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6화 〉라파 베레시트
[ 0 ]
"0%?"
화면의 위에 나타난 백색의 사도... 언노운의 적합률은 0이었다.
적합률 0이 과연 가능한 숫자일까? 나조차도 적합률을 조금은 속일 수 있을지언정 0은 아니었다.
"오측일 가능성은 없는 거야?"
"케루브에 달린 장비라면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장에 있던 2호기와 교차 검증을 해보니 0이 맞았습니다. 오차라고 해봐야 1~2% 정도에요."
"그렇구나..."
박사의 말대로라면 정말 사도의 적합률은 0에 수렴하게 된다.
"...저 기체가 정보를 차단하고 있을 가능성은?"
"그럴 수도 있겠네요. 역시 정확한 측정을 위해선 그 안에 있는 파일럿을 끄집어내는 수 밖에..."
정확한 측정을 위해선 사도 안에 있던 갈색피부의 어린아이를 끄집어내는 방법 밖에 없다...
"그 안의 파일럿을? ...묘월이도 제대로 싸워보지 못했는데."
박사의 이야기를 들은 주혁이는 그게 가능한 일 인걸까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번 전투때 나도 주혁이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으니 저런 반응은 어쩔 수 없었다.
"뭐... 당장 필요한 자료는 아니에요. 이것 말고도 같이 보셔야 할 게 많아요."
적합률은 숫자를 나타낸 성적표나 마찬가지였으니 당장 전투에서 필요한 지표는 아니었다.
박사가 슬라이드를 넘기자 나타난 것은 사도와의 전투 기록이었다.
머리 위에 백색의 고리를 띄운 채 비행하는 모습과. 손 짓 만으로 몸에 둘러진 장갑판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이 두 가지가 가장 기묘합니다... 앞에 나온 두 기체도 분석이 불가능한 기술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모두 코어를 쓰지 않았던가요."
란테고스의 인형술이나 아틀락나챠의 소형 게이트도 모두 코어를 매개로 발현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언노운은 코어 반응도 없이 스스로 비행하고. 원리를 알 수 없는 무선 장비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도는 코어의 제약 없이 모든 걸 이루고 있었다.
스스로 온전한 하나인 것처럼.
"... 무선 장비는 실제로 있는 기술 아니었어?"
전투 영상 속에서 여섯 장의 장갑판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본 주혁이는 박사에게 질문을 건넸다.
- 쾅!
박사는 양 손을 주혁이가 앉은 책상 앞에 크게 내려 얹은 채 주혁이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 댔다.
"그런 게... 타브하에 있습니까?"
"아...아니 그게..."
박사는 목을 옆으로 꺾어 시선을 피하는 주혁이의 얼굴을 집요하게 올려보았다.
"타브하에."
"제가."
"모르는."
"기술이."
"있는 겁니까?"
박사는 그 자세 그대로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말했다.
"주혁이가 당황하고 있잖아... 떨어져."
박사의 집요한 시선을 피하려는 주혁이를 돕기 위해 박사의 양 팔 밑에 팔을 넣어 몸을 뒤로 당겼다.
"이거 놓으세요 보스. 기술담당으로써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아니 좀 떨어지라니까..."
팔에 힘을 가득 주고 뒤로 당겨봤지만 무슨 힘이 이렇게 강한 건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소년은. 그런 기술을. 언제 어디서. 본. 겁니까."
"...영화! 영화에서 본거야! 그 저번에... 외출했을 때!"
- 툭
힘껏 당기고 있던 박사의 몸에서 힘이 풀렸다.
조금만 더 오래 끌었더라면 박사에게 이끌려 내 몸조차 끌려갔을지도 몰랐다.
책상 앞에만 앉아있는 직업이라고 힘이 절대 약한 건 아니구나... 어쩌면 이 기지에서 내가 가장 최약체일지도 모른다.
"영화 이야기 였습니까..."
박사는 어딘가 안도한 듯 평소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그런 기술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겁니다... 창작물의 내용을 실제로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박사는 안도와 함께 조금은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본인이 만들지 못한 기술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는 것은 동종업계 종사자의 입장에선 용납이 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유선으로 만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해상이나 우주라면 모를까. 지상에선 선이 엉키게 되서 금방 파기했습니다."
