다고!]

지금은 바른길로 들어왔다며 억울함을 표현하는 브렌든에게서 눈을 돌리며, 수잔과 브라더스는 이번엔 마일즈에게 동정 섞인 시선을 보냈다.

[걱정 말아요. 오늘, 우리 팀이 오랜 한을 풀어 줄 테니까.]

유리한 경기였지만, 마일즈만은 줄곧 90분간 숨죽인 채 경기를 지켜보았다. 마침내 휘슬이 세 번 울리고, 팀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조차 조심스럽게 주먹을 쥐었을 정도다.

믿기지가 않는다. 그동안 선덜랜드가 컵 대회를 차지하는 모습은 여러 차례 지켜봤지만, 그때는 전부 토너먼트였다. 이번에 차지한 리그 우승은 의미가 또 각별한 법이다.

마일즈는 얼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옆에서는 맥주집 사장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 먼저 일어날게. 이제 영업 준비 시간이라.”

“어, 그래. 우리도 이따 갈게··· 오늘 대목이겠네?”

핫도그 사내의 질문에, 맥주집 사장이 씩 웃었다.

“대목 확정이지. 마침 구단에서 안내가 왔어. 오늘 우승 기념으로, 썬이 팬들에게 한턱낸다고.”

즉 오늘 술값은 구단주 사비에서 나간다는 뜻이다. 핫도그 사내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좋긴 한데, 자네 오늘 엄청 바쁘겠군. 매상 느는 건 좋겠지만, 나중에 술값을 따로 정산받아야 하잖나.”

이야기하면서, 핫도그 사내가 가볍게 몸을 떨었다. 사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인원이긴 하다. 오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는 칠만 명이 몰렸고, 풋볼 스퀘어나 로커 파크 스크린 앞의 군중을 고려하면··· 오늘 선덜랜드 술집들은 대목 정도가 아니라 아주 초비상 사태가 될 것이다.

맥주집 사내가 환하게 웃어 보였다.

“요새는 정산 전혀 안 불편해. 자네들 시즌권에,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가 들어와 있을 거야. 제휴 매장에서 쓸 수 있도록.”

“어 진짜로?”

“정식 런칭은 다음 시즌부터지만, 오늘은 베타 테스트 겸, 우승 기념 한턱 겸해서 임시 오픈한다더군. 자세한 건 이따 구단에서 안내해 줄 걸세.”

이야기를 마친 맥주집 사내가, 브렌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마일즈 씨 잘 챙기고.”

주위 이야기를 들으며, 마일즈는 눈을 깜빡여 고인 눈물을 짜냈다. 평생 잊지 못할, 이 경기장의 풍경을 선명히 기억 속에 새기기 위해.

마일즈가 아는 선덜랜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약팀의 대명사로 통하는 팀이다. 구단주가 바뀌며 승승장구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조롱당하던 시절이 훨씬 길다. 그러던 팀이, 이제는 당당한 잉글랜드 챔피언이 되었다.

Loyal through and through.

Over and over, We will follow you.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함성에 목소리를 얹었다. 이 팀이 마침내 리그를 우승했노라고. 그렇게 함성이 성대를 울릴 때마다, 내쉬는 모든 숨결마다 이십 년 가까이 억눌러 온 독기가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마일즈는 생각했다.

‘내가 이 정도인데, 그럼 대체 그 어르신들은··· 얼마나 한이 쌓여 계셨던 거지?’

* * *

조던 노인은 마일즈의 예상보다 훨씬 꿋꿋했다. 눈물 같은 건 조금도 내비치지 않았다. 옆자리의 손녀가 그만 감격에 겨워 울먹이는 동안에도, 노인은 그저 물끄러미 기억 속의 풍경과 지금의 모습을 대조하는 것처럼 그라운드를 응시하기만 했다.

이제 기력이 쇠해, 휠체어 없이는 거동하기도 불편한 노인인데도 뒷모습만은 묘하게 꼿꼿했다.

그랬던 조던 노인의 몸이 처음으로 움츠러든 것은, 경기장 위로 전투기가 훑고 지나간 순간이었다.

직원이 곧바로 다가왔다.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전투기 에어쇼입니다만, 혹시 불편하셨다면 즉시 다른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직원의 얼굴엔 진심으로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비록 직원은 한국전 참전용사라는 조던의 경력까지는 몰랐지만, 2차 대전과 독일군의 공습을 직접 겪은 세대임을 상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조던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냥 잠시 놀랐을 뿐이라오. 그러니까 저 비행기는 전부 우리 편 전투기란 말이지요?”

“네, 우리 편입니다. 보시다시피요.”

대답하는 직원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조던은 애써 모르는 척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하늘에 시선을 던졌다.

에어쇼를 위해 호출된 전투기 편대가, 붉은색과 흰색 줄을 푸른 하늘에 그었다. 선덜랜드의 색깔.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부터 지켜봤던 바로 그 유니폼의 색이 고향의 하늘에 수놓아졌다.

