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화 〉늘어나는 부인들(1) (13/148)



〈 13화 〉늘어나는 부인들(1)

목요일이지만,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전학이 확정되었지만, 바로 학교에 나갈 이유가 없을 것 같았다. 전학 준비를 위해.

그보다 마야와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 아버지에게 전화해 일요일까지 마야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이런 미녀를 두고 칙칙한 교실에 시간 보내기가 싫었다.

마왕성에 들어온 시간부터 몇 번이나 마야를 안아도 계속해서 안고 싶다는 충동이 몰려왔다. 더욱이 두 번째 세계에서 나는 회복마법을 나 자신에게 걸며 몇 번이고 그 일을 했었다.

마야도 자신에게 회복 마법을 사용하며 나에게 맞춰주고 있었다.

몇 번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일요일까지 세자리 이상을 채우려 했다.

일을 마치고 잠시 숨을 돌리려 마야의 몸 위에서 떨어졌다. 내 몸 아래에서 마야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를 올려 보고 있었다.
옆으로 누울까 생각했지만, 이대로 내 아래에 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싶었다.

"또 한번 할까요?"

"아니. 지금은 이렇게. 이런 자세에서 네 얼굴을 보고 싶어."

나를 보며 마야가 웃어주었다.

일을 끝내고 내 몸 아래에 있는 여인을 바라보는 행복. 세 번의 소환에서 수 없이 경험했지만, 마야는 달랐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얻은 나의 아내였다. 나의 첫 여자이며 나의 아내. 파르노와 느꼈던 행복이 몰려왔다.

마야는 두 손을 내 머리에 올리고 뒤에서 마주 잡았다.

"서방님. 또 한번."

마야는 나에게 회복마법을 걸었다. 일을 끝낸 뒤 몰려왔던 피로감이 사라지고 새 힘이 흘러 넘쳤다.

.....................

몇 번이나 같이 즐긴 우리는 목욕을 같이 했다. 마야의 워프 마법은 편리했다. 마왕성 어디든지 마음먹은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유롭게 이동하니 거대한 마왕성이 그리 넓어 보이지 않았다.

나와 마야는 실내 풀장 같은 초대형 목욕탕에서 같이 앉아 있었다.

마왕성에 온 이후, 옷 입은 시간보다 알몸으로 있었던 시간이 더 길었고 여기서도 우리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이 마왕성은 목욕탕도 넓군."

"서방님 보시기에 넓습니까? 전 좁아 보입니다."

"너무 넓으면 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하잖아?"

"어머나. 목욕탕 안에서도 같이 있고 싶으세요?"

"평생, 영원히 네 옆에 있고 싶어."

마야는 기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서방님께서는 빨리 다른 부인을 맞이하셔야 합니다."

"너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다른 여자가 있어야 한다고?"

"그렇습니다. 서방님은 마왕의 남편이십니다. 남편에게 부인이 적은 것은 수치입니다. 더욱이 마왕의 부군이시라면 빨리 천명의 여자를 거느려야 합니다."

"그럼 마야가 천명 분의 역할을 하면 되잖아?"

내 말에 기쁜 듯 마야는 엎드려 다가왔다.

"그럼 여기서도 사랑해주실래요?"

"내가 더 원하는데?"

마야의 입에 키스하려는 순간, 이상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순간 나는 주위의 물을 모아 방어벽을 만들었다.

마야가 놀라서 마력방어벽을 만들려는 것보다 빠르게 바람의 칼날이 우리를 공격해 왔다. 그리고 적은 보이지 않은 채 사방에서 다양한 공격 마법이 날아왔다.

나는 마야을 안고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공격 마법들을 방어했다.

"마야. 이 곳에서는 불리해. 워프 마법으로 이탈하자."

"안됩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제 마법이 봉쇄 당했습니다."

마왕의 마법을 봉쇄할 정도의 실력자가 우릴 습격한 것이었다.

나는 우선 그 지역을 탈출하기 위해 주위의 물을 이용해 워터랜서들을 무수히 만들어 주변을 향해 날렸다. 그리고 열마법을 쓰는 손을 물에 대서 수증기로 내부가 가득 차도록 만들었다.

"프리징!"
나는 내부의 습기를 얼려버렸다. 이 마법은 공격력은 없지만, 투명 마법을 쓰는 적의 위치와 수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경계하다 난 품 안의 마야에게 물었다.
"저... 이 곳에 침입자를 공격하기 위한 마법이 걸려있어?"

