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평화로운 불펜생활-23화 (23/190)

23화. 내가 할 수 있는 것

- Your love is the wildcard―

와아아아―!!

내 등장곡이 잠실구장에 울려 퍼졌다. 전광판에는 조금 오글거리는 자세로 투구 모습을 취하는 내 모습이 보이며 옆에 적당한 크기로 숫자 4가 도장 찍히듯 나타났다.

인트로 영상이 끝난 뒤, 내 프로필 사진이 나왔고 그 옆엔 내 이번 시즌 성적이 나타났다.

4 김한울 RP

57게임 68.2이닝 1.54 9승 1패 35홀드 10세이브 68삼진 36볼넷 0사구 WHIP 1.17

팀의 수호신. 이런 상황에서 이보다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있을까.

팀의 승리에 대한 욕망을 이렇게 직,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것만으로 우리 팀, 우리 팬들의 사기를 고양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상대편의 사기를 꺾어 내릴 수 있다.

착각하지 말자. 내 상대는 비스코가 아니다. 동성이다.

원정 응원석에서 상대 6번 타자의 안타를 부르짖는 저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내 상대는 동성 호넷츠의 6번 타자 조상욱이다.

긴급한 상황에서의 갑작스러운 등판이었기에 평소의 연습구보다 조금 더 배려를 받아 대략 20개 정도의 연습 피칭이 끝났다.

구심이 타자에게 박스로 들어오도록 지시하자 들어와 축발 쪽의 땅을 고르고 있었다.

그 몇 초 사이 여유가 생겨 주변들 둘러보게 되었다. 내야가 그득그득하다. 우리 팀 야수 네 명에 상대 팀 주자 셋에, 상대 코치 둘까지.

올 시즌 내가 등판했던 상황에서 이렇게 북적북적했던 적이 있었나.

띠링―!

[포스트 시즌 진출 결정전!]

-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끄세요! (0/1)

- 보상 ― 전 구종 +3

전광판 위. 거리감을 감안한 만큼, 지금까지 나왔던 퀘스트들보다 훠얼씬 커다란 크기의 텍스트가 등장했다.

이기자. 이기자. 이겨서 올라가자.

플레이트를 밟자 구심이 날 가리키며 플레이 콜을 외쳤다.

0 대 0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2사 만루.

상대 타자는 한 방도 있고 컨택도 좋지만 선구안이 그리 뛰어나진 않다. 외야수는 바짝 앞으로 당겨있고 내야수는 살짝 뒤로 물러나 있다.

초구는 몸쪽에서 떨어지는 싱커.

“볼.”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몸쪽부터 들어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지 타자의 배트가 움찔거렸다. 볼로 떨어지는 공이었기에 구심은 볼 판정을 내렸지만,

와아아―!!

1루심의 생각은 달랐다. 배트 끝이 플레이트를 걸쳤다는 판정에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 하나가 올라갔다. 개꿀.

2구째는 이전과 완전히 똑같은 투구였다.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떨어지는 공.

연륜은 무시 못 하는지 미동도 하지 않고 지켜보며 카운트 1-1. 다음, 낮게 잘 들어갔다고 생각했던 커브가 다시 볼 판정을 받으며 카운트는 2-1.

애매하게 느껴지는 카운트에 머리를 좀 굴리다가 바깥쪽 꽉 차는 직구를 지켜보며 2-2가 되었다.

아, 머리 아프네.

규학이의 사인을 보다가 플레이트에서 발을 뺐다. 타자에게 미안하다는 표시로 잠깐 손을 들고 로진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맞으면 안 된다. 맞혀도 안 된다. 볼넷도 안 된다.

당연히 느낄 수 있는 압박감 자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맞을 수도 있지. 볼넷 나올 수도 있지. 안 맞힐 자신은 있는데.

다만 이 타자로부터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아웃을 잡기 위한 여정에 머리가 아파 왔을 뿐.

주로 포수, 거기에 투수도 약간의 판단력을 첨가하여 볼 배합이 완성된다.

거기에 필요한 판단 요소는 우리 투수의 구위, 제구, 상대 타자에 대한 정보와 지금 아웃 카운트, 볼 카운트, 주자 상황 등등 너무 많다.

