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현정의 고민
제니스는 현정의 일을 설명했다.
제니스를 해독시킨 후, 내가 로즈와 즐기고 있을 때 둘은 한 텐트에서 쉬기로 했다.
제니스가 자다가 깨어나니, 옆에 현정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나와 보니 현정이 없었고, 스캔해보니 현정이 멀리서 보였다.
마법 횃불을 들고 찾아가니 현정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여기서 뭐하지? 어둡지 않아?"
현정은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제니스... 나 말야... 인간이 맞는 거지?"
"내가 널 용이라고 한 것은 네 마력과 운용이 용과 같다는 뜻이지, 네가 용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야.
알고보니 내가 말하는 용과 네가 생각하는 용과 다르더군.
서방님이 설명해주셨어. 네가 용이라고 하면 뱀과 같은 형태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상 속의 동물이라고. 그런 의미라면 너는 용이 아니야."
"내 마력은 용인 거야?"
"그래. 너는 용의 화신이니까."
"그럼... 난 용일까? 인간일까?"
"그 답은 네가 찾아. 나는 용을 모르니까."
"그럼 내가 낳는 아이는 용일까? 인간일까?"
"서방님의 아이를 낳는다면, 인간일 거야. 서방님도 너도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니까."
"내가 용을 낳는다면, 나는 용이겠지?"
"그런 건 나도 몰라."
현정은 돌아서서 제니스를 바라보았다.
"제니스, 고마워. 날 감싸주고... 그런데 나는 그 때 그대로 죽었으면 했어. 나는... 용이 되고 싶지 않아."
"네가 생각하는 용이라면, 넌 용이 아니야."
현정은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야. 나는 용을 낳을 거야. 난 용이라는 거야. 그러니... 내가 낳는 것이 인간이 아니야. 용의 알이야. 그건... 그건... 너무 무서워."
제니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여행이 힘들고 저런 괴물과 처음 싸우다 보니 망상이 커진 것 같아. 쉬면 나아질 거야."
..............
"지금 그 것이 무슨 소리지? 현정이가 용의 알을 낳을 거라고?"
"무슨 소리인지 그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현정은 며칠 동안 고민에 빠져 있었어요.
정말 현정이 이상해졌어요. 저는 어두운 던전 안에서 마력 횃불로 주위를 비춰야 하는데, 현정은 맨눈으로 그 어두운 곳을 다 볼 수 있었으니까요."
나는 즉시 방을 뛰쳐나가, 제니스와 현정의 방으로 갔다.
현정이는 자기의 물건을 놔두고 방에 없었다.
제니스가 내 뒤를 따라왔다. "현정이 사라진 겁니다.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럴 수 없어. 현정이가 용의 알을 낳는다니, 그런 것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나는 즉시 장비를 챙기고 숙소를 뛰쳐나왔다. 눈을 감고 마력을 느끼는데, 현정의 마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제니스가 옆으로 왔다. "저도 마력으로 스캔했는데, 현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로즈가 한 길드 직원과 함께 우리에게 왔다.
"베이더씨. 지금 리나가 침묵의 샘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길드 직원이 말했다. "침묵의 샘을 경비하고 있었는데, 우리를 밀치고 그 분이 샘 안으로 들어갔요."
나는 제니스, 로즈와 함께 침묵의 샘으로 달려갔다. 샘 주위에 길드 사람들과 병사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하죠?" 로즈가 물었다.
"당장 가서 현정이를 구할 거야."
나, 제니스, 로즈는 즉각 침묵의 샘으로 뛰어 들어갔다. 갈림길까지 갔는데, 발자국이 전에 탐험가들이 갔던 곳으로 있었다.
우리는 즉시 그 길로 달려갔다. 중간에 마킹이 보였는데, 탐험가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였다.
가다가 보니 마킹이 끊어져 있었다.
제니스가 벽을 두드려 보았다. "분명합니다. 발자국을 보니 이 곳을 사람들이 통과했던 흔적이 있고, 현정이 이 곳을 지나간 것이 분명합니다."
