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3화 〉우리는 신의 사도들(1) (43/148)



〈 43화 〉우리는 신의 사도들(1)

다음날 아침 식사에 미야의 얼굴이 더 밝아 보였다.

리나가 미야를 놀렸다. "미야님. 좋으셨나 봐요."

"좋았어. 너무 좋아서 설며할 수 없어."
미야의 얼굴은 정말로 여자의 것이었다.

현정이 놀렸다. "이제 정말로 미야씨가 여자가 되었네."

"이제 현정도 정식 부인이 되어야 하잖아? 나처럼." 미야가 대응 공격을 했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눈이 깜빡이니 무책임한 놈의 세계였다.

..............

- 이 자식은 분위기도 못 읽어. 한참 좋았는데.

"네 마누라들하고 깨가 쏟아지나 보지?"

- 한참 좋은 분위기에 불러내면 어떻게 하지?

"알콩달콩한 분위기도 좋지만, 나도 사정이 많거든. 네가 그런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내 덕분이잖아?"

- 뭐 부정하지 않겠어. 대신 나는 생고생하잖아.

"생고생이 아니야. 네 고생에 대한 보답은 제대로 하고 있어."

- 더 이상 말싸움하지 말고, 이번에도 마왕토벌이냐?

"내가 너에게 사정이 그 것말고 또 있어?"

- 역시...

"이번에도 세명을 데리고 갈 수 있도록 해줄 게."

- 그래도 두 명만 데리고 가기는 힘들어. 수를 늘려줄 수 없어?

"너무 많이 데려가면 오히려 힘들 것 같아 3명으로 제한한 건데?"

- 빨리 끝내고 싶어. 수가 많으면 빨리 끝낼 것 같아.

"몇 명?"

- 되도록 많이.

"그럼 이렇게 하지. 3명의 제한을 두고 네 마음대로 데려가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지.
그리고 넌 부인을 늘려야 하잖아? 그럼 한 명을 더 데리고 올 수 있는 능력을 주겠어."

- 최소한 5명으로 해줘.

"미안. 내 능력이 그 것 뿐이라서. 3명이 한계야. 대신 넌 한 명을 데리고 올 수 있어.
그럼 부탁해"

내 대답을 듣지 않고, 무책임한 놈은 나를 다른 세상으로 보내려 했다. 나는 데려갈 수 있는 세 명을 생각했다.

......................

눈을 뜨니 신전 안 제단 위였다. 내 옆에 마야, 미야, 제니스가 있었다.

"또 시작이네요. 서방님."

"이번에는 마야님과 미야님을 데리고 오셨네요?"

"두 사람과 함께 다니는 것이 편하니까."

뒤에서 현정의 목소리가 났다. "이봐! 날 두고 너희만 가면 어떻해?"

나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현정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분명 3명만 불렀는데?"

"아리아가 말해줬어. 너희들이 다른 세상에 갔다고."

"아리아?"

"용의 이름이야. 내가 지어줬어."

"넌 어떻게 온 거지?"

"용이 말해줬어. 네가 다른 세상에 갔다고. 세 명도 함께 가던데?"

"어떻게... 시간차가 없었을 텐데..."

"내가 보니 3초 정도 갭이 있었어. 네가 정지되어 있어 이상했는데, 아리아가 알려줬어. 그래서 따라왔고."

"리나만 두고 온 거야? 그리고 3초?"

"내가 저번 축구 경기를 보며 알아보니 그 정도였어? 소환 전에 보던 장면과 소환 직후의 장면을 기억해 비교해 보니 그 정도의 타임갭이 있더군."

"3초라..."

마야가 나섰다. "어째든 이제 또 시작이군요. 준비를 해야죠."

우리는 각자의 장비를 꺼내기 시작하는데, 제니스가 주머니 창고에서 갑옷을 꺼내었다.

"이건 지난번 마왕의?"

"네. 제가 넣어두었죠. 서방님이 입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작동하지?"

제니스는 머리 부분의 마석을 가리켰다. "저기에 손을 대고 마력을 주입하시면 됩니다."

제니스의 말대로 마석에 손을 대고 마력을 주입하니 갑옷이 마치 아이언맨처럼 자동으로 내 옷에 장착되었다.

