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화. 총력 드라이브
승패승패패.
홈 게임과 어웨이 게임을 한 번씩 주고 받으며 우리가 받은 성적은 2승 3패였다.
6차전을 내주게 되면 그대로 끝이 나버리는 우리는 어떻게든 7차전까지 끌고 갈 거다.
6차전을 내주게 되면 흐름이 어찌될지 모르겠다 판단할 상수는 총력전을 시전할 거다.
우리든 상수든, 어느쪽이든 6차전은 총력전이 예고되어 있다.
마침 오늘 선발로 나서는 투수 또한,
뻐엉-!
“어우….”
총력전에 대한 결연함이 그득그득하게 보였다.
아아, 과연 황제혁준.
오른손을 까딱거릴 때마다 이리저리 휘고 꺾이는 공을 보고 있자면,
“좋네.”
딱히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멘탈.
그것보단 지금 당장 내가 해야할 것과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판단력이 몇 발자국 더 앞에 있었다.
“라스트! 직구!”
“헤이!”
펑-!
제 어깨로 짊어진 시선을 느낀 혁준이는 흘금 나를 쳐다봤다. 눈빛으로 ‘왜?’하고 물어보았다.
“형형.”
“왜.”
“그저께 현진이형이랑 만났다면서요?”
“아, 어. 어떻게 아냐?”
“어제 잠깐 통화했거든요.”
해맑은 미소와 함께 다가온 혁준이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뭔 소리 하디?”
“형 얘기 많이 했죠. 고등학생 때 얘기했다고 하던데.”
“아…그랬지.”
“그리고 멘탈 얘기도.”
“그 얘기는 또 뭐하러….”
쓸데없는 소리가 오갔을까 걱정하는 오른손이 입가를 쓸었다.
“현진이형이 한 말이 참 맞는 말 같아요.”
“멘탈? 나 멘탈 센 거?”
“아니…아니, 그것도 맞는 말인데. 그거 말고. 그 다음 얘기였나? 그 이전 얘기였나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슬슬 마운드로 출근해야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녀석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알아서 하겠지, 그런 마인드로 녀석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그 얘길 했거든요. 형이 가지고 있는 멘탈이라는 건 형만의 것이 아니라고.”
“아….”
선배님의 그 강력한 멘탈은 선배님 뿐 아니라, 선배님과 함께하는 이들에게까지 전달됩니다.
분명 기억에 남아있는 이야기였다.
이제 정말로 마운드로 향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자 녀석은 모자를 다시 푹 눌러썼다.
“그래서.”
글러브를 움켜쥐고 한 걸음, 두 걸음 떠나는 등짝에 한 마디 던졌다.
“넌 그 대화에서 뭘 얻었는데.”
“형이랑 같은 팀이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
귀여운 새끼.
피식 웃으며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벅터벅 걸어 불펜을 나서 덕아웃 앞에 섰다.
눈빛으로만 좌우를 살피니 나와 어깨선을 나란히 한 원하 챌린저스의 선수단이 보인다.
- 국민의례가 진행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향해주시기 바랍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에 따라 모자를 벗어 왼가슴께에 붙였다. 전광판 뒤에서 나부끼는 태극기에 시선이 닿을 무렵 익숙한 노래의 전주가 흘렀다.
툭툭, 툭툭…….
무의식 속에서 애국가의 가사를 읊는 동안 딱딱한 모자의 챙이 가슴팍을 안정시켰다.
간단한 국민의례가 끝난 뒤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짝짝짝짝짝―
호오오오!!
와아아-!!
경기에 대한 관중들의 기대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플레이!”
대망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 시작됐다.
“후우….”
묘한 압박감을 숨기기 위해 입가를 가린 채 경기가 진행되는 흐름을 지켜봤다.
누군가는 삼진을 잡아내고 누군가는 안타를 치고, 또 누군가는 쓸쓸하게 덕아웃으로 돌아가고.
그것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아, 잘한다잘한다아!!”
“혁준이 공 조아아!!”
“나이쓰 뽀올!!”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동시에 만족하는 한 가지를 떠올렸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낸 투수에겐 찬사를.
무실점에 도움을 준 야수들에겐 감사를.
점수를 내고 돌아온 타자들에겐 감동을.
전염.
나는 현진이가 혁준이에게 했던 말의 의미를 그렇게 이해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 생각 따위가 내 동료들에게까지 닿는다고.
