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0화 〉더블데이트 (60/148)



〈 60화 〉더블데이트

학교 수업을 받다가 쉬는 시간에 현정이 나와 대화했다.

"정말 그럴 생각이야? 담탱이를?"

"나도 마야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어."

"왜? 남편은 너잖아?"

"내가 하나를 선택하면 마야에게도 한명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어. 특히 나는 네 문제에서 마야의 양보를 얻었잖아?"

"나?"

"원래라면, 넌 부인이 되었어야 해. 정식 계약이 없는 것은 마야가 양보하며 묵인했기 때문이야. 본래대로라면 난 바람 핀 거야."

"부인이 몇 명이나 되는 사람이 바람이야?"

"넌 정식 부인이 아니니까."

"그럼 난 부인이 됐어야 하는 거야? 안한 것 때문에 네가 난처한 거야."

"물론."

현정은 한숨을 쉬었다. 이 일은 현정의 고집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특히 이번에 티리스 일로 마야가 널 보는 눈이 좋지 않아. 티리스는 용의 화신이 되어도 내 부인이 되었는데, 넌 용의 화신이면서 부인이 아니야.
더구나 넌 라노크의 화신이야. 나나 마야나 널 봐주는 거야."

"지금이라도 네 부인이 되어야 하는 거야?"

"네가 원치 않으면 그러지 않아도 좋아. 단! 고교 졸업 이후에는 확실히 결정해. 라노크의 화신으로 내 부인이 되던지. 모두 버리고 마왕성을 나가던지."

점심 시간에 나는 민지와 상담을 했다.

"재신... 아니 서방님. 내가 어떻게 해야죠?"

"여기는 학교에요. 선생님으로 제자를 대하듯 하세요."

민지는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그럼 묻겠어. 내가 어떻게 하길 바래?"

"선생님 마음대로."

"문제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야. 오전에 이사장님이 날 불렀어. 나보고 네 부인 중 하나가 되라고 말야. 그런데 너는 내가 선택하라고 말하는 거야?"

"마야는 선생님을 좋아해요. 저는 싫어해요."

"왜 너는 나를 싫어하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선생님에게 여자의 매력이 뭐가 있죠? 40대 노처녀에, 임시직, 모아둔 재산이 없고, 부자 집안도 아니고, 마음이 착한 것도 아니고. 남자라면 선생님은 노예요. 더구나 나 같이 부인들이 있는 남자는."

"내가 뭐가 어떻다고 그래?"

"그럼 마야, 제니스와 비교해 보세요. 둘을 이길 수 있어요?
마야와 제니스는 말이죠. 한 나라의 여왕이었어요. 그런 여자가 왕위를 버리고 내 부인이 되었어요. 그 미모와 재산을 모두 가지고 나에게 시집 온 겁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그런 사람들과 동격이 되려는 거잖아요. 그 것만으로도 불쾌해요."

"싫다는 정도가 아니라 불쾌?"

"선생님 정도의 여자가 내 부인 중 하나가 되겠다는 것이 말이 되요?"

"넌 부인이 7명이나 되는 것이 말이 돼?"

"선생님이 그 7명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 더 말이 안돼요. 마왕성에서 보셨죠? 마야, 미야가 얼마나 예쁜지. 그런 여자들과 동격이 될 능력이 되세요?
마야는 이 명성학원을 천개나 사고도 남을 재산이 있어요. 그런 여자가 내 마누라입니다.
그런 남자의 여자가 될 능력이 있으세요? 선생님 주제에."

민지는 발끈했다.

"하여튼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제가 선생님께 확실히 정할 기회를 드릴 겁니다. 만약 포기하시고 싶다면, 제가 마야에게 부탁하겠어요.
그리고 정교사 자리. 우리 학교에서는 힘들지만, 마야의 힘으로 다른 학교 정교사 자리를 알아보겠어요. 그 것은 보장해드리지요."

