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바보 마왕의 계략
거미의 방에서 며칠 휴식하며, 우리는 다시 미궁 탐험을 시작했다.
거미의 방을 나오자마자, 마물들이 공격해 왔지만 우리의 상대가 아니었다.
특히 현정의 성장이 두드려졌다. 제니스가 위치를 말해주면, 현정의 폭격이 정확히 내려 꽂혔다. 현정의 미니드래곤슬레이브는 갈수록 정확도가 높아가고, 직선은 물론 날아가는 방향과 회전각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가끔 매복으로 기습하는 마물들도 있었지만, 나와 로즈에게 상대가 아니었다.
마물들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하는데, 나는 요즈음 별로 할 일이 없어 마력을 거의 소비하지 않았다.
"오늘도 베이더씨의 마력 회복에 나설까?"
"나는 요즘 마력을 쓸 일이 없어서, 그렇게 할 필요 없어."
제니스와 로즈가 나를 노려보았다.
"서방님~! 내 몸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뒤로 빼실 건가요?"
"내가 뭘?"
"솔직히 저번 거미와의 전투 이후로 내 몸이 아직 풀리지 않았어요. 안아주실 거죠?"
제니스의 눈빛이 평소와 달랐다. 육식 동물이 잡은 토끼를 잡아먹으려는 분위기였다.
로즈는 평소와 같았다. "나야 뭐. 베이더씨가 해준다면 좋네요."
아무래도 제니스의 상태가 이상했다. 독에 대한 전문가가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여기서 그런 치료를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제니스를 안고 자면서, 이상한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제니스는 이렇게 밝히고 보채는 여자가 아니었는데, 이 곳에 온 이후로 많이 달라졌다.
나는 눈을 감고 자고 있는 제니스의 몸의 마력을 느껴보았다. 그런데 그녀의 등에서 조금 색다른 마력이 느껴졌다.
나는 자고 있는 제니스를 엎드리게 해서 등을 살펴보았다. 힐링으로 상처가 다 나아 있지만, 아직 거미의 푸른 독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무래도 독의 영향이 아직 다 가시지 않고 있어, 제니스가 이렇다고 생각했다.
그 후로 며칠 동안은 마물들과 싸우며 미궁을 탐색했다. 갈림길마다 마킹하고, 돌아다니며 길을 찾고, 그렇게 한층한층 아래로 내려갔다.
휴식을 취할 때마다, 제니스는 나에게 더 많이 달려들었다. 그 때마다 제니스의 등을 만져보니, 독의 흔적이 옅어져 갔다. 서서히 독이 빠지고 있다고 안심하며, 매일 제니스의 요구를 들어주며 나아갔다.
제니스의 몸에서 독이 다 빠졌다고 생각된 이후로 제니스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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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거미의 방을 지난 지 10일 후, 우리는 또 다시 거미의 방과 비슷한 곳에 이르렀다.
그 때 거미의 방과 같은 구조의 문이었다.
"들어갈까?"
"앞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세 여자들은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니스, 이제 식량은 얼마나 남았지?"
"1개월에서 40일은 충분합니다."
"좋아! 가자!"
나는 문을 열었다. 내부 구조는 거미의 방과 비슷했다. 그런데 마력을 느껴봐도 마물이 없었다.
현정이 갑자기 방에 뛰어들었다.
"현정아! 위험해." 나와 제니스, 로즈가 현정을 따라갔다.
현정은 벽면에 있는 커다란 석상 앞에 멈추어 그 조각상을 떨리는 손으로 만졌다.
"겨우 만났어. 당신... 내 머리 속에서 나를 부르던... 이제야 만났어..."
그 조각상은 말 그대로 용의 모양이었다. 제니스의 세계에서 보았던 천룡, 그 것과 같았다.
현정은 그 석상의 발에 얼굴을 대고 울었다.
"미안해. 미안해. 오랫동안 기다려 왔는데... 하필 내가 와서... 당신이 기다리던 용이 아니어서, 미안해요...."
현정은 계속해서 울었다.
