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행성 오브리가도.
연방군 특수전 사령부가 있는 곳.
여기에서 빈우는 바쁘다.
그것도 무지무지 바쁘다.
빈우는 오스카 스테이션을 떠나 특수전 사령부로 온 다음부터는 눈코 뜰 새가 없이 바빴다. 샤다이와의 전투에 대한 보고서를 쓰고 뒤처리에 필요한 증언을 하기 위해 여기저기 얼굴을 비춰야 했으며 그것이 끝나자 본래의 일에 매달려야 했다.
“더 올 팀원이 없다구요?”
지금 김빈우 소령과 조지 레드우드 중장은 부사령관 레드우드의 사무실에서 태스크 포스 373의 향후 계획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그래, 라캉 중령을 대신할 인원도 없고 원래 생각했던 규모에서 조금 모자라긴 하지만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
그 이유로는 발 가르단 하스의 일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주변의 못 믿을 아군들이 손을 쓰기 전에 행동하자는 쪽이 더 크다. 또 상황이 상황인지라 앞으로 팀에 들어오는 인원이 껄끄럽기도 하다.
“하기야 이 정도 인원이면 어떻게든 팀이 돌아는 가지 싶습니다만….”
그러면서 빈우는 팀원들의 신상을 하나씩 훑어보았다.
현재 태스크 포스 373의 인원을 살펴보면 우선 모함인 블랙 랜스 쪽은 함장인 지마 오르 혼자다. 롱 훅 프로젝트 특성상 승무원이 필요 없기에 원래라면 인원이 가장 많아야 할 함선 인원이 373에서는 오히려 가장 적다.
“김 팀장, 모함은 어떻든가?”
“케케묵은 탄호이저 급이라고는 상상도 안 되는 성능입니다. 요모조모 따져봐도 작전 수행에 안성맞춤입니다.”
“좋아, 현장팀은 어때?”
현장 팀원은 팀장 김빈우에 팀원은 아룹 라마누잔, 파트리샤 피아프, 위르겐 도른베르거 네 명이다. 1개 화력 조밖에 안 되는 인원이지만 개개인의 실력과 은밀함을 원하는 현장팀 특성상 이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백업팀이 없다는 게 조금 걸리긴 한다.
“다들 훌륭합니다. 인원수가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지장 없습니다.”
“참, 그리고 보르자 대위는 내가 고생해서 데려온 인재다. 전투 쪽은 경험이 전무하니까 네가 잘 보살펴야 해.”
모니카 보르자는 샤다이의 물건들을 분석하고 연구해줄 기술 장교다. 샤다이의 기술을 역설계해서 만든 컨커러를 제작하는 팀에 들어갈 정도니 실력은 보증된다. 물론 전투 쪽은 빼고. 빈우는 그녀에겐 후방에서 연구 분석 임무만 맡길 예정이었다.
“뭘요, 여기 사령부에서 후방 인원으로 돌릴 거잖습니까.”
“무슨 소리냐. 블랙 랜스에 태워 보낼 건데? 샤다이 샘플 발견하면 현장에서 바로바로 분석해야지.”
“아오.”
“그리고 네가 입을 장갑복을 관리할 사람은 있어야 하잖아. 그거 손볼 사람 우리 쪽엔 없다?”
모니카가 들고 온 물건인 컨커러와 XPS는 영 찜찜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조정을 하면 어떻게든 쓸 수 있을 것이다. 빈우는 이 미완성 실험기 대신에 어벤져나 다른 장갑복을 쓸까도 생각했었지만, 리퍼의 공격을 막았던 그 성능이 대단히 매력적이었기에 어떻게든 사용해 보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그렇다면 모니카가 현장팀에 있긴 해야 한다.
다음은 안드로이드들이다. 아나스타샤는 빈우의 비서역으로 사무를 맡을 것이고, 아를르캥은 비밀의 상자를 열 열쇠, 와일드카드다.
“안드로이드 메이드는 이전부터 너랑 호흡을 맞췄을 것이니 별문제는 없을 것이고, 아를르캥은 데려갈 거냐?”
“네, 가정용 허수아비니 여기 둬봐야 주인처럼 참모 역할은 못 할 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라캉 중령은 아를르캥이 저와 함께 다니며 단서를 수집하도록 설계했을 겁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만… 그 허수아비는 잘 지켜라. 자료는 꼭 손에 넣어야 한다.”
