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가람이 서 있는 뒤쪽에서 로아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가람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어머, 그렇다니 다행이에요. 살 것이 뭐뭐 있다고 하셨죠?”
“일단, 옷이랑 말이요. 혹시 서점도 있으면 들르고 싶어요. 아참, 이곳의 지도도 사야 해요.”
“음, 지도는 서점에서 팔아요. 돈은 충분해요?”
“5실버 정도 있는데, 부족할까요? 부족하면 이 가방이라도 팔려구요.”
“5실버라, 싼 옷을 사는 덴 충분하겠지만 책이나 말을 사려면 많이 부족할 거예요.”
“그럼 우선 이것부터 팔고 돌아다니는 게 좋겠네요.”
“좋아요. 나만 믿어요. 제가 흥정의 로아나라고 불린답니다. 새벽 시장에서 쌓은 실력을 보여 드릴게요. 절대 바가지 쓰지 않을 거예요.”
로아나는 문득 그 5실버가 이 아가씨의 전 재산인 걸까 걱정이 되었다. 작은 돈은 아니지만 큰돈도 아니었다.
최하급 여관에 5일 정도 묵을 수 있는 돈이지만 로아나의 여관 같은 중급 여관에서는 하루도 묵기 힘든 돈이다.
약간 경제 개념이 없어 보이는 가람이 그녀는 걱정이었다. 그 돈을 다 쓰면 어떡하려는 걸까?
“혹시, 그게 전 재산이면 다 쓰면 안 되는 거죠? 좀 저렴한 옷 가게로 갈게요.”
“아뇨, 아니에요. 말 값이 모자라면 방법이 있으니 걱정 마세요. 그러니 괜찮은 옷 가게로 가셔도 돼요.”
그 말을 들은 로아나는 조금 안심했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한 가장 값을 잘 쳐주는 잡화상으로 향했다.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하면 꽤 괜찮은 값을 받을 수도 있으리라. 가람은 성큼성큼 걷는 로아나의 뒤를 총총히 따랐다.
그리고 얼마 걷지 않아 둘은 간판도 없는 상점 앞에 도착했다. 간판이 없긴 하지만 베테랑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이름난 잡화점이다.
망설임도 없이 잡화점 문을 박차고 들어간 로아나는 가람을 끌어다가 냉큼 카운터 앞에 섰다.
“어? 로아나? 옆의 그 사람은?”
잡화점의 주인 라분은 휴식의 요정의 단골손님이었다.
젊었을 적 제법 미남이었을 것 같은 얼굴이었는데, 약간 나온 통통한 술배에도 불구하고 근방의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높다.
알부자인 데다가 성격도 모난 곳이 없이 좋았기 때문이다.
“제 친구예요.”
“로아나에게 동양 친구가 생겼군. 그래, 무슨 일인가?”
이런 식으로 로아나가 친해진 손님을 데려오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에 라분은 금세 수긍했다.
“물건 좀 팔려구요.”
가람은 로아나의 말에 맞춰 배낭을 올려놓았다. 볼펜과 손전등, 모기향과 머리 끈, 하얀 수건을 모두 꺼내어 옆에 가지런히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하얀 천을 빼고는 뭔지 잘 모르겠는데. 설명 좀 해 주겠나?”
라분은 로아나의 시선 때문인지 몰라도 진지하게 가람의 설명을 들었다.
로아나도 그 옆에서 신기한 얼굴로 이 동방(?)의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특히 머리 끈에 강한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이곳에는 없는 개념으로 설명하다 보니 드문드문 알아듣지 못하고, 그에 단어를 골라 설명하려다 보니 막히는 부분이 많았지만 가람은 인내심을 갖고 정성껏 설명했다.
그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설명이 끝날 무렵엔 라분도 눈앞의 물건에 흥미를 가진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이 펜은 잉크가 필요 없는 펜이고, 이건 벌레를 쫓는 향, 이 끈은 연금술로 만든 것 같은데, 흠, 예사 물건은 아니구먼 늘어난다니. 이건 손전등이라 라이트 마법이 걸린 마법구 같은 거군. 흔들면 마나 충전 없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거지?”
“네, 흔들면 그 운동 에너지를 이용해서…….”
