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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포밍-94화 (95/497)

Chapter 94 - 94. 정비 (5)

"엥? 왜 왔어? 아저씨가 있는 곳으로 가져가려고 했는데."

예린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지수가 황급히 뒤로 무언가를 숨겼다.

"···그래?"

지수의 반응에 고개를 돌려 한세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

"밥 먹으라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그만."

나는 어깨를 으쓱하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밥 먹어라.' 라는 소리는 우리 몸에 각인되다시피 기억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일 만도 하다.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방에 콕 틀어박혀 있을 때, 밖에서 '나와서 밥 먹어!' 라는 말이 들려오면 하고 있던 모든 걸 멈추고 바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만약 나가지 않고 버티다가, 우리를 재차 부르는 소리가 들릴수록 그 소리에는 노기가 점점 띠다가 방문이 벌컥 열리고 등에는 불이 나겠지.

'내 경우에는 엄마가 아니라 누나였지만.'

그리운 예전 기억을 회상하고 있을 때,

"근데 왜 안 오고 있었어요? 준비는 다 한 것 같은데."

한세아가 지수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지수와 예린이 대치 중이었던 것 같았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나 걱정되었다.

"아니, 예린이가 자꾸 이거 먹자고 해가지고···."

지수는 지금까지 등 뒤로 숨기고 있던 것을 앞으로 내밀었다. 한세아가 오늘 새벽에 낳았던 달걀 2알. 그것이 지수의 손 위에 놓여져 있었다. 아주 조심스럽게.

"왜 먹으면 안 되는데? 그냥 계란 아니야? 나 계란 먹고 싶은데."

"예린아, 언니가 말했잖아. 이거 세아 언니가 낳은···거라니까? 이걸 어떻게 먹어?"

"치."

예린이 입을 삐죽 내밀면서 불만스레 중얼거린 말에 지수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확실히, 사람이 낳은 알을 먹는다는 생각은 하기 쉽지 않지.

하물며 바로 앞에 낳은 사람이 있고, 알을 낳는 소리를 전부 들은 지수이기에 그런 생각은 더욱 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먹어도 괜찮다는 걸 알고 있다. 예린이 계란을 먹고 싶어 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거 먹어도 될걸? 무정란이니까."

나는 한참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예전에 멋도 모르고 한세아가 해준 계란죽을 먹었을 때, 그녀가 내게 해준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그도 그럴게, 한세아 본인도 내 눈앞에서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무엇보다 우리가 가진 식량 중에서 제일 싱싱한 것이지 않은가.

처음에야 그 사실을 들었을 때는 나도 지수 못지않게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졌고,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는 것이 몸 건강에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내, 지수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내게 물었다.

"아저씨, 이제 움직여도 괜찮아? 머리도 다친 거 아니야?"

"어어. 괜찮다니까. 미안, 걱정 끼쳐서."

"지금 내가 걱정하는 걸로 보여? 어떻게 이걸 먹을 생각을 해? 진짜 미쳤어?! 무슨 무정란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

서슬 퍼런 지수의 기색에 나는 입이 꾹 다물렸다. 억울했다. 많이 억울했다.

"그, 지수씨. 먹어도 되는 거 맞아요. 걱정 마요. 현우씨가 말한 것처럼 무정란, 그러니까 그냥 평범한 계란이니까요. 저랑 현우씨는 이미 먹어 봤는걸요. 그리고 생각보다 먹을만 해요!"

한세아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기가 죽은 나 대신 답했다.

이미 사람이 낳았다는 것부터가 평범함을 넘어선 계란이었지만, 알을 낳은 당사자가 그렇다는데 뭘 더 어떻게 이야기하겠나.

"···먹었다고요? 생각보다 먹을만 해···? 그냥 평범한 계란···? 그래도 안 돼요! 아, 아무튼 안 돼!"

지수는 멍한 얼굴로 중얼거리다가 격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들 배고프죠? 어제부터 공복이었잖아요."

