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걸음 (3)
브라이언은 경기장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흩날리는 종이꽃 위에 쏟아져내리는 팬들의 함성과, 기쁨을 만끽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휘슬이 울리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나가, 리델과 포옹하는 하퍼. 그리고 벅찬 감격을 이기지 못해 그라운드 무릎 꿇고 오열하는 요니.
잔디 위에 대자로 누워 주먹을 불끈 쥐는 바스티아노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빙긋 웃으며 벤치에 걸어오는 에디. 그리고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진 채 팬들 사이로 돌격한 잭까지.
그 모든 풍경이 자꾸만 흐릿하고 희미해진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눈을 깜빡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감독으로서, 오늘의 마지막 의무를 다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테크니컬 에어리어 옆에서 기다리던 뮌헨 감독 나겔스만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오늘은 완패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브라이언은 최대한 담담하게 대답하려 노력했다.
“팀은 이겼지만, 제가 전술로 완승했다고는 도저히 말 못 하겠습니다. 솔직히 홈빨이었죠.”
이 경기장은 틀림없이 마술이다. 스탠드에 가득한 칠만 명의 관중과 풋볼 스퀘어를 메운 팬들. 영원히 계속되는 선덜랜드의 붉은 함성.
We are Sunderland. Say we are Sunderland.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는 잔디 하나, 볼보이의 움직임 하나까지도 오직 선덜랜드의 승리를 위해 준비된 축구장이었다.
하지만 나겔스만의 대답은 조금 달랐다.
“그렇다고 하면, 역시 당신의 전술이 이긴 겁니다. 왜냐면··· 선덜랜드는 알리안츠에서 한 골을 넣었으니까요.”
나겔스만이 고개를 살짝 치켜든 채 얼마간 스탠드를 두리번거렸다. 그다음 살짝 덧붙였다.
“경기장의 영향력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알리안츠 아레나가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가 진 겁니다. 오늘 이곳에서 1점을 뽑아내지 못한 제가.”
브라이언은 대답하지 못했다. 나겔스만 역시 대답을 기다린 것은 아니었는지, 먼저 몸을 돌렸다.
도이체마이스터, 독일 챔피언의 당당한 뒷모습이, 또다시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옛 기억이 덧씌워졌기 때문일 거라고, 브라이언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들과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잡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했던 시절의 기억들.
3부 리그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던 과거, 당장이라도 망가져버릴 것 같던 팀의 비참한 나날들이, 사정없이 브라이언을 몰아쳤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선덜랜드는 이제 챔스 결승을 홈에서 치를 수 있는 팀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그 결승전에 나갈 수 있는 팀이라는 사실도.
“감독님, 울어요?”
“누가 울어. 같이 배웠잖아. 로저스 감독님께.”
놀리듯 묻는 샐리를 향해, 브라이언은 퉁명스럽게 대답하려··· 노력했다.
“발을 멈추지 마라. 고개를 떨어뜨리지 마라. 휘슬이 세 번 울리기 전까지 아무것도 멈추지 마라. 그리고 감독은 원래 남들 앞에서 눈물 보이고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러자 샐리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럽고 폭신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끝났잖아요.”
“끝났다고?”
”네. 끝났어요. 우리가 이겼어요. 지금은 휘슬이 세 번 울린 다음이죠. 그러니까··· 다음 킥오프까지는 괜찮아요.”
브라이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입가에 손을 대고 외치는 샐리의 목소리가 그의 뒤에 따라붙었다.
“3회의실이 비어 있을 거예요!”
다행이었다. 3회의실은 선수들이 찾지 않고, 방음도 잘되는 곳이니까.
감독이 목놓아 울기 좋고, 쌓인 감정을 털어내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 * *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에는 샐리가 나섰다.
[저··· 혹시 브라이언 감독님은···.]
“결승 진출이 너무 기쁜 나머지, 그만 의료적 문제가 생기고 말았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감독은 로컬 보이, 원클럽맨 출신이라서···.”