가람의 손전등은 자가발전을 하는 고급품이었다. 라분은 가람의 설명을 끊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나는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대충 그렇다는 거지?”
“네에.”
“음, 대충 가격이 정해지긴 했는데, 이 천은 내가 한때 직물상이 아니었으면 못 살 뻔했어. 음, 짜임이 처음 보는 짜임인데 너무 작아서 무슨 용도인지 알기 힘들군. 원래는 이거 무슨 용도인가?”
“수건이에요. 물기를 닦거나 하는 그런 건데…….”
“흰 천을 그런 곳에? 동양에선 흰 천이 그리 귀하지 않은가? 흐음, 어쨌거나 내가 쳐줄 수 있는 가격은 이 마법 펜이 2골드, 이 끈은 개당 50실버씩 쳐주겠네.
벌레를 쫓는 향은 형태가 특이하긴 한데, 이런 건 우리 가게에도 팔아. 1실버도 안 한다네. 이 손전등은, 흐음 고가품인데. 거의 영구적이라고 하니……. 음, 10골드?”
“아저씨.”
가람이 확 뛰어오른 물건의 가격에 놀라 말을 잃은 사이 은근슬쩍 가격을 후려치려는 라분을 로아나가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치켜뜬 눈에 이크, 하고 혀를 깨문 라분이 능글맞게 웃으며 농담이었다고 변명했다.
“20골드. 그 이상은 나도 무리야. 나도 되팔아 봤자 21, 22골드에 팔 수 있을걸.”
“흥, 웃기지 말아요. 50골드에도 팔 수 있으면서.”
“흠흠, 말이 그렇다는 거야. 로아나, 이거 완전 대출혈인데. 나중에 가면 맛있는 거 많이 가져와야 한다.”
“30골드 쳐주면 최고급으로 제가 직접 골라다 드릴게요. 친구 앞에서 제 체면 좀 살려 주세요. 네?”
“으으, 어쩔 수 없지. 대신 바놈이랑 말다툼할 때 내 편 들어 줘야 한다.”
“그럼요! 자자, 이거 흰 천은 얼마죠?”
“크기가 작아서 장식용으로밖에 못 쓰겠어. 그래도 두터우니까 5골드.”
적절한 가격이었는지 로아나는 토를 달지 않았다. 가람은 그제야 자신이 처음 들른 잡화상에서 터무니없는 사기를 당했음을 깨달았다. 속이 쓰려 오려던 그녀는 베이스캠프를 열면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 후 쓰라린 속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가서 손전등이나 잔뜩 가져와서 팔아 버릴까.
생각 같아서는 그 상인을 경비대에 처넣고 싶지만, 이 나라 사람도, 이 세계 사람도 아닌 가람은 공권력과 마주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만약 불법 체류자라고 도리어 자신을 잡아넣으면 낭패였다.
“이 끈까지 다 해서, 음, 그러니까. 42골드군.”
라분은 한참 동안 계산하더니 간신히 답을 내놓았다. 가람은 자신이 올려 둔 머리 끈 열 개 중에서 두 개를 빼어냈다. 그리고 로아나에게 끈을 건네었다.
“이거, 선물이에요.”
“어머, 고마워요. 절대로 팔지 않고 갖고 있을게요.”
끈이 굉장히 탐이 났었는지 로아나는 사양도 않고 냉큼 받아 들었다. 가람은 그 시원한 태도에 조금 놀랐지만 그저 웃었다.
골드를 대충 환산해 보면, 1골드가 거의 100만 원의 가치이니 가람은 약 4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저기, 40골드만 주셔도 되는데 부탁이 있어요.”
1골드라고 해도 거의 100만 원에 상당하는 가치였다.
제법 이름난 상인이자 알부자인 라분에게 1골드는 큰 금액이 아니었지만 언제나 공돈은 반가운 법이라 라분은 안색을 활짝 폈다.
가람은 1골드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저가 피땀 흘려 번 돈도 아닌데 아까울 리가.
“뭔가?”
“제가 내일 물건을 더 가져올 건데 그때도 구입해 주실 수 있으세요?”
“음? 방에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로아나가 의아해서 묻자 가람은 당황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담담히 둘러대었다.
