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핑크빛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인생의 시작(3)
보충 수업 없이 정규 수업만 마치고 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 눈앞이 캄캄했다. 아무리 적이라지만, 한 생명을 살리고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결혼을 선택했다.
그런데 고딩인 내가 결혼? 내 방에서 같이 살면 되지만, 먹는 것은? 학교는?
부모님에게 기대야 하는데, 아버지는 명성 고교에 입학하지 못한 나를 죽이지 못해 안달 나 있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내 마누라까지 부양해 달라고?
피임을 하면 되지만, 실수해서 임신이라도 하면?
재영이는 어떻게 되는 거지?
별 생각이 다 났다. 그렇게 고민하다 아파트 앞이었다.
비밀 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니 경비 아저씨가 날 부른다. "이봐! 학생."
"무슨... 일이죠?"
"아침에 소란스럽던데 무슨 일 있었어?"
"아... 아무 일도..."
"민원이 들어왔어. 시끄러운데 무슨 일 있냐고. 공동 주택에서 소란스러우면 곤란한 건 알지?"
난 경비원에게 목례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타서 내릴 때까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
초인종을 누르고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가 나를 맞이했다.
"아무 일 없었어?"
"별 일 없었어. 네가 전화할 때 울더니, 네 전화를 받고 울음을 그쳤어. 그리고 기분이 좋아보이 던데?"
어머니의 말을 듣고 조금 안심이 됐다.
나는 방문에 노크하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보며 마왕은 몸을 일으켜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고 나를 향해 절을 했다.
"주인님. 이제야 오십니까?"
그녀 입에서 꿈속에서 듣던 언어가 튀어 나왔다.
"주... 주... 주인이라니 나 말이야?" 난 당황해 한국어로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찾아주시니 정말 기쁩니다."
마왕은 머리가 침대에 닿도록 숙이며 나를 향해 절을 했다. 그 때 티셔츠 안으로 그녀의 가슴골이 보여졌다.
난 놀라서 왼손으로 눈을 가리고 오른손으로 내 가슴을 두드렸다.
"그 것보다 다 보이잖아. 빨리 가려. 너의 거기..."
내 한국말을 듣고 마왕은 자신의 왼손을 가슴에 대며 몸을 일으켰다.
"주인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좋아하시네요."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면 안 되는 거야. 엄마가 보고 계시잖아."
침대 위의 마왕은 내 옆에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렇군요. 주인님 외의 다른 사람에게 몸을 보이다니... 제가 실수 했습니다."
"주인? 너 지금 저 여자가 널 보고 주인이라고 말한 거야?"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에요. 그게 말이죠. 어떻게 아신 거죠?"
"방금 전에 네가 주인이라며."
어머니를 향해 마왕의 마력이 날아 갔다.
"천민! 난 지금 주인님을 모셔야 한다. 시끄럽게 하지 말고 이 방을 나가라!"
어머니는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마왕의 거만한 태도에 화를 내려했다.
하지만 마왕의 위압에 눌려 뒷걸음질 쳤다. "죄... 죄송합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을..."
어머니는 방문을 닫고 나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침대 위의 그녀는 바로 누운 후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맛있게 먹어 달라는 모습으로.
"잠깐...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지?"
내 목소리에 미왕은 눈을 뜨고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금 노예가 된 저를 부인으로 삼겠다고 하셨습니다. 어서 저를 통해 즐거움을 얻으시지요."
미녀는 또다시 눈을 감았다.
"이봐요. 난 지금 즐길 시간이 없어. 눈을 뜨고 일어나 봐."
그녀는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일어났다.
"정리해보면, 넌 마왕이었지만 나에게 져서 지금은 내 노예인 상태야. 그렇지?"
"지금은 노예이지만 저와 결혼하겠다 하셨죠."
"그럼 나의 부인이 되는 것에 동의하는 거야?"
"이미 전 노예가 된 상태로 당신의 명령에 거역할 수 없습니다."
"그럼 노예가 된 상태로 죽지는 않는다는 거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와 결혼하겠다는 당신의 말에 저는 죽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죽지 않기로... 노예가 되면 죽을 생각이었나?"
"왕족인 마족은 결투에서 이긴 자와 결혼하지 못해 노예가 된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합니다."