거기에 하나로 추가되는 것이 지금 상대 타자의 컨디션. 몸쪽 꽉 찬 160km를 홈런 때리던 타자가 바로 다음 날 한가운데 140km짜리 직구에 헛스윙할 수도 있는 게 야구다.

그런 의미로, 지금 6번 타자 조상욱에 대한 힌트가 부족하다. 바깥쪽이 약해서 딱히 배트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 정도.

“…음.”

고작 몇 초 만에 생각이 정리되었다. 플레이트를 밟고 다시 규학이의 오른손으로 시선이 향했다. 몇 번 고개를 젓다 맘에 드는 사인이 나오자 고개를 끄덕였다.

딱―

“파울!”

바깥쪽 반 개 정도 빠지는 직구에 파울.

틱―

“파울!”

바깥쪽 꽉 찬 137km짜리 직구에 한 번 더 파울.

틱―

“파울!”

바깥쪽에 걸치는 슬라이더에 파울.

따악―!!

“파울.”

바깥쪽 벨트 높이 체인지업에 잘 맞은 파울.

연속 4개의 공이 커트되며 한 타자 상대로만 8개의 공을 던졌다.

그치만 셋업 피치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니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구종 사인 세 개인가를 제끼고 나서 중지와 검지를 왼쪽 어깨에 가져다 댔다.

규학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사인을 냈다. 나도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이고, 이번에는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후우우―

심호흡과 함께 왼발이 뒤로 빠졌다. 지금의 집중력은 아주 좋다. 규학이의 미트가 겁나게 커 보인다. 아니, 저거밖에 안 보인다.

1루 주자와 2루 주자가 와인드업에 움찔움찔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이윽고 리프팅이 시작되고 오른 다리가 굽어졌다. 이가 악 물렸다. 인상이 잔뜩 찌푸려졌다. 기사 사진에 못 생기게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으…악!”

전력 투구. 이런 데다가 갖다 붙이는 말이겠지.

“스윙!”

몸쪽 높은 쪽으로 향하는 143km짜리 직구.

와아―!!

“쌰아아아!!”

오른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절로 샤우팅이 터졌다. 덕아웃으로 뛰어들어가자마자 팀원들이 반겨주었다. 하나하나 내게 달려드는 손바닥을 마주치며 좋아했다.

“아직 안 끝났다! 점수 내야 끝나!”

“네!”

밝은 분위기 속에 주장은 한 점만이라도 낼 것을 요구했다. 타순은 3번 타자 기성이부터. 왼쪽 타석에 들어선 기성이는 초구부터 강력하게 공격했다.

비록 파울이 되기는 했으나 10cm 정도만 안쪽으로 들어왔으면 아무리 발 느린 기성이어도 2루까진 무사히 갈 수 있는 타구.

하지만 7구짜리 끈질긴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물러났고 4번 타자가 등장했다.

초구부터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 커다란 잠실구장 센터 쪽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혔으니까. 초구부터라는 것이 걸릴 수도 있지만 난 나쁘지 않게 보았다.

앞서 기성이가 많은 파울을 내며 타이밍을 맞춰주었고 실제로 좋은 타구가 나왔으니까.

다만 아쉬운 건 5번 승주의 타석. 뭐가 그리 급한 건지, 공 두 개 만에 툭 갖다 맞추는 스윙으로 유격수 쪽 땅볼로 물러나며 이내 8회 초가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글러브를 집어 들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운드로 향했다.

조금 파여 있는 마운드를 발로 대충 메꾸고서 연습 투구가 시작됐다. 지금 내 투구 수는 9개. 한 타자만 상대한 것치고는 꽤나 많은 투구 수다.

이번 시즌 구원 등판 시 최대 투구 수는 31개. 8회와 9회까지 던져야 한다. 이닝당 이상적인 15개씩으로 마무리한다고 해도 약 40개. 최대 투구 수를 한참 뛰어넘는다.

“스트라이크!”

그렇다 해도 체력 보존 따윈 생각하지 않고 던졌다.

“스윙!”

어차피 지면 끝이니까.

“스트랔!”

그저 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기로 했다.

“아웃!”

“나이쓰, 나이쓰으!!”

3루 땅볼, 삼진, 마지막으로 2루수 성문이의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세 번째 아웃 카운트까지 모두 소모시켰다.