리퍼는 그렇다손 쳐도 워프 비스트에 관한 건은 반드시 얻어야 했다. 인간을 괴물로 바꾸는 샤다이의 새로운 공격을 방치했다간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돼버릴 것이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데 만약의 경우에 자료의 ‘공유’는 괜찮겠습니까?”
“연방의 안보에 중대한 위기랄 수 있는 문제다. ‘협조자’에게 공유하는 것은 현장의 판단에 맡기마.”
지금 빈우는 아를르캥이 얻은 자료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그렇다면 차후에 추적자나 방해자가 오면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태스크 포스 373에 달려드는 개와 늑대들에게 던져줄 수 있는 고기 한 덩이가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다.
“그건 그렇고 우리가 잡은 리퍼는 어떻습니까?”
오스카 스테이션에서 생포한 리퍼는 블랙 랜스에 잡혀 여기 올 동안 의외로 얌전하게 있었다. 모든 무장을 해제당하고 감금된 샤다이 여인에게 모니카는 어떻게든 접촉을 해보려 했지만, 그녀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었다.
그 리퍼가 오브리가도에 도착하자 특수전 사령부는 물론이고 정보사령본부까지 발칵 뒤집혔다. 아직 제대로 정체를 파악하지도 못한 신형 샤다이 리퍼를 태스크 포스 373이 생포해 왔으니 당연한 일이다.
“아, 그거 말이지.”
레드우드가 의자 뒤로 기대며 킬킬 웃었다.
“히야아, 장관이었어. 어제까지만 해도 여기 내 사무실에서 별 몇 개가 내 비위를 맞추려고 아양 떨었는지 모른다.”
“그 자리에 제가 없어서 아쉽네요. 일만 안 바빴어도 좋은 구경하는 건데 말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났습니까?”
“리퍼는 이곳에 감금해 놓고 조사팀을 이쪽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원래 조사용 샘플은 정보사령본부의 과학기술국이나 정보분석국으로 가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엔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허나 태스크 포스 373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판국에 살아있는 샤다이, 그중에서도 리퍼 같은 보물을 손에서 놓을 순 없다.
“하긴 누가 뒤통수칠지 모르는 데 그렇게 중요한 것을 넙죽넙죽 줄 수는 없죠.”
“흐흐흐, 내 앞마당에서 지랄하는 놈이 없길 바란다.”
조지 레드우드는 정치나 파벌싸움에 관심이 없어 타 부서와의 암투에 밀리는 경향이 있지만, 어찌 되었든 특수전 사령부의 부사령관이다.
이곳 특수전 사령부는 레드우드의 홈그라운드다. 앞서 말했듯 그는 정치싸움에는 눈길도 안 주고 오직 군과 조직에만 충성하는 맹장이니, 특수전 사령부 내에서의 인기는 어떤 라인을 막론하고 대단히 높다.
이런 곳에서 레드우드가 눈을 벌겋게 뜨고 있는데 샤다이 여인을 가지고 헛짓거리하는 간 큰놈은 없을 것이다.
“참, 각하. 한 놈 남습니다.”
중요한 얘기가 끝나자 빈우는 문득 잃어버렸던 게 하나 떠올랐다.
“아, 걔? 불렀으니까 곧 올 거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무실의 인터폰이 울렸다.
-각하, 저 우지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양반은 못 되는지 문 앞에서 서성이는 시에 우지의 목소리에 빈우는 그의 신상에 관한 자료를 열었다.
“음, 들어와.”
레드우드의 허락에 문이 열리고 시에 우지 이병이 안으로 들어왔다.
모니카보다 더욱 군인 같지 않은 이놈은 자치정부에서 막 넘어온 사람이라-그것도 오스카 스테이션에서 레드우드에게 막 징집되었기에-아직 자료가 많이 없었다.
당시 오스카에서 여기로 올 때 레드우드가 우지를 자기 친구의 손자란 것만 말했었고 그다음에는 여러 가지 뒤처리로 바빠 틈이 안 났기에 빈우는 특수전 사령부에 온 다음 우지와 제대로 얘기를 해보려 했었다.
“다시 소개하지. 내 전우의 손자, 시에 우지다.”
레드우드와 비슷한 연배에 ‘시에’란 성을 가지고 있고 그의 전우라고 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지, 혹시 조부님 성함이 시에 쉰이냐?”
“네, 맞습니다.”