"그럼 내가 결혼해 주지 않으면 넌 자살할 거였어?"
"저와 결혼...할 생각이 없으십니까?" 마왕은 심각히 나를 노려보았다.
"난 내가 내뱉은 말을 반드시 지켜. 너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건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야. 용사의 명예를 건 맹약이야. 알았어?"
그 말에 마왕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나의 맹약대로 널 내 부인으로 삼겠어. 노예가 아닌 내 부인으로 말야."
"감사합니다." 마왕은 나를 향해 몸을 굽혀 인사를 했다.
"그런데 주인, 아니 남편님께 묻고 싶습니다. 혹시 저 말고 다른 부인이 있습니까?"
"아니! 전혀!"
"본처로 약속한 다른 여자가 있습니까?"
"네가 처음이야. 다른 사람은 없어."
더욱 마왕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럼 저를 본처로 삼아주실 수 있나요?"
일부다처제적 단어가 튀어나왔다. 꿈속의 세계에서는 일부다처제였다. 그럼 이 여자, 마왕도?
"본처라면, 너 이외에 다른 여자를 부인으로 삼는 것 말야?"
"그렇습니다. 사내라면 여러 명의 부인이 필요한데, 제가 처음이라면 아직 부인이 한명도 없으신 겁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지금 당신의 노예로 당신의 부인이 되지만, 원래의 저는 마왕이었습니다. 마왕으로서 남편의 본처가 되지 못하는 것은 수치입니다. 저를 본처로 삼아주십시오."
"잠깐! 네가 이 곳 사정을 모르는 것 같은데, 우리 나라 대한민국은 일부일처제. 부인은 1명 뿐이야."
마왕은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1명? 그럴 수 없습니다. 어떻게 부인이 1명뿐입니까?"
"우리나라 법이 그래."
"그럴 수 없습니다. 마왕의 배우자가 되신 분의 부인이 나 하나뿐이라면, 나에게 큰 수치입니다. 적어도 100명은 되어야."
"100명의 여자와 결혼하라는 거야?"
"정식 부인만 100명입니다. 마왕의 배우자께서는 백명의 부인과 천명의 첩들이 있어야 합니다."
백명의 부인과 천명의 첩! 천백명의 여자들과 결혼하라는 거야?
"난 그렇게 많은 여자를 거느릴 생각 없는데?"
"아무리 가난한 마족도 10명의 부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마왕은? 설마 천명이 넘는 건 아니겠지?"
"마족 역사에서 가장 금욕적이셨던 8번째 마왕께서는 2천명의 여성들만 거느리셨습니다."
2천명이 금욕적? 뭐지 이건?
"그럼 가장 많이 거느린 마왕은?"
"저의 할아버지셨던 14대 마왕께서는 만명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럼 넌? 넌 여자였잖아."
"여자 마왕은 제가 처음이라 전쟁이 끝나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즉위한지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율법을 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럼 너를 제외한 선대 마왕들은 모두 몇천명의 부인이 있었던 거야?"
"마족의 율법에서 부인이 100명을 넘으면 안됩니다. 부인이 되지 못하면서 남편의 밤시중을 드는 여성들이 첩입니다."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일에 머리가 아파온다.
"그럼 한명의 남성이 많은 아이를 낳는다... 이거네. 그럼 이복남매도 많을 텐데?"
"저는 10명의 형제와 5천명의 자매들이 있었습니다."
"그럼 결혼하지 못하는 남성 마족도 많을 거 아냐?"
"마족은 주인의 뜻에 따라 부인이 됩니다. 마족들의 남성의 수가 적습니다."
"어느 정도..."
"남성 1명에 여성이 30명 정도입니다."
뭐야 이건? 그럼 남자 한명에게 20명 정도의 부인이 있는 것이 정상이잖아?
"그럼 태어나는 남성이 적은 거야."
"태어날 때 남아와 여아의 비율은 비슷합니다."
"그럼 남자들이 일찍 죽는 거야."
이렇게 물어보는 내가 이상한지, 마왕은 나를 쳐다보았다.
"남편께서는 마족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설명해 드리지요.