"맞아. 여기는 침입자가 있을 경우 자동으로 공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저를..."

"누군가 우릴 공격하려고 마법을 발동시킨 거야. 우리가 적으로 인식되도록 만들고. 하지만 이상해. 어떻게 마왕성의 마법의 설정을 바꿀 수 있는 거지? 마왕인 네 허락 없이..."

마야는 뭔가 알아챈 듯 내 품 안에서 떨어졌다.

"세쓰! 거기 있지. 숨지 말고 나와!"

마야의 외침에 마력 흐름에 변동이 있었다. 그 곳을 바라보니 인간의 그림자가 보였다.

내가 공격하려고 하자 마야는 내 손을 잡았다.

"괜찮습니다. 제 오빠입니다."

"여어, 마트리스 아트리시아 엘로네키시스. 아니 마왕님.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그 인간 놈이랑 재미 보고 있었던 거야?"

"날 그렇게 부르지 말아라. 난 지금 마야이다."

"마야... 새 이름이 있다니 그럼 결혼한 거야? 그 놈이 네 남편이냐? 하하... 그럼 넌 몇 번째 부인이 된 거냐? 본처에게 혼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

목소리가 가까워지며 내 앞에 습격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생김새는 마야와 비슷했지만, 남성이었다. 붉은 머리에 붉은 눈빛, 회색 피부. 마족이었다.

"어디가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저런 남자와 놀고 있었다니, 오빠는 슬프구나."

"말을 삼가라. 넌 마족의 왕에게 예를 표하지 않는 것이냐?"

"마왕의 자리를 빼앗긴 너에게 왕의 예를 표할 필요가 없지. 그렇지 않아?"

"난 마왕의 자리를 포기한 적 없다."

"그럼 증명해 봐라. 여기 마왕성의 마법을 사용해서 날 공격해 보란 말이다. 마왕이라면."

마야가 마력을 사용하는 것 같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봐라. 마왕성이 널 거부하는 구나. 넌 마왕이 아닌 거야. 그렇지 않아?"

세쓰는 마야를 보며 웃었다.
"이제 마왕성이 누구의 명령에 따르는지 잘 보아라. 이 세쓰가 명령한다. 저기 있는 짐승과 창녀를 죽여라!"

세쓰의 선언에 마야는 나와 자신의 주변에 마법 방어막을 형성했다. 마력 흐름으로 우리를 향해 공격 마법이 발동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만!" 내가 그만이라고 말하자 마법이 발동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놀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하는 거냐? 마왕의 명령이다. 어서 저 둘을 공격해라."

"그만하라고 말했다."

마왕성은 세쓰가 아닌 내 명령에 복종했다.

"설마. 지금 서방님의 명령에 마왕성이 따른 겁니까? 그럼 서방님은..."
마야는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뭐하는 거냐? 마왕의 명령이다. 어서 공격 마법이다. 마왕성! 들리지 않느냐! 마왕의 명령이다."

"그 놈 명령에 따르지 말라."
내 호령에 주위에서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아무래도 마왕성은 널 마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마왕성은 서방님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럴 리 없어. 내가 마왕이야. 15대 마왕의 적자인 내가 마왕이라고. 마왕성은 내 명령에 따라야해. 마왕성! 내 명령에 따라라."

"소용 없다. 마왕성은 서방님의 명령에 따른다."

마야의 말을 듣고 난 마력을 담아 마왕성에게 명령했다.

"마왕성! 저 놈의 머리에 차가운 얼음을 던져라."

천장에서 얼음이 내려와 세쓰의 머리를 때렸다. 하지만 방어 마법 때문에 상처는 없었다.

아내의 오빠라 생각해 공격할 생각이 없었지만, 방어 마법이 저 정도라면 공격해도 상처가 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마왕성! 저 놈은 침입자다. 공격해라."

내 명령에 세쓰에게 다양한 공격 마법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의 방어 마법에 데미지는 없어 보였다.

"그만!" 내 명령에 마왕성은 공격을 중단했다.

"이봐요! 세쓰라고 했나요? 마야의 오빠라고 했지요? 우선 그 쪽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러니 먼저 대화를 하죠."

...........................

날 뛰는 아내의 오빠를 진정시키고, 우리는 우선 중앙 회랑에 모여 앉았다. 마야의 지시로 마물들이 차를 가지고 왔다.

"먼저 묻고 싶습니다. 귀하께서는 마야의 오빠이신 분이시죠?"

