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모니카는 새삼 자신의 직업이 무엇인지를 떠올렸다.
군인. 연방의 적을 무찌르고 시민들을 지키는 존재.
비록 연구직이라고 해도 그녀는 군인이었다.
대학 시절 연구 성과로 군의 과학기술국에 스카우트되었을 때만 해도 모니카에겐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호기심이 우선이었다. 일반적으론 접근할 수 없는 기술들. 기밀로 지정된 외계 기술과 구 지구제국의 기술 연구를 군에서는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에겐 엄청나게 매력적이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군의 스카우트에 응해 연방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하원의원직을 일시 정지하고, 참정권을 제한받아가며 과학 장교로 임명되었다.
군인이 되고 난 다음에도 외계 종족에 대한 모니카의 가치관은 큰 변화가 없었다. 군과 전쟁 중인 외계인에게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저 안됐구나, 친하게 지내면 좋을 텐데 정도가 고작이었다.
과학기술국에서도 마주쳤던 동료들도 그녀의 생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방금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모니카와 같은 인간인 줄 알았던 동료들은-진짜 군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병과의 동료들은-외계 종족에 대해 그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발 가르단 하스의 원주민들을 인간과는 다른 선상의 존재들로 보았고, 명령에 따라 지켜주는 동시에 명령에 따라 죽일 수 있는 존재들로 대했다.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모니카.”
“네!”
빈우의 말에 모니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대답했다. 오히려 그녀의 반응에 빈우가 더 놀랄 지경이다.
모니카의 직속 상관이자 태스크 포스 373의 현장지휘관인 빈우는 싱긋 웃으며 손바닥으로 그녀의 앞을 가리켰다.
“식사 나온다.”
그의 말에 이어서 연회복을 입은 아를르캥이 모니카의 앞에 저녁을 차려주었다.
“대위님, 전채요리인 송로 버섯 소스와 바닷가재 수프입니다.”
“어, 고마워.”
주위를 둘러보니 식당에선 사이보그인 오르 함장을 제외한 모든 팀원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평상시처럼 자율배식이 아니라 힘이 잔뜩 들어간 정찬이다. 아마도 팀장 빈우의 개인 메이드인 아나스타샤가 만든 듯했다.
자신의 가치관에 약간 충격이 와 경황이 없는 모니카였지만, 당장은 접시에서 올라오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숟가락을 들고 한술 떠 입안으로 넣었다.
그리고 감탄했다.
“와, 맛있다.”
솔직히 놀랄 정도로 맛있었다. 연구직으로 종일 살았던 모니카에게 식사는 단지 에너지 보급에 불과했다. 가끔 있는 연회도 건성으로 넘겼기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해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식사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모니카가 느끼기에도 눈앞의 수프는 정말로 맛있었다.
앞에 앉은 팀장 빈우도 감탄하고 있었다.
“훌륭하다, 아를르캥. 라캉 중령의 솜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아니, 똑같다.”
“정말입니까? 감사합니다, 팀장님.”
주인이었던 피에르 라캉과 똑같은 얼굴을 한 안드로이드가 그런 말을 하자 조금 이상했지만, 당사자인 아를르캥은 순수하게 기뻐하고 있었다.
“어? 오늘 식사, 아나스타샤 네가 만든 게 아니야?”
모니카가 바삐 놀리던 숟가락을 잠시 멈추고 질문했다. 아나스타샤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전 밑 준비와 조수 역할만 했어요. 오늘 저녁은 모두 아를르캥이 만들었답니다.”
“와아.”
모니카가 놀란 눈으로 돌아보니 아를르캥이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를르캥은 원래 가정용 허수아비였으니 요리를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지만, 이게 전부 라캉 중령의 솜씨를 재현한 것이라고 하니 놀랍다. 보안국 중령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냉철한 사람 같은데 실제론 이런 요리 솜씨를 가지고 있던 것이다.
빈우와 모니카의 수프 그릇이 비어갈 때쯤 아를르캥이 커다란 접시를 가져와 팀원들 앞에 놓았다. 요리는 생선 모습을 한 파이였는데 안에는 실제로 농어가 들어있었다. 이어 아나스타샤가 다가와 파이를 잘라서 각자의 접시에 덜어 놓자 아를르캥이 소스를 얹어 서빙을 했다.
