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블랙박스
정비원들 사이에 있던 디블라임 교수와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그녀는 곧장 이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 쪽이 베타니아인가요?"
"아..네. 맞아요."
"반가워요. 놋 베이스의 디블라임입니다."
그녀는 오른손을 나를 향해 내밀었다.
"베타니아의.. 백묘월입니다."
내밀어진 오른손을 쥐고 가볍게 악수했다.
이 나라 사람 같지는 않고.. 외국인인가? 적합자면 머리색이 알록달록해지다 보니 직접 가까이서 보기 전까지는 적합자인줄로만 알았다.
놋 베이스는 베레시트 문제로 타브하와 사이가 좋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녀가 먼저 인사를 건네올 줄은 몰랐다.
"저번 전장에서 활약하셨다고 우리 파일럿들한테 이야기는 들었어요."
저번이라면 아마 폐쇄 도시에서 이야기겠지..
"아뇨 전 어디까지나 호위로 간 거라.."
대외적인 활약상은 1호기의 엄호사격이 전부였다.
"대형을 잡았으면서 생각보다 겸손하시네요."
정보가 샌 건가.. 현장에 카이나벨이 있었으니 목격했을지도 모르겠고.. 정말 외부 인원도 아니고 작전과 관계가 있었으니 교전기록 정도는 흘러갔던 것 같다.
"어제 우리 모듈을 타고 몸이 안 좋으셨다고 들었는데.. 이제 괜찮으신가요?"
인사치레로 나누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였는지 어제 훈련모듈을 탔을 때 보인 이상증상에 대해 물어왔다.
"조금 현기증이.. 파일럿병이라네요."
"파일럿병이라.. 코어와의 싱크는 평균 수준이었을 텐데.."
나의 이야기를 들은 교수는 한쪽 옆구리에 끼고 있던 태블릿 단말을 꺼내 그 단말을 조작했다.
"자세제어용 중력이 성인 남자 기준으로 조금 강하게 걸려있었네요.. 기지에 비치된 내압용 슈트가 별로였나 보네요."
교수는 들고 있던 단말을 나에게 건네주고 화면을 보여주었으나.. 단말에 표시 된 정보는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아니었다.
"슈트요..?"
유일하게 알아들은 단어는 슈트 이야기였다.
"네 파일럿 슈트. 어제 입으셨던 슈트에 문제가 있었나본데요?"
"어제.. 교복 차림으로 탔는데요?"
내가 어제 입은 건 스튜던트 슈트가 전부다.
"..정말요?"
나의 이야기를 들은 교수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이 커져선 나를 쳐다봤다.
"네.. 어제 계셨던 분들에게 여쭤보시면.."
훈련용 파일럿 슈트를 입지 않아서 훈련 규정을 어긴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거 때문에 신경이 쓰인 건가.
- 주물
"히잇!"
교수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는데 교수의 양 손이 내 옆구리를 쥐었다.
"몸이 탄탄한 것도 아닌거 같은데.."
- 주물 주물
"지그음.. 뭐하시는..! 하으윽.."
"허벅지나 팔도 보통 여자애 수준.. 골격도 보통.. 보다는 조금 작나.."
교수는 나의 허벅지나 팔뚝을 주무르다가 뒤로 돌아서선 내 척추를 아래에서 위로 손가락을 누른 채 쓸어올렸다.
양 손에 태블릿을 쥐고 있던 탓에 대처할 수도 없이 교수의 손이 결국 내 골격 전부를 만지도록 내버려두었다..
"하아...하.. 교..교수우..님.."
낯선 손길 때문에 놀란 몸은 그저 달뜬 숨만 내쉬고 심장이 빨리 뛰고 있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던 탓에 정신도 제대로 차릴 수 없었다. 이 세계에서 이렇게 무방비하게 누군가에게 몸을 만져진 적은 처음이었으니까..
나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는 건지 교수는 내가 들고 있던 단말을 받아가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여러 수치를 대조해가며 새로 데이터 값을 써넣었다.
"가속도를 이 정도로.. 됐다."
나를 무시한 채 바쁘게 무언가를 입력하던 교수는 다 되었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갑자기 만진건 미안해요. 우리 기지 파일럿들은 슈트를 입지않으면 30초도 버티기 힘든데, 어떻게 61초나 버틴 건가 기술자로써 궁금증이 생겨버려서."
