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타자 인생 3회차-101화 (101/412)

타자 인생 3회차! 101화

15. 박유성 선수가 필요합니다(4)

[프로 야구 협회, 한국 야구 협회에 선수 추천 요청, 박유성 유력.]

└선수 추천 요청은 또 뭐야?

└박유성은 아마추어 선수잖아요. 소속이 다릅니다.

└아시안 게임 때도 아마추어 선수 한 명씩 데려가잖아요. 그 선수들 한국 야구 협회에서 추천하는 거임.

└형식상 추천이죠. 아시안 게임도 구단 형평성 맞춰서 뽑으니까요.

└박유성 확실한 거죠? 뜬금없이 다른 선수 이름 나오는 거 아니죠?

└그러면 진짜 재미있어질 듯. ㅎㅎ

└아직까지 프협 홈피 접속 안 되는데 다른 선수 이름 나오면 진짜 대박일 듯.

└여기 협회 망하라고 고사 지내시는 분들 많네용. ㄷㄷ

└협회야 원래 욕받이잖아요. 하루 이틀인가요?

└협회가 욕을 먹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긴 하죠. 너무 일을 못하니까. ㅎㅎ

└근데 프로 야구 협회 정도면 나름 일 잘하는 편 아닌가요?

└협회에서 나오셨나 보네요. 일을 좀 이렇게 열심히 하시지 그랬어요?

└그래도 물타기하는 거 보니까 박유성 확정인 듯?

└쫄려서 댓글 못달쥬? 댓삭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이쥬?

└한국 야구 협회, 올림픽 대체 선수로 박유성 선수 추천! ㅊㅊㅊㅊㅊㅊㅊ

└한국 야구 협회 반응 빠르네요.

└추천서 써놓고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이제 급한 불은 껐고 민찬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조만간 프협 상벌위원회 열린다는데 징계 세게 맞을 듯.

└음주 운전 걸리면 반시즌 아웃이니까 그에 준하는 징계 나오지 않을까요?

└근데 민찬수는 음주 운전을 한 건 아니라서 벌금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건 말도 안 되죠. 음주 운전 한 사람이나 방조한 사람이나 똑같이 처벌받아야 합니다!

한국 야구 협회의 추천서를 받은 프로 야구 협회는 장인석 총재의 승인을 받아 곧바로 박유성의 대표팀 추가 선발을 발표했고.

그 소식은 바다 건너 일본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유성이 선발되는군. (IEJ534A6D2)

└사실상 박유성뿐이지 않아? 한국에는 야구 인재가 없잖아? (N9E2W37G6F)

└일본 고교 야구 팀 약 4,000개. 한국 고교 야구 팀 겨우 100개. 일본 야구 DNA가 40배 우월함. (DK351KAB55)

└멍청아! 분석이 틀렸잖아! 인구수도 고려해야지! (J14Q44W6DF)

└일본 인구가 한국보다 3배 많으니까 13배 우월함! (DK351KAB55)

└그래! 분석은 정확해야 하는 거야. (J14Q44W6DF)

└학교 수와 DNA를 따지는 멍청이들은 뭐야? 그럼 박유성한테 당한 청소년 대표팀은 뭔데? (IEJ534A6D2)

└박유성은 1억분의 1의 확률로 나오는 돌연변이일 뿐이야. 박유성이 없었다면 일본 대표팀이 우승했겠지. (DK351KAB55)

└난 아직도 박유성이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고 봐.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잘할 리 없어. (SAR32GQ525)

└박유성은 이번 대회에서만 3번이나 도핑 검사를 받았어. 결승전이 끝난 다음에도 혈액 채취를 하고 인터뷰를 했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 (KG3Q45W12R)

└100퍼센트 체내에 흡수되어서 찾아내지 못하는 게 아닐까? (SAR32GQ525)

└그런 게 있다면 박유성 혼자만 먹고 있을 리 없잖아. (KA23E4I58T)

└무리야. 무리. 한국은 그런 걸 만들 능력이 안 된다고. 의학 쪽으로는 후진국이야. 의학은 미국과 우리 일본이 투톱이라고. (X23W6QD25F)

└박유성이 몰래 미국에서 약을 들여왔을 가능성은? (SAR32GQ525)