“저, 팀장님. 이런 것이 정말 도움이 될까요?”
농어 파이가 담긴 접시를 내려놓고 물러선 아를르캥의 얼굴에는 약간 그늘이 져 있었다.
“네 주인이 남겨놓은 정보 추적 건 말이냐?”
솜씨 있게 나이프와 포크로 파이 껍질을 벗겨 안에 든 농어살을 꺼낸 빈우는 파이 껍질로 다시 생선살을 싸 입으로 가져갔다.
태스크 포스 373에 합류예정이었던 피에르 라캉 중령은 리퍼와 워프 비스트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는 자신이 소속된 보안국과 척을 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정보를 대가로 태스크 포스 373으로 피신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오스카 스테이션의 전투에서 리퍼에게 죽었다. 하지만 치밀한 피에르 라캉 중령은 이미 그전에 자신이 가진 정보들을 어딘가에 숨겨놓았었고, 그 정보들을 찾을 실마리로써 자신의 허수아비였던 아를르캥을 남겨놓았던 것이다.
아를르캥은 자신의 주인이 숨겨놓았던 중요 정보를 찾는 열쇠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정작 스스로는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했다. 거기다 팀장인 빈우가 시킨 일이라곤 주인의 레시피를 재현하라, 읽었던 책 목록을 읊어봐라, 혹은 자장가를 불러봐라 였으니 답답해할 만도 했다.
그걸 눈치챈 빈우는 파이 옆의 소스를 모아 바르며 설명해주었다.
“레시피를 두뇌 칩에 넣기는 쉬워. 하지만 지식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재현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 네 주인이었던 라캉 중령은 단지 레시피만을 입력하지 않고 직접 요리를 가르쳤겠지?”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레시피 정도는 보안국에서도 입수했을 겁니다. 이렇게 재현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걱정하는 아를르캥과 달리 빈우는 느긋했다.
“네 주인은 안드로이드에게 직접 요리를 가르칠 정도로 꼼꼼한 사람이었다. 그 예로 개판이었던 오스카 스테이션에서, 보안국 안드로이드의 몸에 들어간 네가 우리에게 올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을 짜놓는 사람이지. 그러니 레일 위로 올라서기만 한다면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치밀한 배차 표를 짜놨을 거다.”
거기까지 말한 빈우는 화이트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농어와 와인의 마리아쥬를 우아하게 음미하는 그의 모습에선 냉정했던 살육 병기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와인을 내려놓은 살육 병기가 말을 이었다.
“문제는 바른 레일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이건 보안국과 우리 간의 뭐랄까,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프로토콜 싸움이랄 수 있지.”
프로토콜이라면 통신이나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을 정한 체계다. 뜻 모를 말에 모니카는 알쏭달쏭했다.
“아를르캥. 내 접시를 봐.”
거기엔 잘 발려진 파이와 농어살, 가지런히 놓인 포크와 나이프가 있었다.
“다음은 저쪽.”
빈우가 가리킨 곳, 옆 테이블에는 파이를 손에 들고 통째로 씹어먹는 위르겐과 파트리샤가 있었다.
“테이블 매너를 논하는 게 아니야. 주어진 정보에 대해 대상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그 대상이 가진 기본 정보에 결정되지.
나야 정찬으로 나온 생선 파이를 먹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이렇게 포크와 나이프로 먹고 있지만….”
거기 즈음에서 모니카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 역시 파이를 손에 들고 베어먹고 있던 것이다. 그저 앞에 놓인 음식이 파이란 소개를 듣고 한 행동이었다. 그걸 눈치챈 빈우가 서둘러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니, 이게 무슨 예복 입고 예절 차리는 정찬 자리도 아니니까 그딴 건 신경 쓰지 마. 만약 그런 자리였다면 쟤네들이 뭐 먹기도 전에 내가 먼저 대가리에 포크 꼽았을 거다.”
“다 들려요.”
옆 테이블에 파트리샤가 보란 듯이 농어 파이를 손에 들고 우적우적 씹어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은 빈우가 말을 이었다.
“보다시피 각자가 가진 프로토콜에 따라 동일한 정보도 ㄱ이 되고 ㄴ이 되어 받아들여지지. 우린 더했어. 오늘 얻은 최신 정보가 즉시 쓰레기가 되고, 어제 버렸던 쓰레기가 내일의 고급 정보가 되는 곳이 나와 라캉 중령이 살았던 정보전 세계다.
