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화 〉A3 UNIT
엘을 점퍼 주머니 안으로 꾹꾹 밀어 넣고 한 손으로 내 뺨을 만져봤다. 조금 피가 몰린 것 같은 느낌이 들긴하지만 체온이 오를 정도까지는 아닐 텐데..
순간적으로 감정이 움직인 것 같은 느낌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가는 듯한..
"아버지 전화야. 격납고로 와줄 수 있냐고 하시던데."
"그..그래?"
주인공군이 돌아오는걸 보고 얼굴을 만지던 손을 점퍼의 주머니 안으로 밀어 넣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A3 장비 때문에 전화 온거지?"
주인공군에게는 아무 일 아니라며 에둘러 넘겼다. 나도 모르는 감정의 변화를 그에게 굳이 알려주고 싶진 않았다.
"응. 지금 와줄 수 있냐고 하시던데.. 같이 갈래?"
호출받은건 1호기의 파일럿인 주인공군뿐이겠지만, 내가 간다고 출입이 거절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랬다면 애초에 A3 장비에 대해 회의에서 알려주지 않았겠지.
"같이 가자."
박사의 작품이라는 내용도 신경 쓰이기도 했으니까 A3장비를 직접확인해보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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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부 뒤편의 휴게실에서 나와 인도를 따라 조금 걸어 보안구역을 몇 곳 더 지나자 1호기가 정비중인 격납고의 문 앞에 도착했다.
비상사태가 일어난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서 그런가 평소의 설렁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제법 경계가 강해보였다.
경계근무 서는 분들 좀 고생 좀 하겠네..
격납고 안으로 들어서자 시끄러운 정비 소리와 함께 정비복을 입은 정비원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격납고의 가운데에는 조종석과 머리 부분을 제외한 외장의 40%가 분해 된 1호기가 눕혀져있었다.
푸른 외장은 거의 다 분해되어 드러내곤 묵직한 금속 색을 띄는 기본 골조가 드러나있었다.
1호기의 분해 현장 뒤로는 낡은 컨테이너 두개가 놓여있었다.
"이걸 지금 왜 꺼내자고 한거지.. 예비 부품 창고 구석에서 먼지나 먹고 있던 구닥다리 장비를.."
근처에 있던 정비원은 컨테이너를 리프트 카를 통해 이동시키는 과정을 보며 푸념하듯 말했다.
"불평할 시간이 있으면 얼른 오픈 작업이나 도와."
정비원의 뒤로 기름때에 찌든 정비복을 입은 개발부장이 나타나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앗 넵!"
정비원은 후다닥 현장으로 돌아갔다..
"..아버지."
".. 왔냐."
조금 어색한 인사가 주인공군 부자간에 오갔다. 사이가 나쁜 것 같진 않은데 밖에서 보면 서로 인사는 챙길 정도.. 그 정도의 느낌이다.
떨어져 지내던 시간이 길었다니까 어쩔 수 없겠지.
"베타니아도 왔군."
"안녕하세요."
머리가 허옇게 샌 개발부장은 주인공군의 옆에 선 나를 한번 쳐다보고 말했다.
"잘 왔군.. 뜯는 것도 금지 된 아르베넷을 보는 것 보다 이 쪽이 재밌겠지."
개발부장은 근처에 있던 안전 헬멧 두개를 우리에게 건네주고 아까 1호기의 뒤로 보았던 낡은 컨테이너를 향해 걸으며 이야기했다.
아르베넷은 나의 부탁으로 사령관에게 분해를 포함한 정비를 일체 금지시켰으니까 그 곳의 정비원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기껏해야 외장이나 청소하는 정도겠지.
- 끼익..
낡은 철이 갈려나가는 소리와 함께 컨테이너가 열렸다.
낡은 것은 겉 컨테이너 뿐이었던 듯 내부에는 보관 처리가 깔끔하게 되어있는 듯 한 내용물이 나타났다.
한 컨테이너에는 얇은 흑철색의 장갑판 여러 장, 다른 컨테이너에는 커다란 두개의 철갑 방패판이 들어있었다.
"이게 A3 장비.."
아까 회의실에서 청사진으로 봤던 것과 다르게 직접 보니 느낌이 달랐다.
"그래. 이게 A3장비다. 10년 가까이 창고에서 썩고 있던 물건이지만 말이야."
개발부장은 나의 감탄사를 듣고 대답해주듯 말했다.
"그리고 이게 매뉴얼."
옆구리에 끼고 있던 한 무더기의 A4용지를 주인공군의 가슴에 툭툭 두들겨주며 건네주었다.
