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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8화 〉6 그리고 7 (138/152)



〈 138화 〉6 그리고 7

제 1격납고에서 공습경보를 들은 직후 곧바로 베타니아 베이스로 돌아왔다.


사도는 아직 기지 외곽의 방어선에 묶여있지만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사령부 안쪽까지 들어오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개수된 1호기. 라파 베레시트는 아직 조정이 끝나지 않은 탓에 곧바로 나갈 수 있는건 나 뿐이었다.




박사도 역시 공습경보를 들었던 듯 아르베넷의 조정과 출격 준비를 끝내두었다.

상대가 보통 상대가 아닌 만큼 시간이 조금 소요되더라도 아르베넷의 전용 파일럿 슈트로 갈아입은  곧바로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




< 잠깐만요 보스! 이걸 같이 가지고 나가주세요! >


출격 전 박사는 아르베넷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더니 격납고의 한 쪽을 가리키자  곳엔 조금  라이플이 한  놓여있었다.




"이건?"


라자루스의 개량형입니다! 아직 완전하진 않지만... 보스라면 문제 없을 거예요! >


백색의 라이플... 라자루스의 개량형은 아르베넷의 1.5배의 길이를 자랑하던 길이에서 팔보다 조금 긴 정도의 길이로 줄어들어 있었다.

하드웨어 정비는 끝났지만 조준 보정 소프트가 아직 입니다! 그 부분은 감으로 부탁드려요! >

"소프트를... 알겠어."


어떻게 보면 하드웨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미완성이었지만 지금은 가릴 때가 아니었다.

빠른 속도의 상대를 제압하려면 오히려 가벼운 쪽이 더 편리할지도 모른다.




한쪽 팔에 라이플을 견착한 뒤 등 뒤에 달린 비행유닛. 시모닉스 유닛을 가동시켜 출격했다.

---




외곽의 방어선에 가까워지자 백색의 사도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지 안쪽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사도는 빠른 속도도. 느린 속도도 아닌 그저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서서히 기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콰과광!


기지 안으로 진입하는 사도를 막아보려는 듯 모든 방공포가 일제히 백색의 사도를 향해 포격을 쏟아 붓고 있었다.




- 슈우우...


한 차례의 발포가 멈추고 포화가 가라앉자 검은 연기 속에서 백색의 사도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사도는 한 장 부족한, 다섯 장의 장갑판에 의해 보호를 받은 듯 아무런 손상도. 그을림조차 없었다.



< 미사일이 통하지 않는다! 소대 위치로! >


통신망의 너머로 지휘관의 목소리가 들리자 방공포 아래의 케루브 소대가 지면 위를 달려 사도를 향했다.



- 쾅!

가장 먼저 달려든 케루브의 어깨에 장비 된 코어를 이용한 활강포가 쏘아 올려졌지만 사도는  것을 몸을 가볍게 틀어 피했다.



- 삐! 삐!


첫 번째 포격이 빗나가자 거대한 레이돔을 짊어진 케루브가 손에 든 탐측장비로 거리를 다시 측정한 듯 통신망에서 비프음이 울렸다.


< 좌표 수정! J32로! 레일건도 함께! 다시 한 번 발포한다! >


- 슈우우... 콰아아!  쾅!


수정 된 좌표를 받은 지휘관은 다른 케루브에게도 발포 지시를 내리자. 오른 팔 대신 거대한 레일건의 포신을 달고 있는 케루브에서도 백색의 섬광이 쏘아졌다.




정확한 좌표를 노려 동시에 두 발의 포격이 쏘아 졌지만...



- 팡!

두 장의 장갑판이 사도를 보호하듯 막아내더니 공격을 너무나도 가볍게 흘러 내버렸다.



< 정통으로 맞았을 텐데...? >


괴물인가... >

신속하고 완벽한 공격이었지만 너무나 허무하게 막혀버리자 좌절한 듯  파일럿의 목소리가 들렸다.

< 그게 전부야? >


포격이 멎자 드러난 백색의 사도에서 이전에도 들어본 적이 있었던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린아이의 목소리는 어딘가 질린 것처럼. 흥미를 잃은 것 같이 들렸다.

