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탱커가 민첩을 끝까지 찍음-91화 (9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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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33: 천리행 (2)

Episode 33: 천리행 (2)

비행기에 탑승한 일본 사람 전원이 계획에 가담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이준기의 질문을 받은 승무원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눈으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정말 모르는 건가? 이 사람은···?’

그러나, 그녀의 뒤쪽에 서 있던 남자 승무원이 허리춤에 손을 가져가는 것을, 이준기는 놓치지 않았다.

“귀검!”

스킬 ‘귀검’을 발동한 이준기는 평소보다 다섯 배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그리고, 승무원이 허리춤에서 뽑으려던 권총을 그보다 먼저 뽑았다.

이어서, 이준기의 좌석 뒤쪽에서 무기를 꺼내려던 다른 승무원을 향해 총을 쏘았다.

2연발 데린저.

장난감보다 나을 것이 별로 없는 총이지만, 좁은 장소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2초 동안 전광석화와 같이 움직이던 이준기가 사람들의 시야에 다시 나타났다.

승무원 한 명은 다리에 총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고, 총을 빼앗긴 승무원은 멍한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는 중.

비행기 뒤쪽의 단체석에 앉아 있던 일본 협회 ‘행정직원’들이 저마다 무기를 빼 들고 이준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기를 버려라. 다 같이 지상으로 다이빙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준기가 말했다.

총알 한 발이 남은 데린저가 조종사의 머리에 겨눠져 있었다.

주춤거리는 일본 협회 직원들.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외쳤다.

“이준기 상! 진정하십시오. 모두들! 무기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바닥에 내려놓고 이쪽으로 밀어.”

우두머리를 시작으로, 다들 들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았다.

권총 세 자루, 카람빗 하나, 그리고 쿠크리 하나.

허탈한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아주, 피떡을 만들겠다는 심산이었군?”

“손에 익은 무기라서 고른 것 뿐이오.”

“배후는?”

“죽으면 죽었지 그걸 불 것 같소? 이준기 상도 용병이라면, 잘 알 텐데.”

“하긴 그렇겠군. 그래도, 배신당한 기분이 더러운 건 마찬가진데.”

“당신이 이겼소, 이준기 상. 기분이 더러운 건, 여럿이서 한 명을 제압하지 못한 우리란 말이오.”

총격과 동시에 바닥으로 엎드린 린핑 루도 이제는 고개를 들고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버터나이프가 들려 있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가 조금 묻어 있는 그대로.

그나마 날붙이에 가장 가까운 것을 급한대로 손에 쥔 것이다.

일반인이 그랬다면 그냥 웃기는 에피소드지만, 구원자라면 다르다.

그녀가 말했다.

“뭐죠? 제가 뭔가에 휘말린 건가요?”

자객 우두머리가 말했다.

“린핑 루 상은 상관없습니다. 물론, 이런 불쾌한 사건에 말려들게 해드린 것은 사과드립니다.”

이준기도 대답했다.

“타깃은 저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루 님은 어쩌다가 휘말리게 되신 것뿐이고.”

이준기는 다시 고개를 돌려 적들을 향해 외쳤다.

“다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라. 그리고 당신, 이름이 뭐야?”

이준기의 물음에 커피를 가져왔던 승무원이 대답했다.

“다카하시. 다카하시입니다. 다카하시 레나.”

“다카하시 상, 저 사람들 묶을 끈 같은 게 있습니까?”

“차··· 찾아보겠습니다.”

이준기가 이번에는 조종사에게 물었다.

“얼마나 남았지?”

“비행시간 말입니까?”

“아니, 질문이 잘못됐군. 어디로 가는 중이었지? 오키나와가 아닌 건 아까부터 알았다. 육지가 너무 많이 보이더군.”

“아··· 알고 계셨군요. 유즈노사할린스크··· 근방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사할린? 내 시체 처리를 러시아 마피아에게 부탁하려던 건가?”

“그, 그건 저도 모릅니다. 저는 그냥 그쪽으로 가라는 명령만 받은 거라서···”

자객 우두머리가 대신 대답했다.