제니스가 벽을 밀어도 벽은 꿈쩍 안했다.
나와 로즈가 가세해 벽을 밀었지만, 벽이 움직이지 않았다.
로즈가 말했다. "이 벽은 용의 마력이 아니면 열 수 없는 것 같아요."
나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현정이 용의 알을 낳고 용이 된다니,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나는 마력을 최대로 모아 벽을 밀었다. 너무 많은 마력을 방출해 팔에서 피가 튀어 나오고 뼈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제니스가 말렸다. "서방님, 그렇게 마력을 방출하면 육체가 견디지 못합니다."
"내 몸이 부서져도, 현정이를 떠나보내는 것보다 나아."
내 왼쪽 어깨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축 늘어졌다.
그러자 제니스가 힐링으로 내 팔을 고쳤다.
"서방님. 모든 마력을 동원해 이 문을 열어야 합니다."
나는 더더욱 마력을 방출하며 문을 밀었고, 제니스는 나에게 힐링을 쓰며 내 몸을 고치고 있었다.
‘끼이이...’ 돌이 땅바닥을 끌리는 소리가 나더니, 조금씩 돌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의 몸이 통과할 만큼만 열고, 나는 땅에 쓰러졌다. 이 문을 여는데 마석 2개나 소비했다. 고위 마법 200개 사용 분량의 마력이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몰려오는 고통을 참아냈다. 제니스의 힐링이 나의 몸을 고치는 것이 느껴졌다. 오늘 만큼 제니스의 손이 따뜻해 보인 적이 없었다.
제니스도 힐링에 힘든지, 얼굴에서 마력이 부족한 것이 느껴졌다. 내 몸이 다 고쳐지자, 제니스의 마력이 다 떨어진 것이 느껴졌다.
"로즈. 미안해. 잠시 우리 둘만 있게 해줘."
로즈가 자리를 피해주자, 나는 제니스를 안았다.
마력을 회복한 제니스는 평상시보다 반들반들한 얼굴로 옷을 고쳐 입었다.
"로즈. 다 했어."
로즈가 우리에게로 와서 나와 제니스를 번갈아 보았다.
"이 바쁜 시기에 두 사람이 뭐하는 거죠?"
"이 것이 나와 제니스의 마력 회복 수단이야."
"네?"
"내가 안으며, 나의 부인들은 나에게서 마력을 받을 수 있어. 방금 제니스는 마력 소비가 너무 많았는데, 지금 나에게서 마력을 채운 거야."
"그런 일로 마력을 회복해요?"
"나도 그런 일로 회복하는 마력이 평소보다 100배는 빨라."
로즈는 황당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그럼 그렇게 많이 한 것이...."
"마력이 필요하니까."
나는 등을 돌려, 방금 만든 문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약간 좁았지만, 어렵지 않게 몸을 통과시켰고, 제니스와 로즈가 따라왔다.
멀리서 탐험가들이 설치한 마킹이 보였다. 마킹을 따라가니, 붉은 색 마킹이 구석에 보였다. 함정이라는 표시였다.
그런데 그 곳에 구멍이 있었다.
"서방님. 현정의 발자국이 여기에서 끊어졌습니다."
나는 지체 않고 그 구멍에 뛰어들었다. 구멍은 워터 슬라이드처럼 아래도 내려가는 구멍이었다.
공기 흐름을 느끼고, 나는 주머니에서 실검을 들고 땅에 꽃아 내려가는 속도를 늦추었다. 그리고 내려오는 제니스와 로즈를 잡았다.
우리는 천천히 밑으로 내려가는데, 구멍 밑에 커다란 어둠이 보였다.
시험적으로 마법 횃불을 던져보니, 아래가 너무 낮았다.
"이대로 떨어지면 위험해."
"어떻게 할 거죠?"
제니스가 마법을 쓰더니, 빛나는 빛의 구슬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구슬이 내려가는 곳이 비춰지며, 10m 정도 아래에 두세명이 착지할 수 있는 공간이 보였다.
