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3화 〉마야의 출산(2) (93/148)



〈 93화 〉마야의 출산(2)

"먼저 묻지. 왜 나지?"

"솔직히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보낸 사람이 많았어. 그런데 성공한 사람이 프레드릭 뿐이었지."

"그런데 왜 또 나를 보낸 거지?"

"네가 가고 싶어 했잖아?"

나는 움찔했다. 당시 나는 명성고교 입시에 떨어져 가족들에게 버린 자식 취급받는 때였다. 그 때 나는 대한민국이 살기 싫어, 다른 세계로 떠나길 바랬다.

"네가 간절히 원하길래, 너도 보내줬어. 그런데 네가 마왕을 죽였지."

"그럼 왜 나를 바로 복귀시키지 않았지?"

"솔직히 너는 나의 계산 외야. 너는 마왕을 죽이며 이상한 능력을 획득했어."

혹시 여자와 그런 일로 마력을 늘리는 능력?

"그 능력은 네가 준 것이 아니야?"

"나는 세계에 그런 조그만 일까지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 네가 그런 능력을 획득한 것은 나도 의외였어.
그리고 말야. 그 때 네가 돌아가기 싫다고 했잖아. 그래서 놔둔 거야."

그 말도 맞는 말이었다. 마왕을 죽인 영웅으로 편하게 살 수 있는데, 헬조선 중딩으로 돌아가기 싫었다.

"네가 그런 일로 그렇게 엄청난 힘을 가지다니... 나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어.
솔직히 네가 원해서 그런 능력을 받은 면도 없지 않아. 네가 원하니까 마력이 반응해 네 몸의 마력 회로를 수정한 거니까."

모두 나를 쓰레기 남자 보든 눈으로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신이 내린 능력이라 생각했었는데, 내가 원해서 그랬다니...

"게다가 말야. 네가 죽을 때 보니까, 네가 쌓은 능력이 아까워서, 널 계속 부려먹자고 판단했지. 잘했잖아?"

나는 머리를 잡고 한숨을 쉬며 물었다. "좋아. 네 말이 그렇다 치고, 왜 마야를 보낸 거지?"

"마야가 내 신전에 와서 간절히 기도했거든."

"마야의 소원이 뭐였지?"

"마왕 왕국의 부활과 마왕 가문이 저주를 해소하는 것. 그것을 위해 마왕성을 다시 찾게 해달라는 기도와 함께, 자신의 몸으로 강한 마왕의 후손을 낳게 해달라고 했어."

"그게 나냐?"

"네가 다른 세상에서 여러 아이를 만들었는데, 모두 강했잖아? 그 정도면 마야의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

모두의 시선이 따가웠다. 여러 아이라는 말에...

"그럼 정리해보면, 내가 이긴 마왕은 이 마왕성이고, 마야는 마왕성을 따라 나에게 왔다. 그런 거야?"

"그걸 이제야 알았어?"

이 자식... 한 대 패주고 싶다.

"그런데 너는 나에게 마왕을 보내준다고 했잖아. 그럼 이 마왕성이 마왕 자체이고. 그럼 이 마왕성의 정체는 뭐지?"

"내가 쓰던 육체가 여기 잠들어 있거든."

"너는 마왕이었냐?"

"이 세계에 있는 동안 잠시 이 육체를 사용했지. 그리고 그 후손들이 내 육체에 남은 마력을 이용해 이 마왕성을 만들었고.
그러니 내가 보낸 마왕은 이 마왕성인 거야."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라노크를 이기고 봉인한 6대 마왕은 무책임한 놈의 힘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 후손들이 그 힘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이 마왕성 안에 그 육체를 안치하고, 그 것에서 나오는 마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잠깐! 네가 사용하던 육체라고?"

"마왕의 후손 중에 가장 훌륭했던 사람에게 깃들어 여러모로 재미있었어. 그리고 선물로 육체에 많은 마력을 남겨 두었지.
이 녀석이 죽을 줄 알았는데, 죽지 않고 이렇게 잠들어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낼 줄은 몰랐고."

"그럼 너는 뭐지? 왜 여기 있지?"

"나는 신이야. 내 신전이 필요하고. 여기 있다보니, 편하고 좋아서 여기를 내 신전으로 만들려고 해."

