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페트로니우스? 페트리아?
다른 부인들도 정원으로 나와 우리 주위에 모여들었다.
나는 현정에게 말했다. "현정아. 저 용을..."
현정이 정원 조각상에 가서 호수 위를 열었다. 용은 그 곳에 내려가 다른 용의 옆에 앉아 웅크렸다.
"파르노. 저 용의 힘을 받아야 해."
"서방님. 그게 무슨..."
"용의 힘을 받으려면 마력을 사용할 수 없어야 해. 너 밖에 없어."
티리스가 외쳤다. "안돼요. 이 여자는..."
"알고 있어. 그래서 더욱 파르노가 해야 해."
마야가 말했다. "굳이 파르노가 해야하는 이유가 뭐죠? 기다렸다가 다른 부인을..."
나는 마야를 바라보았다. "내가 원해."
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야가 파르노에게 말했다. "파르노, 서방님의 뜻에 따라라."
파르노는 마야에게 인사하고 눈을 감았다. 그 몸에 용의 영혼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파르노 옆에 현정이 왔고, 엘리자는 티리스를 끌고 그 앞에 섰다.
현정이 손을 내밀었다. "축하해. 너도 우리와 같이 용의 화신이 되었어."
파르노는 현정과 악수를 했다.
"축하해요 파르노. 파르노가 우리와 같아지시니 더욱 잘된 거예요."
엘리자는 축하했지만, 옆에 있는 티리스는 유감스러운 얼굴이었다.
현정이 티리스의 손을 끌어당겼다. "티리스, 너도 축하해 줘야지."
티리스는 마지 못해 축하 인사를 했다. "파르노씨, 축하드려요."
"고마워요. 현정, 엘리자, 티리스."
티리스가 비꼬았다. "서방님을 죽인 여자가..."
"티리스. 그게 무슨 말이야?"
파르노는 웃으며 몸을 굽혀 티리스와 눈을 마주했다.
"서방님은 나에게 곁에 있으면서 죄를 갚으라 했어요. 나도 그럴 거예요. 이번 일은 나에게 도와달라는 서방님의 부탁이에요. 그러니 앞으로 열심히 할 거예요."
티리스는 입이 삐죽거렸다.
마야는 위에 방어벽을 다시 만들고 린과 페트로니우스에게 왔다. 페트로니우스는 미야가 준 옷을 입고 있었다.
"린이라 했나? 너는?"
"페트로니우스입니다."
"남자 이름이구나. 그럼 너에게 새 이름을 주겠다. 너는 남자였던 것 같구나. 여자로서 살 수 있겠느냐?"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단, 네가 여자가 되면 신체적 변화로 마법을 쓰지 못할 수 있다. 괜찮겠느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릎을 꿇어라."
마야의 명령에 그는 마야 앞에 무릎을 꿇었다.
마야는 손가락에서 피를 내 그에게 먹이고 등 뒤에 마법진을 그려 마력을 주입했다.
그는 일어서 내 앞으로 와 무릎 꿇고 절을 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의 남편이시여. 내 몸과 마음은 모두 제 남편이신 당신의 것입니다. 저를 잘 사용해 주십시오."
이 사람이 남자였던 것을 생각하면, 닭살이 돋는 말이었다. 개 귀가 없어진 것 외에 외모는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원래 미녀였던 외모라 여자가 된 모습에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일어서라."
나는 미야에게 눈짓을 했다. 미야는 그에게 다가가 그 곳을 만져보았다.
미야는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여자가 된 것이었다.
"네 이름은 원래 이름이 페트로니우스였으니 페트리아이다. 앞으로 너는 페트리아다."
"페트리아, 그 것이 제 이름. 감사합니다."
마야는 린 앞으로 다시가 같은 일을 린에게 했다.
린은 내 앞으로 걸어와 페트리아처럼 내 앞에 절을 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의 남편이시여. 내 몸과 마음은 모두 제 남편이신 당신의 것입니다. 저를 잘 사용해 주십시오."
린의 모습은 변해서 16세였다. 16세의 린은 평범한 외모와 평범한 몸매였다.
"너희들은 이리로 오너라."
마야의 명령에 그들이 마야 앞으로 걸어왔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서방님의 아내가 된 것이다. 너희들의 소개는 잠시 후 지상에 내려가서 듣겠다. 너희들의 서열은 맨 마지막이다. 그런데 둘 중에 누가 위가 되겠느냐?"
페트리아가 말했다. "린이 저보다 나이가 많으니 린을 제 위로 삼아주십시오."
