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5화 〉잠자는 용을 깨우다 (75/148)



〈 75화 〉잠자는 용을 깨우다

며칠을 여행해서 파샤폴리에 도착했다.

파샤폴리, 과거 파샤의 수도였다.

파샤는 내가 충성을 바친 나라이고, 마왕을 죽이고 개선한 나에게 귀족의 칭호를 내린 곳이었다. 나는 파샤의 왕이 내린 집과 재산을 가지고, 이 곳 파샤폴리에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겼다.

곳곳이 무너진 성벽을 지나, 과거에 번화했던 시장을 지나며 옛날 생각이 났다. 과거 내가 자주 가던 술집, 창관 모두 이 근처에 있었다.

갑자기 메트라와 데이트하며 먹던 벌꿀빵이 생각났다.

과거 왕궁터에 이르자, 그 안의 건물은 그대로지만 안은 시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길을 가던 중에 벌꿀빵을 보고, 즉시 구입해 들고 먹었다. 옛날 이 빵을 나누어 먹던 생각이 났다.

"아나킨님. 우리가 가야할 곳이 어디지요?"

"과거 왕의 정원이 있던 곳입니다. 정원 가운데에 큰 나무가 있었다고 했지요."

에스더가 현지 안내인에게 말하자, 그는 우리를 건물 밖으로 안내했다. 폐허가 된 건물터를 지나, 갈대와 긴 풀들로 가득한 늪지가 나왔다.

나는 눈을 감고 마력을 느끼니, 나무 가운데에서 마력이 느껴졌다.

즉시 도약해, 나무 가지에 앉아 마력이 있는 부분을 조사하니 줄기 한가운데였다.
단도를 꺼내어 나무 줄기를 벗기고 안을 파보니, 작은 상자가 나왔다. 마력의 느낌이 파르노의 세상에서 찾은 용의 심장과 비슷했다. 분명했다. 이 것으로 용을 깨울 수 있었다.

내가 나무에서 도약해 에스더에게 오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찾으셨나요?"

나는 웃으며 상자를 흔들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죠?"

"옛 마왕의 도시."

카작. 옛 마왕이 다스리던 곳이었고, 인족과 마족의 경계에 있다.

이 세계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구분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용하는 마력에 따라, 인족과 마족, 동물과 마물로 나뉘었다.

마족들이 사용하는 마법은 인족보다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게 만들면서 위력이 강했다. 그리고 마족들이 인족들보다 2배 이상 더 늦게 성장하고 더 오래 살았다.

마왕이 죽은 지금, 마족과 인족들은 서로 싸울 이유가 없이 경쟁과 교류를 하며 살고 있다.

그 큰 이유는 내가 마왕을 죽인 이후, 마족들은 큰 타격을 받았고. 내가 죽은 이후 인족들은 내분으로 크게 약해졌다.

모두 싸울 힘을 잃은 지금은 국력 강화를 위한 소강상태라 할 수 있다.

에스더가 카작의 왕에게 알현을 신청하자, 카작 전체가 술렁거렸다. 지금 로렌은 인족 국가들 중 최강이었다. 그런데 그 적통인 공주가 예고 없이 방문했다.

우리는 외교관이 머물 수 있는 최고 숙소로 안내 되었고, 카작의 답을 기다렸다.

카작 시내에 들어가니, 내가 마왕을 죽이던 때가 생각났다.

여러 전선에서 밀리던 인족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마왕의 암살을 준비했다. 물론 나의 파티가 앞장을 섰다.

방법은 서쪽 산맥을 통과하여 잠입하는 것. 돌산으로 이루어진 서쪽 산맥을 우리는 마물들과 싸우며 걸어서 돌파했고, 지금 이 카작에 잠입했다.

30명으로 이루어진 결사대는 왕궁으로 쳐들어 가, 마왕을 암살하는데 성공했다. 무사히 탈출한 사람은 나, 메트라, 야다의 3명 뿐이었다.

돌아온 나는 인족 최고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그렇게 마왕을 죽이고, 구사일생으로 도망쳤던 곳에 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나는 밤의 카작을 기억하는데, 밝은 빛 아래서의 카작은 아름다웠다.

다음날, 알현을 허가 받고 우리는 왕궁으로 향했다.

카작의 왕은 전의 마왕과는 달리 중년의 사내였다. 왕좌에 앉은 그 사람 양 옆으로 신하들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로렌의 공주께서 무슨 일로 우리를 방문하셨는지요?"

"대지모 여신의 신탁을 받고 방문했습니다."

모두가 술렁거렸다.

한 신하가 외쳤다. "거짓말! 대지모 여신께서는 그 악마 베이더를 피해 실종되셨소. 그런데 베이더의 혈통인 그대가 어찌 여신을 찾는다 하는 거요?"

