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20 - 220. 아이들. 그리고··· (2)
머리가 아플 때- 왼쪽 칸에 담긴 청록색 알약 1정.
※중요! 연질이라 물을 머금으면 막히지 않고 넘어가니까 삼킬 때 너무 겁먹지 않기!
상처가 났을 때- 가운데 칸 빨간 통, 안에 들어 있는 막대기로 소독 후 연고 바르기.
※중요! 소독 따갑다고 그냥 넘어가면 안돼요!
연고가 떨어졌을 때- 오른쪽 칸 습윤밴드, 상처 크기보다 크게.
※중요! 너무 작게 자르면 떨어져요!
노란 포스트잇들에 적힌 내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체했을 때,
배탈이 났을 때,
눈이 따가울 때,
혓바늘이 났을 때,
코피가 많이 날 때,
기침이 심하게 날 때.
아이들이 다칠 수 있고, 처할 수 있는 상황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아무리 써도 모자란 듯 걱정하는 내용은 자투리 공간마저 채우고 있었다.
"······."
"······"
나와 한세아는 말문이 턱 막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의 숨통을 콱 조이게 하는 문구는,
※제일 중요! ······최대한 다치지 않기.
끝에 다다를 때까지 꿋꿋하게 정갈했었던 글씨체가 마지막에 이르자 이리저리 흔들린 채 쓰여진 내용이었다.
한자한자에 어찌나 많은 생각이 담겼는지 잉크가 종이를 누른 자국이 다른 것들에 비해 크게 남아 있었다.
박채연, 박수린, 김대현, 최민수는 그들의 부모가 유일하게 남긴 메모지들만 하염없이 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아···."
한세아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뜨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단순히 메모를 읽기만 한 나조차도 울 것 같은 기분이건만. 정작 아이들은 어느 하나 우는 아이가 없었다.
너무 울어서 눈물샘이 메마른 것인지 아니면 엄마 아빠가 단순히 조금 늦을 뿐이라고 믿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울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슬프지 않다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가 어리다고 해서 마냥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
침묵을 지키고 있는 아이들의 눈에는 소리 없는 울음기가 맴돌고 있는 게 그 증거였다.
와락-
한세아가 옆에 있는 아이들을 참지 못하고 끌어안았다. 뱁새 자매와 다람쥐 형제는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얌전히 몸을 맡겼다.
손을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했던 나는 결국 별다른 행동하지 못한 채 조용히 손을 떨구고 말았다.
아이들을 싫어하거나 미워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에 속했지.
다만 내가 아이들을 다루기 힘들어하는 것은, 나는 언제나 위로를 하는 쪽이 아닌 어리광을 부리는 쪽이었던 까닭이었다.
조금씩 성장해서 바뀌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되돌아보면 난 항상 그대로였다.
"···저는 안 갈 거예요. 엄마랑 아빠는 분명 다시 돌아올 거라고요. 우리를 버리고 갈 리가 없잖아요.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면, 앞으로 열 밤만 더 자면 무조건 올 거예요."
구급 상자를 끌어안고 있는 최민수가 고집스레 말했다.
열 밤.
현재 아이들에게 열 밤은 단순히 10일을 뜻하는 게 아니었다.
매일 하루하루를 세고 10번째 밤이 지나면 다시 1부터 하나하나 세어나가는 과정의 반복.
그리고 그 과정은 부모가 캠핑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지나간 밤들이 차곡차곡 쌓인 것이 수개월이 지난 현재였으니까.
그래, 아이들은 처음부터 나, 지수, 예린, 한세아, 김청수를 피해 도망간다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정확히는 우리가 아닌 이 장소로부터 라는 것이 옳은 표현이겠지.
아이들을 묶고 있는 주박이 풀리지 않는 이상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는데, 대체 어디로 도망간다는 말인가.
아이들이 문을 잠그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였고, 다시 돌아와 이곳에 숨은 것도 그 이유였다.