"베레시트 계획용으로 만들어진 물건은 아니야. 케루브의 프로토타입 개발 도중 국제 규격사양에 맞춰 만들어진 물건이라 어찌어찌 쓸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주인공군이 들고 있는 매뉴얼을 옆에서 쳐다보니 내부의 청사진은 1호기와는 많이 다른 스타일의 외장을 갖고 있었다.
"일단 지휘관에게도 들었겠지만 관절은 전부 싸그리 코팅하고, 그 위에 실링처리를 할거야. 사막이나 극지에서 하는 작업을 여기서 할 줄은 몰랐네."
컨테이너가 개봉되자 정비원들은 한층 더 바쁘게 움직이며 정비용 워커의 보조암에 쥐어진 대형 실링이 1호기의 팔꿈치나 무릎 안쪽을 덧대고 있었다.
"이 위에 A3장비를 입힌다.. 비상시에는 매뉴얼에 있는 절차를 따르면 장갑을 흩뿌리면서 분해할 수 있긴 한데.. 어지간하면 하지 마라. 정비 힘들어지니까."
어느새 바닥에 쭉 늘어진 A3장비의 장갑판이 1호기의 옆에 나란히 놓여있었다. 아마 정비관들은 퍼즐이라도 맞추는 기분으로 작업하고 있겠지.
케루브 같은 2세대 차원기와 4세대 차원기인 베레시트 시리즈는 외관이 다르니까 전부 적용하는 건 무리겠고.. 몸통은 상체 조금만, 나머지는 정강이나 팔을 커버하는 정도일거다.
"마지막으로 이 두개의 방패는 그냥 현용 케루브용 장갑판을 겹쳐 만들어낸 장갑판이야. 어깨 쪽에 장비하면 그 특이한 공격을 막아볼 수 있지 않을까?"
외장 장갑과는 다르게 두개의 방패판은 개발부장의 판단으로 추가된 장비인 것 같았다.
"잘 해봐라 아들.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다."
문서로 보는 것 보다 직접 파일럿이 정비과정을 확인하는 게 더 도움이 되겠지. 그가 우리를 이 자리에 부른 이유는 그걸 확인시켜주기 위했던 것 같았다.
그 뒤로 정비과정을 여러 곳에서 한 번씩 둘러보고 그에게 인사를 건넨 뒤 주인공군과 격납고를 나섰다.
"..그 애가 남아있었으면 작업이 조금 더 수월했을 텐데."
정비부장은 A3장비를 장착중인 1호기를 올려보며 서류에 써있는 박사의 서명을 보고 작게 한숨을 지었다.
그의 한숨은 시끄러운 작업 현장의 소음에 묻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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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를 하는 동안 대기시간 동안은 개발부장이 준 매뉴얼을 읽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사령부에 마련된 대기실의 파이프 의자에 앉아 주인공군과 함께 A3 장비의 매뉴얼을 읽었다.
요즘처럼 전산화가 잘 된 시절 이전에 만들어진 서브플랜이라 그런지 전산으로 남은 자료는 현용 뷰어에서 읽기 힘들다는 이유로 직접 출력물을 읽게 되었다.
애초에 주인공군만 읽으면 되는 거니까 사본 한부만 주어졌지만 나도 심심했던 탓에 그의 옆에 붙어서 매뉴얼을 읽었다.
"특이하네.. 여차하면 장갑안의 폭약을 터뜨려서 충격을 줄이거나 장갑판 자체를 분해할 수 있다니.."
외장장비인 주제에 현장에서 분해시킬 수 있다니 어떻게 보면 참 황당한 플랜이다. 그래선 방어의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
매뉴얼의 폰트가 촘촘해서 옆에 있는 것만으로 잘 보이지 않아서 그의 옆에 조금 붙어 읽으려다가..
'여자애를 때리면 안 되잖아.'
아까 주인공군이 나에게 해주었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버려서 그 쪽으로 기울이려던 몸을 다시 빼버렸다.
- 덜컹!
몸을 움직인 탓에 파이프 의자가 조금 흔들리며 소음을 내버렸다.
"묘월아?"
매뉴얼을 집중해서 읽고 있던 주인공군이 갑자기 들려온 소음 때문에 나를 돌아봤다.
"아..아니. 1호기에 적용시키는 거니까 너 혼자 꼼꼼히 읽어보는 게 좋겠다."
이 타이밍에 왜 그 이야기가 떠오른 걸까.. 이래선 정말 십대 여자애나 다름없는 감성이 아닌가...