"내 이름은 세쓰. 15대 마왕의 적자이자, 16대 마왕이다."

어이! 16대 마왕은 마야인데?

"원래 세쓰가 마왕이었지만, 실력으로 제가 마왕의 자리를 얻었습니다."

결국 실력이 모자라 마야에게 밀렸다는 것이네.

"웃기는 소리 마라! 역대 마왕 중에 여자가 있더냐? 마왕은 오직 남성만이 가능하다. 마왕의 유일한 적자인 내가 마왕이라는 말이다."

"나에게 지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내가 마왕이라는 것을 이 마왕성이 증명했다. 마왕성은 네가 아닌 내 명령에 따랐다. 그러니 네가 아닌 내가 마왕이다."

"그럼 내가 마왕인가? 네 명령을 무시하고 내 명령에 따르는 것을 보니."

내 말에 마야와 세쓰는 입을 다물고 나를 쳐다보았다.

"지금 상황에서 확실히 정해야 할 일은 진짜 마왕이 누구냐는 거야. 분명 저 쪽에서는 마야가 마왕이었어."

마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원래 마왕은 여기 세쓰였는데, 마야가 실력으로 그 자리를 뺏었다 그런 말인가?"

"그렇다. 저 계집이 내 자리를 찬탈했다."

"그 것은 찬탈이 아니다. 정당한 마족 사이의 결투였다. 나는 결투에 이겨서 마왕이 되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난 큰 소리 마법을 사용했다. 마치 손톱으로 칠판을 긁어내는 소리가 크게 울려 두 사람은 귀를 막았다.

"두 사람이 다 마왕이라고 주장하는데, 마왕성은 왜 마야나 세쓰의 명령에 따르다 말다 하는 건지 그 것이 궁금해. 마왕성이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있습니다. 여기에 마왕성의 정령을 불러내겠습니다."

마야가 손에 마력을 주입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것 보아라. 마왕성은 널 거부했다. 내가 마왕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마."

세쓰가 마력을 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둘 다 당황한 표정이었다.

마야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방님이 불러내 보시지요."

"내가? 난 할 줄 모르는데?"

"마력을 주입하시고, 마왕성의 정령을 불러내는 겁니다. 그 정령의 이름을 부르면 나타납니다. 그 정령의 이름은..."

마야는 부부간 귀속 대화로 정령의 이름을 말해줬다. [라노크]

난 마력을 담아 정령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우리 셋 앞에 거대한 불길이 나타났다.

"날 불렀는가? 마왕이여! 아니. 넌 마왕이 아니구나. 그러면 저들. 저들은 마왕이었지만 지금 마왕이 아니다. 마왕은 둘 일 수 없다."

"그런데 넌 왜 내 부름에 나타나는가?"

"저 두 사람의 마력을 느끼고 마왕의 명령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너의 마력이 저들보다 강하다. 난 강한 자를 섬기는 정령. 이 성에서 가장 강한 자의 명령에 따른다."

"그러면 우리 중 가장 강한 자를 마왕이라고 생각했나?"

"그렇다. 하지만 너는 마왕이 아니구나. 이상하다. 어떻게 마왕보다 강한 자가 있을 수 있느냐? 이럴 수 없다."

내가 마왕보다 강하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마야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세쓰는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모습이었다.

"이럴 수 없다. 내가 마왕이다. 세상 최강자이다. 그런데 어떻게 저 놈이 나보다 강할 수 있느냐?"

"넌 저 여자보다 강하다. 그러나 저 자보다 강하지 않다. 난 강한 자의 명령에 따르는 정령. 가장 강한 자가 나에게 명령할 수 있다."

"잠깐! 어제까지 넌 마야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어? 왜 마야의 명령에 따른 거지?"

"저 여자가 네 본처이기 때문이다. 난 네 본처의 명령을 네 명령으로 알고 따랐다."

"하지만 방금 전에 저 자의 명령에 따랐잖아?"

"저 자가 들어오자, 네 여자보다 강한 힘으로 명령했다."

"그럼 내 명령에 따른 것은?"

"너의 힘이 저 자보다 강했다. 난 가장 강한 자의 명령에 따른다."

그 때 알 수 있었다. 마왕성은 마왕이기 때문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자이기 때문에 이었다.
이 중에서 내가 가장 강하니 내 명령이 최우선이었다. 마야보다 세쓰의 명령에 따른 것은 세쓰가 마야보다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구나. 이 중에서 서방님이 가장 강하구나." 마야는 기쁜 표정으로 내게 안겼다.