"무슨 기회?"

나는 주머니에서 마석을 꺼내 민지에게 내밀었다.

"이걸 몸에 지니고 계세요. 기회가 찾아오면 선생님을 부를 겁니다. 그때에 설명을 드리지요."

민지는 마석을 받고 주머니에 넣었다.

..............

기말고사 시즌이 되어, 나와 제니스, 현정은 시험에 열중했다. 마법으로 지식 습득을 마친 상태지만 공부는 필요하다. 기술이 많아도 실전 경험이 필요한 이유와 같다.

우리는 습득한 지식을 시험에 활용하기 위해 기말고사 기간 동안 같이 모여 공부했다. 시험에 경험이 많은 현정이 많이 도와주었다.

시험이 끝나는 날, 나는 현정, 제니스와 함께 데이트를 했다. 같이 공부한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

영화관에 들어가려는데, 제니스가 현정에게 물었다.

"마왕성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영화를 보려는 이유가 뭐지?"

"최신 영화는 파일을 구할 수 없잖아."

"6개월 먼저 보기 위해 힘을 더 쓴다는 거야?"

"그 시간동안 기다리기 힘들잖아."

나는 마왕성 정원에 영화관 스크린을 설치하고 종종 부인들과 영화를 같이 보았다.

처음 마야와 미야에게 영화를 보여주었을 때, 둘은 마법보다 더 편리하다고 감탄을 했다. 미야는 마법을 쓰지 않아도 마법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현대인들을 부러워했다.

이후 나와 현정이 영화 파일을 구해, 우리는 자주 영화를 보고 즐겼다.

미야는 영화광이 되었다. 현정에게 배워 스스로 영화 파일을 찾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몰두했다.

제니스를 부인으로 맞이하고 영화를 보여줄 때, 멜로 영화를 보며 제니스는 펑펑 울었다. 제니스가 이렇게 감성이 풍부한 사람인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리나는 온 지 며칠 만에 현대 문명에 적응해 혼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왔다. 모두 리나의 적응력에 놀랐다.

엘리자와 티리스가 온 지 며칠 후, 우리는 변신로봇 영화를 같이 관람했다. 티리스는 트럭이 변하여 칼을 휘두르는 장면에서 기절했다. 문화적 충격이 엄청났던 모양이었다.

오늘 현정, 제니스와 데이트하며 현정의 제안에 따라 우리는 영화관에 들어갔다. 현대 문명에 적응한 제니스도 영화관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영화관이 어두워지자, 제니스는 영화에 빠져들었다. 영화 내용은 뻔한 이야기였다. 시한부 인생에 빠진 여고생이 마지막으로 친구를 사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죽는 내용이었다.

영화를 보며 제니스는 울고 웃었다. 여 주인공이 병의 고통에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제니스는 울음을 터트렸다.

너무 크게 울어 나는 제니스를 안고 영화관을 나왔다. 복도에서 제니스는 내 품에서 계속 울어댔다.

"어떻게 저렇게 슬픈데... 아앙..."

제니스는 내 품에서 크게 울었다. 이렇게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다니... 제니스가 이렇게 감정이 폭주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어어... 송 재신이지?"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오 철승이었다.

"아! 철수. 너냐?"

"그러니까 철승이라니까."

그는 나와 내 품에서 울고 있는 제니스를 보았다. "여어. 데이트 중이냐? 그런데 여자가 왜 울지? 너 혹시..."

"이상한 상상하지마. 영화를 보다 감정 이입이 심해 우는 거야."

그는 더욱 고개를 갸우뚱했다. "영화를 보고 울어? 요즘 그런 여자애가 어디 있어?"

"여기 있다. 왜?"

나는 제니스를 품에서 떨어뜨렸다. "제니스, 진정이 돼?"

제니스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네 여친?"

"아니야. 반 친구라 같이 영화 보러 왔어."

"둘이서 온 거야?"

