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입
[2018 ALDS 매치 업]
휴스턴 애스트로스 (95-67, .586) vs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96-66, 0.593)탬파베이 레이스 (86-76, .531) vs 뉴욕 양키스 (99-63, 0.611)
[2018 NLDS 매치 업]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90-72, .556) vs 워싱턴 내셔널스 (94-68, .580)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86-76, .531) vs LA 다저스 (108-54, .667)-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플레이오프 선수 로스터(25인)투수(13) - 문지혁, 코리 클루버, 카를로스 카라스코, 대니 살라자르, 조쉬 톰린, 조 스미스, 분 로건, 앤드류 밀러, 잭 매컬리스터, 댄 오테로, 브라이언 쇼, 코디 앨런.
포수(2) - 페르난도 멘데스, 로베르토 페레즈.
내야수(5) - 카를로스 산타나, 제이슨 킵니스, 프란시스코 린도어, 호세 라미레즈, 지오바니 어셸라.
외야수(5) - 마이클 브랜틀리, 브래들리 짐머, 브랜든 가이어, 에드윈 엔카나시온, 아브라함 알몬테.
***
“자, 여기까지!”
트레이너들이 손뼉을 치며 간단한 펑고를 받던 선수들을 불러 모은다. 조금 돋아난 땀이 찬 공기에 식는 느낌이 시원하다.
오늘은 날도 아주 좋았다. 하얀 구름들이 덩어리로 뭉쳐 따가운 햇빛을 막아 주었고, 구름들 사이사이로 빛나는 하늘 색깔이 눈부시다. 아마 이 정도 날씨만 계속된다면 세상엔 불행한 사람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선수들만 해도 안 좋던 컨디션이 살아나는 듯 경쾌해 보이니까.
프랑코나 감독이 팔짱을 끼고 그늘이 잘 들어선 쪽에 서 있다. 선수들이 전부 그 앞으로 모여들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겠다. 개인적인 웨이트 트레이닝도, 토스 배팅도, 아무것도. 불펜 피칭도 마찬가지야, 문.”
“이런, 너클 포크를 몇 개 던질까 했는데.”
“그 소리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얘기하는 거다.”
“하하하.”
언제나처럼 농담으로 시작하는 프랑코나의 말은 선수들을 단번에 집중시킨다.
“자, 우리는 이번 시즌을 정말 잘 치렀다. 너희들의 투지와 노력에 나는 정말 감사하고 있다. 너희들에게 직접 얘기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우리 코칭스태프들은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예에에쓰!”
선수들이 소리를 지르자 프랑코나는 그 기분을 만끽하게 해 주려는 듯 잠시 말을 멈췄다.
“하지만 우리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잘 해 온 것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렇게 좋은 시즌을 보내고 나서도 사람들에게서 실패자로 기억될 것이다. 70년 동안 그래 왔던 것처럼.”
그리고는 바로 냉정한 말로 현실을 직시한다. 하하. 선수들 모두 입을 모아 우렁찬 대답을 했다가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팀 분위기가 지혁은 꽤 재미있었다.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탬파베이의 감독이었던 대니 랭카스터는 프로에 복귀하기 전 대학에서 지도자를 하다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랭카스터의 리더십은 때때로 학교 야구부의 감독 같기도 했다. 선수들의 반응을 떠나서 감독의 리더십이 주는 느낌이 그랬다.
반면 프랑코나 감독은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여느 메이저리그 감독들처럼, 선수들을 프로로 대하고, 프로의 감독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선수들은 자율적으로 스스로의 미션을 찾아 성장을 도모해야 하며, 그것을 결과로 보여 줘야 한다. 전형적인 프로의 방식이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의 선수들은 그걸 충실하게 이행하면서도 때로는 아마추어 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다. 프로의 일을 하면서도. 감독과 코치에게서 인정받고자 하는 모습이나 칭찬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들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고,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이미 메이저리그 선수라는 것 자체로 슈퍼스타니까. 지도자는 선수들이 자율적인 성장을 도모하게 두고, 선수들은 성장과 실전에서의 결과로 지도자에게 증명하는 것. 이게 일반적인 메이저리그의 방식인데. 프로에게 있어 코칭스태프의 인정은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성적으로 증명하면 코칭스태프은 자연스럽게 선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까.
