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피자 타이거 스파게티 드래곤-82화 (82/301)

82화

빈우는 혼자 점심을 먹고 침대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다. 전날 저녁은 팀원들과 회의를 겸한 식사를 하며 감사에 대한 대략적인 대처방법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오늘 아침엔 사령관인 레드우드와 밥을 먹으며 세부적인 조율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 방에서 간단하게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운 다음 침대에 누워서 생각을 고르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상원 감사의 선발대인 오다 히토미 의원이 궤도기지에 도착하는 데도 말이다.

“주인님, 뭔가 생각해 놓은 것 있으세요?”

아나스타샤가 걱정한다.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태스크 포스 373 팀원들과 사령관을 만나서 회의를 했지만, 딱히 이거라고 결정된 얘기가 게 없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상대방이 막지도 말고 피하지도 말란 정식명령을 가지고 오니 이쪽이 딱히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응? 방법이야 많잖아? 오히려 뭘 해야 할지 고민이야. 아이, 힘들어….”

빈우는 침대에 누운 채 기지개를 쭈욱 펴며 대답했다. 이어서 하품까지 하는 게 가만 놔두면 낮잠 한방 주무실 기세다. 실은 지금까지 두 차례의 회의에서 빈우는 개인적으로 몇 가지 쓸 만하다 싶은 대처법을 고안해 냈다. 문제는 빈우 기준으로 쓸 만한 방법이란 거지 다른 팀원들이 봤을 땐 절대 써서는 안 될 수준이라는 점에 있었다.

가상 적군으로 대상부대 방어태세 점검을 나갔을 때, 기지 사령관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변기에 쑤셔 박았던 전적이 있는 아룹 라마누잔 원사조차 어제저녁 빈우의 계획 중 하나를 듣고선,

“그건 좀 아니잖습니까….”

라며 점잖게 사양을 했었다.

또한 시찰 나왔던 국방부 차관을 장비 없이 대기권으로 강하시켰던 파트리샤 피아프 중위는 두 번째 계획을 중간쯤 듣더니,

“저녁 잘 먹었습니다. 먼저 일어날게요….”

라고 하며 도망치려다가 잡혔다.

그리고 오늘 아침 오만가지 돌출 행동으로 국방부나 의회에 요주의 인물로 점 찍힌 조지 레드우드 중장의 첫 마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제발….”

그럴 때마다 빈우는 ‘모가지에 칼 들어온다는데 배가 불렀네.’라면서 툴툴댔고 옆에서 보고 있던 아나스타샤의 속도 타들어 갔다.

“등 따습고, 배부르고. 아이 바빠….”

빈우는 팔베개를 하고 배를 떵떵 두들기며 침대에서 뒤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아나스타샤는 약이 올라 머리맡의 의자에 앉아 신발을 벗고 다리를 쭈욱 뻗는다. 그리곤 누워있는 빈우의 옆머리를 발끝으로 꾹꾹 눌렀다.

“뭐 한다고 바쁘신 데요오….”

빈우는 머리가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아나스타샤가 자신의 머리를 차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있었다. 오히려 눈을 감고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응, 관자놀이에 느껴지는 스타킹의 재봉선을 느끼고 있어….”

식겁한 아나스타샤가 황급히 발을 걷었다. 재빨리 발을 털고 뾰로통해서 노려보아도 빈우는 눈을 감은 채 장난기 어린 웃음만 짓고 있을 뿐이다.

잠시 그 모습을 보던 아나스타샤가 다시 말을 걸었다. 둘만 있는 시간이라서 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근데, 주인님. 괜찮으세요?”

무엇이 괜찮은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둘 다 그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어제 바움쿠헨 때문에 벌어졌던 일에 관한 질문이다.

“응. 조금 피곤해서 그래.”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빈우의 목소리에 아나스타샤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아나스타샤가 뭔가 다시 말을 꺼내려 할 때 빈우의 메신저에 알람이 뜬다.

“호랑이 힘은 솟지 않습….”

특유의 메시지 음을 들은 빈우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전자우편함을 연다. 거기엔 피자 타이거로부터 선물 메시지가 와있었다. 군사정보국에서 쓰는 연락 방법 중 하나다.

