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빨 56권 - 15화
“2레벨? 와, 보상 미쳤다.”
<하늘의 부름>을 받은 1,000위권 랭커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소위 하이랭커로 분류되는 그들의 레벨은 최소 370 이상.
온종일 사냥만 해도 경험치 4~5퍼센트 올리기 벅찬 시점이었고 레벨 보상 퀘스트는 이미 깰 만큼 깨서 얻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때 갑자기 발생한 2레벨 보상 퀘스트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이거 설마 이벤트냐?”
“S.A가 드디어 민심 다루는 법을 깨우쳤네.”
특혜를 의심하는 게 당연할 정도의 깜짝 퀘스트.
강화, 뽑기, 제작 등.
온갖 확률성 컨텐츠를 진행할 때마다 S.A그룹을 욕하기 바빴던 랭커들이 드물게 S.A그룹을 칭찬하며 기쁨에 떨었다.
딱 10초만.
“....퀘스트 기한이 일주일이야.”
“뭐? 이런 젠장!!”
지금은 국가대항전 기간이다.
국가대항전 종료까지 아직 하루가량 남아있었고 이를 게임 시간으로 환산하면 대충 3일쯤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대다수의 하이랭커가 국대전에 참가 중이다.
불과 나흘 안에 동대륙의 특정 지역까지 도착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확률이 높았다.
“이벤트는 개뿔. 이건 그냥 놀리는 거구만.”
“S.A 이 X새끼들은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네. 지금 타이밍에 이딴 퀘스트를 내놓으면 국대전 참가자랑 불참자랑 형평성이 너무 어긋나잖아.”
“안 그래도 성장 손해 보면서 국대전에 참가한 사람들 제대로 물 먹이는군. 매번 국대전마다 이런 식으로 뒤통수 때리면 앞으로 누가 국대전에 참가하려고 하겠어?”
과거, 그리드가 베라딘의 척살령을 내렸을 당시.
하이랭커들이 이를 비난하기는커녕 묵인하거나 동조했던 이유는 그리드와 자신을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국대전 참가율이 높은 하이랭커들의 입장에선 국대전 참가 기간 동안 피해를 입은 그리드를 이해하고 옹호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자신들도 그리드와 같은 일을 당하는 걸 피할 수 있었으니까.
한데 부질없게도 이 순간 비슷한 꼴을 당하게 생겼다.
같은 유저도 아닌 게임사의 횡포에 의해서 말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지경에 이른 S.A그룹은 베라딘 사건 이후로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오만했다.
“국대전에 참여한 사람들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만큼 페널티를 감수해야한다는 게 S.A측의 주장이었던가? 염병할 놈들, 그딴 식의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간 조만간 랭커들한테 보이콧 당할 걸 모르는 거야?”
“S.A가 민심 헤아리지 못한 게 어디 하루 이틀이냐? 지들 잘난 맛으로 게임 운영하는 놈들이라서 우리가 아무리 말해봤자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고.”
“몇 년 지나서 저렙들만 국대전에 참가해야 그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
“지금 제일 큰 문제는 여론의 태도야. S.A가 국대전 참가자들을 계속 호구 취급하는데도 아무도 문제 삼지 않잖아. 사람들이 함께 들고 일어나주면 참가자들의 대우가 개선될 수도 있는데 잠자코 있는 게 아쉬워.”
“평범한 사람들 입장에서 국대전은 ‘그들만의 축제’로 보이니까. 안 그래도 센 놈들만 국대전에 참가해서 보상 독식하는 게 배 아픈 마당에 그놈들 복지까지 신경 써주고 싶겠어?”
“이대로는 답이 없어. S.A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고 앞으로 우리들은 국대전에 참가할 때마다 손해를 입을 거야.”
하필 국대전 기간 동안 2레벨 보상 퀘스트가 발생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국대전에 참가 중인 선수들의 불만이 용광로처럼 들끓었고 비난의 화살은 S.A그룹에게 향했다.
급기야 운영사무실까지 찾아간 선수들이 권리를 요구했다.
“하늘의 부름 퀘스트 기한을 늘려주시죠.”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히 예상대로였다.
“안 됩니다. 그건 공평하지 못합니다.”
