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라인 (2)
선덜랜드는 그날, 3-4-3을 내세웠다.
선덜랜드로서는 보기 드문 쓰리백이었는데, 그것도 센터백만 세 명을 썼다. 에디와 프랭크, 그리고 최새벽이 선발 출전했다.
뉴캐슬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라인업에, 감독부터 선수까지 일제히 쓴 입맛을 다셨다.
“빌어먹을 브라이언! 저 인간, 혹시 우리 훈련장에 몰래 드론 띄우는 거 아니야?”
한탄하는 뉴캐슬 감독 시어러의 옆에서, 분석팀장 도슨이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덧붙였다.
“아픈 곳을 찔린 느낌이군요. 가뜩이나 실점 적은 선덜랜드인데, 저놈들이 센터백을 셋이나 내보내면 우린 골을 넣을 도리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브라이언도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겠지. 중원 꾸린 꼬라지 좀 보라고!”
선덜랜드의 중원에는 디아라와 해리슨만 나왔다. 베넷과 스티븐이 측면에 나섰고, 쓰리톱으로는 터너와 바스티아노, 크리그를 냈다.
점유율 싸움에 썩 도움 되는 구성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 선덜랜드는 오늘 경기의 주도권을 뉴캐슬에 내줘도 아무 상관 없다는 태도로 나선 것이다.
[어차피 중원 가져가도 점수 못 내잖아?]
울화가 치민 시어러가, 무심코 선덜랜드 벤치에 고개를 돌렸다.
브라이언은 줄곧 피치만 응시하는 중이었지만, 수석코치 샐리는 이쪽 시선을 눈치챘는지 빙그레 웃어 보인다.
도슨이 음울하게 중얼거렸다.
“화사하네요. 미인의 미소라 그런지 울화가 더 치미는 느낌인데요.”
“그렇지. 하지만 가장 화나는 건, 우리 애들이 실제로 선덜랜드 쓰리백 상대로 쩔쩔매고 있다는 거야!”
선덜랜드의 쓰리백은 오늘 그야말로 카테나치오를 연상시키는 철벽 수비를 과시했다. 그 중심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선덜랜드의 5번, 에디가 있었다.
아직 전반 초반인데, 뉴캐슬의 공격을 벌써 몇 번이나 막아내 버렸다. 동료와의 협력 수비로 공을 따낸 게 두 번, 뉴캐슬의 돌파를 따라잡아 슬라이딩 태클을 넣은 게 한 번, 그리고 패스 커트만 벌써 세 번이다.
“원래 저렇게 빨랐던가.”
“평소에 워낙 어슬렁거리고 다녀서 그렇지, 주력 자체는 빠릅니다. 순간 속도는 스티븐과 큰 차이 나지 않는다던데요.”
도슨의 답변에, 시어러는 그만 어이가 없어서 실소하고 말았다.
에디는 센터백치고 장신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단신 센터백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작지도 않았다. 그런데 윙어 수준의 순간 속도라니···.
“그동안은 왜 안 뛰어다녔던··· 아, 이해했어.”
“네, 그의 체격으로는 전력질주를 피하고 싶었겠죠. 무릎이나 발목에 부하가 걸릴 테니까요.”
“센터백은 내구성이 중요한 포지션이니까.”
“그런데 하필, 오늘은 사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데요.”
* * *
전반의 우리는 분명히 열세였다. 그런데도 스코어보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심지어 유효슈팅은 딱 두 개만 허용했고, 그중 한 개는 골키퍼 정면 땅볼이었다.
수비진, 그중에서도 에디의 분투 덕분이다. 과장 좀 보태면, 오늘은 에디만 보인다고 할 정도의 경기력이다.
희주가 무심코 감탄했을 정도다.
“저렇게 대단한 수비수였구나.”
“···그렇지.”
대답하면서, 나는 물끄러미 경기장을 내려다보았다.
에디가 좋은 수비수임은 이견이 없다. 우리가 애지중지 키우는 유망주 최새벽조차, 아직 에디 옆에서는 빛이 바랠 정도였으니.
평소에는 영리한 위치선정과 다른 수비수를 통솔하는 커맨드 능력이 가장 부각되지만, 에디는 대인 마크 능력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윙어에 필적하는 주력, 센터백다운 파워, 완벽에 가까운 슬라이딩 태클을 할 수 있는 수비수니까.