“마커스 타이 회원님께서 김빈우 회원님께 생일 선물로 얄개 스페셜 피자를 보내셨어요. 가까운 매장으로 가시면 바로 만들어 드립니다….”

선물은 개인 레시피로 만든 생일 축하 피자다. 토핑과 도우의 상태로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이다. 선물로 온 피자 쿠폰은 가까운 매장에 가면 만들어 주니 피자 타이거 오브리가도 지점으로 가면 될 것이다.

“빠듯한데….”

빈우가 시계를 보면서 혀를 찼다. 오다 상원의원이 오기까지는 아직 한 시간가량 여유가 있지만, 지상까지 내려갔다 볼일 보고 다시 궤도기지로 올라오려면 꽤 촉박하다. 그래도 마커스가 비밀리에 보내준 정보인지라 한시라도 빨리 확인해야 한다. 빈우는 급히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아샤, 나 잠시 나갔다 올게.”

“어머, 시간이 괜찮으시겠어요?”

한 시간 뒤면 태스크 포스 373을 날려버릴 상원의원이 도착하는 데 팀장이 자리를 비우는 것이다.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봐야지. 시간 좀 벌어줘.”

그렇게 말한 빈우는 급히 서둘러 지상으로 내려갔다. 그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마커스가 보내준 정보다. 그것도 정규라인이 아닌 첩보라인으로. 그만큼 기밀등급이 높은 비공식적인 정보일 것이다.

* * *

피자 타이거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간 빈우는 즉시 쿠폰을 입력하고 주문을 했다. 잠시 후 선물 쿠폰의 레시피 대로 조리된 피자가 식탁 위에 놓였다. 빈우는 토핑과 도우 등을 살피며 피자 안에 담긴 암호를 해독했다.

-임무 중. 이상 사항 없음.

현재 자신은 비밀임무를 맡고 있으며 특별한 변동사항은 없다는 의미다. 암호의 뜻을 보건대 마커스가 보낸 메시지는 빈우가 지금까지 몇 차례 연락한 것에 대한 답인 듯했다. 한데 그런 내용을 굳이 이런 방식으로 보낼 필요는 없다. 빈우는 피자를 뜯어 접시에 올리며 다시 한번 더 찬찬히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소스와 토핑으로도 암호가 그려져 있었다.

그것은 빈우와 마커스가 사관학교 시절 만들었던 암호로 되어 있었다. 어딘가 누설된 게 아닌 이상 단둘만이 알아볼 수 있으리라.

-하마, 고향, 대가리, 동행, 조사 중. 네 꼬리.

그 의미를 곱씹어 보던 빈우는 의아했다. 현재 마커스는 위은쓸납학의 행성계에서 고토 국장과 함께 빈우의 흔적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위은쓸납학은 이미 문명으로서 멸망했다. 빈우가 그들과 엮인 것은 중위 시절 비밀리에 쉬바를 가지고 놈들의 보육소를 공격했을 때다. 그 작전에는 마커스와 다른 후보생들도 참가했었고, 닉스 레벨 3의 후보생을 고르기 위해 잠입했던 이노우에 고토 중령도 그때 처음 만났었다.

‘정보국장이란 사람이 직접 거기에 가서 뭘 찾는다는 거지? 거기에 내 흔적이 있어 봐야 보육소 습격작전 때의 전투 흔적뿐일 텐데.’

‘네 꼬리’라는 암호를 곱씹어 보던 빈우는 무슨 일로 이노우에 고토가 직접 나섰는지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현재 빈우의 꼬리라면 울토르 프로젝트와 트리니티 패턴이다. 본인도 알지 못하는 본인의 흔적을 자신의 상관이 찾고 있다고 하니 기분이 묘해진다. 자신과 그리 좋은 관계의 상관이 아니라 더더욱.

‘언제쯤 풀릴까.’

빈우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트리니티 패턴이 머지않아 풀릴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 증거로 잦아진 악몽이나 과거의 트라우마들이 재발하는 것 등등 이미 전조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 트리니티 패턴은 대상자의 두뇌, 두뇌 칩, 그리고 대상자의 생활이란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풀리는 보안프로그램이다. 이 조건 중 가장 번거롭고 의미심장한 건 바로 대상자의 생활이라는 부분이다.

