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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핑크빛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인생의 시작(4) (10/148)



〈 10화 〉핑크빛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인생의 시작(4)

문이 열리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같이 들어왔다. 난 마야를 두고 방을 나갔다.

그런데 두 사람의 얼굴이 매우 밝다? 난 반죽음을 각오했는데...

두 사람은 나에게 달려들었다.

"재신아. 저 분. 어떤 사람이니? 어떻게 이런 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 거야?"

"재신아. 저 분에게 실례한 건 아니겠지? 저런 분이 우리 집에 오다니, 이렇게 누추한 집에 저런 분이..."

결국 그 거였어? 금의 위력? 하긴 나도 그러니까...

"여보! 저 분에게 이렇게 대접이 소홀해서 어떻해? 빨리 차라도 만들어 대접해야지."

"오전에 커피 한잔 드렸는데, 입도 대지 않으셨는데?"

"혹시 커피 믹스? 그런 싸구려를 저 분에게... 우리가 너무 실례했네. 여보! 우리가 아껴 먹던 원두 커피 있지? 그거 타와!
그리고 재신아. 저 분께서 불편한 것 없으시다고 하시니?"

그러니까 호들갑 떨지 마세요. 내 마누라니까. 당신들 며느리 될 사람...입니다.

"우선 진정하시고 마야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혹시 저 분이 여기 머무르신다고 하시니? 며칠? 한달?"

"저 분 이름이 마야야?"

"우선 저는 마야와 할 말이 있으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커피 같은 것 필요 없으니 우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알았어요?"

난 거실에 두 사람을 놔두고 방에 들어갔다.

"밖이 소란스럽군요. 아래 것들이 예의가 없군요. 혼내줘야겠습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니까 조금 참아주라..." 난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나가기 전에 먼저 해야할 일이 있는데, 네가 말한 본처... 말야.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지금 계약을 맺으실 겁니까?"

"아무래도 네가 노예인 상태보다 본처인 것을 결정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마야의 얼굴이 크게 밝아졌다. "그렴 즉시 계약을 맺죠."

마야는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그리고 나에게 내밀었다.

"이 것이 부인으로서 드리는 피입니다. 내 피를 마셔주세요."

나는 피가 흐르는 마야의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고 그 피를 마셨다. 그러자 온 몸에 마력이 몰려왔다가 마야에게 흘러나갔다.

마야는 내 마력을 받고 신음을 터트렸다.
"이 것이 서방님의 마력이군요. 이렇게... 이렇게... 강하고 거대한 마력이라니... 내가 패배한 것이 당연..."

마야는 신음을 내다가 갑자기 비명을 터트렸다.
"그만! 그만! 저에게 마력을 그만!"

나는 마력 흐름을 중단시켰고 마야는 자리에 주저 앉았다.

나는 마야를 부축했다. "마야, 어떻게 된 거야. 괜찮아?"

마야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하아하아... 서방님의 마력이 이렇게... 정말 끝을 모르겠네요. 어떻게 인간이 이런 마력을..."

그거야 뭐... 네 자리 수 이상의 A급 몬스터를 쓰러뜨린 것과 같으니까...

"이제 전 서방님의 부인이 된 겁니다. 서방님, 서방님의 피를..."

"나의 피?"

"제가 본처가 되기 위해서는 서방님의 피가 필요합니다. 남편의 피를 받은 부인만이 본처가 될 수 있습니다. 방금 저처럼."

난 마야처럼 내 새끼 손가락을 이빨로 물었다. 그런데 아무리 세게 물어도 피가 나지 않았다.

난 마야의 입에 내 손가락을 물려주었다.

마야는 나를 바라보았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몸에 상처내는 것을 허락한다는 의미로.

마야는 내 손가락을 이빨로 물었다. 이빨로 물어뜯는 것은 정말 아팠다.

이윽고 내 몸에서 피가 빠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엔 마야의 마력이 내게로 흘러 들어왔다. 마력과 함께 내 몸에 흘러 들어온 것은 마법 지식이었다. 그중에 내가 사용한 적 없는 동시에 10가지 마법을 쓸 수 있는 기술, 소환 마법, 수납 마법, 워프 마법 등이 내 머리 속에 들어왔다.

"이 건..."

"본처는 남편과 마법을 공유합니다. 마력과 지식 모두를. 서방님이 쓰시던 마법을 저도 쓸 수 있고, 저의 마법도 서방님께서 사용 가능합니다. 둘이 곁에 있으면 서로가 마력도 공유합니다."

"그럼 너의 고유한 마법, 10가지 마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도?"