갈 수 있는 곳이 아니, 여기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었으니까.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독립을 해야 하는 시간은 분명 언젠가 찾아온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 스스로가 결정해야 할 일이지 이렇게 강제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이별은 그 누구도 납득할 수 없었다. 예전에 내가 그러했듯이.
그래서 지금 아이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형은 바보야. 맨날맨날 거짓말만 하고. 열 밤만 자면 돌아온다고 했으면서···."
김대현이 자기 다람쥐 꼬리를 끌어안으며 중얼거렸다.
달그락-
그 과정에서 꼬리가 구급 상자를 툭 치자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들이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구급 상자에 들어 있는 상비약들은 전부 바닥난 상태가 아니었다. 전부 하나 같이 1~2회용분이 남아 있었으니 말이다.
아마 캠핑장으로 복귀하는 어른들이 혹여 다쳤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남겨 놓은 것이리라.
처음에 탈의실로 들어왔을 때만 해도 머릿속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달래야 하나 하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입을 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아이들이 상상하고 있는 최악이 부모가 죽었다는 것이 아닌 자신들을 버리고 간 것이라는 것도 입을 다물게 하는데 한몫하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는 사탕 봉지 속 내용물이 점점 끈적하게 변하는 것만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러다가 아이들이 또다시 마음 속으로 세기 시작한 열 밤이 곧장 다가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있는 중이었다.
끝내 답을 찾지 못한 나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아무런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하고 말았다.
다만.
"······일단 나가서 밥부터 먹자."
가라앉은 목소리를 애써 높이며 보잘것 없는 말을 내뱉기만 했을 뿐.
내가 지금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의미 없는 말에 불과할 테니까.
나는 아니, 우리는 속이 거멓게 탄 아이들에게 서로의 말이 와닿을 수 있는 최소한의 관계조차 형성하지 못한 상태였으니까.
아이들이 미련을 떨칠 수 있도록, 단념할 수 있도록 하는 무언가가 없는 이상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해서도 안되고.
그런 점을 스스로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강제로 데려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더욱 야속할 따름이었다.
마음을 옭아매는 주박을 풀지 못했으나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의왕시 캠프로 이동해야겠지.
억지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이들의 원망은 온전히 우리 어른들이 감당해야할 몫이었다.
우리의 의도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건 지금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캠핑장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남고 싶은 마음이 더 큰 상태일 테니.
"그래, 너희 아침도 안 먹었다면서. 배부터 채우자. 굶으면 몸 상해요."
울적한 눈으로 아이들을 보고 있던 한세아도 내 말에 편승했다. 그녀 또한 위로의 말을 건네지는 못했으나,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나보다는 훨씬 나았다.
"저희 안 혼나요···? 말 안 들었는데···."
눈치를 보며 물어보는 박수린.
"잘못한 게 없는데 왜 혼나? 괜찮으니까 이제 나가자. 청수가 너희한테 미안해하더라, 엄청 걱정하기도 하고."
나와 한세아는 아이들의 등을 토닥였다. 규칙적으로 등을 울리는 약한 진동에 녀석들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
이윽고.
저벅- 저벅-
나는 남자아이들을 품에 안고, 한세아는 여자아이들을 품에 안은 채 탈의실 바깥으로 움직였다.
아이들이 어찌나 가볍던지 눈을 감는다면 두 명분의 무게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대신 아이들이 가벼운 만큼 내 마음은 무거워졌다.
"아저씨!"
바깥으로 나온 나와 한세아를 반기는 지수.
그녀는 관리사무소 벽에 기대 쪼그려 앉아 있었다. 일어나면서 다리를 툭툭 치는 걸 보니 우리가 나올 때까지 계속 기다렸던 모양이다.
"안에 들어가서 쉬고 있지 왜 여기 있어?"
"에이, 내가 뭘 했다고 쉬어?"
"그래도 쉴 수 있을 때 쉬어 둬야지."
