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1차전 (3)
[다시 우측에 안타. 2루에 있던 마이클 브랜틀리까지 홈으로 들어옵니다. 엔카나시온의 적시타. 류희주 선수가 힘겨운 3회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타자 바깥쪽을 찌르는 커터가 날카롭게 들어갔는데…… 엔카나시온이 잘 쳤다고밖에 할 수 없겠네요.]
[스코어가 3 대 0이 됩니다. 다저스의 홈에서 앞서 나가는 인디언스. 월드시리즈 1차전 완전히 기선을 제압하는 팀은 클리블랜드입니다.]
지혁의 안타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초구를 통타해 좌중간 2루타를 만들어 낸 린도어. 센터 쪽 깔끔한 안타를 치고 홈 승부가 들어갈 때 2루까지 추가 진루한 브랜틀리. 그리고 브랜틀리를 불러들이는 엔카나시온의 우전 적시타까지. 3회 초 클리블랜드는 단숨에 3점을 뽑아냈다.
“좋아! 더 몰아붙이는 거야!”
잔뜩 신이 난 선수들이 시즌 중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폭발적인 세리머니로 흥을 끌어올린다. 다저스 쪽 벤치에서 날카로운 시선들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알게 뭔가? 이건 월드시리즈다.
월드시리즈에서 빈볼을 던질 수 있는 멍청한 녀석은 아마 세상 어디에도 없을 거다.
선수 인생에서 월드시리즈에 한 번이라도 진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선수에겐 영광인, 그런 무대가 월드시리즈니까.
누군가 빈볼을 던진다면 그때부터는 진짜 전쟁이 시작되겠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할 배짱이 있는 선수도 드물다는 소리다. 게다가 로스터도 빡빡한 마당에 벤치에서 빈볼 지시를 내릴 리도 없고 말이다.
이럴 때는 더 즐겨야 한다. 더 소리를 질러야 하고. 보통 선발투수들은 이런 걸 잘 하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다르다. 지혁도 선수들 사이를 신나게 오가며 연신 하이파이브를 해 댔다.
투아웃, 주자 1루. 다저스의 투수 코치 허니컷이 마운드를 방문했다가 내려간다. 모자를 고쳐 쓰고 목을 빙글빙글 돌리던 류희주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3점으로는 조금 아쉬운데. 한 방 더 안 되나?”
“브랜든이니까 믿어 봐야지. 좌완 킬러잖아.”
“자, 브랜든! 집중해서 가자!”
프랑코나는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4번 자리에 브랜든 가이어를 내세웠다. 본래 백업 외야수에 불과했던 가이어지만, 치즌홀이 부상으로 빠진 이상 그는 주전으로 뛰어야만 했다. 하지만 4번은 조금 의외였다. 하위 타선이 어울리는 선수다.
부웅-.
가이어의 방망이가 허공을 크게 휘돌았다.
허니컷의 마운드 방문이 조금은 효과를 거둔 모양이었다. 류희주의 체인지업이 원래의 폼을 조금은 되찾았다.
그렇지만 가이어가 방금 공을 놓친 것은 조금 아쉬웠다.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긴 했어도 존 아래까지 떨어지진 않았으니까. 타이밍이 맞았다면 방금 공은 담장을 넘었을 것이다.
가이어가 아쉬운 듯이 표정을 찡그린다. 반면 류희주는 무언가 단단히 결심을 한 듯한 표정이다. 그리고 이어진 2구는 완벽한 위치에 꽂혔다. 가이어가 손도 낼 수 없는 코스. 심판이 잡아 줄 수 있는 한계라고 볼 수 있는 경계에 꽂힌 패스트볼이다.
[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류희주. 좋습니다.]
[방금 공의 코스는 정말 예술이네요, 예술. 저런 컨트롤이 있으니까 메이저리그에서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겁니다.]
[길고 어려운 3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서 끊어 갈 수 있을지. 3구! 높은 공 스윙 삼진! 눈높이로 향하는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냅니다! 위기를 탈출하는 류희주!]
가이어에게 기대했던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삼구 삼진은 조금 아쉽네.”
“첫 공을 못 쳐서 조바심이 난 거야. 뭐, 그럴 수 있지. 3점이나 뽑았으니까 조금 여유 있게 가 보자고.”