그러더니 아무것도 듣지 못한 척 예린과 한세아를 좌석칸 중앙으로 이끌었다.

본인이 싫다는 데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 가끔 생기는 알에 익숙해지면 지수가 자연스럽게 먹을 날이 올 것이다. 그런 직감이 들었다.

잠시 나와 지수만 남게 되었을 때, 그녀가 작게 소곤거렸다.

"아저씨, 진짜 괜찮은 거 맞지?"

"어어. 먹어도 괜찮다니까."

나는 계란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고 말했지만, 그 이야기가 아니었나 보다.

"아니! 그거 말고오···! 몸 괜찮냐구!"

이번에는 핀잔 대신 진짜 걱정해주는 지수였으니까 말이다.

아무래도 한창 울다가 식량을 가지러 가서 일까.

그녀의 눈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물기가 남아 있었다.

내 시선을 눈치챈 지수는 눈가를 거칠게 닦아 흔적을 없앴다.

"응. 괜찮아. 정말로."

"다행이다···. 아저씨가 무사하면 됐어. 가자, 밥 먹으러. 예린이랑 언니 기다리겠다."

배시시 웃는 지수에게 미안한 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윽고.

우리는 다시 처음에 있던 자리로 돌아왔고, 지수가 품에 들고 있던 통조림이나 캔 따위를 시트 위에 쏟아 냈다. 그러나 계란은 보이지 않았다.

와르르-

꽁치, 참치, 파인애플이나 복숭아, 스위트 콘, 닭 가슴살, 연어 같은 각종 캔들.

"자, 각자 먹고 싶은 거 골라요."

허리춤에 팔을 올리고, 가슴팍을 내밀면서 말하는 지수.

나는 일행이 통조림을 고르는 것을 잠시 지켜보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네. 이거 다 어떻게 구했어? 이 주변에는 멀쩡한 게 없어 보이던데."

수원역에 도착했을 때, 나와 한세아가 본 것은 완전히 텅 비어 버린 매대뿐이었는데 지수가 어디서 이렇게 많은 식량을 구했는지 궁금해졌다.

만약 지금도 구할 수 있다면 여분의 식량을 최대한 조달해야 하기도 하고.

"아."

지수는 작게 탄식을 내뱉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의 귀가 손가락을 피해 쫑긋거렸다.

"···내가 구한 건 아니야. 아저씨랑 언니도 아는 사람. 아니, 이걸 안다고 해야 하나······."

"······?"

나와 한세아는 얼굴에 물음표를 띄워 보였다. 지수가 말을 이었다.

"옥상에서 우리랑 싸운 사람 있잖아. 김태진이라고 했었나? 그 사람이 주고 간 거야. 예린이 한참 바라보다가 갑자기 가방 하나를 나랑 예린이한테 던지고 가더라. '당장 여기를 떠나라!'라는 말과 함께. 나중에 보니까 가방 안에 먹을 게 가득 담겨 있었어."

지수가 김태진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자 훈훈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각되었다.

"김태진이?"

나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작게 중얼거렸다.

"응. 굳이 따지자면 그 남자 덕분에 배를 곯지 않을 수 있었지. 아저씨 말대로 이 근처에는 먹을 만한 게 거의 남아 있지 않았었거든. 식수야 빗물로 대체한다고 해도 말이야."

김태진.

수원역 AK&몰 옥상에서 또 다른 지옥을 만들었던 사람.

비정상적인 괴력을 가졌지만, 온전치 못한 정신을 가진 자.

그는 우리가 옥상에서 벗어날 때까지도 누더기 변종과 도롱뇽 변종들의 틈 사이에 주저앉아 있었다.

잠시 생각을 이어가던 나는 고개를 돌려 한세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 또한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한세아는 약간 이해된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을 보니 김태진이 끊임없이 외쳤던 말들이 떠올랐다.

'내가 인간답게 살면 어머니가 딸을 살려 주신다고 하셨어.'