이 조건은 몇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대상자가 트리니티 패턴을 걸 때 미래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풀릴지 말지를 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군이 승리하고 있을 때 유익한 정보라면 패배하고 있을 때는 불리할 정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패배할 상황에서는 암호는 결코 풀리지 않는다.

두 번째는 대상자의 생활이란 조건이 대상자 스스로가 본인임을 증명하는 조건 또한 된다는 것이다. 두뇌와 두뇌 칩 외에도 대상자가 본인임을 증명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그의 사회적 생활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이 만난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의 반응들이 바로 본인의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의미다.

만약 빈우가 강화 육체에 전투프로그램을 두뇌 칩에 넣고 연방군 소령으로 살아간다고 한들 그것이 과연 빈우 본인일까? 어린 시절 죽어가는 어머니를 구하지 못해 구석에서 울고 있는 꼬마가 김빈우일까, 정보국의 훈련을 거쳐 탄생한 냉혈한이 김빈우일까.

점프공간 안에서 빈우가 감췄던 정보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보였을까.

-김 팀장!

레드우드 사령관의 다급한 통신 덕에 상념에서 깨어난 빈우는 급히 가게 밖으로 달려나갔다.

“지금 갑니다.”

지금 최고속도로 간다면 오다 의원이 항구에 도착할 시각에 빠듯하게나마 맞출 수 있을 듯싶었다.

* * *

“늦었어요. 주인님, 서두르세요.”

빈우는 아나스타샤가 준비해 놓은 정복을 갖춰 입으며 달렸다. 상대방이 어떤 속내를 가지고 올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공손하게 기선제압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므로 굳이 정복을 입는 것이다.

상원의원을 태운 특별기는 막 항구에 도착했다. 사령관인 조지 레드우드 중장과 부팀장인 아룹 라마누잔 원사가 마중을 나간 상황이다.

빈우가 항구에 도착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자 저 위쪽 크레인 위에 파트리샤가 앉아 있었다. 전투복을 입고 있는 그녀는 항구의 구조물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눈에 띄지 않게 주변을 경계하는 중이었다. 빈우가 항구에 들어온 것을 안 파트리샤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빈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슴을 한번 꽉 움켜잡더니 다음은 두 손으로 머리를 콱 잡았다.

‘쟤는 또 뭐래냐.’

빈우는 부하의 실없는 장난에 한 번 픽 웃고는 오다 히토미 의원을 마중하러 갔다. 상원의원은 막 특별기에서 내려 사령관인 레드우드 중장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빈우는 좀 더 걸어가 사령관의 몸에 가려진 오다 히토미를 본 순간 방금 파트리샤가 친 장난의 의미를 바로 알 수 있었다. 가슴을 쥐고, 머리를 쥐고. 파트리샤는 가슴과 머리의 크기 비교를 한 것이었다. 마치 용호상박. 혹은 지옥의 마견 케르베로스와 비견될 만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다 히토미 의원님. 태스크 포스 373의 팀장인 김빈우 소령입니다.”

굳은 표정에 절도 있는 경례를 하는 빈우. 그것을 오다 의원은 부드럽게 받아주었다.

“반갑습니다. 김빈우 소령님. 오다 히토미라고 합니다. 감사에 앞서 사전 조사차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협력 부탁드립니다.”

일단 사진도 그렇고 첫 만남에서도 그렇고 오다 히토미의 외모와 얼굴에서 이케가미 소이치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다 의원이 이케가미 소이치로 전 상원의장과 혈연관계냐 아니냐에 따라 태스크 포스 373의 대응방법은 꽤 달라진다. 그래서 빈우와 팀원들이 그녀의 정보를 조금이나마 캐보려 했던 것이나 딱히 소득은 없었다.

‘의외로 본인이 직접 밝힐지도 모르지.’

머릿속으로 몇 가지 꿍꿍이를 꾸미며 빈우는 상원의원을 안내했다.

“자리를 마련해놨습니다. 이리로 오시죠.”