라캉 중령이 안배했다면 그 정보를 얻고 해석할 방법은 오직 아를르캥만이 보여줄 수 있고, 또 그것이 세상에 공개된다 한들 오직 나만이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 거다.”
그제야 아를르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팀장님께선 이런 것들을 재현하라고 하셨군요.”
“그래, 내가 너에게 주문한 이 식사는 내가 라캉 중령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 처음 대접받았던 것이지. 지금 나는 이걸 먹으면서도 당시의 대화와 상황을 되새김질하고 있어. 별 소득은 없지만, 맛은 좋네.”
다음 요리는 라캉 가의 비법 부케가르니로 맛을 낸 오리 콩피였다. 새로운 음식이 담긴 접시가 나올 때쯤 빈우의 말머리는 모니카를 향했다.
“모니카, 아까의 프로토콜 얘기 말이야.”
빈우가 말을 건 시점은 적절했다. 향긋하고 촉촉한 오리고기를 목구멍으로 넘긴 모니카의 마음도 느긋하게 풀어졌으니까.
“너와 우린 같은 사건이 있다 해도 그걸 받아들이는 관점이 매우 다를 거다. 살아온 방식과 보고 들은 게 다른 만큼.”
그건 방금 회의실에 있었던 사건으로 인해 여실히 느낀 모니카였다.
발 가르단 하스의 원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외계 생명체로 보는 모니카와는 달리 다른 동료들은 단순한 작전대상, 심지어는 잠재적인 적으로 보고 있었다.
“대위라지만 네가 연구기술직인 것은 잘 알고 있으니, 나도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강요하지는 않겠어. 그저 샤다이의 기술을 연구 분석하는 것만 전념하도록 해.”
“감사합니다, 팀장님.”
“다만, 이런 일로 인해 동료들을 경원시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들도 원해서 그런 시각을 가진 게 아니니까.”
태연하게 오리 살을 바르며 말한 빈우의 마지막 말에 모니카는 멈칫했다. 사실 모니카가 전투병과 사람들과 이렇게 오래 부대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며칠 동안은 서먹서먹했지만 다들 좋은 사람들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친해질 수 있었다.
허나 그것도 겉모습만 그랬을 뿐, 실제 속을 보고 나니 모니카는 그들을 예전처럼 대할 자신이 없었다. 오브리가도 궤도기지에서 두뇌 통신을 했을 때도 그랬고 방금 작전 실에서도 느꼈다. 이들이 얼마나 뼛속 깊이 전투 병기인지를.
“예를 들어볼까… 그래, 여기 워털루 방면은 과거 위은쓸납학의 본성이 있던 곳이지. 모니카, 넌 위은쓸납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느닷없는 질문에 모니카는 자신이 아는 대로 대답했다.
“어, 4족 보행에 두꺼운 외피, 그리고 허리에 날카로운 낫을 가지고 있는 종족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또 기술 레벨은 우리보다 뒤떨어져 그다지 위협적이진 않았지만, 최초의 접촉 당시 아군에게 적대적인 행위를 했었고요. 음, 이어서 출동한 군에 의해 궤멸적인 피해를 보았다는 정도만요.”
“그리고 허리에 달린 갈고리 낫으로 어벤져를 두 동강 내는 좆 같은 놈들이지. 모니카, 너는 놈들이 불쌍해 보여?”
잠시 머뭇거렸으나 모니카는 솔직히 고개를 끄덕였다. 모성과 식민지 모두 박살이나 소행성대가 되어버려 소수의 생존자만 우주를 유랑하게 된 종족들이니, 불쌍할 만도 했다.
“고향을 잃어서 불쌍하긴 하지만, 그래도 연방과 전쟁을 한 종족들이니 어느 정도 자업자득이라고 봅니다.”
“그래, 대부분의 연방 시민들은 그렇게 생각할 거다. 적이지만 박살 났으니 불쌍하게 보인다, 그런 거지. 하지만 군인 대부분은, 특히 나 같은 종자들은 놈들에게 좋고 싫다는 생각이 없다. 그저 보이면 죽일 뿐이야. 그게 우리 일이거든.”