.. 이 곳에선 내가 실패한 어른이었다는걸 아무도 모르고 있을 테니까.. 정말 여자아이로 살아가도 되지 않을까..
"..무슨 생각해? 표정이 어두워 보이는데."
금방 나의 표정 변화를 읽은 건지 주인공군이 걱정이 담긴 말을 건넸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잠깐 생각좀.."
예전이나 지금이나.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건 달라진게 없구나..
"이번엔 잘 해볼게. 걱정하지 마."
내가 걱정하던 이유를 자기의 조종 미숙 때문이라고 넘겨짚은 듯 했다. 표정이 변하는 건 눈치채주었지만 그 속 감정까진 살피진 못했구나.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주인공군의 다짐에 에둘러 웃어주었다. 역시 웃음은 표정을 감추기 가장 좋았다.
- 끼익..
"아 지쳤다.."
대기실의 문이 열리고 지휘관용 정복과 오퍼레이터 정복을 입은 서예린과 류하연이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일부러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깍듯하게 인사했다.
"뭐..뭐하는 거야. 그런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었잖아.. 너도 하지마. 그냥 앉아서 인사해줘.."
나의 깍듯한 인사를 본 주인공군도 따라해야하나 고민하며 의자에서 엉거주춤 일어나려던 걸 서예린이 손짓으로 막았다.
"장난이에요 선배."
당황한 모습을 보는 게 조금 재밌어서 살짝 웃고 의자에 앉자 그녀도 맞은편에 놓여있던 의자에 앉았다.
"타브하에 와보시니까 어때요?"
이제 정식으로 일원이 된 그녀에게 직장의 감상을 물었다.
설마 생각하던 것과는 달라서 못 다니겠어요 하고 다음날 출근을 안 하고 회사평점에 별 한개를 남겨두는 건 아니겠지.. 그 날 타브하는 별 한 개를 받았다..
"생각하던 느낌이랑은 좀 다르긴 해. 테스트 부대라고 해서 워 벨류가 좋을 줄 알았는데, 취업 첫 날 부터 실전을 겪었네.."
신입 환영회를 거칠 시간도 없이 제대로 된 임관식도 거치지 못하고 바로 현장으로 뛰어들은 초급 지휘관의 고충이 드러나는 말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어릴 줄 알았는데 후배가 셋이나 있을 줄은 몰랐어."
그녀는 자기 옆에 앉은 류하연, 주인공군, 마지막으로 나를 한 번씩 슥 쳐다보며 이야기했다.
"두 달 전에 처음 봤을 때부터 타브하에 있던 거야?"
마지막으로 시선이 꽂힌 나를 쳐다보며 그녀는 한 팔로 책상 위에 턱을 괸 채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네. 그 때 쯤 부터 온게 맞아요."
신발 사러 갔다가 마주쳤을 때의 이야기겠지.
"대단하네.. 나만 삼일차야.."
서예린은 조금 지친 듯 책상 위로 양 팔을 펼치고 몸을 눕히자 가슴이 책상 위로 걸렸다.
나와 나의 오퍼레이터에게선 볼 수 없었던 풍경..
"그래도 잘 하고 계시는 것 같던데요? 오늘 발표도 잘 봤어요."
그녀가 유능한 것도 있겠지만 막 부임한 사람치고는 정말 잘 하고 있는게 맞다.
"다 귀여운 후배님이 도와줘서 그런 거야."
그녀는 자기 옆에 앉아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류하연의 어깨를 당겨서 가볍게 품에 포옹하듯 안았다.
"서..선배.."
"어떻게 보면 나보다 한 달이나 먼저 있었다니깐 선배님일지도 모르겠네."
류하연은 갑작스러운 허그에 조금 놀란듯했지만 싫지는 않은지 그녀의 팔 안에 안겨있었다.
이야 히로인 이벤트가 동시에 둘이나. 좋겠다 주인공군.
"선배도 이제 한 식구니까 이번 일이 끝나면 회식이라도 해요. 제가 대접할게요."
매번 김하사님까지 넷이 가던 회식자리가 한명 더 늘어나겠네.
"너가..? 아니 후배한테 얻어먹는 건 조금.. 내가 낼게."
그녀는 후배에게 대접받는 게 조금 신경쓰이는건지 자기가 내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 괜찮아요. 저는 프리랜서니까 계약직이라 빵빵해요."
흉부는 그녀처럼 빵빵하지 못하지만 매 달 들어오는 급여만큼은 그녀보다 빵빵할 거다...
