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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파인더-93화 (93/256)

93화

가람은 그런 사실이 이젠 놀랍지도 않아서 담담하게 뽀삐의 가방을 뒤졌다.

“이거 쓰려고요?”

가까이 다가온 뮐러가 다리를 살피다가 떨떠름하게 말했다. 가람은 고갯짓으로 대답하며 짐 사이에서 체중을 줄여 준다던 물약을 꺼내었다.

엄지손톱 세 개만 한 병에 담긴 물약을 단숨에 들이마신 가람은 잠시 그 묘한 맛에 입맛을 다시다가 재차 짐을 뒤져 보았다.

기다란 끈이라도 있다면 허리에 묶고 다리를 건너고 싶었는데, 애석하게도 그 정도로 긴 끈은 없었다. 가람의 미련 어린 손짓이 몇 번 짐을 뒤지다가 곧 떨어져 나온다.

잠시 망설이던 가람은 차원의 문을 열고 저쪽으로 넘어가 충분히 긴 로프를 찾아왔다. 어차피 들켰으니 문을 여는 것에 스스럼이 없었다.

끈의 한쪽은 가람의 허리와 몸에 칭칭 감겼고, 다른 한쪽은 케르타의 몸통에 묶였다. 줄이 제대로 묶여 있나 당겨 본 가람은 손을 뻗어 몇 번 더 매듭을 지었다.

확인이 끝난 후, 그 손은 서슴없이 낡은 외줄 다리의 시작 부분을 잡았다.

이끼가 어찌나 많이 끼었는지, 금세 손이 미끄러져서 몇 번이나 이끼를 털어 내고야 단단히 줄을 붙잡을 수 있었다.

“여기 있어요. 체중을 줄이는 물약이 더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뮐러와 웨이크를 돌아보며 당부한 가람은 천천히 한 발짝을 디뎠다.

재차 말하지만, 이끼 덕분에 다리가 보통 미끄러운 것이 아니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애쓰던 가람은 판판한 가죽 신발의 밑창이 이 줄 앞에서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다시 돌아와 신발을 벗고 맨발로 줄을 밟아 나갔다.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 고산 지대도 아닌데 절벽 사이에 안개가 껴서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위에 쳐진 낡은 줄다리를 다리라고 부르려면 터무니없는 극기가 필요할 것이다.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강풍 때문에 줄다리는 바람에 날리는 커튼처럼 펄럭였다.

물약 덕분에 체중이 10분의 1로 줄었으니 망정이지, 보통의 무게였다면 첫발을 디디는 순간 다리가 끊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한 걸음, 두 걸음씩 더디게 나가는 동안 온몸은 땀으로 푹 젖었다. 손을 미끄러지게 하는 것은 이끼뿐만이 아니었다. 손에 맺힌 땀은 땀이 아니라 기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끈거렸다.

많이 삭은 줄다리가 얼마나 버텨 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쪽으로 넘어갈 때까지만이라도 버텨 줬으면 했다.

다시 후들거리는 다리가 한 발짝을 걷는다. 별다른 지지대가 없는 줄다리는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만큼이 푹 꺼지거나, 쑥 올라오며 출렁거렸다.

발아래의 아찔한 풍경은 눈앞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가람은 잠시 멈췄다. 절벽에서 볼 때는 별로 길어 보이지 않는 줄다리였는데 막상 올라오니 끝나지 않는 길 같다. 한참을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절반도 오지 않은 상태였다.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 그리 덥지도 않건만, 얼굴과 머리카락, 옷은 마치 물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흠뻑 젖어 있었다. 별로 큰 움직임도 없었는데 긴장만으로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다시 걸음을 옮겼을 때, 불길한 소리를 들은 듯했다.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에 비하면 매우 작은 파열음이었으나 귀로 똑똑히 들었다.

가람은 좀 더 서둘러야 함을 깨달았다. 발아래는 보지도 않고 두 손으로 끈만 잡은 상태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다.

다리 앞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뮐러는 줄을 천천히 풀어 주면서도 조마조마한 기분이었다.

허공을 걷는 듯한 가람의 모습은 감탄할 만한 것이다. 뮐러는 가람의 의연한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임무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걸음만 어긋나면 낭떠러지로 직행인데 허리에 끈을 묶었다곤 해도 저렇게 스스럼없이 걷기는 힘들 것이다.

