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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파인더-251화 (251/256)

52화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이 사람뿐입니다. 이 사람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요. 이 사람이 살아날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습니다.”

보잘것없는 남자다. 근사한 얼굴도, 멋진 몸도 아닌 그저 쇠약한 병자에 불과한데도 그를 바라보는 알레인의 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시름으로 깊어진 눈가의 주름조차 그 애정의 빛을 흐리게 할 수 없었다.

“알레인.”

침대 앞에 다가서며 가람은 무릎 꿇은 알레인에게 조용히 말했다.

“기적은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니까 기적인 거예요.”

눈이 머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 터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빛에 더러는 눈을 감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대부분은 어떻게든 눈앞의 다시 보기 힘든 광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눈을 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가람은 평소보다 조금 과하다 싶은 힘을 베풀어 주었다. 옷깃을 잡은 알레인의 앙상한 손목이 동정심을 자극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가람은 남편의 몸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르고 쇠약해진 그의 몸을 튼튼하고 완벽한 상태로 회복시켜 주었다.

한바탕 빛이 휩쓸고 간 후 모두가 눈을 떴을 때는 몰라보게 혈색이 좋아진 알레인과 마찬가지로 건장해진 그녀의 남편이 얼싸안고 그대로 굳어진 듯 멈춰 있었다.

두 사람의 눈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눈물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동상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두 사람은 울었다. 한참 동안.

그 사실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람이 보여 준 기적에 박수 치는 사람도, 열광하는 사람도 없었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몇 명이 훌쩍이거나 눈물 고인 눈시울을 닦아 내는 것이 전부였다.

웃긴 것은 성녀 행세한 사기꾼마저 눈물을 훔쳤다는 것이다. 조금 재미있는 기분으로 그것을 흘깃거리는 가람에게 대충 눈물을 닦은 알레인이 깊게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침대에서 구르듯 내려온 두 사람이 가람에게 절하자 휩쓸린 듯이 주변 사람들 모두가 경의를 표하며 허리를 숙였다.

어쩐지 콧등이 근질근질해진 가람이 어색하게 뺨을 긁다가 일부러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젖은 몸으로 이렇게 오래 있으면 감기 걸릴 거예요. 다들 씻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자구요. 비도 그치게 할 테니까 다들 돌아가요.”

그 말대로 폭우를 다 맞으며 행진한 사람들은 쫄딱 젖어 있었다. 그러나 가람의 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였다.

가람은 결국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마법을 이용해 사람들의 옷을 말리고 씻겨 주는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뽀송뽀송해진 몸에 모두가 신기한 얼굴로 제 몸에 코를 대고 킁킁거린다.

한두 명도 아니고 스무 명 정도가 동시에 그러고 있으니 꽤 우스운 모습이었다.

가람은 마당으로 나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씻기고 말려 준 뒤 슬슬 떠나 볼까 하고 입을 열었다.

“음, 그럼 전 이제 가 볼게요.”

패스도 찾았고 사기꾼도 잡았으니 이제 더 머물 이유는 없다. 담백한 작별 인사에 보송보송하게 마른 몸과 옷을 매만지는 마을 사람들 사이로 누군가가 푸슬푸슬 걸어 나왔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같이 늙은 노인이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이가 다 빠진 입이라 노인의 말은 발음이 잔뜩 샜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는데 노인은 놀랍게도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힐가덴의 촌장을 맡고 있는 욜튼이라고 합니다. 은혜를 입고 그냥 보내 드리는 것도 염치가 없으니 부디 대접하게 해 주십시오.”

형편없이 떨리는 목소리에 비해 내용은 제법 그럴듯하다. 마을 주민들이 넋이 빠져 있을 때 재빨리 몸을 빼고 싶은 것이 가람의 본심이었으나 그러고 보니 해 줘야 할 이야기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가람은 제의를 수락했다.

“좋아요.”

가람의 대답이 떨어지자 주민들은 들뜬 표정으로 일사불란하게 잔치를 벌이기 시작했다.

간단한 식사 대접을 예상했던 가람은 마을 중앙에 커다란 모닥불이 마련되고 규모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지기 시작하자 순순히 제의를 수락한 것이 조금 후회되기 시작했다.

사기꾼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 마을 사람들이 기적에 넋이 빠져 정신없이 잔치를 준비하는 동안 슬그머니 몸을 뺀 모양이었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자연스러운 도망이다. 하긴, 가람에게 매달리는 것도 사실 가망이 없는 일이고 남아 있어서 좋은 꼴을 보기는 힘들 테니.

그들이 잔치를 준비하는 동안 가람은 마을 한쪽에 앉아 모여든 사람들과 촌장에게 로투가 사라진 이유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알려 주었다.

예언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고, 봉인을 위해 사용되던 마법의 힘이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과 자연이 정상 궤도를 찾았으니 이전처럼 심한 가뭄이 들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과연 가뭄이 없을 거라는 이야기만큼 이들을 기쁘게 만드는 것은 없는 모양이다.