'신. 아니, 악마와 계약을 했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딸을 살려 준다고 했단 말이다!'

김태진이 말한 딸의 존재.

하지만 그의 곁에는 딸이라고 지칭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하···.'

나는 김태진에 대한 정보를 덧붙였다.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그는 괴물보다는 인간에 가까웠으니까.

김태진.

세상이 뒤바뀌어 버려서 생긴 피해자.

무슨 짓을 하더라도 딸을 살리고 싶었던 아빠.

하지만.

"그 사람이 아저씨랑 언니한테 그런 짓을 할지는 몰랐어. 아저씨만이 아니라 거기 있던 모든 사람에게도. 처음 봤을 때는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죽었겠지?"

지수의 말대로, 김태진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가 그동안 심연으로 떨어트려 죽인 사람들에게도.

결국 심연에서 올라온 괴물들에게 목숨을 잃은 그 자신에게도.

"정말 죽었을까요? 만약 살아 있다면요?"

불쑥 한세아가 뭐라 형언하기 미묘한 얼굴로 의문을 표했다.

"언니! 무섭게 왜 그런 말을 해요? 건물도 무너지고 이상한 검은 불이 솟구쳤잖아요. 지하에 있던 도롱뇽 변종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았다고 해도 백화점에 있던 변종들이랑 그 남자는 죽었을 걸요? 어제 도롱뇽 변종들 소리만 들렸고, 다른 소리는 안 들렸기도 했고요."

지수가 화들짝 놀라며 타박하자 한세아는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제 저희가 빠져나갈 때, 김태진 그 사람은 변종들에게서 공격받고 있지 않고 있었어요. 현우씨도 봤잖아요. 그 남자가 싸움의 한복판에서 멍하니 앉아 있던걸."

"그야 보기는 했습니다만···."

누더기 변종과 도롱뇽 변종들이 서로 싸우고 있을 때, 그것들은 중앙에 있는 김태진을 공격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영역 싸움의 여파에서 김태진이 온전히 살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었다.

그도 그럴게, 눈먼 공격이 그를 강타할 수도 있고, 우리가 본 것이 착각일 수도 있는 노릇이 아닌가.

"혹시 옥상에서 뿜어진 검은 화염. 그 남자가 한 게 아닐까요? 만약 김태진이 살아 있다면 말이에요. 누더기 괴물이나 도롱뇽 변종이 불을 뿜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하구요. 저희가 알아야 할 것은 많아요. 김태진이 말했던 어머니, 악마. 그리고 총알을 막아준 푸른 장막 같은 거요.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없네요. 하아···."

한세아는 그녀가 그동안 품고 있던 의문들을 하나씩 집어 화두로 올렸다.

그리고 한세아의 말대로였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많았지만, 그중 하나라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김태진이 말했던 어머니와 악마.

나는 김태진과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리며 그 둘이 동일한 존재라는 의견을 냈다. 그리고 지수와 한세아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그에게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인신 공양을 하라는 제안 혹은 세뇌를 한 존재.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김태진을 조종할 수 있었는가.

나는 김태진이 머리를 감싸 쥐며 혼잣말로 대답했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는 혼잣말을 할 때마다 매우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속삭임?'

문득, 수원고등학교에 있을 때. 내게도 머릿속으로 직접 전해진 속삭임이 있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단순 환청이었는지, 아니면 실제로 무언가가 내게 말을 걸어왔는지는 지금에 와서도 확실하게 알 수 없었지만.

'하나가 되자'라고 속삭였던 환청.

내가 죽을 것이라고 말하던 환청.

만약 내게 말을 건 존재와 김태진을 괴물로 만든 존재가 동일한 존재라면, 나도 김태진처럼 변할 수 있다는 불길한 상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니.'

나는 김태진처럼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그것이 내게 무어라고 속삭이든 넘어가지만 않는다면 나는,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또 무조건 악의만 있는 속삭임만 들린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던 환청.