그 위에 후방의 빌드업 리더를 맡을 수 있는 패스워크와, 유사시에 오버래핑을 나설 수 있는 공격력이 더해졌다. 센터백이 갖춰야 할 덕목을 빠짐없이 챙겨 가진 선수다.
“딱 한 가지만 빼면 처음부터 전부 완성된 선수였어.”
“딱 한 가지? 약점 같은 게 있었어?”
희주의 질문에 내가 대답하려는 찰나, 뉴캐슬 중원이 또다시 스루패스를 성공시켰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희주가 비명을 질렀지만, 금방 뉴캐슬 홈 팬들의 환호에 덮였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가득 메운 함성 속에서, 뉴캐슬의 스트라이커 앨런이 완벽하게 라인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대응을 위해 리델이 재빨리 달려나오며 각을 좁혔다. 그런 리델을 비웃듯 머리를 살짝 넘기는 칩 샷이 포물선을 그리며 우리 골라인에 향했다.
그 뒤를, 필사적으로 추격하는 선수가 있다. 등번호 5번, 에디의 모습에 나는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걷어내!”
워낙 절묘한 칩 샷이라 거리가 아슬아슬했다. 에디는 필사적으로 몸을 날렸지만, 그래도 발끝을 공에 가져다 대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슛의 각도는 확실히 비틀렸다. 잠시 후, 공은 크로스바에 맞고 살짝 흘러나온다. 희주가 목 놓아 외친다.
“클리어!”
문전에 흘러나온 공을 향해 우리와 뉴캐슬 선수들이 벌떼같이 모여들었지만, 에디는 남들이 세컨볼을 걷어찰 틈조차 주지 않았다. 무너진 자세를 가다듬는 대신 그대로 몸을 던진 에디의 머리가, 공을 확실히 밖으로 걷어낸 것이다.
홈 팬들의 탄식 속에서 에디가 몸을 일으켰다.
기적적인 슈퍼 세이브를 보여준 센터백은 포효하지도, 주먹을 쥐어 보이지도 않았다. 특유의 빙글거리는 미소를 유지한 채, 자신을 포옹하려 달려드는 동료들에게 웃어 보였을 뿐이다.
“자, 자, 이 몸에게 원래 이 정도는 당연한 거니까 굳이 흥분할 필요 없어. 그럴 시간도 없고. 코너킥 막아야지. 자리 잡아.”
동료들을 차분하게 독려하는 에디의 모습에, 옛날의 기억이 겹쳐진다.
셰필드 시절의 에디는 팀 동료에게도 가짜 버릇을 숨길 정도로 고립된 채였다. 그리고 팀에 옮겨온 직후에는, 감독의 지시를 무시한 채 멋대로 오버래핑을 나간 적도 있었다.
확실한 실력만큼 남다른 자의식과 개성을 가졌었고, 팀에 녹아들기는 힘들었던 선수였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그래서, 저렇게 잘하는 에디의 유일한 약점이 뭔데?”
“이젠 없어.”
저렇게 헌신하는데, 약점 따위 있을 리가 있나.
그의 등번호 5가, 왼팔에 매달린 주장 완장이 속삭이는 것 같다. 오늘, 공은 그 앞에서 멈출 테니까 마음 놓고 기다리면 된다고.
어릴 때 봤던 칸나바로처럼. 영상 속의 베켄바워처럼.
선덜랜드의 5번은 오늘, 골라인 앞에 철의 선을 그었다. 그렇게 에디는 90분간 흔들리지 않았고, 우리 골네트도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승리 또한 당연하게도 우리의 것이었다.
[뉴캐슬 0 - 1 선덜랜드]
* * *
이번 FA컵 8강전은 팀에 아주 많은 것을 가져온 승리였다. 더비 라이벌을 상대의 홈에서 완벽하게 잡아냈고, 그 와중에 주요 주전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을 안겼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스태프들도 신이 났다. 아벨과 앨리스는 사이좋게 SNS에 불씨를 투척했고, 커뮤니티는 에디 찬양과 ‘그 팀’ 조롱으로 뒤덮였다.
- 수비의 끝을 보았다.
ㄴ 그보다는, 뉴캐슬 경기력의 끝을 본 거 아닐까.
