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빨 50권 - 5화
속도 싸움이다.
길게 끌어서 좋을 건 없다.
레이드 파티원들의 공통 된 생각이었다.
자연 회복을 금지시키는 지옥의 환경은 플레이어와 NPC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으니까.
하여.
퍼펑!
채채채채채챙!!
피아로와 레이첼을 필두로 삼은 레이드 파티원 전원은 이를 악물고 전투에 임했다.
협곡과 협곡 사이를 박차고 돌진하며, 베리드의 사각을 노리고 가속하며, 서로의 스킬을 연계하여 강화시키며, 정말로 쉴 틈조차 없이 맹공을 퍼부었다.
협공의 효과는 컸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함에 따라서 방어력과 생명력이 오른 베리드였지만 인류를 대표하는 실력자들을 상대로는 버티기 힘들어했다.
반격할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베리드는 대악마.
태생적으로 강한 그는 단지 타고난 권능을 이용해서 대상을 짓밟아왔을 뿐.
딱히 어떤 전투 기술을 배우거나 연마하진 않았다.
그에게는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킬만한 저력이 없었다.
““비겁한 놈들....!””
이대로는 당한다.
탄생 이래 최초로 두려움을 느낀 베리드가 발악적으로 외침과 동시에.
쿠와아아아아아앙!!
어떤 절벽 위로부터 새로운 마력이 폭사했다.
베리드와 피아로, 그리고 키리누스와 칠공작들의 신경을 모조리 사로잡을 정도로 흡인력 높은 마력이었다.
그 특별한 마력은 찬연한 빛이 되어 대지에 떨어졌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윽....!”
“이 힘은....!?”
크라우젤과 페이커가 큰 상처를 입었고, 칠공작들은 신음을 토했다.
단 세 명.
피아로와 키리누스, 그리고 레이첼만이 자신을 덮쳐온 무지갯빛의 마력을 온전히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굉장히 강력한 마력이군.....”
찌릿찌릿!
떨리는 손끝을 확인한 피아로가 벼랑 위로 시선을 돌렸다.
녹색 머리카락의 사내가 보였다.
불어오는 바람이 나를 밀치면 그대로 떨어져 죽겠노라 말하듯, 사내는 벼랑 끝에 위태로이 서있었다.
“아그너스.....”
사내의 정체를 확인한 크라우젤은 아차 싶었다.
아그너스는 제1위 대악마 바알의 계약자.
그의 본래 역할은 인류의 대적자다.
그에게는 인계에 강림한 대악마를 도울 명분이 있었다.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야말로 바로 그의 의무였다.
하지만 그는 여태껏 잠잠했고 크라우젤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해왔다.
자신 홀로 모든 사람들을 적대해야한다는 사실이 커다란 부담감과 가책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나타나 베리드를 도왔다는 것은.
‘망설임을 버렸다는 뜻인가.’
계기를 알 것 같다.
베리드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을 때, 대중들은 무슨 짓을 벌였는가?
아그너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다.
아그너스가 자신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자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고 협박을 일삼았다.
그것은 이미 폭력의 영역.
제3자의 시선으로 봐도 치가 떨리는 행태였다.
아그너스가 느꼈을 분노와 고독을, 크라우젤은 함부로 추량할 수 없었다.
“...나였어도 아그너스처럼 했을 거다.”
문득, 페이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옥 효과 탓에 회복되지 않는 상처를 부여잡은 채, 그는 이 상처를 만든 장본인인 아그너스를 원망 아닌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몇날 며칠 동안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이 다시 두 발 뻗고 자는 모습을 쉽게 용납할 수 없겠지.”
“.....”
크라우젤 또한 공감했다.
이대로 베리드가 레이드당할 경우, 대중은 그동안 시달렸던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해방 된다.
자신들이 아그너스에게 입힌 상처는 생각조차 못한 채, 행복에 겨워 환호하기 바쁠 테지.
아그너스의 입장에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게 될 상황이다.
그래, 크라우젤과 페이커는 아그너스를 이해했다.
단, 옹호할 생각은 없었다.
아그너스의 사정이야 어찌됐든, 그의 칼끝이 우리를 향한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그리드의 생각도 같아보였다.
“아그너스으!!”
쩌렁쩌렁!
격의 상승은 존재감의 상승과 직결되기 때문일까.
그리드의 발성은 예전과 비교해서 훨씬 더 또렷해져 있었다.
그의 외침에 깃든 감정이 모든 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 X새끼야!!”