"여기는 내 집이야!"

"쩨쩨하게 굴지 말라고. 이 넓은 공간에서 여기 정원에 내 신상만 있으면 되잖아? 나는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너는 나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내가 너에게 뭘 받았다는 거지?"

"저기 네 마누라들!"

모두가 황당한 표정으로 나와 무책임한 놈을 번갈아 보았다.

제니스가 앞으로 나섰다. "당신이 에브람님이신가요?"

"내가 너의 세계에서는 그런 이름이었지."

"그럼 신께서 서방님에게 명령하신 건가요?"

"뭐... 그런 셈이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죠?"

"네 남편을 섬기며 도와줘. 저 녀석은 나에게 쓸모가 많거든."

"서방님이 신의 명령을 듣는 분이시라면, 우리는 그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제니스의 말에 황당해졌다. "제니스. 이 놈의 말을 믿는 거야?"

"서방님께서는 모르시지만, 이 분은 에브람님이 맞습니다."

나는 무책임한 놈을 바라보았다. "이봐! 이게 뭐야?"

"간단한 거야. 이들은 신앙심이 크거든."

"나는 네가 믿어지지 않는데?"

"그야. 나는 너를 써먹기 위해 엄청난 힘을 준 거니까. 신앙심이 깊으면 오히려 약해지게 되거든. 그래서 난 너에게 신앙심을 약화시킨 거야."

"뭐 그렇다면... 그럼 난 얼마나 강한 거지?"

"저 여섯 마리 용들이 달려들어도 너를 이기지 못해. 너는 일곱 용들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어."

"용들의 주인?"

"내가 마왕을 왜 만들었는지 알아? 용을 제압하고 그 주인을 만들려고 한 거야.
그런데 마왕이라는 놈들은 속이 좁아서 자기 나라밖에 생각 안했어. 너처럼 세상을 넘나들며 용들을 찾아다니지 않고."

"그럼 네가 나에게 원하는 것이 뭐지?"

"네가 일곱 마리 용들의 주인이 되고, 진정한 마왕이 되는 것."

나는 웃었다. "나는 마왕이 되기 싫거든."

"왜?"

"마왕은 약하잖아. 그러니 나는 마왕이 되기 싫어."

모두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마왕을 내 부인으로 삼고 싶지, 내가 마왕이 되기 싫어."

"그럼 뭐가 되고 싶지?"

"신. 너처럼 신이 되어, 마왕들을 지배하고 싶어."

무책임한 놈이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좋아, 아주 좋아. 내가 너를 선택한 보람이 있어."

"그리고 내 부인들을 모두 마왕으로 만들 거야. 그리고 일곱 개 세상을 지배할 거야."

"역시 내가 인정한 인간이야."

모두 황당한 표정이었다.

"그러니 너에게 부탁이 있어. 나에게 한가지 능력을 줘. 저번에 아무 것도 주지 않았잖아."

"그건 네가 하지 못한 일을 다시 하러 간 거잖아. 그런데 내가 뭘 줘야지?"

"신 주제에 속 좁게 굴지마. 한번 가면 하나의 선물이 원칙 아냐? 날 보낸게 너라면 선물은 당연히 받아야지."

"하하... 뭘 원하지?"

"너에 대한 신앙심과 같이 나도 신과 같은 경외의 대상이 되고 싶어."

"좋았어. 너에게 신의 위엄을 주지!"

내 몸에 마력이 쏟아져 내려왔다.

나는 내 부인들을 보고 마력을 내뿜었다. 모두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 것이 신의 위엄인가?"

"그러니 잘 해봐! 아직 일곱 번째 용을 찾지 못했으니까. 나는 바쁘니까 나중에 보자구."

무책임한 놈이 사라졌다.

아무래도 나는 터무니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내가 위엄을 거두자, 나의 부인들이 일어섰다.

리나가 물었다. "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서방님이..."

제니스가 말했다. "서방님은 신의 사도이며 대리인, 신과 필적할 능력을 가진 존재다."

모두 그 말이 맞다는 얼굴이었다.

제니스가 다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서방님을 곁에서 모실 수 있게 된 것이 저에게 엄청난 축복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나는 현정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현정이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저는 용의 화신입니다. 용도 신께 복종하도록 만들어진 존재. 서방님께 내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도대체 이 여자가 왜 이리 변한 건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아니 내가 인간이 맞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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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마야의 문제가 최우선이었다.

