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투자의 신이 키우는 축구단-362화 (362/422)

더 많은 트로피를 원한다면 (4)

프리미어리그에는 역대급으로 뜨거운 프리시즌이 펼쳐졌다. 원래부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리그에, 석유 큰손들이 잔뜩 들어오면서 시장이 순식간에 과열된 것이다.

[뉴캐슬, 상위권 도약 노리나? 천문학적 이적 예산 책정!]

[뉴캐슬의 나지프 회장은, 올 시즌은 ‘최소한 여섯 명’을 영입할 예정이라 밝혔으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챔스 진출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맨시티, 프리미어 리그 탈환 선포!]

뉴캐슬과 맨시티, 양대 오일머니는 물론, 전통의 빅클럽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불을 지폈다. 덕분에 요즘 언론 관계자는 아주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고, 특히 런던 튜브 같은 곳은 발행부수가 50% 성장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을 정도다.

물론 썩 재미 못 본 언론도 상당하다. 주로 우리 선덜랜드와 헨도의 이적설, 정확히는 ‘선덜랜드는 헨도를 데려와 주장을 맡겨야 한다.’는 참신한 기사를 냈던 언론들인데··· 요즘은 ‘자숙’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모양이다.

“정정 보도도 아주 1면 톱으로 띄웠네? 오빠, 얘들이 대체 무슨 바람이 분 거야? 원래 찌라시는 펑펑 써도 정정보도는 구석에 한 줄로 때우는 애들 아니었어?”

나는 대답 대신 웃기만 했고, 잠시 후 의미를 파악한 희주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린다.

“오라버님. 저도 반성하고 자숙하는 중입니다. 굳이 저 때문에 다미 언니와 상담하실 필요는 없어요.”

앞으로 하는 거 봐서, 라는 의미로 미소를 지었더니 희주가 슬쩍 눈동자를 굴렸다.

“오빠, 그럼 이건 놔둘 거야? 맨유가 자꾸 마르틴 링크 띄우는데?”

[맨유, 마르틴 노리나? 구천만 파운드 제안해··· 파문]

희주가 띄워 보인 기사를 흘끗 바라보며,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저런 건 상관없지. 가짜 뉴스만 아니면 굳이 대응 안 해. 실제로 오퍼가 들어온 것도 사실이고.”

당연히 거절했다. 테오와 바르카가 무사히 자라 프로로 데뷔하면 모를까, 현재 우리 팀에는 마르틴을 대체할 선수가 아무도 없다.

다만, 사람들 반응은 퍽 재미있다.

- 구천만 파운드? 마르틴이 그 값을 하나?

ㄴ 아니, 그럼 5관왕에 무패 우승팀 주전 윙포워드가 돈값 못 하겠음?

ㄴ 내 말은 구천만 파운드씩이나 할 선수냐 이 소리임. 홈그로운도 아닌데.

ㄴ 소속팀이 선덜랜드니까.

ㄴ 선덜랜드는 거상 아니지 않음?

ㄴ 거기 선수는 기본적으로 비매품이잖음. 웃돈 듬뿍 안 얹으면 대화 자체가 성립 안 될걸?

기사 댓글을 읽던 희주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래서 기사 가만 놔뒀구나? 선덜랜드 선수는 전부 비매품이라고 홍보하려고.”

“그렇다기보다는··· 나는 원래 가짜 뉴스 아니면 아무리 기분 나빠도 놔두는 편이야.”

그래서 타인위어 스포츠가 아무리 설쳤어도, 나와 희주를 내연 관계로 엮기 전까진 가만 놔뒀던 거고.

- 그나저나 선덜랜드는 왜 이렇게 조용함? 임대 나갔던 한국인 유망주 복귀한 게 끝임?

ㄴ 원래 선덜랜드는 오피셜 전에 루머 유출 안 되는 구단으로 유명함. 거기는 구단주가 손수 루머 때려잡으러 다닌다고.

ㄴ 베로나에서 뛰던 파비오 셀소가 선덜랜드로 옮겼다는데··· 뭐지, 노인정 차리려고 그러나?

ㄴ 파비오는 이번에 은퇴함. 코치로 옮긴 거임.

ㄴ 그럼 선수는 아직 0입인 거임?

이후, SNS에서는 ‘최새벽의 복귀는 새로운 영입과도 같다’는 둥, ‘이러다 구단주가 다시 현역 뛰는 거 아니냐’는 둥, 각종 조롱을 쏟아냈다.