"내가 아니었다면, 당신이 이렇게 기뻐할 이유도 없었을 텐데... 미안해... 나 때문에.... 내가 당신에게 너무나 큰 기대를 심어줘서... 미안해요."
용을 잡고 우는 현정에게 무언가 다가오는 것 같아, 나는 라이트세이버를 빼들고 내려쳤다.
그러자 그 것의 형상이 나타났다. 검은 갑옷을 입은 인간이었다.
로즈가 신음을 했다. "마왕..."
마왕이 웃었다. "아하하하... 이제껏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이제야 용이 나타나다니. 이제 짐은 세 마리 용의 주인으로 다시 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마왕의 말에 나는 웃었다.
제니스는 등을 돌려서 웃음을 참으려 떨고 있고, 로즈는 배를 잡고 땅을 치며 웃고 있고, 현정도 얼굴을 가리며 웃고 있었다.
"왜 웃고 있느냐?"
내가 말했다. "이봐. 너 마왕이지?"
"그래. 나는 마왕이다."
"혹시 용에 대한 예언을 보고 다른 용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거야?"
마왕은 현정을 가리켰다.
"그렇다 저 용이 나타나기까지 내가 얼마나 기다려온 줄 아느냐? 저 용이 와서 이제 저기 잠자는 용을 깨우고, 또 다른 용이 태어나 짐을 다시 세상의 군주로 만들어줄 것이다."
나는 웃으며 현정을 가리켰다. "이봐요. 저기 있는 사람이 남자로 보여요?"
"무슨 소리냐? 짐은 오랜 시간 잠을 잤지만, 저기 저 여자가 여자인 것을 안다."
로즈가 눈에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그럼 이 용은 알을 낳으니 암컷이에요? 수컷이에요?"
"당연히 알을 낳으니 암컷이다."
마왕이 무언가 놀라서 흠칫했다.
나는 크게 웃었다. "인간, 그 것도 여자가 왔는데, 암컷인 용이 어떻게 인간 여자와 사이에서 알을 낳지요? 우하하하..."
"이 용도 암컷인데, 어떻게 여자끼리 아이를 만든다고... 우크크크..."
나와 로즈는 눈물이 나도록 웃었다.
도대체 이 마왕은 예언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그림에서 알을 낳는 용이 지하에 있는 용인데, 그럼 여기서 잠자고 있는 용은 암컷이고.
현정이는 일단 여자니까 정자를 만들 수 없는데, 어떻게 인간 여자와 암컷 용이 수정란을 만들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 기본적 상식도 없이 예언을 마음대로 해석해버린 이 마왕은... 정말 바보였다.
"웃기지 마라! 예언은 정확하다. 내가 200년 간 용이 나타나길 기다려 왔다. 내가 설치해둔 거미가 죽는 것을 느끼고 이제야 깨어났다. 그리고 용이 저기 있다. 그러니 저 용은 저 잠자는 용을 깨워 알을..."
마왕도 생각하다 자신이 이상한 것을 깨달은 것 같았다.
어라? 거미를 만든 게 당신? 어떻게?
"이봐! 당신 생각에 저기 현정이가 저 용을 임신 시킬 수 있을 것 같아?"
마왕은 아무 말 못했다.
나는 라이트세이버를 빼어 들었다.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너는 마왕. 내 손으로 널 죽이겠다."
마왕도 칼을 빼어 들었다. "인간 주제에 마왕을 죽이겠다고 하다니, 가소롭군."
마왕이 내 눈에서 사라졌다. 고속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왕이 내 눈에 보이지 않았다.
마력 흐름으로 느낀 마왕은 현정의 옆에 나타났고, 즉시 나는 현정을 찌르는 마왕의 칼을 방어했다.
"현정이는 용이 아닌데, 왜 공격하는 거지?"
"상관없다. 나를 속인 이상 죽어야 한다."
"속인 게 아니라 네 착각이잖아."
나는 칼을 휘둘러 마왕을 공격했는데, 허공을 베는 기분이었다.