시에 쉰. 한 세대 전의 연방군 전투기 조종사로서 에이스 중에서도 탑 에이스였던 노병이다. 연방과 외계 종족 간의 무력 충돌이 날로 심해지자 계속된 전투에 환멸을 느끼고 군을 나가 고향이었던 자치정부로 돌아갔다고 했는데, 그 손자인 시에 우지가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다.
“우지는 전투기 파일럿으로 삼으려고 데려왔다. 실력은 내가 보증한다. 쉰 그놈이 어릴 때부터 빡세게 굴렸고, 또 내 눈으로 직접 봤다.”
다른 것 다 제쳐놓고 레드우드의 보증이라면 믿을 만하다.
“근데 이 녀석 자치정부 인간이다 보니 몸이 태어날 때 그대론데요? 두뇌 칩도 없고 강화도 안 되어있고… 이런 몸으론 전투기도 제대로 몰지 못할 텐데 실력은 어떻게 봤습니까?”
“시뮬레이션으로.”
“…하긴 어련히 알아서 뽑아왔겠습니까.”
자치정부의 사람을 연방군에 입대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허나 사관학교나 비행학교도 나오지 않은 데다 두뇌 칩도 없는 사람을 전투기 조종사로 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걸 아는 레드우드가 밀어붙였을 정도니 우지는 시뮬레이션으로나마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었을 것이다.
“근데 지원한 자치정부 사람을 징집해서 그냥 우리 군 팀에 밀어 넣은 겁니까. 아주 주먹구구 날림으로 넘어가는구먼.”
“원래는 쉰 그놈을 데려오려 했는데 아주 학을 떼더라. 그리고 자식이 실력이라면 제 손주 놈이 더 낫다고 대신 데려가라길래 솜씨 한번 보고 바로 끌고 왔지. 참, 함재기로는 일단 롱소드 두 대 뽑아왔다. 한 대는 쓰고 나머지는 예비로 돌리면 충분할 거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희한한 실험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주력 전투기다. 어차피 373의 임무는 우주 전투가 주가 아니고 지상팀 지원이 주 임무이니 롱소드 한 대로도 충분하다.
“그러면 우지는 육체가 자치 정부민 그대로라서 일단 먼저 두뇌 칩 박고 군용 강화부터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 말씀 도중에 죄송합니다만….”
빈우의 말을 끊은 시에 우지는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건 이병이 소령과 중장의 대화를 끊어서 그런 게 아니라 뭔가 다른 것에 겁먹은 표정이었다.
“괜찮아. 할 말 있으면 해봐.”
안심시키는 빈우의 말에 우지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 두뇌 칩이란 거 안 하면 안 됩니까?”
순간 빈우와 레드우드가 지은 표정은 이건 또 무슨 개소리지, 였다. 요즘 세상에 두뇌 칩이 없고 그 안의 프로그램들이 없으면 장비 운용이나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
“할아버지께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머릿속 두뇌 칩에 전투용 OS가 깔린 다음 자신이 점점 이상해져 갔었다고요. 그런 것을 꼭 머릿속에 넣어야 합니까?”
“아, 그거.”
레드우드는 우지가 하는 말이 뭔지 대강 아는 눈치였다. 그리고 빈우도 뒤늦게 알아챘다.
“얘가 말하는 거 혹시 구형 전투 OS 얘기 아닙니까? 저야 써보진 않았지만, 그거 문제가 꽤 많았다고 배웠는데. 이런 건 실제 경험자인 사령관님께서 해주셔야죠.”
빈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레드우드는 우지를 향해 고쳐앉고 있었다.
“자, 잘 들어봐 짬찌야. 네 할애비 대가리 속 두뇌 칩에 들어있었던 전투용 OS들은 구형이에요. 그건 전투나 살상 행동을 할 때 생기는 죄책감과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행복감이나 쾌감, 만족감 등을 고조시키는 방법을 썼는데 그게 오히려 역효과였어.
나 포함해서 그때의 군인들은 일상생활에서는 언제나 불안했지만 싸우러 가면 즐거워 죽을 지경이 되는데 이게 정상이냐? 웃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러고 제정신 유지되겠어? 외계인 모가지를 째면 내가 기분이 째지는데 사람이 미치지 않고 배기겠냐고. 근데 그런 건 비단 네 할애비 뿐만 아니라 당시의 군인들은 다 그랬다. 물론 나도 그랬었고.”
당사자의 자세한 경험담을 듣자 우지의 얼굴은 점차 굳어져 갔다.