너희들은 시시해. [멈춰버려] >

- 기이이잉...!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함께 사도 위의 고리가 강하게 빛났다.


- 위이이잉...


고리가 강하게 빛난 직후 사도를 향해 올려져있던 방공포가 전원이 꺼진 것처럼 고개를 축 내렸다.


시스템 올 다운! 대공 방어망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

< 방어망이 공격당한건가?! >


< 아닙니다! 방공포대 안의 코어가 전부 가동을 멈췄습니다! >



- 쾅!

< 우와앗! >


고리가 빛난 직후 오른팔을 레일건으로 교체한 케루브가 장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옆으로 쓰러져버렸다.

오른팔을 교체한 케루브 다음으로 어깨에 포신을 짊어진 케루브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더니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 두둑... 콰앙!


가장 무거워보이는 레이돔 유닛을 짊어진 케루브도 어깨 위의 장비를 이겨내지 못한 듯 큰 파열음이 울리더니 무릎 관절이 부서지더니 무너져 내려앉았다.

물리적인 공격은 없었지만 3기의 케루브는 자신이 짊어진 장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바닥에 처박히거나 무너져 버렸다.



< 가짜 형제는 아직? >


자신을 포위한 장비가 전부 멈춰버린 것을 확인하자 사도 안의 어린아이는 나를 찾는 것 같았다.


아르베넷의 표면에 테나흐의 잎을 둘러두었기 덕분인 것인지 사도는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 역시 예상대로입니다... >

사도를 노려 접근하려던 찰나. 통신망 너머로 박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 언노운은 코어를 강제로 멈추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

"코어를 멈춰? 케루브는 아직 기동중인데."

3기의 케루브는 쓰러지긴 했지만 그 안의 코어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모니터 위로는 가동중인 아군기로 표시가 되고 있었지만 관제 시스템에는 장비가 표기되지 않았다.



< 파일럿과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코어까지는 멈추지 못하는 것 같아요. >


"...가까이 가면 시모닉스 유닛이나 라자루스도 멈추는  아니야?"

저번 현장에서 사도가 세 기의 시모닉스 유닛을 멈춰버린 것처럼 땅에 떨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다시 놓치는 것은 사양이었다. 이 곳에서 어떻게든 사도와의 결착을 짓고 싶었다.



< 예상대로인 만큼 그에 대한 대비도 해두었습니다! 단... 완벽한 처리는 아니라 오랜 시간 버티는 건 힘듭니다. >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건데?"

< 영향권 안에서 5분 내외입니다. >


"그 정도면 충분해!"



어차피 사도 안에 있는 것은 어린아이이며 그 사고는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떨어뜨린다면. 그리고 공중에서 추격이 가능하다면 일대일 싸움에선 이쪽이 더 유리할 것이다.


- 파샤아아앗!


테나흐의  사이로 드러난 시모닉스 유닛을 최고속도로 가동시켜 사도의 품을 향해 달려들었다.



---




< 아앗! 여기 있었구나! 가짜 형제! >

고속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나를 눈치 챈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것 처럼 들렸다.

- 파앙!

나를 막으려는 듯 다가오는 두 장의 장갑판을 팔로 쳐낸 다음 라자루스를 겨눈 뒤 발포했다.

백색의 섬광이 쏘아져 사도를 향해 날아갔지만...




- 파샤아!...


두 장을 제외한 세 장의 장갑판이 섬광을 흩뿌려내듯 쳐내버렸다.



"쯧."

 번의 사격으로 명중하길 바란게 요행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파고들면 기회가 생길 것이다.



- 까앙!

아르베넷을 막아서는 장갑판 하나를 주먹으로 쳐낸 뒤 다시 한 번 빈틈을 노려 사격을 가했다.

- 파삿!


출격 전 박사가 말해준 것처럼 경량화가 이루어진 라자루스는 출력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그 대신 세 번까지는 발포할 수 있도록 바뀌었으니 연달아 사격을 가할 수 있었다.


< 앗! 우왓! >

두 번째 사격이 쏘아지자 당황한 듯  목소리가 들렸다.