농부들이 즐거움에 날뛰기 시작하자 음식이 제대로 준비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흥겨운 분위기가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그 틈에서 누군가가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잔치는 아예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버렸다.

“음식을 좀 가져왔습니다.”

가람에게 불쑥 말을 건 것은 그녀가 익히 아는 얼굴이었다. 바로 가람에게 20슬링에 맛없는 음식을 팔았던 선술집 주인인 것이다.

그는 몹시 죄송스러운 표정으로 술과 고기를 잔뜩 얹어 놓은 은 접시를 들고 서 있었다.

“고마워요.”

“아, 아닙니다. 어제는 제가 정말로…….”

가람은 픽 웃으며 손사래 치고 스스럼없이 접시의 음식을 집었다. 작은 새를 통째로 구운 것이었다. 아마 얼마 안 되는 고기가 자신의 몫으로 돌아온 것이리라.

음식이란 음식은 모두 꺼내어 놓은 것 같은데 워낙 빈약한 식량 사정이라 그나마도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대접을 한다곤 해도 이것이 이들의 최선이었다. 가람은 잠시 고민하다가 배낭을 끌러 내어 스튜 열매를 꺼내었다.

열매이긴 하지만 스튜 열매는 맛이 꽤 뛰어난 편이라 만찬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충분했다.

최소한 가람이 한입에 털어 넣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작은 새고기보다는 훨씬 낫다.

혼자서 열매를 먹으려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람은 가방에서 열매를 잔뜩 꺼내어 옆에 쌓기 시작했다.

“굳이 이러지 않으셔도…….”

뒤늦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선술집 주인과 촌장이 그녀를 만류하려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그들에게 히죽 웃어 보인 가람이 그대로 배낭을 뒤집어 스튜 열매를 끝없이 쏟아 냈기 때문이다.

열 개, 스무 개의 수준이 아니었다. 그 작은 가방 어디에 들어 있었는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양이었다.

“세상에…….”

선술집 주인이 아연한 얼굴로 탄성을 터뜨렸다.

스튜 열매 한 배낭으로 마을 사람 전부를 먹이고도 남았다더라 하는 기록이 남지 않을까.

가람은 속으로 작게 웃으며 다시 가방을 고쳐 멨다. 가람의 앞에는 작은 스튜 열매의 동산이 생겨 있는 상태였다.

모두 냉동되어 있긴 하지만 어차피 끓여 먹는 식물이니 상관없으리라.

“뭐 해요? 잔치 시작하지 않고.”

가람이 모른 척 능청을 떨자 경이로운 일에 굳어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가람을 대접하면서도 내심 그 후로 허리를 졸라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기쁨으로 가득한 그 얼굴에 가람은 아예 술과 다른 음식까지 꺼내었다. 덕분에 잔치가 더욱 호화로워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 * *

“이렇게 풍족한 잔치는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이름이 뭐였더라. 벌건 얼굴로 자신에게 꾸벅 고개를 숙여 보이는 남자의 이름을 기억해 내려고 노력하던 가람은 곧 그럴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취한 그가 흔들거리는 걸음으로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거대한 모닥불 아래에서 물결처럼 춤추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들었다.

잔치는 흥겨웠다. 사람들은 춤추고 음식은 훌륭하다.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사람들은 가람에게 축복의 말을 퍼부었다.

사람들이 취해 갈수록 잔치의 흥은 더해 갔다. 그러나 그 흥에 낄 수 없는 것은 어째서일까.

가람은 가라앉은 기분으로 술잔을 비웠다. 일부러 취기를 몰아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좀처럼 취하지 않는다.

잔치가 한껏 무르익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한 탓에 홀로 외떨어져 술잔만 비우는 가람을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그 때문인지 흔쾌히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 있다면 모든 것이 즐거운 상태인 주정뱅이 정도일까.

취하지도 않는 술을 마시며 간간이 주정뱅이의 상대를 하며 시간을 보내던 가람은 모닥불가에서 춤추는 사람들 사이로 알레인과 그의 남편을 발견해 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옮겨 갈 것 같은 행복이 충만한 모습이었다. 애틋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에 가람은 문득 낮의 일을 떠올렸다.

많은 패스를 찾아 기분이 좋아진 나머지 그를 치료해 주고 말았다. 솔직히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예전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일이다. 투계장에서 아이의 아버지를 치료하는 데 그만큼이나 망설였던 자신이 아닌가.

결국은 치료하긴 했지만 솔직히 그 후로 그 일이 정말 잘한 것이었나 떠올리곤 했었다. 그런 자신이 너무나 쉽게 손을 쓴 것이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거나, 변해도 단단히 변한 건가.”

자조적으로 웃으며 가람은 다시 술을 머금었다. 하긴, 이미 여신이라고 불리고 있는 마당에 새삼스러운 생각이다.

솔직히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후회스러운 생각도 들지 않는다. 뭐, 이런 삶도 좋지 않은가.

가엾은 자들을 보면 돕고 싶은 것이 본심이긴 하다. 여신이라고 부르며 구원을 바라는 이들을 싫어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것이 어리석은 짓이라면 그냥 어리석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가람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이 조금 멀고 세상이 약간 넓어진 느낌이었다.

