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0화 〉부인 계약의 해제 (90/148)



〈 90화 〉부인 계약의 해제

며칠 후, 유먼이 아랑으로 왔다. 오랜 만에 보는 전우에게 나는 정말로 기뻤다.

"유먼 공작님. 오랜 만입니다."

"이보게. 우리 사이에 이런 격식이 무슨..."

"유먼님. 그동안 잘 지내신 모양입니다. 더 젊어지셨네요."

"군인은 지붕 아래에서 약해지는 법이지. 아침 이슬로 목욕하는 기쁨을 자네도 잘 알잖아."

나와 유먼은 내 집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중간에 오면서 들었네. 마왕이 아니라 공주님이셨다고."

"그 것 때문에 전하의 근심이 크십니다. 만약 올가님이 백성들을 속인 것이라고 알려지면, 올가님이 위험합니다."

"알겠네. 그래서 나를 부른 것이군. 병사들을 이끌고 쟈브로에 가서 올가님을 도우라는 것 아닌가?"

"그렇습니다. 지금 유먼님의 후임으로 윌이 임명될 겁니다. 그리고 유먼님께서는 용의 놀이터의 관리를 맡게 되실 겁니다."

"예상했던 일이군."

"지금 문제는 마르티나 공주님의 처리입니다."

"전하께서는 무어라 하시지?"

"그분의 존재는 프랑크님에게도 올가님에게도 부담입니다. 그래서 제가 데리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자네가?"

"제니스님이 타지에서 외로우시니 좋은 말벗이 될 겁니다."

유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니스님이 살아계시다고?"

"여기서 먼, 다시 올 수 없는 곳에 계십니다. 프랑크님의 부탁으로 저는 제니스님을 모시고 제 나라로 돌아갔지요. 그 먼거리를 감당할 나이가 아니시니 걱정 마십시오."

유먼이 한숨을 쉬고 자리에 앉았다. "자네 고생이 컷군."

"프랑크님과 유리님, 제니스님, 마르티나님 본인을 위해서도 제가 데리고 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전하께서는 승낙을 하셨나?"

"아직은..."

"조만간 하실 것이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 나와 유먼은 함께 프랑크를 알현했다.

"전하. 신 유먼 전하를 알현합니다."

"유먼 공작님. 잘 오셨습니다. 공작님께 중요한 임무를 주려 하오. 공작께서 쟈브로에 다시 가셨으면 합니다."

"성심을 다해 받들겠습니다."

"귀하의 아들 윌을 귀하의 후임으로 임명하고, 새로이 백작으로 임명하여 코르티아와 메소티아 접경의 변경백작으로 임명하겠소."

"감사합니다."

"앞으로 용의 놀이터를 유리의 길로 명명하겠소. 그 길의 관리를 맡아주십시오."

유먼이 고개를 숙였다.

"스카이워커공께서는 유먼 공작과 함께 쟈브로로 가주십시오."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 우리 프랑크와 유리의 약혼식에 참석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며칠 후, 왕자 프랑크와 유리의 약혼식이 열렸다.

약혼식장에서 프랑크는 귀족들에게 발표를 했다.

새로 만들어질 교역로를 유리 공주의 이름을 따서 '유리의 길'로 명명하고, 기존 교역권에서 아직 사들이지 않은 수레 100대분을 인정하겠다는 칙서였다. 교역권을 팔지 않았던 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곳에서 새로운 조항이 추가되었다. 옷감을 쟈브로 영주가 일괄적으로 사들인다는 내용. 이 것으로 올가의 특권이 프랑크에 의해 확정되었다.

길드도 한몫 챙긴 것이 옷감의 쟈브로 내의 교역에서 수수료를 보장받게 되었다. 물론 책임자는 쟈브로에 있는 유리였다.

.............

약혼식이 끝나고, 옷감의 준비를 끝내어 쟈브로로 떠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쟈브로로 떠나기 며칠 전에 길드장과 몇 명의 귀족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아직 교역권을 가지고 있는 귀족들이었다. 그들도 같이 가기를 원해서 허락해주었다.

