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해탈
얼마 전 성운과 공동 5위에 랭크되었던 것도 잠시, 팀은 거기서 더 오르지 못했다. 그곳을 최고점으로 찍은 뒤 삐끗하여 6위로 내려앉는 건 금방이었다.
그리고 주중 3연전, 동성과의 전투에서 세 경기를 모두 쓸어 담으며 어렵게 리그 5위의 자리를 되찾았다.
이 자리가 우리 혼자만의 자리라면 참 좋았을 텐데, 성운은 그리 쉬이 비키지 않았다.
또다시 공동 5위.
일단 최소한의 자리는 킵해 둔 뒤 맞게 된 리그의 절대 강자 상수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
동성과의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부작용인지 오늘은 태웅이가 선발로 나섰다.
평소 실점이 많은 편이긴 해도 그만큼 이닝은 많이 먹어주는 녀석이었는데 오늘은 그게 유독 좀 심했다.
7실점.
5이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만든 실점이었고 그 이닝을 어렵게 막은 뒤 일단 맞이한 6회에는 주자 셋을 남기고 나와 교체되었다.
태웅이가 열심히 처맞는 동안 우리 팀 타선은 열심히 따라갔다.
태웅이가 실점할 때마다 따라가기는 했는데 뒷심이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의 득점은 6점에서 그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등판한 나.
타석엔 5번 타자 하해진. 내 등 뒤에 박해진이 서있는 게 조금은 어색하다.
맨날 나한테 홈런 치는 놈이라 막상 녀석을 주자로 두고 던진 경험은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나마 2아웃 상황이라는 점에 안심을 하면 될까.
“스트라이―잌!”
사실 나 말고 다른 투수가 던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서기엔 조금은 이른 시간대니까.
하지만 다른 메인 불펜인 최은구 선배와 신경석 선배는 주중 3연전에서 모두 3연투를 해버렸다.
경기 내적으로 보면 지호가 나서도 되겠지만 경기 외부로 눈을 돌려본다면 오늘,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스트라이―잌, 투우!”
동성과의 시리즈 스윕엔 두 선배의 3연투가 단단히 한몫했다. 우리 팀 1, 2, 3선발의 호투도 있었고.
거기서 뺨 맞은 동성이 오늘부터 맞붙을 성운한테 열심히 화풀이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로―볼.”
아니, 그걸로는 모자라. 오늘 지면, 만약 성운이 져도 결국 똑같아.
성운이 지고 우리가 이겨야 한다. 그래야 뒤집을 수 있다.
“스윙, 아웃!”
감독님도 그런 심정이었는지 아주 빠르게 내 투입을 결정했다.
5와 2/3이닝, 주자 셋을 남겨둔 상태에서 태웅이의 투구 수는 108개.
이전 두 타자의 강한 타구를 보고 더 이상의 실점 억제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침울한 얼굴로 내려오는 녀석의 등을 툭툭 쳐준 뒤 올라온 마운드는 깔끔했다.
오늘의 내 임무, 3이닝 플러스.
4번 타자, 중견수 박진형.
장내 아나운서의 무감정한 알림이었지만 우리 덕아웃은 뜨거웠다.
하지만 덕아웃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우리 팀 동료들보다 장내 아나운서에 가까웠다. 조용히, 아무 말 없이 우리 팀의 공격을 지켜보았다.
삼진, 안타, 볼넷, 병살.
빨간 불 세 개가 모두 올라가자 미련 없이 재킷을 벗고 마운드로 향했다.
“…퀘스트.”
띠링―!
[멀티 이닝]
- 1실점 이내로 막으세요. (0/1)
- 보상 ― 싱커+2
만약 내가 1실점으로 막으면 우리 팀의 실점은 8점.
지금까지 6점의 득점을 냈지만,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우리 타선이라면 최소 세 점은 내줄 수 있지 않을까.
한 점. 한 점은 괜찮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줄에 추가된 내용에 금세 마음이 바뀌었다.
[특별 보상!]
- 무실점 / 승리 투수 달성 시 랜덤 특성 획득!
사실 싱커 스탯이 오르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더 크게 보면 이번 경기의 승패 또한… 아, 중요는 한데. 크게 보자고.
특성.
직구 스탯 1의 증가로 난 새 세상을 얻었고 그다음으로 얻었던 스탯들의 큰 증가로 난 그 세상의 왕이 됐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특성.