세 장이 아닌 두 장의 장갑판만으로 사격을 막았기 때문인지 백색의 장갑판 표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과 함께 충격에 밀려난 듯 사도의 방어가 허술해졌다.



[떨어져!] [떨어져!] ... 어라? >

내가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느낀 사도는 필사적으로 나를 떨어뜨리려고 했지만 박사의 대비가 헛된 것은 아니었다.



< 어째서 떨어지지 않는 거야? 신성도 없는 주제에! >

사도에게서 언급된 '신성'이라는 단어가 신경 쓰였지만 나에게 답변해줄 의무는 없었다.


사도와의 거리가 5m안으로 줄어들자 아르베넷을 막아내려는 장갑판의 움직임에 빈 간격이 제법 보였다.


< 네가 세 번째와 네 번째 언니도 여기에 잡아두고 있는 거지! 언니들을 돌려줘! >



- 파앗!


사도가 아르베넷을 향해 손을 뻗자 예전에 미하일 을 노렸던 것 처럼 세 장의 장갑판이 끝을 모은 채 아르베넷을 향해 쏘아졌다.


사도와의 거리가 짧은 만큼 아르베넷에게도 위협적인 공격이었지만.




두 번이나 같은 공격은 너무 읽기가 쉬웠다.


- 파앙!


시모닉스 유닛의 코어를 잠깐 멈춘  고도를 아래로 내려 사도의 발아래를 향해 라자루스를 쏘았다.


< 꺄아아악! >

아래에서 오는 공격만큼은 막을 수 없었던 듯 사도의 우반신에는 붉은 상흔이 일자로 새겨졌다.


아쉽게도 조종석을 정확히 노릴 수 없었지만 제대로 한 방 먹였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컸다.

- 슈우우우...!

곧바로 고도를 올린 뒤 장갑판과 사도 사이의 빈틈을 파고들듯 창을 꺼내 들었다.

< 비겁해! 이야기도 안 듣고! >


비겁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약자의 어리광일 뿐이다.



"잘 가렴."

이대로 창을 가슴에 꽂아 넣는다면 파일럿만 죽인 채 사도의 육신을 강탈할 수 있다.


승리를 확신한 나는 처음으로 입을 열어 가벼운 작별을 고했다.






투콰악!


왼 손에 쥐어진 아르베넷의 창이 장갑판을 꿰뚫는 소리가 사도와 아르베넷의 사이에서 울렸다.


...


사도의 가슴을 꿰뚫었다고 생각했지만.

창은 사도를 꿰뚫지 못했다.



- 쌔애애액...


아르베넷과 사도의  사이에 작은 게이트가 열렸다.



게이트 안에서 나온 한 쌍의 날개를 가진 새하얀 그 것은 자신의 손과 팔이 꿰인 채 창을 붙잡고 있었다.

아르베넷과 사도의 사이에서 나타난 무엇인지  수 없는 그 것은 사도를 지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

아무런 울음소리도. 비명도 없이. 얼굴이 없는  것은 아르베넷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해야...!"


- 콰아악!


창을 비틀어 그 것의 팔을 뭉개버린 뒤 곧바로 머리를 꿰뚫었다.



- ... !

얼굴이 없는. 인간을 닮은 것 같은 그 것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죽어버린  몸이 축 늘어져 버렸다.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사도의 방패막이가 되어준 그 것을 대신해 다시 한 번 사도를 노리려 했으나.


< 마스터! 피하세요! >

엘의 경고와 함께 아르베넷의 몸이 뒤 쪽으로 밀려났다.

"무슨 짓이야 엘!"


< 저건... 위험해요! >

그런 이유로 아르베넷을 밀쳐낸거냐며 엘에게 불만을 말하려던 찰나.




- 드득... 득...

머리를 잃은 그 것은 몸이 점차 부풀어 오르더니.




- 콰앙!

 폭음을 내며 터져 흩어져버렸다.

---



"뭐야 저건..."


아르베넷을 멋대로 조작한 엘에게 화를 냈었지만.


엘이 아니었다면 아르베넷도 저 폭발에 휘말렸을지도 모른다.