내게 잠시뿐이었지만 힘을 건네주었던 환청.

그런 환청들도 있었으니까. 마찬가지로 확실하진 않지만.

내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꾹 다물자,

"···현우씨. 괜찮아요? 어디 아픈 거 아니죠?"

한세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그제야 지수와 한세아가 나를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아. 네네. 그냥 생각을 좀."

"놀랐잖아, 아저씨!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그러니까 또 어디 잘못된 줄 알고···."

"미안, 미안."

나는 불안에 떠는 지수를 달래며 말을 이었다.

어머니와 악마에 대한 이야기는 다 같은 생각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니 이번에는 조각이 보여 주었던 기적. 푸른 장막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였다.

"세아씨."

"네?"

"조각 아직 가지고 계시죠?"

"그럼요. 아직 목걸이로 매고 있어요."

"꺼내서 저 좀 잠깐 주실 수 있을까요?"

"넵. 근데 달라진 건 없더라구요. 저도 계속 꺼내서 살펴봤지만···."

한세아는 가슴팍에 숨겨져 있던 조각을 꺼내 내게 건넸다. 그녀가 상체를 움직이니 소담한 가슴이 무방비하게 흔들렸다. 순간 나는 목적도 잊고 멍하니 그것을 바라볼 뻔했다.

"···아저씨?"

"응?"

"처신 잘해."

"···네."

어느새 내 옆구리에 손을 가져다 댄 지수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붕붕 휘둘리던 꼬리는 움직임을 확 멈췄다가 내 대답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헛기침을 한 후, 나는 한세아가 건넨 조각을 받았다.

엄지와 검지로 조각을 붙잡고 있으려니, 다시 미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조각 안이 텅 비어 있다는 공간감과 조각이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내부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직감과 함께.

예전에는 조각을 내게 가져다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푸른 입자가 충전되었다면 지금은 수동으로 바뀐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하는 거지?'

방법을 모르겠다.

조각을 내 몸 이곳저곳에 갖다 대어도 별다른 반응을 보여 주지 않았다. 조각이 망가지지 않은 것은 분명하건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예린을 바라보았다.

내 심장에 푸른 입자가 모였다는 말을 해준 것이 예린이었으니까. 나는 여전히 입자가 보이지 않기도 하고.

"예린아. 혹시 지금 푸른 입자가 보여?"

절레절레-

하지만 예린은 말없이 고개만 흔들 뿐이었다. 묘하게 심통이 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조각에 정신이 팔린 나는 예린에게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

지수와 한세아도 내가 뭘 하는지 궁금한 듯 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조각, 푸른 입자, 충전, 텅 빈 내부, 내 심장에 쌓인 푸른 입자.

충전을 하려면 내가 가진 푸른 입자를 조각으로 옮기면 되는 일이 아니던가?

'옮긴다···.'

'이동시킨다···.'

'움직인다···.'

'조각 내부에 푸른 입자가 채워진다···. 채워져라···. 제발.'

내가 그리 생각하며 조각을 노려보며,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이고 있을 때.

츠츠츠츠-

수면이 일렁이는 느낌과 함께 심장에서부터 조각을 들고 있는 손까지 하나로 연결된 느낌이 전해졌다.

파앗-!

이윽고, 조각 내부에는 다시금 반짝이는 푸른 입자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엄밀히 말하면, 내 심장에 있었던 푸른 입자겠지만.

옅은 푸른 빛무리가 나, 지수, 예린, 한세아에게 비춰졌다.

"됐다!"

"와! 현우씨, 대단해요!"

"뭔데? 아니, 이쁘긴 한데 뭐냐고! 이게 뭐냐니까?!"

나는 상황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지수와 얼굴이 환해진 한세아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표출했다.

조각이 다시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으니 우리는 푸른 장막이나 총, 화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푸른 장막을 한 번 더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법부터 알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바로 그때.

흠칫!

근처에서 음울한 시선이 느껴졌다.

강렬하지만 아주 우울한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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