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테라포밍-295화 (296/497)

Chapter 295 - 295. 한세아 (1)

정신이 몽롱하다.

언제 잠이 든 것인지는 몰라도 지금 몸에서 느껴지는 자세로 보아 하니, 나는 현재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아침에······안아···싶다고 생각합니다···."

아까부터 귓가에 속삭임이 들리고 있었다.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눈꺼풀을 들어 올려 확인하고 싶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니 한동안은 어쩔 수 없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을 때, 속삭임이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줍니다···."

"주변에 누가 있든 간에 상관없이 바로 키스 박고 시작합니다···."

"암캐년- 취소. 암캐가 들러붙어도 나를 먼저 챙겨줍니다···."

"내가 보이면 무조건 뒤에서 끌어안아 줍니다···."

"가슴 만지고 싶으면 꿈이 말한 대로 따라합니다···."

"가슴 만지는 것보다 더 좋은걸 하고 싶으면 시키는 대로 합니다···."

내게 무어라 중얼거리는 한세아. 지금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잘되지 않았다. 힘겹게 눈을 뜨니 세상이 가물가물한 게 꿈인 모양이다.

나는 실눈에서 눈을 조금 더 크게 떴고, 그와 동시에 내게 착 달라붙어 있던 한세아와 눈이 마주쳤다.

"······."

"······."

한세아는 순간 당황하면서 숨을 작게 들이켰다. 자줏빛 눈망울이 조금 더 커지면서 일렁거렸다.

참 신기한 색이라는 생각하며 가까이 보기 위해 손을 뻗으려고 했으나,

-팽

내 팔이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의아함을 담아 고개를 위로 돌리자 보이는 건 줄에 묶인 내 손목이었다. 그것도 쉽게 풀지 못하게 줄로 단단히 묶여 있는 내 손목 말이다.

"혀, 현우씨···. 이게 그, 어떻게 된 거냐면요···."

몸이 바싹 굳은 한세아는 긴장감에 타는 입술을 혀로 축이며 입을 열었다가 몸을 퍼드득 떨어야만 했다.

꾸드득-

팍!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밧줄을 그냥 내가 끊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밧줄은 외형만 멀쩡할 뿐, 내구도가 많이 닳아 있었는지 힘을 주니 손쉽게 줄이 끊어졌던 것이다.

"······어? 바, 밧줄이··· 왜? 꺅!"

나는 한세아가 스멀스멀 뒤로 물러나려고 하길래 자유를 얻은 양손으로 확 잡아당겼다. 팍, 하고 부딪치는 몸. 이렇게 세게 잡아당기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역시 꿈이라 그런가 힘 조절이 어려웠다.

그래도 품 안 가득 느껴지는 말랑함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부풀어 오른 가슴이 뭉개지는 느낌이 좋았다.

"흐응!"

내친김에 커다란 가슴을 손으로 주물럭거리니 한세아가 놀란 신음을 토해냈다. 그녀는 내 품에서 벗어나려는 듯 몸부림을 쳤지만, 내가 워낙 꽉 잡고 있어서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세아씨. 저는 묶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하응! 흣! 혀, 현우, 씨! 자, 잠깐만요···!"

가슴이 내 손에 잡혀 뭉개지는 모습을 보고 있던 한세아가 다급하게 무어라 말하려고 했으나, 나는 듣지 않았다. 정확히는 젖가슴 살에 손이 파묻히면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느라 못 들었다는 것이 옳았다.

"세아씨···, 왜 이렇게 까불어요···. 저 예전부터 참기 힘들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나는 귓가에 어렴풋이 맴돌고 있는 속삭임처럼 한세아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이 다음에 뭐였더라. 아, 가슴을 만지라고 했었다.

가슴은 이미 만지고 있으니 이번에는 만지는 방식을 바꿔보았다.

"헤윽···하아앙··· 자, 잘못···."

밑가슴부터 들어 올리듯 가슴이 형성한 곡선을 천천히 따라 올라가니 중간에 걸리는 첨단이 있었다. 지금 한세아의 몸이 많이 위축된 것처럼 약간 흐물흐물한 연분홍빛 젖꼭지였다.

"잘못했다는 태도가 이래요!?"

찾았다라는 생각과 함께 크게 비틀었다.

