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방법 (1)
<재능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영감을 받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러나 노력은 각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 펩 과르디올라>
선덜랜드가 리그 우승을 확정하던 날, 재닛과 클라라도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 앉아 있었다.
원래는 떨어져 앉았어야 했다. 재닛은 아드리안과 함께 스태프들 자리에 앉았어야 했고, 클라라는 짐과 함께 유소년 팀 좌석에 향했을 테니까. 하지만 재닛이 클라라와 친구이며, 짐과도 같은 학교 학생임을 알게 된 아드리안의 배려로 좌석을 옮기게 되었다.
[모처럼의 우승이니까, 친구들과 같이 보는 게 좋겠죠.]
[캄사합니닷, 팀장님! 그런데··· 혹시 오늘 우승 확정 못 할 수도 있지 않나요?]
아드리안은 빙긋 웃으며, 슬쩍 시선을 벽에 돌렸다. 그곳에는 작은 팻말이 걸려 있었다. 선덜랜드 스태프의 상징, ‘우리는 팀과 함께 싸우는 열세 번째 플레이어’라는 문구를 발견한 재닛이 얼굴을 붉혔다.
[네, 팀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는 뜻이죠? 저도 믿을게요. 오늘 이기고 우승 확정할 거라고요.]
아드리안이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기보다는, 패배까지도 팀과 함께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무적의 팀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올 시즌 선덜랜드는···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아직 한 번도 탈락하지 않은 팀인데도요?]
[그렇다고 리그 무패는 아니니까요. 챔스 무패우승도 이미 불가능해졌고요.]
아드리안은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사실 재닛은 알고 있었다. 아드리안이 이미 ‘우승 기념 굿즈’를 열심히 찍어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경기는 마침내 선덜랜드의 승리로 끝났다.
Sunderland! Sunderland! Sunderland!
팬들의 함성 속에서, 재닛 또한 뜨겁게 환호했다. 그리고 주장 잭이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는, 옆자리의 짐과 클라라가 깜짝 놀랄 정도로 크게 포효했다.
스태프의 일원으로서, 시상대에 나가 우승 기념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에는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가장 감격했던 순간은, 자신이 기획한 ‘트레블 기념 크레이프’가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의 스낵바와 근처 노점들에 쫙 풀렸음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이름이 조금 바뀌긴 했다. 트레블 ‘기원’ 크레이프로. 그리고 발매 시기도 트레블 이후에서 리그 우승 직후로 앞당겨졌다.
그래도.
“내가 기획한 상품이··· 매장에 풀렸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감격하는 재닛을 향해, 클라라가 웃었다.
“그러게. 진짜 맛있네!”
클라라는 이미 크레이프를 한 개 사서 베어무는 중이었다. 보니까 몇 개쯤 샀는지, 뒤따르는 유소년들에게도 나눠 준 모양이었다.
“맛있게들 먹고, 캡틴 카드 나오면 누나 주는 거 잊지 말기야. 알았지?”
“네!”
선덜랜드 유소년들이 일제히 크레이프를 뜯었고, 클라라는 두 장의 ‘캡틴 카드’를 얻었다.
[No 1. (C) 짐 하워드 (U-18 GK)]
[No 1. (C) 이케르 ‘세인트’ 페르난데스 (육성단장)]
두 번째 카드를 발견한 순간, 곧바로 짐의 표정이 심상찮게 변했다. 클라라가 짐짓 도도한 표정으로 살짝 턱을 치켜드는 모습을 보며, 재닛은 기분 좋게 웃었다.
* * *
원래 트레블 기념상품으로 풀릴 예정이던 크레이프가, 리그 우승 직후 발매된 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이번에 새로 준비한 신제품은, 트레블 기념 크레이프입니다. 우선 시제품을 가져왔습니다.”
아드리안의 보고에, 희주가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맛있게 생겼네요.”
글쎄, 어떨까. 내 취향에는 너무 달아 보이긴 하는데. 그래도 확실히 꽤 푸짐해 보이긴 한다. 크림과 토핑을 얼마나 넣었는지 얼핏 보기에도 아주 두툼하거든.
아드리안이 자랑스럽게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 선덜랜드의 트레블 기념 제품인 만큼, 팀의 컬러를 살려 붉은색 포장을 사용했습니다. 아울러, 크림과 토핑을 세 배 많이 담아서 트레블의 기쁨을 표현했고요.”