샐리는 말꼬리를 흐리며 눈을 살짝 내려깔았다. 덕분에 기자들은 아마 머릿속으로 상상했을 것이다. 브라이언은 벅찬 감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실신했을 거라고.
그리고 구단 관계자라면 조금 다른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기어이 샐리 씨가··· 쿠데타?”
샐리가 브라이언의 뒤통수를 맛깔나게 후려쳤을 거라는 희주의 의심 자체는, 정당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샐리가 정말 때리지는 않았지만.
그저 우리는, 감독이 카메라 앞에서 질질 짜는 꼴을 보일 수 없었을 뿐이다.
경기를 마치고, 감격이 북받친 브라이언이 대성통곡했다.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말릴 수가 없었다. 그나마 회의실까지는 뛰어갈 수 있었던 게 유일한 위안이었을 정도다.
결국 경기 종료 후 드레싱룸의 마무리는 선임코치 델랍이, 그리고 믹스드존 인터뷰는 수석코치 샐리가 담당하기로 했다.
그렇게 믹스드존을 점거한 샐리가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
“그만큼 이번 승리가 선덜랜드 구성원들에게 값진 것입니다. 구단 직원과 관계자는 물론, 팬들 모두에게 아주 소중한 승리였죠.”
기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총합 스코어 3-1을 4-3으로 뒤집는 멋진 집중력을 보여 주셨는데요. 그만큼 아슬아슬한 경기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축구는 오래 이기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경기입니다. 마지막에 이기고 있는 팀이 승리하는 종목이죠. 그렇기에 저희가 결승에 올라갑니다.”
대답하면서, 샐리는 표정을 진지하게 고쳤다. 웃음기를 쫙 뺀 상태로.
“다시 말하면 180분의 홈 앤 어웨이 경기에서, 선덜랜드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뮌헨 상대로 우세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좋은 팀, 강력한 팀을 상대했다는 의미겠죠.”
샐리의 인터뷰는 매끄러웠다. 급하게 감독 대신 믹스드존에 나온 수석코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자들 또한 예상 밖인지, 마구 플래시를 터트렸다.
그 플래시 세례가 익숙하다는 것처럼, 샐리는 차분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뮌헨이 이번 챔스에서 두 번째로 강했던 팀이라고 불릴 수 있도록, 결승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게 토너먼트에서 이긴 팀의 의무라고 믿습니다.”
* * *
샐리의 인터뷰 덕분에, SNS는 여러모로 뜨거워졌다.
- 선덜랜드 수석코치 장난 아니던데?
ㄴ 처음엔 무슨 여자가 수석코치를 하고 있나 싶었는데, 인터뷰는 엄청 깔끔하더라.
ㄴ 그냥 브라이언 대신 수석코치가 인터뷰 전담하는 게 낫지 않나. 솔직히 미인이라 눈 호강도 되고.
ㄴ 인터뷰 전담 간판이라기엔 좀 아까움. 그 사람, 역사상 세 명밖에 없는 A급 라이센스 이론시험 만점자임. 무슨 소리냐면 이론시험 성적만 따지면 투헬하고 동급이란 소리임.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는 아드리안이 재빨리 아벨과 연계해 샐리 굿즈 특가 판매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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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해. 우리 굿즈 생산라인 여유분은 이미 제로야.
* * *
한편, SNS에서는 다른 것도 화제가 되었다. 그러니까··· 테오와 바르카가 보여준 F1급 볼 배급 영상이.
- 개인기 지리네. 쟤들 둘 다 선덜랜드 유스임?
ㄴ ㅇㅇ 선덜랜드 유스의 미래임. 한 명은 벌써 유스컵도 먹었음.
- 선덜랜드에 벌써 유스컵을 세 번 먹은 애가 있다던데, 쟤가 걔임?
ㄴ 그건 다른 애. 골키퍼 이야기임.