마족들은 결투에 질 경우 이긴 상대의 노예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마족끼리 노에를 만들 수 없는 이유로 진 쪽을 부인으로 삼는 풍습이 생겼습니다."
"잠깐! 남자나 여자끼리 결투를 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진 쪽이 여성이 되어 이긴 쪽의 부인이 되는 겁니다."
진 마족이 성전환 되어 이긴 마족의 부인이 된다고?
"그럼 남자로 살던 마족이 결투에서 지면 여자로 살아야 한다고. 남자와 밤일하며 아이를 낳고? 어떻게 마족은 성전환이 쉽게 되지?"
"마족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럼 이긴 쪽이 부인을 삼기를 거부하면?"
"이긴 쪽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데, 보통의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거부당하면 자살한다?"
"노예가 되는 것은 자신과 가문의 수치입니다. 그래서 암묵적인 율법으로 마족과의 결투를 하면 이긴자는 진자를 반드시 부인으로 삼아야 합니다."
"만에 하나 거부한다면?"
"거부한 이도 마족에서 터부시됩니다. 그래서 결투를 하는 것은 부인을 삼는 과정입니다."
마족끼리의 결투는 결혼제도라는 거야?
"내 머리가 아파오니 그건 알았고. 본처와 부인의 차이는 뭐지?"
"다른 부인들은 본처의 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남편과 부인의 계약을 맺으면, 부인은 본처에게 복종하도록 자동적인 계약이 성립됩니다."
"그럼 부인의 계약을 거부한다면."
"첩이 됩니다. 첩이 되면 아이를 낳을 수 없고 남편의 유산을 받을 권리가 없습니다."
"유산은 그렇다 치고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은 뭐지?"
"부인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은 본처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본처가 되면 다른 부인들을 다스릴 수 있고, 아이를 낳을 권리가 있는 거야?"
"그렇습니다."
"그럼 넌 내 본처가 되어야겠어. 어떻게 하면 되지?"
마왕의 얼굴이 밝아져 나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러실 겁니까? 나를 본처로?"
나는 대한민국의 고딩으로 일부일처제도 나라 사람이다. 부인이 1명 뿐일 거니까 이 여자를 본처로 삼아도 문제가 없다.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직후 난 현실로 돌아왔다. 결혼하면 어디서 살지? 어떻게 살지? 무슨 돈으로...
나의 근심 어린 얼굴을 보고 그녀가 물어왔다.
"무슨 근심이 있으십니까?"
"그게... 결혼하면 살 집이 있고, 먹고 살아야 하는데 난 아직... 이 방에서 둘이 살기엔..."
"이런 좁은 곳에서 제가 살 수는 없습니다."
"난 용사이지만, 이 곳에서는 평범한 사람이라..."
마왕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왕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들의 용사는 가난한 집안 출신들이 많아서 예상을 했는데, 나의 남편께서는 속이 좁으시네요. 마왕의 배우자가 되신 분께서 이렇게 배포가 적어서야..."
"하지만 여기 생활에서는 돈이 필요하고. 난 빈털터리라..."
마왕은 손을 내밀어 마력을 집중시킨 후, 빈 공간에 구형 마력 공간을 만들었다. 그 곳에 손을 넣고 무언가를 쥐고 내 앞에 내놓았다. 5mm 크기의 돌들이 손안에 가득했다.
"이게 뭐지?"
"금입니다. 인간들은 금을 좋아하지요. 여기서도 그렇지요?"
마왕은 손 안에 가진 금들을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손을 벌려 금을 받았다. 내 손바닥 위에 있는 물체들은 황금색을 내뿜고 있었다.
"이게 정말 금... 이걸 나에게 주는 거야?"
"저의 남편이시니,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의 것입니다."
"잠깐 기다려."
난 금을 들고 방을 나갔다.
......................
어머니가 내 방 앞에서 서 있었다.
"엄마. 이 것 좀 봐. 이게 금이래."
"뭐? 금이라고?"
어머니는 놀라서 나에게 다가와 내 손에 있는 금덩어리들을 보고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엄마가 알아봐 줘. 이게 얼마인지."
"너 이거 어디서 난 거야?"
난 방을 가리켰다. "저 사람이 줬어.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정말? 그런데 이거 정말 금이야?"