자세히 보니 그 남자의 옷에 대지모 여신의 상징이 수가 놓아져 있었다.

내가 말했다. "대지모여신께서 저에게 신탁을 내리셨습니다. 그 내용은 자신을 깨우라 하시며, 그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것이 무엇인가?"

"용을 깨우라 하셨습니다."

모두의 술렁거림이 커졌다. 특히 에스더는 정말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용을 깨우는 것과 대지모 여신을 찾는 것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지?"

"자신의 잠을 깨울 수 있는 힘은 용이 가진 마력뿐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용을 여기서 왜 찾는 것이요?"

"용을 깨울 물건이 이 왕성에 있습니다."

한 남자가 소리쳤다. "닥쳐라. 너희들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우리 왕성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냐?"

왕이 손을 들자, 그 남자가 뒤로 물러섰다.

"귀 국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말해줄 수 있소?"

"용의 영혼이 담긴 마왕의 물건이라 하셨습니다."

"80년 전에 죽은 마왕의 물건을 지금 어떻게 찾을 수 있다는 건가요?"

그렇게 말하는 왕의 표정에서 무언가 읽을 수 있었다.

"저는 용의 마력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저에게 왕궁을 둘러보게 해 주시면, 찾아내겠습니다."

방금 그 남자가 소리쳤다. "네 놈이 감히 신성한 왕궁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냐?"

"저에게 감시역을 붙여두시면 안될 것도 없지 않습니까?"

"좋소. 우리는 귀국과 트러블을 일으키기 싫소. 그럼 내일부터 저기 저 남자가 궁에 들어와 조사할 수 있게 해 주겠소. 단, 우리 측에서 거부하는 곳에는 들어가면 안됩니다."

"저도 전하와 그 가족들의 공간을 침범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그와 시선을 나누었다. 아무래도 이 사람은 나와의 독대를 원하고 있었다.

3일 동안 나는 왕궁의 이 곳 저곳을 구경했다. 솔직히 감시역이 있어서 자유롭지 않아도, 이렇게 아름다운 궁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특히 나에게 왕실의 여성들이 와서 음식을 대접했다. 어린 여성들이 맛있는 음식과 술까지 가지고 오는 것을 보아, 그 구렁이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어느 쪽에서 먼저 파고드는 것. 먼저 들어가는 쪽이 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이 왕과 싸울 생각이 없었다. 그러니 내가 지는 쪽이 좋았다.

내가 면담을 청하자, 그는 왕궁 깊숙이에 나를 안내했다.

"이제 솔직해지죠. 전하께서는 용의 영혼을 가지고 있지요?"

"너부터 솔직해지는 것이 좋겠어. 다쓰 베이더."

뭐 이 구렁이가 그걸 모르고 있을 리 없으니...

"마왕을 죽인 자에게 너무 당당한 것이 아니야? 솔직히 내가 마음먹으면 이 왕궁 뿐 아니라, 카작 전체를 불태워 버릴 수 있어."

나는 시범으로 번개를 만들어 우리 옆에 떨어지게 했다.

"오우! 나는 너와 싸우려는 것이 아니야. 단지 네 것이 필요하니까."

"결국 너도 로렌 쪽과 같은 것을 원하나? 에스더가 나에게 10명을 붙여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니 말야."

"그럼 말이 필요 없겠군."

"몇 명을 원하지?"

"로렌은 15명이 있다고 하니까. 25명이라면 어떨까?"

"모두에게 생기기까지 3개월이면 될까?"

"적어도 6개월은 필요해."

"좋아. 하루에 1명씩 6개월 동안으로 하지. 그런데 조건이 있어. 나의 아이를 낳은 이후 여자들의 인생을 책임져 줘야 해."

"물론. 나는 그 멍청한 파샤놈들과 틀려. 그리고 네가 안을 여자들은 내 딸과 조카들이니까."

"결국 내 핏줄을 네 왕가가 독점하겠다는 것이군."

"그래야 내 왕국을 위해서 좋은 것이지."

"뭐... 네 가족들이니 알아서 하겠지. 그럼 6개월이면 되겠지?"

"그리고 하루에 1명은 너무 적어. 10명 정도는 되야 하지 않겠어?"

"3명! 그런 일도 많이 하다보면 지겨우니까."

"60년 가까이 하던 자가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인생에는 그런 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많아."

"좋아. 하루에 3명."

"그리고 네 후궁들 중에 반은 나에게 몇 명 보내줘."

"뭐?"

"네 나이를 보니 그냥 처녀로 있는 후궁들도 있잖아? 솔직히 몇 명은 나에게 보내도 손해가 아닐텐데?"

왕이 웃었다. "결국 내 명예에 먹칠을 하겠다는 것이군."

"나를 골탕 먹이는 너에게 좋은 감정이 있을 리 없지. 밤마다 네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것을 느껴보라는 거야."