교수는 나에게 방금 전 나를 주무른 일에 대해 곧바로 사과했다.
..동성끼리고 사과 받았으니 괜찮은 건가.. 나쁜 의도가 있던 건 아닌 것 같고 연구 목적이었으니까..
"다..다음부터는 미리 말하고.. 해주세요.."
다음부터는 상대가 누가 되었건 갑자기 만져온다면 용서 안 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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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대로라면 파일럿 슈트를 꼭 입고 타야하지만. 모듈을 사용하는 파일럿이 어린 여자아이 일 줄은 몰랐네요."
단말을 조작해 세팅을 마친 교수가 나에게 맞춰 세팅을 다시 조절했다고 말해주었다.
"이제 다시 타더라도 어지러움은 없을거에요."
몸이 주물러진 정도로 파일럿병을 예방할 수 있다면 싼 조치겠지.. 사도가 아니면 조작감도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다 주인공군의 교육을 위해서니까..
"..정말이죠?"
어제처럼 타자마자 두통을 느끼고 내리는 건 사양이다. 이미 하루 교육을 빼먹은 덕분에 남은 일정이 빠듯하다.
"노 프라블럼."
자신만만한 웃음. 내가 일하던 시절엔 저런 표정을 짓고나면 꼭 뭔가 예상하지 못한데서 문제가 터지던데.. 그래도 교수 직위를 단 사람이니 믿어볼만 하겠지.
놋 베이스의 정비원의 안내에 따라 모듈에 탔다.
"시범 기동 부탁드려요. 상대는.. 똑같은 케루브로 부탁드릴게요."
주인공군이 아직 오지 않았으니 유인 훈련은 무리지만 이전에 모듈에 남은 파일럿의 고스트 데이터로 더미 운용은 가능하다.
적당히 모듈을 사용했던 무작위 상대랑 싸워보는게 괜찮겠지.
< 알겠습니다. 1차 테스트 준비하겠습니다. >
- 위잉..
훈련모듈안에 달린 장비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어제와 같은 시가지를 배경으로 눈앞에 검은 케루브가 랜더링 되었다.
아마 주인공군이 어제 봤던 광경이 이런 느낌이겠지.
< 베타니아. 기대하고 있을게요. >
스피커 너머로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어디까지나 교관인데 이런 기대는 교육생에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하하..네.. 혹시나 또 쓰러질거 같으면 바로 중단 부탁드려요."
조정을 끝내도 모듈이 맞지 않다면 그냥 또 복좌식 모듈에 앉아서 인공지능 상대로 훈련이나 시켜야지.
< 1차 테스트 시작하겠습니다. >
- 기잉..
테스트 시작 안내와 함께 조종간을 움직이자 기체가 약한 구동음을 내며 움직였다.
어라? 어제처럼 작동하자마자 두통같은건 생기지 않네.
- 휙
시험 삼아 조종간을 앞으로 쭉 당겼는데. 어제처럼 미묘한 지연도 없고 기체의 움직임도 잘 받는 것 같았다.
< 미스 베타니아. 상태는 어떤가요? >
"좋아요. 어지러움도 없고 반응속도도 어제보다 좋아진 것 같아요."
- 캉.. 캉..
교수와 통신을 하는 동안 검은 케루브가 대검을 들고 뛰쳐오기 시작했다.
어제는 주인공군을 봐주느라 시간을 끌었지만 지금은..
- 키이잉..
검지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팔꿈치에 수납되어있던 톱날이 달린 단검이 꺼내져 작은 날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 후욱!..
나를 향해 휘둘러져오는 대검을 살짝 숙여 피한 뒤
- 키이이익!!
손에 든 단검을 역수로 쥐어 케루브의 조종석 위치를 꿰뚫었다.
- 기긱..긱..!
조종석이 뚫리자 몇 번 들썩이던 케루브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춰 내 기체 위에 엎어진 채 움직임을 멈췄다.
< 10초.. 1차 테스트 종료하겠습니.. >
연구원이 테스트 종료를 알리는 말을 하려던 찰나
< 아뇨. 이대로 계속해보죠. 괜찮나요? 베타니아. >
교수가 계속해보는게 어떻냐며 물었다.
"네. 상관없어요."
내 기체가 파손된 것도 아니니까 계속하더라도 문제는 없겠지.
