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라포밍-151화 (152/497)

Chapter 151 - 151. 반푼이 (2)

타타타탕! 타탕!

바깥에서 들리는 요란한 총성.

[크아아아악!]

[끼에에에엑!]

"쏴! ······리! 머리를 노려!"

"김 병장님! 뒤에도 옵니다! 목인 최소 다섯!"

"이런 씨발! 내가 뒤 볼 테니 너는 계속 전방 경계해!"

"알겠슴다!"

난무하는 괴성과 고함.

"아으윽···."

박현일은 고막을 들쑤시는 소리와 몸에서 느껴지는 작열통에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깨어났다.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그는 바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뇌가 인지를 거부하는 느낌이었다.

"···뭐, 뭐야. 아흐윽!"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현일은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야만 했다. 그의 어머니가 옆에서 쥐 죽은 듯이 누워 있었으니까.

"엄마! 엄마, 정신 좀 차려 봐!"

"으으···, 아들···? 세상에, 집안 꼴이 왜 이런다니···?"

다행히 그의 어머니, 서현경은 금방 정신을 차렸다. 어머니가 눈을 뜨자마자 내뱉은 말에 맥이 탁 풀리는 것을 느낀 박현일은 내심 안도감을 느꼈다.

그것도 잠시, 난장판이 된 방에 의구심을 가진 건 그 또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박현일은 고개를 돌려주변을 바라보았다.

지진이라도 난 것인지 단칸방 안에 있던 물건들은 제자리에 있는 것들이 없었다.

싱크대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그릇과 컵들, 무너져 내린 구석에 쌓아둔 책 뭉치들, 벽면에 길게 나 있는 균열, 날카롭게 깨진 유리 창문을 통해 들어온 넝쿨.

그리고 바닥에 짙게 깔린 흙먼지.

박현일은 지금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고작 하룻밤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그와 어머니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엉망이 되어 있었으니까. 정리정돈을 중요시하는 어머니가 이랬을 리는 없었다.

게다가 방 안의 모습은 단순히 하루가 지났다고 하기에는 바닥에 수북이 쌓인 먼지가 말이 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아아아아악!"

끔찍한 작열통이 그를 덮쳤다. 덧없는 환상처럼 사라졌던 작열감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누군가 토치로 지지는 것 같은 고통은 박현일을 몸부림치게 만들었다.

"아들! 왜, 왜 그래?!"

몸이 반쪽 밖에 없는 탓에 그의 몸부림은 꼴사나운 모습이었지만, 그것이 어머니에게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다.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서현경은 화들짝 놀라며 그에게 다가 갔다.

"아으으으윽!"

끊임없이 자극하는 고통에 입조차 열지 못 하는 박현일.

"어디가 아파?! 응? 아들! 아,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119! 119를 불러야···!"

정신없이 벌어지는 상황에 그의 어머니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다급하게 휴대 전화를 찾았다.

바닥과 마찬가지로 낡은 폴더폰 위에도 쌓여 있는 먼지.

서현경은 먼지를 털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열었다. 그러나 방전이 된 지 오래인 전화기는 아무런 불빛도 들어오지 않았다. 툭툭 쳐보아도 여전히 요지부동인 폴더폰.

"아휴···! 핸드폰이 왜 이래! 급해 죽겠는데, 정말!"

진작에 폰을 바꿀 걸 그랬다며 후회한 서현경은 재빨리 콘센트에 꽂힌 충전기에 휴대 전화를 연결시켰다. 아들이 고통스러운 기색을 내비치는 지금은 불평할 시간도 아까웠으니까.

파앗-

충전기에 연결되자 초록 불이 들어온 폴더폰.

"빨리! 빨리!"

깜빡- 깜빡- 깜빡-

0%··· 0%··· 1%···

서현경은 배터리 충전량이 조금 올라가자마자 전원 버튼을 꾹 눌렀다. 통화하기에는 모자란 배터리였지만 충전기에 연결한 상태이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띠링!

통신사 로고 화면이 지나가며, 모자가 사이좋게 찍힌 사진으로 된 배경 화면이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지이잉-! 지이잉-! 지이이이잉-!

작은 화면을 가득 메우는 수많은 문자들.