오다 의원이 조사하는 것은 특수전 사령부가 아니라 태스크 포스 373이다. 그래서 빈우가 그녀를 모셔가는 곳은 태스크 포스 373의 기지다.

“그런데 수행원이나 경호원들은 없습니까?”

그러고 보니 오다 의원은 상원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특수전 사령부에 혼자 왔다. 아무리 사전 조사차 온다 해도 비서 정도는 있을 텐데 말이다. 지금 빈우조차도 자신의 비서 안드로이드인 아나스타샤를 뒤에 달고 왔다.

“이곳 특수전 사령부야말로 연방에서 가장 안전한 곳 아닌가요? 경호원은 필요 없지요.”

냅다 초장부터 먹이나 싶은 대답이 날아오자 빈우도 뜨끔했다. 허나 아쉽게도 그 화살의 목표인 김빈우는 이곳의 객식구라 아쉽게도 빗맞았다. 피폭당한 건 뒤에서 따라오던 레드우드 중장이었다. 한껏 미간을 일그러트린 레드우드는 분노를 터트리는 대신 묵묵히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이곳 특수전 사령부는 얼마 전에 워프 비스트의 습격을 받았다. 그리고 아직도 그 여파가 기지 곳곳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런 뭐 같은 상황에서 저런 심기를 뒤트는 말이 나왔으니 열혈 사령관인 조지 레드우드께서 폭발할 법도 한데, 아직 그녀의 대가리가 깨지지 않은 것을 보면 과연 상원의원은 상원의원이다 싶다.

사실은 빈우도 그렇고 저 뒤의 아룹도 그렇고 두 사람 다 여차하면 뛰어나가서 레드우드 사령관을 바닥에 자빠뜨릴 생각으로 움찔움찔하고 있었다.

“저, 무슨….”

오다 의원은 주변의 건장한 남자 세 명이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자 의아해서 눈치를 살폈다. 그러더니 갑작스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시! 실례했습니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언짢으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은 오다 의원은 빈우에게 연신 허리를 굽히며 사과를 했다.

“의, 의원님. 진정하시고 저야 괜찮습니다만 레드우드 사령관께서 몹시 노여워하고 계십니다.”

빈우가 호들갑을 떨며 맞장구쳤다. 두 번째로 날아온 화살에 맞은 레드우드의 눈에서 쌍심지가 켜진다. 독순술을 익히지 않은 자라 해도 사령관의 반쯤 열리다 만 입술에서 ‘야 이 새끼야 내가 언제’란 말을 손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다.

“각하, 고정하십시오.”

쑥떡하면 찰떡이라고, 이제 부팀장인 아룹도 빈우의 장단에 맞춰 레드우드의 팔짱을 잡으며 만류를 한다. 레드우드의 얼굴은 숫제 브루투스에게 칼 맞은 시저의 표정이 된다.

그리고 오다 의원은 상기된 얼굴로 레드우드의 앞에 서더니 서서히, 그리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조지 레드우드 사령관님. 본의 아니게 실례를 범해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난. 그것이, 음. 아닙니다. 의원님. 이제 본 사령부는 의원님의 말씀대로 연방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되었다고 자부하는 바입니다. 그러니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대답하는 레드우드지만 불끈불끈하는 표정을 감추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저 분노의 대부분은 빈우와 아룹을 향한 것일 테지만 오다 의원은 알 도리가 없다.

“너그러운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제야 오다 의원도 고개를 들었다. 나름 이쪽 바닥에서 잔뼈가 빈우에게도 방금 오다 의원이 보였던 일련의 언행들은 뭔가 속내를 감추고 한 것들이 아니라 실제 실수와 진짜 사과처럼 보였다. 만약 그것이 연기였다면 그녀는 정말 대단한 인물일 것이다.

“자, 의원님. 이리로.”

오다 의원을 에스코트하는 빈우가 힐긋 쳐다보자 씩씩거리는 레드우드가 보였다. 이쪽 바닥에서 잔뼈가 굵지 않아도 속내를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그의 표정은 노골적이었다.

‘씹새끼.’

빈우는 그의 진심을 무시하고 발걸음을 빨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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