"아니. 셋이서."

철승은 나와 제니스를 유심히 보았다. "하긴 너 같은 놈에게 여친이라니..."

"참! 너 나한테 잊은 거 없어?"

"뭘?"

"네 아빠말야. 나 덕분에 취직 됐잖아."

철승은 자기 머리를 쳤다. "맞아. 그랬지."

"그러니 오늘 네가 쏴라. 우리 세사람 몫까지."

"왜 세 사람이야?"

"나는 평범한 일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학교 총무부장이었어. 그 정도면 세 몫은 해줘야지."

철승이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런 거지. 그렇다면 이 형님이 쏜다. 너 하고 네 여친하고 또 한사람 몫까지."

"그러니까 제니스는 내 여친이 아니라니까."

제니스가 철승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 말을 잠시 후에 나올 이 사람 여친에게 해 주세요."

"어라? 외국인 같은데 한국어를 잘 하네요? 그리고 저 안에 재신이 여친이 있다고요?"

"난 이 사람들을 따라온 겁니다. 두 사람이 사귀고 있고, 같은 반 친구에요."

잠시 후, 영화가 끝나고 현정이 나왔다.

"제니스. 그렇게 울면 어떻해? 내가 창피했잖아."

"미안."

"여기 이 사람이 재신이 여친?"

철승의 말에 현정이 고개를 돌렸다. "누구죠? 당신은?"

"여기 재신이 친구입니다."

"내가 전학오기 전에 같은 반 친구야."

나는 현정에게 가까이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오 정수씨 아들."

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우... 귓속말까지. 재신이 여친이 맞네."

현정이 콧바람을 불고 말을 했다. "아직 여친은 아니야."

"여기 제니씨께서는 네가 여친이라고 하던데?"

"아직 아닌 거야."

"아직이라... 그럼 가능성이 있다?"

"뭐 내일 일은 모르는 거니까."

"자자. 우선 배부터 채워야지."

우리는 가까이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여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사이에, 나와 철승이 음식을 받으러 기다리고 있었다.

"너... 어느 쪽이냐?"

"뭐가?"

"저기 제니와 도도한 애."

"제니스와 현정이?"

"제니스와 현정이라... 둘 중 어느 쪽이지?"

"우선은 둘 다 아니야."

"제니스는 네가 현정과 사귀는 중이라고 하던데?"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야. 마음이 현정이에게 더 가는 것은 사실이야."

"더 간다? 더 혹시 제니스에게도?"

"안될 것도 없잖아? 현정이와 사귀는 것이 결정된 것도 아닌데."

"너 혹시 양다리를... 그러다 둘 다 놓친다."

"둘 다 사귈 수도 있어."

철승이 나를 황당히 보는 사이에 나는 나온 음식들을 쟁반에 들고 두 사람에게로 갔다.
둘은 마주보며 앉아 있었다. 내가 가까이 가자, 제니스가 현정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여자끼리, 남자끼리 앉는 것이 좋지 않아?"

"연인끼리 앉게 하는 것이 예의겠죠."

제니스의 말에 나는 현정과 나란히 앉았다. 현정도 싫지 않은 눈빛이었다.

철승이 다가오자 제니스는 자신의 옆자리를 두드렸다.

철승이 망설이자 제니스가 말했다. "연인끼리 같이 앉도록 해야죠,"

철승은 웃으며 제니스 옆에 앉았다.

"여기서 보니 둘이 잘 어울리는데?"

철승의 말에 옆을 보니, 현정은 얼굴이 붉어지지 않았다. 제니스와 함께라서 부끄러움이 없는 것 같았다.

"저와 함께 있는 것보다 현정이와 함께 있는 것이 어울려 보여요."

"제니스씨는 배려심이 많아보여요."

"배려심보다는 내가 끼어들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저 두 사람 사이에."

현정이 웃었다. "제니스는 항상 이런 식이네. 영화관에서 재신이 손을 꼭 잡고 있던데."