<-안전 안내 문자 24통->

<긴급재난문자> [행정안전부] 대한민국 전역 지진, 수도권 이동 통제, 농산물 보호 행위 금지, 절대 외부 활동과 외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 바랍니다.

<긴급재난문자> [산림청] 전국 산사태위기경보 '심각' 단계 발령. 산사태취약지역 주민, 방문객 등 위험지역에 계신 분들은 유사 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 바랍니다.

[의왕시청] 바깥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긴급재난문자> [행정안전부] 호우경보, 산사태 · 상습 침수 등 위험지역 대비, 외출 자제 등 안전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집 안에서 가만히 구조를 기다리십시오 ?의왕시청-

<긴급재난문자> [기상청] 대한민국 전역 지진특보. 용산구 전역 규모 5.4 지진 발생/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

현재 지속적으로 군인들이 구조에 힘쓰고 있습니다 ?의왕시청-

"이게 무슨···."

서현경은 눈을 어지럽히는 문자들의 향연에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그녀는 끊임없이 올라오는 안전 안내 문자들을 무시한 채 다급히 키패드를 눌렀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현재 통화량이 많아 전화 연결이 어렵습니다.

무감정한 기계음뿐. 기계음은 5분 넘게 이어지더니 이내 끊겼다. 대여섯차례 재차 이어진 시도에도 마찬가지였다.

"어, 엄마···. 나 이제 괜찮아. 119 안 불러도 돼···."

가쁜 숨을 내쉬는 아들을 보며 서현경은 굳게 다짐한 얼굴했다.

"···아들. 여기 잠깐 있어. 엄마가 도와줄 사람들 데려 올게. 알았지?"

그녀는 눈치챌 수 있었다. 박현일의 상태는 진정이 된 듯 보였으나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을.

그도 그럴게, 아들이 고통스러워할 때마다 몸에서 무언가가 자라나고 있었으니까. 아들의 피부를 뒤덮어 가는 무언가는 얼핏 나무 껍질처럼 보였다.

그리고 몸에서 껍질이 자라나는 것은 그녀도 동일했다. 어째서인지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자신에게도 언제 고통이 찾아올지 모르니 그녀와 아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이들을 찾아야만 했다. 문득 서현경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것은 문자. 군인들이 구조에 힘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정신을 차리기 전 총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다.

이어서 외출하지 말라는 문자가 있었다는 것도 떠올랐지만 서현경에게는 그 지시를 따를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는 아들, 그녀의 팔에 돋기 시작한 나무 껍질, 심한 고통을 느끼는 아들, 자신도 고통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빨리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는 초조함.

그녀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압박하고 있었으니까.

결국.

바깥의 상황을 충분히 살펴볼 시간적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서현경이 박현일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들, 엄마가 군인 아저씨들 금방 데려 올게. 밖에 무슨 일이 생겼나 봐.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여기 숨어 있어."

군인들이라면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군인들이라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서현경은 그리 생각했다.

"싫어! 같이 가! 나도 데려가!

어머니를 혼자 보낼 수 없었던 박현일은 고집을 부리며 항의했다.

그가 똑똑히 들었던 총성과 괴성. 어머니는 단칸방이 안전한 줄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이곳도 안전하지 않았다. 아니, 적어도 박현일은 그렇게 생각했다.

벽에 수없이 새겨진 균열과 깨진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피 냄새는 그를 한없이 불안하게 만들었으니까. 혼자 있고 싶지 않다는, 소중한 어머니를 홀로 보낼 수 없다는 치기 어린 판단이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던가.

한동안 서로에 대한 걱정으로 실랑이를 벌이던 모자는 박현일이 보조 기구를 차고 같이 바깥에 나가는 걸로 결론이 났다.

이윽고.

끼이익-

채비를 간단하게 마친 박현일과 서현경은 단칸방문을 열고, 건물을 나섰다.

떨리는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각자의 몸을 지탱해주고 있는 모자는 고개만 살짝 내밀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건물과 차량을 휘감은 넝쿨, 전봇대에 박아 잿빛 연기를 내뿜는 차량, 박살 난 공동현관문, 무너진 벽돌 담벼락.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진 수많은 시체들.

