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9화 〉7번째 용 (99/148)



〈 99화 〉7번째 용

우리는 느긋하게 여행했다. 솔직히 내가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길 가다가도 마야를 보면 안고 싶어져서, 숲이건 길이건,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마야를 안았다.

지금도 나는 인적이 드문 바위 그늘 아래서 마야를 안았다.
마야는 옷을 고쳐 입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 혼자 오는 게 아니었어요. 이렇게 서방님께서 자주 저를 안으시니까요."

"마야니까 이렇게 안고 싶은 거야. 옆에 누가 있다면 이렇지 않아."

마야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도 제가 힘든 것을 이해해 주세요."

가야할 곳은 테라티아 여신의 총 본산이었다. 느긋하게 즐기며 마야와 여행하는데, 평소보다 3배 느리게 이동했다. 한 마을에 들려서 3일 이상을 쉬었고, 각 지역의 특산물을 먹으며 놀고 다녔다. 생각해보면 마야와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는데, 지금 신혼여행 온 기분이었다.

지금 우리는 바닷가 도시에서 해산물찜을 먹었다. 특히 마야는 처음 먹어보는 바다 음식에 푹 빠졌다.
"정말 맛있어요. 어떻게 이런 음식이 있지요?"

"한국에서도 해산물 음식이 많은데, 마야가 밖에 잘 나가지 않으니까."

"이런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나가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나는 턱에 손을 얹고 마야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나하고 단 둘이서 해변 데이트를 할까?"

마야가 나를 보며 웃었다. "언제든지요."

.............

바다에서 마야는 어린애처럼 뛰어다녔다. 1년 가까이 임신을 이유로 뛰어다니지 못한 이유로, 모래 위에서 마야는 맨발로 자유롭게 뛰고 점프했다.

마야가 뛰어가다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 때, 그녀가 나의 아내임을 깨닫고 가슴이 조여왔다.
안아주고 싶다.
키스하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내 머리 속이 가득해졌다.

나의 눈빛을 느끼고 마야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고 끌어당기자, 마야는 내 품으로 빨려 들어왔다.

순간, 나와 그녀가 시선이 맞닿았다. 지금까지는 내가 올려다보았는데, 지금 마야와 나는 이마를 마주했다.
"마야... 키가 작아졌어?"

"서방님이 큰 거지요."

내가 이마를 마야의 이마에 맞대자, 내 온 몸이 뜨거워졌다. 지금은 그저 내 모든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이 모두 마야로 채워지길 원했다.

"사랑해."

"사랑해요. 서방님."

내가 원했던 마야의 목소리, 그 것이었다. 순간 내 입술에 파고드는 그녀의 입술이 느껴졌다. 이 순간이 영원처럼 모든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그 때 나는 알았다. 내 품에 있는 이 여자가 나의 사랑이라는 것을. 그 동안 수백번 그녀를 안아왔어도, 오늘 만큼 충만하지 않았다. 그녀의 털 하나까지 모두 나의 것이 되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라는 말이 바로 나의 마야였다. 마야는 내 몸의 일부였다. 그녀의 아픔, 고통, 슬픔, 기쁨, 행복이 모두 내 몸 속에 들어왔다. 마야의 기쁨이 내 기쁨이고, 마야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었다.

내가 입술을 떼고 마야를 바라보자,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 순간 그녀의 한방울도 놓칠 수 없었다. 나는 혀로 그녀의 눈물을 핥아 먹었다, 이상하도록 눈물이 달았다.

나는 마야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서, 그 자리에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아래에 인적이 드문 숲이 보였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서방님..."

"마야, 사랑해."

그 순간은 내가 경험한 어느 여성과의 기억보다 더욱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마야가 내 여자가 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숙소로 돌아오기까지 손을 잡고 놓지 못했다. 사랑하는 이와의 나눔이 이토록 나를 충만케 할 줄 몰랐다.
마야는 내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고 있었다.

나는 마야의 어깨를 잡고 내 몸으로 붙였다. 마야는 부끄러운 듯 내 몸에서 떨어졌다.

"서방님... 저 부끄러워요."

이 여자를 알다가도 모를 것 같다. 세 번이나 결혼하고 세 번이나 아이를 낳아본 여자가 왜 이렇게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는지...