붉은색이고, 세 배란 말이지.
마침 옆에선 심상찮은 기운이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희주가 마치 먹이를 노리는 사냥개 같은 포스를 풍기기 시작한 것이다. 강아지와 여동생의 공통점, 물리면 꽤 아프다. 특히 희주는 아주 튼튼한 건치를 가졌으니까.
나는 조용히 눈짓으로, 시식을 허가했다.
잠시 후, 크레이프를 순식간에 소멸시킨 희주가 환호했다.
“다음부터, 조추첨 날마다 이거 먹고 싶어!”
아주 맛있다는 뜻인가 보다. 공물로 내놓으라고 요구할 정도면. 그래서 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래. 참고할게.”
비록 올 시즌엔, 이제 더 이상 조추첨할 일이 없지만 말이지. 참고는 해 드릴게.
너무 빨리 먹어치워서 공물에 가장 중요한 요소··· 입막음 효과가 덜할 것 같은데.
“괜찮으십니까?”
아드리안이 나와 희주를 빤히 응시했다. 그의 눈동자에서, 사흘 굶은 채 밥그릇을 바라보는 강아지 같은 열망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좋습니다. 어쩌면 트레블 기념이 아니라, 트레블 기원 제품으로 팔아도 괜찮을 것 같군요.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대로 바로 풀어버리면 어떻겠습니까?”
“그래도 됩니까?”
아드리안이 반색했다.
“물론 일정에 맞출 준비가 되었다는 가정 아래의 이야기지만요.”
“문제없습니다, 구단주님. 생산 라인도 확보했고, 법률적 검토도 모두 마쳤습니다!”
아드리안의 답변은 대체로 내 예상대로였지만, 딱 한 가지는 의외였다.
“크레이프 파는데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까?”
“네, 구단주님. 그게···.”
잠시 후, 아드리안이 기획서를 추가로 내밀었다.
이런저런 내용이 잔뜩 쓰여있었지만, 요약은 간단했다. 선덜랜드 구성원들의 사진을 일종의 트레이딩 카드로 만들어, 크레이프에 끼워 팔겠다는 뜻이다.
“수량은 넉넉히 찍어, 사행성을 예방하고 혹시라도 꽝 취급받는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신경 쓰겠습니다. 트레이딩 카드인 만큼 팬들끼리 거래할 수도 있을 텐데, 팬덤 내부의 결속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드리안은 유능하지 싶어서. 물론 이런 굿즈에 대해 잘 아는 희주는 악마의 기획이라며 고개를 젓는 중이었지만.
기획서를 마저 살피자, 색다른 내용이 눈에 띈다.
“1군 선수 외에, 스태프와 유소년 선수 카드도 넣자는 의견··· 이건 누구 아이디어입니까?”
“그건 클라라 양 제안입니다. 제가 다듬긴 했습니다만.”
“···멋진 수완이군요.”
나는 입맛을 다셨다. 클라라란 말이지. 이건 예상 밖이다··· 그동안은 그저 짐의 여자친구, 불의의 사고에서 회복한 씩씩한 소녀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의 재능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채용 면접 한번 봐야 하려나?
아니, 이게 아니고.
“이래서 법률 검토를 마친 거군요. 정말로 법무팀이 문제없다고 합니까?”
“아역배우도 TV에 나오는 세상인데요, 뭐. 게다가 리미트리스 SM&C에서 유소년 계약서를 아주 꼼꼼하게 만들었더라고요.”
다미 일 처리가 좀 많이 꼼꼼하긴 하지.
“그리고 이번 건에 한해서, 따로 보호자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 유소년 선수 보호자들은 전부 선덜랜드 골수 팬이거든요.”
“그렇군요.”
옆에서 희주가 진지한 목소리로 드립을 시도했다.
“다행히 우리 부모님도 동의하신대. 괜찮대. 방금 물어봤어.”
“그거 다행이네.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동생 하나 더 낳아서 유소년 보내고 싶으신 거면, 입단 전에는 꼭 나하고 상담하자고 말씀드려라.”
심드렁하게 대답하자, 희주가 곧바로 기획서의 한 부분을 손으로 짚었다.