"···사실 나 쫓겨난 거야. 김청수랑 예린이 밥 준비한다면서 나 내보냈다고. 나는 뭐 주변이나 지키고 있으라나 뭐라나. 이젠 완전히 마당 지키는 개 취급이지 뭐야?"
"그렇구만."
"뭐야. 그게 끝이야? 나 개 취급 당했다니까?"
"예린이가 너한테 그럴 리가 없잖아. 네가 살짝 오해한 거겠지."
나는 아이들을 고쳐 안으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안쪽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외부로 나오니 무언가 타는 냄새가 확실하게 맡아졌다.
"아, 냄새나지? 가스 아끼려고 모닥불 피운다고 하더라. 숯도 조금 남은 거 있어서 그거랑 장작이랑 같이 쓴다고 하던데?"
뚱한 표정을 짓고 있던 지수가 작게 킁킁거리면서 말했다. 그녀의 표정은 어느새 풀린 상태였다.
하긴, 가스 버너를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아낄 수 있을 때 아껴둬야 한다. 언제 다시 휴대용 가스통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근데 장작들 다 비에 젖었을 텐데 불이 붙긴 하나?"
나는 의문을 가지고 작게 중얼거렸다.
어제 내린 폭우가 오래 내리지는 않았어도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젖을 정도로 많이 쏟아지지 않았던가.
"불지피니!"
그에 대한 답은 내가 안고 있는 아이가 해주었다. 고개를 불쑥 들어 올린 김대현이 내 귓가에 대고 외친 것이다.
"···불지피니가 뭔데?"
"불이 쉽게 붙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거예요! 젤 착··· 착··· 아, 착화제!"
착화제라. 역시 캠핑장이라 그런지 그런 것이 구비가 되어 있나 보다. 캠핑장의 감성하면 모닥불을 빼놓을 수 없기도 하고.
"아저씨, 언니. 슬슬 밥이나 먹으러 가자. 지금쯤이면 얼추 준비가 다 끝났을 거야. 이번에는 배가 좀 부르게 먹을 수 있을 걸? 그리고 세아 언니."
"네?"
"언니가 가져온 총기 제가 대충 천으로 닦아 놨어요. 무슨 기름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대강 닦아 놓긴 했으니까 마무리만 언니가 하면 될 것 같아요."
"아! 고마워요, 지수씨."
일이 줄었다는 생각에 얼굴이 환해진 한세아를 끝으로, 우리는 지수를 따라 관리사무소 뒤편으로 향했다.
가까이 갈수록 맵고 자극적인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군침이 절로 넘어가게 하는 향은 나와 한세아가 PX에서 챙겨 온 라면 스프 냄새였다.
꼬르륵-
아이들 또한 자극적인 냄새를 이기지 못했다.
다시 말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아이들의 꼬리와 꼬리깃이 살랑거리거나 움찔움찔 떨리고 있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빠! 언니!"
우리의 모습을 본 예린이 도도도 달려왔다.
아이의 뒤편에는 김청수가 물이 끓고 있는 냄비를 주시하는 중이었다. 냄비보다는 주전자에 가까운 외형을 가진 물건이었다.
"돈데크만!"
내 귓가에 불쑥 소리치는 김대현. 이번에는 말없이 속으로만 생각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답을 외쳐 주는 녀석이었다.
나, 지수, 예린, 한세아는 아이들과 함께 모닥불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았다.
휘이이···
타닥- 타닥-
약하게 부는 바람에 빨간 불씨가 기세를 키운다.
보글보글···
달궈진 돈데크만 냄비에서 하얀 김이 빠져나와 퍼진다.
"······."
"······."
김청수와 그의 동생들 사이에는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어려 있었다. 서로 눈치를 보는 걸 보니 입만 열면 바로 화해할 것 같은데, 누구 하나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이거 조금 잡탕 같아 보이지만 아니, 잡탕이 맞긴 하지만. 맛있긴 할걸? 원래 섞어 먹는게 맛있다고들 하잖아. 그치?"