“제 앞으로 올 화물이 있는데, 내일 오기로 되어 있거든요.”
“그래요? 내일 입항하는 배는 없는데…….”
“다른 항구에서 마차로 실어 오는 거예요.”
가람의 말에 로아나는 나름의 납득을 했다. 하긴, 그렇게 돈을 보내오는 수단이 있으니 이 아가씨가 살아남았으리라. 그러나 여행을 오래 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가람이 생활 상식이 부족함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다년간의 여관업으로 다져진 눈치는 보통이 아니었다.
로아나는 가람이 그 외에도 무언가 사정이 있음을 눈치챘지만 곤란해하는 기색을 보고 더 묻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궁금했지만 말이다.
“뭐, 좋아. 터무니없이 비싼 것만 아니면 사 주지.”
“그리고 혹시 믿을 만한 보석 상점이 있으면 좀 추천해 주세요.”
“으음, 요 바로 앞에 있는 태양의 눈이라는 곳이 괜찮아. 나와 아는 사이라고 하면 사기는 안 당할 게다.”
가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볼일이 끝난 것처럼 보이자 라분은 가죽 주머니에 돈을 챙겨 내밀었다.
“10골드 금화 세 개, 5골드 금화 한 개, 1골드 금화 네 개, 50실버 두 개로 넣었네. 자, 확인해 봐.”
가람은 주머니를 받아 열어 보았다. 1골드와 5골드는 가람이 익히 아는 원형이었고, 10골드 금화는 삼각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금화에는 이곳의 동물이나 건축물이 세공되어 있었는데, 세공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것과는 별개로 가람이 알던 돈의 형태와 많이 달라서 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돈이긴 한데 무슨 장난감이나 모형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는 테마파크의 코인 같은 것?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뵈어요.”
어색한 형태의 돈을 확인한 가람은 주머니를 단단히 챙겨 옷 속에 여미고 가게를 나왔다. 동전이 몇 개 들어 있지도 않은데 꽤 묵직하다.
로아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손목에 매인 머리 끈을 바라보다가 가람의 시선을 눈치채고 생긋 웃었다.
“돈이 부족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사실 좀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지금 돈이 많은 것 같아도 말 사고 책 사고 하다 보면 금방 다 쓰니까 조심해요. 책은 100골드가 넘는 것도 있거든요.”
아무래도 이곳의 물가는 식품 같은 것은 크게 비싸지 않지만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물건은 값이 꽤 나가는 모양이었다.
특히 마법용품이라고 불리는 것, 조금 신기하거나 편리한 것은 골드 단위로 가격이 뛰는 것 같았다.
가람은 그 사실에 유의하며 앞으로 물건을 팔아 치울 때 참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번에는 옷을 사러 가 볼까요?”
가람은 지금 로아나의 베이지색 리넨 원피스와 녹색 숄을 두르고 있었다.
여러 겹으로 된 치마는 몹시 팔랑팔랑해서 마치 캉캉 치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캉캉 치마처럼 풍성하지는 않았지만 여행을 하며 입을 만한 옷은 아니었다.
로아나의 이 옷은 돌려주고 바지를 사 입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가람은 로아나를 따라 걸었다.
“저 건물은 용병 길드예요.”
“용병이요?”
유난히 덩치 크고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건물이었다.
판타지 소설에 대한 견문이 부족한 가람은 용병이라는 말에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에 파견되는 전쟁 용병을 떠올렸다.
용병 건물이라니 저 힘 좋아 보이는 사람들이 납득은 가지만, 그래도 간혹 여자도 있고 아이도 있었다.
저런 것이 도시 한복판에 있어도 되는 건가, 혹시 이 세계는 전쟁이 활발한 세계인가 하는 생각에 가람의 시선이 절로 떨떠름해졌다.
“가람의 나라에는 용병이 없나요?”
“잘 모르겠어요. 용병이 뭔지도 모르겠는걸요.”
“으음, 용병은 돈을 받으면 뭐든 해 주는 사람이죠. 돈을 내면서 일을 의뢰하면 그 일을 하고 싶은 사람과 자리를 주선해 줘요. 호위나 물건의 배달도 있고, 앞마당의 무거운 물건을 옮겨 달라거나 말 상대를 해 달라는 일까지 종류는 많아요. 그리고 용병 길드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신용을 보증하죠.”