“그렇다. 조종사들도 모르고, 승무원 중에 다카하시 상도 모른다. 우리 다섯 명, 그리고 승무원 두 명뿐이야. 직접 지시를 받은 건 그중에서도 나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라.”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나? 아니, 너 말고, 뒤에, 양복에 빨간 손수건 꽂은 놈, 네가 대답해라.”

“응? 나··· 나 말인가? 당신 이름은 안다, 이준기 상. 그러나 더 이상은 모른다.”

“그으래?”

“그저··· 일본의 적이라고 들었다.”

“그건, 맞는 말이군. 피차 그렇게 느끼고 있다면, 그런 거겠지.”

우두머리가 다시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건가?”

“내가 말야. 살인 전과가 얼마나 될 거 같아?”

“죽음 따위 두렵지 않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풀어다오.”

“진심인가? 난 말이지, 그런 말을 하는 놈을 보면, 진심인지 테스트하고 싶어지는 데 말야.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그 발언?”

우두머리의 눈빛이 흔들렸다.

테스트를 해볼 필요도 없는 상황.

이준기는 부조종사에게 물었다.

“낙하산은 몇 개나 있지?”

“나, 낙하산은.. 두, 두 개.”

“그럼 뭐, 괜찮겠군. 나는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릴 테니, 다들··· 사할린 구경 잘 하라구.”

자객 우두머리가 놀라서 물었다.

“우, 우릴 놔주겠다는 건가?”

“구원자를 죽이려면, 던전 안에서 죽이라는 말. 못 들어봤나?”

“그, 글쎄.”

“전일본 구원자협회! 거기 소속도 아닌 거야?”

“우린, 용병이다. 고용된 거야. 협회 소속 배지를 달았을 뿐이다.”

“그렇군. 그래서 나를 ‘일본의 적’이라고 알고 있는 거군. ‘전일협의 적’이 아니라.”

“이유 따위는 상관없다. 너도 알지 않나? 용병은 그저 의뢰받은 일을 완수할 뿐.”

“완수?”

이준기의 말에 우두머리의 얼굴이 붉어졌다.

“암튼, 잘들 살아.”

그렇게 말하면서 이준기는 부조종사가 가져온 낙하산을 쳐다보았다.

*****

이상덕은 시계를 보았다.

4시 15분. 결과는 이미 나왔을 시각.

그런데 왜 연락이 없을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셈.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을, 해야 한다.

이상덕은 문 쪽을 향해 소리쳤다.

“신 실장!”

신학길이 허겁지겁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원래는 사무총장이었지만, 협회 확대개편 이후에는 행정실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

이준기를 협회 넘버 2로 올리기 위해서, 신학길은 실장이 되었다.

“부, 부르셨습니까?”

“이 실장 방, 정리 좀 해줘야겠어.”

“네. 네?”

“컴퓨터랑 캐비넷, 전부 다 뒤져.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문건은 모두 찾아내서, 없애버려.”

신학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 무슨 말씀이신지?”

“이 실장, 그 방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야. 시간이 많지 않아. 그러니까 당장 정리를 시작해야 해. 놈은 조심스러운 성격이니, 뭔가 우리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기록을 남겨놨을 가능성이 있어. 그걸 모두 찾아 없앤다.”

“왜··· 왜 그런···”

“물 건너갔어. 다리 건넜다고.”

“네?”

“원래 같은 편도 아니었잖아? 이준기와 나는 애초에 같은 편이 될 수 없는 존재들이야.”

“아, 네.”

“그리고, 경호 인력 내일부터 두 배로 늘려. 집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아,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신학길이. 다시 총장인가 그거 하려면 그걸로 해. 나야 뭐 실장이건 총장이건 별 상관없지만 말야.”

“아,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직원들한테는 일단, 이준기가 자리를 오래 비울 것 같으니 방 청소라도 해야겠다고 말하겠습니다. 출장 갔다가, 오는 길에 휴가를 쓴다고 말하면 될 테니까요.”

“뭘 어떻게 할지 시시콜콜 설명하지 마! 알아서 좀 하라고.”

“네, 네. 알겠습니다, 협회장님.”

*****

구라모토 신스케 전일본 구원자협회 회장.

자꾸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손가락을 책상 바닥에 두들기고 있었다.

보고가 들어올 시간이 지났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건가? 또?’