"······! 아, 아들. 역시 아들은 집에 있는 게······."

용감하게 건물을 나선 것이 무색하게 삽시간에 겁에 질린 서현경이 마른침을 삼켰다. 살면서 이런 끔찍한 광경을 처음 보는 그녀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엄마, 군인 형들은 저쪽으로 갔을 거야. 빨리 가자. 나도 무서워."

박현일은 서서히 찾아오고 있는 작열통을 견디며 말했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다. 박현일이 이토록 서두르는 이유에는 머릿속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도 한몫했다.

「······히히.」

기대감을 잔뜩 가진 어떤 목소리.

'···내가 미친 건가?'

마음속 불안이 커져가던 박현일은 머리를 세게 흔들어 털어냈다. 나와 어머니의 안전을 위해서는 잠시라도 빨리 이곳을 지나친 군인들을 찾아야 한다.

바로 그때.

타타탕! 타앙!

머지않은 골목길에서 총성이 들려왔다. 총구에서 저물어 가는 해와 같은 색의 빛이 사방으로 튄다.

[살···려 줘어어어어!]

[끼아아아아악!]

[끄르륵! 쏘, 지 마아아-!]

이어서 들리는 건 덧없이 스러지는 단말마.

"······가자, 엄마. 군인들 멀리 가진 않았나 봐."

침을 꿀꺽 삼키게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들은 시야에 보이는 희미한 빛이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서현경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불안감이 깃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하지는 않았다.

박현일과 서현경은 빛을 따라가는 것, 그것만이 살 길이리라 믿었다. 그것만이 한 줄기 빛이리라 믿었다.

죽음과 절망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아니, 오히려 그런 상황이기에 시야에 반짝이는 빛이 희망이라 믿었다.

모자는 계속 걸었고, 마침내 빛에 다다랐다.

하지만.

그들이 본 것은 희망의 빛이 아니었다.

박현일과 서현경이 도로에 엎어진 시체들을 피하며 아득바득 걸어서 도착한 곳, 마지막 골목길 코너를 돌고 바라본 곳에서 아른거렸던 빛은.

화르르륵!

···사람이 사람을 태우는 빛이었다.

"박 병장님, 이쪽 길은 청소 다 했습니다."

"그래? ···흠. 생존자는 없겠지. 이 정도 소란을 피웠으면 악성 변이자들은 다 나왔다고 보면 될 거고."

"······옙."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태우고 뜨자."

4명의 군인들이 모여 있는 골목길 한복판. 그중 등에 가스통을 매고 있는 박 병장이라 불린 이가 노즐을 조정하더니 바닥을 조준했다. 정확히는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들을 조준했다.

푸화아악!

화르르륵!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 가는 화염 분사구에 의해 시체를 태우고 있던 불길이 기세를 더해 갔다.

뭉쳐진 채 활활 타오르는 시체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였을, 어머니였을, 자식이였을 시체들은.

한데 모여 마치 불길로부터 서로를 지키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키겠다는 마음이 너무 뜨거운 나머지 서로를 태워 버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몸에 이상한 거 붙어 있으면 바로 쏴 버려. 방심하지 말고. 사람 말을 해도 그냥 쏴 버리란 말이야. 알았어?"

"알겠습니다."

"나무 껍질이 붙어 있는 것들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기침하는 것들은 확실하니까 망설이지 말고."

일을 마치고 자리에서 벗어날 준비하는 군인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박현일과 서현경은 어렴풋이 들리는 군인들의 이야기에 각자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입고 있는 옷을 뚫고 자란 딱딱해 보이는 나무 껍질이 실시간으로 자라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알겠습니다."

"이 새끼가···. 목소리 봐라? 너만 좆같냐? 나도 좆같아, 씨발. 하지만 어쩌겠냐. 몸에 씨발 좆 같은 나무 껍질 붙어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코앞에서 똑똑히 봤잖아. 괜히 그것들 챙겼다가 박 하사님도 부상 입으신 거 벌써 까먹었냐? 다치면 좆되는 세상이다, 형철아. 조심할 수 있으면 조심해야지."

모자가 봤던 반짝이는 불빛은. 그나마 살 길이라고 여겼던 그들을 주저앉게 만들었다.

그들은 혼란스러웠다.