나는 마야의 어깨를 잡고 마력을 주입해 보았다. 순간 이상함을 느꼈다.

"마야, 너 혹시..."

"이제 아셨네요. 저는 이제 서방님의 부인이 아니에요."

"왜...지?"

"여기 둘 만 오자고 한 이유는 서방님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였죠. 정말 나를 사랑하는지. 부부의 계약이 사라져도 저를 사랑하실지..."

"지금 넌..."

"이제 저는 서방님의 본처도 부인도 아니에요. 지금 저는... 서방님의 노예의 신분이죠."

마야는 내 몸에서 떨어져 나와 마주 보았다.

"서방님. 저를 사랑하세요?"

"사랑해..."

"그럼 저를 서방님의 아내로 삼아주세요. 본처가 아닌 아내로 말이죠. 본처나 부인처럼 서방님을 모시는 사람이 아니라, 서방님과 같이 걸어가고 싶어요."

나는 손을 내밀었다. "나는 언제나 너의 곁에 있겠어."

"내가 이 손을 잡으면, 영원히 놓지 않을 거예요."

"그럼 놓지 마."

"사랑해요."

"사랑해."

나와 마야는 그 자리에서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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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변 도시를 떠나, 테라티아 여신의 총본산 도시 - 테라티아 시티에 도착했다.

과거 벨이 입던 사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도시에 가득했다.

"이제 어디로 가야지요?"

"용이 잠들어 있는 곳에 가야지."

나는 마야와 함께 테라티아 시티의 뒷산으로 움직였다. 그 산은 출입금지로 사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데, 우리는 점프로 몰래 잠입했다.

산 속 깊숙이 들어가서, 경비병들을 제압하고 동굴로 들어갔다. 그 동굴 안에 용의 육체가 있었다.

"여기군요. 용이 잠들어 있는 곳이."

"용의 육체를 발견하고, 교단이 지키고 있었지. 솔직히 이 교단은 이 용의 마력에 기생하던 이들이야."

"그럼 테라티아 여신은..."

"원래대로라면 바로 이 용이지."

"그건 아닌데?" 우리 옆에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

"너는 용의 영혼인가?"

"아니! 나는 용의 육체를 지키는 이."

"나는 용을 깨우러 왔다."

"인간 주제에 신에게 반항하는 거냐?"

"넌 전혀 신 같지 않은데?"

"그럼 내가 신인 것을 증명해 주지."

그 불덩어리가 마야의 몸에 들어갔다. 그리고 마야의 마법이 나를 공격했다.

나는 라이트 세이버로 모든 공격을 쳐냈다. "이 자식. 마야의 몸에서 나와!"

"그럼 나의 앞에 무릎을 꿇어. 그러면 너를 내 시종으로 삼아주지."

나는 고속 이동으로 마야의 뒤를 잡고, 뒤를 안았다.

"이 놈. 뭐하는 짓이냐?"

"이 몸은 나의 아내. 내가 안고 있으면 절대 나를 공격하지 않아. 그리고."

나는 마야의 목에 입술을 대고 혀로 문질렀다. 마야의 몸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내 아내의 몸은 나의 몸. 나를 사랑하는 마야가 나인 것을 알 거야."

마야의 몸이 떨리더니, 불덩어리가 몸 밖으로 나왔다.
"이 파렴치한 놈. 감히 내 몸을..."

어라? 너 여자였어?

나는 마야의 몸을 안고 물었다. "너 혹시... 테라티아냐?"

"그렇다. 나는 테라티아. 인족의 여신이다."

"그런데 네가 왜 용을 지키는 거지?"

불덩어리는 아무 말 못했다.

"묻겠어. 너는 언제부터 여신이었지?"

"나도 몰라.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이 나를 테라티아로 부르며 나에게 제사를 드렸지."

아무래도 이 용은 기억을 잃은 모양이다.

"그럼 저 용의 육체에 들어갈 수 있어?"

"그건 할 수 없어."

"왜?"

"사람들이 이 용은 저주받은 육체라고 했어. 그래서 이 육체를 지켜야 한다고 했어."

나는 웃었다. "이 육체는 원래 너의 것이었어. 너는 원래 용이었고."

불덩어리가 한동안 그냥 있었다.

