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화
“외교부가 무능한 건 아냐. 실제로 훌륭한 성과들도 많아서 그 덕에 새로이 교류를 맺은 우호적인 종족들도 있지. 너도 알겠지만 라출노그는 연방의 중요한 동맹이고 스퀵테르는 전쟁 났을 때 부르기만 하면 달려와 주는 든든한 우방이다.”
그 말에는 모니카도 고개를 끄덕였다. 과학기술국에서도 그들과 기술교류를 한 적이 있었다. 직접 만나본 바로는 꽤 괜찮은 매너를 가진 종족들이었다.
“우리 연방 시민들은 모두 어릴 적부터 다른 종족들과 친하게 지내라는 말을 듣고 자란다. 하지만 말이지, 군에 입대하고 나면 세상이 바뀌어 버리고 말아. 다른 정보는 일절 차단된 채 만나게 되는 외계 종족들은 모두 죽이라고 하거든. 그들이 저지른 죄들만 보여주면서 말이지.
어린이 여러분, 앞으로 친구가 될지 모르는 외계 종족이 있어요, 그런데 말을 안 듣네요? 다 죽이세요. 깡그리, 몽땅”
귀를 기울이던 옆 테이블에서도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인다. 이어서 나직하게 서로의 첫 경험에 관해 얘기를 주고받는 게 들린다.
“여기 있는 대부분은 그랬을 거다. 처음엔 다들 모니카 너와 같았을 거란 말이지.”
오리 다리뼈가 빈우의 입에서 와작와작 씹히더니 꿀꺽 넘어갔다. 그 모습을 빤히 보던 모니카가 팀장의 입과 자신의 접시 위에 놓인 오리 다리를 번갈아 봤다. 자기도 뼈째 씹어야 하나 망설이는 모니카의 모습에 빈우가 헛웃음을 지었다.
“어이쿠, 미안. 원래 이거 먹는 거 아냐. 내가 좀 흥분해서.
어디까지 말했더라… 그래, 분명 우린 위에서 내려오는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허나 그것을 판단할 정보와 근거가 전혀 없어. 위에서 내려오는 거라곤 평화 권유를 세 번이나 거절한 외계 종족이 있으니 조져버리란 거지. 상층부가 과거 지구제국군의 과오를 경계하고 지금의 연방군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로 목줄을 채워놓은 셈이지만, 좀 잘못 채웠어.”
남은 와인을 단숨에 비워버리자 아나스타샤가 다가와 잔을 채워준다. 주인이 걱정되는지 그녀의 얼굴은 약간 어두워져 있었다.
“내가 군사정보국 출신인 것은 알지?”
“네.”
따지고 보면 모니카와 빈우는 정보사령본부 산하의 같은 식구랄 수 있다.
와인 잔에서 떨어지는 빈우의 입가에는 자조적인 쓴웃음이 서렸다.
“그래, 잘나신 군사정보국. 외계 종족을 상대로 일하는 정보국이지만 실제 움직임에는 제한이 많아. 대다수의 경우에는 연방 중앙정보국이 먼저 움직인다. 우리가 나설 차례는 삼진아웃 다음에 군의 투입이 결정된 후야. 이미 우리가 손쓰기엔 늦었지.”
실제 사태에 개입할 능력이 있음에도 빤히 보고 있어야만 했으니 저런 푸념이 나올 만도 하다.
“연방이 군을 쓰는 방법도, 외계 종족을 대하는 방법도 잘못됐다 할 수는 없지만 조금 아쉬워. 실제 뒷공작을 하다 보면 눈에 보여. 우리가, 정보국이 미리 손을 조금만 더럽힌다면 얼마든지 평화적인 해결이 가능하단 것이 말이야. 한데 윗분들은 그런 생각을 안 해. 오직 평화 아니면 완전한 죽음.”
어쩐지 자신의 과거사를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말투였다. 빈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빵을 뜯어 접시의 소스를 닦아 먹었다.
“뭐 해당 법령들이 지구제국의 죄과에서 벗어나고자 만든 것들이라 현재의 시류완 좀 안 맞긴 해. 하지만 법이란 게 하루 이틀 만에 뚝딱 바뀌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어쩌겠어? 위에서 모자란 만큼 밑에서 그걸 채우기 위해 우리는 구르고 현장에선 갈려 나간다. 이러니 외계 종족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모니카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연방 최강의 무력 조직인 군이라 해도 방아쇠와 안전장치는 의회와 국방부가 쥐고 있다. 현장과 책상 간의 인식 차이로 인한 트러블은 그녀로서도 많이 겪은 만큼 아주 잘 알고 있다.
