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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포밍-495화 (496/497)

Chapter 495 - 495. 외전 - 설 (13)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내가 정신을 차렸던 때는 누나가 이미 고장 난 이후였다.

"그마안···. 그마내···."

몸을 완전히 축 늘어트린 메이벨. 그녀는 탁 풀린 눈으로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발버둥을 쳐 봐도 집요한 내 손길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누나는 베개나 이불이 아니라 내 손목을 필사적으로 붙잡아서 밀어내려고 했었다. 머리채를 붙잡기도 했었고.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몸에 힘이 풀린 상태였기에 내 손목을 잡는 힘이 매우 약했고, 결국 그녀는 유방의 첨단을 계속 괴롭힘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돌기가 이에 잘근 물려도 무력하게 보고만 있는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어찌어찌 감각을 참아보려고 하는 것 같았으나, 그것 또한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입술을 잘근 씹고, 눈을 질끈 감고, 발가락을 세게 오므려도 내가 돌기를 이로 약하게 씹기만 하면, 메이벨은 저항하지 못하고 허리를 통통 튕겨야만 했었으니까.

그 결과가 지금이었다.

눈꼬리에서 볼을 타고 흐른 눈물 자국,

칠칠치 못하게 벌어진 작은 입,

윤기로 번들거리는 몸,

진정이 되질 않는 달뜬 호흡,

쉴 새 없이 오르내리는 복부.

험한 꼴을 당한 듯한 누나의 모습이었다. 정작 건드린 건 일자 균열에 숨어 있었던 돌기뿐이었는데.

"······."

그래도 망가진 누나와 연분홍이었던 유방의 첨단이 잇자국에 불그스름하게 부어오른 것을 보니 너무 심했나 싶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홀린듯이 만지다가 멈출 때를 놓치고 말았다.

가슴 한 켠이 콕콕 찔리는 느낌에 미안함을 담아서 누나를 바라보았다. 계속 이어지던 괴롭힘이 멈추자 그녀는 힘겹게 정신을 차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흑, 내가 그만해 달라고 했는데···, 계속, 계속 만지고오···!"

그와 동시에 누나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후들거리는 팔로 간신히 눈가를 가린 모습이 매우 애처로워 보였다.

내게 뭐라 하려는 기색이 느껴졌지만, 달아오른 몸을 주체할 수 없어 그만두었다는 몸짓이 전해져 와서 가슴 한 켠을 콕콕 찌르는 느낌이 더 강해졌다.

흐물흐물했던 젖꼭지가 이제는 빳빳하게 뭉친 채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으나, 메이벨은 그걸 가릴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지금 그 근처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순간 눈이 살짝 올라갈 정도로 예민해진 상태인 까닭이었다.

"미안."

나는 누나의 몸 위에 내 몸을 포갰다. 잘근잘근 씹히는 자극에 의해 빳빳하게 솟은 첨단이 내 몸에 쓸리고, 물컹한 가슴이 꾹 눌리자 누나는 몸을 잘게 떨었다. 옅은 신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쪽-

인정사정없이 괴롭히는 것이 아닌 깨지기 쉬운 도자기를 만지는 것처럼 누나의 볼에 입을 맞췄다. 눈가를 가리고 있던 팔을 내린 메이벨은 나를 찌릿 흘겨보았다. 그래도 어색하게나마 호응을 해주었다.

"하웁···, 후읍-."

은색의 실선이 이어지다가 톡 끊어진다. 그 모습을 잠시 멍하니 보던 누나는 돌연 미간을 찌푸리며 통증을 호소했다.

"허리 아파···."

"많이 아파?"

"···허리 전체에 멍이 든 느낌이야. 거짓말쟁이. 나쁜 놈. 한번만 만진다고 했으면서."

돌기를 여러 방식으로 자극할 때마다 몇 번이고 튕겨대던 허리였으니 통증이 느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허리가 부딪힌 침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허리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워낙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생긴 문제였다.

나와 맞대어진 배에서 실금을 한 것처럼 축축함이 느껴진다. 점성이 살짝 있는 그 액체는 누나가 순간 숨을 멈추며 발가락을 세게 오므릴 때 새어나온 애액이었다.

길게 늘어지다가 끊어지는 선이 굉장히 야릇했다. 자연스레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누나, 미안. 나 더 참기는 힘들어서."

나는 그녀에게 사과를 재차 건넸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다. 이제부터 일어날 일에 대한 사과를 미리 한 것이었다.

"······어?"

메이벨은 남아있던 울음기를 싹 지웠다. 남은 서러움보다 지금 받은 충격이 더 커서 울음을 멈춘 표정이었다. 그녀는 잠옷을 벗은 나를 바라보며, 정확히는 지금 자신과 맞닿아진 부분을 보며 입을 열었다.