[스태프의 카드]
덕분에 나는, 얘가 갑자기 왜 부모님 드립을 쳤는지 이해했다.
“유소년 선수는 그렇다 치고, 우리 스태프들은 사실상 일반인 아닙니까?”
“그렇긴 한데, 이미 스태프들 피규어까지 팔리는 마당에··· 사진 들어간 카드가 팔리는 정도로 새삼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어, 그러네. 할 말이 없다. 옆에선 희주가 배시시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었으니까 포기해, 오빠. 물론 소중한 여동생 사진이 마구 퍼져나가는 게 싫은 마음은 잘 알지만.”
우리 고객님들 시력 건강을 지켜드리기 위한 마음인데?
뭐, 본인이 좋다고 하고, 부모님도 오케이 하신 일이라면 굳이 오빠가 트집 잡을 이유는 전혀 없긴 하다.
* * *
그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트레블 기원 크레이프가 세상에 풀리게 된 것이다. 기획서를 검토한 지 단 이틀 만에.
재닛과 아드리안, 클라라의 아이디어도 멋졌지만 스태프들 모두가 수고한 결과이기도 했다.
공장과 협의해 수만 장의 카드를 찍어낸 시설관리팀의 솜씨도 멋졌고, 이틀 만에 크레이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개량한 카일도 훌륭했다. 덕분에 오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맞춰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사이좋게 점보 크레이프를 사 먹는 모습을, 나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렇지! 캡틴 카드다!”
“에디 카드로 요니 카드 구합니다.”
“크리그가 갖고 싶은데···.”
카드에 환호하거나, 가끔은 주위와 교환을 원하는 우리 팬들의 반응을 살피니 저절로 웃음이 난다··· 지금까지는.
“우와! 나 썬 카드 뽑았어!”
무슨 카드라고?
반사적으로 돌아보면서도 일말의 기대를 놓지 않았다. 혹시 태양이나 팀 로고가 들어간 사진은 아닐까 하는.
어림도 없지. 내 사진이 맞았다.
[No. 9. 희성 ‘썬’ 리 (구단주)]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포지션이 구단주인 것도 그렇지만, 그럴 거면 등번호는 왜 9번으로 넣은 건데?
당장 회수해서 폐기하고 싶지만, 한번 팬의 손에 넘어간 물건을 뺏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정중하게, 아주 정중하게 물었다.
“혹시 다른 카드는 필요 없으십니까? 원하는 카드와 교환하시죠. 역시 선수가 좋으시잖아요?”
그러자 그놈의 ‘썬 카드’를 뽑은 팬, 중년 사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두 팔을 벌려 나를 꼭 안아주고는, 내 사인까지 요구했다.
덕분에, 나는 카드를 찬찬히 살필 기회를 얻었다.
아드리안, 이 악랄한 인간은, 하필이면 예전 레전드 매치 경기 당시의 사진을 사용했다. 나이얼 어르신이 넘겨준 헐렁한 유니폼을 입고, 페르난데스를 향해 슛을 날리던 사진을··· 이러니까 내 등번호가 9번으로 들어갔지!
문득 며칠 전의 일이 또다시 떠올랐다. 기획서와 시제품을 확인하던 날, 아드리안과 희주가 했던 이야기가.
[피규어까지 팔리는 마당에··· 사진 들어간 카드가 팔리는 정도로.]
[다행히 우리 부모님도 동의하신대. 방금 물어봤어.]
빌어먹을.
결국 나는 다미와 상담하게 되었다. 세상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은, 다미에게 이야기하면 대체로 해결이 되기 때문에.
실제로 다미는 멋들어진 수완을 발휘하며, 내 카드 상당수를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드리안이 ‘썬 카드’를 몇 장이나 뿌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팔십 장 정도는 회수했다.
비결은 아주 심플했다. 많이 뽑아버린 것이다. 신문에 기사까지 나올 정도로.
[FC 선덜랜드의 후원사, 리미트리스는 소외된 아이들에게 트레블 도전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점보 크레이프 일만 개를 선덜랜드 지역 아동센터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정확히는 다미의 사비를 쓴 모양인데, 일단 기사는 리미트리스 명의로 냈다. 뭐, 점보 크레이프 만 개 정도는 다미에게는 돈도 아니긴 하니까.