우리가 아랑을 떠나는데, 수레 300대가 넘는 대행렬이었다. 이번 여행의 중요성을 인식해, 용을 위한 소를 30마리 준비했다.

유리 공주는 아랑에 남아있고, 마르티나는 우리를 동행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큰 산이 있는데, 우리는 항상 이 곳을 넘어서 통과했다.

현정이 그 산을 보고 말에서 내렸다. "이 산을 넘어야 하는데 불편하지 않아?"

"뭐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럼 없애야지."

현정이 천천히 산을 향해 걸어갔다. 내 본능이 위험을 엄청나게 경고하고 있었다.

현정은 조용히 주문을 외웠다.

"암흑보다 검고, 어둠보다 어두운 칠흑에, 나의 진홍빛 불꽃이 섞이기를 바라노라."

주문이 드래곤슬레이브와 틀렸다.

"각성의 때가 왔으니. 무류의 경계에 떨어진 이치여. 무형의 혼돈이 되어 현출하거라."

현정의 머리 위에 생긴 마력 덩어리가 생겼다.

"춤추거라, 춤추거라. 춤추거라!"

마력 덩어리들이 회전하며 점점 커져갔다. 저번 긴 드래곤슬레이브 때보다 더 커졌다.

"나의 힘의 원천에 바라는 것은 붕괴일지니, 견줄 데 없는 강력한 붕괴일지니."

점점 커지고 있는 마력 덩어리들이 전보다 3배는 커졌다. 나의 모든 감각이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모든 것을 다 태워버리거라. 심연으로부터 나오너라"

나는 외쳤다. "모두 엎드려. 방어 마법을!"

"이 것이 인류 최대 위력의 공격수단. 이 것이야말로 궁극의 공격마법."

나를 비롯한 모두가 앞에 방어막을 만들었다.

현정이 크게 외쳤다. "익스플로젼!"

현정은 파워업한 드래곤슬레이브보다 10배는 커진 마력구를 산을 향해 던졌다.

마력구가 산에 직격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풍이 우리에게 날아왔다.

나는 현정 옆에서 방어막을 만들고 있었는데, 우려했던 돌 무더기는 날아오지 않았다. 먼지 폭풍이 몰려왔을 뿐이다.

3분 정도 기다리자, 먼지가 사라졌다.
우리 앞에 있던 산이 반 이상 증발되어 넓이 30m 정도의 낮은 언덕길이 생겼다.

현정은 땅에 쓰러져 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 들었다. "어때... 나의 폭렬 마법이..."

나는 황당했다. "이 건 또 무슨 애니지?"

"나는 이제 폭렬 마법사... 눈이 빨개졌으면 되는데..."
현정은 웃으며 기절했다.

모두 눈 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는 표정들이었다. 큰 산의 일부가 날아가 높이 30m 정도의 언덕이 만들어지고 그 양옆에 가파른 절벽이 있는 초현실적 상황이었다.

제니스가 모두에게 외쳤다. "모두 보셨나요? 이 것이 신의 사도들인 우리의 힘입니다."

우리와 함께 한 유먼은 우리를 두려움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위력의 마법에 모두들 질린 표정이었다.

그날 밤, 나는 현정에게 마력을 채워주는데, 마석 3개 분량의 마력이 소비되었다. 나도 규격 외의 치트캐릭터이지만, 현정은 버그캐릭터였다.

혹시 다른 부인들도?

생각해 보니, 현정의 아랫부인들인 파르노, 티리스, 엘리자, 린 등은 용의 화신들이었다. 그리고 현정과 파르노처럼 각성하면 마왕이 되는 것이었다.

둘의 차이가 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실마리가 있었다. 용과 한 몸이 된 두 사람은 나에게 복종하려는 마음이 강해졌다. 용의 영혼과 부인의 계약도 있었다.