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린과 페트리아의 손을 잡았다. "그럼 도착할 때까지 즐겨야 겠지?"
나는 둘과 함께 목욕탕으로 워프하고, 옷을 벗었다. 두 사람은 모두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린이야 그렇다고 하지만, 페트리아까지 그러는 것이 이상했다.
"옷은 왜..." 린이 물었다.
"그럼 목욕을 옷 입고 하냐?"
"그럼 우리도 벗어야 하나요?"
"물론."
나는 알몸으로 목욕탕에 들어간 후, 두 사람에게 말했다. "어서 너희들도 들어와."
두 사람들은 내가 보는 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린의 몸은 얼굴처럼 소박했지만, 페트리아는 예쁜 얼굴에 몸매도 발군이었다. 둘 다 몸을 돌려 뒤로 걸어 탕에 들어왔다.
먼저 페트리아를 안았는데 확인해보니 정말 여자가 되어 있었다.
여담이지만, 페트리아는 처녀였다.
일을 끝내고 둘은 내 양옆에서 내 가슴에 기대었다.
"린, 너는 처녀를 바친 남자에게 평생 복종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 그렇습니다."
"나에게는 어떻지?"
린은 조금 고민하는 듯 했다.
"내가 다시 태어나 당신께 처음을 바쳤습니다. 이제 당신에게 영원히 복종하겠습니다."
"페트리아는?"
"이제 저는 린의 동생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린처럼 당신께 복종하겠습니다."
정말로 흐뭇하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
섬에 도착하고 모두가 내려와 해수욕 준비를 시작했다.
마야는 임신 중이라 수영복을 입지 않고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었지만, 요염한 몸매를 숨길 수 없었다.
전처럼 미야는 노랑 비키니, 제니스는 흰색 비키니 차림이었다.
그런데 제니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전에 왔을 때, 너무 마른 몸에 흰색 비키니로 창백해 보이는 피부가 더욱 차갑게 보였다.
이번의 제니스는 살이 많이 붙어 있고 피부에 생기가 흘렀다. 게다가 얼굴에 색기가 흘러나왔다.
현정은 전과 같이 검은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리나는 분홍색 비키니였는데, 작은 몸과 가슴에 분홍색을 입으니 초등학생처럼 보였다.
엘리자는 녹색 비키니로 큰 가슴에 너무 작은 것을 입었다 생각되었다.
티리스는 현정과 같은 검은색 원피스였다.
민지는 검은 비키니를 입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렸다. 16세라면 민지도 미녀는 아니어도 중간 이상의 레벨이었다.
린과 페트리아는 다른 사람들이 준 수영복을 입고 왔다. 페트리아는 가슴이 커서 마야의 빨간 비키니가 잘 어울렸지만, 가슴이 작은 린은 분홍색의 레이스가 달린 넓은 비키니였다.
"린의 수영복은 누가 준 거지?"
민지가 내 팔에 팔짱을 끼었다. "저에요. 서방님."
이 여자가 40대 여자라 생각하는 순간 내 머리가 차가워졌다.
우리는 바다에서 수영하고 노는데 티리스가 가장 즐거워했다.
린과 페트리아는 그들 중에 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파르노가 그들을 데리고 와서 같이 놀았다. 둘은 파르노의 도움으로 점차 동화되어 갔다.
나는 마야 옆에 앉아 다른 사람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았다.
마야는 나의 손을 잡고 내 기억을 읽었다.
"그렇군요. 페트리아는 마왕... 그런데 마왕을 죽이지 않고 어떻게 데리고 오신 거죠?"
"나도 확신할 수 없었어. 그래서 시험해 본 거야."
"시험?"
"마왕이 죽으면 내가 돌아올 수 있는데, 그 무책임한 놈이 그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궁금했어. 그래서 이번에 실험해 본 거야. 마왕이 죽으면 그 안에 있는 용의 마력이 흩어져 그러면 우리가 돌아오는 거지."
"그 곳이 페트리아의 그 곳이었나요?"
"제니스의 마법으로 살펴보니 그 곳이야. 그 것이 제거되면 출혈 과도로 얼마 안 가 죽는 것이 분명해. 남자라면."
"그렇군요. 페트리아는 원래..."
"무책임한 놈을 속인거지. 그 곳의 마력이 흩어졌고, 남자였던 마왕이 사라졌으니 마왕이 죽었다는 결론에 이른 거야.