지수가 헛기침하며 침묵을 깼다. 그녀 역시도 지금 상황이 많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지수는 보글보글 끓고 있는 두 개의 냄비 중 하나를 가리키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
본래 하나만 불 위에 올려져 있었으나, 오늘 새벽에 한세아가 낳은 계란이 국물에 마구잡이로 풀어져 있는 모습을 본 지수가 질색하는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냄비를 하나 더 올리게 된 것이다.
한세아가 낳았다는 것만 빼면 그냥 평범한 계란인데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먹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말뿐이지.
"저는 섞어 먹는 것보다 그냥 따로 먹는 게···."
"아이 씨, 눈치 안 챙겨? 지금 그게 중요해?"
"아니요···."
눈치 없이 입을 열었다가 결국 한 소리 들은 김청수. 그래도 그 덕분에 아이들이 킥킥 웃음을 머금을 수 있었다.
"다들 할 말이 있어도 일단 먹고 나서 이야기하자. 동의하지?"
나는 짝- 손뼉을 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네! 우리 빨리 먹어요!"
힘차게 대답하는 예린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라면 국물만 뚫어져라 보고 있는 중이었다. 하얀 김이 휘날릴 때마다 아이의 꼬리도 같이 움직였다.
"······잘 먹겠습니다."
"저두요···."
숟가락을 쥔 손을 꼼지락거리는 아이들.
우리는 오늘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의도치않게 하루를 꼬박 굶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아이들은 후후-불면서 허겁지겁 배를 채웠다.
***
어느새 해가 지고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타닥- 타닥-
간혹 주홍 불똥을 튀며 타오르는 모닥불의 장작이 제 존재감을 알리는 와중에 우리는 속을 채운 따뜻한 식사가 준 노곤함을 즐기고 있었다.
자러 갈 때가 오면 불을 끄고 관리 사무소 안으로 들어가야겠지만, 그전까지는 지금 이 순간만이 줄 수 있는 여유를 누리고 싶었다.
간만에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핫초코를 마시고 있었다. 살짝 서늘해진 바람을 맞으면서.
바로 그때.
"응? 아저씨! 까마귀 돌아오는 것 같은데?"
길게 하품을 하던 지수가 귀를 쫑긋 세우면서 말했다. 그녀가 보는 방향을 따라 우리의 시선이 같이 향했다.
"킁킁···. 응? 아이 씨···, 다들 일어나! 피 냄새가 난다고!"
까만 하늘을 보고 있던 그녀가 미간을 와락 찌푸리며 일행에게 경고를 날렸다.
순식간에 돌변한 지수의 표정에 불길한 느낌이 우리의 등골을 스쳐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까아아악······]
푸드더덕-
변종 까마귀가 하늘에서 우리가 있는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그것도 잔뜩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말이다.
"······!"
"까악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을 하고 있던 김청수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까마귀가 드디어 복귀했구나 싶었건만 어째서인지 잔뜩 다쳐서 돌아온 것이다.
"······이런 씹."
나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까마귀를 보며 이를 악물었다. 한눈에 봐도 부상이 심하다는 걸 알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붉은 피가 바닥을 메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히이······까악이가······."
주변이 어두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근처를 밝히는 모닥불의 존재 덕분에 피를 똑똑히 볼 수 있었던 아이들의 얼굴이 허옇게 변했다.
겁에 질린 것 같기도, 기껏 배를 채운 내용물들이 속을 꽉 막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기분을 풀어 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상황이 펼쳐지는가.
'나는···.'
내 능력으로는 아이들의 부모를 살려줄 수 없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주 약간의 시간을 벌어 주는 것뿐.
그래서 식량을 구하니 뭐니 하면서 온갖 변명을 가져다 붙이며 아이들에게 미련을 떨칠 시간을 조금이나마 주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적게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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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변기]님이 그려주신 팬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