"그걸 모르겠으니까 주는 것 아냐? 난 잘 모르니까 엄마가 알아봐. 이게 얼마큼의 가치가 있는지."
어머니는 거실로 뛰어가 TV밑 선반의 서랍을 뒤지더니 작은 플라스틱통을 가지고 왔다.
"여기에 넣어봐. 내가 알아보고 올게."
난 어머니가 가져온 통에 손에 있는 금을 넣어주었다. 어머니는 통의 뚜껑을 닫고 곧바로 집을 나갔다.
그러고 보니 저 사람이 아무 것도 먹지 못한 것 같다.
난 냉장고를 뒤져 먹을 것을 꺼내었다. 쥬스를 컵에 따르고 식빵에 잼을 바른 것을 들고 방에 들어갔다.
어머니는 날이 어두워지기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
어머니를 기다리기에 지쳐 나는 그녀와 대화를 계속했다.
"그런데 계속 마왕이라고 부를 수 없고. 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제 이름은 마트리스 엘로네키네시스 ...."
"그만!" 너무 길어지는 이름에 내 머리가 아파졌다.
"그렇게 긴 이름은 부르기 힘들고, 주위 사람들이 널 뭐라고 불렀지?"
"16번째 마왕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럼 내가 부르기 편한 이름이 있어야 하는데. 마왕, 마트리스니까... 마야가 어떨까?"
"마야? 그 것이 남편이 주는 이름입니까?"
"남편이 주는 이름?"
"마족은 결혼하면 남편이 새이름을 주게 됩니다."
"그럼 이제부터 네 이름은 마야이다. 널 마야라고 부르겠어."
"마야. 이제부터 그 이름을 사용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남편님을 어떻게 불러야 하죠?"
"그건... 내 이름이 재신이니까. 재신씨...? 재신아...? 그렇게 불러야 하나? 아니면..."
나는 조금 생각했다. 부부간이라면 여보, 자기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어제(내 경험으로는 6개월 전) 보았던 조선시대 드라마가 생각났다. 그 때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머리 속에 깊이 남았었다.
"그럼 날 서방님이라고 불러."
"서방님?"
"우리 나라에서 남편을 높이 부르는 말이야. 서.방.님"
"알겠습니다. 서방님. 앞으로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이런 미녀에게서 서방님이라고 불리니 기분 좋다.
"기분 좋으신가 봅니다. 서방님."
나는 조금 웃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어디서 그런 금이 나왔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 금은 어떻게 된 거지?"
"제 주머니 창고에 있던 겁니다."
"주머니 창고. 그럼 더 있는 거야?"
"우선 손에 짚이는 정도만 내놓은 겁니다. 별 것 아닙니다."
"그럼 얼마나 더 있지?"
"정확한 양은 모르겠지만, 이 방을 열번 이상 채울 수 있을 겁니다."
이 방이 5평인데. 5평이 17㎡에 높이 2m라면 35㎥, 금의 무게 부피가... 머리가 아파진다. 그냥 엄청난 양이라고만 알자.
"그럼 넌 엄청난 부자인 거야?"
"마왕의 부를 무시하지 마십시오. 제가 다스린 나라는 말로 1개월 이상 달려야 할 넓이였습니다."
그렇겠지. 인간들을 멸망 직전으로 몰아넣은 마왕이었으니.
내 마누라가 엄청난 부를 가진 사람이고, 난 그녀의 남편. 게다가 일부다처제 사회에서 자란 만큼 남존여비적 사고관도 있는 것 같다. 그럼 마야의 재산이 나의 재산...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필요하시다면 가져다 쓰십시오. 내 것은 모두 서방님의 것입니다."
내 물음을 들을 것도 없이 바로 답이 나왔다.
"노예가 된 나는 아무 재산도 없습니다. 노예의 소유물은 모두 주인의 것이 되는 겁니다.
제가 서방님의 부인이 된 이후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제 모든 것을 다 드릴 겁니다. 제 소유물을 비롯해 몸과 마음 모두가 서방님의 것입니다."
이건 19세기 조선 시대에서나 나올 말인데, 정말 내가 이런 여자와 결혼해도 되는 걸까?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