뭐... 마왕이 죽은 거나 같지. 마왕이 여자가 되었는데 마왕일 수가 없잖아? 마왕이 사라진 시점에서 그 육체에 신경 쓸 리 없고, 용을 이용해 같이 오라고 한 거야."
"그런데 마왕의 기가 정말 그 곳에 몰려있는 건가요?"
"솔직히 말하면, 미야도 그랬어. 미야가 여자가 되니까 마력이 흩어져 사라졌지. 아마 마왕의 마력은 남자만이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여자가 되니 마왕의 힘을 잃어버린 거지.."
"그런 건 처음 듣네요."
"그래도 다행이잖아. 저렇게 부인이 두 명씩이나 생기고."
"그건 정말 기쁜 일입니다. 그런데 두 명을 어디에 쓰죠?"
"페트리아는 모르겠지만, 린은 쓸모가 많아."
"어디에..."
"그건 린이 찾아야지.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이제 서방님 곁에 용이 4마리, 4명인가요?"
"현정, 티리스, 엘리자, 파르노..."
"파르노의 마력을 없앤 것은 이런 일을 위해서 입니까?"
"부정하지 않겠어."
"저도 이번 서방님의 결정은 대환영입니다. 파르노라면 믿을 수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파르노는 부인들 중에서 서방님에 대한 사랑이 가장 크니까요."
"나는 마야가 가장 좋아. 제일 사랑해."
"저 다음이 파르노라고 말한 겁니다."
"그건 고마워."
나는 마야와 긴 키스를 했다.
"그럼 파르노 다음은 누구지?"
"현정이죠."
"그 다음은?"
"제니스겠죠?"
나와 마야는 서로를 보고 웃었다.
저녁 식사는 야외에서 바비큐를 구워먹었다. 마왕성 밖에서 키운 양을 직접 바닷가에서 잡고 그대로 불에 구웠다.
민지와 현정은 양을 죽일 때 얼굴을 돌렸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쳐다보았다.
특히 티리스는 직접 칼을 들고 양의 내장을 꺼내어 바닷물에 씻었다.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티리스는 씻어온 내장을 불에 올려놓고 고기와 같이 구웠다.
그런 티리스를 보고 현정이 질려하며 말했다. "티리스, 넌... 이런 거..."
"뭐가?"
"고기를 직접 만지고, 게다가 내장을..."
"먹는 음식이잖아."
"피가 흐르는 것을..."
티리스는 현정을 쳐다보다 웃었다. "하하... 이제보니 현정은 손이 하얀 사람이잖아?"
"손이 하얗다고?"
"일 할 줄 모르는 집구석 여자. 평생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식순이 말야."
"나는 식순이가 아니야."
"집 안일 밖에 못하고 흙도 만질 수 없는 사람이 식순이야. 여자라면 땅도 갈고, 가축도 키우고, 물고기를 잡고, 고기를 손질할 줄 알아야지. 그렇게 살다가는 식순이가 될 뿐이야."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일을 안 해도 돼."
"그럼 그렇게 살아."
티리스는 가져온 내장 중에 창자를 들고 현정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현정은 기겁을 하고 뒷걸음질 치다 넘어졌다.
"이게 얼마나 맛있는 줄 알아? 조금만 기다려. 구워 줄 테니."
현정은 호흡이 빨라져 티리스를 바라보았다.
옆을 보니 티리스는 민지를 같은 방법으로 놀리고 있고, 민지는 피해서 도망쳤다.
티리스의 웃음이 밤하늘에 퍼졌다.
................
잠자리에 특별히 린을 불렀다.
오는 도중에 목욕탕에서 일이 있었는데, 린은 잘 적응 했지만 페트리아는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린과 대화를 나누어 이들에 대해 알고 싶었다.
"물어볼 말이 있어서 불렀다."
"무엇을 알고 싶으시죠?"
"페트리아와의 관계, 페트리아의 신체적 특징 모든 것을."
린은 나를 노려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당신의 부인이 된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하시죠?"
"페트리아는 마법을 쓸 수 있을 테니까.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린은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남성을 제거했지만 마력회로를 제거하지 않았어. 마야에 의해 페트리아가 여자가 된 것 같지만, 원래 페트리아는 여자였던 것 아냐?"
린은 이를 악물고 나를 바라보았다.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뭘 더 알고 싶은 거죠?"
"페트리아가 마왕이 될 수 있었다면 너의 가문의 힘이 필요했을 거야. 네가 그녀와 함께 다닌 이유지. 하지만 페트리아는 마법을 쓰지 못했어. 너의 힘이 없다면. 그 이유를 알고 싶어."
