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1화 〉반란의 준비 (81/148)



〈 81화 〉반란의 준비

오늘의 봉사는 현정과 미야가 하기로 했다.

미야을 안는데, 미야가 원래 남자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보다 미야 속에서 변화가 있었다.

일을 끝내고 두 사람을 양 옆에 안은 상태에서 미야에게 물었다.

"미야, 아직도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어?"

"없습니다."

"원래 남자여서 그런 거야?"

"워..원래 그런 것은 아니고, 아직 아니라 생각해서..."

말을 더듬는 미야가 의심스러웠다.

"마야는 네가 딸을 낳기를 바라고 있어. 만약 제니스나 엘리자가 먼저 아이를 가지면, 마야도 나도 곤란해지는 것은 알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에 문제가 있는 거야?"

"절대 아닙니다. 왜 그런 것을 물으시죠?"

"네가 남자였다가 여자로 바뀌어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혹시 아이를 갖지 못하는 몸 인 거야?"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그럼 문제는 네가 싫다 이거지?"

"네..."

"나와 마야가 세운 리미트는 내가 졸업할 때까지야. 그 이후에는 미룰 수 없어. 나와 마야가 바라는 것은 빨리 네가 스스로 나서주는 거야. 알고 있지?"

미야는 아무 말 못했다.

옆에 있는 현정에게도 물었다. "그리고 현정이 너도 졸업하면, 정식 부인이 되어야 해. 알고 있지?"

이 것은 현정과 미리 입을 맞춰둔 것이었다. 미야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그런데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갑작스럽게."

"마야가 조바심을 내고 있어. 너희들은 마야의 뜻에 거슬리고 있잖아? 나도 마야와 너희를 볼 때마다 난처해."

"왜 그렇게 마야씨에게 약한 거야?"

"본처니까. 나에게는 마야가 가장 소중해. 다른 부인들을 모두 버리는 일이 있어도 나는 마야를 버리지 않을 거야."

현정이 몸을 일으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럼 본처가 원하면 다른 부인들도 버릴 수 있다는 거야. 나를 포함해서?"

"그 것이 본처야. 본처는 마야이고."

"그럼 내가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면?"

"라노크의 영혼은 놓고 나가줘."

현정은 화가 난 얼굴로 내 옆에 눕더니 나에게 등을 보였다.

"현정아. 아무리 내가 널 사랑한다 해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마야야. 미야도 너도 마야를 이길 수 없어. 그것을 알아줘."

현정이 몸을 획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넌 나를 사랑하지만 마야씨 다음이다?"

"물론."

"옆의 미야씨는?"

"너와 다른 부인들을 마야와 비교하지 말아줘."

현정이 화를 내려고 하자, 미야가 현정의 손을 잡았다.
"현정. 참아. 이건 서방님의 당연한 반응이야. 본처라면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어."

"하지만 저는 재신이의 부인이 아니에요. 그럼 본처보다 저 좋아할 수 있잖아요?"

"그건 불가능해. 본처란 그런 거야."

"왜죠?"

미야가 고민하는 듯 했다.

"현정아. 미야하고 싸울 필요는 없잖아? 오늘 너는 많이 오버하는 것 같아."

현정은 나에게 등을 보이며 놀려 누웠다. 여기까지 현정과 미리 짜둔 연극이었다.

나는 미야를 안으며 그녀의 생각을 읽었다. 본처와 남편의 관계, 나는 미야에게서 그 특수 관계를 이해했다.

.............................

다음날, 나는 린을 찾았다. 린은 마왕성의 마법진이 그려진 방에서 마법진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네요. 어떻게 이렇게..."

"대단한 거야?"

"마왕성의 마법진은 이 방 말고도 성 밖과 지하 곳곳에 새겨져 있어요. 다 조사해도 끝이 없을 만큼 크고, 수도 많죠. 이 걸 다 연구하려면..."

"시간은 아직 많이 있어. 그러니 천천히 해도 좋아."

나는 린의 눈빛을 보고, 린을 안았다.

린은 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미야님의 감시가 있습니다. 내가 자주 여기에 오면 위험합니다."

우선 린을 데리고 마법진이 새겨진 방을 나왔다.

린의 말대로 린이 자주 마법진의 방으로 간다면 미야에게 들킬 위험이 있었다. 그리고 사람의 기억만으로 마법진을 복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 방법을 고민하다 대안을 생각했다.