ㄴ 선덜랜드 유소년은 진짜 풍년이구나.
그런 칭찬 사이에 섞여, 비난이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다.
- 근데 인간적으로 이래도 되는 거임?
- 홈팀이 지고 있을 때 볼보이가 최대한 공 빨리 보내주는 건 어느 팀이든 똑같이 하는 거긴 한데··· 저건 좀 심했네.
ㄴ 지연행위 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뭐가 문제임?
우리 팬들이 응수하면서 여론이 개판이 났고, 아이들이 본의 아니게 SNS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결국, 구단에서 곧바로 성명문을 발표할 정도가 되었다.
[혹시라도 문제 있는 행위였다면 전적으로 구단이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에 대한 비난은 부디 멈추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다음, 그 아래에 달린 영상 편지에 나는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 * *
육성단장실에 도착한 테오와 바르카의 곁에는 유소년팀 주장 짐의 모습도 보였다.
“제 주도로 연습했던 플레이가 맞습니다. 따라서 전부 제 책임입니다.”
의젓하게 대답하는 짐을 시작으로, 테오와 바르카의 해명이 차례로 이어졌다.
“홈에서 우리가 뒤진 상태로 시작하는 거니까, 어떻게 하면 공을 최대한 빨리 건넬까를 연구했어요.”
“가끔 중계에서, 감독들이 공을 발로 트래핑해서 선수들에게 건네는 모습을 봤어요. 그러니까, 공을 발로 다룬다고 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공을 요구하는 선수에게 곧바로 넘긴 거니까, 규정 위반도 아니고 무엇보다 지연행위가 아니었어요. 솔직히 저희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당당하게 답하는 짐, 테오, 그리고 바르카를 페르난데스가 빤히 응시했다. 앨리스는 쓴웃음을 지었고, 그녀에게 안긴 크리스는 기운차게 꺄륵거렸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스크린을 켰다.
“너희의 그 플레이, 물론 사이드라인 밖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그래도 플레이라고 부르자. 너희는 선덜랜드의 선수니까. 아무튼 그 플레이에 대해 뮌헨에서 메시지를 남겼어.”
잠시 후 스크린에는 백발의 노신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덜랜드 볼보이들이 공을 일부러 늦게 건네주려고 수작 부린 것이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그저 최대한 공을 빠르게 건네주려 노력했을 뿐이다.]
[그 아이들이 우리 팀 선수들에게도 똑같은 속도로 공을 줬다면 더 좋았겠지만, 축구에서는 원래 그 정도의 홈 어드밴티지를 늘 용인해 왔다. 적어도 경기를 고의로 지연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보니까 발재간이 아주 훌륭해서, 언젠가 좋은 선수들이 될 것 같다. 그런 아이들을 어른들의 못난 심술로 흔들지 않길 바란다. 그런 건 스포츠가 아니거니와, 바이언의 축구도 아니다.]
“···라고 하시네.”
“누군데요?”
“뮌헨 명예회장님.”
페르난데스가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래도 손수건을 찾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단장실의 손수건, 이미 크리스의 계약서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뚱하다.
“뮌헨 명예회장이면 우리 구단주님보다 높은 건가?”
“구단주님이 더 높지 않아? 예전에 직장에서는 오너가 가장 높다고 배웠어.”
“축구단 명예회장은 오너가 아닌 거야?”
“아닐걸. 아무튼 단장님, 구단주님, 그리고 보좌관님. 나중에 저 할아버지께 고맙다고 전해주시겠어요? 그럼, 저희는 훈련하러 돌아가겠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몸을 돌리는 유소년 3인방을 바라보던 페르난데스는 말을 잇지 못했고, 앨리스는 기막혀했으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다음번엔 뮌헨 명예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성함을 알려주는 게 낫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구단주님, 쟤들이 저분 성함은 알아들을까요?”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리 세대가 달라도 모를 리는 없겠죠.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수의 이름을.”