“한울아.”
“예?”
“7회랑 8회 좀 부탁하자.”
0 대 0의 동점 상황. 그리고 7회.
지금 이 타이밍부터 나를 쓰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네.”
근데, 나도 이런 생각하는데 감독님은 어떻겠어.
지면 끝, 간단한 세 글자의 알고리즘은 나, 선수단, 심지어는 팬들까지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명분이다.
과다한 사용으로 빛이 살짝 바래버린 빨간색 글러브를 집어들고 불펜으로 향했다.
끼익―
“건영아!”
“예에!”
불펜에 입성하자마자 건영이를 불러제끼며 공을 집어들었다. 건영이가 포수 장비를 찰 동안 그라운드로 다시 눈을 돌렸다.
퍼엉-!
클리닝 타임 덕에 체력을 회복한 혁준이는 6회 초를 멋지게 불태운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뻥!
“아이, 굿보올!”
그라운드의 멋진 피칭은 끝났지만, 불펜에서의 멋진 피칭은 이제 막 시작됐다.
빵―
“와아, 한울이형 슬라이더 오늘 좋다!”
‘지금 이 타이밍’이라는 중의적인 단어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원하 챌린저스의 선수단이라면 누구나가 해당된다.
동점 상황에서, 7회부터 벌써 내가 출진한다는 소문은 어느새 타선 전체에 쫙 퍼져나갔을테지.
따악-!
영향력이라는 것은 굳이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모두에게 퍼져나가는 것들이었다.
와아아아-!!
6회 말, 1아웃 상황에서 훈이가 때려낸 타구가 1, 2루간을 뚫었다. 박동일의 노히트노런을 끊어내는 아주 소중한 안타.
“아, 나뱃나배앳!”
“유! 훈! 유! 훈!”
짝짝짝―
덕아웃의 난간을 붙잡고 있는 힘껏 소리치는 팀원들을 향해 훈이는 여유롭게 손가락으로 우릴 가리켰다.
“아 훈이 빠따 조아아악!!”
“가자아아아아!!”
배트 그립 스프레이 때문에 까맣게 변색된 배팅장갑이 본인들을 가리키자 더욱 흥분한 원하의 선수단은 날뛰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나선 타자는 명진이. 초구부터 망설임없이 배트를 휘둘러냈지만,
띡―
의욕이 조금 앞섰는지 배트의 끄트머리로 때려내고 말았다.
“쎄칸!!”
“볼 투!”
타구가 어떻게, 어느쪽으로 흘러가든 명진이는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상수의 내야진 또한, 그런 명진이를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수비 입장에선 1루보다 2루가 중요하니까.
허겁지겁 달려와 타구를 맨손으로 잡은 상대 투수는 포수의 콜에 따라 제 왼편이 아닌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약간 강했던 속도 때문에 충분히 2루에서 아웃을 잡아낼 수 있는 타구.
하나만 잡아도 땡큐인데, 두 개나 잡을 수 있다는 설레발에 상승하기 시작한 마음가짐엔,
와아악-!!
“쓰리! 훈이 돌아! 명진이는 스톱!”
거품이 가득 끼어있다.
1아웃, 안타와 실책이 겹친 주자 1루와 3루. 그리고 타석엔,
2번타자, 강!! 성!! 혀언!!!
깡패.
“플레이!”
구심이 손가락으로 투수를 가리키기 전부터 루틴을 마친 성현이는 배트를 움찔거리며 타이밍을 잡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더 뺏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때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때린 데 또 때릴 수 있을까.
깡패의 눈빛은 팀적으로 봤을 때 매우 훌륭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모든 고민이 끝이 나면,
따악-!
“뛰어어!”
“돌아, 다 돌아!”
“명진아, 너도 들어와아악!!”
한 점은 너무 적고, 세 점까지 뺏자니 양심에 찔리는지 두 점으로 합의를 본다.
강성현! 강성현! 강성현!
먼저 홈을 밟은 훈이는 명진이의 득점까지 충분히 기다렸다. 두 사람이 머리 위로 다섯 손가락을 짝! 마주친 뒤 해맑게 웃으며 덕아웃으로 돌아온다.
비록 그쪽까지 들리지는 않겠지만, 나 역시도 글러브를 오른손으로 짝짝짝 때리며 경의를 표했다.
“스위잉, 아웃-.”