나는 현정, 린과 함께 전자상가를 찾았다. 우리가 사온 것은 카메라와 PC, 프린터. 마법진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인쇄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마법진의 방에 한번만 방문해도, 마법진 전체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카메라와 PC를 가지고 와 현정이 린의 방에 설치해 주기로 하고, 나는 티리스, 벨과 함께 마법진의 방을 찾았다. 핑계는 벨의 마왕성 내부 소개.

마왕성 내부의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며, 마법진 방에 들어가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으로 마법진 전체를 촬영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티리스는 벨과 함께 방을 뛰어다녔고, 나는 두 사람을 촬영하는 척 하며 방안을 모두 촬영했다.

린의 방에 들어오니, 린은 벌써부터 PC를 다루고 있었다. 옆을 보니, 컴퓨터 조작에 대한 책들과 프로그램 소개 책들이 있었다.

"린, 어때 다룰 수 있겠어?"

"책의 내용을 머리에 넣었지만, 이건 정말 어렵네요. 이 마우스... 손목이 아파옵니다. 하지만 너무 편리하네요."

나는 카메라와 컴퓨터를 연결하고 동영상을 린에게 보여줬다.

"어때?"

린은 어느새 마우스를 조작해 동영상을 정지시키거나 뒤로 돌리며 방 안의 마법진을 관찰했다.
"정말 잘 찍어 오셨네요. 이 정도면 한 달 정도면 방 안 마법진을 모두 분석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그럼 마왕성 곳곳에 있는 마법진을 모두 찍어 오겠어."

린은 대꾸도 없이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후, 현정을 통해 라노크에게서 마법진의 위치를 알아내고, 티리스와 벨과 함께 마왕성 곳곳을 돌아다니며 마법진을 카메라에 담았다. 벨에게 마왕성을 소개한다는 명분에 마야와 미야는 우리를 의심하는 것 같지 않았다.

여름 방학이 끝날 즈음에, 린의 컴퓨터 안에 마왕성 안의 모든 마법진이 저장되었다.

............

개학이 되어, 다시 등교하게 되었다. 이번 주는 린과 페트리아의 시간이었다.

린을 안으면 용과 대화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내려 보내고 옥상에서 린과 키스하며 용과 대화했다.

‘이렇게 해주니 기쁜가?’

‘요즈음 뜸해서 불만이 많았다. 좀 더 너에게 사랑 받고 싶다.’

‘린이 싫어하는 것 같은데?’

‘이 여자가 혼자서 얼마나 자신을 위로하는 줄 아는가? 네가 찾지 않을 때는 온 몸이 안달 나있다. 그림 속에서 다른 남녀를 보며.’

어라? 린이? 금욕적인 린이?

‘좀 더 나와 이 여자를 위해 신경을 써 달라. 그리고 페트리아와 함께. 그 여자와 함께 할 때 이 여자는 더 좋아한다.’

린에게 그런 취미가 있다니, 놀라운데?

‘그보다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여자도 마왕인가?’

‘나의 힘을 받은 자는 마왕이다.’

‘그럼 나의 부인인가?’

‘부인이 뭔지는 몰라도, 이 몸을 지배하는 것은 내 영혼 외에 다른 것이 있다. 네 본처가 이 몸을 지배하고 있다.’

‘마야가?’

‘이 여자의 몸과 마음은 나와 함께 네 본처의 지배를 받고 있다.’

그거야 본처니까...

‘이상한 것은 너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뭐? 남편인 내가 아니라? 그럼 나에게 이렇게 달려드는 것은 뭐지?’

‘널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자발적인 행동이지, 마법에 의한 강제가 아니다.’

‘내가 강제로 부인들을 다룰 수 있던데?’

‘네 마력에 반응하지만, 그 것은 너의 명령이 아닌 네 본처의 명령에 의한 것이다.’

‘그럼 나의 부인들은...’

‘너의 본처에 의해 걸린 마법으로 너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다. 즉 너의 마력을 이용한 본처의 부인 지배라 할 수 있다.’

마야에게 그런 능력이? 하긴 본처니까...

‘원하면 부술 수 있다.’

‘원하면? 마야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거야?’

‘네 본처의 마법보다 강한 마력으로 계약을 파기시키면 된다. 다른 용들은 몰라도 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하고 싶지 않다.’