"그..그래? 굉장하네.."
지휘관이라 페이가 쎄긴 할 텐데 연금으로 다 떼어가면 남는 건 얼마 없겠지.. 그래도 노후 보장이 되니깐 힘내세요 선배.
"여기 기지에 괜찮은 중국집이 있어요. 탕수육 맛있는데에요."
"탕수육..? 괜찮겠네. 이 동네는 중국집이 영 별로라.."
탕수육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도 관심이 있는 듯 한 태도를 보였다.
'또 소스를..'
서예린의 품에 안겨있던 류하연이 나를 쳐다보고 작게 중얼거렸다.
잘 안 들렸지만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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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되어 우리는 다시 대기실에 모였다.
이대로 별 일이 없으면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다시 학교를 나가게 되지 않을까. 그럴 일 없이 란테고스는 다시 오겠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란테고스에게도 번호라도 알려달라고 할 걸 그랬는데.. 걘 은근 디지털에 약하니까 그런건 힘들겠지.
"삼일 째 학교에 안가니까 이상해.."
내가 주인공군과 같이 다니던 사이 류하연은 서예린과 제법 친해진 것인지 그녀와 붙어 앉아 있다가 문득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게. 체육복도 사놓고 아직 못입어봤네."
벌써 여러 번 읽은 건지 모서리가 너덜해져가는 매뉴얼을 책상에 내려놓은 주인공군이 그 이야기를 받아주듯 이야기를 이었다.
그런데.. 체육복?
"체육복..? 그런게 있어?"
처음 듣는 이야기다. 이 학교에 체육 수업이 있었던가..
"4월부터 체육관 공사가 끝나서 수업한다고 했는데.. 묘월씨는 교복 살 때 안 샀어?"
교복.. 아 영구동토에 들른 날 샀을 때 같이 살까 하다가 짐이 많아질 것 같아서 나중에 사려고 미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날 묘월이 학교 빠졌잖아. 그래서 몰랐을걸?"
아.. 하필 빠진 날 이야기가 나왔었구나. 나만 대화에 못끼고 있네..
"응? 학교를 빠졌어?"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서예린이 의외라는 듯 나를 쳐다봤다.
모두 원하던 분야에 진학한 학생들이니까 결석하는 나를 의아해 하는 감성을 가진 것 같다..
"묘월씨는 불량토끼에요 선배.."
"토끼?"
류하연의 이야기에 서예린이 토끼가 무슨 뜻이냐는 듯 그녀에게 물었다.
"토끼 닮았잖아요."
"아.. 그렇네. 머리는 하얗고 눈은 빨갛고.. 귀여운 별명이네."
토끼라니 여러 번 듣긴했지만 색상의 유사성 말고 이해하기 힘든 별명이었다.
오히려 내 사도가 뒷다리도 토끼 같은 역관절이니 그 쪽이 토끼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십대들의 별명 감성은 참..
"그렇네.."
주인공군도 그 이야기를 듣고 어느 정도 수긍하는 듯 무덤덤하게 넘기려고 했다.
"정말 토끼같아보여?"
그런 주인공군에게 정확한 감상을 듣고 싶어서 양 손을 머리 위로 모아 올려 토끼의 귀처럼 세우고 그를 올려보았다.
"어..그..그게.."
똑부러진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말만 헛도는 주인공군.
훌륭한 파일럿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사령부 앞을 토끼뜀으로 한바퀴 돌리면서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해줄까.
"또 둘이서 놀고 있어.."
류하연은 이제는 질투도 들지 않는 건지 늘있던 일을 보는 것처럼 넘겼다.
"친해 보이네."
서예린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친해 보인다고 넘겼다.
"우리는 늘 이런 분위기에요."
제대로 된 감상평을 들려주지 못하는 주인공군의 답변을 기대하지 않고 손을 무릎 위로 올리고 이야기를 이었다.
".. 그래도 오늘은 한가하네요. 인형사도 안 오겠죠?"
결국 나에게 답변을 들려주지 못한 주인공군은 이야기의 주제를 돌리려는 듯 말했다.
- 위이이이잉!!!
그 순간 기지의 경보가 울렸다.
< 도시의 하늘에 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인형사를 확인! 2종에서 제 1종 경계태세로 이행합니다! >
기지 방송망을 통해 경계태세의 단계가 올라갔음을 알리는 방송이 울리며 란테고스의 등장을 알려줬다.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면 이게 말로만 듣던 주인공 보정인가..
의자에 걸어둔 점퍼를 들고 우리는 각자가 있어야 할 위치를 향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