"그건 영화의 분위기 때문이야. 그 것을 가지고 오해는 말아줘."

"오해는 아니잖아. 넌 재신이 앞에서 행동이 달라지잖아."

"내가 뭐가 달라진다는 거지?"

"재신이 앞에만 서면 말투가 달라져. 지금 나에게 말 하는 것과 틀려."

"뭘..." 제니스는 당황한 얼굴이었다.

"그럼 바꿔줄까? 이 자리."

"무슨 의미지?"

"네가 여기에 앉아. 내가 네 자리에 앉을게."

"나는 너희 사이에 끼어들기 싫어."

"나도 제니스의 시선을 방해하기 싫어."

"네가 뭘 방해한다는 거지?"

"네가 재신이를 바라보는데, 내가 옆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것 같아."

"나는 너희 둘이 같이 있어도 상관 없어."

"그럼 네 마음을 증명해 볼래?"

현정은 갑자기 내 뒷머리를 잡고 머리를 돌려 자신에게 향하게 한 후, 내 입술에 키스해 왔다. 갑작스런 애정행각에 매장 안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입술을 떼고 현정은 제니스를 노려보았다.
"이게 증명이야."

"네가 재신이를 좋아하는 증명?"

"아니. 네가 좋아한다는 증명."

"나는 아무렇지 않아."

"왜 호흡이 흩어지지? 네 말... 조금씩 떨리고 있어. 화가 나지?"

"그렇지 않아."

"말을 조금 더듬는데?"

내가 진정시켰다. "그만. 여기는 공공장소야."

나는 앞에 있는 철승을 바라보았다. "미안해. 이런 모습을 보여서."

"내가 할 말이 없네. 도대체 너희들은 뭐니? 내 남자에게 관심두지 말라. 그런 식으로 싸운다면 이해가 돼. 한쪽은 다른 쪽과 이어주려 하고, 다른 쪽도 그렇고.
뭐지? 너희들은 재신이와 사귀고 싶은 거야 아니면 친구가 사귀었으면 하는 거야. 어느 쪽이지? 둘 다 서로에게 미루고 있잖아? 서로 좋아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사귀라고 하잖아?
이 상황, 이해가 안 돼."

이 상황을 내가 정리했다.
"네가 보기에 그럴지 모르지만, 더 큰 이유가 있어. 두 사람... 내가 좋은 것보다 서로를 더 좋아해."

"무슨 말이지?"

"두 사람. 아직 사랑을 말할 때가 아니야. 두 사람에게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하니까."

철승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흐음... 그럼 아직 송재신과 사귄다는 그런 것보다 친구 사이가 더 중요하다는 거네? 그런 거야?"

"그런 거야. 아직 우리들은 사랑이라는 것을 말하기 힘들어. 그렇지만 여자끼리의 우정은 확실하잖아. 그래서 두 사람 모두 어떻게 못하는 것일 뿐이야."

철승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하지만 여기 재신이 입장도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이 녀석도 두 사람 사이에 끼여서 힘들어 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황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고 모두가 판단했다.

마왕성으로 돌아와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돌아오니 마야와 티리스가 정원에서 함께 있었다. 멀리서 두 사람을 보니 엄마와 딸 같았다.

티리스는 나를 보자 나에게 달려와 안겼다.
"서방님."

나에게 안긴 티리스는 내 가슴에 얼굴을 비벼댔다. 마치 아빠 품에 안긴 딸처럼.

"오늘은 어떻게 지냈지?"

"마야님하고 성 안을 산책했어요."

"어디가 제일 좋지?"

"맨 꼭대기 테라스하고, 목욕탕의 폭포가 좋았어요. 마야님과 목욕을 같이 했구요."

마야가 웃으며 다가왔다. "잘 다녀오셨습니까. 서방님."

"그래. 티리스는 어떻지?"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 학교에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티리스가 귀찮게 하지 않았어?"