“상대를 편견 없이 볼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따라 빵을 뜯는 모니카의 말에 빈우가 빙긋이 웃었다.
“편견 없이, 라…. 평등해지는 방법이야 물론 있지.”
사뭇 진중한 표정으로 냅킨을 들어 입을 닦는 빈우의 모습에 모니카도 덩달아 긴장했다.
“어? 진짜요? 뭔가요 그게?”
빈우는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더니 모니카의 두 눈을 마주 보면서 조용히, 그리고 확실하게 말했다.
“악마의 똥구멍.”
빈우의 말에 옆 테이블에선 갑자기 컥, 하고 사레들린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기침을 한 당사자인 파트리샤는 물을 마시며 빈우를 노려봤다.
“악마의… 똥구멍요?”
처음 듣는 상스러운 단어에 모니카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빈우가 미소를 머금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래, 그걸 통해서 본 대상들은 모두 평등해지지. 인간 외계인 할 것 없이 모두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그리 말하는 빈우의 모습은 마치 그가 평화의 사자라도 된 것처럼 보였다. 허나 그때 입을 닦던 파트리샤가 투덜투덜한다.
“모니카, 귀 막아. 저 미친놈 말 듣지 말고.”
“으응? 아니,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나?”
파트리샤의 시비에 짐짓 억울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대는 빈우에게 연속으로 태클을 집어넣은 것은 부팀장인 아룹이었다.
“허허. 천만에요, 팀장님도 우리랑 같은 씹새끼란 것을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늘 웃는 이 거한은 모자란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 군용 마카롱을 쏙쏙 집어 먹으며 모니카에게 보충 설명을 해주었다.
“대위님, 악마의 똥구멍이란 건 코일건 조준경을 말하는 속어입니다. 그걸로 본 상대는 대부분 죽지요. 팀장님 말씀대로 평등하게.”
자기가 놀림 받았다는 것을 깨달은 모니카가 빈우를 모로 꼬아봤다. 이 의뭉스러운 팀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휘파람을 불며 자기 앞에 새로이 놓인 그릇에 시선을 담갔다. 이어 물과 꽃잎이 떠다니는 유리그릇에 스푼을 담그고는 꽃잎과 물을 함께 떠서 입가로 가져갔다.
빈우의 장난질에 모니카는 뾰로통해졌지만 자기도 빈우를 따라 앞에 놓인 그릇의 물을 숟가락으로 떴다. 아직 테이블 매너에 익숙지 않은 탓에 능숙하게 선보이는 빈우의 손놀림을 따라 한 것이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아나스타샤가 갑자기 후다닥 달려오더니 고기를 썰만한 커다란 식칼을 빈우의 목에 꽂아 넣었다. 허나 칼은 박히지 못하고 피부 겉에만 맴돌 뿐이다.
“야 이 주인놈아! 그런 거 좀 하지 말라고요!”
흉흉한 기세를 내뿜는 메이드를 주인은 일부러 기가 죽은 표정으로 올려다봤다.
“아잉- 아샤, 그런 짓을 하면 모니카 대위가 놀라잖니.”
“네? 어머!”
아닌 게 아니라 가정용 메이드가 달려와 주인의 목에 칼을 박아넣는 살벌한 광경을 목격한 모니카는 얼어붙어 있었다. 그것을 본 아나스타샤는 놀라서 허겁지겁 모니카를 달랬다.
“아니 잠깐. 진정하세요, 대위님. 주인님은 군인이에요. 이런 칼질로는 이빨도 안 들어간다고요. 어머나, 이를 어째. 칼에 이빨 나갔네.”
그런 아나스탸사를 이어 아를르캥이 모니카를 향해 머뭇머뭇 입을 열었다.
“대위님, 이것은 핑거 보울이라고 해서 손 씻는 물을 담는 그릇입니다. 마시는 게 아니에요. 방금 것은 아마도 팀장님이 대위님께 장난을 치신 것 같습니다.”
그런 안드로이드 둘 사이로 빈우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봤니, 모니카? 이게 정보 차에 따른 반응 차이다. 연식이 짧은 인공지능 경우는 아를르캥 같은 반응을 보이니까 참고해두고.”
회의실에선 무섭다가도 식탁 위에선 자상했던 팀장이지만 지금은 또 얄밉기 그지없다.
“아, 예에. 연식이 긴 덕분에 주인님과 오랜 시간 지내온 저는 주인님 목에 칼질하는 미친 안드로이드가 되었구요.”
툴툴대는 아나스타샤 옆에는 어느새 위르겐이 다가와 흥분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이야, 쿠델카 모델이 이렇게 막장으로 가긴 쉽잖은데.”