전에는 부인의 계약이 위였지만, 현정이 마왕이 된 이후 나에게 복종하려는 마음이 강해졌다. 거기에 부인의 계약까지 덧붙여졌다.

현정이 변한 이유, 그 것은 용이 강한자, 주인에게 복종하려는 본능에서 오는 행동이며 부인으로서 사랑까지 합쳐진 것이었다.

파르노의 경우, 용의 본능과 함께 현정의 아랫부인이라는 것도 작용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경우를 보듯, 용의 본능이 더욱 강했다. 현정이 나에 대해 순종적으로 바뀐 이유였다.

티리스의 경우도 각성을 한 이후, 더욱 어른스러워졌다. 용과 한 몸이 된 이후, 티리스는 14세의 소녀가 아니라 몇백년 살아온 용의 육체로 바뀌어져 있었다.

세 명 모두 그 차이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

용의 놀이터를 통과할 때, 용이 우리 머리 위를 날고 있었다.

우리가 소들을 놓고 가자, 용은 한 마리를 입에 물고 날아갔다.

용의 놀이터, 지금은 유리의 길을 통과하니, 버려진 요새에 당도했다.

유먼은 그 요새를 보고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았다. "이 곳이 이렇게 버려져 있었다니..."

"이제 이 곳에 유먼님의 성이 세워질 겁니다."

"그래야 하지요."

유먼은 요새 밖에서 군대를 지휘하고 있는 둘째 아들을 바라보았다.

“아직 미숙하네요. 윌에 비하면.”

“윌이 특출난 거지. 30도 안되는 나이에 성주가 되었으니. 하지만 그 녀석은 날 닮아 천성이 군인이야. 그래서 그 곳에 남으라고 했어. 이런 정치판에 끼어들지 말라고.”

“좋은 선택이군요. 둘째 아드님은 그런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네요.”

유먼의 둘째 아들, 바트만은 병사들을 지휘하며 혼자 허둥대고 있었다.

..........

요새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유리가 우리를 찾아왔다.

유리는 말에서 내리자마자, 나에게 달려들었다. "서방님."

"유리. 잘 있었어?"

"그동안 너무 바빳어요. 옷감의 수요가 너무 많아서요. 올가님께서 부족들에게 나눠주니, 모두 올가님께 충성을 맹세했어요."

"우리는 유먼님과 2천의 군대와 함께 왔어. 앞으로 올가님의 힘이 되어줄 거야. 이제부터 네가 할 일이 많아."

"저야 고맙지요."

우리는 요새 한 가운데에 천막을 치고 모였다.

"이제 내가 말한 실험을 해 볼 거야. 유리에게."

제니스가 물었다. "부인의 계약을 해지하는 것 말인가요? 혹시 유리가 위험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유리를 바라보았다.
"저를 부인으로 삼기 전부터 예정된 일이 아닌가요? 제 몸을 실험하시겠다면, 내어드리겠습니다."

제니스가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죽을 수도 있어."

유리는 나를 바라보았다. "서방님이 저를 죽도록 놔두시지 않을 거예요."

나는 한숨을 쉬고 유리에게 다가갔다. "나는 절대 네가 죽도록 놔두지 않아."

유리는 내 손을 잡고 자기 가슴에 대었다. "믿어요."

유리는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목덜미를 내밀었다.

린이 설명해준, 계약해지 방법. 그 것은 강한 마력으로 마법진을 지우는 것이었다.
그 것을 위해 제니스가 필요했다, 남편인 나는 아랫부인의 계약해지를 할 수 없고, 본처가 가능했다.

그러기 위해 강력한 마력이 필요한데, 내가 제니스에게 공급해 주기로 했다.

제니스는 왼손으로 내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유리의 마법진에 손을 대었다.

제니스의 마력이 마법진에 닿아 계약해지를 시작하자, 마법진이 붉게 빛났다.

유리는 갑자기 고통에 몸부림쳤다. "아악! 뜨거워..."