뮐러는 가람의 자리에 자신이 대신 있는 것을 상상해 보다가 진저리를 쳤다. 높은 곳은 질색이다.

잠시 딴생각을 하던 뮐러는 어느새 로프가 팽팽해졌음을 깨닫고 줄을 좀 더 풀었다.

더 빨리 풀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람의 왼쪽 다리가 미끄러져 아래로 쑥 빠진다. 소스라치게 놀란 것은 뮐러뿐만이 아니었다.

가람은 줄다리처럼 팔랑이는 왼쪽 다리를 애써 수습해서 끌어 올렸다. 놀란 숨이 거세게 헐떡인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던 입이 단단히 다물렸다. 가람은 줄의 끝을 쏘아보았다.

이런 걸로 놀라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왔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줄다리를 건너는 데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도 자꾸만 아래로 낙하하는, 줄을 잡은 손이 미끄러지는,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의, 혹은 온몸이 부서져 조각난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든 것을 몰아내기 위해 가람은 줄다리의 끝을 원수처럼 노려보았다.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줄다리의 끝을 다섯 걸음 남겨 놓은 시점에서 가람은 다시 불길한 파열음을 들었다. 그러나 더 빨리 걸을 시간이 없었다.

달려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달릴 곳이 없었다. 줄의 방향이 이상했다.

발밑에 있어야 할 것이 눈앞에 있었다. 세로로 무너지는 줄다리.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백하다.

끊어진 것이다.

끊어진 줄다리를 향해 뻗어지는 손이 지나치게 느렸다. 순간이 확장되어 늘어진다.

마침내 줄을 손에 다시 쥔 순간, 느려졌던 순간을 보상하듯 이번에는 지나치게 빨리 흘렀다.

뮐러의 로프가 지나치게 길었기 때문에 가람은 줄사다리를 잡은 그대로 절벽에 갈려지듯 미끄러졌다.

가죽옷이 돌조각에 마찰되며 형편없이 찢어지고, 손등이 미끄러져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몸에 줄을 묶고 버팀돌이 된 케르타는 미동도 없었다.

가람이 길게 긁어내린 절벽을 따라 흙먼지가 일자 그 상황에 놀란 뮐러와 웨이크가 급하게 로프를 잡아당겼다.

가람은 줄사다리를 잡은 상태로 로프에 매달려 절벽의 허공에 떠오르게 되었다.

충격을 수습하며 고통스럽게 신음하던 가람은 손등을 확인하고 바로 근처에 패스가 있음을 깨달았다.

스스로 깨달으면서도 어처구니없는 기분. 온몸이 강판에 갈린 오렌지 조각 몰골이 되었는데 그 와중에 손등을 확인하다니. 자조적인 기분에도 불구하고 몸은 착실하게 움직여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했다.

줄다리를 붙잡고 끙끙 앞으로 나아가자 뮐러와 웨이크가 이번에는 급히 줄을 풀었다.

그 바람에 삐걱거리는 몸이 절벽에 철썩 부딪힌다. 좀 살살 하라고 외쳤지만, 너무 먼 거리라 들리지 않았다.

절벽에 달라붙은 가람은 패스가 이 근처에 있음을 느꼈다. 경험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절벽 어딘가에 패스가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바늘에 의한 방향도 그리 다르지 않아서, 가람은 절벽에 바짝 달라붙어 암벽 타기를 시도했다.

찢어진 손바닥에서 흘러나온 피로 절벽의 돌을 잡을 때마다 붉은 손자국이 찍혔다.

가죽 장갑과 찢어진 손바닥이 뒤섞여 힘이 들어갈 때마다 손이 조각날 것처럼 고통스럽다.

그러나 패스가 바로 앞에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이다. 마치 신비한 광물이라도 된 것처럼 절벽 오목한 곳에 박혀 빛나고 있었다.

마침내 패스를 흡수한 순간, 가람은 습관처럼 가진 패스의 양을 조회했다.

70패스. 전에 얻었던 것이 40이었으니 이번에 얻은 것이 30이라는 뜻이다.