내가 마야에게로 가려고 하는데, 마야가 미야의 부축을 받고 우리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마야에게로 뛰어가 부축해 주려는데, 마야가 내 손을 쳐냈다.

마야는 현정 앞으로 걸어갔다.
"안녕하신가요, 현정님. 마야가 인사드립니다."

현정이 당황했다. "마야씨. 이게 무슨..."

"이제 저와 동등한 위치에 올라서신 분에게 무례를 범할 수 없지요."

모두 놀라고 있는데, 미야는 나를 노려보았다. "마야님께서는 서방님께서 다른 본처를 두신 것을 알고 게십니다."

마야는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내 뺨을 때렸다.
그리고 내 가슴을 때렸다.

"너무하세요. 너무하세요. 서방님이 어떻게 저에게... 너무 하세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출산한 지 얼마 안되어, 힘이 떨어진 마야는 다리의 힘이 풀려 쓰러지려 했다. 나는 마야를 공주님 안기로 안았는데, 마야는 내 품에 안겨 내 가슴을 계속해서 때렸다.

"너무해요. 서방님은... 미워요. 미워요..."

울면서 내 가슴을 때리는 마야의 목소리가 내 가슴을 찔렀다.

내가 마야를 안고 침대에 눕히자, 모든 부인들이 따라 들어왔다.

내가 일어서려고 하자, 마야는 내 옷을 잡았다. "오늘은 내 곁에 있어주세요."

"내가 밉지 않아?"

"그래도 저의 서방님이시니까요."

나는 침대 한쪽에 기대어 앉은 후, 마야를 내 앞에 눕히듯 놓았다. 마야는 내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과 배에 올리게 했다.

마야는 모두를 노려보았다. "서방님. 현정이를 다른 본처로 삼으셨나요?"

나는 아무 말 못했다.

"말해주세요. 저도 알고 싶어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 현정이에게 아랫부인으로 용의 화신들을 이끌도록 했어. 파르노, 티리스, 엘리자, 린, 벨."

"린과 벨도 용의 화신인가요?"

미야가 나를 노려보았다. "서방님은 어디까지 일을 진행하신 거죠? 용이 6마리?"

마야가 손을 들자 미야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제니스를 다른 본처로 만들었어. 그 아랫부인이 리나와 페트리아."

마야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저의 밑으로는 미야와 민지 뿐이네요. 예상을 했는데."

나는 우선 스마트폰을 들고 전원을 켰다. 이 상황에서 모두 앞에서 확실히 해야 할 일이니까.

나는 전화를 걸었다. "아빠. 저예요."

- 너 어떻게 된 거야? 전화기는 꺼놓고. 네 반 모두가 결석이고, 조 선생은 모른다고 하고.
어떻게 된 거야?

"마야가 난산으로 힘들었어. 방금 회복실에 들어갔고."

- 그... 그래. 뭐가 잘못된 거야?

“마야가 많이 힘들었어. 그래서 말 못한 거야. 우리반 모두가 마야의 친구들이니, 함께 결석하기로 했어. 미안해 아빠.”

- 그럼 마야는?

"다행히 문제 없어. 아직 깨어나지 못했고."

- 우리가 갈까?

"아직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린데. 마야가 깨어나면 연락 줄게."

- 아이는?

나는 조금 망설였다. "딸이야. 예쁜 공주님."

- 마야가 아들이라고 하지 않았어?

"마야가 아들을 원했는데, 깨어나면 딸이라고 말해줄 거야. 마야가 실망할 까봐 걱정이 돼."

- 둘 다 무사하다니 다행이야. 언제고 시간을 잡아. 그리고 이런 일은 빨리빨리 알려줘야 하는 거야.

"고마워. 아빠..."

나는 전화를 끊고 나의 부인들을 바라보았다.

"다시 모두에게 말해두지만, 나의 본처는 마야야. 현정이와 제니스가 마야의 밑이 아니라고 해도, 나의 본처는 마야뿐이야. 앞으로 모든 부인들이 마야의 자리를 넘보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가 신의 위엄을 사용하자, 모두가 무릎을 꿇었다.