다시 마왕이 멀리서 나타났다. "여기서 너희 모두를 죽여주마."
마왕이 다시 사라지고, 마력의 흐름으로 내 뒤에서 칼이 날아오는 것이 느껴져 자세를 낮추며 칼을 뒤로 휘둘렀다. 몸을 돌리자 마왕이 보였지만, 다시 허공에 칼이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빨리 이동할 수 있다니... 뭔가 이상했다.
나는 현정의 몸을 안고 그 곳에서 이탈했다. 내 뒤에 마왕을 느끼고 거리를 벌렸는데, 마왕이 우리를 공격하지 못했다.
마왕은 멀리서 나타났다. "도망치는 기술은 인정할 만 하군."
현정이 손을 들어 공격 하려는데, 나는 현정의 손을 잡았다.
"왜?"
"저 것은 실체가 아니야. 환상이야."
"뭐?"
"지금 여기에 있으면 저 녀석은 우리를 공격 못해, 저기 있는 로즈와 제니스를 공격 못하는 것이 증거야."
나는 제니스에게 외쳤다. "제니스, 이 방 전체를 살펴봐. 분명히 바닥에 마법석이 있을 거야."
제니스가 마법을 영창하고 외쳤다. "그렇습니다. 방 곳곳에 마석이 묻혀져 있어요."
"제거할 수 있겠어?"
제니스가 가까운 마석으로 다가가자 마왕이 나타났고, 나는 제니스 앞에 나타나 마왕의 공격을 막았다.
"이제 알았어. 너는 마석이 만드는 허상이야. 마석이 있는 곳에만 나타나는 것이 그 증거지. 허상이지만 마석의 힘으로 물리적 공격이 가능해. 그 것이 네 스피드의 비밀이야."
갑옷 안의 마왕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런 잔꾀를 쓰는 네가 날 이길 수 없어."
나는 빠른 스피드로 마왕에게 다가가 발밑에 라이트 세이버를 찔러 넣었다. 나의 마력에 땅 속 마석이 깨진 것이 느껴졌다.
다시 움직여 현정이 있던 석상 아래로 가서 땅 속을 찔렀고, 마석을 깨트렸다.
그런데 내 뒤에서 폭발이 느껴졌다.
제니스가 현정의 뒤에 서서 손을 들고 있었다. "여기야. 드레곤브레스."
"드래곤 슬레이브야."
현정의 손에서 미니 드래곤슬레이브가 발사되었고, 땅 위 어느 지점에서 폭발했다. 마력으로 보아 마석이 부서졌다.
제니스는 현정의 손을 다른 곳으로 돌려 조준했다. "여기야."
현정의 손에서 또 다시 미니드래곤슬레이브가 발사되어 마석을 깨버렸다.
그렇게 4번을 반복하자, 마왕이 사라졌다.
나는 걸어서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다 한 거야?"
"네. 방 안에 7개의 마석이 보였는데, 모두 사라졌습니다."
로즈가 가까이 와서 말했다. "마왕이 여기 있는 것이 확인 되었어요. 이제 추적해야죠."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필요 없어. 저 놈은 여기로 다시 올 거야.
저 마왕이 왜 이제까지 기다려 온 거지? 예언이 이루어질 날을 기다려 온 거 아냐? 왜 예언을 기다려 온 거지? 용의 힘을 노리고 있는 거지.
그런데 용은 어디에 있지?"
로즈가 현정과 석상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둘 다..."
"그럼 용이 여기 올 것이 분명하잖아. 그럼 기다리면 되는 거야."
우리는 그 곳에서 마왕을 기다리기로 했다.
..............
7일 후, 마왕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는 전투 준비를 마치고 마왕이 오기를 기다렸다. 우리가 들어온 다른 쪽 문이 열리고 마왕이 들어왔다. 마왕은 전과 같은 검은색 갑옷을 입고 있었다.
"도망쳤는지 알았는데, 무엄하게도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군."
나는 그에게 칼을 겨누었다. "너에게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
"인간 주제에 마왕을 이길 수 있다니, 간이 부었군."