갑옷 안은 의외로 쾌적했다. 무거울 거라 생각했는데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체온으로 갑옷 안이 덥고 냄새가 나는데 이 갑옷 안은 쾌적하고 상쾌했다. 허리에 있는 검을 들고 휘두르는데, 검의 무게도 전혀 없고 라이트세이버 막대기만큼 가벼웠다. 살짝 움직이니 순간적으로 신전 앞까지 이동했다. 이런 옷을 입고도 나에게 패배한 마왕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

제니스가 설명했다. "마력을 주입하면 방어력이 높아집니다. 주입한 마력에 의해 자동으로 힐링도 가능하죠."

"대단하네. 정말 이런 것이 있다니..."

"그런 장비를 가진 마왕을 이긴 서방님이 더 대단합니다."

하긴 뭐....

"대신 그 갑옷을 입고 다른 마법을 쓸 수 없습니다."

"뭐?"

"마법을 쓰려고 해도 마력이 흡수됩니다. 그러니 다른 마법을 쓸 수 없죠."

나는 시험적으로 파이어볼를 날리려 했지만, 마법이 발동되지 않고 마력이 갑옷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왕이 나에게 마법을 사용 안 한 것이 이해되었다.

"하지만 그 칼에 마력을 주입해 휘두르면 원거리 공격도 가능합니다."

제니스의 말을 듣고 나는 칼을 뽑아 마력을 주입해 날려보았다. 바람의 칼날이 만들어져 신전 천장을 뚫고 지나갔다. 이거라면 원거리 공격도 가능했다.

"이것을 벗으려면 어떻게 하지?"

"입으실 때의 마석에 손을 대고 마력을 흡수하시면 자동으로 벗겨집니다. 또 입은 자의 마력이 다해도 자동으로 벗겨지죠."

내가 마석에 손을 대고 마력을 흡수하니 갑옷이 벗겨졌고, 갑옷은 한 곳에 모여 정리되었다. 정말 편리한 장비였다.

뒤를 돌아보니 마야, 미야, 제니스는 각각의 장비를 다 장착했다. 마야는 검은색 로브와 마법지팡이, 마야는 은색 갑옷과 검, 제니스는 푸른색 로브를 입고 있었다.

현정은 방금 전 입은 옷 그대로였다.

"현정아. 너는 장비가 없어?"

"난 마법을 쓰지 못해."

잊고 있었다. 현정은 인간의 마법을 쓰지 못했다. 영창으로 마법을 쓸 수 있지만, 사용 가능한 마법이 몇 개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하늘을 날 수 있고, 엄청난 괴력과 드래곤슬레이브가 있었다.

나는 현정을 위해 마법사용 로브를 꺼내어 건네주었다. 쥐색 로브를 입으니, 현정의 몸에 맞게 줄어들었다.

"내가 만든 장비니까 쓸모가 많아. 방어력도 우수하고 자체 수복 기능이 있어. 네 마력이 통할지 모르지만."

"난 내 마력으로 자체 방어가 가능해."

"뭐?"

"아리아가 용의 마법을 가르쳐 줬어. 방어마법, 공격마법, 회복마법. 너희들과 비슷한 마법을 쓸 수 있어. 특수 기능이 필요 없지만, 나도 너희들과 비슷한 옷을 입고 다녀야 하잖아."

비행 마법과 드래곤슬레이브도 치트급인데 용의 고유 마법을 쓴다고? 현정이는 존재가 사기였다. 하지만 나는 라노크를 이겼다. 그럼 나는?

"잠깐! 왜 네가 마법사용 로브를 가지고 있는 거지? 너 전사 아냐?"

"난 원래 마법사였어."

현정이 크게 놀랐다.

미야가 제니스에게 물었다. "제니스. 알고 있었어?"

"서방님의 행동을 보고. 서방님은 근접 전투에 강했지만, 행동은 마법사의 것이었죠. 드물지만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마법사이지만 근접 전투에 능한 전전후 병사들이.
하지만 서방님은 둘 다 능통하시고, 근접 전투를 즐기시니 마법사로 보이지 않는 거죠. 아무래도 서방님은 모험가 파티에서 원거리 공격 마법사로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 여자에게 숨길 수 있는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우리는 장비를 다 갖추고 신전을 빠져 나오는데, 신전 주위에 병사들이 배치되어 우리를 포위하고 있었다.

그 중 대장으로 보이는 한명이 우리에게 걸어왔다. "너희들은 누구냐?"

나는 앞으로 나섰다. "우리는 신의 명령을 받고 마왕을 죽이러 왔다."

"신의 명령? 그럼 증명을 하라. 우리가 알 수 있게."