한껏 그 감각을 즐기던 그녀는 모닥불가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대로 떠난다고 해도 붙잡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어쩐지 술이 취하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기 때문에 망설이지도 않았다.

하스펠은 자고 있을까.

그 생각을 떠올리는 순간 눈앞의 풍경이 일그러졌다. 가람 자신이 깨닫지도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공간을 뛰어넘은 것이다.

잠시 멍하게 서 있던 가람은 낯익은 등을 발견하고 다가섰다. 가람은 스스로가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주정뱅이들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법이다.

“가람 님?”

갑작스러운 기척에 놀라 검을 빼 들었던 하스펠은 눈을 크게 떴다.

어슴푸레한 등불을 받아 흔들리는 사람은 그가 꿈에서도 그릴 정도로 기다려 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묘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어쩐지 걱정이 되어 다가서던 하스펠이 멈칫했다.

“취하셨습니까?”

가람과 하스펠의 사이에는 네 걸음의 거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연하게 느껴질 만큼 가람에게는 심한 술 냄새가 났다.

무리도 아니다. 가람이 혼자 홀짝홀짝 마신 술이 거의 3리터는 되니까.

“약간 그런 것 같네요.”

순순히 스스로의 상태를 인정한 가람은 갑자기 하스펠을 빤히 바라보았다. 못 본 사이 꽤 마른 것 같았다. 턱이 조금 더 날카로워지고 눈매가 깊어졌다.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는 이유는 성서의 집필을 위한 것인가. 그의 뒤로 보이는 종이와 펜을 보니 아마 그런 모양이다.

“말랐네요.”

입 밖으로 말을 뱉어 낸 가람은 얼굴을 찌푸렸다. 이런 말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그렇습니까? 저는 잘 모르겠군요. 가셨던 일은 잘 해결되셨습니까?”

“네. 잘 됐어요.”

하스펠은 자연스럽게 가람에게서 배낭을 건네어 받고 겉옷을 받아 들었다. 시중이 몸에 배인 모습이었다.

“야탈카는 어때요? 제가 떠난 뒤로 문제없었어요?”

잠시 묘한 얼굴로 가람을 바라보던 하스펠이 고개를 끄덕였다.

“없었습니다. 다행히 야탈카는 우호적 태도를 보여 주더군요. 기사들도 거의 정리되었고, 체계를 잡는 일도 큰 틀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런데 너무 열심히 하는 것 아니에요? 이렇게 시간이 늦었는데 잠도 안 자고.”

그는 다시 미묘한 표정으로 가람을 응시했다. 그 시선이 길어지자 가람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왜 그래요?”

“아닙니다.”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하스펠은 잠시 가람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똑바로 눈을 마주한 상태로 진지하게 말했다.

“돌아오셔서 정말 기쁩니다. 내내 기다렸습니다. 혹시 돌아오지 않으실까 두려워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신앙이자 믿음. 어쩌면 그 이상일 감정이 하스펠의 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뜻밖의 낯간지러운 말에 가람은 기습을 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른 것은 그간의 마음고생 때문인가.

약간 복잡한 기분으로 그를 바라보던 가람은 최근 생긴 여유의 근원을 깨달았다.

가람은 자신을 믿지 못했다. 지금까지 저지른 실수 때문이기도 했고, 애초에 자신을 그렇게 단단히 믿는 성격이 아니었기도 하다.

그러니 늘 여유 없이 방황하고 고민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믿어 주는 사람이 있었다. 가람 자신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데 남이라곤 하나 자신을 믿어 주니 어쩐지 덩달아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샘솟는 느낌이었다.

웃긴 말이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 준다는 것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믿는 것보다 더욱 도움이 된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 믿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만큼이나 달라지는 것이다.

비로소 가람은 인정하기로 했다. 하스펠만 자신에게 구원받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 또한 알게 모르게 그에게 구원받았던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신 노릇까지 감내할 정도로.

“걱정 말아요. 앞으로 계속 돌아올 테니까.”

“영원히?”

의미심장한 말에 하스펠이 다급히 질문했다. 확답을 받고 싶은 표정이었다. 가람은 씁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영원이라는 말은 가람에게 너무나 무거운 것이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동안은.”

하스펠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대답을 하며 가람이 예상한 시간은 하스펠의 수명이 다하는 때까지였다.

차차 마법과 학문이 갈고닦아지면 신앙과 같은 미신은 사라질 것이다. 쓸쓸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패스를 찾아다니며 본의 아니게 사람을 돕는 선한 신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가람의 기대를 훨씬 상회할 정도로 아주 오랫동안.

영생을 이어 가는 신과 대를 이어 가며 그녀를 기다리는 신성 기사는 가람교의 가장 중요한 전통이 되어 자리 잡았고, 그녀가 그 차원을 떠난 후에도 변형을 거듭하며 오래도록 남았다고 한다.

― 패스파인더 완결

<패스파인더>

외전. 나그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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