나는 제니스를 안고 그 곳을 향해 뛰어내렸고, 로즈도 나를 따라 내려왔다. 착지해서 보니, 그 곳은 30m 정도의 작은 언덕이었다.
돌로 된 산을 내려와 마력을 느껴보니 현정의 마력이 느껴졌다.
내가 손을 가리키니, 제니스가 스캔 마법을 실행했다.
"분명해요. 저기 현정이 있습니다."
우리는 급히 현정에게로 달려갔다.
현정은 평평한 돌들이 비석처럼 놓여진 곳에서 마른 몸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현정아. 돌아가자."
"안돼. 용이 나를 부르고 있어. 나... 용이니까 나를 부르고..."
마력으로 비추어 주위를 둘러보니, 전에 본 것과 비슷한 그림과 글이 돌에 새겨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전에 있던 그림의 뒷이야기였다.
땅 속에 용과 인간이 있고 위에 집들이 그려져 있었다. 다음 그림에서는 같은 그림인데 집들 위에 용이 날고 있었다.
나는 그 차례로 그림들을 살펴보았다.
다음 그림에서 용이 하늘을 날고 있고, 땅 속의 용이 깨어나 있었다.
다음 그림에서 하늘의 용이 땅속으로 들어가 땅 속 용과 몸을 맞대고 있었다.
다음 그림에서 땅 속 용이 알을 낳고 그 알을 품고 있으며, 하늘의 용은 땅 위의 집들을 불태우고 있었다.
다음 그림에서 땅 위의 집들이 모두 없어지고, 하늘의 용이 하늘을 날고 있는데, 땅의 용은 새끼용과 함께 있었다.
다음 그림에서 땅 속 용과 새끼가 땅 위로 올라왔고, 하늘의 용이 땅에 내려와 땅의 용과 몸을 맞대고 있었다.
다음 그림에서 세 마리 용들이 하늘로 날아갔다.
아무래도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언하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이상했다.
생각하다가 나는 현정을 바라보다 웃었다. 이건 도대체...
현정이 울고 있었다.
"난... 멋지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고 같이 살고... 형편이 되면 그 남자의 아이를 낳고... 그러고 싶었어.
그런데 이게 뭐야? 난 용의 알을 낳아야 해. 용이 되어야 해. 이런 건 싫어. 정말 싫단 말야."
나는 웃으며 현정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현정아. 너는 그럴 필요 없어."
"나도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그런데 용이 나를 부르고 있어. 그 용은 지금까지 너무 외로워서 나를 보고 반가워했어. 빨리 와달라고 사정하고...
내가 거부하고 부정해도 나를 끌어당기는 이 용을 거절할 수 없어."
현정은 돌들을 가리켰다.
"봤어? 이게 내 운명이야. 나는 용이 되어 용의 알을 낳아야 한다고."
나는 웃으며 현정에게 설명했다. 제니스도 리나도 놀라서 아무 말 못했다.
현정은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황당해 했다.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저 예언이 거짓말이라는 거야?"
"그건 나도 몰라. 하지만 적어도 너는 저 예언의 용이 아니야."
"어떻게? 용이 나를 간절히 부르는데?"
"직접 널 본 적이 없잖아? 용도 너를 착각하고 있는 거야."
제니스가 황당해했다. "그럼 저 돌들의 예언은?"
"다시 말하지만 현정이는 아니야. 저 예언을 봐. 어떻게 현정이가 저 예언을 이룰 수 있다는 거지?"
로즈도 황당해했다. "그렇다면 그 용은..."
"너도 잘 알 거 아냐? 생각해 봐. 어떻게 현정이가 저 예언의 성취자가 될 수 있겠어? 불가능하잖아. 더구나 알을 낳는 용은 땅 밑의 용. 즉 여기 있는 용이잖아. 현정이도 아니잖아."
내 말에 세 명의 여자들이 다시 그림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풋 푸흡. 아하하하... 우하하하.." 로즈가 갑자기 웃으며 땅을 치고 뒹굴었다.
"뭐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와하하하..."
제니스는 황당해 했고, 현정은 무안해 고개를 숙였다.