"···가정 폭력 아니야?"

누나는 떨리는 목소리만큼이나 떨리는 손으로 아랫배에 손을 올렸다. 무언가를 가늠하는 듯한 손길은 다리 사이를 지나 둔덕을 타고 배꼽 아래까지 올라갔다.

"······가정 폭력이잖아. 맞잖아."

메이벨의 다리를 내 허벅지에 올린 나는 말없이 한계까지 부풀어 오른 자지를 보지에 갖다 대었다. 삽입에 앞서 손가락으로 입구를 쓸어 올리자 미끈한 액체가 잔뜩 묻어나왔다. 몸이 충분히 풀렸다는 증거였다.

"히끅···! 흡! 하읏!"

입구 주변의 민감한 피부를 살살 자극하며 애액을 펴 바를 때마다 누나의 몸이 잘게 떨렸다. 그녀의 허리가 살짝 들린 사이에 나는 베개를 그 밑에 넣어주었다.

"혀, 현우야. 잠깐- 잠깐만···!"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는 다리를 허우적대며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막상 본방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오니 딸꾹질을 할 정도로 긴장을 많이 한 모양이다.

"있잖아, 현우야. 이거 내 생각인데 지, 지금 넣으면 나 큰일날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러니까?"

"자, 작게 만들었다가 안에서 점점 커지게 만들면, ···안되나? 어때? 누나 엄청 똑똑하지."

힐끔힐끔 눈치를 살피며 묻는 누나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 웃음을 본 누나는 발끈하며 뭐라 외치려고 하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도 그럴게, 내가 안된다는 말을 내뱉으며 귀두를 살짝 밀어넣었기 때문이다.

"흐읏···! 이, 이상해···! 분명 예전에는 작고 귀여웠는데에···!"

꽉 다물려 있던 살덩이가 좌우로 벌어지면서 귀두의 끝을 조금 삼켰다. 그리고 그 안의 열기가 기둥을 타고 전해졌다. 침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저항감도 같이.

"아프면 말해. 바로 멈출게."

"···아냐. 매도 먼저 맞는, 게 흐욱-, 낫, 다고··· 읏-, 하잖아···."

누나는 그리 말하며 내 허리에 손을 올렸다. 원래 의도는 팔로 안으려고 했던 것 같았지만, 지금은 내가 허리를 뒤로 빼고 있는 상태였기에 올리는 것에 그쳤다.

"누가 보면 진짜 가정 폭력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

"맞잖아···."

메이벨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시선은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질구를 자극하고 있는 자지를 향해 있었다.

"누나, 사랑해."

"어? 나, 나도 사랑-."

누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랑한다는 내 말에 무심코 지어진 헤실 웃음이 사라지기도 전에 나는 하반신에 힘을 주며 골반을 움직여 거리를 좁혔다.

즈윽-

살짝 물고만 있던 살덩이가 더 크게 좌우로 벌려지며 질구가 열렸고, 귀두가 뜨겁게 달아오른 질벽을 밀어내며 나아갔다.

"-해엑! 아! 끄, 아읏-! 욱-, 히욱···!"

무의식적으로 나를 밀어내려는 듯 다리를 강하게 조인 메이벨은 억눌린 숨을 끊어서 토해냈다. 내 허리에 올려진 그녀의 손은 어느새 구부러져 내 등을 긁고 있었다.

침입자를 막으려는 것처럼 힘이 가득 들어간 메이벨의 아랫배. 그에 따라 자지를 압박하는 힘이 늘어났다. 확 조여지는 질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움직인 귀두는 앞을 힘겹게 막고 있던 얇은 막마저도 뚫었다.

그와 동시에.

"햐아앙···!"

메이벨은 커다란 신음을 터트리며 나를 온몸으로 끌어안았다. 두 다리를 교차시켜 내 하반신을 붙들었고, 두 팔로 내 상체를 감싸 안았다. 그 힘이 어찌나 강한지 원래 내가 생각했던 깊이보다 자지가 더 깊게 들어가고 말았다.

"우욱···!"

그녀가 헛구역질을 하는 듯한 소리를 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숨을 쉬기가 힘겨운 것인지 누나는 숨을 내쉬지도, 들이쉬지도 못하는 상태를 유지했다.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눈물이 가득한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 보는데 내가 뭔가를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지금 깊이를 유지하면서 누나가 적응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지금 뒤로 빼면 질벽에 생긴 상처가 덧날 수도 있었으니까.

그녀의 이마에 어지럽게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준 나는 딱 붙은 메이벨의 골반을 느끼며 상체를 수그렸다. 서서히 거리가 좁혀지는 얼굴에 누나는 다급히 고개를 들어 입술을 포갰다.