린이 외쳤다. "마법진이 거부하고 있어요. 이러다 잘못되면 유리가 죽어요. 모두 유리를 잡아!"

티리스와 엘리자가 유리의 몸을 잡았다.

"아악! 꺄아악!" 유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

린이 외쳤다. "제니스. 빨리 마력으로 마법진을 깨어버려요."

마법진이 붉은 색을 띄는데, 제니스가 더욱 마력을 투입했다. 제니스의 청색 마력이 붉은 마법진을 공격하자, 차츰 마법진의 붉은 색이 강해져 갔다.

그 동안 유리의 비명과 몸부림이 커져갔다.

마석 2개 분량의 마력을 투입하자, ‘쨍그랑’ 소리를 내며 마법진이 사라졌다.
유리와 부인의 계약이 깨어진 것이다.

유리는 기절해 쓰러졌고, 제니스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유리를 진찰하던 린의 표정이 굳어졌다. "큰일 났습니다. 유리가..."

모두의 시선이 린에게 몰렸다.

"유리의 마법 회로가 모두 깨어졌습니다. 이대로라면... 유리는 마법을 쓰지 못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결과였다. 본처가 부인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 쉽게 생각했지만, 너무나 큰 대가였다.

제니스는 유리의 손을 붙잡고 울었다.

다음날, 나와 제니스, 마르티나, 유리를 남겨두고, 남은 사람들은 쟈브로로 가기로 했다.

유리는 오후에 깨어났다.

제니스가 유리의 손을 잡고 울었다. "제니스님... 우시네요. 뭐가 잘못된 거죠?"

나는 자리를 비켜주었고, 천막 안에서 유리와 제니스의 우는 소리가 났다.

잠시 후, 제니스가 나를 불렀다.

천막 안에서 누워있는 유리는 나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됐네요. 저는 목숨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되었어요. 살려주셔서 고마워요."

나는 유리의 손을 잡았다.

유리는 내 손을 꽉 쥐었다.
"이렇게 되었으니, 부탁이 있어요. 두 분에게.
제니스님. 저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세요. 다시 어려지도록.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서방님. 저에게 남겨 주세요. 서방님의 아이를."

나와 제니스는 놀라서 유리를 바라보았다.

"서방님은 저에게 쟈브로의 교역권을 주셨지요. 제 마법 능력이 그 대가라기엔 너무 적어요. 그러니 가시기 전에 제가 서방님의 아이를 낳게 해 주세요."

제니스가 유리에게 물었다. "그 거면 되는 거야?"

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니스는 마르티나와 함께 그 길로 쟈브로로 떠났다.

그 요새에 남겨진 나와 유리는 아이 만드는 일에 전념했다.

2개월 후, 쟈브로에서 광석들을 실은 수레들이 왔다.

내가 천막을 나서자, 천막 안에서 유리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걸어오는데, 내 부인들 누구도 나를 탓하지 않았다. 그녀들에게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 더욱 침통해했다.

제니스는 내 앞에 와서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유먼도 나를 보고 몸을 굽혀 인사하고, 모든 군사들이 내가 가는 길에 창을 위로 들고 배웅했다. 앞으로 이 곳은 유먼의 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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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놀이터, 지금은 유리의 길에 들어서자 현정이 천룡을 불렀다.

천룡이 우리 앞에 앉아 나에게 물었다. "나를 부르는 것을 보니, 나를 데려갈 것인가?"

"그렇다."

"내가 들어갈 너의 부인은?"

"여기에 없다. 나를 따라와라."

현정이 나섰다. "내가 인도해주겠다. 나를 따라 와라."

쳔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들에게 아랑으로 떠나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리를 두고 수레 행렬이 떠나갔다.

모든 행렬이 시야에서 멀어지자, 우리의 시선이 마르티나에게 향했다.

"이제 제 차례인가요?"

제니스가 마르티니의 손을 잡았다. "이제 공주님은 우리와 함께 가야 해요."

"그렇게 말하실 필요 없어요. 할머님."

제니스가 놀랐다.