왕이 탁자를 내리쳤다. "너 지금 장난하는 건가?"

"거절의 완곡한 표현이야."

내 말에 왕이 다시 냉정해졌다.

"네가 원하는 것이 내 손에 있어."

"네가 원하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어."

"그럼 발표하지. 마왕을 죽인 다쓰 베이더가 너라고."

"그럼 내 길동무로 군사 만명과 이 왕궁의 반을 데리고 가지."

우리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왕이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부탁한다. 우리도 인족들과 싸울 무기가 필요해."

"왜 나의 아이들이 무기라는 거지?"

"로렌을 보고도 모르나? 네 아이들 몇 명이 있다는 것으로 저렇게 거만하게 굴고 있어.
네 아이들이 어떤지 알아? 한명이 천명을 죽일 수 있어. 로렌에 있는 열댓명이 한나라 군사려보다 강한 거야."

"왜 네가 그런 힘이 필요한 거야?"

"우리 마족들도 뭉쳐야 하니까."

"다른 부족들에게 왕권이 위협 받는 군. 그래서 나의 아이들이 필요한가?"

"그렇다."

"하지만 나는 내 아이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고, 나중에 악마의 혈통이라고 비난 받고, 그런 것이 싫어."

"그럼 로렌은 왜?"

"수컷을 본능도 거절할 수 없으니까."

"좋아. 지금 로렌에는 확인된 너의 자손들이 15명 있다고 해. 그러니 우리 쪽에서도 15명이 있어야 해. 그리고 지금 너는 10명과 같이 다니고 있잖아? 그러니 25명이면 어떨까?"

"좋아 25명. 하루에 3명씩으로 해서 25명째가 확인되면 바로 용의 영혼을 내놓아야 해."

"그건 약속하지."

"그리고 너도 뭔가 내놓아야 하잖아? 너의 후궁들 중에 몇 명을 내놓을 수 있지?"

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내 말은 진심이야."

"왜 내 여자를 원하는 거지?"

"너를 괴롭히고 싶어서."

왕의 손이 떨렸다.

"솔직히 나는 네 진심을 알고 싶어. 네 여자를 내놓을 정도의 진심 말야.
그 정도 각오 없이 일을 벌인다면, 넌 분명 실패할 거야. 너의 가진 것 어느 것 하나 내놓지 않고 무언가를 얻겠다면, 나는 쉽게 줄 생각이 없어."

"좋다. 내 후궁들 중에 5명을 내놓지."

"20세 이하로."

"물론이다. 그 중 3명은 아직 내가 손도 대지 못한 여인들이다."

나는 그 왕의 눈을 바라보다 한숨을 쉬었다.
"알았어... 정말 진심이네. 후궁을 원한다고 하는 것은 너를 떠보려는 미끼였을 뿐이야. 나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아."

"그럼 이게 모두..."

"거절하려는 명분이었지."

왕은 나를 노려보았다. "넌 정말 나쁜 놈이군."

"마왕을 죽인 자가 좋은 사람일 리 없잖아? 수천수만의 목숨을 빼앗아야 가능한 경지가 마왕을 죽이는 자야. 그런 사람이 착할 리 있겠어?
너는 나를 너무 우습게 봤어. 나를 종마로 부릴 생각이라면 네 팔 하나를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해. 그런데 너는 네 딸과 부인조차 내놓을 생각이 없었어. 네가 딸과 조카라고 하지만, 진짜 딸은 없겠지? 모두 양녀나 서녀들 뿐이잖아?"

왕은 아무 말 없었다.

"그런 자들에게 내 여자들과 아이들을 맡길 수 있을까? 나의 아이를 가지게 된 순간, 그 여자들 인생은 끝나는 거야. 그렇게 여러 여성들의 인생을 부수어 놓고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결국 원하는 것은 너의 아이를 낳은 여성들의 남은 인생이냐?"

"이후에 그들을 너의 후궁으로 삼으라는 거야. 나의 아이들을 너의 아이로 발표하라는 거지."

그는 고민에 빠진 듯 했다.

"그리고 절대 그들을 버리지 말아줘. 이건 내 개인적인 부탁이야."

왕이 내 손을 잡았다.
"알았다. 너의 아이를 낳은 여인들을 모두 내 후궁으로 삼고, 아이들을 내 아이로 삼겠다. 그러면 되는 가?"

"물론이다."

곧바로 왕궁에서 나와 에스더를 만났다.

"우리는 내일 떠납니다." 그녀는 이번 일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우리 로렌에 100명이 넘습니다."

마지막 말을 하는 에스더는 나를 보며 웃었다.

그 날 이후, 나는 전에 하던 일을 다시 시작했다. 달라진 것은 하루 3명 뿐이라 여유가 많았다는 것.