깡패한테 두 대 얻어맞은 상대투수는 애꿎은 다음 타자와,
“스아아아앜!!”
그 다음 타자에게 분풀이를 시전했다.
6회말을 장식한 진형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덕아웃으로 돌아오자,
Your love is a wildcard, Folding is the hard part―
불펜의 문이 열렸다.
와아아악-!!
나왔다아아!!
김한울! 김한울! 김한울!!
I don't know if you'll hold me, Or leave me here feelin' lonely―
마운드로 걸어가는 동안 비어있는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띠링-!
[조기 출근]
- 2이닝 1실점 이내로 막으세요. (0/1)
- 보상 - 체인지업 +2
중견수 자리에 위치한 텍스트에서 눈을 떼고 선수들이 뛰쳐나올 덕아웃을 쳐다봤다.
“…후!”
깔끔한 심호흡을 마치자 홈플레이트 뒤에서 규학이가 하얀색 미트를 들이댔다.
퍼엉-!
“어우, 좋다!”
연습투구를 이어가며 7회, 그리고 8회에 대한 피칭 디자인을 마쳤다.
7회 말은 7번타자 신태범부터.
“플레이!”
오늘의 첫 공은 과연 뭘까. 내가 가진 구종들을 하나하나 받은 규학이는 어떤 공을 가장 맘에 들어했을까.
부웅-!
“스위잉-!”
오늘 규학이의 선택은 슬라이더. 그것도 몸쪽에서 더 깊숙하게 파고 들어가는 궤도로.
다시 공을 받은 공을 또 다시 내던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우 짧았다. 일견 생각없이 던지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뻐엉-!
“스아아잌!”
몸쪽 깊숙하게 꽂히는 직구,
퍼엉-!
“스윙, 아웃-.”
그리고 높은 쪽을 벗어나는 또 한 번에 직구로 간단하게 신태범을 물리쳐냈다.
하얀색의 가루가 옮겨붙은 모자챙을 한 번 들썩이며 내야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굿, 좋다.”
“…….”
무뚝뚝하게 칭찬하는 성훈이형의 멘트를 그것보다 더욱 무뚝뚝하게 답변했다.
8번타자, 박명기.
“후우….”
비교적 약체들이 포진된 7회 초를 가리켜 조금 살살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몹쓸 생각을 했었다.
“읍!”
부웅-!
“스윙, 아웃-!”
하지만 플레이 콜이 떨어지자마자 그 생각은 다시금 내 곁에 얼씬도 하지 못 했다.
9번타자, 민종현
딱-!
“캐쳐! 캐쳐어!”
“앞에!!”
팍!
“아우웃!”
지금까지 열심히 일을 해왔던 영향력이라는 게 이런 내 모습에 실망하고 멀리 달아날까봐 두려워서 그랬다.
박수로 맞아주는 팀원들의 환대를 받고 불펜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7회 말을 지켜봤다.
총력전.
모든 걸 쏟아부을 거라 다짐했던 감독님은 원하의 감독님 뿐이 아니었다. 두 점차로 지고 있는데도 팀의 필승조 중 한 명을 투입하다니.
일견 무리수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당장 7회 말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쥐고 있다면 못 할 것도 없는 작전이었다.
끼익―
그리고 그들의 작전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형님 빠이티잉!!”
“한울이 가자아아!”
다시 한 번 두 점의 계단을 유지하기 위해 불펜의 계단을 밟고 올라섰다.
1번타자부터 상대하게 될 8회 초. 세 타자로 깔끔하게 막으면 박해진을 경석 선배가 상대하겠지만,
“잘하겠지.”
내가 박해진을 잡겠다고 일부러 한 명을 내보내는 건 오만이자 객기. 내가 해야 할 것은 단순하다.
“끅!”
딱!
오케, 마! 마이!
써드, 써드으―
조금 뒤, 뒤로!
“아웃-.”
지금에 충실할 것. 그렇게 하면 뒤는 알아서 잘해줄 거라는 무책임한 신용을 가질 것.
“읍!”
빵-!
“스아아아앜-!”
2번타자는 바깥쪽 정확하게 걸치는 슬라이더를 멍청히 구경한 뒤 다시 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라운딩된 공을 받고 슥슥 만지며 홍석진이 하는 행동들을 지켜봤다.
“어떡하냐.”
시즌 성적만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덤볐다가 몇 번인가 피를 본 기억들이 떠올랐다.