“우리에겐 지난 2년의 상처가 있다. 우리에게 모자란 건, 정말로 딱 한 걸음. 딱 한 걸음이었지. 나는 이번에야말로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을 생각이다. 너희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옳소!”
“너희들이 상처가 컸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다. 내일부터 우린 새로운 무대를 맞이할 것이고, 새로운 걸음을 디딜 것이다. 벤치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작년에도 이 말을 했던 것 같은데. 나는 너희를 믿는다. 세상 그 누구보다! 너희가 더 이상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이번에야말로 트로피를 가져올 것이다.”
“예에에에에아!”
“멘데스. 작년 가을의 구호가 뭐였지?”
“Beat the curse!(저주를 격파하자)”
“오늘부터 이번 가을의 구호는 No more hurts로 한다. 저주 따위에 연연하지 말자. 우리를 위해 싸우는 거야. 린도어.”
“원, 투, 쓰리!”
“No more hurts!”
지금의 연설로, 지혁은 선수들이 가끔 보여 주는 아마추어적인 모습이 어디서 연유하는지 명확히 알 것 같았다. 모든 게 프랑코나라는 감독에게서 발생하는 일이다. 프랑코나는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지금도 그렇다. 선수들은 저주를 깨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고, 3년 연속으로 좌절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코나는 그런 선수들의 마음을 단번에 헤집어 놓았다. 저주를 깨기 위해서도, 클리블랜드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서도 아닌, 선수들 자신을 위해, 더 이상 좌절하지 않기 위해 이기자는 말이니까.
“문, 코리, 잠깐 따라 와.”
프랑코나에게 살짝 감동하고 있을 때, 그가 지혁과 클루버를 불렀다. 선수들이 우르르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사이 세 사람은 비어 있는 구석으로 향했다.
“내일, 1차전 선발은 클루버로 간다.”
클루버와 지혁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코리,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너한테 1차전을 맡겼다. 이유는 알겠지?”
“물론입니다.”
“이번에도 최고의 투구를 보여 줘.”
“옛, 서.”
“문.”
프랑코나가 이름을 부르자, 지혁은 모자를 벗어 머리를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실망하지도 않았구요. 전 DL에서 돌아오고 나서 아직 1이닝밖에 던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네. 휴스턴의 주력은 우타자들이니까요. 좌완인 저보다 코리가 아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할 겁니다.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좋아.”
“언제 나가느냐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나가는 경기에서 잘 던지는 거니까요. 그럴 일은 없으시겠지만 불펜으로 나가라고 하시면 불펜으로도 나갈 겁니다. 전 우승을 하고 싶은 거지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프랑코나는 그제야 씨익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대답을 들었군. 그럼 됐네.”
지혁은 약간의 거짓말을 섞어 대답했고, 프랑코나는 만족했다. 클루버는 이미 머릿속으로 내일 경기의 시뮬레이션에 들어간 상태였다.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이곳 프로그레시브 필드에 들어왔을 때는 세 명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긴다.’
***
[웰컴 투 ALDS!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리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하하, 본격적인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니까 짐 보든의 텐션이 더욱 올라갔네요. 반갑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저는 해설자 닉 윌리엄스입니다.]
[예- 닉, 흥분되지 않습니까? 하하, 가을입니다.]
[저희는 충분히 흥분해도 좋겠죠. 하지만 선수들은 아닐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하죠.]
[이런, 닉은 벌써부터 진지한 눈빛으로 그라운드를 보고 있군요. 축제를 즐기기에 당신은 너무 프로페셔널해요, 닉. 하하.]
[아하하.]
캐스터와 해설자는 신이 나 조잘거린다. 관중석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제각기 맥주와 핫도그를 손에 들고서는 기대감 어린 얼굴로 경기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후! 아! 후! 아!”
“이상한 소리 내지 마.”