"이제 서방님도 사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둘이 가까이 있으면, 제 마력을 서방님께서 마음대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서방님의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것은 본처만 가능한 거야?"

"본처가 아닌 다른 부인들의 경우, 서방님의 마법 지식과 마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서방님께서는 부인의 것을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십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하... 본처의 힘이 대단한데, 그리고 또 뭐가 있지?"

"서방님이 남자 아이를 원하시면 본처, 저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저의 허락이 있어야 다른 부인들은 남자 아이를 낳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성 조절도 가능해?"

"본처의 허락이 없이 생긴 아이는 모두 여자 아이입니다."

"방금 마족은 남자 아이, 여자 아이 성비가 비슷하다고 하지 않았어?"

"보통의 경우, 본처가 첫 남자 아이를 낳으면 다른 부인들이 아이를 낳는 것을 방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천년 전의 선대 마왕께서 정하신 율법입니다.
하지만 왕족과 귀족 집안에서 공공연히 행해집니다. 그래서 귀한 집안의 남아는 거의 본처 소생입니다. "

"그럼 넌?"

이 부분에서 마야가 망설였다. "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렇게 싫어하는 표정을 지으면 곤란하다. 솔직히 그 때의 난 마야 이외에 다른 부인을 둘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마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우선 우리 일을 부모님께 설명 드려야 하겠어."

난 마야의 손을 잡고 그녀를 일으켰다. 우리는 손을 잡고 방을 나왔다.

............................

아버지와 어머니는 식탁에 앉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마야는 두 사람과 마주 앉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나는 서방님의 본처가 되었다."

난 놀라서 마야를 쳐다보았다. 이 여자, 어떻게 한국어를 하는 거지?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한 채 바라보는 우리 3사람을 두고 마야는 계속 한국말로 우리에게 선언했다.

"서방님의 본처가 된 나는 앞으로 나의 모든 것을 서방님께 바치기로 했다. 그렇게 알라."

이봐! 우리가 결혼하겠다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시부모님에게 너무 거만한 것 아냐?
그런데 어떻게 한국말을 하는 거지?

내 시선을 느끼고 마야가 나를 바라보았다. 내 머리 속에 마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말을 이해 못하는 것 같군요. 서방님께서 사용하시는 말로 했는데.’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니까... 그런데 네가 어떻게 한국어를...’

‘서방님의 마법 기술을 제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방님께서는 언어 마법을 습득하셨습니다. 저도 서방님을 통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언어 마법? 혹시 무책임한 놈이 날 보내기 전에 준 축복인가 가호인가 하는 것?

‘그런데 이 건 뭐지? 나와 너...’
‘본처와 남편은 가까운 거리에서 둘 만 대화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어머니가 우리 둘 만의 대화를 중단 시켰다.
"잠깐! 너희들 둘이서 눈으로 대화하고 있는데, 우리도 끼어들어야 겠다."

"그러니까... 아가씨. 지금 본처라고 하셨는데, 우리 재신이와 결혼하시겠다고 하신 건가요?"

"그렇다. 이미 우리는 계약을 완료했다."

두 사람은 놀라서 나를 노려보았다. 계약 완료라면 그런 의미로 해석하신 것 같았다.

"아빠. 아침에 말했듯이 마야는 외국인이야.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그래서 표현이 이상한 거야. 그러니..."

"방금 계약을 끝냈다고 했는데, 그건 도장 찍었다는 의미이냐?"

"그게 말이지..."

"내가 서방님의 본처가 된 계약이다. 이건 우리의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변함없을 것이다."

난 둘 만의 대화롤 마야의 다음 말을 막았다.
‘조금 가만히 있어. 내가 말할 테니까 그만!’

"아빠, 그러니까. 내가 이 사람에게 실수 한 것은 없지만, 이 사람하고 결혼하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런 거야."

"결혼 약속?"

"엄마. 그러니까 점심 때 말야. 마야가 울고 있어서 달래기 위해 그렇게 말했어. 그러지 않으면 문제가 커지니까 말야. 마야를 살리기 위해서..."

"살려? 누굴? 이 사람을?"

내 입에서 말이 잘못 나간 것 같았다.

"그러니까... 마야의 나라 법으로 내가 마야와 결혼하지 않으면 마야는 살 수 없어. 그래서 우선 그렇게 말해서..."

"잠깐! 방금 전부터 마야라고 하는데, 이 사람 이름이 마야?" 아버지가 물어왔다.

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마야를 바라보았다.
"마야씨. 내가 재신이 아버지로서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마야씨는 우리 재신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묻는 말에 대답해.’

내가 허락해주자 마야가 입을 열었다. "서방님은 나의 남편이다."