"그럼 마야에게 들어갔던 것처럼 저 용의 육체에 들어가 봐."

불덩어리가 용의 육체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용이 눈을 떴다. "이건... 원래 나는 이 육체의 주인이었던 것인가?"

"이봐, 용. 나를 따라오지 않을래?"

"왜 내가 너를 따라가야 하지?"

마야가 눈을 떴다. "서방님. 저..."

"방금 마야의 몸에 들어갔을 때, 느낌이 어땠지? 행복하지 않았어?"

용이 아무 말 못했다.

"나를 따라오면, 그 기분을 느끼게 해주겠어."

"좋다. 대신에 그 여자에게 들어갈 수 있게 해줘."

"왜 마야지?"

"네가 그 여자의 몸을 만지는 순간, 엄청난 기쁨이 몰려왔어.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 더 느끼고 싶어."

조금 이상했다.

"용은 마법을 쓰는 사람에게 들어갈 수 없는 것 아냐?"

"그건 또 무슨 소리지? 나는 인간이라면 어떤 육체에도 들어갈 수 있어."

뭐지? 다른 용들은 안된다고 했는데?

"우선 너를 데려가겠어. 그 육체를 가지고 나를 따라와."

"그 여자의 몸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거야?"

나는 마야를 바라보았다.

마야가 말했다. "저는 용의 화신이 되길 바랬어요. 그렇게 한다면 저는 환영이죠."

"알았어. 나를 따라와."

나는 속으로 무책임한 놈을 불렀다.

..................

순간 눈을 뜨니, 내 앞에 나의 부인들이 있었다.

엘리자가 물었다. "서방님. 지금 소환에 다녀오신 거에요?"

"응. 그런 것 같아."

마야가 일어섰다. "용이 밖에 와 있어요."

우리가 밖에 나가자, 용이 별궁 밖에 있었다.

나와 마야는 용에게 다가갔다.

"네 말대로 너를 따라왔어. 이제 저 여자에게 들어가면 되는 거야?"

"잠깐! 우선 네 몸을 마왕성 안에 넣어야지,"

내가 용의 몸에 손을 대자, 마야가 내 몸을 잡았다. "서방님, 저도 같이 가야겠어요."

나는 용과 마야를 데리고 마왕성으로 워프했다.

마력의 불빛을 비추니, 안에 용이 2마리가 있었다.

"이봐! 저 용들처럼 네 육체를 여기 두고, 네 영혼은 마야의 몸에 들어가."

용이 웅크리더니, 불덩어리가 용의 몸에서 마야의 몸으로 들어갔다.

마야가 몸을 떨었다. "그렇네요. 이 것이 용의 영혼이 내 몸에 들어오는..."

나는 마야의 손을 잡고 다시 별궁으로 워프했다.

.............

모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정이 말했다. "재신아. 용을 데리고 온 거야? 그 용의 영혼은... 혹시 마야씨에게?"

마야가 웃었다. "내 몸에 들어왔어."

용의 화신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현정이 말했다. "용은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에게 들어갈 수 없다고 했잖아. 어떻게 마야의 몸에 들어갈 수 있지?"

나도 그 것이 의문이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나는 허공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야! 무책임한 놈. 어떻게 된 거야?"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 놈은 나를 소환시키고 도망쳐 버렸다.

마야가 중얼거렸다. "그럴 수가... 그럼..."

마야가 나를 보고 말했다. "이 용은 기억을 잃어서, 왜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인간의 몸에 들어가야만 하냐고 묻고 있네요."

"뭐? 인간의 몸이라면 아무에게나 들어갈 수 있었던 거야?"

"그... 그렇다고 해요."

우리 모두 어리둥절했다.

"어떻게 된 거지? 용이 왜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인간에게만 들어갈 수 있다고 거짓말 한 거지?"

티리스가 말했다. "그냥 용들이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인간에게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어요."

현정이 말했다. "혐오감이야."

우리 모두의 시선이 현정에게 모아졌다.

"용들에게는 인간의 마법에 대한 혐오감이 있어. 옛날 용들이 인간에게 배척당해서 도망칠 때, 인간의 마법에 당한 기억이 있어. 그래서 인간의 마력에 대한 혐오감이 있는 거야."