└헛소리 그만해 멍청아.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 (K7W23Q5D7K)

1ch는 대체적으로 박유성의 발탁을 예상했다는 분위기였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 대체만 허용하는 상황에서 사상 최강이라던 일본 청소년 대표팀을 침몰시킨 장본인이다 보니 다른 선수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 협회에서 발표가 늦어서 좀 걱정이었는데 박유성이 뽑혀서 다행이야. (A66W1D4Q5F)

└뭐야, 너. 춍이야? (DK351KAB55)

└멍청아. 박유성의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는 기회잖아! 박유성에게 진짜 일본 야구의 무서움을 보여줘야지. (A66W1D4Q5F)

└그런데 한국이 우리하고 붙을 수 있을까? 조가 다른데? (N43ER1F6Q7)

└박유성이 합류했으니까 2위 가능한 거 아니었어? (Q3W5D23G1Q)

└멍청아. 박유성은 아마추어야. 한국은 전원 프로팀이었고. 프로 선수가 빠지고 아마추어가 들어갔으니까 전력이 약해지겠지. (M76W2J6D7N)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야. 후지와라 코타로가 빠졌잖아. (B2R44FE12F)

└스즈키 지로와 후지와라 코타로 중의 한 명이라면 난 스즈키 지로를 택하겠어. (O32KQ5M6D2)

└나도. 스즈키 지로는 일본 야구의 미래야. 후지와라 코타로는 늙어서 제대로 뛰지도 못한다고. (B1E4W65D2F)

└멍청한 소리 하지 마. 후지와라 코타로는 메이저리그 선수야. 확실한 주전은 아니지만 아직 경쟁력 있는 선수라고! (RQ32W1E45T)

└후지와라는 발목 상태가 좋지 않잖아. 대표팀에 합류해도 지명 타자로 써먹을 수밖에 없다면 스즈키 지로가 백번 나아. (B45Q1W4D5F)

└만약에 스즈키 지로가 스즈키 이치이로의 조카가 아니라면? 그래도 스즈키 지로가 선발됐을까? (DFS231AD23)

└그럴 리가 없잖아. (V423WE1F4H)

└일본은 철저하게 혈연 지연 학연을 따진다고. 만약 다른 선수였다면 이렇게 쉽게 발탁되지는 못했을걸? (N35EW25F1A)

└스즈키 지로는 지난 U-18 월드컵에서 박유성 다음가는 활약을 펼쳤어. 선발되는 게 당연하잖아? (P11K4Q6D2F)

└스즈키 지로의 실력은 냉정하게 따졌을 때 한국의 4번 타자 수준이야. 성적이 그걸 증명하고 있고. 박유성과 직접 비교는 곤란하다고. (KG3Q45W12R)

└박유성은 10할의 타율에 모든 타석 출루를 하는 말도 안 되는 성적을 냈어. 반면 스즈키 지로는 그 절반도 해내지 못했지. 한국이 박유성의 발탁을 두고 시간을 끌었던 걸 생각해 봤을 때 스즈키 지로의 발탁이야말로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봐야 해. (KA23E4I58T)

└스즈키 지로의 대안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B2W55QD1E7)

└찾아보면 얼마든지. 이번 청소년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도 다들 잘했어. 스즈키 지로가 조금 더 잘했을 뿐이야. (U73QW4E22D)

└스즈키 지로가 박유성만큼 잘했다면 이런 쓸데없는 논쟁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아쉽군. (O72Q56DK2F)

└어쩌면 올림픽에서 증명해야 하는 건 박유성이 아니라 스즈키 지로일지도 모르지. (K32NFT2G45)

LA 올림픽 조직 위원회에서 특별 교체 규정을 참가국 전체에 통보했지만 선수를 교체한 건 대한민국과 일본뿐이었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야구의 본고장이라 불리며 세계 최고 레벨의 메이저리그를 보유한 미국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프로 선수들의 참여 의사가 높았기 때문이다.

대만의 한 야구 전문가는 대한민국과 일본의 예를 들어 대만도 미래를 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살인 협박을 받았을 정도.