조던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아래쪽, 경기장에서는 어느새 선수들이 스탠드 앞에서 펄쩍펄쩍 뛰는 중이었다.

“약속드리겠슴다! 내년에도 또 우승하겠슴다! 그러니까, 그때도 꼭 보러 오셔야 함다!”

“이제 곧 펼쳐질 FA컵 4강전, 그리고 이어질 결승도 전부 이기겠습니다. 함께해 주세요.”

선수들은 그러면서 더블이니, 5관왕이니 하는 포부를 한참 설명했다.

비록 조던 노인은 5관왕이라는 용어에 온전히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더블이라는 단어에는 확실히 반응했다.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 과거의 조던이 경험했던 이벤트다.

이제 쇠약해진 자신의 목소리는 아래쪽의 선수들에게 들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조던은 무심코 대답했다.

“그럼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하겠구려. 앞으로도 계속 경기장에 오려면.”

이 경기장이, 자신의 기억과 다른 장소임을 조던은 알고 있었다. 그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세상도, 축구도, 그리고 선덜랜드 축구단도.

그래도 세상에는, 80년이 지난 뒤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붉고 하얀 유니폼, 조르디와 보로를 라이벌로 여기는 감정, 우승을 만끽하는 블랙캣츠의 함성.

I know I am. I’m sure I am.

I’m Sunderland ’til I die.

그리고, 축구를 보면 두근거리는 가슴.

“할아버지, 그럼 내년엔 시즌권 신청할까요?”

“그러자꾸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축구장을 처음으로 찾았던 노인은, 이제 손녀의 손을 잡고 다시 경기장에 올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손녀는 자신의 아이를 축구장에 데려올 것이다.

전 세계를 설레게 하는, 90분간의 공놀이는 그렇게 이어지는 법이다.

Sunderland ’til I die.

* * *

장내에, 에이미의 안내 방송이 울렸다.

[이제부터 축하 공연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초청가수는 드림스케이프였는데, 내 감상으로는 용케도 불렀다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챔스 같으면 결승전 일정이라도 고정인데, 리그는 언제 우승이 확정될지 분명하지 않다. 자칫하면 스케줄이 밀릴 수도 있다는 리스크 때문에, 우승을 확정 짓자마자 곧바로 축하 공연을 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 힘든 걸 희주가 해냅니다··· 반쯤은 사리사욕 때문이겠지만.

[네? 미루게 되면 위약금이 얼마라고요? 매니저님, 그 정도는 제 사비로도 커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일단 35라운드에 맞춰서 오세요.]

듣자니 드림스케이프 멤버들도 적극 협조했다는 모양이다.

[형,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응원하는 축구팀이 80년 만에 우승하게 생긴 거잖아. 그 축하 공연 의뢰가 들어온 거고. 근데도 아직 우승 확정이 아니니까 나중에 하자고? 그러다가 다른 가수에게 뺏기기라도 하면 어쩔 건데.]

그룹 멤버와 주최 측의 사리사욕··· 아니,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이번 공연이 전폭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렇게 선덜랜드에 이동한 드림스케이프는 대기실에서 발을 구르며 경기를 지켜보았고, 우승을 확정한 순간엔 곧바로 풋볼 스퀘어로 달려나가려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당하는 해프닝도 만들었다.

[여러분? 무대 세팅될 때까진 기다리기로 했잖아요.]

[무대 세팅요? 아니 뭘 또 따로 세팅해요. 풋볼 스퀘어에 이미 저렇게 좋은 무대가 있는데요.]

무심코 반문하는 올리버에게 리더가 끼어들었다.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 건데, 안에서 공연하는 겁니까?]

그렇다는 대답에 드림스케이프 멤버 전원이 환호했고, 특히 리더와 올리버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사실은 지금까지도 계속 그 이야기다.

“구단주님, 정말 안에서··· 잔디 위에서 공연해도 괜찮은 겁니까? 물론 저희로서는 아주 영광스러운 일입니다만.”

그들도 우리 팀 팬이라고 하니,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 잔디 위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어쩌면 성지순례 느낌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괜찮습니다. 우리 관리인은 아주 우수하니까요. 오늘 하루 공연 정도는 문제없이 복구할 겁니다.

옆에서는 리지도 태연하게 응수했다.

“어차피 다음번 홈경기엔 단상도 설치해야 하는데요.”

리더의 얼굴에 웃음이 피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힘내서 분위기 띄우겠습니다!”

“너무 띄우진 말고요. 공연 중간에 저 깜짝 발표도 하나 해야 하니까.”

“다녀오겠습니다!”

드림스케이프는 이후, 힘 조절할 생각은 조금도 없이 미친 듯 뛰어다니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원래 파워풀한 안무로 유명한 팀이라고 들었는데, 희주의 의견으로는 평소보다 훨씬 더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한다.

“우리 팀 팬이니 우승 축하공연에 힘이 실리는 건 당연하지만, 반쯤은 오빠 덕분이네. 오빠가 잔디 위 공연을 허락하는 경우는 엄청 드무니까··· 원래 한정판은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거잖아?”

