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제발, 부탁이네.”
보안국 중령 정도 되는 사람이 스스로 찾지 못하고 이렇게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할 정도라면 보통 사안은 아니다. 그리고 빈우에게 부탁하는 것은 그가 바로 마카로니 사건의 당사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도 아주 직접적인 당사자다. 개척 행성 마카로니의 지표면에 강하해서 거기에 있는 사람들과 대면했으니까.
그리고 마카로니에 있는 모든 사람을 클론 중대원들과 함께 죽였다.
정확히는 두뇌 칩이 없는 자치정부의 개척민들이다. 개척민들은 두뇌 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이 아니라고 판별되어 빈우와 그의 클론인 울토르 중대원들에게 무차별로 학살당했다.
만약 연방 시민인 마리와 자크라면 당연히 두뇌 칩이 있을 테니 클론들은 그들을 건드릴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당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클론들에게 무사했을 거라는 보장은 힘들다.
허나 당시 중대원들에게서 연방 시민을 발견했다는 보고는 없었고 어디에서도 두뇌 칩 반응은 없다고 했다.
빈우는 불안한 예감을 달래며 질문했다.
“혹시나 해서 여쭤봅니다만… 사모님과 자크가 떠난 이후 두뇌 칩의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그 질문에 피에르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두 사람에게 두뇌 칩은 없네. 아마 추적을 피하려고 빼냈을 거라 예상되네.”
최악이다.
물론 두뇌 칩을 빼면 추적 쪽에서 기본적인 소재파악이 힘들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직접 배우지 않고 두뇌 칩에 입력해 습득한 정보는 모조리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그러나 최악이라 한 것은 두뇌 칩이 없는 마리 라캉과 자크 라캉이 그 지옥도 속에서 클론에 의해 죽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다.
“제발… 알려주게.”
지금 피에르 라캉 중령은 자기 가족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가족의 안부를 물어보고 있다.
물론 빈우로서는 가족을 찾는 아버지를 도와주고 싶지만, 정보국 요원으로서 몸에 밴 버릇과 두뇌 칩에 든 사고 유도 프로그램 때문에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된다.
‘라캉 중령은 과연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아까 라캉 중령의 첫 질문은 자신의 처와 아들을 알아보냐는 것이었다. 마치 면식이 있는 빈우가 못 알아볼 수도 있다는 것처럼.
정보국 요원들은 기억을 남기지 못하고 오직 기록만을 한다는 것은 마카로니의 궤도상에 보낸 자신의 허수아비를 통해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직후에 일어난 빈우의 기록 동결은 어떻게 알았을까. 이후 보고서를 통해서 알았을 수도 있다. 빈우의 후속처리에 대해서는 관계 부서에 대해 알려야 할 테니.
현재 빈우의 기록이 잠긴 부분은 정보국의 일급 기밀 사항과 울토르 프로젝트에 관한 전반이다. 이것에 대해 빈우는 대략적인 정보과 색인만 알 뿐 자세한 것은 열람할 수 없다.
만약 피에르 중령이 한 질문이 빈우의 기록이 어디까지 잠긴 지 모르고 한 것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울토르에 대한 기록이 묶인 것을 알고 한 질문이라면 라캉 모자는 울토르 프로젝트의 관련자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뭐 중요할까….’
지금 피에르 중령이 자신의 가족을 찾는지 울토르 프로젝트의 관계자를 찾는지는 빈우로서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눈앞에 있는 사내의 얼굴은 아내와 아들을 찾는 사람의 것이었다.
“글쎄요….”
에두른 대답과 달리 빈우의 머릿속은 피에르를 돕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래 이런 일은 하면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애초에 빈우가 속한 부서는 하면 안 되는 일을 하는 부서다. 내일의 승리를 위해 오늘을 배신하는 것.
‘기억해 내라. 기억을.’
당시 마카로니에서의 기록은 묶였다. 그러나 클론으로 잠수했을 때는 정보국 요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억할 수 있었고 그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마커스가 기록을 잠글 때 기억 쪽에도 손을 봐두긴 했었지만 적어도 지워지지는 않았다.
현재 연방의 기술로 기억을 지우기는 쉽지만 지웠다가 다시 살리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요원들의 위험한 기억에 보안이 필요할 때는 기억을 방해하도록 통제 프로그램을 넣는 방법을 쓴다.