"하으으윽?! 아, 아파요···! 그, 그마안···. 제바알···. 현우씨, 잘못했어요···. 아파요···."

순간 허리를 크게 띄우며 한세아는 고통과 쾌감이 절반씩 섞인 신음을 내질렀다. 그녀는 몸이 받는 자극을 버티기 힘든지 어떻게든 몸을 웅크려 자극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힉···, 히끅···. 흥읏···."

한세아는 지수와 달리 최대한 몸의 약점을 숨기려는 반응이었다.

이를 악물어 소리를 죽이고,

눈을 질끈 감아 시야를 차단하고,

몸에 바싹 힘을 줘 딱딱하게 굳히고,

계속해서 팔을 휘적거려 나를 밀어 내려고 하고.

그동안 항상 먼저 끌어안아왔던 주제에 이제서야 나를 밀어 내려고 하니 괘씸했다. 그리 생각한 나는 침대 머리맡에 끊어진 밧줄 중 가장 멀쩡한 것을 골라냈고, 곧장 한세아의 손목을 묶기 시작했다.

점점 빳빳해지고 있는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로 굴리면서 했기 때문에 한세아는 제 손목이 전부 묶이고 나서야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었다.

"어? 이, 이거 풀어 줘요! 이익··· 이번에는 왜 안 끊어져···!"

역으로 묶였다는 생각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한세아. 그녀는 안간힘을 쓰며 팔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허나, 줄은 끊어지지 않았다.

"스읍···."

꽉 안으면 안을수록 품에서 느껴지는 여체가 주는 자극이 만족스러웠다. 훤하게 드러난 한세아의 쇄골에 얼굴을 묻어 숨을 들이켰다.

"히이······."

피부에 난 솜털이 닭살과 함께 오소소 일어나면서 한세아는 힘 빠지는 소리를 냈다. 그녀에게서는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려왔고, 로션이 피부에 깊게 배인 살내음이 났다. 파우더가 묻은 아기 냄새 같기도 했다.

기도하듯 손이 묶인 한세아는 어느새 가슴을 괴롭히는 손에게 반항도 하지 못하고 몸을 바들바들 떨어댔다. 다만, 보이는 몸짓과 다르게 딱딱하게 굳어 있던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럽게 풀리고 있었다. 조금씩 풀리는 동공과 함께.

"세아씨, 고개 돌려요."

내가 그녀의 고개를 살며시 돌리면서 한 말에,

"츄웁···, 하웁···."

잠시 망설이던 한세아는 슬쩍 고개를 돌리고 입을 맞췄다. 내게 온몸이 붙잡혀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얌전히 내게 말랑한 혀를 내주었다.

간혹 그녀의 엉덩이를 찌르고 있는 내 자지가 비벼질 때, 그녀는 순간적으로 숨을 크게 들이키며 무의식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내가 가슴을 주물럭거리면서 좀 더 강하게 끌어안으면 금세 잠잠해졌다.

민트향이 나는 침을 마시며, 혀를 어지럽게 섞는 진한 키스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응읏···! 읍···! 이제 그, 만-하읍!"

점점 숨이 부족해진 한세아가, 커다란 가슴에 새빨간 손자국이 새겨진 한세아가 달뜬 숨을 내뱉을 때까지. 그녀는 눈가에 고인 눈물로 애원했다.

내가 술에 취해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한세아도 취한 것인지 몸의 저항은 그만두고 애달픈 시선으로 말없이 애원하는 그녀였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눈꼬리로 이동하고, 열매로 맺힌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기 직전에 나는 그녀가 숨을 쉴 수 있게 붙잡고 있던 혀를 풀어 주었다.

"프하···! 헤엑···헥···."

몸에 진이 빠진 한세아는 꼿꼿하게 세우고 있던 등을 내게 푹 기대 쓰러졌다. 모자란 숨을 보충하기 위해 그녀의 가슴팍이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커다란 가슴이 물결치듯 출렁였다.

찌덕-

그녀가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에 손을 아래로 내렸다. 돌핀 팬츠는 푹 젖어 있었다. 단순히 손가락을 위로 살짝 스치기만 해도 맑은 애액이 묻어나올 정도로.

"하, 으읏···!"