대기 타석에서 공을 지켜보던 멘데스가 헛헛 웃으며 지혁의 어깨를 쳐 주었다. 그리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류희주가 타석에 들어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지?”
“하. 당연하지.”
멘데스는 딱 한마디로 지혁의 집중력을 다시 일깨웠다.
***
하지만 지혁은 류희주와 맞대결을 할 수 없었다. 7번인 포수 그랜달을 상대하며 볼넷을 내준 탓이다. 아무래도 주루를 하고 돌아온 이후에 마운드에 서는 감각이 생경했던 탓이다. 제구가 조금씩 어긋났다.
당연히 류희주는 번트를 댔다.
아마 류희주는 자기도 휘둘러서 안타를 뽑아 내고 싶었을 것이다. 복수를 하고 싶었을 터. 그는 실제로 타격에도 꽤 재능이 있는 선수니까. 심지어 올해 초반에는 홈런까지도 하나 때려 냈었던 선수다. 하지만 정황상 번트일 수밖에 없다.
류희주의 번트를 지혁이 직접 처리하며 원아웃에 주자 2루 상황.
[문지혁의 6구! 골라냅니다. 풀카운트. 너클 포크였는데 방망이가 따라 나오지 않았습니다. 멘데스의 좋은 블로킹으로 주자 진루는 막아 냅니다.]
[워커 선수의 집중력이 좋았네요. 하지만 공의 움직임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문지혁, 3회 말에 처음으로 주자를 내보냈습니다. 2루에 있는 그랜달. 7구째 갑니다, 때립니다. 1-2간을 뺍니다.]
킵니스가 다이빙을 했지만 불규칙적으로 바운드된 공이 글러브를 살짝 스치며 빠져나간다. 타구의 스피드가 느리다. 우익수 가이어가 공을 잡는 순간 그랜달이 3루를 찍고 홈으로 내달린다. 승부가 될 법한 타이밍인가 싶었는데.
[가이어가 볼을 한 번 흘립니다. 한 번 흘립니다. 아. 여기서 저글이 나오는군요. 2루 주자 그랜달 홈으로. 한 점 실점하는 문지혁입니다. 스코어는 3 대 1.]
[이번 수비는 조금 아쉽죠? 허허…… 달려 나오는 힘을 이용해서 홈에 송구를 했다면 승부를 걸어 볼 만 했는데요. 그랜달이 그렇게 빠른 주자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약간 아쉬운 수비로 한 점을 실점합니다. 다저스가 한 점을 따라갑니다. 문지혁도 3회에 첫 실점을 하고 맙니다.]
조금 안 좋은 분위기로 흐른다. 볼넷이 원흉이었고, 빗맞은 코스의 안타와 아쉬운 수비까지. 다저스의 팬들이 모처럼 목소리를 높여 응원가를 부른다.
하지만 지혁은 류희주와는 다르다. 류희주도 물론 KBO 시절부터 포함해 상당한 프로 경력을 가진 선수지만, 지혁에 비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실점을 하며 분위기가 바뀌려고 할 때 가장 빛을 발하는 게 경험이다. 지난 18년의, 그리고 이번 생 5년의 프로 경험 말이다.
류희주가 지혁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을 했지만, 지혁은 절대로 그런 짓은 하지 않았다.
“으랴쌰!”
[스윙 삼진! 크리스 테일러가 싱커를 맞추지 못합니다. 두 개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냅니다.]
[오늘 던진 공 중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이네요, 허허.]
[위기를 이어 가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1번 테일러를 싱커로 삼진 처리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담은 생기겠지만, 기어를 끌어 올려야 할 타이밍이 지금이라는 건 너무나도 명백했으니까.
2번 터너에게는 너클 포크만 세 개를 던졌다. 처음 두 개에 헛스윙을 한 터너는 의식적으로 방망이를 짧게 쥐고 마지막 공을 건드렸지만.
[유격수 정면. 린도어가 2루로 여유 있게 토스합니다. 스리아웃. 한 점 실점했습니다만 후속 타자들을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문지혁. 3 대 1로 클리블랜드가 앞서갑니다. 4회로 이어집니다.]