“긴장을 풀어야 돼. 후! 아!”
린도어는 여느 때처럼 더그아웃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중이고, 야수들도 각자 자신의 루틴을 소화하며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내일 2차전 등판이 예정된 지혁은 두꺼운 바람막이를 걸쳐 입고 선수들 사이를 어슬렁거리며 느낌을 관찰하고 있었다.
“여, 멘데스. 클루버 컨디션은 어때?”
“뭐, 평소랑 비슷해.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가을 야구, 단기전 토너먼트의 첫 경기에 나서는 사람 중에서 가장 긴장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 아마 멘데스일 것이다.
멘데스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지혁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이게 리그 최고의 포수가 될 사람의 모습이다. 절대로 과하게 긴장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리고 이런 포수를 파트너로 두고 큰 무대에서 던지는 투수는 덩달아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게 된다.
‘벌써 내일이 기대되네.’
한 시즌 내내 멘데스를 앉혀 놓고 공을 던졌지만. 가을에 멘데스와 호흡을 맞춘다는 건 조금 더 색다른 느낌일 터다. 큰 경기에서 투수에게 의지할 수 있는 거대한 산이 있다는 건 상상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니까 말이다.
-여러분! 수비 위치로 향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수들을! 환영해 주십시오!
장내 아나운서의 쩌렁쩌렁한 멘트가 울린다. 야수들이 1회초 수비를 위해 더그아웃을 박차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깜깜하게 물들어 버린 하늘이 가을임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개막전에도 같은 시간이었는데, 그때는 하늘이 아직 새파랬었다.
[클리블랜드는 선발로 코리 클루버를 낙점했습니다. 클루버는 휴스턴을 상대로 이번 시즌 네 경기 등판해서 1승 1패를 기록 중이네요. 특히 휴스턴의 주축 타자인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를 상대로는 각각 13타수 2안타, 12타수 1안타로 아주 좋았습니다.]
[프랑코나 감독이 문이 아니라 클루버를 선택한 충분한 근거라고 볼 수 있죠.]
[반면 조지 스프링어를 상대로는 조금 약했네요. 13타수 6안타. 홈런도 두 개를 맞았습니다.]
[휴스턴의 힌치 감독이 스프링어를 1번으로 세운 것도 그래서 일리가 있습니다. 자주 보여 주던 선택이지만, 만약 문이 나왔다면 라인업은 조금 달랐을 겁니다.]
시즌 타율 .317. 홈런 41개. 시즌 WAR 7.3.
커리어 통산 타율이 .271이었던 스프링어는 작년부터 터질 기미를 보여 주더니 올해 그야말로 대폭발한 선수다. 2011년 휴스턴이 1라운드 전체 11번으로 지명했던 그는, 휴스턴의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의 입장에서도 단연 경계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는 선수였고.
“자, 공격적으로 가자!”
멘데스가 미트를 팡팡 두드리는 소리는 곧 구심의 플레이볼 신호에, 관중들이 긴 박수와 환호로 가을의 시작을 환영하는 소리에 묻혀 버렸다. 클루버가 신중하게 초구를 뿌릴 준비를 한다. 지혁은 그때까지도 더그아웃 난간에 기대어 클리블랜드의 가을 밤하늘을 구경하고 있었다.
-따아악!
지혁은 보지 못했다. 아마 투심이었을 것이다. 이 세상 누구라도 초구에는 투수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공을 던질 테니까. 벼락같은 타구 음에 본능적으로 움찔했고, 지혁이 바라보던 시야에 하얀 궤적이 빠르게 지나갔다.
[뒤로! 센터 뒤로! 담장 근처! 어- 와우!]
[조지 스프링어!]
[가을의 시작이 환상적입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코리 클루버를 상대로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뽑아냅니다!]
중견수 짐머가 끝까지 공을 쫓았지만, 펜스에 힘껏 매달려봤지만. 공은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전개였다. 리드오프로 나선 타자가 공 한 개도 보지 않고 홈런을 때려 냈으니까. 그것도 클루버를 상대로.
“음.”