지난 11월, 이상덕이 한국에서 정적들을 모두 제거하고 독재 체제를 공고히 했다.

그 소식을 전해 오면서, 이상덕은 당분간 연합 공격대 건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애초에 그건 이 회장 아이디어잖소? 나야 뭐 어떻게 해도 괜찮소.”

“어쩌다 보니 아주 좋은 무기가 생겼어요. 충견이라고 해도 좋고.”

“정말이오? 그거 축하할 일이군. 그러니까 수족같이 부릴 사람이라도 생겼다는 얘기죠?”

“그렇습니다. 이준기라고, 기억하시죠?”

“이준기! 어떻게 그놈을 기억하지 않을 수가 있소?”

“너무 노여워하지 마시고요. 구라모토 상. 이준기 그 녀석이 실력 하나는 진퉁이잖습니까. 바로 그 이준기가 지금 제 충견 노릇을 하고 있어요.”

“그래요? 놀랄 일이군요. 그런데 그자··· 믿을 만한 자입니까?”

“먼저 배신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으음···”

“감시는 언제나 철저하게 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랬던 이상덕이, 한 달 만에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왔다.

물 좋다는 아리마에서 양국 협회장이 비밀리에 회동 했을 때였다.

“이 회장, 오랜만이군요.”

“구라모토 회장. 또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요즘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쁘신 것 같던데? 열렙하신다면서요?”

“하하하. 회장님 후광을 입어서 그런지, 제가 이제 한국 랭킹 1위입니다.”

“1위요? 협회장 일을 하면서 어떻게 랭킹 1위까지 달았소? 축하해야겠군요.”

“감사합니다. 이게 다, 일전에 말씀드린 충견, 이준기 덕분이죠.”

“아, 이준기? 정말 그 녀석을 수족처럼 부리시는 모양이군요.”

“네.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던전 공략도 그렇고, 제가 들어가지 않는 던전에서도 아이템을 물어다 주니. 이건 뭐 정말 충성스러운 개라고밖에는···”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급하게 보자고 하신 이유는 뭡니까?”

“토끼 사냥이 끝났습니다.”

“네? 그게 정말입니까?”

“남 밑에 오래 있을 녀석이 아니에요. 구라모토 상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 고조가 한신을 가만 놔뒀더라면, 한신이 끝까지 충신으로 남아 있었을까요?”

“글쎄요. 일본 사람들한테는, 오다 노부나가를 죽인 아케치 미쓰히데라는 인물이 너무 친숙하니까요.”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한 고조는 한신을 토사구팽한 게 아니에요. 이제나저제나 반란을 일으키려고 모의하던 한신을 사전에 제압한 거죠. 조금만 늦었더라면, 아마 오다 노부나가 꼴이 났을지도 모르죠.”

구라모토의 이마에 땀이 흘렀다.

“사우나가 좋기는 한데, 너무 덥군요. 그래서, 이 회장, 내게 부탁하려는 게 그겁니까?”

“잘 좀 부탁드립니다.”

“생각해 두신 방법이라도 있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준비해야 하는 건지···”

“생각해 둔 게 하나 있습니다.”

“들어보죠.”

“과거에 두 번이나 그놈을 놓치지 않았습니까? 한 번은 골목길에서, 또 한 번은 던전 안에서.”

“계속 실패만 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구라모토 회장님이 미안해하실 일이 아니죠. 그놈이 그저 쥐새끼같이 빠져나갔을 뿐이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도망갈 틈을 막아놓고 잡아보려고 합니다.”

*****

“혹시, 언니도 얘기 들었어요?”

트레드밀 위를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김나리가 옆 사람에게 물었다.

브릴리언트 길드에서 운영 중인, 구원자들만이 입장할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

소유는 브릴리언트 길드지만, 구원자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해 놓은 곳이다.

서울로 이사 온 문아린도 요즘 애용하는 곳.

옆자리에서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달리던 문아린이 대답했다.

“무슨 얘기?”

“한상태 회장이 드디어 일을 벌일 건가 봐요.”

“또 그 얘기야? 그 얘기 나온 지 한 달도 더 되지 않았나?”

“그게, 이번에는 정말인가 봐요.”