타인의 손가락이 자기 음부를 만지고 있다는 사실에 한세아는 다리를 오므렸으나 의미는 없었다. 내 손이 이미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아니야! 아니에요! 흐응···! 아, 흐읏!"

아무 말도 하지 않았건만. 내 손가락 사이에서 길게 늘어지는 애액을 본 한세아는 괜스레 소리를 키우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흩날리는 머리카락으로부터 맡아지는 샴푸 향이 좋았다.

"아프면 말해요."

나는 나지막하게 한세아의 귓가에 속삭인 다음에 보지를 가리고 있는 돌핀 팬츠를 살짝 옆으로 밀어냈다.

그와 동시에.

찌걱-

중지를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애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저항감없이 한 번에 쑥 들어갔다. 질벽을 따라 형성된 질 주름이 손가락에 진득하게 달라붙었다.

"아, 안-흐아앙! 아아앙! 왜, 왜애-! 하그으윽···!"

한세아는 화들짝 놀라면서 다리를 더욱 강하게 오므렸다. 그러나 오히려 그 탓에 자극이 더 강해졌고, 도리도리 고개질은 더 빨라졌다. 강한 자극에 발가락이 잔뜩 오므려진 건 덤이었다.

그녀가 입술을 짓씹어 소리를 죽이려고 하길래 나는 애꿎은 입술 대신 작은 입을 벌려 내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읍! 으븝···!"

자기 입으로 들어온 손가락이 혀를 유린하고, 손목이 묶여 움직임을 제한당한 상황에서 내가 그녀의 보지에 손가락을 넣어 질 천장을 천천히 긁으니 한세아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저 동공만 조금씩 풀려갈 따름이었다. 쪽쪽이를 빠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혀로 감는 건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이제 그만···. 제, 발요······. 머리가 이상, 하단 말, 이에요···."

질벽을 휘젓는 손가락이 주는 자극에 고개를 뒤로 젖힌 한세아가 물기 어린 목소리로 애원했다. 다만, 처음과 달리 떨리는 목소리는 쾌락에게 지배 당해 있었다.

찌걱-찌걱-찌걱-

나는 말없이 질 주름을 헤집는 행동에 박차를 가했다. 뭔가 그녀가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흐읏, 흐으읏-, 끄, 흐으읏······! 하아아앙···!"

지문의 방향을 바꿔가며 그녀의 속을 살며시 문지를 때, 한세아가 내지르는 신음 소리가 다르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억지로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으나, 가까이서 신음을 듣고 있는 나는 그 차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제발, 제발, 제발요···. 더는 싫, 어요···! 아흐윽···! 놔요-, 놔아-!"

점점 격해지는 한세아의 반응. 그리고 질벽 천장 어느 한가운데 오돌토돌하게 난 곳이 문질러지는 것과 동시에.

"하, 으으읏······!"

허리를 순간 높게 띄운 한세아가 조수를 내뿜었다. 그러다가 털썩, 몸을 힘없이 눕혔다. 헤엑, 헤엑하는 달뜬 숨을 간신히 내쉬면서.

나는 축축해진 손을 보며 말없이 기진맥진한 한세아의 하의를 벗겼다. 그녀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기만 할 뿐, 이어지는 내 손의 움직임을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가 정신을 조금이나마 차렸을 때쯤은 이미 돌핀 팬츠가 사라진 후였다.

그리고 내가 발기된 자지를 뒤에서 문지르고 있는 후였다.

"아, 아···."

손이 줄에 묶인 한세아는 땀에 젖은 볼에 달라붙은 적색 머리카락을 떼어 내지도 못했다. 훤하게 드러난 자기 보지를 가릴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다리를 모아 숨길 수도 없었다.

뒤에 자리를 잡은 내가 한쪽 다리를 잡아 올렸기 때문이었다. 다 커서 이런 꿈을 꾸는 게 좀 그렇긴 해도, 이왕 꿈을 꾼 거 하고 싶은 건 다 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몸이 무거워서 일어날 수가 없으니 침대에 그대로 누운 채로 한세아를 안고 싶었다.

찌덕···

점성이 높아진 애액이 다리가 좀 더 벌려지면서 길게 늘어진다.

"혀, 현우씨···. 제, 제가 잘못했어요···. 역시 억지로 하려고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 그러니까아- 우, 우리 여기서 멈추면━끄아, 흐으읏···?!"