“뭐라고요? 지금 상황이야말로 불공평하다는 걸 모릅니까?”
“어째서 불공평하다는 거죠? 여러분께서는 이미 국대전에 참가함으로써 보상 획득의 기회를 얻으셨잖습니까? 여러분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퀘스트 기한을 늘렸다간 국대전 불참자들의 불만이 커질 겁니다.”
“이런 빌어먹을! 국대전 불참자들은 보상을 포기한 대신 게임 내에서 성장하며 이득을 취하고 있잖소! 왜 우리만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단 식으로 말하는 거요?!”
“불참자들의 게임 내 성장의 일환이 바로 이번 퀘스트입니다.”
“같잖은 궤변을....!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군!”
“젠장! 더러워서 국대전 때려 친다!”
S.A그룹의 태도에 치를 떤 선수들이 급기야 국대전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S.A그룹측 인사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Satisfy로 세계의 화합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국대전 개최의 취지입니다. 참가자들에게는 Satisfy에 대한 세간의 인식 상향을 돕는 의무가 부여되죠. Satisfy 플레이어로써 세계인의 모범이 되어야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께서 책임감 없이 국대전을 중도 포기하실 경우 기존까지 획득하신 모든 메달과 그에 따른 보상 획득 자격을 박탈할 것이며, 이후 국대전 참가에도 불이익이 생길 수 있을 알려드립니다.”
“이런 XX....!”
결국 고성을 넘어서 욕설이 오고갔다.
1프로의 경험치 차이로 하루하루 랭킹이 바뀌는 하이랭커의 입장을 헤아려주기는커녕 규칙이라는 미명 하에 협박을 일삼는 S.A그룹의 태도가 선수들의 이성을 날려버렸다.
사태는 극단적으로 치달았다.
“XX! 마음대로 해! 불이익? 주려면 줘! 당신들 마음대로 하라고! 국대전 그까짓 거 내가 더러워서 두 번 다시는 참가 안 할 테니까!!”
의외로 많은 선수들.
특히 지난 4일 동안 은메달,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이 스스로 국대전 참가 자격을 버렸다.
반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들은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물러났다.
단, S.A그룹 측에게 상황을 부디 잘 헤아려 달라는 경고를 남기고 말이다.
“....저들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선수들이 모두 떠난 후.
조용해진 사무실에 남은 직원들의 시선이 모두 윤상민 이사에게 쏠렸다.
윤상민 이사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국대전 운영을 위해 뉴욕까지 날아와 몇 달째 고생 중이었으니 지치는 게 당연했다.
이제 하루만 더 견디면 고생도 다 끝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건만, 갑자기 이딴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니 그의 심정은 참담했다.
그토록 좋아하는 그리드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나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어쩌겠나? 저들의 편의를 봐줬다간 저들이 불참자들에 비해서 너무 큰 이득을 얻게 되는데 그거야말로 형평성에 맞지 않아. 그리고 애초에....”
게임 상에서 벌어진 일엔 운영진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개입할 권한 자체가 없다.
Saitsfy의 모든 역사는 세계관의 흐름과 이를 유영하는 플레이어들에 의해서 써내려지는 거라고 임철호 회장은 늘 못 박아왔다.
“....나는 상부의 지침에 따를 뿐일세.”
긴 말을 삼킨 윤상민 이사가 일단락 지었다.
이번 사태가 향후 국대전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지언정 아쉬워해선 안 된다며 마음을 달랬다.
국대전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이벤트일 뿐.
Saitsfy의 가치는 Satisfy 안에 있는 거니까.
플레이어들이 국대전을 등질지언정 Satisfy를 버리지 않는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게 윤상민 이사의 생각이었다.
‘물론 아쉽긴 하다만....’
윤상민 이사가 꺼두었던 모니터를 다시 켰다.
한기가 내려앉은 마왕 성의 전경이 화면 가득 들어왔다.
동서남북 네 곳의 성문을 사천왕이 지키고 있었고 성의 가장 높은 테라스에는 마왕이 고고히 서있었다.
데미안.
크라우젤과 그리드의 뒤를 이어 새로운 스타로 등극할 인물이었다.