< 멋진 자세에요. 카운트 없이 곧바로 시작할게요. >
- 위이잉..
내 위치를 경계로 3대의 검은 케루브가 거리를 둔 채 나타났다.
지휘형.. 정찰형.. 보조형.. 정석적인 조합이었다.. 1:3은 조금 불리하지 않나..
그래도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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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시익!.. 콰아!!
지휘형 케루브가 들고있는 라이플에서 주황빛의 섬광이 뿜어져나왔고, 자리를 피하자 쓰러져있던 케루브에 명중하자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 탁 탁 탁 탁 탁 탁
지휘형의 사격을 피하자 보조형 케루브의 등에 짊어진 미사일 포드 여섯개가 열렸다.
- 파바바바바박!!!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온 여섯개의 미사일을 피해 공중을 향해 한번 뛰고, 건물의 뒤로 숨어 피했다.
이 위치라면 잠깐 숨 돌릴 정도는..
- 기이잉...
정찰형 케루브가 머리 위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 파시이!..
곧바로 지휘형이 들고있던 장거리 라이플의 섬광이 내 발 아래를 스쳤다.
접근은커녕 도망칠 틈도 주지 않는게 최악의 콤비네이션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무장은 양 팔꿈치에 달린 수납형 단도 두개와.. 허벅지 옆에 장비된 근거리용 매그넘 하나..
장거리 상대로는 불리한 구성이었다..
게임이라면 원거리 공격을 얻어맞고 끝이겠지..
하지만 지금 상황은 게임이 아니다. 실제 지형지물과도 상호간섭이 가능한 시뮬레이션이다.
장비가 없다면 어떤가. 현지 조달을 하면 그만이다.
- .. 깡!
낡은 건물의 틈 사이에 있던 전신주를 발로 걷어차자 전신주가 꺾이며 쓰러졌다.
- 지직..직.. 삑! 삑!
고압의 전기가 아직 흐르고 있는 전신주를 쥐자 모니터에서 데포르메 된 기체의 양 팔에 주황색의 빛이 점멸했다.
- 탁..탁..
전신주를 들고 조금 앞으로 달리다가..
- 후우우우욱..!!
전신주를 내던지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높게 날아올랐다!
- 깡!.. 파직..직..
공중을 호버한 채 선회하던 정찰형의 등 뒤에 짊어진 거대한 레이돔에 전신주가 꽂히며 전선이 감기자 감전이 일어난 듯 정찰형이 떨리더니 움직임이 둔해졌다.
정찰형이 마비되자 계속 사격과 미사일을 보내던 지휘형과 보조형의 공격이 조금 둔해졌다.
지금 상황이라면 남은 두기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겠지..
- 탁
기체의 냉각 모듈의 전원을 잠깐 내렸다.
냉각 모듈을 내리자 발열을 위한 팬이 멈추며 기체의 구동부에서 나는 소리가 줄어들었다.
- 위이잉..
소리가 사라지자 계속 사격을 하던 지휘형도 잠깐 사격을 멈춘 채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정말 고급 시뮬레이션 장치인지 가상 환경 안에서 끈 것뿐인데 정말 열기가 올라와서 모듈 안이 후덥지근 해졌다..
하지만 냉각 모듈을 끈 덕분에 기체 안은 뜨거워졌지만 소리를 줄일 수 있던 덕분에 지휘형의 뒤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 키이이잉!!!
왼손에 장비한 단검을 지휘형의 뒤에서 쑤셔 박아 조종석을 찔렀다.
- 기긱..긱..
뒤에서 조종석이 꿰뚫린 지휘형은 움직임을 멈추고 앞으로 축 늘어졌다.
- 기이잉!.. 탁..
지휘형이 격추한 것을 느낀 보조형이 이 쪽을 향해 컨테이너를 열려고 했으나..
- 파시이..!! 쾅!
쓰러진 지휘형이 들고있던 라이플을 쥐어 보조형의 컨테이너에 명중시키자 컨테이너의 미사일이 연달아 터지며 보조형을 삼켜버렸다.
- 기이잉..
파손된 레이돔을 분리한 정찰형이 이 쪽을 향해 단검을 쥐고 달려왔으나..
- 까앙!
지휘형의 라이플의 총신을 양 손으로 잡고 휘둘러 이 쪽을 향해 뛰어든 정찰형의 조종석을 으깨버렸다.