공 11개로 8회 초를 마무리하고 덕아웃으로 향했다. 8회 말 공격을 구경할 차례. 그리 길지는 않았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공 11개로 공격이 끝나버렸으니.

얼마 쉬지도 못하고 다시 글러브를 집어 들어야 했다. 내려온 지 얼마 안 됐던 것 같은데, 등판하다가 잠깐 화장실만 갔다 온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시합에선 이런 걸 선호했다. 그만큼 집중력이 끊기지를 않으니까.

1번 타자, 유격수 최용환.

홈 아나운서의 무기질적인 등장 알림이었다. 원정 응원석에서 작은 응원이 시작됐다.

선두 타자로 되게 성가신 타자가 등장했다. 국대 1번 타자급인 우석이와는 다른 의미로 성가신 1번 타자.

강점이 아주 많은 대신 약점 또한 뚜렷한, 하지만 순간적인 재치와 피지컬로 그 약점을 커버하는 우석이와는 다르게 아주 고른 분포도로 약점 자체가 없는 1번 타자다.

맞춰 잡자니 높은 땅볼 비율, 게다가 우타자 주제에 1루까지 4초 플랫에 끊어버리는 준족은 어지간히 성가신 게 아니었다.

공을 슥슥 닦아주며 플레이트를 밟자 다시 떨어지는 플레이 콜. 규학이 사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약점이 없는 타자면 내 강점으로 밀어붙이면 된다.

“스트라이크!”

바깥쪽에 걸치는 슬라이더로 카운트가 잡혔다. 다시 날아오는 공을 받고 지체할 것 없이 플레이트에 섰다. 한 번에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볼.”

한 번 꼬셔볼까 싶어 오늘 한 번도 안 던진 스플리터를 던져봤지만 생각보다 더 크게 떨어지는 공에 딱히 반응하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고개를 저으니 맘에 드는 사인이 나왔다. 바깥쪽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

“스윙!”

구심의 오른손이 주먹으로 바뀌는 스윙이었다. 뭔가 맘에 안 드는 듯 최용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규학이의 생각과 내 생각이 일치한 것 같다. 다음으로 나오는 사인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망설임 없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스윙, 아웃!”

몸쪽 높은 직구, 141km짜리에 삼진. 땅볼만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차라리 띄우자는 생각이 통한 것 같다. 라운딩되는 동안 로진을 꼼꼼히 발라주고 2번 타자를 맞이했다.

2번 타자, 1루수 조희진.

여기서부터 좌타 라인이 시작된다. 2번 타자부터 4명 연속 좌타 시작. 팀 라인업의 절반 이상이 좌타인 조금은 특이한 팀.

하지만 내가 아주 좋아하지. 바깥쪽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싱커랑 체인지업으로 맞춰 잡자.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사인을 기다리니 내 생각과는 다르게 초구부터 몸쪽 직구 사인이었다. 나쁘지 않다 판단한 뒤 던진 공을 지켜보며 스트라이크 하나가 적립되었다.

이후 바깥쪽 싱커는 지켜보았고 다시 몸쪽 직구로 카운트를 번 뒤 몸쪽부터 더 달라붙는 직구가 찬찬히 내게 굴러왔다.

그리 빠르지 않은 타구였기에 얼른 달려가 집어 들고 1루수 기성이에게 던지며 2아웃이 되었다.

이렇게만 가자.

다시 마운드로 향했다.

3번 타자, 3루수 고명현.

지금까지의 긴장이 허무하게, 고명현은 허무하게 초구부터 바깥쪽 직구를 툭 건드리고 3루 땅볼로 물러나며 동성의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이 마무리되었다. 내 역할은 아마 여기까지겠지.

덕아웃으로 돌아오니 혁준이가 멀쩡히 걸어와 웃고 있었다. 괜찮냐고 물으니 단순 타박상 같아 병원은 좀 이따 가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우리 팀이 이겨 포스트 시즌 진출을 결정짓는 걸 보고 싶은 모양이다. 근데 그러기엔 우리 9회 말 공격 라인업이 좀 약한 게 걱정인데.

그렇게 생각하며 상대 마무리 투수의 연습 투구에 타이밍을 맞춰보는 성훈 선배를 지켜보았다.

“슨배임.”

“왜.”