"그럼 마야는?"

마야가 말했다. "이 용은 그런 기억이 없어요. 인간에게 당한 것도 마왕에 대한 기억도 아무 것도."

뭔가 퍼즐이 맞춰졌다.

"마야. 이 용이 잠든 것이 언제지?"

"자기도 언제부터 자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자기가 깨어나서부터 이렇다고."

"그럼 인간들과 어떻게 지냈지?"

"항상 자기에게 예배를 드리고, 공경하고... 그랬다고 해요."

"얼마나?"

"천오백년 이상."

나는 티리스를 바라보았다. "티리스, 너는 언제부터 잠에 들었지?"

"500년 전이요."

"현정이는 천년, 엘리자는... 그렇다면 이 용은 제일 먼저 동면에 들어갔던 것이네. 잠 자고 있으니 인간이나 마왕에게 공격받을 이유가 없고. 그러니 인간과 마력에 대한 혐오감이 없고..."

린이 말했다. "그렇네요. 용이 마법을 쓰는 인간을 기피한 것은 인간에게 당한 기억 때문에, 그런 기억이 없는 이 용은 마법을 쓰는 인간을 싫어할 이유가 없는 거죠."

"그렇군. 용은 아무 인간에게나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마법을 쓰는 인간이 싫어서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인간을 원했던 거야.
마야에게 들어간 용의 경우는 그런 일이 없었으니, 싫어할 이유가 없었던 거지."

현정이 허탈해 했다. "결국 취향 문제였다는 거야?"

리나가 놀라서 큰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마력이 문제잖아요. 용의 마력이 인간의 몸에 들어오면 거부 반응으로 인간의 육체를 파괴해요."

그러고 보니, 리나가 로즈였을 때 그런 일이 있었다. 그 때 현정이 내 몸에서 용의 마력을 흡수했었다.

제니스가 말했다.
"마력에는 술사의 의지가 들어가 있어. 용이 인간을 거부하면, 인간의 몸을 공격하게 되어 있어.
지금 마야님에 들어간 용은 인간을 미워하지 않는 거야."

마야가 말했다. "그래. 이 용의 영혼은 인간들에게 여신으로 추앙되었으니까."

티리스가 말했다. "잠깐! 여신이요? 그 용은 우리 세상에서 왔잖아요. 그럼 테라티아님?"

벨과 엘리자가 놀랐다.

"맞아. 내 몸에 들어간 용의 영혼은 테라티아로 불렸어."

벨이 물었다. "테라티아님이 용이었다는 건가요?"

"그래. 이 영혼은 인간들에게 테라티아라고 불렸어."

벨이 땅에 주저앉았다. "그럴 수가...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믿고... 나는 그 동안 무엇에게 기도해 왔던 거지?"

벨은 머리를 잡고 흔들었다.

엘리자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신도 마왕도 그렇게 허무한 존재였다니... 우리가 두려워하고 공경했던 존재가 겨우 그런 것들..."

마야가 말했다.
"그 것은 아니야. 그들도 나름대로 능력과 힘이 있었어. 다만 서방님이 너무 강해서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것뿐이야."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서방님께서는 이제 7명의 마왕을 모두 부인으로 삼으신 분이야. 그런 분을 모시는 우리들이기에 마왕도 용도 하찮게 보이는 것이지. 그 만큼 서방님은 엄청난 분이라는 거야."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마야가 중얼거렸다. "뭐? 지금?"

마야가 헛기침을 했다. "지금 이 용은 서방님의 사랑을 받기를 원하고 있어. 그러니..."

마야가 내 품에 안겼다. "잠시 나와 서방님에게 시간을 줘."

나는 마야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올려 해변으로 갔다.

달빛이 밝은 모래 위에 마야가 누웠다. "지금 이 용이 보채고 있어요. 빨리..."

...................

나는 마야에게 떨어져 벗었던 옷을 입으며 물었다. "지금 용의 기분이 어떻지?"

"너무 기뻐해요. 이런 기쁨을 왜 몰랐는지 억울하다고 해요."

마야는 다시 내 품에 안겼다. "많이 사랑해 주실 거죠?"

우리 주위에 6명이 다가왔다. 모두 용의 화신들이었다.