정찰형의 조종석이 뭉개지며 케루브의 머리 위에 덧씌워진 바이져가 깨져 아래로 우수수 떨어졌다.
< 1차 테스트.. 종료하겠습니다.. 59초.. >
연구원의 테스트 종료 안내를 끝으로 1차 테스트가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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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칵!
"더워엇!!"
종료 안내를 듣자마자 곧바로 훈련 모듈의 해치를 세게 열었다.
아무리 실제 같은 훈련이라고 해도 정말 후끈한 열기까지 그대로 재현할 필요가 있던 건가.. 이러다 기체가 터지면 정말 모듈도 터지겠네..
곧바로 뜨겁게 달궈진 모듈에서 내려와 바닥에 주저앉았다..
"햐아..."
이마는 이미 땀으로 가득했고 등도 조금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반팔을 입고 올걸 그랬나..
"베타니아!!"
덥고 지쳐서 바닥에 주저앉아있었는데 교수가 이 쪽을 향해 달려왔다..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교수는 지쳐서 바닥에 널부러져있던 나를 끌어안고 대단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더미 데이터라도 상대는 최정예 카이나벨! 그 셋을 60초도 안되서 쓰러뜨렸어요! 주변 물건을 무기로 쓰는 전략까지!"
교수는 흥분한 듯 내 몸을 흔들며 이야기를 쉬지 않고 쏟아냈다... 지금 너무 더워서 조금 쉬게 해줬으면 좋겠는데에에..
"교수우.. 조금만.. 어지러우니깐.."
"테스트기의 파일럿으로 썩긴 정말 아까워요.. 놋 베이스로 오실 생각은.. 아니 와주세요! 급료는 타브하의 3배로 드릴 테니!"
진짜아.. 어지럽..다니깐.. 이 사람.. 체온.. 뜨거우.. 3배.. 빨간..혜성이..반짝..
"...베타니아?"
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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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나에게 교수는 연달아 사과했다.
어제 일이 있던 덕분인지 현장에는 파견온 의무대 사람도 있던 덕분에 곧바로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증상은 파일럿병이 아닌 열로 인한 탈진..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고열로 달궈진 모듈안을 파일럿 슈트도 없이 버텼다는 이야기를 하자 제 정신이냐며 혼났다.
등도 땀으로 다 젖고.. 바지 안도.. 솔직히 속옷도 푹 젖었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의 체온이 가까이서 부벼지니 기절할 만도 했지..
"괜찮아요 교수님.."
쓰러진 나를 보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던 교수에게 이제 괜찮다며 진정 시켜주었다.
"샤워 시설좀.. 쓸게요.."
다만, 너무 찝찝해져서 좀 씻고 싶었다.. 슬슬 주인공군이 올 시간이니깐 땀범벅으로 마주치면 싫어하겠지..
갈아입을 옷은 다행히 저번에 주인공군의 훈련을 신청하며 받아두었던 부대의 티셔츠가 있어서 윗옷은 갈아입을 수 있었다.. 젖은 티셔츠를 입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곧바로 티셔츠를 들고 가장 안쪽의 락커룸에 들어가서 옷을 벗어 바구니에 넣은 뒤 샤워실로 들어갔다.
훈련시설을 전세냈으니 이 시간에 샤워실을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만족스러웠다.
... 있는건 오이비누 뿐이지만 없는 것 보단 낫지.
- 쏴아아..
조금 차가운 물줄기를 맞자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아까까지 열로 후끈 달아올랐던 몸을 차가운 물이 식혀주자 기분이 좋아졌다.
"- 이 전장에서 도망치면 지옥에 떨어져- ♪"
어차피 혼자뿐이니 기분이 좋아져서 노래도 흥얼거렸다. 어차피 듣는 사람도 없는데 뭘.
오이비누는 더럽게 뻑뻑했지만 물로만 씻는 것 보다는 나았다.
샤워를 마치고 몸을 닦고나서 머리의 물기를 닦아낸 뒤 젖은 수건을 손에 들었다.
공용 샤워실에서 샤워를 한 뒤엔 샤워실 안에서 물기를 닦고 나오는 예의바른 파일럿이 되도록 하자!
- 드르륵
기분 좋게 샤워를 마치고 샤워실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어..."
그 곳에는
파일럿슈트로.
갈아입고 있는..
주인공군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