‘왜?’

‘너를 사랑하니까. 이 마법을 깨면 너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우선 린에게서 입을 떼었다. 너무 린이 지쳐 보였다.

조금 쉬고 다시 린과 키스했다.

‘마야의 마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부인을 얻을 수 없나?’

‘네 몸에 마법이 걸려있다. 네 본처의 허락 없이 부인을 만들 수 없다.’

다시 원점이네...

‘잠깐! 방금 마야의 마법을 없앨 수 있지 않아? 내 몸에 걸린 마법을?’

‘네 본처보다 강한 마력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먼저 네 본처를 죽여야 한다.’

마야를 죽일 수 없었다.

‘혹시 수정은 안되는 거야?’

‘나는 그 마법에 대해 잘 모른다.’

아무래도 제니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았다. 여기서는 안되지만,

수업을 받으며 정리를 해보았다. 마야가 나의 본처이고, 본처는 하나뿐며 본처의 허락 없이는 부인을 얻을 수 없다.
부인이 되면 마야의 명령에 따라야 하고, 나도 마야의 마법을 통해 부인들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와 부인의 계약은 원래 마야와 부인들과의 계약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부인들의 계약 과정을 생각했다.

내가 마야을 본처로 얻던 때, 나는 마야의 피를 먹고 마야는 내 피를 먹었다.

제니스부터 마야의 피를 먹고 나의 부인이 되었다. 그리고 마야는 피로 등에 마법진을 그렸다.

얼래? 피? 나의 부인인데 왜 마야의 피를 먹고, 마야의 피로 마법진을 그리지?

그리고 티리스 때에 이상한 일이 있었다. 티리스가 처음 왔을 때 마야는 피를 먹였지만 등에 마법진을 그리지 않았다. 그 것은 무슨 의미일까?

여러 의문이 생겨났다.

점심 시간에 티리스를 방으로 불렀다. 침대에 같이 앉은 상태에서 티리스의 목 뒤를 보니 마야가 그린 마법진의 흔적이 느껴졌다.

나는 그 마법진에 손을 댔다. "티리스, 여기가 마야가 마법진을 그린 곳이야?"

"네. 바로 그 곳이네요."

티리스가 말했다. "서방님... 저는 아직 서방님을 모실 수는..."

"오늘 너를 부른 것은 그런 일이 아니라, 자주 너를 만나지 못해서 잠시 너와 같이 시간을 보내려 하는 거야."

티리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리고 키스는 할 수 있잖아?"

나는 티리스에게 키스하며, 티리스의 목 뒤에 손을 대고 손가락에 마력을 집중해 마법진에 마력을 주입했다.

티리스 등에서 마법진이 빛나자 티리스가 신음을 냈다.
"서방님. 저..."

티리스의 얼굴이 붉어져 있고 눈동자가 풀려 있었다.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얼굴이었다.

우선 흥분한 티리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키스 해주었다. 그런데 티리스는 흥분이 풀리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끝나는 시간까지 티리스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고, 나는 마법진에 손을 대고 강제로 마력을 뽑아냈다.

그러자 티리스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부인들 몸에 새겨진 마법진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5교시 수업에 들어온 나는 현정을 바라보았다.

쉬는 시간에 현정이 내 옆에 왔다. "할 말 있어?"

"지금 내 모습을 잘 찍어둬. 중요한 일이야."

나는 장난스럽게 리나의 등을 안았다. "리나. 지난 주에 내가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

"서방님이 원하시면 저는 언제나 OK죠. 지금이라도."

리나는 일어서 등을 돌려 내 품에 안겼다.

나는 리나의 목덜미를 만지며 현정에게 눈짓을 했다.
현정은 리나의 등 뒤로 가서 촬영을 시작했다.

"자아. 저기 현정이를 보며 우리의 다정한 모습을 찍어보고 싶어."

내 말에 리나는 내 가슴에 손을 대며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나는 리나의 목덜미에 손을 대고 마력을 주입했다. 점심 시간에 티리스의 마법진이 있던 곳, 마야는 모든 부인들에게 같은 곳에 마법진을 그렸다.

마력이 주입되자, 리나의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풀렸다.

"서방님..."
리나는 내 목에 두 손을 두르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안겨진 리나의 몸이 뜨거웠다. 방금 전 티리스처럼.