“.....”
....아니, 격의 상승과는 관계없는 것 같기도 하다.
저렇게 격렬히 표출하는 분노가 타인에게 전달되지 않을 리 없지.
“....적당히 하고 빠져!”
뭔가, 많은 부분이 생략 된 외침이었다.
‘할많하않’이라는 전문용어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그렇다.
그리드 또한 아그너스가 겪었던 일을 알고 있던 것이다.
아그너스와 같은 일을 수도 없이 겪어 본 그리드였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더 아그너스의 입장을 헤아리고 있었다.
아그너스가 베리드 레이드의 실패를 기원하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고 공감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빠지면 봐줄 테니까.”
그리드는 검을 뽑지 않았다.
크라우젤과 페이커가 아그너스에게 입은 상처를 이미 확인하고도 애써 외면했다.
“.....”
옅은 광소를 머금고 있던 아그너스의 얼굴이 굳는다.
그의 얼어붙은 가슴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균열을 타고 뜨거운 분노가 흘러내렸다.
“....너 따위가 나를 동정하지마라.”
꽈드득!
이를 가는 아그너스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지는 그때.
““크하하하하핫!! 아주 잘했습니다! 바알의 계약자여! 당신은 전대 계약자와 달리 나름의 쓸모가 있군요!!””
베리드가 신나서 떠들었다.
아그너스가 벌어준 아주 잠깐의 시간 덕분에 숨통이 트인 그는 현실 왜곡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한 상태였다.
““인간은 미개한 종족. 당신들은 도구를 다룰 수 없습니다.””
[만 번의 거짓이 진실을 왜곡합니다.]
베리드는 피아로와 키리누스, 그리고 칠공작들을 더 이상 얕보지 않았다.
그들이 쌓아올린 힘 자체를 부정하진 못하고 인간이라는 종족을 부정하는 방법으로 왜곡을 활용했다.
효과는 컸다.
“....!”
레이드 파티원 전원이 손에서 무기를 놓친 것이다.
창과 검, 그리고 각종 농기구가 맥없이 지면에 떨어졌다.
무기 사용 불가.
베리드의 왜곡이 발생시킨 효과였다.
맨손이 된 사람들을 지옥의 마물들이 덮쳤다.
“아그너스!!”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협곡을 보고 초조해진 그리드가 버럭 소리쳤다.
그는 아그너스가 순순히 물러나주길 바랐다.
이제 20분 내로 도착할 원군이 오기까지 우리는 버텨야했으니까.
못 본 사이 크게 성장했을 아그너스의 개입은 너무 위험한 변수다.
또한.
‘브라함이 깨어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히든 퀘스트 <브라함&무무드>는 브라함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퀘스트 발동 시 브라함의 영혼 파편이 소모되며 브라함이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된다.
안 그래도 많은 힘을 잃고 동면에 빠진 브라함이 무무드의 영혼에 반응해서 깨어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
벼랑 위 아그너스가 지상의 그리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그리드의 눈빛에 깃들어있는 감정이 낯익었다.
창가에 올라서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을 때, 나 또한 저런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이다.
“....킥킥.”
잠시 조용히 있는가 싶던 아그너스가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하하하!!””
상황이 역전되자 신난 베리드 또한 호응해서 웃음을 터뜨렸다.
레이드 파티는 위기에 빠졌고, 그리드는 초조해졌다.
“키햐하하하하!!”
““크하하하하!!””
인간과 악마의 광소가 뒤섞여 협곡에 메아리친다.
시청자들의 등골에 소름이 돋았고 그리드의 불안감은 커졌다.
그러던 중 문득.
“....하.”
아그너스가 거짓말처럼 웃음을 멈췄다.
사늘하게 표정을 굳힌 그가 자신을 촬영하고 있는 각국 방송사의 카메라를 천천히 둘러보며 말했다.
“다음 대악마가 지상에 도래할 때, 나는 놈의 곁에서 너희들 모두를 박살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꺼림칙하다.
뒷말을 삼킨 아그너스가 그대로 등을 돌려 협곡을 떠났다.
“아그너스.....”
점차 멀어지는 아그너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리드의 표정이 복잡하다.
서로에게 졌던 빚의 족쇄를 끊은 두 사람은 느끼고 있었다.
다음에 만날 때 우리는, 반드시 서로를 향해서 검을 겨누리라는 사실을.
***
“씨 뿌리기!”
키야아아아아아!!
“추수!”
키에에에에에엑!!