정보사령본부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오직, 군사정보국뿐이다.
빈우는 피자 가게의 탁자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며 당시의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 * *
나는 당황해하는 아나스타샤를 깔아뭉개고 있다. 그녀의 양팔을 한 손으로 쥐어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메이드 복을 잡아 뜯는다. 아나스타샤는 작은 주인이 왜 이러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어 그저 자신과 함께 커온 주인의 이름을 부른다.
“도련님? 왜 이러세요, 도련님. 잠깐만, 아파요.”
나는 애원하는 그녀의 눈을 보는 것이 무섭다. 지금 아나스타샤의 눈을 볼 용기가 없다. 그런 주제에 다른 용기를 내어 서두르고 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나의 거친 움직임에 아나스타샤의 침대 머리맡에서 뭔가가 떨어진다. 봐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강박적으로, 이끌리듯 시선이 향한다. 거기에는 트랙터 너머로 일하고 있는 엄마가 보인다.
“빈우야, 가까이 오면 안 돼.”
엄마는 지금 트랙터의 엔진에서 샤프트를 연결해 농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이런 중장비의 움직임은 마치 전차를 연상케 해 어린 나의 관심을 끌었다. 호기심과 장난기에 자세히 보려 가까이 다가간 내 옷자락이 맹렬히 돌아가는 샤프트에 부딪혀 탁탁 튕긴다. 그게 신기해서 멍하니 있을 때 비명이 들렸다.
“빈우야! 뒤로 가!”
샤프트 반대쪽에서 엄마가 날 뒤로 밀어냈다. 그리고 엄마의 허리띠가 샤프트에 걸려버렸다.
“아앗!”
엄마는 잠시 버텼을 뿐, 짧은 비명과 함께 샤프트에 말려 돌아갔다. 이어지는 비명, 굉음, 부딪히는 소리, 부러지는 소리, 피보라.
비명은 스위치를 끄라고 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발을 동동 구르며 오줌을 싸고 소리 질러 우는 것뿐이었다.
비겁하게 도망친 겁쟁이의 기억이다.
바로 앞의 스위치만 껐으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아나스타샤가 달려와 나를 안아 줄 때까지 스위치를 끄지 못했다.
엄마가 으깨져 죽을 때까지 스위치를 끄지 못했다.
스위치를 끈 것은 아나스타샤였다.
다음에는 아버지와 누나와 형들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나를 달래기만 했다. 아무것도 못 한 나를 눈앞에서 어머니가 죽어가는 것을 본 불쌍한 어린이로 취급했다.
그러나 난 엄마를 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무서워서.
겁이 나서 구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할 용기가 없었다.
떠오른다. 비겁하게 도망친 겁쟁이의 기억이다.
마카로니에서도.
클론들에 의해 사람들이 죽어갈 때 왜 그들을 구하지 못했을까.
왜 클론들을 말리지 못했을까.
뭐가 증거를 모은다는 것인가.
그저 폐기당하는 게 무서웠을 뿐인데.
* * *
빈우가 빠르게 눈을 깜빡였다. 얼굴에서 동요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정보국에서 심어놓은 정신 방벽이 작동해 벌어진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정보국에서 쓰는 ‘기억을 막는 방법’이다. 지우는 게 불가능하다면 떠올리기 싫은 기억과 연결해서 기억을 되새기고 집중하는 걸 방해하면 된다. 때문에 대부분 과거의 거북한 기억에 떠밀려 원하는 기억을 피하고 떠올리지 못한다.
거의, 대부분은.
그리고 빈우는 대부분에 속해있지 않는 사람이었다.
2217년 12월 27일 마카로니의 상황을 기억해 낸 빈우는 찡그린 눈썹을 손으로 비볐다. 그 당시의 전투 상황에서 마리 라캉과 자크 라캉을 본 기억은 없었다. 정확하게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클론들이 보여줬던 영상 정보에서 모자의 용모와 비슷한 사람들은 없었다.
이제 이것을 피에르 중령에게 알리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상부에서 막아놓은 정보를 타 부서에 넘기는 것은 당연히 금지되어 있다.
아무리 피에르 라캉 중령이 울토르 프로젝트의 관계자라 할지라도 먼저 공문을 보내고 그것이 승인받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정보가 전해진다.