"우리 집안의 여성들은 마왕의 상대가 되어야 합니다. 정식 부인이 아닌."
"정식 부인이 아니라는 것은..."
"마왕의 그림자로 평생 그와 함께 해야 하죠."
"너와 페트리아처럼?"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왕은 치명적인 신체적 약점이 있어요. 마왕은 저주를 받아 남성과 여성의 모든 것을 가진. 우리는 그 중에 여성을 제거하는..."
"그런 일은 태어나자마자 해도 되는 것 아닌가?"
"마왕의 후계자가 될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남성으로 정해집니다. 아무리 마왕의 집안이라도 만일을 위해 몇 명의 여분을 마련해둡니다. 그 중 하나가 페트리아였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그런 여분들은 마왕이 즉위하면 바로 여성으로 전환되죠. 원래 페트리아도 여성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족이 마왕성을 점령했군."
"우리 이외에 여섯 명의 왕족이 마왕성을 빠져나갔습니다. 그 중에 마왕이 될 사람이 있겠죠. 하지만 우리만 남았지요. 우리가 도망치는 도중에 모두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럼 우리가?"
"네. 당신들에 의해 여섯 명 모두 죽었지요."
그렇다면 내가 느낀 마왕의 마력은 마왕 후보자들의 마력이었던 것이었다. 우리가 헛고생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처음부터 늪지로 도망칠 생각이었고, 그 곳에서 거점을 마련하고 숨어 살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쉽게 도망칠 수 있었고, 함정이 많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 페트리아는 마력을 사용하지 못하지?"
"여성은 마왕의 힘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럼 페트리아가 페트로니우스로서 남성을 유지했다면?"
"마왕이 되어 마법을 사용했겠지요."
"그럼 너의 역할은?"
"저는 우리 집안 여성들이 대대로 해오던 일을 하는 페트리아 담당이었습니다. 만약 페트로니우스로서 마왕이 된다면 그를 남성으로 만들고, 다른 사람이 마왕이 되면 여성으로 만드는 것이었죠."
"그의 남성은 내가 없앴는데?"
"그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였습니다."
"차마 네 손으로 못했군."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페트리아에게 처녀를 바쳤다. 그 말은 네가 페트리아를 남자로 만들 생각이었다는 건가?"
"당시 마왕 후보들이 모두 죽었으니, 그 밖에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자로 만들기 위해..."
"나를 안으면 남자로 인식할 것으로 생각했지요."
"이해가 안되는 것은 너를 안으면 마왕이 되어 마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해. 그런데 왜 안된 거지? 가끔 마왕의 마력이 나왔지만, 거의 나오지 않았어. 왜지?"
"처음부터 그는 여자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항상 여자처럼 행동했지요. 나는 그를 남자로 만들기 위해 내 몸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페트리아가 거부했군."
"그래도 나를 안으면 남자로 되었고, 마력이 각성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내가 찾을 수 있었군."
"하지만 노력해야 되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남자처럼 행동하라고 하다가 추격이 오면."
"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여자가 되어버리는 건가?"
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마력을 감지할 수 없었군."
"저는 계속해서 그가 남자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페트리아가 원하지 않았나?"
"서방님은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릅니다. 그는 18년 동안 여자로 살아왔어요. 나도 그가 당연히 여자가 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그는 갑자기 남자가 되어야 할 운명에 놓인 겁니다. 나는 그를 남자로 만들 의무가 지워졌지요.
그와 나는 같이 자랐습니다. 내가 12살에 태어나는 그를 받았습니다. 그 동안 그는 나를 언니라 부르며 자랐고..."
"자랐고? 그 다음에 뭐지?"
"내... 내가 결혼하면, 같은 남자에게 시집오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남자의 부인이 되고 싶다고... 나는 그 때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릅니다."
나도 그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
"도망다니며 그, 페트리아는 나하고 같이 살 수 있으면 뭐든지 하겠다고 했습니다. 설령 그 것이 남자가 되는 것이라도. 나는... 나는... 그를 남자로 만들기 위해 나를 취해야 한다고 했지요. 싫어하는 그를 억지로... 내가 그를..."
"네가 먼저 덮친 건가?"
"그건... 실수였습니다. 그는 그 것 때문에 더욱 괴로워했죠. 자기가 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라며, 그는 여자로서 나와 같이 있고 싶다고 했습니다. 같은 여자로..."