"이봐. 난 말야. 역대 마왕이라는 사람과 싸워 4번 이겼고, 2명을 죽였어. 그리고 2명은 내 부인이 되었지. 너도 여자로 만들어 내 부인으로 만들 수 있어."
마왕이 웃었다. "나는 저 용을 내 부인으로 삼을 거다. 내 아이를 낳게 할 마왕의 왕비 말이다. 그리고 널 죽이고 저 여자들을 내 첩으로 삼아주마."
이거 생각지도 못할 바보에 과대망상증인가?
"이봐! 네가 어떻게 용을 인간으로 만든다는 거지?"
"가능해." 현정이 말했다.
우리 셋의 시선이 현정에게 쏠렸다.
"마왕이라면 용을 인간으로 만들 수 있어. 여자로도..."
뭐지 이건?
"용은 마왕에게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마왕에게 굴복하도록 만들어져 있어. 마왕이 원하면 그의 노예가 되어야 해."
마왕이 말했다. "저 용을 여자로 만들어 내 아이를 낳게 하겠다."
도대체 이 놈의 과대 망상의 끝은 어디인지...
모두 황당하게 마왕을 쳐다보는데 현정이 중얼거렸다. "그럴 수 있어."
이건 또 뭐야?
"용은 마왕의 뜻에 따라 몸 상태가 변할 수 밖에 없어. 마왕이 원하면 용은 마왕의 아이를 낳아야 해."
"후하하하... 이제 알았느냐? 나도 너의 말을 듣고 놀라서 다시 예언을 살펴보았다. 예언은 용이 찾아와 용을 낳는 것이 아니었다. 이 내가 용을 제압해 내 아이를 낳게 만드는 것이었다."
아전인수도 정도가 있지... 하지만, 내 입장에서 마왕을 죽여야 하고, 내 부인들을 첩으로 삼겠다는 저 놈을 용서할 수 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칼을 마왕에게 겨누었다. "그런 말은 나를 이기고 난 후에 하시지."
말이 마치자마자 마왕이 사라졌다. 내 앞에서 칼을 휘두르는데, 솔직히 실망했다. 너무 약했다.
나는 라이트세이버로 마왕의 칼날을 방어하며, 왼손에 마력을 모아 마왕을 공격했다.
내 마력 공격을 받고 마왕은 거리를 늘렸지만, 몸에 데미지가 없었다.
"네 이놈. 전사가 마법을 쓰다니, 부끄럽지도 않냐?"
"이기면 다 인 거 아냐? 너 정말 바보네. 이런 공격조차 방어 못해?"
"네 공격으로 내 몸에 상처 하나 나지 않는다."
마왕의 말이 끝나자, 나는 고속이동으로 마왕의 앞에 서서 칼을 휘둘렀는데, 마왕은 나의 칼을 방어했다. 동시에 나는 마왕의 품에 파고들어 왼손으로 충격파를 날렸다.
마왕이 뒤로 밀렸지만, 갑옷에 데미지가 없었다.
"이 놈!" 마왕이 공격해 왔다.
솔직히 이 정도의 검사는 두 번째 세상에서 몇 번이고 만났었다. 방패 없이 대검을 휘두르려면, 한방에 공격을 끝내야 하는데 이 녀석의 검은 그럴 만한 위력이 없었다. 정말 마왕인지 의심스러웠다.
두 번째 세계의 프레드릭이 이 녀석보다 훨씬 강했다.
나는 라이트세이버로 마왕의 심장을 찔렀는데, 검이 튕기는 느낌이 들었다.
마왕의 실력은 형편없어도 방어는 대단했다. 나의 칼날이 정확히 찔려도 갑옷이 찌그러진 정도였다.
거리를 넓히니 갑옷에 있는 상처가 없어져 가고 있었다. 마왕의 갑옷 만큼은 엄청난 물건이었다.
"나보고 마법을 쓴다고 비겁하다고 하는데, 네 갑옷은 완전히 치트급인데?"