이제 모아야 하는 패스는 930패스. 가람은 아득한 양이라고 여기지 않으려 노력했다. 얻을 것을 얻었으니, 이제 나아가야 할 차례다.

다시 로프를 몸에 단단히 감고 본래 있던 절벽으로 가기 위해 뛰어내릴 준비를 하려던 가람은 문득 발아래 자리한 얕은 동굴 속에 무언가가 있음을 발견했다.

절벽이 뿜어낸 먼지에 파묻힌 그것은 언뜻 보기에 옷자락처럼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끄트머리를 잡고 들어 올리자 먼지를 털어 낸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아주 오래되어 말라비틀어진 가죽옷 같았는데, 언제 적 물건인지 옷의 구실을 하긴 힘들어 보였다.

다만 그 형태와 색이 검은 것을 보아 새카만 로브의 일종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

거센 바람에 누군가의 로브가 날려 온 걸까. 어쨌거나 별것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로브를 내려놓으려는데 옷자락 사이에서 무언가가 툭 떨어졌다.

옷자락 안에 주머니를 매어 두던 가죽 끈이 삭아 가람이 들어 올리는 바람에 떨어진 모양이었다.

주머니를 풀어 헤쳐 보니 굉장히 고풍스럽게 세공된 열쇠가 튀어나왔다.

금과 은으로 장식되어 손잡이 부분을 나비의 날개처럼 만든 열쇠였다. 로브가 삭을 정도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났을 텐데 열쇠는 새것처럼 반짝였다.

이 열쇠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모르면 열쇠는 예쁘장한 장식물 정도의 가치밖에 없다.

가람은 그래도 그것을 옷 안, 운화와 운랑의 목걸이 끈에 꿰어 매달았다.

이제 정말로 돌아갈 시간이다. 가람은 몸에 묶은 로프를 재차 확인한 뒤 아득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꽉 죄어드는 끈이 살을 파고든다. 저 멀리 있던 반대편 절벽이 휙, 가까워졌다.

다리를 뻗어 절벽과 몸이 부딪히려는 것을 막으려는데, 줄이 너무 미끄러워 신발을 벗었던 탓에 맨발이었다.

가람은 이를 악물었다. 뾰족뾰족한 절벽의 돌이 발바닥을 파고들어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으윽!”

신음을 삼킨 가람은 혼절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가람이 이쪽 절벽에 도착한 것을 확인한 뮐러는 서둘러 그녀를 끌어 올렸다.

로프를 잡아당겨 가람을 끌어 올린 뮐러와 웨이크는 그 상태가 생각보다 더 좋지 않음을 깨닫고 급히 뽀삐의 등에 실었다. 로프로 그 몸을 단단히 묶어 고정하고 그대로 말을 달린다.

뮐러의 시선이 잠시 만과나무를 스쳤다. 잠시 아쉬워하던 뮐러는 곧 저만치 앞서 나간 뽀삐의 뒤를 따랐다.

그 뒤로 거대한 케르타가 따른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가람의 핏자국이었다.

통증과 피로, 패스를 찾은 후 찾아온 극심한 탈력감으로 말에 오른 뒤 정신을 잃었던 가람은 천천히 눈을 떴다.

바람이 차고 눈앞이 검다. 밤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말 위가 아닌 땅에 누워 있었다.

말 등에 거꾸로 매달렸던 때문인지 얼굴이 조금 부은 것 같았다. 황무지의 건조함에 말라붙은 눈을 껌뻑이며 멍하니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데, 새카만 시야 안으로 낮선 얼굴이 불쑥 솟아났다.

“앗! 언니 일어났다!”

외치는 얼굴은 앞니가 두 개나 빠져 있었다. 어찌 되었건 낯선 얼굴이다.

무심결에 바닥에 손을 짚고 몸을 일으키던 가람은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에 몸을 말고 신음했다.

통증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들어 보니 하얗게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드문드문 핏자국이 얼비치는 것이, 어쩐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아프긴 했지만 덕분에 몸을 일으킬 수 있었던지라 가람은 그대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타닥타닥 불똥 튀기는 모닥불은 그리 넓은 곳을 비춰 주진 못했지만 최소한 그 주변에 앉은 이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게는 해 주었다.