나는 목덜미에서 손을 떼고, 빛나는 마법진을 현정에게 보여지게 하며 리나에게 키스했다. 현정은 그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았다.

우선 리나를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해, 마법진에서 마력을 흡수했다.

리나가 입술을 떼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리나의 얼굴은 정상적이고, 몸도 식은 느낌이었다.

"교실에서 키스하는 것은 좋지 않아." 나는 리나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었다.

리나도 갑자기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의아해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리나는 내 품에서 떨어졌다. "죄송해요. 제가 교실에서..."

"아니야. 저번 주에 내가 소홀해서 네가 쌓인 것이 많은 것 같아. 학교 끝나고 보자구."

리나는 나를 보며 웃었다.

방과 후 마왕성에 돌아와서 나는 리나를 안고 전망대로 워프했다. 그리고 리나의 목덜미에 마력을 주입했고, 리나의 몸이 다시 뜨거워졌다.

마력을 주입한 상태에서 리나의 흥분이 얼마나 갈지 알아보려고, 나는 리나가 원할 때까지 계속했다.

몇 번을 끝내자 리나의 몸이 식은 것 같았다.

나는 옆에 있는 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쌓인 것이 많았나 봐. 이렇게 오래 한 것은 오랜만이네."

"서방님께서 다른 부인들을 안기에 바쁘시잖아요."

"그래서 너에게 미안해. 오늘은 원없이 너를 안고 싶었어."

리나는 행복한 표정으로 내 가슴에 머리를 대고 흔들었다.

보통 리나라 해도 나와 함께 할 때, 3번 정도에 힐링을 쓰지 않으면 지쳐 쓰러졌다.

그런데 리나는 열번도 견뎠고, 지금도 체력이 온전해 보였다. 차이가 있었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내가 리나와 함께 저녁 식사에 나오자, 페트리아가 뾰루퉁한 얼굴이었다.

"서방님, 너무해요. 오늘은 저와 파르노의 날이에요."

나는 웃으며 페트리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밤은 길고 나는 여기에 있어. 오늘 지칠 때까지 널 안아줄게. 린과 함께."

"정말이죠?" 페트리아의 얼굴이 밝아졌다.

린은 내 시선을 피했다. 오늘 그녀의 속마음을 들었는데, 린은 정말로 나를 원하고 있었다. 이 모습이 소위 츤데레라는 것을 안 순간, 그녀가 귀여워 보였다.

잠자리에서 페트리아에게 똑같이 마력을 주입해 보았다. 페트리아와 미야는 리나보다 더 오래 버티기에 마력을 흡수할 수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마법진에 마력을 주입하는 것은 부인들의 몸과 정신에 영향을 끼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쪽으로만? 그 것이 의문이었다.

..................

내 피를 부인들이 먹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 의문을 풀려 했지만, 지금은 아니라 생각했다.

만일 마야가 이 사실을 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만약 마야의 마법이 파괴된다면 미야의 다음 행동이 우려되었다. 마야의 본처 자리를 위협하는 일을 절대 할 수 없었다.

지금 나의 부인들 중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마야다. 내 아이를 둘째치고라도, 내가 대한민국에서 얻은 첫부인이고, 다른 부인들을 얻어도 나를 지지하는 본처이다. 부인들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마야다. 모두를 버려도 마야를 포기할 수 없다.

지금 문제는 마야와 내가 생각하는 미래가 다르다는 점이다.

마야는 나와 다른 부인들과 함께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나는 대한민국을 떠날 생각이 없다.
마야는 다른 부인들을 계속해서 자신의 밑으로 두고 싶어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

마야는 자신의 아들과 미야의 딸을 본처로, 다른 부인들의 딸들을 부인들로 만들려 하지만, 나는 다른 부인들의 출산과 2세들의 미래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

나와 마야의 생각 중 공통점은,
마야가 원한다면 원래 세상으로 보내줄 것이고, 마왕성도 마야에게 줄 수 있다. 다른 부인들의 딸이면 몰라도, 미야의 딸이라면 마야의 아들과 맺어지는 것을 허락할 수 있다.

그 정도일 것이다.

제일 중요한 문제는 내가 부인들을 직접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약 마야가 다른 부인들을 규합해 나에게 반기를 들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했다. 내가 마야를 거치지 않고, 직접 내 명령에 따르는 부인들을 만들어야 했다.