긴장감에 떨리는 한세아의 말은 제대로 끝맺어지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럴 수가 없었다는 게 옳은 표현이었다.

그도 그럴게, 그녀가 말을 다 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한계까지 팽창한 자지를 망설임 없이 보지 안으로 박아 넣었으니까.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한세아는,

철퍽철퍽-

아래에서 들리는 살갗 부딪치는 소리에 질벽을 꽉 조였다. 그 탓에 안을 깊숙이 파고들어가던 귀두는 잠시 중간에 멈췄다. 확연하게 비좁아진 통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두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꾸욱- 꾸욱-

기둥을 옭아매려는 주름을 밀어내면서.

"끄, 으읏?!"

멈추지 않는 귀두의 전진에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을 지은 한세아. 그녀는 안으로 들어온 이물질을 밀어 내려는 듯 지속해서 질벽을 조였다가 풀기를 반복했다.

"큭···."

다만 밀어내기는커녕 그녀가 만들어 내는 질벽의 움직임은 나를 더 자극하기만 할 뿐이었다. 신음을 내는 건 한세아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므로 나는 그녀 밑으로 집어넣은 손으로 가슴을 만지거나 입으로 물었다.

"하앙! 깨, 깨물지 마요···! 움직, 이는 것, 도 잠깐, 만 흐윽- 멈, 춰 봐요···! 제바알···!"

이제 보니 입을 막아야 하는 건 한세아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자꾸만 시끄럽게 구는 입을 내 입으로 막았다. 그러면서 혀를 섞었다.

"웁! 츄웁···, 헤으윽···! 프하, 으븝···. 제, 발···흐읍!"

그녀가 말을 할 수 없을 때까지 키스를 이어 나갔다.

그녀의 동공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허리를 움직여 피스톤을 이어 나갔다.

그녀의 숨이 턱 막힐 때까지 강하게 끌어안아 여체가 주는 감촉을 느꼈다.

풍만한 가슴은 한세아가 옆으로 눕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살짝 눌렸다. 내 손에 한가득 잡히고도 남는 젖가슴 살은 쫙 펴진 손가락을 사이사이에 파묻었다.

"끄흣! 살살··· 이제 풀, 어 달라는 말, 안 할 흐읏···테니까아··· 조금만 살살···."

쾌락으로 인해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 한세아. 그녀는 없는 꼬리 대신 엉덩이를 살살 흔들며 애원했다. 어둠이 가득한 방 안에 높은 톤의 신음 소리가 울려 퍼진다.

"흐, 아앙···! 흣-, 흐으읏-."

처음에는 자신이 내는 소리가 부끄러웠는지 베개에 고개를 묻으려고 했던 그녀이지만, 소리를 한번 숨겼다가 어떤 꼴을 당했는지 몸소 체험한 한세아. 내 팔에 의해 고개가 위로 들려진 그녀는 강한 자극으로 인해 생기는 눈물만 뚝뚝 흘렸다.

그러면서 깊숙이 파고든 귀두가 한껏 위로 올라간 자궁구를 때릴 때마다 질벽을 조였다. 다만, 그 느낌은 조금 생소했다.

알을 낳는 한세아의 특성 탓인지 자궁구가 살짝 열렸다가 닫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아주 조금만 더.

치골 사이에 공간이 없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잡기 좋은 그녀의 엉덩이를 강하게 짓눌러 자지를 더 깊숙하게 넣는다면 귀두를 자궁구 너머로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하아···, 흐윽···, 더 넣으, 면 안 돼, 요오···."

이미 자궁을 들어 올리는 듯 박아지는 자지에 한세아는 한계였으니까.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눈이 위로 올라갔다가 간신히 내려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풍만한 가슴이 주는 자극.

조여 오는 질벽이 주는 자극.

귓가를 간지럽히는 신음이 주는 자극.

피부에 맺힌 땀에 의해 서로의 몸이 미끄러지면서 느껴지는 자극.

온몸에 휘몰아치는 자극을 참다못한 나는 한세아의 배에 손을 올렸다. 여성 특유의 굴곡이 있는 배에 손을 가져다 대니 자지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하응! 흐윽!"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의 귀와 말랑한 귓불을 입술로 살짝 물었다.