나는 현정의 어깨를 안고 내 몸에 밀착시켰다.
"그러니까 저 예언의 용은 네가 아닌 거야. 그러니까 고민하지 말고 우리와 함께 가자고."
"정말 내가 아닌 거지?"
"그럼 저 그림들을 보라고. 너는 절대 아니잖아?"
제니스도 현정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서방님의 말씀을 들어보니까 정말 그래. 넌 절대 저 예언의 성취자가 될 수 없어."
"그럼 왜 용이 나를 부르지?"
"그야... 용의 마력을 가지고 온 게 너니까. 너를 직접 보지 못했으니, 이렇게 인간의 모습인지 모르는 거야. 그러니 용이 너를 찾으면 확실히 말해. 나는 용의 형상이 아니라 용의 마력을 지닌 인간이라고."
현정이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아. 이제 돌아가자. 그 거미를 쓰러트리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해. 여기 문 여는데 마력도 많이 소비했으니, 보충해야 하고."
로즈가 웃었다. "그건 걱정 말아요. 얼마든지 해드릴 테니까."
현정이 우리를 불쾌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우리 넷은 방금 착지한 바위 산 위로 올라갔다. 내가 위를 올려다보니, 제니스가 라이트닝을 내려온 구멍까지 올려 보냈다.
현정은 제니스를 안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야! 이현정. 나와 로즈는 어떻게 하고?"
"너희들끼리 잘 올라와 봐."
나는 로즈를 안고 하늘로 뛰어 올랐다. 중간에 바람 발판을 만들고 현정을 따라 가는데, 제니스가 만든 라이트닝 빛이 구멍에서 흘러나왔다.
그 구멍에 올라가 우리는 강제 암벽 등반을 하며 올라갔다. 통로까지 올라왔는데, 방금 내가 마력을 사용해 강제로 열었던 문이 있었다.
현정이 손을 대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 내 고생이 너무 허무했다.
우리가 물까지 왔는데, 현정이 마력을 주입하자 물이 사라지고 호수 밖까지 길이 생겼다. 현정의 몸이 젖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런 이유였다.
숙소에 돌아온 이후, 제니스와 현정은 탐험 준비를, 나는 로즈와 함께 마력 저장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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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후, 준비를 마친 우리는 다시 침묵의 샘으로 향했다.
현정이 손을 들어 마력을 주입하자, 모세의 기적과 같이 양 옆에 물 벽이 세워지며 석상까지 가는 길이 생겼다.
우리는 현정의 마력에 감탄했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다니."
현정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용의 마력이 있으니까."
갈림길을 지나쳐 우리는 왔던 길을 더듬어 갔다. 가는 길이 빨라 2일 만에 거미의 방 앞까지 왔다.
"모두 준비 됐어?"
현정, 로즈, 제니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문을 열었을 때, 푸른 액체가 날아와 나는 황급히 문 뒤로 피했다.
"제길!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어."
현정은 비스듬히 열린 문을 잡고 힘을 주더니, 문이 벽에서 떼어지고 현정에게로 넘어졌다.
"감히 네가 제니스에게 상처 입혔지? 이제 내 차례야."
현정의 외침에 나는 두려움까지 생겼다.
현정은 그 커다란 문짝을 잡고 앞으로 전진 하자, 나도 현정 뒤에 섰다. 문짝 뒤에서 액체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제니스가 외쳤다. "거미가 왼쪽으로 이동한다."
나는 속히 오른쪽으로 이동해 거미의 오른쪽을 보며 달렸다. 거미는 며칠 전 우리가 준 데미지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달려오자 거미의 머리가 나를 향했고 푸른 액체를 뿌리는데, 동시에 왼쪽에서 로즈의 채찍이 거미의 눈을 공격했다.
비명을 지르는 거미의 등에 착지해서, 전과 같은 두 마법을 거미 체내에 집어넣었다.
거미의 비명이 더 커졌다.
우선 거미의 움직임을 묶기 위해 라이트세이버를 전개해 아래쪽으로 내려오며 거미의 다리를 잘라냈다.