우선 중요한 것이 마야가 부인들에게 만든 마법진, 그 것을 확인해야 했다.

현정이 찍은 동영상을 린에게 보여주어 분석하게 만들었다.

며칠 후, 결과가 나와 나는 현정과 린, 파르노을 데리고 별궁으로 갔다.

"그래서, 그 마법진은 뭐지?"

"마법진에 마력을 주입하면, 마력의 주인의 의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수 마력에게만 반응합니다."

"특수 마력... 그럼 나와..."

현정이 덧붙였다. "마야씨."

"정말 강력한 마법입니다. 그런데 이 마법진은 한가지 마력에게만 반응합니다."

"내가 내 마력이 통하는 것을 봐서 내 마력이 분명해. 그리고 마야라면, 마왕성 안에 저장된 나의 마력으로 가능할 거야.
린, 묻고 싶어. 상대에게 피를 먹게 하는 의식의 의미는 뭐지?"

린은 아무 말 못했다. 그녀의 눈빛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말할 수 없는 마법이 걸려있어?"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은 답해줄 수 있지? 왜 내가 마력을 주입하면 흥분하는 거지?"

"서방님이 그런 것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현정이 나를 색마로 보며 노려보았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아니면 마력이 그런 종류인 거죠. 서방님은 우리와 그런 일로 마력을 만들어내니까요."

"그것과 그 것이 무슨 상관이지?"

"마력에는 개인 특성과 의지가 담기기 마련입니다. 서방님이 그런 일로 마력을 만드시니, 마력이 주입된 사람들은 그렇게 변하는 거죠."

현정이 내 귀를 잡고 흔들었다. "결국 네 머리 속에 그런 것 밖에 없으니 그렇게 되는 거야."

"우선 중요한 것은 마야가 피를 먹인 의미를 아는 거야. 여기서는 알 수 없어. 만약 알려고 하면 마야가 눈치를 챌 테니까."

파르노가 주방에서 우리를 불렀다. "우선 식사를 하고 하지."

파르노가 만든 음식을 먹으며, 고민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마야를 사랑하는 것은 맞지만, 마야의 소원대로 해 줄 수 없었다.

나는 이대로 마야가 내 옆에서 대한민국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다른 부인들은 조만간 자유롭게 해줄 생각이다. 나를 떠난다거나,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거나, 나에게 남겠다거나, 아이를 원한다거나, 젊어져 새 인생을 살고 싶다거나...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다.
하지만 마야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마야를 막기 힘들다는 것이다.

아직 나에게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마야가 만약 임신 등을 이용해 부인들을 속박할 수도 있었다.

내 입장에서 제니스, 현정의 딸이 마야 아들의 몇 번째 부인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더욱이 본처가 미야의 딸인 것은 더욱 받아드리기 힘들다.

"아나킨, 고민이 있어?"
파르노의 목소리에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의문은 많은데 해결책이 안보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나만 물을게. 마야님을 사랑해."

"응. 엄청."

"그럼 넌 마야씨를 위해 세상 전체를 적으로 돌릴 수 있어?"

"그래."

세 명이 나를 쳐다보았다.

"한가지만 더 물을게, 만약 마야씨와 다른 부인들이 싸운다면 누구 편을 들 거야?"

"마야."

"내가 끼어 있다면?"

"너는 반드시 내 결정에 따라 마야와 같은 편에 있을 거야. 아니야?"

파르노가 나를 보며 웃었다.

현정이 물었다. "만약 내가 마야씨와 싸운다면?"

"마야쪽이야."

"다른 부인들이 모두 마야씨를 반대한다면?"

"마야와 파르노만 있다면 그 쪽."

"마야씨와 파르노가 갈라져 있다면."

"중립. 하지만 파르노는 절대 나와 함께 할 거야. 마야를 지켜려는 나와."

현정이 나를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내가 널 떠나겠다고 하면?"

"그 것에 대한 답을 줬잖아? 라노크의 영혼을 내놓고 떠나도 좋아. 원래부터 그러기로 한 약속이었으니."

현정이 일어나 내 뺨을 때렸다. 현정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내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말했지? 너는 정식 부인이 아니야. 네가 원해서 그렇게 된 거야. 잘 알잖아?"

현정은 아무 말 없이 거실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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