무기를 잃고 위기에 빠진 동료들 사이에서, 오직 피아로와 크라우젤만이 분투하고 있었다.
베리드의 현실 왜곡조차도 검성으로부터 검을 빼앗아가지 못했고, 피아로는 농기구 없이도 농술을 구사하여 마물들을 격퇴했다.
하지만 전황은 썩 좋지 못했다.
무기를 잃고 공격력을 상실한 키리누스와 페이커, 그리고 칠공작들은 몰려오는 마물들을 빠르게 처치하지 못하고 금방 고립됐다.
““죽으세요! 하하하핫!!””
베리드는 여전히 신나있었다.
여유를 되찾은 녀석은 다시 경어를 사용하며 자신의 품격을 마음껏 뽐냈다.
‘이대로는 안 돼.’
이 상태로는 못 버틴다.
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전멸할 것이다.
아그너스의 개입은 찰나에 불과했으나, 그 파장이 너무 컸다.
전황이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다.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체 누가 우리를 돕겠는가?
입술을 깨무는 그리드의 시야에.
쿠오오오오오오오-!
백색 거신의 모습이 포착됐다.
레이더스.
요새로부터 출진한 지발의 마장기가 베리드를 향해서 쇄도하고 있었다.
“좀비 같은 놈! 이제 좀 죽어라!!”
지발의 외침이 전장에 울려 퍼진다.
거대한 창이, 베리드의 몸을 꿰뚫었다.
““쿨럭....!””
드디어 베리드가 웃음을 멈췄다.
몸이 거의 반파 된 채 흰 피를 쏟아내는 녀석의 생명력 게이지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인간 따위가 그 유물을 제대로 다룰 리 없잖습니까....?””
베리드는 금방 다시 여유를 되찾았다.
놈은 알고 있었다.
마장기는 거인족의 유물.
인간이라는 하찮은 종족이 다룰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역시나.
피시시시시식....
베리드가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리고 베리드조차도 위축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기세로 창을 몇 번 휘두르던 레이더스는 금방 연기를 내뿜으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지발이 레이더스를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1초에 불과했으니까.
““아주 귀여운 재롱이었어요.””
급기야 쓰러지는 레이더스의 모습을 확인한 베리드가 눈을 반달로 그렸다.
레이더스에 의해서 몸이 넝마가 되고도 놈은 기뻐보였다.
이제야말로 모든 위험요소가 사라졌기에.
““지긋지긋한 재롱잔치도 이로써 끝이군요.””
쩌적!
쩌저저저적!!
피식, 콧방귀 뀌는 베리드의 주변으로 수만 개의 칼날이 연성되기 시작했다.
그는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었다.
감히 나를 여기까지 몰아붙인 인간 놈들의 멱을 모조리 따버리고 요새를 점령한 뒤 휴식을 만끽할 계획이었다.
이미 승리를 확신하는 녀석을, 레이더스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온 지발이 비웃어주었다.
“너 말이야. 곧 울게 될 걸?”
““무슨 헛소리신지?””
“안 그러냐? 그리드.”
““....?””
지발의 시선이 베리드의 등 뒤로 향한다.
그를 쫓아 시선을 돌려본 베리드가 기겁했다.
““설마! 그 눈은!?””
아아, 이것이 바로 바알의 눈이라는 것이다.
....라고, 라우엘이었다면 대답해줬겠지.
생각하면서 피식 웃은 그리드가,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을 제물로 스킬을 발동시켰다.
“피그마의 눈.”
[대상 아이템의 능력치와 옵션, 제작법을 확인합니다.]
[아이템 복제 스킬이 활성화됩니다!]
[레전드리 등급 아이템 <전설의 대장장이 망치>를 재료로 유물 등급 아이템 <마장기:레이더스>를 복제합니다.]
[복제 유지 기간은 하루입니다! 유지 기간이 끝나면 복제 아이템이 영구적으로 파괴됩니다!]
쿠오오오오오오-
경악하는 베리드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뒷걸음질 치는 놈의 눈앞에, 매끄러운 강철 장갑(裝甲)을 무장한 새로운 거신이 태산처럼 우뚝 솟아올랐다.
콰아아아아앙!!
거창이 베리드의 머리를 짓뭉갰다.
거창에 깃든 무게를 감당 못한 협곡이 격동했다.
칠공작들을 둘러싼 채 공격하고 있던 마물들의 몸이 붕 떠오르더니 사방팔방으로 날아가 뒹굴었고, 허공에 연성 됐던 수만 자루의 칼날은 유리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꺼.... 꺼윽....””