거미는 비명을 지르며 더욱 푸른 액체를 사방으로 뿌려대는데, 현정과 제니스는 문짝 뒤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
갑자기 제니스의 파이어볼이 생성되어 휘어져 날아가 거미에 직격했다.
나와 로즈가 히트앤드런으로 거미를 공격하는 사이에. 현정은 들고 있는 문짝으로 거미의 공격을 방어하며, 제니스는 휘어져 들어가는 파이어볼 공격이 계속 되었다.
그런데 거미의 갑옷이 너무 두꺼워. 로즈의 채찍과 제니스의 파이어볼이 효과가 없었다.
우선 나는 천정까지 뛰어 올라 몸을 돌려 발로 천정을 발로 차서 중력과 함께 거꾸로 거미의 머리 위를 주먹으로 직격했다.
거미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흔들었는데, 나는 거미의 한 손으로 거미의 겉 갑옷 사이를 잡고 버티며, 다른 손으로 라이트세이버를 꺼내어 검은 빛의 칼날을 찔러 넣었다. 검이 갑옷을 뚫고 안에 닿았는지, 거미의 체액이 뿜어져 나왔다.
흔들림이 강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발로 거미의 갑옷을 차고 위로 점프한 후, 발판을 만들며 천장까지 올라가 천장 위에 있는 바위 틈을 잡고 매달렸다.
거미는 천정의 나를 향해 푸른 액체를 내뿜으려 했지만, 로즈의 채찍이 다시 거미의 눈을 공격했고, 거미는 몸을 흔들었다.
거미는 다시 푸른 연기를 내뿜었다. 전의 싸움의 경험으로, 푸른 연기는 무거워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나는 안전했지만 세 사람이 위험해 보였다.
"그렇게 두지 않아!"
그 때 현정이 문짝을 들고 하늘로 뛰어 올라 문짝으로 거미 머리를 찍었다. 세로로.
곧바로 제니스의 파이어볼 2개가 거미에게 직격했고, 현정은 다시 문짝으로 거미를 공격했다. 정말 무식한 공격이었다.
2번이나 머리를 맞은 거미는 화가 나서 푸른 연기로 현정을 공격하려 했는데, 현정은 제니스를 안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제니스를 안은 상태에서 현정은 하늘에서 떠있는데, 둘에게서 파이어볼 1개가 날아가 직격했다. 제니스의 한 손은 현정의 머리 뒤를 둘러있고, 한 손으로 파이어볼 공격을 하는 것이었다.
현정은 제니스를 안고 거미 위를 선회했고, 제니스는 주머니에서 작은 항아리를 꺼내 거미에게 던졌다. 항아리는 깨지며 액체를 거미 갑옷에 묻혔는데, 제니스는 계속해서 항아리를 꺼내고 현정은 날아다니며 거미의 공격을 피하면서 제니스가 항아리들로 거미를 공격하게 했다.
"이 때야. 제니스." 현정의 외침에 제니스의 손에서 파이어볼이 생겨 거미의 갑옷을 공격했다. 순간 거미의 등에 불이 붙었다.
항아리에 기름이 가득 들어 있었는지, 거미 위에 있는 액체에 불이 붙었다.
거미는 갑옷에 붙은 불에 비명을 지르며 몸을 흔들었다. 그동안 푸른 연기가 나오지 않았다.
현정들이 땅에 착지하자, 나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어떻게 한 거지? 저 기름들은 뭐지?"
"서방님이 마력을 채우는 동안, 우리가 생각한 공격 방법입니다."
나는 둘을 보며 웃었다. 마왕성에 같이 있을 때, 서로 으르렁 거리던 이들이 멋있는 협력 작전을 짜고 실행했다.
하지만 그런 불길도 거미를 완전히 태울 수 없었고, 거미는 뜨거움에 괴로워하면서 다시 푸른 연기를 내뿜었다.
나는 즉시 로즈에게 달려가, 그녀를 안고 공중에 발판을 만들며 하늘로 올라갔다. 방금 천장에 있는 바위 틈으로 가서 로즈와 함께 천장에 붙었다.