희주는 분한 듯 발을 거칠게 굴렀지만,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이적시장에선 늘 있는 일이고, 보니까 별 호응도 못 받았기 때문이다.

- 난 솔직히 선덜랜드 조용할 때가 제일 무섭던데··· 니들은 안 쫄리냐?

안목이 있는 축구 팬 같아서, 조용히 좋아요를 눌러 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준비를 마친 희주가 다가왔다.

“갑부 오라버님, 전용기 준비 끝났습니다만.”

“브라이언도 같이 갈 거니까 챙겨 주고.”

“응, 이미 연락해 놨어.”

프리시즌의 첫 번째 영입 대상, 곤잘로 톨레로를 데려올 시간이다.

* * *

곤잘로 톨레로가 선덜랜드의 오퍼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닌가?’였다. 잠시 후에는 ‘내가 미쳤냐? 거길 가게.’라는 생각이 뒤를 이었다.

선덜랜드의 선수 대우가 끝내주게 좋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챔스와 리그를 연달아 차지하며 역대급 팀으로 발돋움하는 중임도 알았다.

현시점에서, 팀의 간판만 보면 유럽의 어느 팀보다도 매력적인 제안이다. 지금의 선덜랜드에 비교할 만한 팀은 축구계에 거의 없다.

전통과 역사에 가점을 넉넉히 얹으면 레알과 뮌헨, 스페인 출신이라는 곤잘로의 취향을 더하면 바르샤 정도가 간신히 비교 대상이 될 정도로.

그래도 선수에게는, 팀의 이름값 외에도 소중한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출전 기회가 해당한다.

선덜랜드의 주전 윙포워드 마르틴은 현재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월드클래스 취급을 받고 있다. 객관적으로 아직 곤잘로가 밀어낼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니 현실적으로는 마르틴의 서브 역할을 제의받게 될 텐데, 선덜랜드에는 그 위치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많다. 베리와 터너는 물론, 가끔 크리그와 해리슨, 요니, 잭까지 올라온다.

한마디로, ‘선덜랜드 레프트윙’ 자리는 과포화 상태다. 실제로 그의 에이전트도 딱 잘라 단언했을 정도다.

“제의는 나쁘지 않아. 그러니 만나보긴 해야겠지만··· 만일 널 데려다 마르틴과 경쟁시킨다는 거면 그냥 딜 엎어버리자.”

“형, 솔직히 나도 아직 마르틴한테 안 된다는 건 인정하는데··· 그렇게까지 말하니 서운하네.”

곤잘로가 슬쩍 항변했다. 선덜랜드의 오퍼가 그에게 들어왔다는 것은, 그의 소속팀은 이적에 동의했다는 의미다. 즉, 선덜랜드는 이적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고, 최소한 이적료로 들어가는 금액만큼은 곤잘로를 원할 것이었다.

“혹시 진심으로 내가 마르틴보다 나은 거라고 믿는 걸 수도 있잖아?”

“만약에 그게 사실이면, 이 딜 무조건 엎어야 해. 갑자기 치매 온 거 아니면 명장병이 세게 온 거니까.”

사적으로는 형제지간인 에이전트와 선수는, 약간의 기대와 많은 경계, 다소의 불안감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구단주 이희성입니다. 그냥 썬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선덜랜드 감독 브라이언입니다.”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한국인 청년은 구단주라기에는 너무 젊었고, 맑고 올곧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곤잘로는 확신했다. 명장병은 혹시 몰라도, 구단주에게 치매가 왔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을.

곤잘로는 재빨리 자신의 형에게 손짓을 보내, 직접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저를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선덜랜드에는 마르틴이 있는데요··· 혹시 요즘 나도는 루머처럼, 마르틴이 이적하는 겁니까?”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옆에서 비서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흠, 흠, 그런 루머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괜찮아.”

구단주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해합니다. 이적 이후 본인의 입지와 관련된 문제니, 단순한 호기심으로 묻는 건 아니겠지요. 그러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잠시 후, 구단주의 입에서 부드러운, 하지만 무시무시한 발언이 쏟아졌다.

“마르틴은 이적 안 합니다. 일단, 우리는 고작 구천만 파운드라는 헐값에 팀의 에이스를 팔아치울 정도로 가난한 구단은 아니라서요.”