이렇게 바로 정보를 전하는 것은 그리 권장하는 방법이 아니다.
특히나 현 상황에서는.
빈우는 식탁 옆의 메뉴판을 들었다. 채집되는 기록은 시각과 청각이며 아직 촉각과 후각, 미각은 채집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중령님.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없군요.”
멍하니 이쪽을 보던 피에르 중령의 시선이 빈우가 만지는 메뉴판으로 흘러갔다. 수백 수천 번을 봐서 안 봐도 뻔한 메뉴판 위를 빈우는 보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훑어 원하는 토핑과 옵션을 클릭했다.
“식사는 챙겨 드십니까? 이거라도 드시고 기운을 차리십시오.”
빈우가 주문을 마치자 도우 위에 토핑들이 뿌려지고 피자는 두 사람의 앞에서 금방 구워졌다.
“아아….”
멍한 눈으로 피자를 보던 피에르 중령의 입에서 역시 멍한 대답이 나왔다. 피에르 라캉의 눈은 빈우의 손가락이 움직인 순서를 좇았다. 명색이 그도 보안국 사람이다.
빈우의 손가락은 그가 애써 피하려 했던 사실을 알려주었다.
-소재 불명. 사망 추정.
“…고맙네 소령. 정말 고맙네… 잘 먹겠네.”
피에르 중령을 감정 없는 대답을 하고 자리를 일어섰다. 들어올 때나 마찬가지로 힘없는 걸음으로 나가는 그에게 빈우는 하고 싶은 질문이 많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마카로니 학살의 주체는 정보국이고 실행자들은 정보국의 클론 부대원들이다.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인간은 빈우인데 라캉 중령은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빈우에게 부탁을 했다.
이유가 뭘까. 고토 국장의 말대로 책임 소재가 흩어진 탓일까.
빈우는 궁금한 것은 많았지만 멀어져가는 피에르 중령의 등을 차마 붙잡지 못했다.
아나스타샤는 콧노래를 부르며 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반감금 상태로 지냈던 솔리드 베타에서의 생활은 이제 끝이고 예전처럼 정상적인 숙소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쁠 수밖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옮겨야 할 임시 숙소지만 그래도 정리하는 그녀의 손길에는 신이 난다.
빈우가 실종되었을 당시 전부 보관소로 갔던 물건들은 이제야 원래 주인에게로 돌아왔다. 보존팩을 뜯어 정리하던 아나스타샤는 예전 물건들을 다시 보며 과거의 추억을 떠올렸다.
“오와우. 이게 있었네.”
짐을 정리하던 아나스타샤는 추억의 물건을 발견하고 감탄사를 불렀다.
-우주의 영웅 이 섬.
방금 연 보존팩에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영화들을 담은 메모리 칩들이 제법 나왔다. 과거 농장에서 일할 때 아나스타샤가 용돈을 모아서 산 안드로이드 AI들을 위한 오락 영화다.
AI는 출고 당시 정해진 인격과 연령대가 있지만, 그 이후에도 자신의 주인들과 살아가면서 인격이 성숙해진다. 그것을 돕는 것 중 하나가 이런 AI용 오락 영상물인데 주로 권선징악이나 효도, 충성 등등의 미덕을 간접적으로 주입하는 오락물들이어서 인간 아이들에게도 꽤 인기 있었다.
“이거 도련님과 아가씨들도 좋아하셨는데.”
가정에서 안드로이드 가사 도우미와 아이들이 이런 영화들을 같이 보는 것은 연방에선 흔한 일이었다. 아나스타샤 역시 농장에서 살 때 작은 주인들-빈우와 그녀의 여동생들-과 함께 이런 영상물들을 재밌게 봤었다.
“옛날 생각나네.”
지금 아나스타샤가 들고 있는 ‘우주의 영웅 이 섬’은 과거 지구 제국의 전사인 이 섬이 우주를 휩쓸며 인류의 적을 문답 무용으로 쳐날 리는 내용의 활극 물인데 빈우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시리즈였다. 그리고 또한 빈우가 군에 지원하게 된 계기 중 무시 못 할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추억을 되새기며 칩을 재생하자 바로 즐겨찾기가 된 부분부터 나왔다.