베리드가 신음했다.
거창에 깔려있는 녀석의 생명력은 이제 20퍼센트까지 떨어져 있었다.
“싸움을 언제 끝낼지 결정하는 건, 우리다.”
선언하는 그리드.
초월의 격으로 상승한 그의 감각이 익숙한 기척을 감지하고 있었다.
파직-!
파지지지직!!
블랙홀에 집어삼켜지는 것처럼 일그러지는 공간.
그 안으로부터 등장하는 여인은, <지옥 도약>을 몇 번이나 반복 사용한 끝에 이곳 <22지옥>에 도착할 수 있었던 사신.
데빌 슬레이어 유라였다.
“지옥 규제.”
[지옥 멸절의 뜻을 품은 데빌 슬레이어가 22지옥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22지옥이 발생시키는 디버프가 일시적으로 해제됩니다!]
[22위 대악마 베리드의 힘이 급격히 약화됩니다!]
““바, 바알, 이 개자식....””
실패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저주하는 습관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베리드는 무려 2명의 인간에게 힘을 나눠준 미친 바알 놈을 저주하고 원망했다.
“멸악의 빛.”
퍼어어어어어엉-!
2천 퍼센트가 넘는 물리공격력과 4천 퍼센트에 육박하는 마법공격력 계수, 그리고 ‘대상의 마기를 상실’시키는 효과를 자랑하는 데빌 슬레이어의 궁극기가 베리드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베리드는 크게 약화됐고, 그 영향으로 현실 왜곡의 지속 시간도 끝났다.
다시 무기를 고쳐 쥔 키리누스와 칠공작들이 칠흑의 거신과 함께 베리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으... 으으으....””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만 더 내게 기회를....
베리드는 간절히 기원했다.
갑자기 바알의 계약자가 나타났던 것처럼, 또 누군가가 나타나 나를 구원해주기를 바랐다.
그의 바람에 부응하듯.
“늦지 않은 거지!?”
새로운 기척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그들의 면면을 확인한 베리드가 절망했다.
특히 성녀 루비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그는 깨달았다.
내생 최초의 패배는 육신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늘 나는, 완전히 소멸한다.
““대체....! 대체 네놈은 뭐냐!! 파그마의 후예! 영웅왕! 대마법사! 바알의 계약자...! 대체 네놈은 뭔데 그 많은 힘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냐!!””
지독한 살의와 원망.
그마저도 초월하는 의문이 담긴 질문에.
“나?”
레이더스의 어깨 위에 기대 선 그리드가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그리드. 나는... 그리드다.”
이후.
베리드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저항했지만 데빌 슬레이어 유라와 성녀 루비의 억압 앞에 더 큰 무력감을 느낄 뿐이었다.
교황 데미안의 버프를 등에 업은 레이드 파티는 여태까지와 비할 바 없는 화력을 위시하여 베리드를 몰아붙였고, 템빨단원들은 파티원들을 철저히 보좌했다.
템빨포가 불을 뿜을 때마다 마물들의 진군이 멈췄으며 스네이크 길드는 지발의 구원에 성공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급기야 쓰러지는 베리드의 모습을 확인한 테일렌 요새의 병사들이 환호했다.
기세를 잃은 마물들은 도망치기 급급했고, 인계에 현현했던 지옥은 차츰 사라져갔다.
기나긴 사투 끝에.
[대륙을 공포로 물들였던 22위 대악마 베리드 레이드에 성공하였습니다!]
[22위 대악마 베리드의 영혼이 윤회에 실패하고 소멸합니다!]
[22지옥 군주의 자리가 일시적으로 공석이 됩니다.]
[베리드 레이드 참가자 중, 일정수치 이상의 공적을 올린 플레이어에 한하여 칭호 <세상의 구원자>가 주어집니다.]
[이미 칭호를 보유 중인 플레이어들의 칭호 효과가 강화됩니다.]
[베리드 레이드에 참가한 모든 플레이어에게 공적에 따른 차등 보상이 지급됩니다.]
[이번 레이드의 1등 공신은....]
크라우젤과 지발, 그리고 템빨단원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한다.
전 세계 모든 방송국 카메라의 초점 또한 한 곳에 맞춰졌다.
그들 모두가 1등 공신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플레이어, ‘그리드’입니다!]
“우와아아아아!!”
전 세계 모든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국적과 성별은 상관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리드를 칭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