오리 다리에 세게 꽂히는 빈우의 포크가 마치 위은쓸납학의 다리에 꽂히는 것처럼 보였다.
“왜 그런 관점의 차이가 있을까요?”
모니카의 질문에 잠시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은 빈우가 냅킨으로 맵시 있게 입을 닦더니 대답했다.
“사견이지만, 이러한 군과 민간의 관점 차이는 단순히 군의 문제가 아니라 연방 상층부의 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본다. 내가 군인이라 하는 면피성 발언이 아냐.”
빈우는 잔을 들어 레드 와인의 향을 한번 음미하더니 말을 이었다.
“당근과 채찍이라고 들어봤지? 당근으로 달래고 채찍으로 겁을 준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베스트셀러지. 그러나 연방의 대 외계 종족 외교 정책은 틀려먹었어. 당근과 당근, 또 쓸모없는 당근. 그리고 안 되면 채찍은 건너뛰고 바로 단두대다.”
당근은 우호적인 자세로 상대를 어르고 달래는 것, 채찍은 적대적인 무력 행동으로 상대를 협박하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당근과 채찍은 우리에겐 이러한 무력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너와 친해지고 싶다, 라는 것을 어필함으로써 경외감을 바탕으로 한 우호적 관계를 맺는 외교방침인 것이다.
허나 빈우의 말대로-당근, 당근, 당근 단두대 식으로-현재 연방은 외계 종족과의 접촉에서 계속 저자세를 유지하다가도 일정 선을 넘어버리면 아예 권한을 군으로 넘겨버린다. 한술 더 떠 군에게는 최고 레벨로 대응하라 명령하고선.
“여기 있었던 위은쓸납학과의 접촉이 그랬어. 첫 번째 접촉은 워털루 방면의 개척 행성에 놈들이 쳐들어오면서 이루어졌지. 당시 놈들의 움직임을 예측한 개척 행성에선 도주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평화적인 접촉을 시도했었어. 결과는 알다시피 위은쓸납학의 공격으로 사절역으로 갔던 아군 정찰 위성들이 파괴, 나포되는 거로 끝났다. 행성 방어 역으로 있던 연방 함대는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개척민을 호위했을 뿐이었어.”
후에 밝혀진 것이지만 그 당시 있던 연방 방어함대의 전력만으로도 위은쓸납학의 선견 대는 무리 없이 물리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번째는 우리 쪽에서 사절단을 파견했지.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섞인 사절단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군 호위병력을 원하지 않았고 회담은 사절단의 전원 사망으로 마무리되었다.”
사절단 측은 양측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놈들의 허리 낫이었다. 호위병력 하나 없던 사절단 전원은 모조리 두 동강이 났었다.
“세 번째도 저자세로 나갔다. 여기까지도 군의 개입은 일절 없었어. 이때도 하마 새끼들은 신나서 선방을 날리더군. 그리고 대망의 네 번째. 이때도 사절단은 나갔었다. 허나 문제는 이 사절단은 속임수였고 그때 이미 뱅가드 연대가 위은쓸납학 본성 방면으로 전개하고 있었다는 거다. 위르겐.”
팀장의 호명에 뱅가드 연대 소속이었던 위르겐이 식사 도중 벌떡 일어났다.
“넷! 팀장님.”
“그때 너희들한테 들어온 정보와 명령은 뭐였지?”
“대략적인 위은쓸납학의 생체 및 군사 정보와….”
위르겐은 약간 머뭇거리며 모니카의 눈치를 살폈다. 아까의 사건을 겪은 그녀의 앞에서 이게 해도 될 얘기인지를 빈우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솔직하게.”
“넷, 어흠. 놈들의 어디가 위협적인지 또 무엇이 약점인지를 보여주는 해부도와 군사기술 레벨, 무장 상태, 전력 배치 등의 전략 및 전술 정보가 주어졌습니다. 또한, 저희가 받은 명령은 행성 말살령이었습니다. 당시 저도 강하했습니다만….”
“설명 고맙다, 위르겐. 식사 방해해서 미안하군.”
모니카는 빈우가 왜 거기서 끊었는지를 행성 말살령이란 단어에서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분명히 위르겐과 빈우가 그녀를 배려해 줄 정도로 잔혹하고 철저한 작전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