해탈, 불편.
어떤 타구, 어떤 상황에도 멘탈을 유지할 수 있는 건 투수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었다.
우리 팀의 실책에도, 상대 타자의 홈런에도. 꿋꿋하게 내 갈 길 갈 수 있게 해 준 아주 큰 조력자.
0.01도, 0.01km, 한 발이 아닌 반 발에도 생과 사가 오가는 프로의 세계에서 아주 작은 틈을 만드는 불편 또한 한몫했지.
물론 그 틈을 내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냐 없냐는 내 깜냥 문제지만, 리그 최상위의 제구는 그걸 가능케 해주었다.
이런 특성을 하나 더!
그 뭐야, 예전에 나왔던 임시 특성들 있잖아. 압도였는지 특급이었는지. 그런 거나 좀 떴으면 좋겠네.
“후우…….”
이전과 다를 바가 없는 등판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큰 보상에 괜히 떨렸다.
막자.
결연한 표정으로 플레이트를 밟았다. 신헌철이 타석에 들어왔다.
리그의 절대 강자, 상수에서 제일 중요한 포수를 맡고 있는 만큼 절대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얘까지만. 얘까지만 막으면 다음은 비교적 편해질 거다.
“스윙!”
초구부터 생각하고 던진 커브에 한참 빠른 스윙이 나왔다. 공을 받아들고 다음, 스플리터에 고개를 젓고 몸쪽 싱커를 선택했다.
“볼!”
존에서 하나 정도 빠지는 공을 움찔거리는 모션도 없이 잘 골라내 놓고는,
“퍼스트!”
다음으로 던진 스플리터를 툭 건드려서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 타자를 상대하며, 또 그 이전부터 생겼던 긴장이 덕분에 살짝 풀렸다.
이후 7번, 8번을 쉽게 물리친 후 다시 덕아웃에 들어왔다.
기계처럼 재킷을 걸치고 다시 그라운드를 둘러봤다. 성문이가 2땅으로 물러난 뒤 규학이가 모처럼 2루타를 쳐냈다.
훈이가 연속 안타를 쳐냈지만 발이 느린 규학이는 당연히 3루에서 정지.
“…쳐라.”
따악―!
“쳤!”
는데…….
아쉽게도 중견수 플라이.
하지만 발이 느린 규학이가 여유 있게 홈에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깊은 타구였기에, 그리고 일단은 동점이 되었기에.
마음 한구석이 편해진 기분이었다. 아쉽게도 다음으로 나선 성현이가 아웃되며 이닝은 종료되었다. 크게 아쉬움이 들었다.
오늘따라 해탈 특성이 일을 안 하는 것 같은 느낌. 특성의 힘을 빌리는 게 아니라 내 능력으로 감정을 눌러야 할까.
아니. 원래 그래야 하는 건데.
그래, 원래대로.
9번 타자, 민!! 종!! 혀언!!
홈 타자의 등장을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우렁찬 목소리. 그리고 그에 화답하는 홈 팬들.
오늘따라 부럽다. 오늘따라 위축된다. 부담감이 커서일까.
“후.”
짧게 호흡을 뱉자 떨림이 약간 진정되었다.
후.
아무렇지 않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규학이를 쳐다봤다. 직구 사인에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
“스윙!”
노림수가 있었는지 시원한 스윙이 나왔다. 9번 타자까지 깔끔한 야구를 하는 상수다. 9번 타자마저 긴장을 놓을 수가 없게 만든다.
초구는 직구를 던졌으니까, 다음은 스플리터가 던지고 싶은데. 그러나 규학이의 사인은 한 번 더 직구였다. 이번엔 바깥쪽으로 하나 더 빠지는 직구.
“볼―”
규학이의 생각을 따라가자. 지금의 내 생각으로는 안 된다.
맘 놓고 규학이의 리드를 따라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
몸쪽 싱커로 파울을 만들고 같은 코스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잡아냈다.
그리고 왼쪽 타석에 들어선 고동욱.
왜 내가 불편하지.
1번 타자의 등장에 분명 타자가 느껴야 할 불편이라는 감정을 내가 느끼고 있다.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닌가 보다.
“스르라―잌!”
야구는 팀 게임.
“스르라―잌, 투!”
내가 정상이 아니라면, 지금의 내가 평소보다 떨어져 있다면 우리 팀의 누군가가 그 부분을 메꿔주어야 한다.