현정이 나섰다. "이제 7명의 용들이 모두 모였는데, 마야씨가 처음이라 봐줬지만 우리를 이대로 둘 건 아니지?"

파르노가 말했다. "아나킨. 우리도 있어. 모두 사랑해 줄 거지?"

엘리자가 나섰다. "지금 내 속의 용이 보채고 있어요. 빨리 안아달라고."

린, 티리스, 벨도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 7명 때문에 긴 밤이 될 것 같다.

월요일 아침에 마왕성에 돌아오니,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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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방학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정해야 할 일이 있었다.

방과 후에 저녁 식사를 하며, 나는 모두에게 말했다.

"이제 중요한 일을 정할 시점이 되었어. 수아도 태어났고, 마야도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이제 정해야 겠어."

모두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너희들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했어. 그러니 이제 결정할 시점이 된 것 같아."

마야가 물었다. "무엇을 결정하죠?"

"나는 너희들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했어. 그러니 이제 너희들의 거취를 결정해 줘.
먼저 마야부터."

"나는 서방님 곁에 남겠어요."

미야가 말했다. "저는 돌아가겠어요. 그 전에... 서방님의 아이를 가지고 가고 싶어요."

"마왕의 나라와 가문을 다시 세울 거야?"

"저와 6대 마왕님의 소원입니다."

"그럼 너는 아직 6대 마왕과 한 몸이 되지 못한 거야?"
미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네가 각성하면 시작하겠어."
미야가 눈빛으로 동의 했다.

현정이 말했다. "이 곳은 나의 세상이야. 그리고 나는 너의 부인이고."

파르노가 말했다. "나는 절대 너의 곁을 떠나지 않아."

마르티나가 말했다. "저는 돌아갈 곳이 없어요. 제니스 언니... 저와 함께 여기에 남아주세요."

제니스가 마르티나를 안았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저와 마르티나가 있을 곳은 이 곳입니다."

나는 리나를 바라보았다.
"물어볼 게 있어요. 제가 돌아가면 제 수명은 어떻게 되는 거죠?"

"네 마력 회로는 엘프 그대로야. 네 나이가 나와 같아져서 17세니까. 너는 17세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그럼 저는 돌아가겠어요."

엘리자가 말했다. "저도 돌아가겠어요. 이 나이로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린이 말했다. "저는 돌아가겠습니다. 마왕의 나라를 위해."

페트리아가 말했다. "저는 남겠어요."

모두 놀랐는데, 린은 놀라지 않았다.

린이 말했다. "대신 미야님처럼 서방님의 아이를 가지고 돌아가겠습니다."

"페트리아의 아이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마왕의 정체를 알게 된 이상, 저와 제 아이의 힘으로 마왕의 나라를 다시 세울 겁니다."

민지가 말했다. "저도 떠나겠어요. 대신..."

"알았어. 16세의 몸과 새로운 신분을 원하지?"

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티리스가 말했다. "저는 남겠어요."

벨이 티리스의 손을 잡았다.

"미안해 벨. 나도 네가 걱정되어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그 쪽 세상은 나에게 슬픔 밖에 없어. 아빠엄마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나에게 새로운 가족은 서방님과 다른 부인들이야. 그러니 나는 서방님 곁에 남겠어."

벨과 티리스는 서로를 껴안았다.

벨은 티리스와 떨어져 말했다. "저는 돌아가고 싶어요. 돌아가서 새 인생을 살겠어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남을 사람이 마야, 제니스, 파르노, 티리스, 페트리아 6명이고, 미야, 리나, 엘리자, 린, 벨은 돌아갈 것이네."

현정이 말했다. "나는 왜 빼지?"

"너에게 따로 물어볼 것이 있어. 민지는 나를 떠나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했어. 너는 어떻게 할 거지?"

"뭘 묻고 싶은 거지?"

"내 부인으로 남을 거야?"

"당연한 것을 왜 묻지?"

현정의 얼굴에 굳은 의지가 보였다.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해. 이제 내 부인으로 남을 사람이 6명이야.
이제 떠날 사람들에게 할 말이 있어. 엘리자, 린, 벨은 용의 화신이고 아직 각성하지 않았어. 너희에게 있는 그 용들은 여기에 놔두고 갔으면 해."