현정과 제니스는 방금 전처럼 하늘로 올라가 파이어볼 공격을 계속했다.
푸른 연기는 무거워 현정까지 올라가기 힘들어 보였다.
거미는 머리를 들고 현정들을 향해 푸른 액체를 내뿜는데, 현정은 움직이며 피했고, 제니스의 마법은 계속 거미를 공격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기 힘들어 보였다.
"로즈. 여기에 매달려 있어."
나는 로즈를 놓고, 천장을 발로 차고 거미에게로 뛰어내렸다. 목표는 거미의 머리. 방금 전처럼 주먹과 양발에 마력을 집중하고, 먼저 두 발로 거미의 머리를 밟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려 충격파를 거미 몸속에 집어넣었다.
거미는 3배 충격파 공격에 비명을 질렀다.
"재신아. 비켜."
현정의 목소리를 듣고 뒤로 뛰어 거미 몸통에 착지했는데, 현정이 방금 전 문짝을 들고 하늘에서 내려와 문짝의 세로로 거미의 머리를 가격했다. 문짝 모서리 때문에 거미 머리 쪽의 갑옷이 부서지고 체액이 뿜어져 나왔다.
현정은 거기에 멈추지 않고, 주먹으로 체액이 나오는 부분을 가격했다. 거미의 비명이 더욱 커지고 뿜어져 나오는 체액도 많아졌다.
현정이 공격에 몰두하고 있을 때, 푸른 연기가 현정에게로 다가왔다.
"현정아. 위험해." 나는 뛰어가 현정을 안고 거미 머리에서 뛰어 내려 땅에 착지했다.
순간 거미의 다리가 우리를 공격해 왔다.
데미지를 각오하고 현정을 몸으로 가렸는데, 생각했던 데미지가 없었다.
제니스가 마력 장벽을 전개하여 우리를 막았다.
"서방님, 현정! 이 틈에 도망쳐."
우리에게로 푸른 연기가 몰려드는데, 나는 둘을 안고 그 자리를 이탈했다. 간발의 차이로 제니스의 방어막이 깨어지고, 우리가 있던 자리를 거미의 다리가 때렸다.
나는 두 사람을 내려놓고 다시 거미 공격에 나서려 하늘로 뛰어 올랐다. 그런데 로즈가 하늘에서 내려오며 채찍질로 거미 머리에 뚫린 부분을 공격한 후, 그 자리를 두 발로 밟아버렸다.
거미의 비명이 더 커져갔다. 동시에 푸른 연기가 우리에게까지 몰려왔다.
나는 로즈를 안고 하늘로 도약하는데, 현정과 제니스는 푸른 연기를 피하지 못했다.
순간 제니스는 현정을 안고 몸으로 보호했다.
내가 로즈를 놓고 현정에게 갔을 때, 제니스의 등은 푸른 연기로 옷이 너덜너덜하고, 척추뼈가 보였다.
순간 나는 이성을 잃었다. 지금까지 고통 때문에 내 마력을 최대로 사용하지 못했는데, 제니스가 상처 입은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라이트세이버를 양 손에 쥐고 거미에게 뛰어들었다. 양 손의 라이트세이버는 검은 칼날이 2m 정도 전개 되었고, 내가 휘두르자 거미의 발이 잘려나갔다.
그리고 점프를 해서 거미의 눈 하나를 베고, 양 눈 사이에 두 개의 칼날을 찔러 넣었다.
거미는 비명 없이 땅에 쓰러졌다.
현정도 참을 수가 없는지 거미를 향해 드레곤슬레이브를 발사했다. 거의 전력을 기울인 드래곤슬레이브를 머리에 얻어맞자, 거미의 눈에서 생명의 빛이 사라졌다.
나는 땅에 착지하자마자, 쓰러졌다. 너무 많은 마력을 끌어 쓴 내 몸이 비명을 질렀다. 고통을 참으며 자가 힐링으로 고쳤지만, 고통이 심해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로즈가 나를 부축했고, 나는 제니스에게로 걸어갔다.