“스르라아아앜!!”
규학이는 그 부분을 아주 잘 메꿔주고 있었다.
같이 배터리를 맞춰오기를 몇 년, 이제 슬슬 경기 내적인 부분이 아닌 외적인 부분도 보이기 시작하는 걸까.
딱히 말을 걸어오지도 않았음에도 내 상태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아이, 나이스보올!”
평소보다 괴성이 더 크다. 덕분에 다음으로 만난 2번 타자 또한 꽤 깔쌈하게 막아낼 수 있었다.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와 재킷을 집었다. 막상 걸치려고 하자 생각보다 후끈해진 몸은 오히려 식힐 필요가 있었다.
벌써 6월 말. 나도 모르는 새에 땀이 많이 쏟아졌다.
“형. 어디 아픈 건 아니죠?”
“아니. 그냥 오늘따라 생각이 좀 많네.”
그 모습이 좀 아파 보였나 보다. 지금까지 굳이 말을 걸지 않았던 규학이가 걱정스러운지 다가왔다.
“형.”
“엉.”
“3번부터요.”
규학이의 말처럼, 기성이가 타석에 나가는 게 보였다.
“치겠지. 기성인데.”
“아뇨.”
따악―
“쳤잖아.”
“말고.”
“뭐.”
“…상수요, 상수.”
“아…….”
안타를 치고 1루를 밟은 기성이 옆, 서있는 박해진이 보였다.
서둘러 상대 덕아웃을 살피니 지명 타자라 벌써부터 타격 장비를 찬 뒤 대기하는 홍석진도 보였다.
“규학아.”
“네.”
“만약에 내가 9회 말에 점수를 주면.”
“네.”
“날 쳐라.”
“네?”
“X나 쎄게 쳐. 아니, 아주, 그냥 막 죽여버려.”
“형, 왜 그래요? 많이 아파요?”
멘탈이 아파.
8회 말까지는 나름 잘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9회 말 라인업에 치가 떨렸다.
거지 같은 박해진. 저 새끼를 또 상대해야 한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그건 그때 얘기고, 이번 공격에 점수를 내야 한다. 아무리 9회 말을 막아도 이번 이닝에서 점수를 못 내면 연장을 가게 된다.
솔직히 연장까지 가서 어떻게 할 자신이 없다. 체력적인 문제가 아닌 멘탈적인 문제가 지금은 컸다.
번트.
대주자 기범이로 바뀐 1루 주자를 보내기 위해 감독님의 큰 승부수가 띄워졌다. 다른 누구도 아닌 4번 타자 진형이에게 번트 사인이 나왔다. 진형이가?
틱―
“파울!”
타격 자세에서 배트가 내려오자마자 내야진 모두가 달려들었다. 그들의 수고가 헛되게 타구는 주심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진형이는 아마 잘 댈 거다.
4번 타자 중책을 맡고 있음에도 파워는 아주 많이 떨어지지만 타율이 팀에서 제일 높은 친구니까, 투구에 대한 이해도가 제일 높을 거야.
그렇게 믿고 싶다.
초구에 파울이 나오자 덕아웃에선 다시 사인이 나왔다.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이었지만 결론은 같았다.
번트.
하지만 다른 점은, 이번에는 타격 자세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내리고 있으라는 지시.
진형이가 확인한 후, 사인 교환 때부터 배트를 내리고 준비하고 있었다. 투구와 동시에 박해진과 하해진이 홈으로 달려들었다.
그럼에도 진형이는 겁먹지 않고 두 손으로 잡은 배트를 퉁― 하고 앞으로 밀었다. 안 돼, 타구가 센데?!
“아웃!”
진형이 나름의 노림수였는지, 1루수의 키를 넘긴 번트 타구는 투수의 뒤편 왼쪽에 떨어졌다.
타구가 높이 뜨자 기범이가 멈칫했지만 박해진의 키를 넘기는 걸 보자마자 이를 악물고 2루를 향했고 그에 늦었다 판단한 캐쳐가 1루로 콜을 했다.
“나이수우!”
“좋아, 점수 내!”
“이어가자악!”
멋진 푸시번트.
이게 아예 더 세서 내야를 넘겨버리면 좋았을 텐데, 그것까진 욕심이겠지. 분위기를 이었음에 감사하자. 감사하자. 후.
“타임!”