엘리자가 말했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린이 말했다. "용의 화신이 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벨이 말했다. "서방님의 것이니 서방님께 드려야죠."

나는 남겠다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내 곁에 남을 사람들은 모두 용의 화신, 마왕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어. 마야, 현정, 파르노, 티리스는 상관없지만, 제니스와 페트리아는 용의 영혼을 받아서 마왕이 되어주길 바래."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한 사람이 더 필요한데..."

제니스가 말했다. "그럼 마르티나를 용의 화신으로 만들어 주세요."

"마르티나는 아직 어리고, 나의 부인이 아니야."

"서방님께서 약속하셨죠? 마르티나를 부인으로 삼아주시겠다고. 이제 그 약속을 지켜주세요."

마르티나가 말했다. "저도 제니스 언니처럼 서방님의 부인이 되고 싶어요."

나는 마야를 바라보았다. "저도 찬성입니다."

현정, 파르노, 티리스는 나에게 찬성의 시선을 보냈다.

"그러기 전에 우선 해야할 일이 있어."

"뭐죠?"

"용이 과연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갈 건지 말야."

엘리자가 제니스에게 왔다. "제니스, 내 용을 네가 받아줘요."

제니스가 엘리자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용의 영혼이 저항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외쳤다. "남편의 명령이다. 어서 제니스의 몸으로 들어가라."

용의 영혼이 제니스의 몸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서방님. 용이 제니스의 몸에 들어가려 하지 않습니다."

제니스가 나에게 말했다. "서방님.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를 유리처럼 마법을 쓸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주세요."

"그건 좀 위험해. 유리의 경우 마법회로의 손상으로 그쳤지만, 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그러니..."

나는 린을 바라보았다. "린, 마법진을 없앨 수 있어? 다른 곳의 손상 없이?"

"그 것은 가능하지만, 다른 곳에 손상이 없는 것은 보장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서방님처럼 마력 회로에서 마력 저장소를 막아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제니스가 말했다. "그럼 해."

린이 회랑 탁자를 가리켰다. "여기에 엎드리세요."

제니스가 엎드리자, 린이 제니스의 꼬리뼈 부근을 손으로 만졌다. 제니스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고 있는데도, 린은 손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린이 제니스에게서 손을 떼었다. "이제 되었습니다."

제니스는 온 몸에 땀이 가득한 채로 손을 탁자에 지탱하며 일어섰다.

"엘리자 부탁해." 제니스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엘리자가 눈을 감자, 그녀의 몸에서 불덩어리가 나오더니 제니스의 몸으로 들어갔다.

제니스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이 것이 용의 영혼... 이제 내 몸에..."

린이 페트리아에게 말했다. "페트리아, 내 용을 받아줘."

페트리아는 방금 제니스처럼 탁자에 엎드렸다.

린이 페트리아를 만지자, 페트리아가 비명을 질렀다.

"우아악! 우아악!" 계속되는 비명에도 린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린이 페트리아에서 손을 떼자, 곧바로 불덩어리가 린의 몸에서 페트리아로 옮겨갔다.

페트리아는 탁자에 엎드린 채 울고 있었다.

벨이 마르티나의 손을 잡았다. "마르티나, 우리의 차례야."

그런데 벨의 몸에서 곧바로 마르티나의 몸으로 불덩어리가 옮겨갔다.

마르티나가 중얼거렸다. "너도 인간을 미워하지 않는 구나."

나는 제니스에게 말했다. "이제 마르티나를 너의 아랫부인으로 삼아."

제니스가 자신의 손가락에 피를 내고 마르티나에게 먹이고, 마르티나 등 뒤에 마법진을 그렸다.

마법의 불길이 마르티나의 몸을 감싸고, 그녀의 몸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커지더니,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너덜너덜해진 옷을 입은 채로, 마르티나는 16세의 성장한 몸으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내 사랑. 나의 남편이시여. 저는 당신의 것. 앞으로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마르티나가 제니스의 아랫부인이 된 증거였다.

제니스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마르티나는 일어서 제니스의 손을 잡았다. "언니, 이제 나도 서방님의 부인이 되었어."

제니스는 마르티나를 안았다. "그래... 너도 나도 이제 같은 자리에 서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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