***
4회 말은 조금 아슬아슬했다. 선두 타자였던 버듀고에게 정타로 맞은 안타를 줬다. 정확한 코스에 제대로 꽂은 공이었는데 버듀고가 순수한 재능으로 받아쳐 낸 공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타자인 코디 벨린저에게는 큼지막한 펜스 직격 2루타를 맞았다. 그냥 멀뚱멀뚱 서 있는 것 같은 폼에서 날벼락 같은 스윙이 나왔다. 새삼스럽지만 다저스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1루 주자 버듀고가 주루를 하던 중 본 헤드 플레이를 범하고 말았다. 어린 선수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 3루에서 홈으로 돌진하려던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주저했고, 멘데스가 센스 있게 런다운 플레이로 몰아넣었다.
벨린저도 2루에 묶어 놓고 주자 버듀고도 잡아내는 좋은 플레이였다.
“이봐, 멘데스, 공이 안 좋아?”
두 개 연속으로 안타를 맞은 지혁이 마운드를 내려가 멘데스에게 물었다. 멘데스는 단번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혀. 저 녀석들이 잘 친 거야. 제대로 던졌는데 타자가 잘 치면 어쩔 수 없는 거 알잖아?”
“그거야 그렇지.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지 물은 거야.”
“충분히. 당연히. 내 미트만 보고 꽂아.”
“오케이.”
멘데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지혁은 머리를 비우려고 애썼다. 여전히 버듀고와 벨린저의 타구가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는 게 옳다는 걸 지혁은 알고 있다.
“스윙! 배터 아웃!”
코리 시거를 상대로 바깥쪽에 떨어지는 커브로 삼진을 잡아냈다. 멘데스는 그야말로 능수능란하게 지혁을 이끌었고, 지혁은 멘데스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공을 집어넣었다.
패스트볼과 싱커, 너클 포크와 커브. 던질 수 있는 레퍼토리를 전부 활용하며 다저스의 검객들을 상대해 나간다.
[투아웃 2루, 투앤투! 쟉 피더슨이 퍼 올립니다.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1루수 엔카나시온이 파울 지역으로. 조금씩 위치를 옮기면서…… 잡아냅니다. 쓰리 아웃, 공수 교대! 문지혁이 위기를 다시 한 번 탈출합니다.]
[위기관리 능력이 정말 대단하죠? 허허허.]
[스코어는 여전히 두 점 차. 앞서가고 있는 인디언스입니다.]
***
7회 말. 스코어는 여전히 3 대 1. 류희주는 5회까지 마치고 내려갔고 다저스의 불펜이 들어섰다. 하지만 지혁은 여전히 마운드에 서 있다.
“투구 수가 몇 개지?”
“방금 공까지 포함해서 99구입니다.”
“흠.”
프랑코나는 턱을 매만졌다.
7회의 첫 번째 타자인 피더슨이 지혁의 100번째 공을 받아 때렸지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캘러웨이 코치, 어때? 아직 힘이 남아 있는 것 같은가?”
“네. 아직까진 괜찮습니다.”
7회까지는 지혁에게 맡겨야 하는가?
클리블랜드의 불펜은 강하다. 특히 앤드류 밀러와 코디 앨런으로 이어지는 방정식은 몇 년에 걸쳐 검증된 공식이다.
그중에서도 밀러는 ‘철강왕’에 가깝다. 어느 시점에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데다가, 1이닝만 던질 수 있는 투수도 아니다. 그 이상도 던질 수 있다.
만약 지혁이 한 명이라도 출루시킨다면 곧장 밀러를 올릴 수 있도록 진작부터 준비를 시켜 놓았다. 불펜에서는 이미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이 날아든 상태다.
딱!
“젠장.”
그랜달의 타구가 지혁의 머리 위를 스치며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간다. 원아웃에 주자가 다시 출루했다.
“확실히…….”
오늘 지혁의 컨디션이 완전하지는 않은 것 같다. 평소보다 조금 많은 출루를 허용하고 있다. 월드시리즈라는 무대의 긴장감이 철벽같아 보이던 문지혁에게도 균열을 가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준비시킬까요? 올립니까?”