로아나의 말에 가람은 생각을 수정했다. 일종의 직업소개소구나.
소개소를 통한다면 사기꾼도 없을 테고, 가이드가 필요한 가람에게는 정말로 유용한 정보였다.
가람은 용병 길드의 위치를 머리 깊숙이 집어넣었다. 용병 길드가 있다면 생활 상식은 용병에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저 건물은 서점인데, 저곳부터 들를까요?”
조금 더 걷던 로아나가 건물 하나를 가리켰다. 고민하던 가람은 일단 한번 가 보기로 했다.
항구에서 조금 멀어지자 행인의 숫자가 급격히 줄었다. 더운 날씨도 아닌데 그들이 내뿜는 열기로 뺨이 달아올라 있던 가람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서점에 들어서자 내부에 가득 찬 뿌연 책 먼지를 정오의 햇살이 꿰뚫고 있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서점에 들어선 가람은 책의 수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음에 실망했다.
로아나는 책이라면 질색이라는 얼굴로 흘긋 서가를 둘러보곤 로맨스 서적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가람은 그녀가 향하는 서가를 물끄러미 보다가 천천히 자신 주변의 서가를 살펴보았다.
서적은 대부분 마법서였다. 가람은 마법서를 펼쳤다가 철학책을 연상시키는 고리타분한 어조에 다시 꽂아 넣었다.
마법이 흥미롭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자신이 찾고 있는 책이 아니었다.
한참 서가를 오가던 가람은 ‘쉬운 대륙사’, ‘초보 여행자가 알아야 할 100가지’, ‘대륙 여행기’, ‘동양인’이라는 네 권의 책을 골랐다.
그 외에도 책은 많았지만, 대부분 알아보기 힘든 이곳만의 시적인 제목으로 적혀 있어 그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혹시나 하고 서가를 더 둘러보던 가람은 선 채로 책을 읽는 로아나를 매섭게 노려보는 서점 직원을 발견했다.
로아나는 서점 직원의 시선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 입가에 미소까지 띠고 로맨스 소설에 집중하고 있었다.
가람은 자신도 한 권 골라 볼까 해서 슬쩍 로아나에게 다가섰다. 서점 직원의 이마가 깊게 패였다가, 가람이 손에 든 책을 발견한 후 조금 나아졌다.
“뭔가 재미있는 것 있어요?”
“아, 다 골랐어요?”
“네, 대충 다 골랐어요.”
“대충 고르면 어떡해요. 잘 골라야죠. 싼 것도 아닌데.”
로아나는 싱긋 웃으며 농담을 하곤 보고 있던 책을 서가에 꽂으려 했다.
별생각 없이 서가를 바라보던 가람은 이런 소설이야말로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책임을 깨달았다.
역사 교과서보다 잘 쓰여진 역사 소설이 더 많은 가르침을 준다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저기, 로아나. 괜찮으면 여기 재미있는 책 좀 추천해 줘요. 여관에 묵는 동안 로아나에게도 보여 줄게요. 아니, 함께 읽어요.”
함께 읽으면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나올 경우 로아나에게 바로 물어볼 수 있다. 가람은 나름대로 잔머리를 쓴 것이었다.
그 말에 로아나는 반색하며 기뻐하더니 이건 요즘 최고로 인기 있는! 이건 필수! 이건 최고의! 이건 지금까지 없었던! 이건 작가가 천재예요! 를 연발하며 순식간에 일곱 권의 책을 뽑아내었다.
가람이 열한 권의 책 무게에 당황하자 로아나가 눈치 빠르게 그중 몇 권을 집어 들었다.
어차피 패스가 충전될 동안 딱히 할 것도 없었다. 그동안 책을 읽으며 이곳의 생활상을 익혀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가람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부끄러워하는 로아나에게 모두 사도 괜찮다는 의미로 웃어 주었다.
“가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봐야겠네요.”
가람과 로아나가 책을 한가득 들고 오자 서점 점원이 언제 인상을 구겼냐는 듯 활짝 웃으며 반겼다.
그 표정 변화에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하는 가람이었다.
“지도도 구입하고 싶은데요.”
“어느 지역의 지도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