당최 몸에 무언가 붙어 있는 것이 어떻다는 말인가.

국민을 지켜야 하는 군인들이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죽이는 것은 어째서인가.

이것이 사람을 이상하게 만드는 병이라면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팔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괴성을 지르기는 해도.

탄환이 관통한 부분에서 울컥 솟아 흐르는 핏물이 검은색이기는 해도.

죽어 널브러진 사람들의 피부에 이상한 잎사귀, 넝쿨 줄기, 꽃, 나무 껍질 같은 것이 붙어 있기는 해도.

박현일의 눈에는 전부 사람들로 보였다.

'내 눈이 이상해진 건가?'

그를 무겁게 짓누르는 공포와 압박감에 생각을 이어 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바로 그때.

"콜록! 콜록! ···흡! 켁! 콜록-!"

군인들의 이야기를 듣기 전부터 상태가 악화되고 있던 서현경이 격한 기침을 내뱉었다. 황급히 입을 막아 소리를 죽이려고 했지만, 한번 터지기 시작한 기침은 끝이 날 줄을 몰랐다.

결국.

"······!"

"거기 누굽니까! 나오십쇼! 당장 나오지 않으면 발포합니다!"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군인들이 기침 소리를 포착하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 군인들은 소리가 들린 골목길 코너로 총구를 돌렸다.

철컥-

주홍빛 노을이 비추는 묵빛의 총구는 점차 박현일과 서현경이 있는 곳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군인들이 그들을 보게 된다면 어차피 발포할 것이라는 건 자명했다. 박현일과 서현경에게는 군인들이 경계하는 나무 껍질과 끝없는 기침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숨통을 조여 오는 상황 속에 서현경은 무슨 생각하고 있었을까.

'아들, 나오지 마. 여기에 숨어 있어.'

그녀는 박현일을 한번 바라보더니 그를 밀어 따라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콜록! 콜록! 쏘, 쏘지 마세, 콜록! 콜록-!"

군인들의 지시에 곧장 코너에서 홀로 뛰쳐나온 서현경.

"정지! 정지하십시오!"

선두에 있는 젊은 군인의 제지.

"콜록! 콜록! 저, 저기. 지금 무, 콜록! 콜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콜록! 저 좀 도, 도와- 콜록! 도와주세요···."

경계심을 풀기 위해 무릎 꿇고 두 손을 든 서현경.

- 치직··· 생존자 발견 즉시 치지직- 역으로 후송하라. 치지직···

- 아아, 치직··· 여기 생존자 셋 발견했다고 알림

- ······치직 보고 정정 칙··· 악성 변이자였다고 알리는구나······

- 치직··· ······즉각 사살하라-칙 이상

군인들이 조끼에 고정시켜 놓은 무전기는 바쁘게 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혼자이십니까."

"네, 콜록- 콜록!"

"기침이 멈추지 않으십니까."

"끕! 케헥! 콜록! 콜록!"

서현경은 자기 기침이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는 즉시 억지로라도 참으려고 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속에 있는 것들을 전부 끄집어낼 기세로 토해지는 기침은 막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으니까.

"몸에 이상한 이물질이 붙어 있거나 자라고 있습니까?"

"사람을 죽이거나 물어뜯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까?"

"사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까?"

군인은 형식적으로 질문을 연달아 던졌다. 그는 서현경이 답할 틈도 주지 않았다.

"······이 중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것이 있으십니까?"

"콜록! 마, 만약에···. 콜록! 전부··· 콜록! 해당된다, 면요? 콜록!"

서현경은 답을 알고 있음에도 굳이 군인에게 크게 되물었다.

코너 너머에 숨어 있는 그녀의 아들에게까지 들릴 수 있도록.

우리가 마주친 군인들은 위험하니 제발 나오지 말고 숨어 있으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죽는 것은 오직 그녀 혼자일 수 있도록.

"······그런 경우는 현재 악성 변이자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럼 전 악, 성··· 콜록- 변이자···겠네요? 콜록!"

"그리고."

젊은 군인은 이를 악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철컥-

그는 떨리지 않는 총구를 들어 서현경에게 겨눴다.

"······악성 변이자는, 즉각 사살입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

타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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