얼굴 깊이 음영이 지긴 했지만, 뮐러와 웨이크, 세 마리 말까지 무사하다. 그러나 그 외에 낯선 사람이 다섯 정도 있었다.

그중 하나는 가람의 무릎에 찰싹 달라붙어 눈망울을 똘망거리는 작은 여자아이였다. 한껏 호기심이 들어찬 눈이 별만큼이나 반짝인다.

무심결에 양옆으로 내려 묶은 머리통을 쓰다듬으려던 가람은 두 번째 실수를 저지르기 직전에 손을 멈췄다.

“여긴 어디죠?”

질문하는 동시에 가람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한쪽에 자리한 작은 모닥불 덕분에 칠흑 같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지형 정도는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굳이 둘러보지 않아도 이곳이 그루의 숲이 아님은 분명했다. 사방에는 나무라곤 없었다.

잠든 사이 어디 다른 세상으로 끌려오기라도 한 기분이다. 우거져 있던 그 녹림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메마른 황무지입니다.”

뮐러가 모닥불 위에 걸어 둔 솥에서 무언가 퍼 올리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건 가람이 원한 대답이 아니었다.

사방이 쩍쩍 갈라져 말라 죽은 나무가 드문드문 보이는 장소라면 황무지밖에 없다.

가람은 지형이 아니라 지명을 물은 것이다. 그러나 지형 그 자체가 이곳의 이름이었다. 별다른 이름이 없는 이 쓸모없는 땅을 사람들은 메마른 황무지라고 불렀다.

“저쪽이 그, 숲입니다. 거기서 나왔죠.”

뮐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유난히 어둠이 고여 있는 장소였다. 가람은 한껏 시야를 모아 눈을 쪼그라뜨린 끝에 간신히 그 어둠의 형상을 구분해 냈다.

그러자 밤의 장막에 가려진 숲이 언뜻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일단 이거 좀 먹죠.”

뮐러는 가람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숟갈로 식사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새끼손가락과 약지는 성하니 그걸로 먹겠다고 주장하려던 가람은 무릎 아래서 빤히 보고 있는 꼬마와 시선을 마주치곤 포기했다.

먹여 주는 것을 받아먹는 것이나, 약지로 식사를 하는 것이나 둘 다 부끄러운 짓이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초롱초롱하게 바라보는 꼬마를 앞에 두고 팔을 꺾어 가며 식사하고 싶진 않았다. 한 입 받아먹은 가람은 질문하려다가 멈칫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누구죠? 음? 이거 두 사람이 만든 게 아니네요?”

두 사람의 요리는 단순하다. 웨이크는 무조건 고기. 절인 고기와 말린 고기, 생고기를 종류별로 모조리 때려 넣고 끓이는 식이다.

뮐러는 그냥 고기 야채 가리지 않고 갖은 재료와 소금만 넣었다. 가람이 노린내를 없애 주는 향신료가 있다고 해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이것이 자신의 본고장 요리라며 오직 소금, 가끔은 소금도 넣지 않아 밍밍했다.

가람만 두 사람의 요리를 평가한 것은 아니다. 뮐러는 가람의 요리가 너무 맵고 짜고 쓰고 시다고 평가했고, 웨이크는 별말 없이 먹긴 했지만 마른 고기를 곁들이며 대부분의 야채를 남겼다.

가끔 곁들여 먹는 야채도 있긴 했는데, 베녹사스 숲에서도 자라는 야채 종류였다.

편식이냐며 가람이 놀리듯 질문하면 자라며 먹어 본 적이 없어 잘 넘어가지 않는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걸 편식이라고 한다.

“예. 저분이 한 겁니다.”

뮐러가 손바닥으로 정중하게 가리킨 방향에는 머리에 터번을 둘러쓴 남자가 있었다.

그는 그릇의 음식을 훌훌 마시다가 기척을 느끼곤 그릇을 들어 보이며 웃어 보였다. 이 날씨에 덥지도 않은지 하얀 콧수염과 턱수염이 제법 덥수룩하다.

구릿빛으로 탄 얼굴은 노동자의 것이었다. 가람은 마주 웃으며 인사해 주고 뮐러에게 질문했다.

“누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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