* * *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이자 뮌헨 최고의 레전드, 베켄바워의 메시지 덕분에 SNS의 여론은 단숨에 반전되었고, 적어도 뮌헨 팬들이 우리 볼보이를 문제 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아무리 그래도 볼보이들이 너무 체계적이던데. 미리 구단에서 훈련시킨 거 아님?
ㄴ 저기요. 선생님은 혹시 1860 팬이십니까?
ㄴ 내가 보기엔 저놈 슈바벤이야.
혹시라도 악성 메시지가 올라오는 족족, 뮌헨 팬들이 몰려와서 대놓고 다른 팀 프락치 취급을 해 버린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데,
무려 베켄바워가 ‘잘못하지도 않은 애들을 여론으로 흔드는 것은 바이언의 축구가 아니다’ 라고 일갈한 마당이니, 뮌헨 팬들은 당연히 손바닥 뒤집듯 태세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구단 레전드가 중요한 거겠지.
덕분에 나는 조금 느긋한 심정이 되었고, 옆에선 SNS 와치걸 지망생도 함께 느긋해졌다.
“이제 몇 시간 지나면 결승이네!? 누가 올라올지는 아직 모르··· 읍!”
나는 재빨리 스틱브레드를 희주의 입에 밀어넣어, 부두술을 저지했다··· 공물 달라고 아주 고사를 지내라. 요것아.
결승전 상대는 이제 곧 정해진다. 맨시티와 레알의 4강전 결과에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레알이 올라오기를 희망한다. 맨시티와는 이미 FA컵 결승에서 만날 예정이고, 리그 레이스에서도 마지막까지 경쟁하는 중이니까.
한참동안 스틱브레드를 우물거리던 희주가 가까스로 빵을 삼킨 다음 말했다.
“어, 그러면 반대를 원해야 하는 것 아니야? 경쟁 상대가 힘 빠지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잖아?”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러자 희주가 자랑스럽게 턱을 치켜들고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오빠가 뭘 원하는지는 표정을 보면 알지. 나도 폼으로 여동생을 하는 건 아니거든.”
“그러게.”
다미였으면 아마 이유도 알았을 텐데··· 이것이 여동생과 오른팔의 성능 차이인가.
가뜩이나 이번 챔스 결승전은 우리에게 아주 유리한 무대다. 홈에서 열리는 결승전이니까, 우승을 위한 절호의 찬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마침 챔스 결승 상대가 FA컵과 리그 우승을 두고 다투는 경쟁자 맨시티라면? 틀림없이 나중에 누군가 떠들겠지. 선덜랜드의 창단 첫 트레블은 대진표의 도움을 받았다는 식으로.
그렇게 생각하다가 무심코 피식 웃고 말았다.
“진다는 생각은 아예 안 하고 있었구나.”
희주가 옆에서 웃었다.
“그러네? 사실 챔스 4강 1차전에서도 졌으면서.”
“동생아. 원래 홈 앤 어웨이의 승패는 두 경기를 합쳐서 따지는 거란다.”
“그 셈법대로면 우리는 작년 맨시티와의 3연전에서···읍!”
“거기까지.”
스틱브레드가 입에 맞으면, 그냥 달라고 말을 하지 그랬어.
나는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누가 올라오든 상관없어. 우리 일이 변하지는 않을 테니까.”
팀의 승리를 위해서, 사이드라인 밖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경기장에 팬들을 끌어들이고, 최고의 환경을 만드는 게 내 업무다. 그리고 경기 당일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축구만 보는 거지. 목이 쉬도록 선덜랜드를 외치면서.
미리미리 챔스 결승전 준비를 해놔야겠다. 익스클루시브 박스도 조금 손보고, 제휴 숙소도 점검해야지. 공항부터 활주로부터 경기장 잔디까지, 전부 살펴볼 생각이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뒤.
우리는, 챔스 결승전 상대로 레알을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