"인정할 수 없다. 인간이 마왕보다 강하다니. 있을 수 없다."

마야가 세쓰를 노려보았다. "나에도 진 네가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가?"

"그건 20년 전의 일이다. 그동안 나는 내 실력을 갈고 닦았다. 라노크도 내가 너보다 강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님보다 약하다."

"그럼 여기서 저자를 이기고 내가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마!"

세쓰는 장갑을 벗고 왼쪽 새끼 손가락을 깨물었다. 오른손으로 칼을 뽑고 그 피를 칼에 묻히고 나에게 겨누었다.

"지금 뭐하는 거지?"

"서방님. 저 것은 마족의 결투 제안입니다. 자신의 피 묻은 칼을 뽑는 것은 결투에 생명을 건다는 의미입니다."

"나는 싸우기 싫은데..." 게다가 아내의 오빠와는...

"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아무 문제없습니다. 결투라는 것은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금지 조항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거지?"

"그렇습니다."

나는 세쓰를 보고 말했다. "그럼 난 싫어."

"네 이놈! 네가 그러고도 남자냐? 내 결투를 받아들여라."

"난 그런 것에 관심 없거든? 그리고 난 해야 할 일이 많아. 이런 것 말야."

나는 옆에 있는 마야를 안고 키스를 하며,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문질렀다.

입을 떼고 세쓰를 바라보니, 그는 칼을 아직도 겨누고 있었다.

"나는 마야와 할 일이 많으니 너와 상대할 시간이 없어. 그러니 날 귀찮게 하지 마.
그리고 라노크. 저 녀석에게 먹을 것과 잠 잘 장소를 제공해. 먼 길에 피곤한 것 같으니."

"네 이놈. 날 기만할 셈이냐?"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네가 나보다 약하잖아? 혹시 먼 여행으로 지쳐서 그런 것 아냐? 조금 쉬고 나면 달라질 것 같은데. 아니야?"

세쓰는 내 말에 당황했다.

"그러니 푹 쉬어 둬. 네 컨디션이 정상이 되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자. 알았어?"

"좋다. 네 말이 옳구나."
그는 칼을 다시 집어넣었다.

.....................

나는 마야에게 눈짓해, 우리는 워프로 침실로 돌아왔다.

"네 오빠... 단순해. 다루기 쉬워."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잘 못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난 마야를 침대로 밀어 넣었다.

몇 번을 즐기고 우리는 침대에 누워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그런데 네 오빠 말야... 자기가 마왕이라는 건 무슨 소리지?"

"원래 16대 마왕은 세쓰였습니다. 내가 결투로 그를 이겼고, 마왕이 되었지요.
그런데 여성인 마왕은 전대 미문이었습니다. 처음 마왕에 오른 저는 실적을 보여야 했지요."

"그 것이 인간 정벌인가?"

"인간들의 나라를 모두 전멸시키면, 마족들이 저를 인정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 전까지 공식적으로 세쓰가 마왕이었다는 거야?"

마야는 아무 말 못했다.

"마족 율법에 여자가 마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없었지만, 전 처음 있는 여자 마왕이었습니다. 그래서 신하들과 백성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지요. 전쟁이 끝나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인간을 정벌한 공로로 공식적인 마왕임을 인정받을 생각이었군. 그런데 결투에서 이겨서 마왕이 되었다는 것인데, 그럼 네가 저 녀석보다 강했던 거야?"

"당시 세쓰는 아버님의 유일한 남아였습니다. 마왕의 자리는 당연히 자기라고 생각해 안일했죠. 그 때 저는..."

"방심하다 뒤통수 맞은 거네."

"그런 겁니다."

"지금은 저 녀석이 너보다 강하다 했어. 잠깐! 저 녀석이 20년간 노력했다고 했어. 그럼 그 쪽 세계에서는 20년이 흐른 건가?"

그러고 보니, 나와 마야의 결투 장소는 아리안 평원이었다. 백골들과 녹슨 갑옷들을 보니 10년 넘게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런데 저 녀석이 어떻게 이 곳에 올 수 있었지?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입었다.
"마야. 일어나 밥 먹을 시간이야."

"그렇게 되었네요."

마야가 침대에서 일어나자 마물들이 땅에서 올라와 마야의 옷을 가지고 왔다.

나는 마물들에게 명령했다. "이봐! 세쓰하고 같이 식사할 거니 연락해."

내 명령에도 마물들은 마야의 옷 입히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도 내 명령이 전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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