"만들어 본 적은 있던 거구나..."
운용이 힘들 단거지. 만들 수 없는 건 아니었네...
"무선 장비는 그렇다 쳐도 비행도 기묘했습니다. 아무런 외부 장치 없이 단독으로 비행하다니. 적합률이 0인 주제에 어떤 재주를 부리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박사는 손에 들린 리모컨의 포인터 단자를 눌러 스크린 위를 가리켰다.
"아마 비행기관으로 추정되는 게 이 부분쯤인데."
빨간 포인터가 가리킨 곳은 사도의 머리 위에 있는 백색의 고리였다.
"고리?"
"이 부분이?"
"비행이 빨라질 때 더 밝게 빛나는 걸 봐선 뭔가 관련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음 슬라이드로 넘기자 화면 속에는 사도가 아닌 아르베넷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최근의 사진은 아닌 것 같은데... 배경도 어제의 시가지가 아니었다.
"올해 초 폐쇄도시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이걸 지금 왜 보여주는 거야?"
얼마 전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예전의 사진을 지금 보여준 의미를 잘 알지 못하겠다.
"아르베넷에 대한 정보를 타브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찾다가 발견한 자료인데... 이상하게 보안등급이 너무 높게 설정되있었습니다."
"보안등급이?"
"네. 최상위 등급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그 남자... 사령관이 아니면 열람이 불가능했어요."
이 때의 전투데이터가? 뭔가 꺼림칙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단순히 대형 차원수와의 전투 영상일 뿐인데?
"보안등급이 높게 잡힌 건 이상하네... 그런데 어떻게 열어본 거야?"
"슬쩍 보안이 허술한 부분을 뚫어서 접속했어요."
"그런 위험한 짓을..."
보안 팀에서 곧바로 찾아올만한 짓을 우리 사무실에서 저질렀다는 말인가.
자료가 필요하면 나에게 요청하면 될 텐데 독단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침투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머리가 조금 아팠다.
"그래서... 뭔가 중요한건 찾은 거지?"
"네. 이 부분을 같이 봐주세요."
박사가 재생한 5초 남짓의 짧은 동영상은 아르베넷이 폐쇄도시의 외벽 위의 레일건을 떼어내서 발포하는 장면이었다.
짧은 영상이었기에 영상은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이게 끝이야?"
"마지막 부분을 자세히 봐주세요."
박사가 다시 한 번 영상을 재생하자 우리는 가만히 스크린을 응시했다.
"앗..."
레일건의 발사를 마치고 방열과정을 멈춘 직후.
아르베넷의 머리 위에는.
사도와 같은 백색의 고리가 잠깐 나타나 있었다.
---
"...아르베넷의 머리 위에도 그 기체와 똑같은 고리가 있네."
주혁이도 이 장면은 처음 보는 듯 작게 놀란 것 같았다.
아르베넷의 머리 위에 저런 고리가 나타난 줄 당사자인 나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전투 직후 대형 차원수에게 밀쳐진 1호기를 급하게 구조하러 가느라 신경 쓸 틈이 전혀 없었는데. ...사령관님은 이걸 왜 감춰둔거지?
사람 좋은 그 아저씨가 이걸 감춘 이유를 짐작할 수 없었다.
조만간 직접 만나서 다시 이야기 해보는 수밖에...
"기체의 외장만 분석했을 때는 유사성이 너무 낮았지만. 이 고리가 언노운과 아르베넷과의 연관점인 것 같습니다."
성인의 후광처럼 밝게 빛나는 백색의 고리...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기체는 똑같은 백색의 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보스는 정말... 모르고 있던 겁니까?"
박사는 혹시 내가 일부러 숨기고 있던 게 아닐까 확인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묻는 게 느껴졌다.
"그건 아니야. 저건... 나도 할 줄 몰라."
"자신의 기체인데도 말인가요?"
"내가 아는 건 기본 조작뿐... 자세한건 몰라."
유감스럽게도 내가 아르베넷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너무나 제한적이었다.
내가 직접 조작하면서 익힌 정보와. 엘이 가지고 있는 초기의 정보뿐.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너무나 적었다.