"네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만, 이 갑옷은 마왕의 징표. 이 갑옷을 이겨야 마왕을 이기는 것이다."
나는 방법을 달리하기로 했다. 저 갑옷을 뚫을 수 없다면, 다른 방식의 공격을 선택해야 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실검을 꺼내었다. 실검의 무게로 스피드가 줄어들지만, 마왕의 스피드는 미야급이니 충분히 따라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2차전이다."
나는 고속 이동으로 마왕에게 접근해 칼을 휘둘렀다. 좀 전보다 스피드가 떨어져도, 내 검은 물리적 칼날이 있는 진짜 칼이었다. 착실히 상대의 갑옷에 데미지를 주었다.
내 검에 입은 데미지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 경우 더욱 세찬 공격으로 회복 속도를 떨어트리거나, 마력이 다할 때까지 공격하는 방법이 있었다.
마왕은 내 검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갑옷에 상처가 늘어갔다. 그래도 확실한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나는 마왕의 검을 쳐내고, 빈 가슴으로 뛰어들어 몸통 박치기를 했다. 목적은 마왕의 균형을 무너트리고 강한 일격을 가하기 위해. 내가 몸으로 들이받자, 마왕은 중심을 잃고 뒷걸음질 쳤다.
나는 마왕의 오른팔 팔꿈치에 있는 갑옷의 이음 부분을 칼로 찔러 넣었다. 갑옷이라는 것은 이음새나 관절부위가 약하기 마련인데, 가장 가까운 곳이 팔꿈치여서 그 곳을 찔렀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고 단도를 뽑아 마왕의 오른팔의 손목 부위를 찔렀다.
마왕이 거리를 넓히니, 갑옷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분명 저 갑옷은 입은 자에게 힐링을 자동으로 걸어주는 기능이 있었다.
상처가 다 회복된 마왕은 나를 보며 웃었다. "그런 공격으로는 나를 이길 수 없다."
이 녀석의 마력의 끝을 알 수 없었다. 아무리 데미지를 줘도 금새 회복하는 갑옷과 상처를 입혀도 자동으로 걸어주는 힐링. 모두 많은 마력을 필요로 하는데, 나 정도의 마력량이 아니라면 도저히 저런 회복력을 보여주기 힘들 것이었다.
나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마왕이 중얼중얼 했다. 그러자 마왕 옆에 마물들이 200마리 정도 생겨났다. 모두 여기서 보던 마물들이었다.
나는 코웃음 쳤다. "결국 한다는 짓이 동료를 부르는 거냐?"
내 말이 끝나는 순간, 마물들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뒤에서 파이어볼과 드래곤브레스가 날아왔다. 나에게 접근한 마물들에게 채찍이 공격했다.
"베이더. 저런 졸개들은 신경쓰지 말고, 마왕을 공격해!"
로즈가 내 옆에 착지했고, 제니스와 현정도 내 옆에 와서 마물들을 공격했다.
마왕은 우리와 거리를 두고 마물들만 보내고 있었다.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이렇게 거리를 넓혀도 마왕은 원거리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만약 마력이 풍부하다면, 칼에 마력을 집중해 날리면 바람의 칼날을 만들 수 있을 것이었다.
두 번째로 과거 오크 노인이 한 말이 생각났다. 마왕이 겁쟁이라서 로터스 주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고.
두가지가 합쳐지자 한가지 가정이 생겼다. 저 갑옷의 마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내가 조금 틈을 주자, 마왕은 용에게로 뛰어갔다.
"모두 저 녀석을 잡아! 저 녀석이 노리는 것은 용이야."
내 외침에 로즈의 채찍이 마왕의 발을 잡고 당겼고, 마왕이 땅에 넘어졌다.
나는 마왕과 용 사이에 서서 칼을 들고 방어 자세를 취했고, 마왕이 공격해 왔다. 분명했다. 마왕이 노리는 것은 용이라고.
칼을 맞대고 나는 마왕에게 말했다.