에이전트가 옆에서 창백해진 얼굴을 살짝 흔드는 사이, 곤잘로는 애써 냉정을 유지했다.

‘선덜랜드 구단주는 세계적인 갑부이긴 하지만, 굳이 허세를 부릴 타입처럼 보이지는 않아··· 그러니 마르틴의 가치를 구천만 파운드 이상으로 평가하는 거겠지.’

이적료는 결국 선수에 대한 기대다. 생각을 정리한 곤잘로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저는 마르틴의 로테이션 멤버가 되는 것입니까?”

팀의 레프트윙 자원 중 자신이 몇 번째 옵션인지를 묻기 위한 빌드업을 시작하자, 이희성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곤잘로 선수는 아주 훌륭한 윙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팀엔 이미 그 자리가 전부 찼습니다. 이번에 제의드리는 포지션은 레프트백입니다.”

“네?”

뜻밖의 이야기에 허를 찔린 곤잘로가 눈을 깜빡이는 사이, 이희성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저희 선수단 구성을 잘 아시는 모양이니 설명이 빠르겠군요. 아시다시피 저희 풀백은 스쿼드가 얇습니다. 아마 출전 횟수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겁니다.”

“저는 윙어입니다만?”

“왼발잡이 윙어고, 그런데도 왼쪽에서만 뛰려 하죠. 윙어치고는 수비력이 수준급이고요.”

“제가 풀백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는 압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도 아니고요. 문제는, 제가 풀백으로 뛰고 싶으냐겠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저보다 감독의 설명을 듣는 게 빠르겠군요. 브라이언?”

이희성의 지시에 브라이언이 주섬주섬 자료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곤잘로는 별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1년 전 챔스를 차지하고, 며칠 전 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한 명장을 모르지는 않았다. 브라이언이 이 시대 최고를 다투는 전술의 천재임은 물론, 처참한 마이크워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브라이언의 프레젠테이션은 꽤 장황했고, 중간중간 알아듣기 힘든 설명도 많았다.

“이건 네가 레프트백으로 출전할 경우의 전술인데···.”

하지만 전술적 지시 자체는 아주 명료했고, 전술보드 위의 움직임은 현란하면서도 현실성이 느껴졌다.

윙어 출신 풀백을 쓰는 많은 팀들이 그런 것처럼, 곤잘로 또한 무척 공격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사실상 윙어로 뛰는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곤잘로는 자신이 더 이상 저항하기 힘들 것임을 직감했다.

선수로서의 역할은 달라지지 않고, 출전 기회도 보장된다면 이적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선덜랜드라는 팀 자체는 원래, 곤잘로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빅클럽이었으니.

* * *

그때 아카데미 오브 라이트의 1군 훈련장에서는 새로 합류한 코치, 파비오 셀소가 첫 출근을 하는 중이었다.

파비오는 바스티아노의 친정팀 베로나에서 뛰던 베테랑 수비수로, 은퇴 전부터 지도자 과정을 준비한 인물이었다.

“파비오입니다. 앞으로 수비 기술을 지도하고, 포백라인의 훈련을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반갑습니다. 선덜랜드 1군 수석코치 샐리 퀸입니다.”

샐리가 만면에 흐드러지게 환한 웃음을 지으며 파비오에게 손을 내밀었다. 옆에서 바스티아노가 휘파람을 불었다.

“파비오 씨는 좋으시겠네요. 우리 수석코치님은···.”

미녀와 악수해서 좋겠다는 바스티아노의 드립은 그의 입을 떠나지 못했다. 요니가 곧바로 옆구리를 찔렀기 때문이다.

“네 눈은 장식품이냐? 저게 좋은 분위기로 보여?”

사실 바스티아노도 눈치는 채고 있었다. 원래 공격수는 수비와의 심리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눈치는 갖추는 직업이다.

물론 바스티아노 본인은 ‘로맨틱하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남자가 샐리 코치님 같은 미녀의 감정을 모를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선수 출신 코치가 새로 온다고 하면, 비선출이자 여자인 샐리로서는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샐리는 수석코치라는 직함에 특히 힘을 주어 발음했고, 풀 네임을 꺼내 자신이 레전드의 딸임을 어필했으며, 특유의 위압감을 뿜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바스티아노도 나름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시도했던 거였지만, 부주장이 보기엔 달랐던 모양이다.

‘애초에 파비오 씨는 엄청 호인인데.’