"지금 서방님은 재신이를 말하는 것이지요?"

"내 옆에 앉아 계시고, 네 눈앞에 있는 이 분이시다."

계속되는 반말에 아버지 마음이 상한 것 같았다.

찡그리는 얼굴로 아버지는 계속해서 물어오셨다.
"지금 서방님, 부인이라고 하셨는데, 우리 재신이와 결혼하실 생각인가요?"

"부인이 아니라 본처다. 나는 다른 부인들과 다르다. 그리고 결혼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미 계약을 맺은 상태다."

"아빠. 그러니까 마야는 우리 말로 표현하는 것이 이상해서. 내가 결혼하겠다고 약속해 줬거든. 그런 의미야."

난 마야에게 눈빛을 보냈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넉넉한 형편이 아닙니다. 우리는 마야씨를 부양할 능력이 없습니다."

"가난하다... 그런 의미냐?"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문제라면 걱정마라. 서방님과 내가 살 집은 이미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놀라서 마야를 바라보았다.

"이런 누추하고 비좁은 집에 서방님과 내가 살 수 없다. 서방님을 모실 집은 준비되어 있다."

"한국에 집이 있으신 겁니까? 어디서 사시죠? 얼마나 크죠?"

"위치는 너희가 알 것 없다. 이 집보다는 큰 곳이니 걱정마라."

"하지만 어린 자식을 분가시키려면..."

"금이 필요하다는 말이냐?"

마야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허공에 주머니 마법을 쓰려했다.

난 마야의 손을 잡고 말렸다.
‘여기 사람들 앞에서 마법을 쓰면 안 돼! 네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부모님이 알면 안되니까.’

나와 눈을 마주치고 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야는 자리에서 일어서 내 방에 들어갔다.
마력 흐름으로 마야가 방안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느껴졌다.

마야는 내 침대 담요를 보자기 삼아 무언가 들고 내 방을 나왔다. 그리고 부모님 앞에 담요를 내려놓고 펼쳤다. 담요 위에 좀 전의 금덩이들이 가득했다.

"이 정도면 되겠느냐?"

수북히 쌓인 금덩이를 보며 두 사람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게 다 금... 방금 주신 것들과 같은 것인가요? 그럼 아직도 많이 가지고 계시는..."

"모자라면 이 정도 더 줄 수 있다."

어머니는 벌써부터 금덩어리를 손에 들고 황홀경에 빠져 계셨고 아버지도 금덩어리들을 모래 장난하듯 손으로 흔들었다.

"네 놈들은 속이 좁구나. 이제 서방님과 나는 이 집을 나가 우리 집으로 가겠다."

마야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두 사람은 금 만지기에 열중이었다.

"서방님 가시지요. 이렇게 누추한 곳에 한시도 있고 싶지 않습니다."

마야의 말에도 난 망설였다. 이렇게 갑자기 집을 떠난다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아빠, 엄마. 나 정말 가도 돼."

두 사람은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엄마. 정말 나 이 사람 따라서 나가 살아도 되는 거야? 괜찮은 거야? 아빠. 나 어떻게 해? 엄마. 뭐라고 말 좀 해봐!"

난 화가 나서 어머니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일어나 마야를 향해 몸을 굽혀 인사했다.

"마야씨라고 했죠? 우리 모자란 아들을 데려가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앞으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버지도 일어나 마야를 향해 몸을 굽혔다.
"마야씨 죄송합니다. 아들을 잘 못 키워 큰 실수를 했는데, 관대히 넘어가 주시고 결혼까지 하시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 녀석이 잘 못하면 잘 가르쳐주시고 잘 키워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엄마, 아빠! 지금 무슨 말이지? 나보고 집을 나가라는 거야? 날 쫓아내는 거야?"

아버지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쫓아내다니.,. 결혼해서 분가시키는 거다. 10년 후에 할 일을 이렇게 빨리 하게 돼서 불안하지만, 이렇게 좋은 신부를 두고 좁은 집에서 살 수 없잖니? 신혼집을 마련했으면 거기서 살아야지. 부부가 별거하는 것은 좋지 않은 거야."

어머니는 나를 안아주며 눈물을 흘렸다.
"재신아. 이렇게 빨리 장가를 가니 엄마가 너무 슬퍼. 그런데 마야씨를 보니 너희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야. 앞으로 잘 살 수 있지? 저렇게 예쁘고 참한 며느리를 데리고 와서 엄마가 너무 기뻐. 내 맘 알지?"

이봐요 당신들. 지금 아들을 금덩어리에 팔아버리는 겁니까?

그 때 현관이 열리며 재영이가 돌아왔다.