현정이 하늘로 손을 올리고 마력을 집중했다. 하늘 위에 15m 높이의 불로 만들어진 인간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 형상에 병사들은 놀라서 뒷걸음 쳤다.

"당황하지 마라. 진열을 유지하라."

대장의 명령에 병사들은 몇발자국 뒤로 물러섰지만, 이내 진열을 유지하며 전투대형을 만들었다.

마야가 말했다. "좋은 대장과 잘 훈련된 군사들이네요."

"저 정도면 우리의 아군이 되겠어."

현정이 허공에 만든 형상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너희를 위해 이들을 보낸다. 모두 이들을 도와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라."

병사들 뒤에 있는 몇 명의 시민들이 현정의 환상을 보고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현정이 만든 형상은 신전 내부의 신상과 비슷했다. 사람 속이기에 좋은 퍼포먼스였다.

그 곳에 대장이 우리에게 걸어왔다.
"당신들이 신의 사자라 주장하는데, 우리는 믿을 수 없다."

"너 같은 말단하고 할 말 없다. 당장 이 곳의 왕을 만나겠다."

"왕께서는 왕도에 계신다. 왕을 알현하려면 소식을 전해야 한다. 우선 너희를 영주님께 소개시키겠다. 동의하는가?"

"좋다."

"그러면 따라와라."

대장이 등을 돌려 병사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병사들의 진영이 대기 상태로 바뀌고 진영 사이로 길이 열렸다. 대장이 그 곳으로 걸어가자, 우리도 따라갔다.

우리가 인도된 곳은 그 곳에서 가장 큰 저택이었다. 우리는 인도를 받아 큰 응접실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잠시 후, 어린 소년이 우리를 인도한 대장과 몇 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들어왔다.

"나의 영지에 잘 오셨습니다. 신의 사자라 하셨나요?"

아마 이 소년이 영주인 것 같았다.

나는 일어서 그 소년 앞으로 가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다.
"그렇습니다. 신께서 저희를 보내시며 마왕을 죽이라 하셨습니다."

"마왕을 죽이라... 신께서는 늦게 사도를 보내셨군요."

늦게? 그럼 마왕이 죽은 거야?

마야가 물어왔다. "지금 말씀은 마왕이 죽어다는 말씀이신가요?"

"아직은 아닙니다. 마족과의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러 적의 수도를 포위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조만간 함락될 겁니다."

이 무책임한 놈. 왜 우리를 보낸 거지? 그냥 놔두어도 알아서 죽을 마왕을 죽이라고 우리를 보낸 거야?

"그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신의 사도로 마왕이 죽는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니 마왕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몇가지 장신구를 꺼냈다. 이런 일을 생각해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물건들을 생각했고, 길에서 파는 싸구려 장신구를 대량으로 구입해 주머니 창고에 넣어두었다.

허공에서 물건을 꺼내는 장면에 영주와 일행들은 놀라지 않았지만, 내가 내민 반지와 머리핀에는 놀라서 바라보았다.

"이게 무엇이죠?"

"영주님께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이런 귀한 물건을 마가렛이 좋아하겠어요."

마가렛이 누구? 라는 표정을 지으니, 옆에 있던 집사가 설명해주었다.
"마가렛님은 영주님의 아내이십니다."

너... 유부남이었어? 어린 애가 벌써 결혼?

나는 일어서 다른 장신구를 내밀며 부탁했다.
"이 것도 마가렛님에게 잘 어울릴 겁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내가 내민 목걸이를 받아들고 소년 영주는 기뻐 날뛰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신의 사도께서는 정말 예의가 바르신 분들이시네요."

그날 밤. 우리는 영주의 집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2개의 방이 배정 되었는데, 하나는 1인실이었다. 아마 나는 혼자, 다른 여자들은 다른 방을 쓰라는 의미였다.

방에서 누워 있는데, 제니스가 찾아왔다.

"서방님. 이 곳 사정. 우리가 나설 필요가 없을지 모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괜히 우리가 나서서 문제를 만들 필요가 없겠어."

"그래서 앞으로 우리의 행동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신의 명령으로 마왕의 죽음을 확인하러 왔다. 그렇게 하여 이 곳의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나도 동감이야. 쓸데없이 남의 일에 끼어들 필요가 없겠어."

제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마야님에게 전하겠습니다."

제니스가 일어서려 하자,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2시간 정도 내 방에 머물다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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