"으뭅!"

그 과정에서 하반신이 흔들렸는지 그녀는 신음을 토해냈으나, 내 입에 막혀 소리가 빠져나가지 못했다.

쪼옥-, 쪽. 입맞춤을 통해 하반신에서 전해지는 압박감을 잊으려는 것처럼 누나는 스스로 혀를 내밀어 내 입술을 탐닉했다.

"푸하-, 하웁···."

내 혀와 메이벨의 혀가 어지럽게 얽힐 때마다, 그저 자지를 강하게 압박하기만 했던 질내가 서서히 긴장을 풀었고, 자지 형태를 따라 압박감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있던 복부도 서서히 부드럽게 풀리면서 자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닌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형태에 맞춰지는 듯한 감각이 귀두와 기둥을 감싸는 느낌은 무심코 이를 악물 정도였다. 점막이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흐응, 흣, 하앙-."

이제 천천히 움직여도 되겠다 싶어서 허리를 살짝 뺐다가 다시 앞으로 밀어넣기를 반복하니, 누나는 교태 섞인 콧소리를 내뱉었다.

"괜찮아?"

"으응, 이제 괜찮아···."

그럼에도, 그 소리에 미약한 고통이 섞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기에 나는 일정 속도 이상을 넘지 않았다. 누나가 이 속도에 적응할 수 있게 천천히 앞뒤로 왕복 운동을 하며 길을 만들었다.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자극 자체는 제대로 쌓이고 있어서 한계까지 커졌다고 생각했던 자지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앗, 으읏, 응···, 하욱-."

더 깊이 박을 수 있지만,

더 깊이 박으면 닿아서는 안될 곳에 닿을 수 있겠지만, 그러면 더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지금 중요한 건 내 쾌락보다 누나의 쾌락이었으니 참아야 했다. 누나가 더 기분 좋아질 수 있게 적당한 속도를 유지한 채로.

깊숙한 곳까지 자지를 밀어넣지 않고, 절반 정도 넣은 상태에서 질내를 부드럽게 헤집는 과정은 일종의 길을 다지는 작업이라고 봐도 좋았다.

"현, 우야···."

그런 내 기색을 눈치챈 것일까. 한껏 상기된 얼굴인 메이벨이 내 쇄골에 얼굴을 묻으며 불렀다. 내 움직임에 맞춰 힘겹게 허리를 움직여주면서.

"후응-, 비밀 하나아, 히읏···, 알려줄까아?"

"비밀?"

"하아, 하아···. 응읏! 응, 비밀···. 나 사시일··· 힉- 네 생각, 읽을-끄읏, 수 있어···."

뜬금없는 고백을 한 메이벨.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참을 수 있었던 건 내 걱정이 여과없이 바로 전해진 덕분이라며 말했다. 내 생각이 머릿속으로 전해져 왔기 때문에 떼를 쓸 수가 없었다고.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응···. 다는 아니, 고, 흣-, 약간만···. 그래서어- 지금 네, 헤욱··· 생각도오 알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그걸 내 입으로 말, 해야 해에···?"

"그래야 진짜인지 아닌지 알지."

한번 맞춰보라는 듯 말하자 누나는 살짝 망설였다. 달뜬 호흡을 내쉬면서, 땀에 젖은 몸을 내게 부딪히면서. 힐끔힐끔 눈치를 살핀 누나가 이내 입을 열었다.

"···더 하고 싶다고···, 막 나를 괴롭히고 싶다고···, 좀 더 깊게···, 팡팡, 넣고 싶다고···."

과연, 누나의 말이 사실인듯 내가 했던 생각과 비슷하게 말하는 누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걸 비밀로 했다는 생각에 누나가 괘씸하게 느껴졌다.

나는 인정하는 대신 부정하는 말을 돌려주었다.

"아닌데?"

"그, 그럴 리가 없는데···."

내가 그리 말할 줄은 몰랐다는 것처럼 눈을 휘둥그레 뜬 메이벨은 질벽을 자극하는 자지에 눈살을 찌푸리며 긴가민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흣-, 그렇게 당하고 싶···나?"

천천히 왕복하던 움직임이 멈추고, 침묵이 이어진다. 누나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건지 뒤늦게 깨닫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래봤자 얼굴이 아주 새빨갛게 변했다는 건 가려지지 않는데 말이다.

땀에 젖어 뭉쳐진 금발 사이로 드러난 귀가 아주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미 말을 주워담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한 건지 누나는 얼굴을 가린 채 입술만 달싹거렸다.

"그러니까 있잖아. 만약 네가 원한다면, 조금 더··· 세게 해도 좋아. ···나도, 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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