재영이가 들어와 본 광경은 날 안고 우시는 어머니였다.

"뭐야 형? 혹시 형 감옥 가는 거야? 여자 잘 못 건드려 끌려가는 거지? 내가 형이 야동보고 손장난 할 때부터 알아봤어."

이 자식. 니마졸래조골래. 그런데 끌려가는 것은 맞다. 지금 형은 마왕에게 끌려가는 거란다. 내 사랑하는 동생아.

"재영아! 지금 네 형은 결혼해 분가하는 거란다. 여기 마야씨 집에서 신혼 살림을 차리기로 했어. 너도 이리 와서 축하해 줘야지."

어머니는 재영이에게 달려가 손을 잡고 마야 앞으로 끌고 왔다.
"인사드려! 네 형수님이시다. 이름은 마야. 성은..."

"그냥 마야라고 불러라."

재영이는 황당한 표정으로 마야에게 인사했다.
"저... 형하고 결혼하실 건가요?"

"할 것이 아니라 이미 했다."

"이미 했다면 형하고 그런 일. 그럼 형은 동정탈출..."

너 정말 죽고 싶냐? 마왕 앞에서 음담패설?

"그럼 이 분도 어제, 아니 오늘 처녀에서 졸업한 거야? 아니... 형 주제에 처녀는 아닐테고, 그럼 형은 중고하고 결혼하는 거네. 불쌍해. 동정이 중고하고..."

네 머리 속엔 그런 것 밖에 없냐? 이 씹덕 xx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와 서방님은 이미 본처 계약을 맺었다. 그렇게 알아라."

"뭐 서로가 좋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런데 엄마. 지금 신혼 살림이라고 했어? 형이 나가 사는 거야?"

어머니는 웃으며 설명해주었다..
"그래! 형이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해 분가하는 거야. 너도 축하해 줘야지."

"그럼 형 방이 내 방 되는 거네? 그럼 그 방 내가 써도 되는 거지?"

이 녀석은 형이 팔려 가는데 방 타령이냐?

"와아! 그럼 빨리 내 짐을 옮겨야 겠다."

재영은 내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형! 이 침대는 내가 쓸게. 컴퓨터 책상은 새로 살 거지? 그리고 옷장도 필요 없지? 내가 써도 되는 거지?"

"엄마아빠. 저 자식 한 대 패도 돼요?"

"어허!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에 그런 상스러운 말을... 오늘은 네가 평생을 함께할 반려를 맞이하는 날이다. 이런 날에는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말해야 한다."

그 좋은 것이 금덩어리 아닙니까? 좋은 말은 금덩어리 너 가져라 일 테죠?

"이제 우리는 우리들의 집으로 가야겠다. 이제 이 곳을 떠나도 괜찮은가?"

마야의 말에 어머니, 아버지는 마야에게 달려왔다.

"물론입니다. 어서 가시지요. 그리고 주소를 알려주세요. 재신이 짐을 보내드릴게요."

"빨리 가시지요. 재신아! 어서 네 아내와 같이 가라! 이런 밤에 여자 혼자 보낼 수 없잖니."

날 빨리 집에서 쫓아내는 저 사람들이 정말 내 부모 맞아?

"잠깐 기다려요. 짐은 나중에 가져오더라도 내일 학교 갈 준비는 해야 하니까. 내일부터 천천히 짐을 나를게요."

난 내방으로 들어가 내일 학교갈 준비를 하려했다. 그런데 재영이 내 옷장에서 내 짐들을 꺼내고 있었다.

난 그대로 그 녀석 엉덩이를 걷어찼다.

하지만 내 발길질에도 그 녀석은 옷장에서 내 옷을 마구 꺼내고 있었다.

이제 말 할 기운도 없었다. 인생 중대사가 몇 시간 만에 결정되어 버리고...

난 내일 수업에 필요한 교과서 참고서와 교복을 챙겼다.

거실에 나오니 마야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가시지요. 서방님. 이제 이 누추한 곳과는 안녕입니다."

그 누추한 곳이 내 집이었습니다.

"재신아. 빨리 가야지. 네 마누라가 기다리고 있잖아." 어머니가 등을 떠밀었다.

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밤길이라더니 적어도 우리를 당신 차로 바래다 줘야하는 것이 도리 아닌가요?

아버지는 내 마음을 모르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렸다.
"재신아. 결혼 생활에 남자는 참아야 할 것이 많단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인내하며, 마야씨와 백년해로해야한다. 알았지?"

이런 인간들을 가족이라고.,. 내 16년 생애에 이렇게 허탈한 기분이 몰려온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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