현정이 제니스를 안고 울고 있었다. "제니스, 제니스, 죽지마... 죽지마..."
나는 현정을 밀치고 제니스를 안았다. 제니스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등에서 뼈가 보일 정도로 살이 녹아내렸고, 입에서 피가 흘렀다.
그 와중에서도 제니스는 현정의 뺨을 만졌다. "현정... 괜찮아?"
"나는 괜찮아.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왜 이렇게..."
"네가 다치지 않았다면 나도 괜찮아."
"뭐가 괜찮아. 네 몸이 어떻게 된 줄 알아?"
나는 현정의 뺨에 있는 제니스의 손을 잡았다. "제니스, 우선 너를 치료해야 해. 알지?"
제니스는 얼굴을 일그러지며 말했다. "서방님. 저는 너무 아파요. 그러니..."
로즈가 현정의 팔을 잡고 일으켰다.
나는 제니스의 등이 땅에 닿지 않도록, 그녀가 엎드리게 했다. 그리고 아래를 벗겼다.
"너무 쎄게하지 마세요. 저... 아파서 정신을 잃을 것 같아요."
제니스가 자기 몸을 고칠 수 있을 때까지, 그녀의 몸에 마력을 주입했다. 처음에 힘이 없어 움직이지도 못했지만, 마력을 어느 정도 받아 자기 몸을 고칠 수 있었다.
내가 떨어지자 제니스는 로브와 튜닉을 벗어던졌다.
"마야님이 주신 옷을 두 번이나 버리다니, 돌아가면 야단 맞겠어요."
"그만큼 네가 잘 싸운 거야."
제니스는 날 보며 웃었다. "움직일 힘도 없는 여성을 범하시다니, 서방님도 꽤나 귀축이세요."
"귀축? 그런 말도 알아?"
"스마트폰이 편리하네요."
제니스는 옷을 입지 않고 다시 나에게 달려들었다.
"왜지?"
"이대로는 내 흥분이 가시지 않아요. 방금 싸움으로 내 몸이 달아올랐는데, 풀어야겠어요."
나는 제니스를 땅에 쓰러트렸다.
"서방님. 바닥이 차가운데요."
제니스는 몸을 돌려 내 위로 올라왔다. "아래로 내려 보는 서방님...."
"무슨 말을 하고 싶지?"
"귀여워요."
제니스는 그대로 몸을 굽혀 나에게 키스해왔다.
제니스를 고치고, 흥분을 가라앉히고 우리는 로즈와 현정을 불렀다.
주머니에서 옷을 꺼내어 입는 제니스에게 현정이 달려들었다.
현정은 제니스를 안고 울었다. "제니스, 미안해. 미안해. 또 나 때문에...."
제니스는 현정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너만 무사하면 된 거야."
현정은 한동안 제니스의 품에서 떨어지지 못했다.
거미의 시체를 보는데, 차츰 사라져 갔다.
"이건..."
"이 거미는 마력으로 만들어진 이 미궁의 수호자. 우리에게 졌으니 사명을 다한 겁니다."
나는 제니스와 현정을 보았다. "아무래도 여기서 휴식을 취해야 겠어."
로즈가 날 보며 웃었다. "당신의 마력도 보충해야죠."
그날 밤, 두 개의 텐트가 있는데, 하나는 나와 로즈가 쓰고, 다른 하나는 제니스와 현정이 사용했다.
몇 번을 하고나니, 로즈가 쓰러졌다.
그런데 제니스가 텐트를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서방님을 상대하려면 한 명으로는 어림도 없네요."
제니스는 로즈에게 힐링을 사용했고, 로즈가 깨어났다.
제니스는 로즈 옆에 누웠다. "지금 저도 상대해 드리지요."
옆에 있는 로즈가 말했다. "나에게 힐링을 쓴 거야?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야?"
"힘이 넘치는 서방님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필요해."
제니스는 로즈의 손을 잡았다.
"서방님. 아직 제 몸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어요. 풀릴 때까지 해 주실 거죠?"
제니스의 말에 내 이성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