무려 대천사를 사천왕의 일원으로 둔 그는 작년의 마왕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생명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었고 상식 바깥의 버프 능력과 회복 능력으로 도전자들에게 재앙을 선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목 받지 못하게 생겼다.
“....아직 당신은 주인공이 될 운명이 아닌가 보오.”
윤상민 이사가 화면 속 데미안의 신세를 안타깝게 여기는 그때.
“이사벨 쨩, 제발 버텨줘.”
드래곤의 두개골을 그대로 얹어놓은 듯한 투구 아래 내려오는 백발을 찰랑이며, 현장의 데미안은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지난 나흘 동안 진행된 국대전 경기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니터링한 그는 템빨단원과 크라우젤의 무위에 완전히 기가 눌린 상태였다.
“제발...! 나니또죠! 저 무서운 인간들이 여기까지 못 오게 막아줘!”
“.....”
위엄 넘치는 생김새와 달리 맥없이 떠드는 마왕을 사천왕들이 한심하게 쳐다보았다.
***
“관두는 게 좋을 걸?”
“나도 비추천.”
“....?”
윤상민 이사를 만나고 돌아온 선수들은 우선 템빨단 소속의 선수들부터 찾아갔다.
실력으로나 명성으로나 영향력이 큰 그들에게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회유할 요량이었다. 템빨단과 함께 국대전을 보이콧하면 다른 선수들도 이에 동조할 테고 S.A그룹 또한 마지못해 태도를 바꿔줄 거라고 믿었다.
한데 시작부터 꼬였다.
템빨단의 반응이 예상과 전혀 달랐다.
“이번 퀘스트, 안 하는 게 좋아.”
템빨단원들은 <하늘의 부름> 퀘스트 자체에 부정적이었다.
무려 2레벨 보상을 준다는데도 말이다.
“왜지? 혹시 기간 내에 목적지까지 도착 못할까봐 그래?”
“그거라면 걱정 마. 씽에 다녀와 본 사람도 몇 명이나 있다고. 일주일이면 아슬아슬하게 기한을 맞출 수 있어. 이건 진짜 거저먹는 퀘스트야.”
“아니, 우린 그걸 걱정하는 게 아니야. 우리한텐 스컹크가 있는데 고작 길 못 찾을까봐 걱정이겠어?”
“그럼 뭐가 문제라는 건데?”
“대장장이 학살 퀘스트에 대한 소문은 들어봤지?”
“어? 응... 들어야 봤지.”
지슈카의 반문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 전, Satisfy의 ‘모든 대장장이’를 상대로 퀘스트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는 동대륙으로 가는 방법이 잘 알려지지 않아 수백 명의 대장장이만 퀘스트에 참가했다고 하는데....
“동대륙으로 넘어간 템빨국 소속 대장장이들이 함정에 빠져서 처참하게 전멸했다는 소문이 한동안 떠돌았었는데 그걸 말하는 거지?”
“응. 그리고 그때 그 퀘스트를 준 놈이랑 이번 퀘스트를 준 놈이 동일인물일 확률이 높아.”
“....그게 누군데?”
“양반.”
“....!”
템빨단은 퀘스트로 대장장이들을 낚았던 인물을 양반 가람으로 알고 있었다.
한울이 직접 퀘스트를 만들어서 부여했다는 사실까지는 알 도리가 없는 것이었다.
물론 양반이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만으로 충분했다.
“야, 양반이라고?”
선수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이랭커답게 동대륙에 대한 정보를 제법 상세히 확보하고 있는 그들은 양반이 신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것도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신.
석상처럼 굳는 선수들에게 지슈카가 히죽 웃어보였다.
“굳이 엮여서 좋을 게 없는 놈들이지. 안 그래?”
“.....”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이번 퀘스트가 마냥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선수들이 일단 자리에서 물러났다.
곧 템빨단원들만 남은 대기실에 라우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잘 하셨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지슈카가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 이 정도로 괜찮은 거야?”
이번 퀘스트를 수락하는 사람은 그리드의 적대자 포지션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라우엘의 분석이었다.
퀘스트 생성자가 양반일 경우, 그의 입장에서 ‘악인’은 현재 환국과 적대 중인 그리드일 테니까.
템빨단은 랭커들의 퀘스트 참가를 저지해야하는 입장인 것이다.