“김범규 회장한테 들은 얘기라도 있어?”

“아뇨. 김범규 회장이랑 저랑은 좀 묘한 사이인데. 김범규 회장이 절 자꾸 라이벌로 보잖아요.”

“에엥?”

“제가 몇 번 랭킹에서 김범규 회장을 앞선 적이 있잖아요. 그게 영 못 마땅 한가 봐요.”

“하! 길마가 뭐 그래. 좀팽이 같이.”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죠. 한상태 회장이 지금 벼르고 있는 것도 비슷한 생각에서 그러는 거 아녜요?”

“하긴 그런가? 한상태 회장은 계속 1등이었는데 말야.”

“암튼, 한상태 회장이 여기저기 사람을 모으고 다닌다는 말이 파다해요.”

“그런 말을 들은 지가 벌써 한 달은 된 거 같다고.”

“그게, 이제 충분히 모였다는 거죠.”

“그래? 누가 모였는데?”

“까놓고 얘기하려니까 좀 그렇긴 하네요. 그렇지만 얘기 나온 사람들 이름을 말해 볼게요.”

“그래. 뭐 어때. 그냥 잡담하는 건데. 여기 설마 도청 장치 같은 건 없겠지?”

“언니도 참. 그래서 얘기가 도는 사람들이···”

“그래. 누군데?”

“선우결, 장대한, 유지호···”

“뭐, 그게 사실이라면 사람이 좀 모이기는 했네. 그렇지만 그걸로 될까?”

“만약에 우리 길드 김범규 회장이 가세하면요?”

“그건··· 꽤 막강한 전력이 되겠네. 그래도···”

“이상덕이 그렇게 세요?”

“이상덕이 문제가 아니잖아. 서울연합은 지금 최강 길드인 데다가, 준기 오빠가 협회 용병이라서.”

“그게 전 이해가 안 돼요. 준기 씨, 아니 준기 오빠가 왜 이상덕 밑에서 일하는지.”

“그건··· 나도 그래.”

*****

“잘 됐습니다.”

이준기가 등에 멘 낙하산을 점검한 뒤, 부조종사가 말했다.

린핑 루가 물었다.

“괜찮겠어요? 그냥 이대로 공항에 착륙하는 게 낫지 않나요?”

“글쎄요. 유즈노사할린스크에는 이 사람들 한패가 있을 거고, 다른 공항으로 가려고 한다 해도··· 조종사가 무슨 농간을 부릴지 어떻게 압니까.”

“그래도··· 낙하산 타보신 적이 있어요?”

“놀랍게도, 네. 있습니다. 군대를 이상한 곳으로 다녀오는 바람에.”

“아. 한국 남자들, 대단하네요.”

“낙하산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면, 여기 부조종사 말을 제가 어떻게 믿겠어요.”

“하긴 그렇네요.”

“린핑 루 님. 남은 여행 잘하시고, 언제 또 뵐 수 있으면 뵙죠.”

“네. 무사히 집에 돌아가시길 빌게요.”

“감사합니다.”

이준기의 지시에 따라, 여승무원은 자객들이 지니고 있던 무기를 자루에 담아 비행기 바깥으로 던졌다.

그걸 보면서, 이준기가 린핑 루에게 말했다.

“뭐, 설마 누구 머리에 맞지는 않겠죠. 그럴까 봐 자루에 넣기는 했습니다만.”

“설마요. 걱정이 너무 많으시네요. 이 상황에.”

이준기는 조종사 쪽을 향해 총을 여전히 겨눈 채로 열린 문으로 향했다.

“자, 이제. 저는 갑니다.”

그렇게 말하고, 이준기는 문밖으로 뛰어내렸다.

“내 몸을 꽉 붙잡아!”

순식간에 비행기 바닥에 엎드리면서, 자객 우두머리가 부하들에게 외쳤다.

그는 왼손으로 비행기 문 옆의 손잡이 꽉 붙잡은 채로, 상체를 문밖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소매에 숨겨둔 권총을 꺼내 이준기를 향해 겨누었다.

“무슨 짓이야! 멈춰!”

린핑 루가 외치면서 그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한 발 늦었다.

타앙!

열린 문으로 들이치는 바람 소리에 섞여, 총격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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