“깜짝이야, 위르겐 상사님 그게 아니라, 이건….”
질겁하는 안드로이드 메이드 앞에서 기웃기웃하는 위르겐의 뒤통수에 마카롱이 하나 날아와 부딪힌다. 파트리샤가 던진 것이다.
“야 이 로봇박이 새꺄, 아샤한테서 떨어져.”
“누, 누, 누, 누가 로봇박이입니까. 인공지능에 대한 차별은 그만두세요.”
아직 메뉴가 남았을 텐데 개판 오 분 전이 될 조짐을 보이는 식당을 보며, 그 원인 제공자인 빈우는 좀 우울해졌다. 그래서 기분전환을 위해 늦어진 다음 메뉴를 재촉해 보았다.
“아를르캥, 다음 메뉴는?”
“죄송합니다, 여기 있습니다…”
그렇게 나온 것은 커스터드 푸딩 위에 캐러맬라이즈한 설탕이 코팅된 크림 브륄레였다. 갑자기 순서를 뛰어넘고 나온 디저트에 빈우가 의아해하는 시선을 보내자, 아나스타샤가 자신의 얼룩덜룩한 앞치마를 가리켰다. 송로버섯의 향과 푸아그라의 향, 그리고 잘 익은 소고기의 육즙 냄새가 난다. 짐작건대 아까의 사고로 메인 디쉬를 먹은 앞치마다. 이번에도 원인 제공자인 빈우는 좀 더 우울해졌다.
“달콤해에에, 행복해요.”
아무것도 모르는 모니카는 부드러운 푸딩과 바삭한 설탕을 동시에 떠먹더니 디저트가 주는 행복함에 전율했다. 바로 옆에서 동료들이 일반인의 뼈 정도는 부러트릴 위력으로 장난을 치고 있건만, 조금 움찔할 뿐 더는 겁을 먹지 않는 것을 보니 이 기술직 대위도 조금은 배포가 커진 듯싶다.
옆 테이블의 싸움은 파트리샤의 도움으로 위르겐이 뒤통수로 디저트를 핥아먹고, 아룹의 도움으로 파트리샤가 거기에 키스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런 광경들을 곁눈질하며 빈우가 침울히 중얼거렸다.
“모니카, 앞서도 말했겠지만 이런 일로 인해 동료들을 경원시하지 말았으면 한다.”
“에헤헤, 걱정 마세요. 팀장님.”
이미 난장판이 되어버린 식당이지만, 그래도 모니카는 동료들과 웃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 * *
빈우는 바위 그늘 밖으로 조준경을 내밀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용하다. 그리고 자신들의 목표지점을 살펴보았다. 삼엄하다.
“쯧.”
혀를 찰 정도로 경비가 삼엄하다. 현재의 장비와 병력으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올 정도의 레벨이다.
물론 강행하면 어찌어찌 작전 목표를 달성하겠지만 이쪽의 피해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의미가 없다.
-드디어 내려오는 모양인데.
마커스의 말과 시선을 따라가니 강하하는 아군 함대의 모습이 보인다. 주공인 뱅가드 연대다.
-벌써?
어제 뱅가드 연대의 선발대는 위은쓸납학에 도착한 다음 일찌감치 궤도 상의 적군들을 일소했다. 그리고 바로 지표에 강하하기로 했으나, 빈우의 팀이 보내준 정보 덕분에 의외로 저항이 거세다는 것을 알게 되어, 충분한 전력확보를 위해 후속 부대를 기다리다가 지금에야 강하를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주변에서 한두 마디가 나온다.
-어쩔 것 같냐?
-글쎄, 일단 정석대로 가겠지? 함포와 폭격기로 위험목표를 제거하고 장갑 보병들 강하시킬 거야.
-그래도 대공포가 많을 텐데 장갑 보병이 직접 강하는 안 할걸? 폭격기와 공격기로 병행 공격하며 그 사이에 셔틀로 투입할 거 같은데.
-야, 닥치고 이거 한번 보지 그래?
팀원들이 뱅가드의 강하 방법에 대해 잡담을 나눌 때, 빈우가 망원을 죽 당긴 화면 하나를 띄워주자 모두 경악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니미 씨발-
-저 미친….
나오는 거라곤 얼이 빠진 욕뿐이다. 직접 보고 있는 빈우는 물론이고 같이 보는 팀원들 전원이 욕 외에는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지금 저기 대기권 위에는 뱅가드 연대의 기함이자, 한 세대를 풍미했던 원더풀 급 전함의 1번 함인 원더풀과 전장의 변화에 밀려 해당 급의 마지막 함이 된 뷰티풀, 이 두 척의 전함이 떠 있다. 근데 그 두 척의 전함이 위은쓸납학의 대기권으로 직접 강하하기 시작한 것이다.