타자가 생각하는 틀과 포수가 생각하는 틀을 분리시키지 못 한 것이 이전 결과들의 원인이라 생각했다.
괴리감.
따라서 규학이는 그 인지부조화를 가장 용이하게 적용하기 쉬운 구종을 요구했다.
“윽!”
꼿꼿하게 펴진 검지 손가락의 끝은 홍석진의 바깥쪽 낮은 부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존보다 아주 쪼오끔 낮은 곳.
빵!
“스아아아앜-!”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심판들은 0.1초의 고민이라도 거치는데, 이 심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우리 덕아웃을 가리켰다.
애매한 커브가 카운트되는 꼴을 본 타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가운데에 위치한 손가락 세 개가 좌반신 이곳저곳을 옮겨다녔다. 이것을 한국말로 해석하자면,
“끄윽!”
바깥쪽 걸칠듯 말듯한 횡슬라이더를 던질테니까 잘 좀 잡아봐.
딱-!
“파울!”
직전 잡아주었던 구역에 정확히 향하는 공이라면 타자는 반응을 하게 된다. 더구나 상대 투수가 언제든지 똑같이 던질 능력이 있다면 더더욱.
빵-!
“로-볼.”
홍석진은 살짝 빠지는 체인지업에는 미동도 하지 않고 쉽게 골라내었다.
잠시 타자가 오른발을 밖으로 뺀 채 배팅장갑을 재정비하는 모습을 보며 규학이와 시선을 나눴다.
“…….”
“…….”
괴리감을 증폭시키기 위한 세 번의 빌드업을 충분히 거쳤으니, 이제는 그 괴리감을 터뜨릴 때.
몸쪽 싱커. 억지로 넣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만.
규학이는 첫번째 손짓부터 딱 내가 원하던 사인을 보냈다.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고 두 손을 모았다.
“후우….”
오늘은 cm단위도 되는 날이야.
“끄읍!”
검지와 중지에 걸친 실밥은 좌타자의 몸쪽 깊숙한 곳을 향해 파고 들었다.
몸쪽엔 스트라이크 필요 없다.
가만히 서서 공을 지켜보는 타자를 보고 있자니 언젠가 투수코치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근데요 코치님,
퍼엉-!
“스아아아아앜-!!”
가끔은 필요하더라구요.
짝!
“쌰아아악!!”
띠링-!
[조기 출근]
- 2이닝 1실점 이내로 막으세요. (1/1)
- 보상 - 체인지업 +2
제구 - 최상
구위 - 상
체력 - 중
포심 - 84
커브 – 80
슬라 - 79
스플 - 78
체인 - 78+2=80
싱커 - 79
특성
해탈 - 어떤 타구, 상황에도 그러려니 합니다.
불편 - 상대하는 타자가 타석에서 투수를 보면 어딘가 불편하게 만듭니다.
편안 - 본인을 보는 이들이 편안함을 느낍니다.
집중 –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의 수가 늘어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볼에 가까운 구역.
그러나 너무나 뛰어난 홍석진의 선구안은 내 제구, 그리고 규학이의 프레이밍과 만나 과도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말았다.
약소하게 혼자서 세리머니를 마친 뒤 이전보다 활기찬 팀원들의 응대를 받으며 덕아웃에 돌아왔다.
불펜이 아닌 덕아웃에 앉아 8회 말 공격을 구경했다. 그리고 9회 초 수비를 관전했다.
“선배 빠이띠이잉!!”
“경석이 좋아아!!”
비록 박해진에게 시작부터 안타를 얻어맞긴 했지만 하해진에게 병살타를, 헌철이에게는 3루 땅볼을 얻어냈다.
두 개, 그리고 하나를 깔끔하게 잡고 경기를 마무리짓는 경석 선배의 모습은 마치 히어로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짝짝짝짝―
와아아악-!!
나가자, 싸우자! 승리의 챌린저스, 원하의 승리를 위하여어어!!
시리즈 전적을 다시 한 번 동률로 맞춰놓은 뒤 관객들이 부르는 응원가를 듣는 이 기분은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내일 맞게 될 한국시리즈 7차전. 2019시즌의 진짜 끝에 다다르고야 말았다. 그 끝이 죽이 될지 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형.”
“엉?”
“밥 먹고 가자.”
기왕이면 밥이 되어야겠지.
그 제사의 형식으로 나는 내일 선발투수에게 밥 한 끼 사는 것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