캘러웨이는 프랑코나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 투구 수도 그렇고, 흐름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이제는 지혁을 내려야 할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상대는?”
“대타가 나옵니다. 준비하고 있던 건 세 명입니다. 체이스 어틀리, 로건 포사이드, 아드리안 곤잘레스.”
“곤잘레스는 아니야. 포사이드인가?”
“그럴 겁니다. 성적순으로만 보면요.”
하지만 두 사람의 예측은 빗나갔다.
-대타! 8번 타자, 체이스- 어---틀리!
다저스의 선택은 어틀리였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 그리고 유명한 클러치 히터.
다저스도 알고 있는 것이다. 밀러가 나오기 시작하면 공략하기가 더욱 힘들다는 사실을.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려 줄 수 있는 선수 어틀리를 선택한 것은, 여기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이리라.
“내릴까요?”
“잠시, 잠시만 기다려 보게.”
“시간이 없습니다.”
프랑코나는 한 걸음 빠져나갔다. 그는 아직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어틀리가 방망이에 끈끈한 타르를 잔뜩 묻히고 타석으로 들어서려 한다.
“감독님.”
“잠깐.”
마운드 위의 지혁이, 글러브를 들어 올렸다. 땀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의지가 확실해 보였다.
글러브를 들어 올려 안쪽을 보여 준다, 프랑코나에게. 올라오지 말라는 뜻이다.
“자기가 해결하겠다는군.”
“그럼 그냥 가는 겁니까?”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고작 몇 초의 시간 동안. 프랑코나의 머릿속에는 경기 전 어렴풋이 느꼈던 지혁의 이미지가 다시 떠올랐다.
지난 2년 동안 저주받은 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부진을 겪어 왔었던 것들.
그리고 이 팀에서 유일하게 지혁만이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는 미세한 가늠.
“후우, 그대로 간다.”
가늠하고, 확신하고,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그렇기에 실패에 대한 책임도 감독이 진다.
프랑코나는 메이저리그 감독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극심한 부담감에 시달리는지를 잘 알고 있고, 그런 위치에서 몇 십 년을 버텨 낸 사람이지만, 이런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심장 한구석이 찌릿거리며 아파 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실감했다.
하지만 결정은 내려졌다.
지혁을 믿고 간다.
투구 수가 많고, 지쳤고, 여긴 원정 경기지만. 모든 열악한 상황을 극복해 줄 것이다. 저 투수가.
[타석에 8번, 대타, 어틀리. 마운드에는 여전히 문지혁 선수입니다. 7회까지는 맡길 모양입니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불펜의 이른 투입도 생각해 볼 법한데요. 클리블랜드가 문지혁 선수에 대한 강한 믿음을 다시 한 번 보여 주네요.]
[베테랑 어틀리, 과연 어떤 승부를 보여 줄지. 원아웃에 주자 1루 상황입니다. 1루에는 그랜달이 나가 있습니다.]
프랑코나는 두 손을 모았다. 기도하듯이.
[던집니다, 초구. 잡아 당깁니다! 초구부터 때립니다!]
어틀리는 작정을 하고 나온 모양이었다. 그리고 초구에 싱커가 들어올 것이라는 것도 알고 나온 모양이었다.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슬라이드 스텝을 뻗어, 정확한 스윙을 가져갔다.
어쩌면 어틀리의 경험과 직감이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승부를 오래 끌고 가면 당한다는 것을 알고 초구부터 스윙을 냈는지도.
빠지직.
하지만 지혁의 싱커는 마지막 순간에 파괴적으로 움직이며, 배트의 손잡이를 산산조각 냈다. 아찔하면서도 징그러운 소리가 타석에서 울려 퍼졌다.
스윙을 마친 어틀리의 손에는 아주 짧은 방망이 손잡이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2루수 정면으로 갑니다! 킵니스! 린도어! 그리고 1루, 그리고 1루! 더블 플레이!]
[하하하.]
[문지혁이 완벽하게 위기를 탈출합니다! 대타 어틀리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냅니다!]
“좋았어!”
프랑코나는 아주 예외적으로 크게 소리를 치며 포효했다.
그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확신으로 드러났다. 저 녀석이, 저주를 깨부술 녀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