"후우···. 세아씨, 사랑합니다."

그러면서 그녀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비록 꿈이라고 해도 아니, 오히려 꿈이기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때였다.

"······! 아, 아, 아···! 현우씨, 제발! 잠깐만! 한번, 이면 돼요···! 한, 번마안! 하악, 흐윽!"

몸이 축 늘어져 있던 한세아가 갑작스레 몸부림치며 내 품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던 것은. 그러나 나는 그녀를 풀어 주지 않았다.

철퍽! 철퍽!

대신 허리를 더 강하게 움직였다. 귀두만 간신히 걸칠 정도로 뒤로 빼다가 끝까지 박아 넣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현, 응흣- 현우씨···! 안, 돼요···! 아흑- 헤윽···!"

예고도 없이 강해진 피스톤에 한세아는 손이 하얗게 질릴 만큼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애원을 포기하지 않은 그녀는 한번만 자기 말을 들어달라는 듯 먼저 내게 입을 맞추며 아양을 떨었다.

오히려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남성을 자극한다는 걸 모르는 것일까. 한껏 약해진 암컷의 모습에 나는 멈추지 않고 더 격렬하게 그녀를 탐했다.

"츕···, 흐응···, 하웁···."

입의 점막이 혀에 달라붙고, 보지의 점막이 자지에 달라붙었다. 막힌 입 대신 코로 숨을 쉰다. 점점 차오르는 자극에 귀에 이명이 들리는 듯하다.

입을 맞추며 눈물 젖은 눈으로 애써 웃으려고 하던 한세아는 이도 저도 아닌 표정이었다. 그녀의 예민한 부분을 긁고, 안에서 꾸물꾸물 움직이는 자지가 파고들 때마다 얼굴이 무너졌던 까닭이다.

마음속에서 타고 흐르는 묘한 정복감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지의 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한계에서 조금 더 커지게 된 귀두는 곧 시작될 진한 사정을 알렸다.

"흐읏! 으웁! 프하! 아, 안 돼애···!"

누구보다 그걸 잘 느끼고 있을 한세아가 다급하게 입을 떼며 외쳤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이윽고.

"아, 흐으으읏?!"

첫 번째 사정이 한세아의 자궁을 가득 채웠다. 자지에 쌓였던 자극이 오래였던 만큼 기나긴 사정이 이어졌다. 뜨거운 정액이 그녀의 안을 채우자 한세아는 눈을 크게 뜨며 몸을 덜덜 떨었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자궁구와 맞닿아 있는 귀두를 밀어 내려고 하는 것이 느껴졌다. 귀두의 끝을 건드린 것이 말랑했다면 자궁구가 내려왔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말랑하기는커녕 딱딱함만이 있었다.

"······?"

성욕을 일차적으로 해소시킨 사정이 주는 여운을 즐기고 있던 나는 천천히 허리를 뒤로 밀어 자지를 한세아의 보지에서 빼냈다.

즈뿍-

울컥 새어 나오는 하얀 정액.

그리고.

"흣-, 흐읏···. 헤으윽···."

눈이 위로 살짝 올라간 한세아가 힘없이 흘리는 신음과 함께 하얀 알들이 경련하듯 뻐끔거리는 보지에서 밀려 나왔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툭-

데구르르르···

그렇게 한세아가 낳은 알들은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굴러갔다.

'···이야, 신기하네.'

별다른 감상도 없이 그저 신기하다고만 느낀 나는 하얀 알들이 침대 위를 굴러다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역시 꿈이라 그런지 참 현실에서는 상상도 못 할 광경을 보고 있는 듯했다.

이제 어느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굴러가는 알은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가겠지.

하지만.

"······어?"

데굴데굴 굴러가는 알은 내 예상과 다르게 얼마 가지도 않고 멈춰 섰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알들의 모습은 그대로 내 망막에 남아 각인되었다.

뭐야.

왜 멈춰.

멈추면 안 되는데?

뭔가 정신이 확 일깨워지는 감각에 삐걱거리는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곳에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한세아가 살짝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뚝- 뚝-

알이 빠져나온 보지에서 하얀 정액들이 마저 새어 나와 침대보로 떨어진다.

불현듯 드는 생각 하나.

······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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