폭발과 가까운 곳에 있었던 사도는?


...그러나 사도는 이 반응을 이미 알고 있었던 듯 어느새 주변으로 다시 모인 장갑판에 의해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었다.

아까 그 것이 사도를 지키려던 행동도 그렇고. 아마 저 것은 사도가 부른 것이겠지.



- 쌔애액...


사도의 등 뒤에서 아까와 같은 작은 게이트가 두개 더 열렸다.


게이트 안에서 나온 것은 아까와 같이 날개를 달고 있는 인간의 형상을 한 것들...

게이트에서 나온 그 것을 차원수라고 생각할  있었으나 그 것은 차원수와는 어딘가 달랐다.

인간처럼 길게 뻗은 손과 다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등에는 인간이 가지고 있지 않은 커다란 한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기이한 점은 그 것들에는 '눈'이 없었다.



아공간 속의 짐승들마저 눈을 가지고 있는데.  것들은 얼굴 위에 아무것도 없었다.

눈이 없는 것들은 영혼을 가질  없다.



[아버지의 계약]을 이행해! [천사]! >

천사?

저 것들이 천사란 말인가?

눈이 없고 영혼이 없는 기이한 인형들이 천사라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인가?


사도의 선언과 함께 천사라 불린 그 것들은 날개를 펼친 채 이 쪽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 ...

날개를 펼친  날아온 천사의 오른손이 부풀더니. 라자루스와 비슷한 형태의 라이플로 변했다.



"베껴냈다고?!"

- 파샤아!

"크읏!"


곧바로 아르베넷을 향해 쏘아진 광선을 가까스로 피했다.


< 아버지를 본따 만든 것이니까 무기 정도는 베껴도 상관없잖아? >


다른 한 마리의 천사는 자신의 오른손을 아르베넷의 것과 비슷한 창의 형상으로 바꾸어 다가왔다.



- 카앙! 까가각...!


천사의 창과 아르베넷의 창이 엇갈려 거친 소리를 내며 갈려나갔다.



- 콰악!


창의 형상은 베꼈지만 힘마저 배끼지는 못한 듯 강하게 밀어내자 천사는 손쉽게 뒤로 밀쳐졌다.

두 번째 천사를 떼어내자 곧바로 장갑판이 아르베넷을 향해 날아 들어왔다.

- 카아앙!

장갑판을 향해 창을 내던졌지만 꿰뚫지는 못하고 날아오던 궤도만 바뀐 게 전부였다.

"엘 남은 시간은?"


< 앞으로 1분 정도에요... >

사도가 코어를 멈추는 힘을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1분.


 수 있는 세 기를 상대로 공중전을 지속하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 카나프! 그리고 천사! 저 녀석을 붙잡아! >


사도와  천사는 하나의 팀처럼 쉴 새 없이 연계를 퍼부었다.



- 카앙!


지금  상태로는 공격을 방어하는 게 한계다.



- 캉!


아르베넷의 빈틈을 노리듯 천사의 창과 사격. 그리고 장갑판이 달려들었다.

- 까앙!


적어도 도움이 될 전력이 온다면...!



어느새  마리의 천사는  손을 창으로 바꾼 채 아르베넷을 향해 달려들었다.


혼자서는 천사의 공격을 막을  같지 못하다고 느낀  순간.




- 콰아아아아!




양손을 창으로 바꾼 천사는 고속으로 날아온 물체에 채여 아르베넷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콰드득!

천사를 고속으로 밀쳐낸 그것은 검은 거대한 손으로 천사의 양 팔을 붙잡아 으깨어 부순 뒤.



드득... 콰앙!

붉은 발로 남은 잔해를 걷어차 폭발시켰다.




- 삐이!

천사를 밀친 붉은 기체는 아르베넷에게 통신을 보냈다.




< 미안 마마! 조금 늦어버렸어! >



거대 병장. 골야트의 팔을 장비한 채.

 뒤에는 거대한 골조와 세 개의 연료탱크를 수직으로 장비하고 있는 붉은 기체.


미하일과 베레시트 2호기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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