“그러나 안심하거라. 이젠 그런 거 안 써. 자 봐라. 요즘은 저렇게 신형으로 바뀌었단 말이다.”
그러면서 레드우드는 빈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일이 이렇게 되면 빈우도 맞장구를 쳐줘야 한다.
“그래. 두뇌 칩을 삽입하고 육체 강화를 마친다면 너도 나처럼 훌륭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군인이 될 수 있다.”
솔직히 빈우의 외모는 조금 반반한 편이어서 피자 타이거 시절에 행사용 전단을 만들 때 사내 모델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빈우는 그때의 경험을 살려 표정과 포즈를 취했으나 그걸 보는 우지의 표정은 영 아니었다.
“시발, 이 새끼 안 믿는데요?”
“아니 그건 나도 못 믿지. 왜 오바하고 지랄이야.”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동안 우지는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저, 신형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나요? 전투에서요.”
“그냥 싸우는 방법에만 조언을 해주고 정신적인 충격은 네가 직접 감당해야 한다.”
그러면서 빈우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톡톡 두들겼다.
“두뇌 칩과 안의 프로그램들은 편리하긴 해도 그냥 도구야. 너를 도와주지만 결국 모든 건 너한테 달렸어. 옆에서 전우가 반으로 갈려져 죽거나 네 몸이 타 녹아도 전투 OS는 그에 맞는 대처 방법을 알려줄 뿐이야. 네 정신이 고통받는 건 도와주지 않는다. 그걸 받아들여 해결하는 건 오로지 네 몫이고. 아, 죽일 놈 대가리 깰 때는 기차게 도와주니까 그건 기대해도 좋다.”
“저기,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시면 안 될까요?”
우지는 사무실에서 나가려고 했지만 이미 문은 잠겨있다.
“저 봐라, 새꺄. 네가 이상한 소리 하니까 애가 쫄잖아.”
“아니 나를 먼저 예시로 든 게 누군데.”
이런 일로 시간을 보내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 빈우는 즉시 부팀장인 아룹 라마누잔을 호출했다.
“부팀장! 지금 부사령관실로 오세요.”
-넵!
그리고 부팀장은 자신의 각 잡힌 대답의 여운이 채 부드러워지기 전에 사무실에 출두했다. 문이 열리고 아룹의 거구를 마주한 우지는 얼어버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잘 왔어요. 수술 일정은 잡아 놨으니까 싫다고 버티는 이 새끼 데려가서 수술실에 집어넣으세요.”
“흠, 돈까스 먹이면 되는 겁니까?”
아룹이 벌벌 떠는 우지의 뒷덜미를 잡아들고 사라지자 다시 빈우와 레드우드는 팀 운용에 대해 고민했다. 하나가 해결되면 또 하나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팀은 언제 출발합니까?”
“그건 김 팀장 너한테 달렸지. 네가 된다고 하면 바로, 즉시.”
즉, 위에서 이미 오케이 사인은 떨어졌고 현장 판단하에 진행하란 뜻이다.
“서두르네요.”
“그래 다른 부서에서도 냄새 맡은 거 같더라. 슬슬 발동 걸던데.”
“걔들이랑 협조하면 안 됩니까?”
“그놈들 뭘 믿고 협조한다는 거냐.”
“아니, 뒤통수 치려면 일단 손부터 잡아야죠.”
“아하.”
일단 발 가르단 하스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것이 태스크 포스 373이기 때문에 우선권은 당연히 이쪽에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이 핑계 저 핑계 대가며 집적거릴 놈들은 당연히 나올 것이고 빈우와 레드우드 두 사람은 그 꼴을 보고도 놔둘 위인들이 아니다.
“그럼 가는 동안에도 훈련합시다. 시간을 아껴야지.”
그러면서 빈우는 지도를 띄워 항로를 계산했다. 그리고 걸리는 시간에 맞춰 훈련 일정을 짠다.
“여기 오브리가도에서 점프로 출발해서 워털루 게이트로 나온 다음에, 어?”
그런데 빈우가 점찍었던 워털루 게이트가 붉은색이다. 전투 중이란 의미다.
“거기 지금 위은쓸낲학 잔당 나온다. 돌아갈래, 싸울래?”
“그 하마 새끼들 아직도 살아있습니까? 그럼….”
대화는 오랜 시간 이어졌다. 일을 마치고 지친 빈우가 레드우드의 사무실에서 나온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