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농법 제4장.”
스륵.
피아로가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거친 노동의 영향으로 늘어진 천 옷에 가리어있는 6개의 칼집 중 하나로부터 쇠스랑을 뽑는 것이었다.
그리드가 제작해준 접이식 쇠스랑이었다.
그것을 펼치는 순간 피아로의 능력이 폭발했다.
템빨이었다.
[농업과 관련 된 모든 스킬의 위력이 20퍼센트 상승합니다.]
“밭 갈기.”
퍼퍼퍼퍼퍼펑!!
피아로가 쇠스랑으로 땅을 갈자 지면이 해일처럼 일렁이더니 솟구쳤다.
***
‘대박이다!’
세계최고의 게임BJ 바니바니.
채찍처럼 휘어나가는 휴렌트의 오러를 카메라에 담는 순간, 그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휴렌트의 컨트롤 실력이 그만큼 신묘하였다.
하지만 행색이 초라한 농부의 호미에 오러가 쉬이 가로막히는 순간, 바니바니는 실망하고 말았다.
‘농부도 막을 수 있는 기술이었어?’
오러 마스터 휴렌트.
그가 자랑하는 오러는 겉모습만 화려할 뿐, 위력이 영 별로였던 것이다. 그리드에게 괜히 5초 만에 패배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드에게 복수하기는커녕 이번엔 4초 만에 죽는 거 아닌가?’
휴렌트의 실력에 극도로 실망하고 혀를 차던 바니바니가 이내 문득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레이단에는 엄청난 농부가 있다는 소문이…’
만약 그 소문이 사실이었다면?
‘엄청난 특종이다!’
소문의 진상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흥분한 바니바니가 촬영에 더욱 더 집중했다.
휴렌트는 드래곤의 브레스를 연상시키는 어마어마한 스킬을 시전하고 있었다.
‘우오오!’
휴렌트의 실력은 진짜다. 그에게 실망하는 일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
브레스의 위력을 보고 깨달은 바니바니가 손에 땀을 쥐었다.
소문의 농부가 저 막강한 브레스에 과연 어떤 멋진 기술로 대처할지 기대했다.
‘화려한 전투신으로 내 방송의 시청률을 올려다오!’
애타게 바라는 바니바니였지만, 그의 바람은 곧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또 농기구라고?”
호미에 이어서 쇠스랑이라니!
피아로라는 이름의 농부는 바니바니의 기대와 달리 화려한 전투신을 선보일 마음이 없어보였다.
아니, 애초에 정신 줄을 놓은 듯했다.
바니바니가 눈살을 확 찌푸리는 그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