“아.”

예전에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도 콘서트가 자주 열리곤 했는데, 내가 구단을 인수한 다음에는 모조리 금지시켰다. 대관료 수입보다 잔디 컨디션이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제 드림스케이프는 동양인 최초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공연해본 가수가 된 거야. 오빠 성격을 고려하면 다음 공연이 몇 년 뒤일지는 아무도 모르지.”

옆에서는 리지도 태평하게 덧붙인다.

“하긴, 썬은 이제 트레블이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잔디 위 공연은 절대로 허용 안 하겠죠.”

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드림스케이프 공연이 훨씬 더 역동적으로 보인다.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영광스러워하는 건 좋은데, 이러면 나는 중간에 발표 어떻게 하라고.”

희주와 리지는, 내 고충에 조금도 동조하지 않았다.

“그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맞아요. 오히려 아이돌 쪽에서 걱정해야 할걸요.”

잠시 후, 나는 희주와 리지의 이야기를 실감하게 되었다.

드림스케이프의 1부 공연이 끝나고, 2부 준비를 위해 내려오는 그들과 엇갈려 피치 위에 오르자,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가 발칵 뒤집힌 것이다.

Sun! Sun! Sun!

기분 탓인지 드림스케이프 멤버들이 내게 원망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것만 같다. 벙긋거리는 입 모양이 꼭, 항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분위기에서 저희보고 2부 공연을 하라고요?]

잘하던데 뭘.

나는 잠시 목청을 가다듬고, 본론을 꺼냈다.

“리그 우승 기념으로 여러분께, 소소한 선물을 하나 드리고자 합니다.”

Sun! Sun! Sun!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도 전에 환호가 터져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지성 환호 멈춰.

“이번에 옛 로커 파크 부지에 스크린을 설치한 데서 짐작하시겠지만, 해당 부지를 이번에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네, 로커 파크가 돌아올 겁니다. 예전보다 훨씬 세련된 모습으로요.”

처음으로 관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로커 파크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가진 중장년 팬들은 기뻐했지만, 젊은 팬들은 동요하는 모양이다.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는 어떻게 되냐는 거겠지.

“물론,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는, 여전히 선덜랜드 1군의 홈경기장으로 남을 겁니다. 로커 파크는 선덜랜드 유소년의 홈이 될 거고요.”

* * *

[선덜랜드, 역대급 우승 기념행사? 타인위어의 밤을 수놓은 대규모 불꽃놀이 쇼!]

기사 아래에는 불꽃놀이 사진까지 올라갔다. 밤하늘에 쓰인,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선덜랜드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그 외에는 초대형 홀로그램 스크린과 에어쇼, 축하 공연, 비행선, 카퍼레이드 같은 것들이 다뤄졌고, 그리고 시티 오브 선덜랜드 전체에 술을 대접한 이희성의 ‘통 큰’ 씀씀이 또한 언론에 화제가 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로커 파크 이야기는 작았다. 뉴캐슬 감독 시어러가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찼다.

“내가 보기엔 이게 1면 특집이어야 해. 대체 얼마나 무시무시한 소리인가?”

뉴캐슬 회장 나지프가 물끄러미 고개를 들자, 시어러의 투덜거림이 이어졌다.

“생각해 봐. 이제 선덜랜드 유소년은 이만 석 경기장에서 매주 뛰어본 경험을 가진 채 프로로 데뷔하게 될 걸세. 프로가 되어야 처음으로 홈팬들 앞에 설 수 있는 다른 팀 선수들과, 출발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시어러가 보기에는, 꽤 분명한 메시지였다. 비록 이번에 우승컵을 가져오는 데는 80년이 걸렸지만, 다음 우승까지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게 하겠다는 선전포고다.

나지프가 힘없이 대답했다.

“그래서 최대한 로커 파크 기사가 1면에 가지 않도록 막은 겁니다. 말씀처럼 무서운 메시지니까요. 잘못하면 앞으로 유소년 선수 부모들은, 자기 애들을 우선적으로 선덜랜드 아카데미에 보내게 될 겁니다.”

“끔찍하군··· 그래도 잘 막았네.”

시어러가 안도하는 사이, 나지프는 조금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는 태도로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저는 무섭습니다.”

“뭐가?”

“아시다시피 리그 우승 축하 행사는, 보통 우승을 확정한 당일에 하지는 않습니다.”

나지프의 지적에 시어러가 어깨를 으쓱했다.

“선덜랜드 스태프 일 잘하는 거야 유명하잖나. 빡빡한 일정에도 어떻게든 대응하려고 노력한 거겠지.”

“하지만 그들은 어제 트로피를 들지 않았습니다.”

“뭐?”

한발 늦게 의미를 깨달은 시어러의 얼굴이 창백해진 사이, 나지프가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그 팀의 우승 행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겁니다. 트로피를 드는, 다음번 홈경기에는 대체 뭐가 더 튀어나올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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