“아잉.”

“…….”

그렇게 막, 역겹다는 듯이 쳐다볼 필요까진 없잖아요.

그치만 덕분에 긴장이 풀린 듯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이전 이닝 기성이가 그랬던 것처럼, 혹은 그 이상의 모습으로 9구까지 버티다 10구째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7번 타자, 2루수! 전!! 성!! 문!!

와아―!!

좋은 수비 이후엔 좋은 타격.

야구의 속담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다. 좋은 수비를 위해서는 기본기, 기교 등등의 것들 다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게 집중력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혹은 날아오는 이 공을 끝까지 막아내고, 혹은 잡아내 정확한 위치로 던지는 것.

수비에서 보였던 그 집중력이 타석에까지 이어지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아까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던 성문이다. 그 격언이 지금에 상황에도 해당이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꽉 차게 들어온 공을 잘 참아내며 타석에서 한 발 빠졌다.

포수는 미트를 움직이지 않으며 구심에게 어필해 보았지만 구심은 대범하게 굽혔던 허리를 펴며 제 의견을 고수했다.

오히려 상대 투수가 상관없다는 의미로 글러브를 까딱였다. 얼른 공 달라는 얘기지.

2구째는 다시 몸쪽 공에 파울이 되었고 3구째 바깥쪽에 걸치는 변화구가…….

“볼!”

볼이 되었다.

오, 오늘 성문이 좋은데.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포수는 다시 투수에게 반구했고, 이어 던져진 공에,

딱―!

“아웃!”

1루수 쪽으로 라이너.

아쉬움에 성문이는 덕아웃으로 향하며 으왈알아 하는 이상한 소릴 냈다가 이내 규학이를 발견하곤 다가가 뭐라뭐라 이야기를 했다.

“아…….”

규학이네.

차마 뒷말은 뱉지 않았다.

포수 중 타율 꼴찌. 아니, 규정 타석 들어간 타자들 중 타율 꼴찌. 2할 2푼 2리. 일명 콩콩콩 타법.

수비에서는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포수지만 배터박스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렇게 아이가 작아 보일 수가 없다.

연장 가겠구나 생각했다. 9회까지 40개 언저리의 투구 수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투구 수를 아끼며 30개 정도로 끊었다. 내가 내려오면 다음은 없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스트라이크!”

초구는 바깥쪽 직구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 스트라이크. 규학이는 잠시 한 발을 빼고 배트를 휘적거리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감독님, 대타 없어요?’

그런 눈빛으로 감독님 쪽을 보아도 표정 변화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그라운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스윙!”

그리고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어이없는 헛스윙으로 2스트라이크 헌납. 근데…….

“…어?”

기시감. 왜지. 이상한 데자뷔. 이런 상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람 답답하게 만드는 기시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3구째를 지켜봐야 했다.

바깥쪽 직구, 바깥쪽 볼 슬라이더 이후 찔러 들어가는 몸쪽. 반응도 못 하고 지켜보거나 목에 걸려 3루 땅볼을 노렸던 걸까.

따악―

“…어?”

규학이는 우리 팀 타격 에이스 성현이보다 더욱 아름다운 스윙으로 그 공을 걷어냈다.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은,

뎅―

“…갔다.”

왼쪽 폴대를 맞추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와아아―!

“왈, 와와가암와!!”

“이야라아아!!”

무슨 뜻의 소리인지 모르겠다. 모두가 그랬다. 괴성을 지르며 그라운드로 뛰쳐나갔다. 손에 각자 음료수병 하나둘씩 들고.

띠링―

[포스트 시즌 진출 결정전!]

-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끄세요! (1/1)

- 보상 ― 전 구종 +3

제구 ― 최상

구위 ― 중

체력 ― 하

포심 ― 54+3=57

커브 ― 43+3=46

슬라 ― 31+3=34

스플 ― 37+3=40

체인 ― 42+3=45

싱커 ― 40+3=43

특성

해탈 ― 어떤 타구, 상황에도 그러려니 합니다.

불편 ― 상대하는 타자가 타석에서 투수를 보면 어딘가 불편하게 만듭니다.

“와아아아락!!”

퀘스트 완료 알림에 나도, 냉장고에서 음료수 병을 품에 끌어안고 얼른 그라운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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