사재기를 하면서도 음식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아동센터에 기부하고, 중간에 카드를 빼돌려 실속도 챙기는 솜씨야말로 리미트리스의 2인자다운 수완인 거지.
그래서··· 회수한 내 카드는 언제 폐기할 건데?
[그럼 사장님, 챔스 결승전에 맞춰서 찾아갈게요!]
뭐라 이야기할 틈도 없이 영상 통화가 끝났다. 옆에서 희주가 혼잣말을 했다.
“저 카드도 아마 다미 언니 수집품에 들어가겠네.”
* * *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일정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서, 선수들의 아침 자율 훈련도 재개되었다.
리지는 언제나처럼 해 뜨기 전부터 잔디를 점검했고, 선수들이 도착하기 전에 훈련장을 열었다. 잠시 후, 크리그, 바스티아노, 요니, 베리, 해리슨의 순서로 선수들이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느 때의 아침 훈련 멤버들이었다. 팬들이 우승에 환호하고, 관계자들이 축제를 벌이는 사이, 선수들은 벌써 다음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FA컵도 질 순 없잖아?”
“그렇죠. 이제 트레블이 진짜 딱 두 경기 남은 건데.”
“사실 한 경기만 더 이겨도 최소한 도메스틱 트레블···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몸을 푸는 선덜랜드 선수들을, 리지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았다.
‘우리는, 남은 경기에서도 지지 않을 것 같네.’
그때, 선수들 중 가장 그라운드 상태에 민감한 크리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잔디를 고쳐 밟았다. 리지가 황급히 목소리를 높였다.
“혹시, 잔디 상태가 나쁜가요?”
크리그가 대답했다.
“아뇨.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평소보다 느낌이 더 좋아서요.”
그러자 다른 선수들도 동조했다.
“그러게요. 오늘따라 잔디가 유독 싱싱한데요?”
리지는 짐짓 샐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우리 잔디가 평소엔 덜 싱싱한 것 같네요.”
“어··· 원래는 영국 최고였는데, 오늘은 우주 최고입니다.”
“세계 최고를 단숨에 뛰어넘었군요? 아무튼 고마워요.”
미소 짓는 리지를 향해, 이번엔 크리그가 되물었다.
“잔디도 잔디인데, 관리인님 표정도 평소보다 밝군요. 무슨 좋은 일 있으셨나 봅니다?”
“그럴지도요?”
리지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슬쩍 시선을 돌려, 카트에 붙여 둔, 프로텍터까지 씌운 트레이딩 카드를 응시했다.
[No. 9. 희성 ‘썬’ 리 (구단주)]
여러모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첫 번째 크레이프에서 곧바로 목표하던 카드를 뽑았고, 오늘 새벽에는 손수 사인까지 받았으니까.
앞으로도 쭉 보물로 삼을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크리그 선수도 움직임이 아주 좋은데요? 무슨 좋은 일 있으셨나 봐요?”
그러자 옆에서 해리슨이 재빨리 털어놓았다.
“실은 어제 구단주님 카드 뽑으셨거든요. 크레이프 다섯 개나 드셨는데···.”
크리그가 구단주 이희성을 아주 좋아한다는 건, 이미 선수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이야기였다.
“어머, 잘됐네요!”
대답하면서, 리지는 속으로 아주 가벼운 우월감을 느꼈다. 그녀는 ‘썬 카드’를 딱 한 번 만에 뽑아냈기 때문에.
그리고 크리그 본인은 살짝 툴툴거렸다.
“구단주님 카드는, 사실 에디가 뽑아준 겁니다. 덕분에 제가 뽑았던 카드를 하나 내줘야 했죠.”
“뭐랑 바꾸셨어요? 역시 에디 선수라면··· 본인 카드를 탐낼 것 같은데요.”
“그것도 탐내긴 했는데··· 결국에는 에이미 부팀장님 카드를 받아갔습니다.”
“어머나, 에디 선수가요? 에이미 씨 카드를!?”
혹시라도 삼각관계 같은 흥미진진한 전개를 기대한 리지의 눈이 커졌지만, 재빨리 이어진 요니의 설명에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잭 주려고 가져간다던데요. 저 대신 자기가 신랑 베스트맨 역할 맡겠다면서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슬슬 몸풀기를 마친 선수들이 본격적인 아침 연습을 시작했다.
선덜랜드는 그렇게, FA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