마야가 나의 위엄에 움츠렸지만, 나는 마야를 부드럽게 안았다. 마야는 내 품에서 안심한 듯 호흡이 부드러워졌다.

"앞으로 나의 유일한 본처인 마야를 인정하지 않겠다면, 내가 용서하지 않겠어."

내가 위엄을 거두자, 모두가 일어서 마야에게 몸을 굽혔다.

마야가 물었다. "그럼 현정과 제니스는 어떻게 되는 거죠?"

"너의 지배를 받지 않지만, 너보다 아래인 부인으로 생각해줘."

"현정이 5명, 제니스가 2명... 나에게 2명...
서방님. 부탁, 아니 본처의 요구가 있습니다. 저에게 부인을 5명 더 둘 수 있게 해주세요."

"아랫부인을 더 만들 거야?"

"서방님께서는 아랫부인이라고 하시는 군요. 그렇습니다. 저는 첫 본처이니까, 저 현정보다 더 많은 아랫부인을 두고 싶습니다."

"그럼 마야는 10명까지 인정해주고, 현정과 제니스에게는 6명씩 인정해 줄게."

제니스가 물었다. "왜 6명이죠?"

"용이 7명이니, 용들은 모두 현정이에게 맡기고 싶어."

"그럼 저도 4명을 더 둘 수 있군요. 그럼 부탁이 있습니다. 마르티나를 서방님의 부인으로 삼아주세요."

나와 현정은 제니스를 바라보았다.

"여기 대한민국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서방님은 모든 세계의 상식에서 벗어난 분이십니다. 그러니 마르티나를 제 아랫부인으로 삼고 싶습니다."

마야는 동의의 표시로 내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랫부인 삼는 문제는 이제부터 내가 관여하지 않겠어. 모두 열심히 해온 사람들에게 그런 것으로 싸우고 싶지 않아. 그 일은 제니스 마음대로 해.
하지만 이 곳에서 확실히 하겠어. 앞으로 아랫부인이 일으키는 문제는 그 윗사람의 책임이야.

그래도 마야의 경우는 특별해서, 내가 어느 정도 커버해 줄 거야. 마야는 특별하니까.

현정과 제니스의 경우 내가 커버하는 부분이 적을 거야. 그러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책임이 큰 거야. 내 말 알겠지?"

현정과 제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이의 이름을 정하는 문제... 마야는 어떻게 생각하지?"

"생각해둔 이름이 있습니다. 수아드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 이름에 미야가 놀란 듯하다. 뭔가 사연이 있는 이름으로 보였다.

"그럼 한국식으로는 수아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어. 송 수아."

"부르기 좋네요. 송 수아..."

마야가 바라보자, 아기를 안고 있는 마물이 천천히 걸어왔다.

마야는 마물에게서 아기를 안고 그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수아드... 수아... 아기야. 이제 네 이름은 수아드란다."

나는 마야에게서 아기를 안았다.

갓 태어난 아기라 귀엽지 않고 ET보다 더 기괴하게 생겼다. 아기가 귀여운 모습으로 바뀌는 것은 생후 1달이 지나서라, 지금 수아는 약간 징그러워보였다.

그래도 내 아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찡해져 왔다.

나는 미야에게 아기를 넘겨주고 물었다. "이제 미야도 아기를 가져야 할 것 같은데?"

"그렇... 네요."

전에는 미야가 노골적으로 싫은 얼굴이었는데, 지금 미야의 얼굴에 슬픔이 가득했다.

마야가 미야의 손을 잡았다. "이제 서두를 것 없어. 이 아이가 아들이라고 생각해 나도 급했지만, 이제 그렇게 급할 것 없어. 그러니 부담 갖지 말아줘."

미야는 슬픈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여기서 마야와 미야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마야가 말했다. "무엇을 알고 싶으시죠?"

"나와 관계된 모든 것."

"긴 이야기인데 듣고 싶으세요?"

"우리 모두 듣고 싶은데?"

모두들 마야에게 시선이 쏠려있었다.

파르노가 침대 위에 올라와 앉았다. "긴 이야기라면 편히 앉아서 들어야지."
그러자 모든 부인들이 침대에 올라와, 마야 주위로 모여들었다.

마야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아직 미야가 세쓰였던 때부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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