이내 저쪽 포수의 타임. 신헌철이 올라가 투수와 뭐라뭐라 이야기한 뒤 홈으로 내려오며 구심에게 뭐라 다시 전달한다.
구심은 다시 승주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승주는 지체 없이 타격 장비를 벗고 1루로 향했다.
우리 팀 제일의 클러치 히터를 상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승주를 자동 고의 사구로 걸러내고 곧바로 성훈이 형을 맞았다.
끈질기게, 0-2의 카운트에서 파울을 연속으로 세 개를 만들어내며 타이밍을 맞춰갔다.
딱―!
“아… 쓰리, 쓰리이!”
“3루!”
“세컨 들어가!”
안타성에 가까운 타구를 잡아채자마자 유격수는 2루로 공을 토스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오른쪽으로 공을 던졌다.
“아웃!”
3루심은 망설임 없이 아웃을 판정했고 그에 기범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우리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에 감독님께서 나서 두 검지로 네모를 그렸다.
이내 구장에 무거운 BGM이 흐르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기범이랑 친분이 있는지 하해진이랑 잠시의 담소를 나누는 게 보였다.
턱을 괴고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시야 한 편에 심판이 헤드셋을 벗는 게 보였다.
“아웃!”
와아아아!!
번복 없이 아웃.
1사 1루와 2루라는 찬스였지만 3루 쪽에서 아웃카운트가 발생하며 빨간불 하나만 추가되었다.
기범이는 꽤나 아쉬웠는지 표정을 굳히고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기범이에게 뭐라 하는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모두 격려의 말로 기범이를 맞았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사람이 참 간사하게도, 저번에 거지 같은 1루 송구를 멋진 스쿱으로 퍼 올렸던 기범이는 지금의 내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 타석에 들어가 있는 성문이. 2아웃,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한 방 쳐주기를 바랐다.
굳이 안타가 아니어도 나가만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규학이 타격감이 괜찮은 것 같으니까.
“볼!”
호리호리한 몸매에 타격 폼 또한 호리호리하지만 얘도 약간 승주 같은 기질이 있어 해줄 땐 해주는 녀석이다.
더구나 이 선구안.
“볼!”
까다로운 공 두 개를 먼저 골라내며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딱―!
이후 잘 맞은 타구는 우익수 옆에 떨어지며 파울이 되었고,
“스르라아―투!”
다음 공은 지켜보며 카운트 하나 적립.
“볼, 볼!”
이후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골라내며 모든 카운트에 불이 들어왔다.
“제발 쳐주라… 이거 치면 내가 형이라 부를게, 성문아… 제발…….”
규진이 형이 종교의 힘을 빌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이상하게 담배가 심하게 말렸다.
2사 만루 풀카운트. 투수가 두리번거리다가 왼발을 듦과 동시에 주자들이 움직였다.
“빼애액!!”
촤악―!
“세잎.”
2루 쪽으로.
양 팀의 집중도가 최고조로 올라있을 시점이라 그런가, 인사이드픽으로 가는 아주 조금의 차이에도 덕아웃에선 주자들의 귀루를 염원하는 괴성이 난무했다.
승주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손부터 베이스를 짚으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꽤나 그럴듯한 견제가 들어왔었음에도 개의치 않고 뚜벅뚜벅 걸어 리드를 잡았다.
다시 셋포지션. 이번엔 타이밍을 길게 잡다가 왼 다리가 확실히 홈 쪽으로 향했다.
“고고!”
“뛰억!”
동시에 모든 주자가 스타트. 그리고,
따악―!
“돌아!”
“들어와, 두루와아아아!!”
중견수와 우익수를 뚫고 지나가는 안타.
아아, 성문이 형!
2루에서 먼저 스타트를 끊은 승주는 장타 덕에 여유로이 안전 귀가를 했다.
그리고 1루에 있던 성훈이 형.
“홈 들어온다, 왼쪽!”
다음 타자였던 규학이가 홈 쪽으로 달려와 송구의 방향을 지시했다. 양팔을 왼쪽으로 휘둘렀다. 그러나,
“아웃!”
그리 깊지는 않았던 타구 덕에 홈에서 잡히며 이닝이 종료되었다. 한 점. 8 대 7.
“규학아.”
“네.”
“막자.”
“…네. 막아야죠.”
충분해.
단순한 리그 중 한 경기에 지나지 않을 테지만 나에겐 너무나 큰 게 걸려있는 한 경기다.
특성이 뭐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뭐가 나오든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