"어머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당신이 나의 할머님이신 제니스님이라고. 저기 아나킨님의 부인이 되어 겉모습이 변했다고 하셨죠. 저는 이제 할머님을 따라가는 건가요?"

제니스는 마르티나를 안았다. "그래. 마르티나. 너는 나와 함께 가서 살아야 해."

"그럼 부탁이 있어요."

마르티나는 제니스의 손을 잡고 내 앞에 왔다.
"아나킨님. 제니스님을 살려주셨듯이 저를 살려준다면, 저도 아나킨님의 부인이 되고 싶어요."

현정이 특히 놀랐다. "이 봐요. 저 사람은 당신의 할아버지인 거예요."

"상관없어요. 제니스님도 이렇게 새 사람이 되었는데, 저도 새사람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럼 당신의 부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나는 제니스를 바라보았다.

제니스가 말했다. "서방님. 마르티나를 부인으로 삼아주세요."

"나는 이런 어린 아이를 부인으로 삼을 수 없어."

"지금 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마르티나가 크면 부인으로 삼아주세요."

나는 제니스에게 둘 만의 대화를 했다.

'마르티나가 크면... 너는 나와 같이 살 거야?'

'그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앞으로 힘들텐데?'

'제가 살 곳이 없어졌습니다. 이제 서방님 곁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마르티나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선 마르티나가 성장한 다음에. 그 때 결정하지."

마르티나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서방님."

‘서방님’ 소리에 내 얼굴에 경련이 왔다.

"서방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나를 오빠라고 불러."

다른 부인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제니스가 마르티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이제부터 나를 언니라고 불러."

"알았어요. 제니스 언니!"

모두 웃음을 못 참고 크게 웃었다.

현정은 황당한 듯 우리를 바라보았다.
"할머니가 언니가 되고, 할아버지가 오빠가 되고... 도대체 촌수가 어떻게 되는 거지?"

제니스가 말했다.
"우리가 살던 세상과 대한민국은 상식이 틀려. 내 손자손녀들이 결혼하는 것처럼, 여기서는 이복남매, 사촌 간의 결혼이 허용되는 곳이야.
그리고 나는 서방님의 본처가 되면서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난 거야. 프랑크의 어머니인 제니스는 이미 죽고 없는 거지."

현정이 비꼬았다. "얼마 전까지 내 아들 프랑크... 라고 하던 주제에."

나도 제니스에게 반대하고 싶었지만, 제니스와 마르티나의 소원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나는 모두에게 말했다.
"이제 마르티나의 남성을 제거할 거야. 엘리자는 알겠지만, 직후에 우리는 돌아가게 되어 있어. 제니스, 마르티나는 내가 데려갈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천룡과 함께 오면 될 거야. 잘 알겠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마르티나를 남겨두고 모두가 우리 세 명에게서 멀어지려했다.

마르티나가 제니스를 잡았다. "할머니, 아니 언니. 여기서 저를 봐주세요."

제니스가 내 옆에 남고 모두가 멀리 떨어졌다.

마르티나는 옷을 벗었다. 처음에 치마, 블라우스, 속옷까지 모두 벗었다.

그녀의 모든 것이 보이자, 페트리아 때처럼 남성의 상징이 보였다.

나는 라이트세이버로 그 때처럼 마르티나의 남성을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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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무책임한 놈의 세계였다.

"역시나 이번에도 성공했네. 마왕을 완전히 없애버렸어."

- 다 네 탓이야. 섣불리 나를 불러들이지 않았다면, 다시 가서 고생할 일도 없었어.

"그래서 고마워."

- 제니스와 또 한사람 데리고 갈 거야.

"그건 네 자유잖아?"

- 또 언제 부를 거지?

"생각나면."

..............

눈을 떠보니, 내 앞에 리나와 페트리아가 있었다.

"서방님. 또 소환에 다녀오신 거예요? 우리 만 남고 모두 사라졌어요."

나는 제니스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니스는 나의 손을 잡고 옥상으로 워프했다.