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평생 같이 살려면, 나와 같이 살려면 같은 남자에게 시집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했다고 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나와 같이 사는 것이었습니다."
"넌 그를 남자로 만들기 위해 그 것을 이용했군."
린이 고개를 숙였다. "만약 여자가 되면 나는 죽어버릴 거라고 위협했죠. 남자로, 내 남편이어야 나와 같이 할 수 있다고 협박했습니다.
밤마다 남자로서 날 안으라고 했지요. 그리고... 나를... 나를...."
"너를 부인으로 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말한 건가? 아니면 너를 통해 아이를 낳게 하라고 한 거야?"
"나를 임신시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떠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네 몸을 바쳐 그를 남자로 만들려 했군. 여자가 되기를 원하는 그를."
린은 견디지 못하고 땅에 쓰러져 울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이 상황에 만족하나?"
"모르겠어요. 나도 페트로니우스도 어떻게 해야 할지..."
"결과적으로 페트리아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군. 여자가 되고 같은 남자와 결혼해 같이 있는 것. 하지만 너의 소원은... 너는 무엇을 원하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저 그가 내 동생으로 여자로 같이 할 줄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데.."
"페트리아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된 거야. 그녀가 원하던 대로. 이제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너야. 그러면 너는 어떻게 하지?"
린은 일어서 나를 노려보았다. "너무 이기적이시네요. 어떻게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있죠?"
돌변한 린의 태도에 나는 당황했다.
"어제까지 남자다, 남편이다 생각했던 사람이 여자가 되었는데, 당신은 그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나요?"
"너는 18년 간 페트리아를 여자로 생각해 왔어. 그런데 너는 어떻게 쉽게 그를 남자로 생각할 수 있지?
페트리아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 여자인 줄 알고 살았다가 갑자기 남자가 되라고 하고. 남자이길 강요하며 그런 일을 했어. 너는 페트리아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 있어?"
"페트리아가 이 상황을 즐길 것 같아요?"
"그건 모르지.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럼 넌 페트리아가 이 상황을 즐거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이유가 뭐지? 그녀가 행복해질 거라 생각한 적 없어?"
"그가 가질 왕위, 나라. 그 것을 모두 버려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행복?"
"이제 본심이 나오는 군. 결국 너는 페트리아가 마왕이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잖아."
"그래요. 그는 마왕이 될 수 있었어요. 남자로서 마왕으로서 마족을 다스릴."
"페트리아가 그 것을 원할까?"
"그럼 이렇게 한 남자의 9번째 부인이 되는 것이 행복일까요?"
"네가 옆에 있는데?"
그 말에 린은 놀라 아무 말 못했다.
"왜 페트리아의 마음을 외면하지? 페트리아가 원하는 것은 너와 함께 하는 것이야. 정말 사랑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너야. 그런데 왜 너는 도망치는 거지?
혹시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페트리아가 아니라 페트로니우스이기 때문이야?"
린은 고개를 숙였다.
.........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서 페트리아를 불렀다.
아무도 없는 밤바다에서 나는 페트리아와 둘이 있었다.
"지금 이렇게 되니 느낌이 어떻지?"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어떻게 널 여자로 만들 생각을 했나, 궁금하지 않아?"
"내 그 곳을 보고 알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넌 여자지? 원래부터 여자였지?"
"네." 아무 거리낌 없는 대답이었다.
"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도 저는 여자입니다."
"그러면서 린을 사랑하지?"
페트리아는 얼굴을 돌렸다. "잘 모르겠습니다."
"모른다? 뭘?"
"전 린과 헤어지기 싫습니다. 하지만 전...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 것인 줄 알고부터 사랑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너에게 사랑이라는 것은 뭐지?"
"저에게 사랑은 싫다는 저를 위에서 누르던 린의 눈물과 거친 호흡이었습니다. 린은 울면서 나를 몰아세웠지요. 나는 그녀가 슬퍼하는 것을 볼 수 없어. 린의 요구에 따랐습니다. 그런 것이 사랑이라면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나하고 하는 것은?"
"그건 다른 것 같습니다."
"뭐가?"
"내가 부인이 되어서 그런 것인지, 내 몸이 뜨거워지고 호흡이 빨라지고..."
"네가 린과 그런 일이 있을 때는 그런 것이 없었어?"
"그 때에는 그런 것이 싫고 내가 혐오스러웠어요. 그런데 서방님과는..."
"어떻다는 거지?"
페트리아는 아무 말 못했다.
나는 웃으며 페트리아를 모래에 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