6개월 동안 왕궁 깊은 곳에서 지내다, 하루는 왕이 나에게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안에 부러진 칼의 손잡이 부분이 있었다.

"여기에 용의 영혼이 봉인되어 있는 건가?"

"전설에 그렇다고 했어.
당시 용사와 마왕이 협력해서 용을 이기고 용사가 심장을, 마왕이 영혼을 가져갔지.
마왕은 용의 혼을 자신의 칼에 봉인하고 후대 마왕의 증표로 삼았어."

마력을 느껴보니, 용의 마력이 느껴졌다.

"한가지 묻고 싶어."

"뭐지?"

"마왕은 남자였나?"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마왕은 여자일 리가 없다."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의문의 해답이었다.

다음날, 나는 홀로 궁을 떠났다.

몇 명이 무거운 몸으로 나를 배웅했다. 나의 옷을 잡고 울며 사정하는 사람의 손을 뿌리치고 나올 때 내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용이 있다는 서쪽 산맥으로 향했다.

서쪽 산맥. 인족의 나라들에서 동쪽에 있지만, 마족 영토에서 서쪽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바위산 지대는 마족과 인족을 나누는 경계로, 동쪽이 마족, 서쪽이 인족으로 나뉘고 있다.

이 산지를 서쪽 산맥이라 불리는 이유는 원래 인족의 기원이 마족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마족들 중에서 동쪽으로 이주한 이들이 인족이고, 서쪽 산맥의 유일한 통로가 카작이다.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온 인족과 마족은 이 바위산 지대를 경계로 나누어진 것 뿐이다.

이 산맥은 내가 카작에 몰래 침투하기 위해 통과한 길이었다. 처음 100명이 넘게 출발했지만, 카작에 도착하니 30명이었다. 그만큼 험하고 위험한 곳이다.

지금 나에게 그런 말이 해당되지 않았다. 바위산을 점프로 오르고, 산과 산 사이를 허공답보로 날아다니는 나에게. 이 산을 힘들게 올라갈 필요가 없었다. 카작에서 새로 만든 마석이 100개가 넘어 마석의 여유가 많았다.

검의 손잡이를 잡고 용과 대화를 시작했을 때, 용의 육체가 있는 곳을 알았다. 서쪽 산맥 깊숙한 곳이었다

검의 손잡이가 안내한 곳은 거대한 바위 앞. 그 아래에 용이 묻혀있었다.

바위가 너무 커서 움직일 수 없고, 전처럼 바위를 쪼갤 수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은 원시적이지만 유용한 방법으로, 바위에 끌과 망치로 구멍을 뚫고 안에 나무를 박은 후, 물을 부어넣는 방법이었다. 그런 식으로 바위를 쪼개려 했다.

그 작업을 일주일 간 계속해 조금씩 바위를 쪼개 나갔다.

일주일 후, 바위가 반으로 쪼개져 쓰러졌다. 밑에 드러난 땅을 파보니, 용의 피부가 닿았다.

그 피부에 용의 심장을 가져다 대니, 땅이 흔들렸다. 땅에서 용이 깨어나 내 앞에 섰다. 품속의 칼자루에서 용의 영혼이 빠져 나간 것이 느껴졌다.

"날 깨웠군. 너에게 감사한다."

"널 깨운 이유는 널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인간 주제에 건방지군. 나보고 인간에게 복종하라는 것이냐?"

"물론이다. 나는 너 말고도 5마리의 용을 제압해 내 것으로 만들었다. 이제 너도 내 것이 될 것이다."

"좋다. 와라!"

용의 말이 끝나자 마자, 나는 용의 머리 위로 날아가 눈 사이에 주먹으로 때리며 충격파를 집어넣었다.

용은 한마디도 못하고 쓰러졌다.

얼라리요? 왜 용이 이렇게 약하지? 설마 내가 강해진 건가?

용이 깨어나기까지 3일이 걸렸다. 그 동안 나는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며, 한명이라도 데리고 왔으면 하며 아쉬웠다.

용이 깨어나 나를 보고 기겁했다.

"어이! 나에게 진 것 맞지? 그럼 어떻게 해야지?"

"너를 따르겠다."

"우선 나를 따라 대지모 여신을 깨워줘야겠어. 그리고 나를 따라 내 집으로 와줘."

"너와 함께 간다... 그 이후에 어떻게 해야지?"

"내 부인이 되는 거야."

"용인 내가 인간이 되라는 거냐?"

"아니, 용인 네 영혼이 깃들 사람이 있어. 나의 부인 중 하나지. 내 부인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있어."

"네가 네 것으로 만들었다는 5마리 용들이냐?"

"물론."

"좋다. 용인 우리는 이긴 자의 뜻에 따라야 한다. 네가 원한다면 나는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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