이번 경기를 앞두고 가볍게 대립했던 샐리와 버드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버드 팀장님? 메디컬 팀 권고대로 잭과 요니는 뉴캐슬전에 단 1분도 안 뛰었어요. 이제 보로전에선 JJ 써도 되죠?”
“물론입니다, 퀸 코치님. 사실 저도 더비전에서 건강하게 뛰는 JJ를 보고 싶었습니다.”
코치진과 메디컬팀의 감격스러운 대통합이었다. 물론 둘의 화합은 길지 않았다. 미들즈브러전에서 에디에게 휴식을 주어야 하는지로 잠깐 옥신각신했기 때문에.
사실 승부는 정해진 셈이었다. 선덜랜드는 선수 보호에 아주 철저한 팀이니까. 구원을 청하듯 날 바라보는 샐리의 뜨거운 시선을 맞받으며,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아벨이 그러는데, SNS에서는 요즘 우리 수비 전술이 극한에 달했다고 칭찬 일색이라는데요.”
브라이언이면 또 몰라도, 샐리가 이 정도 아부에 속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명분 정도는 될 것이다. 수비 전술은 코치진의 역량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선수 한 명을 하루 쉬게 해도 전술적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마침내 샐리가 두 손을 들었다.
“구단주님 스태프 다루는 솜씨가 극한에 달한 게 아니고요?”
한편, 신상품기획팀은 아주 입이 귀에 걸렸다.
[매치데이 머플러 특별 재판매! FA컵 8강 스페셜 머플러가 온라인 스토어 한정 공개됩니다!]
일단 명분은 FA컵 8강전을 기념한다는 느낌인데, 실상은 에디 스페셜 머플러나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머플러에 들어간 자수부터가 팀을 구해낸 에디의 클리어 동작을 실루엣으로 담아냈으니까.
수량 측면에서도 꽤 힘을 줬다. 최근 팬베이스가 늘어나 굿즈가 자주 매진되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머플러 생산량을 평소의 두 배로 늘렸다.
“···그런데도 5분 만에 매진이라니, 아드리안 씨 좋아 죽으려고 하겠네.”
훈련에서도 다들 자신감이 붙었다.
“매번 이런 식이면 우리는 앞으로도 좀 쉬어도 괜찮겠더라. 다들 엄청 잘하던데?”
너스레를 떠는 주장 잭을 흘끗 바라보며, 부주장 요니가 핀잔을 주었다.
“그래서 보로전도 쉬려고?”
“그러느니 축구를 쉬지··· 자, 연습하자!”
잭의 달려나가는 걸음이 유난히 씩씩하다.
꿀맛 같은 휴식과 더비전에서 뛰지 못했다는 아쉬움, 맹활약한 동료에 대한 미묘한 경쟁심이 어우러져서 그런지, 평소보다 움직임이 훨씬 날카롭다.
아니, 잭만 그런 게 아니었다. 바스티아노와 마르틴, 크리그와 베리, 터너의 움직임도 평소와 다르다.
훈련 세션을 지켜보던 희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같은 수비수가 자극받는 건 당연한데, 공격진은 갑자기 왜?”
희주의 의문에, 브라이언이 냉큼 대답했다.
“그야 자기들이 평소 연습에서 마주하던 상대가 얼마나 괴물이었는지 새삼 깨달은 거죠, 레이디.”
까딱하면 연습 경기에서도 셧아웃당하는 수가 있다. 아무리 팀 내의 연습이라지만, 공격수로서는 아주 굴욕적인 일이다.
위기감과 함께, 자신감도 붙었을 것이다.
매일같이 훈련에서 리그 최정상급 수비수를 상대하던 그들에게, 다른 수비수는 상대적으로 훨씬 만만해 보일 테니까.
희주가 배시시 웃었다.
“미들즈브러전도 기대할 수 있겠는데요.”
“물론이죠, 레이디.”
* * *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미들즈브러 대 선덜랜드]
위어티스 더비를 맞아, 선덜랜드는 대대적인 원정 버스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팬들뿐 아니라 유소년도 함께했다.
원래 원정 경기에는 유소년을 동행시키지 않는 편이었지만, 이번 경기는 특별했다. 최근 선덜랜드 U-18팀이 유스컵 우승에 이어, 유소년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올 시즌 유소년 리그가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고, 선덜랜드의 황금세대라 불리는 아이들에게 더비전의 열기를 미리 경험시켜주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유소년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는 해리슨이었다. 유스 출신으로, 어린 나이부터 콜업되어 꾸준히 활약해온 해리슨은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었던 것이다.