"아닙니다. 저도 동생이 생긴 것 같아 즐겁습니다."

티리스는 내 목을 잡고 흔들었다. 자기를 보아달라는 것 같아 내려 보았다.

"서방님. 키스해 주세요."

"여기서?"

"키스는 언제든지 해 준다고 하셨잖아요."

나는 웃으며 티리스와 키스를 했다.

그런데 입술을 떼고 티리스가 약간 싫은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지?"

"서방님. 현정하고 키스하셨지요?"

"뭐... 그렇지."

"서방님 입술에서 현정의 맛이 나요."

"그건 다른 사람들의 맛도 있지 않아?"

"그런데 제니스의 맛이 없어요. 서방님의 옷에서는 제니스의 냄새로 가득한데, 입술에는 현정의 맛 밖에 없어요. 어떻게 된 거죠?"

돌아보니 현정과 제니스는 서로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마야가 말했다. "제니스, 현정. 너희 둘이서 오늘 서방님을 모셔라."

둘은 놀라서 마야를 바라보았다.

"너희들을 보니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둘이 함께 모시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해라."

제니스는 무표정했지만, 현정은 피하려는 눈치였다.
나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꼭대기 전망대로 워프했다.

"여기는 왜 오신 거죠?"

"둘과 함께 하려면 여기가 좋은 것 같아서."

"왜?"

"방금 철승 앞에서 한 말. 내가 파악한 너희의 모습이야. 너희는 나보다 서로를 더 좋아하는 것 아니야? 그래서 서로에게 나를 양보하고 있어. 아니야?"

둘 다 아무 말 못했다.

"나는 리나의 세계에 있을 때 알았어. 제니스는 현정이를 위해 목숨을 걸고 감싸주었고, 현정은 그런 제니스를 보고 이성을 잃고 폭주했어. 둘은 서로를 좋아하는 거잖아? 그래서 내 앞에서 서로를 나에게 미루고 자신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려하고 그런 거지?"

나는 아무 말 못하는 두 사람의 손을 잡았다. "그럼 두 사람이 동시에 나에게 오면 어떨까?"

둘은 서로를 보고 웃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둘 다 육식동물의 눈이었다.

"송재신~ 감히 우리를 도발시켰지? 오늘 너 죽을 줄 알아~!"

"내 힐링이 어떤 지 아시죠? 현정도 힐링을 쓰도록 훈련했어요. 우리의 마력이 다할 때까지 해주실 거죠?"

두 사람은 맹수가 먹이감을 누르듯 나를 땅에 눕히고 위에 올라 탔다.

나는 두 사람의 콤비네이션에 철저히 당했다.

먼저 제니스는 내가 자가힐링을 하려면 마력을 분산시켜 발동을 방해했고, 현정은 용의 마력을 이용해 넘치는 힘으로 나를 유린했다.

나중에 현정은 내 팔을 잡아 용의 마력으로 내 마력을 막으며 마법 사용을 차단했고, 제니스는 리나에게 배운 기술을 사용해 내가 먼저 쓰러지게 만들었다.

그것이 초반 전이였고, 중반으로 갈수록 두 사람의 공격이 거세여 갔다.

우리는 침실로 자리를 옮겨 2차전을 시작했다.

현정이 지치면 제니스가 힐링을 쓰고, 제니스가 지치면 현정이 힐링을 썼다. 현정이 힐링 마법을 영창할 때, 제니스의 마법 지도의 흔적이 느껴졌다.

종반에 가자 제니스의 마력이 다해가는 것이 느껴졌다. 내 마력 드레인에 조금씩 당하고 있었던 것을 몰랐었다. 제니스가 먼저 쓰러지자, 현정이 지쳐갔다.

마지막에 현정이 항복을 외쳤고, 제니스는 기절해 움직이지도 못했다.

나는 웃으며 두 사람을 안고 침대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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