베로나 시절, 파비오는 이탈리아의 적으로 매도당하던 바스티아노를 알뜰하게 챙겨 준 적이 있었다. 바스티아노가 보기에, 파비오는 새삼 샐리와 권력 다툼을 벌일 타입은 아니었다.

‘저거 봐. 불쌍하게도··· 파비오 씨 기가 팍 죽었네.’

가뜩이나 가만있어도 숨이 막힐 미녀 코치가, 정면에서 뿜어낸 위압감에 직격당한 파비오는 가엾게도 얼어 버렸다.

지나가던 리지가 슬쩍 끼어들었다.

“파비오 코치님, 너무 긴장 마세요. 샐리 코치님도 다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요.”

“친해지고 싶은 거라고요? 저게?”

바스티아노가 무심코 혼잣말을 하는 사이, 분석실 사람들도 말참견을 시작했다. 분석팀장 루벤이 히죽 웃었다.

“걱정 마세요. 우리 수석코치는 빈말로라도 썩 인품이 괜찮지는 않지만, 일단 서열정리 끝나면 자기 아랫사람에겐 아주 잘 해주는 편입니다.”

옆에서 토마스와 분석실 신입들이 곧바로 동조했다.

“하긴, 수석코치님은 저한테는 아주 친절하셨죠.”

“어? 그런데 수석코치님은 팀장님을 엄청 험하게 굴리시던데···.”

신입의 이야기에, 루벤이 히죽거렸다.

“그야, 나는 계속 쟤한테 도전하는 중이라서.”

* * *

조금 떨어진 곳에서, 유소년육성단 멤버들도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이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페르난데스의 질문에 앨리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실 저는 괜한 걱정 같아요. 파비오 코치님은 구단주님이 뽑으신 거잖아요?”

“즉, 파비오 코치가 우리 수석코치님 자리를 탐낼 타입이었으면 애초에 뽑지 않았을 거다··· 이겁니까?”

“아뇨. 능력만 있으면 뽑긴 뽑았겠죠. 다만 그랬다면, 브라이언 감독님이 구단에 남아서 파비오 코치님을 맞이하고, 샐리 수석코치님이 협상 테이블에 따라갔을 거라고 생각해요.”

페르난데스가 피식 웃었다.

“앨리스 양 설명을 듣자니 사실 그게 더 적절한 인선 같군요. 우리 감독님보다는 수석코치님이 훨씬 언변이 좋으니까요.”

실제로 샐리는 과거, 페르난데스의 영입 당시 동행했던 적이 있다. 그때도 샐리의 말솜씨 하나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비록 예전엔 선수의 마음을 모른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관록이 쌓였다.

페르난데스의 평가를 들은 앨리스가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네.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도 굳이 구단주님이 수석코치님을 남기신 이유는 신뢰의 표현 아닐까요?”

“신뢰의 표현?”

“파비오 코치님과 샐리 수석코치님이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신뢰요··· 혹시 틀렸나요, 단장님?”

“아뇨.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페르난데스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이대로 유소년육성단에만 계속 놔두긴 아까울 정도인데.’

페르난데스는 앨리스의 답변에 90점을 매겼다. 만점짜리 답변은 아니었지만, 앨리스가 아직 어리고, 스태프로서의 경력도 짧다는 점에서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통찰력이었다.

‘다행히 저 사내는 자기가 왜 팀에 불려왔는지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야. 그러니 우리 퀸 코치님도 곧 눈치채겠지. 파비오는 절대로 본인과 경쟁할 대상이 아니라는걸.’

그의 고용주 이희성은 애초에 믿지 못할 사람을 절대 채용하지 않는 타입이다. 따라서 파비오를 믿기 때문이라는 앨리스의 대답은 거의 정답이다.

다만, 이희성은 무작정 믿음만으로 움직이는 사람도 아니다.

혹시라도 파비오가 선수 시절의 커리어를 앞세워 샐리와 알력을 빚는다면, 곧바로 페르난데스가 개입해서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구단주가 굳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파비오를 코치로 데려온 이유는···.

“단장님. 구단주님 협상 잘 끝났나 봐요. 기사 떴어요!”

[선덜랜드, 스페인 윙포워드 곤잘로 톨레로 영입 근접?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리미트리스 공항에 도착해···.]

페르난데스가 미소를 지었다.

“오는군요. 우리 팀의 두 번째 레프트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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