“에잇! 죽어라! 인류의 적들! 이얍! 이얍!”
화면 속에선 장갑 보병 이 섬이 기합을 넣을 때마다 총구에서 ‘삐용삐용’하는 소리와 함께 섬광이 뿜어져 나와 보이는 적들은 모조리 초토화로 만들고 있었다. 이 장면에서 어린 빈우는 흥분해서 침대 위를 방방 뛰어다녔고 삐걱거리는 침대를 수리하는 것은 아나스타샤의 몫이었다.
이어 다른 칩들도 재생하자 아나스타샤가 좋아했던 작품이 나왔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영웅들! 무림십건웅(武林十健雄)!
“이야, 진짜 오랜만에 본다. 이거.”
고대 중국 시절 복수, 정의, 야망 등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열 명의 영웅들이 불가능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마침 사천당가의 비기가 화면에 작렬한다.
“만천화우(滿川禍雨)! 내가 죽일 수 없다면 모두 죽여버리리!”
도망친 원수를 추적할 방법을 잃어 영영 잡지 못하게 되자 대노한 주인공이 이렇게 된 이상, 한 놈만 걸리란 심보로 강이란 강마다 독을 풀기 시작하는 장면. 아나스타샤는 이 장면을 볼 때마다 머리가 두근두근한다. 복수라는 명분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행하는 것은 AI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결코.
그 뒤로 금의위의 오랏줄이 천라지망세로 닥쳐들 무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주인님!”
아나스타샤는 벌떡 일어나 돌아온 빈우를 반긴다. 그러나 반가운 표정도 잠시.
“…웩.”
빈우의 손에 들린 것을 보더니 아나스타샤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
피자 타이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상표다.
“어어, 아냐. 일 때문에 사 온 거 아니야. 진짜야.”
아나스탸샤의 썩어들어가는 표정을 보고 쭈뼛거리는 빈우에게 다시 메이드의 날카로운 눈길이 날아든다.
“정말이죠?”
“응, 그럼, 물론이지. 저녁은 이걸로 하자.”
빈우가 아까워서 들고 왔던 피자가 아나스타샤에겐 영 못마땅했다. 오래간만에 생성기가 아닌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려고 했는데 그게 틀어진 것이다. 더구나 정보국의 유령회사인 피자 타이거라니 영 엮이기 싫은 회사다.
“토마토소스 시카고 피자에 토핑은… 으음.”
아나스타샤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토핑을 이리저리 본다. 그녀는 머릿속으론 토핑의 머리글자로 애너그램을 맞춰보고 있지만 이렇다 할 메시지는 없는 듯싶다. 그녀도 나름 정보국의 사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정말 무슨 메시지를 받아온 거 아니죠?”
“그럼 그럼.”
허겁지겁 피자 포장지를 뜯는 빈우의 볼을 아나스타샤가 양손으로 잡아, 눈을 마주 본다.
“제 눈을 보고 얘기하세요.”
빈우로서는 지금 아나스타샤의 저 맑고 파란 눈을 마주 보는 것은 왠지 무섭다. 저기에 물기가 맺혀 그렁그렁해져 있다면 더더욱.
“좋아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군요.”
“음….”
돌아서는 아나스타샤의 등 뒤로 빈우는 한 마디 더 붙였다. 반은 장난기로, 반은 양심 때문에.
“진실을 다 말한 건 아냐.”
그 말을 들은 아나스타샤는 일순 멈칫했다. 아주 잠깐.
“흥!”
그러더니 얼굴을 짓궂게 일그러트리더니 혀를 날름하곤 식기를 가져와 식탁 위에 가지런히 놓고 식사 준비를 했다.
“자 먹을까.”
“네, 맛있게 드세요. 주인님.”
마침내 둘은 오래간만에 평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가 두 사람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빼면.
“이거 일반인 용이네요.”
“뭐, 그렇지.”
두 사람은 피자 위에 연신 자신들만의 소스를 뿌려댔다.
일반인용 식사는 빈우나 아나스타샤에게 그다지 좋지 않다. 먹어봐야 간에 기별도 안 갈 식사에 빈우는 영양제과 칼로리 보조제를 뿌리고 있었고 아나스타샤는 안드로이드용 소화제와 연료 젤로 피자를 덮을 기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식사는 정말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