모두가 같은 예감을 했다. 휴스턴의 타선은 정말로, 정말로 무서울 것이다.
***
[클루버가 간신히 1회를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3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스프링어의 홈런, 조쉬 레딕의 2타점 적시타.]
[휴스턴은 시즌 내내 이런 공격력을 유지해 온 팀입니다. 가을에도 그 폭발력을 유지하고 있네요.]
[홈에서 1회부터 끌려가고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격할 수 있을지 지켜보죠. 타석에는 1번타자 프란시스코 린도어입니다.]
“절대로 힘을 집어넣지 마. 평소처럼 하면 돼.”
프랑코나는 매우 이례적으로 첫 타석에 임하는 린도어를 잡고 조언을 건넸다. 가을의 첫 번째 경기, 첫 번째 이닝이 매우 안 좋은 형태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야수들의 스윙에 힘이 들어갈 우려가 있었다.
지혁이 보기에도 아주 적절한 조언이었다. 린도어는 투수인 클루버보다도 더 씩씩대고 있었으니까.
“스윙! 스트라이크 원.”
“스윙! 스트라이크 투.”
공 두 개에 모두 스윙을 낸 린도어는 짜증이 난다는 듯 헬멧을 툭툭 쳤다. 공격의 첨병인 선두타자가 조금 더 침착한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랐는데. 카이클이 스윙을 유도하는 공 두 개를 던지자 거기에 홀랑 따라 나간 게 좋지 않다.
“침착해!”
브랜틀리가 외쳤지만, 카운트에 몰린 린도어는 결국 투 볼까지 골라내는 게 한계였다.
[유격수 앞 땅볼. 떨어지는 싱커에 간신히 가져다 댔습니다만 힘없는 타구입니다. 코레아가 잡아 1루로. 원 다운. 클루버의 스타트와 비교가 되는군요. 카이클의 스타트는 아주 좋습니다.]
“Shit!”
벤치로 돌아온 린도어가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어진 2번 짐머는 아직 타격이 좋다고 볼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좌익수 쪽 빗맞은 뜬공을 때리며 순식간에 투 아웃 상황.
[브랜틀리, 6구. 몸 쪽! 볼입니다. 풀카운트.]
[어, 아니네요.]
[아니군요. 몸에 맞았다는 시그널입니다. 유니폼에 스쳤나 보군요. 브랜틀리가 1루로 살아 나갑니다. 투아웃 이후의 출루. 카이클이 두 손을 들어 약간의 항의를 보내 보는군요.]
[느린 그림으로 보면 드러나겠죠.]
[음- 맞긴 한 것 같죠?]
[하하, 상당히 애매하네요. 살짝 스친 것 같기도 하고요. 클리블랜드에게는 기분 좋은 판정입니다. 1회에 세 타자로 마무리되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출루가 되는 건 말이죠.]
[그렇군요. 타석에 페르난도 멘데스가 들어섭니다. 시즌 중에는 4번을 잘 치지 않았는데, 오늘 1차전에는 바로 4번으로 나왔습니다. 작년 가을의 맹활약을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바로 그렇습니다. 작년 디비전시리즈에서는 그야말로 몬스터 모드였죠. 혼자서 홈런 네 개를 때렸으니까요.]
멘데스는 연습 스윙으로 강하게 바람을 몇 번 일으키더니, 고개를 한 번 끄덕거리고는 타석에 들어섰다.
아무리 이번 시즌 부진했다고는 하나, 카이클은 카이클이다. 휴스턴의 에이스고. 3점의 리드를 안고 있는 카이클이 투 아웃에서 피해 가는 승부를 할 리 없었다.
따아아악!
그리고 그건 멘데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렇지! 넘어간다! 넘어간다!”
린도어는 언제 짜증이 났었냐는 듯 두 팔을 번쩍 치켜올렸다.
[멘데스! 페르난도 멘데스! 초구를 휘둘러 좌측 담장을 넘겨~버립니다! 추격의 투 런 홈런, 스코어는 순식간에 한 점 차이로 좁혀 듭니다!]
두 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은 타격전으로 흐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