"네 힘의 원천, 네가 용을 노리는 이유, 모든 것을 알 것 같아. 너는 여기 던전에게서 마력을 공급 받고 있어. 그러니 네가 여기를 벗어나지 못한 거지.
그런데 네가 왜 용을 원하는 걸까? 그건 용이 이 던젼의 마력을 공급하기 때문이야."
마왕은 놀라서 나에게서 떨어졌다.
"그 것을 알았다고 네가 날 쓰러트릴 수 있을 까?"
마왕이 말을 마치는 순간, 나는 마왕의 뒤로 이동해 칼로 공격했다. 갑옷이 찌그러졌지만, 내부에 데미지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가다간 내 마력이 먼저 떨어질 것 같았다.
나는 현정에게 외쳤다. "현정아! 용을 깨워."
"뭐?"
"용을 깨울 수 있잖아? 용을 깨워야 이 놈을 이길 수 있어."
현정은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고 있었다. 마물이 현정에게 달려들자, 로즈가 보호했다.
석상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눈을 떴다.
그리고 브레스를 용에게 날렸지만, 마왕은 그 것을 방어했다.
"하하하. 이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왕에게서 마력이 방출되었고, 용에게 마력을 주입되는 것이 보였다.
갑자기 용이 크게 울며 몸부림쳤다. 브레스를 사방에 내뿜자, 천장과 벽에 직격해 우리에게 돌들이 날아왔다.
"이 자식! 뭘 한 거냐?"
"하하하 고맙다. 나는 용을 깨울 수 없었는데, 이제 저 용을 내 여자로 만들 수 있겠구나."
실수 였다. 나는 용을 깨워 마왕에게 공급되는 마력을 줄이려 했는데, 마왕은 처음부터 이 것을 노리고 있었다. 용을 깨워 인간으로 만들 기회를.
용은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고, 사방에 브레스를 발사하며 마물과 마왕, 우리도 공격했다.
나는 제니스에게 달려갔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제니스는 몸이 느려 브레스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제니스를 안고 용의 몸부림을 피하는데, 내 등에 용의 브레스가 직격해 왔다. 하지만 나와 제니스의 방어 마법에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서방님, 이대로는 위험합니다."
"우선 저 용을 진정 시켜야 해."
나는 제니스를 놓고, 용을 향해 달려갔다. 우선 용의 가까이에 있는 마왕을 처리하가 위해, 몸통박치기로 마왕을 날려 보냈다. 그리고 용을 향해, 충격파를 날려 공격했다.
용이 내 공격을 맞고 울부짖었다.
현정이 나와 용 사이에 끼어들었다. "안돼. 이 아이를 공격해서는 안돼."
"비켜. 현정아. 이러다가 우리 모두 죽겠어."
"이 아이는 우리를 공격할 마음이 없어. 단지 마력 때문에 괴로워 이러는 거야."
순간 내 등에 뜨거운 느낌이 났다. 마왕의 칼이 등을 꿰뚫어 내 배로 튀어 나왔다.
"이... 자식..."
"내 왕비를 방해하지 마라. 쿡쿡쿠... 네 여자들도 내 첩들이 될 테니 안심해라."
로즈의 채찍이 마왕을 공격했다. 하지만 갑옷에 막혀 아무런 데미지가 없었다.
마왕이 웃었다. "그런 공격으로 나를 이길 수 없다."
그 것은 페인트였다. 아래에서 제니스가 달려와 마왕에게 접근해서 마법을 발사했다.
제니스의 마법을 맞은 마왕은 비명을 질렀다. 그 마법은 뜨거운 피의 마법이었다. 배에 직격한 마법에 마왕은 배를 움켜쥐며 땅을 데굴데굴 굴렀다.
우선 내 상처가 급한지, 제니스는 뛰어와 나에게 힐링을 걸었다.
그런데 내 눈이 어두워졌다. 용의 발바닥이 보이며, 나와 제니스를 공격하려 했다.
현정이 외쳤다. "안돼. 그 사람들은 너의 적이 아니야. 그러니 그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