박유성의 발탁을 한목소리로 주장하던 언론들도 선수 교체가 공식 발표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성적 걱정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레인저스 송 – 유성아. 부담되지?]

[최성국박유성 – 아뇨. 하나도 부담 안 되는데요?]

[레인저스 송 – 최성국은 뭐냐? 설마 최연소 성인 국대냐?]

[최성국박유성 – 베팍에서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별생각 없이 가져다 씀.]

[레인저스 송 – 별생각 없기는. 좋다고 가져다 써놓고.]

[레인저스 송 – 그런데 넌 걱정 안 돼?]

[최성국박유성 – 뭐가요?]

[레인저스 송 – 아마추어 선수 뽑은 건 우리하고 일본뿐이잖아. 만약에 성적 안 나오면 어쩔래?]

[최성국박유성 – 그럼 형이 책임져야죠.]

[레인저스 송 – 뭐? 왜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

[최성국박유성 – 저는 주로 대주자라 타석에는 거의 서보지도 못할 텐데 점수 못 내서 경기 지면 클린업 쳐야 하는 형 책임 아님?]

[레인저스 송 – 와, 이 자식 멘탈 보게?]

송현민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4강 진출을 걱정했다.

민찬수가 있을 때도 4강 진출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민찬수가 빠지고 아마추어 선수가 합류했으니 그 가능성이 더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박유성은 이번 올림픽에서 철저하게 몸을 사릴 생각이었다.

“청대야 애들이 못하니까 답답해서 나선 거지만 국대는 다르지. 현민이 형이 거의 막내급인데 내가 할 게 뭐가 있겠어? 그냥 시키는 거만 열심히 하다가 오면 돼. 유난 떨지 마. 박유성.”

아시안 게임에 선발된 아마추어 선수도 보통 약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거나 다 이긴 경기 후반에 한두 타석 소화하는 정도로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

게다가 올림픽은 몰입감 자체가 달랐다.

까마득한 선배들이 뛰고 있는데 실력을 뽐내보겠다고 나선다?

그건 용감한 게 아니라 객기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2회차 때보다 국대를 6년 앞당겼으니까 그걸로 만족해야지.”

1회차 시절에는 서른 줄에 태극마크를 달았고.

2회차 시절에는 그 시기를 4년 앞당겼다.

그래서 이번 3회차 때도 다시 4년을 앞당기는 걸 목표로 삼았는데 운 좋게 아마추어 신분으로 성인 국가대표 팀에 합류하게 됐으니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보다 학교가 걱정이네.”

현재 고교 야구는 주말 리그 후반기가 진행 중이었다.

황금 사자기가 끝난 직후 바로 들어갔는데 박유성은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하느라 경기를 뛰지 못했다.

청소년 대표팀 소집이 끝난 이후에도 1주간의 휴식을 보장하라는 대한 야구 협회의 권고에 따라 집에서 푹 쉬고 있었는데 이대로 다시 올림픽까지 다녀오고 나면 주말 리그가 다 끝나 버릴 것 같았다.

“경기 일정이 어떻게 되더라?”

박유성은 매니저로부터 받은 경기 일정표를 확인했다.

LA 올림픽 야구 대표팀 소집일은 8일 토요일.

그런데 그날 태산 고등학교와의 경기가 잡혀 있었다.

“이건 못 참지.”

1주간의 휴식 기간이 끝나기 전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거라 주말 리그 경기는 참가할 필요가 없었지만.

박유성은 곧바로 대한 야구 협회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박유성 선수.

“대표팀 소집 말인데요. 몇 시까지 선수촌 합류해야 해요?”

-11시까지 선수촌에 와야 합니다. 박유성 선수는 제가 직접 픽업할 예정이고요.

“그거 한 3시간쯤 미뤄도 될까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꼭 뛰어야 하는 경기가 있거든요. 저희 학교 입장에서는 거의 한일전급이라 지면 난리 나서요.”

-그러니까 지금 주말 야구 경기 때문에 국대 소집에 지각을 하겠다는 얘기인 거죠?

“안 되나요?”

-아뇨. 됩니다. 대한 야구 협회 선수가 소속 리그에 참가하겠다는데 그걸 막을 수는 없죠. 협회 쪽에는 제가 잘 말하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