-뱅가드답다. 씨부랄것, 전함을 직접 행성 중력권에 꼬라박네.
-저 두 척은 이제 어쩌냐?
팀원들의 걱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함 두 척의 주포 일제사가 위은쓸납학의 대지에 꽂혀 착탄지역 주변을 싹쓸이한다. 그리고 거센 공격이 대지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충돌 예상지점을 초토화하고 있었다.
지상에 빼곡히 위치한 위은쓸납학의 대공포들이 반격하지만 전함에 먹히기엔 어림도 없다. 두 전함은 관성 제어를 최대로 했는지, 무지막지한 역장의 발현에 주변의 형상이 일그러져 보일 정도다. 이 빠꾸 없는 전함들은 최대한 역추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땅에 부딪힐 것은 자명해 보였다.
마침내 두 척의 전함이 위은쓸납학의 대지에 충돌했다. 섬광이 일고 폭풍이 휘몰아친다. 충격파가 땅을 타고 다가오는 것을 보며 팀장이 소리쳤다.
-숙여! 충격파가 온다!
팀원들은 전부 바위 그늘로 숨어 저마다 장갑복 발바닥에 앵커를 박고 충격파에 대비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충격파가 휩쓸고 지나가자 팀장이 급히 인원 점검을 한다. 다행히도 실종이나 부상자는 없다. 다만 장갑복에 저마다 크고 작은 피해를 당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때 의외의 사태에 잠시 숙고하던 팀장이 결심한 듯 일어나 명령을 내린다.
-절호의 기회다. 지금 즉시 목표지점에 돌입한다.
-지금 말입니까?
팀원 하나가 아연해서 물어본다. 전함 두 척이 지표를 강타해 발생한 엄청난 충격파가 팀을 휩쓸고 지나간 상황에서 목표지점 공략 강행이라니, 저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지금이니까 하는 것이다. 이런 충격파가 쓸고 지나갔으니 목표지점에도 무시 못 할 피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팀장은 조준경을 꺼내 팀원들의 목표지점을 살펴보았다.
-역시.
팀장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본 것을 팀원들에게 공유해주었다. 그것을 보고서야 빈우와 마커스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납득할 수 있었다.
목표지점에 있는 지상 경비 병력은 방금의 충격파에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시설물들도 여기저기 무너진 상황이라 지금이면 손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넓게 퍼진 충격파가 이 주변 전체를 휩쓴 지금 상황이라면, 빈우의 팀이 공격했을 때 근처의 기지에서 지원군들이 오기도 힘들 것이다.
따지고 보면 서로서로 이익이 된 셈이다. 빈우가 속한 팀이 보내준 정보 덕분에 뱅가드 연대는 나름대로 피해를 최소화해서 강하를 할 수 있었고, 뱅가드 연대의 공격으로 인해 빈우의 팀은 목표지점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공격 개시.
나직한 팀장의 명령과 함께 8기의 어벤져가 은신처에서 뛰쳐나와 목표지점으로 돌입한다. 먼저 미사일과 로켓이 날아가 허둥대는 적군을 덮치고 레이저 캐논이 장갑차를 날려버린다. 처음 교전한 위은쓸납학 병사들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경보조차 울리지 못한 채 전멸했다.
-곧 있으면 2차 방어선이 나온다. 사주경계 철저히 해라.
팀장의 경고대로 방금의 1차 저지선은 손쉽게 돌파했지만 여기서부터는 좀 더 위험해진다.
-전차다!
동료의 외침과 함께 전차호에서 다리가 넷 달린 전차 하나가 달려 나온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위은쓸납학의 전차이긴 해도 장갑 보병에겐 조금 위험하다.
-내가 선두!
앞에서 달려나간 마커스가 먼저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고 점프젯으로 날아오른다. 그 뒤에선 빈우가 미사일의 후폭풍을 그대로 받으며 연속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두 발의 미사일이 전차를 강타했다. 이어 두 명의 장갑 보병이 전차 위에 착지한다. 빈우와 마커스는 부서진 장갑 틈새로 코일건과 수류탄을 퍼넣고는 바로 빠졌다. 굉음과 함께 전차가 주저앉았다. 두 사람이 전차 하나를 날려버릴 동안 주위의 동료들은 나머지 위은쓸납학 병사들을 깡그리쓸어버렸다.
이렇게 2차 저지선도 속절없이 뚫렸다. 8명의 연방 장갑 보병들은 위은쓸납학의 보육소로 침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