"보스가 모른다면 어쩔 수 없군요... 보스를 심문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아마 저 기체처럼... 아르베넷도 단독비행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뿐입니다."
"그래..."
박사의 말대로 나를 심문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잠깐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저 고리가 있으면 비행이 가능한 거야?"
나와 박사의 이야기를 듣던 주혁이가 박사에게 물었다.
"아마 저 고리는 게이트와 비슷한 걸지도 모릅니다. 저 기체가 나타났을 때 미약한 게이트 반응이 잡혔습니다."
사도의 전투 영상에서도. 아르베넷의 발포 영상에서도 고리가 나타난 순간엔 짧게나마 게이트 반응이 조금 올라가있었다.
"아르베넷도 어딘가에서 창을 꺼내지 않습니까. 아마 비슷한 원리일겁니다."
엘의 말에 의하면 아르베넷의 창은 게이트 너머 어딘가에서 꺼내온다고 했었으니. 사도의 고리 또한 어딘가에서 가져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이트를 다루는 건 예전에 언니의 기체가 다루던 기술입니다... 그래서 아르베넷도 가능한 걸지도 모르겠군요."
"네가 말하는 언니라면 '영웅'의 이야기야?"
"그렇습니다. 소년... 10년 전 사라진 영웅. 사령관의 부인 이야기입니다."
"그 누나가... 그렇구나."
사령관님과 개발부장님이 젊은 시절부터 친했던 만큼 사령관님의 부인 또한 어릴 적 주혁이와 연이 닿아있는 것 같았다.
누나? 보통은 이모라고 부르지 않나?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언니의 기체와 아르베넷. 그리고 언노운은 시기와 생김새는 다르지만 어딘가 공통점이 있습니다."
"베레시트의 모체가 된 그 기체는 자료가 없지 않아?"
"...제 기억을 토대로 분석했습니다."
박사는 그 이야기를 마치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혼란스러웠던 시대였던 만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영웅과 그 기체는 아무런 자료조차 남지 않았다.
사령관님의 부인도 사도로 짐작되는 인물이었으니. 베레시트 시리즈의 모체가 된 그녀의 기체 역시 아르베넷의 자매기일지도 모른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만...
...
"마지막으로 보스가 회수해 온 장갑판의 이야기입니다."
얼마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왠지 모르게 지치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남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인 걸지도 모른다.
박사가 넘긴 슬라이드에는 사도와의 전투 끝에 창에 꿰어 회수한 장갑판의 사진이 찍혀있었다.
"어? 잠깐만..."
사진의 장갑판은 내 기억속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분명 내가 뚫어버리지 않았나?"
분명 창에 꿰어 왔을 텐데 장갑판의 모습은 상처하나 없이 멀쩡한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지에 돌아와 창을 뽑으니 서서히 복원되었습니다."
"스스로 재생했다는 거야?"
"말 그대로입니다. 아르베넷 처럼 자체 수복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이 장갑판 역시 언노운의 일부라고 생각되네요."
아무 제약 없이 스스로 비행과 공격을 퍼붓는데다가 스스로 수복까지 하다니. 사기잖아.
"장갑판은 수복되었지만. 보스가 회수해온 언노운의 일부처럼 작게 떨어져나간 부분은 재생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박사는 잠깐 자기 자리 아래를 뒤지더니 조금 큰. 내 허리 만한 사이즈의 진공관을 꺼냈다.
진공관의 안쪽에는 사람 주먹정도 크기의 하얀 조각이 들어있었다.
"이게 그 조각이야?"
"네. 샘플을 연구해볼 겸 가져왔죠."
뭔지 모를 위험한 물건인데 이걸 사무실에 가져왔다고...?
자판기에 있는 닥페를 다 빼버리고 솔의 눈만 채워놓을까보다.
"이 관 위에 손을 얹어보시겠습니까?"
"이 위에?"
"속는 샘 치고 부탁드립니다."
조금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 다른 사도의 파편이었던 검은 관의 조각을 만졌을 때 이상반응을 보였던 것처럼.
저 조각도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리벽 너머니까 괜찮지 않을까.
"...알았어."