옥상 위에 현정, 파르노, 티리스, 엘리자, 린이 있었다.

제니스가 물었다. "마르티나는?"

"아마 마왕성 마법진에 있을 거야. 제니스는 빨리 가서 마르티나를 봐줘. 현정아 천룡은?"

현정이 하늘을 가리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왕성인데, 그 위에 천룡이 있는 것이 느껴졌다.

"저 용은 내가 처리할 테니, 모두 교실로 돌아가 있어."

나는 용을 향해 워프해서 용의 등에 타고 말했다. "천룡. 나와 함께 워프한다."

나는 천룡을 잡고 린의 용이 있는 곳에 워프했다.

"여기는?"

"잠시 여기서 쉬고 있어. 너의 화신이 될 사람을 잠시 후 데리고 오겠어."

"알았다. 잠시 여기서 쉬고 있지."

주위를 둘러보니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조금 고민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워프로 학교에 돌아와 교실로 들어갔다. 수업이 시작되어 있었고, 나는 조금 혼났다.

...............

점심 시간이 되어, 나는 벨의 손을 잡았다. "오늘 점심 때는 네가 좋겠어."

벨은 놀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지금까지 나에게 지명 받은 일이 별로 없었다.

티리스가 벨의 등을 밀었다. "벨. 서방님을 잘 모시고 와야 해."

나는 벨의 손을 잡고 천룡이 있는 곳에 워프했다.

마력으로 비추자, 벨은 용들을 보고 뒤로 넘어졌다. "서... 서방님. 이 것은 용..."

나는 천룡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너의 화신이 될 나의 부인이야."

천룡에게서 불덩어리가 나오더니, 벨의 몸에 들어갔다.

벨이 몸을 떨었다. "내 몸 속에... 이게... 어떻게 된 거죠?"

"너도 티리스처럼 용의 화신이 된 거야."

"제가 티리스처럼요? 그럼 내 몸 속에 용의 영혼이?"

나는 벨의 손을 잡았다. "네 몸 속에 있는 용에게 내 부인이 된 즐거움을 알려 줘야지."

벨과 함께 워프한 곳은 내 침실이었다.

벨을 안으며, 천룡과 대화했다.

'이거다. 내가 오랫동안 원했던 것이.'

'너희 용들은 강자에게 복속되는 것이 좋은가?'

'강한자의 것이 되는 것이 우리의 숙명. 너의 부인이 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할 줄은 몰랐다. 이 여자도 너무나 좋아하고 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다른 용들이 너의 부인이 되어 행복한 것이 이해가 된다.'

'용이라... 네가 보기에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은 다르지 않나?'

'몇 명은 영혼이 그 안에 들어있는 상태이지만, 세 명은 육체까지 완전히 동화되었다.'

'동화 되었다면...'

'영혼만 들어가 있는 상태라면 용의 육체가 필요하지만, 동화되면 용의 육체가 필요 없다.'

이후 벨을 안으며 용과 대화했다.

그 중 몇가지를 알 수 있었다. 마왕과 용의 차이, 현정, 파르노, 티리스와 다른 용의 화신들과의 차이를.

학교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나는 주머니에서 목걸이를 꺼내서 벨의 목에 걸어주었다.

"서방님. 이게 뭐죠?"

"선물."

점심 시간이 끝나고, 부끄러워하는 벨을 안고 교실로 돌아왔다.

티리스가 벨을 안고 좋아했다. "벨. 서방님을 모시니 좋았어?"
벨은 아무 말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리나가 말했다. "너무 해요. 저에게도 선물을 주셔야죠. 모두가 하고 있는 저 목걸이를"

나는 린을 쳐다보았고, 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벨. 나를 모시는 순서대로 선물해 줄 거야. 오늘 리나와 페트리아도 나와 함께 하면 줄 거니까 기다려."

리나와 페트리아가 나를 바라보았다. "함께 해요?"

"오늘 두 사람이 나를 모실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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