“괜히 그리드와 적대해서 죽지 말고 순순히 포기하라고 솔직하게 설득하는 편이 좋았을 것 같은데?”
-그건 다소 도발적입니다. 하이랭커들의 자존심이 하늘을 찌른다는 사실은 마찬가지로 하이랭커인 지슈카 님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텐데요?
“크음....”
하긴, 넌 어차피 그리드한테 안 된다는 뉘앙스로 말했다간 랭커들의 도전의식에 불을 지필 게 뻔했다.
그렇다고 이번 한 번만 그리드의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하기엔 그리드의 자존심이 뭉개질 테고.
그러니까 적당한 조율이 필요했다.
-양반하고 엮인 퀘스트다. 당신들도 몇 년 전 대장장이들처럼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딱 이 정도의 경각심을 심어준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퀘스트를 포기하겠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놈들은?”얼마 전 직접 체험했던 양반의 강함을 떠올린 지슈카가 치를 떨었다.
“랭커 몇 명만 양반에게 붙어도 그리드가 너무 힘들어질 거야. 천하의 브라함도 가람 한 명을 혼자서 쓰러뜨리지 못했어. 그러니까 우리가 당장 출발해서 그리드를 도와야 한다고.”
-안 됩니다. 여러분이 국대전을 중도 포기하는 순간 모든 랭커들이 퀘스트에 참가할 겁니다. 여러분이 퀘스트 보상을 독식하기 위해서 자신들을 속였다고 여기면서요.
“....”
-애초에 여러분은 꼭 국대전 보상을 얻으셔야합니다. 최대한 많은 숨결을 확보해주셔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리드 님께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럼 어쩔 건데? 메르세데스랑 피아로를 그리드한테 원군으로 파견하기라도 할 거야?”
-아니요? 소중한 인재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순 없죠. 그리고 우린 이미 적의 전력을 크게 줄여놓았는데 이 이상 뭘 더 해줄 수 있겠습니까?
“....?”
-지슈카 님, 냉정해지세요. 그리드 님을 사랑하는 마음에 눈이 머신 것 같습니다만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겪는 법입니다. 누구보다 많은 실패를 겪어본 사람이 바로 그리드 님이고요.
“대체 뭐라는 거야?”
-그리드 님의 승승장구는 일단락 됐다는 거죠. 라인하르트로 한 번 귀환하실 타이밍입니다.
“너....!”
지슈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리드의 실패를 너무나도 쉽게 입에 담는 라우엘에게 그녀는 불신마저 품었다.
그녀에게 라우엘이 사늘하게 말했다.
-지금 그리드 님은 신들과 싸우고 계십니다. 당신은 설마 그리드 님께서 이대로 승승장구해서 신계까지 정복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도를 넘는 믿음은 도리어 그리드 님께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아셔야죠. 그리드 님은 신이 아닙니다. 항상 승리하고, 항상 기대에 부응할 수는 없어요.
“.....”
지슈카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드를 향한 자신의 막연한 믿음이 여태껏 그리드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줬을지 새삼 깨달은 것이다.
-머리를 식히고 국대전에 집중해주세요.
라우엘이 전화를 끊었다.
적막한 대기실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슈카는 물론이고 유라와 템빨단원 모두 그리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가 그리드의 승리와 성공을 당연시 치부한 것은....
“....남은 경기에서 금메달 많이들 따. 그리드가 돌아오면 숨결을 가득 안겨주고 격려해주자.”
크리스가 적막을 깨뜨렸다.
고개를 끄덕이는 템빨단원 모두 결의에 찼다.
같은 시각.
“이거 재밌네.”
그리드가 산과 강을 넘고 있었다.
그 어떤 장애물도 그의 행보를 멈추지 못했다.
지신의 위엄이다.
지신이 발동할 때마다 지형을 변화시켜 평야로 만드는 그리드 앞에선 험준한 산도, 격랑을 일으키는 강도 평등했다.
그리드는 단지 뒷짐 진 채 유유자적 걸을 뿐이었다.
“....저게 사람인가?”
그리드의 뒤를 따르는 칠천 일당이 혀를 내둘렀다.
그들의 눈에는 양반보다 그리드가 더 신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