조심스럽게 한 손을 뻗어 진공관의 위에 손을 얹었다.
- 덜그럭
관 위에 손을 얹은 것과 동시에. 관 안에 들어있던 하얀 조각이 작게 진동하듯 움직였다.
"움직였다...?"
관 너머로 작게 조각의 떨림이 전해졌다.
잠깐 손을 때어보니.
- ...
조각은 움직임을 멈췄다.
다시 손을 얹자.
- 덜그럭... 덜그럭
조각은 작게 떨리더니. 관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 스스로 떠올라있었다.
"신기해..."
주혁이는 그걸 그저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제 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박사는 예상했다는 듯 관 한쪽 표시된 다이얼의 숫자를 메모했다.
"이걸로 됐지?"
금방 손을 때어버리자 작게 떨리며 떠있던 조각은 금방 진공관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역시 이 조각은 보스에게 뭔가 반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야... 그런 것 같지만."
박사는 처음부터 진공관을 쭉 붙잡고 있었지만 관 속의 조각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오직 나의 손에만 반응을 보였다.
역시 사도와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혹시 더 자세한 연구를 위해 보스도 샘플을 제공해주실 수 있습니까?"
"샘플? 어떤 게 필요한데?"
아르베넷의 파편이라도 필요한 걸까.
"신체의 일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머리카락이나 피... 그리고 소변도 있으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
박사의 이야기를 듣자.
머리끝에 조금 열이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뭘 달라고?
"싫어! 그... 그게 왜 필요한데?!"
"연구! 연구를 위해서입니다!"
앞의 두개는 몰라도 마지막 것을 달라니 제 정신인가?
"싫어! 그냥 혼자서 연구해!"
"뭐든지 제공해준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 꽈악!
박사는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하자 나의 양 팔목을 잡고 힘으로 벽으로 밀기 시작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연구 설비의 이야기지...!"
"신체에서 떨어져 나간 일부와, 신체를 이루는 구성품과, 노폐물이 필요합니다! 제공해주십쇼!"
"무슨 힘이...!"
이대로 내버려두면 강제로 채집을 당할 지도 모른다...!
내 존엄성을 위해서라도 채집만큼은 안 된다!
"주혁아...!"
벽에 밀쳐져 채집을 당하기 직전 주혁이의 이름을 부르자.
- 휙
박사는 주혁이의 손에 붙잡혀 너무나 쉽게 떨어져버렸다.
고양이를 집어서 옮기는 것처럼 너무나 간단하게 이루어졌다.
타인의 도움을 받는게 이렇게 편할 줄은. 아니면 정말 내 근력에 문제가 있는 건가...?
"하아...하... 한번만 더 그러면 해고야..."
겨우 박사에게서 빠져나와 주혁이의 등 뒤로 숨었다.
"...지금은 포기하겠습니다."
박사도 계속 할 생각은 없는 것인지 포기한 듯 가운을 털었다.
...지금은?
---
주혁이의 등 뒤에 숨어서 박사를 경계하고 있자.
"저기..."
주혁이는 우리의 실랑이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관. 나도 만져봐도 괜찮을까?"
"그걸 말입니까? 소년이 만져봐도 별 일은 없겠지만... 상관없습니다."
마지막쯤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어버렸지만 관 안에 있던 조각이 신기했던 것인지 주혁이도 한번 관을 만져봐도 되냐고 물었다.
"아무 일도 없을 것 같긴 한데. 그냥 궁금해서..."
박사는 양 손에 든 진공관을 주혁이를 향해 뻗었다.
"만져보십쇼."
"그럼..."
주혁이가 손을 뻗어 진공관 위에 손을 얹자.
- ...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아무 일도 없군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아무 일도 없진 않았다.
적어도 박사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린 것 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그렇지?"
그리고 관 위에 얹은 손을 서서히 떼어내자...
- 위이이이이잉...
진공관 안에 담긴 하얀 조각이 빠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어...?"
- 기기긱... 기기기기긱...!
관 안에 담긴 백색의 조각은 진공관 내부를 거칠게 긁듯 강하게 떨리기 시작하더니.
- 쨍!
진공관을 깨고 날아가.
- 콰악!
사무실의 콘크리트 벽에 박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