정작 해리슨은 유소년 아이들을 그다지 의식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다 말고, 벤치 쪽을 멍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누가 보면 소풍 온 줄 알겠네.’
해리슨의 시선을 빼앗은 선수는 에디였다. 원정 벤치에 축 늘어진 채, 나태함 오라를 뿜어내는 에디의 표정은 퍽 편안하고 아늑해 보였다.
‘나 같으면 주말에 소파와 한 몸이 될 때도 저렇게 편한 자세는 안 나올 것 같은데.’
지난 뉴캐슬전에서 에디가 역대급 활약을 펼친 직후다. 이럴 때 각 잡고 앉아 있기만 했어도 지금보다 훨씬 인기 많았을 텐데···.
‘저러면서 여친이 왜 안 생기냐고 하시면.’
해리슨은 무심코 피식 웃고 말았다.
물론 에디가 일부러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에디는 아직도 밤마다 해리슨과 일대일 개인 훈련을 다닐 정도로 성실한 선수다.
그저, 지치고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 일부러 게으른 것처럼 구는 것이다··· 이제는 안다.
그때 하프라인 건너편에서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울렸다.
“뉴캐슬 상대로 고생하는 거 잘 봤다. 여러 대회 뛰느라 힘들지?”
미들즈브러 선수의 도발에, 디아라가 울컥하는 반응을 보였다. 해리슨은 재빨리 디아라의 어깨에 손을 올려 진정시키며, 입꼬리를 위로 쭉 끌어올렸다.
그러자 에디가 늘 그러는 것처럼 능글맞은 표정이, 이제 소년이 아닌 해리슨의 얼굴에 떠올랐다.
“그러게, 살살 부탁해.”
대충 대답하면서, 해리슨은 생각했다. 지난 경기에선 왜 그렇게 주눅 들어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고.
그의 등 뒤에는 철벽이 있다. 철의 포백, 무너지지 않는 강철의 라인이.
그렇기에 얼마든지 모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거였다. 공을 넘겨주더라도, 점수는 넘겨주지 않을 테니.
휘슬이 울렸다. 해리슨은 자신감 있는 동작으로 전진했다. 미들즈브러 수비진의 움직임이 아주 잘 보이는 것만 같았다. 매일 밤 에디와 일대일로 훈련한 성과일까.
어태킹 써드에 진입한 해리슨이, 공을 짧게 걷어찬다. 침투할 것처럼 달려나가던 잭이, 곧바로 패스를 다이렉트로 걷어찬다.
‘원 투 리턴!’
주장이 되돌려준 공을 따라, 해리슨은 뒷공간에 파고들었다. 물론 해리슨은 돌파가 특기는 아니라 금방 따라잡히고 말았지만, 상관없었다.
‘중심을 오른발에 뒀네? 에디 선수는 태클 직전까지 절대로 들키지 않았는데.’
다시 따돌리면 그만이니까.
수비를 따돌리고 안으로 파고들자, 미들즈브러 골키퍼가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골키퍼를 노려보며, 해리슨은 오른쪽 무릎에 힘을 주었다. 마치 슛을 날릴 것처럼 위압하기 위해서였다. 페인트임을 깨달은 골키퍼가 멈칫한 순간, 곧바로 엇박자 슛을 네트에 꽂아 넣었다.
[미들즈브러 0 - 1 선덜랜드]
시작 3분 만에 원더골을 뽑아낸 해리슨은, 조금도 흥분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은 채 태연하게 돌아섰다.
‘이렇게 하는 거였죠?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그래야 보로 팬들이 가장 기죽을 테니까요.’
빙긋 웃으며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던 해리슨이 선덜랜드 벤치 앞을 지날 때였다. 여전히 축 늘어진 에디의 입에서, 농담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 이러다 진짜로 해리에게 추월당하겠네.”
해리슨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던 주장 잭이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무슨 소리야. 포지션이 다른데?”
“그런 게 있어.”
“알았다! 유니폼 판매량이지? 그거라면 내가 1등인데.”
“네가 꽤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는 건 맞는데, 유니폼 판매량은 아니야. 아무튼 아님.”
에디의 답변에, 여전히 잭은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연히 해리슨은 알고 있었지만, 에디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무엇’을 추월당할 것 같은지는 밝히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