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2화 〉폭주 (112/148)



〈 112화 〉폭주

13일을 더 걸려 숲 속을 걸었다. 엘렉트라가 인도하는 대로 가는데, 얼마나 온 건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알 수 없었다.

엘렉트라의 말대로 날아가는 선택지는 고를 수 없었다. 한번 점프로 위로 올라가 조사해봤는데, 지평선 너머까지 숲이 이어져 있었다.
우리 세계라면 시간과 태양의 위치로 방향을 예측할 수 있지만, 이 곳은 태양이 일정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 세계의 태양은 2개로 하루의 길이도 일정하지 않았고 태양의 크기와 강도도 계속해서 변했다. 시간과 방향을 잡기 불가능했다.

엘렉트라는 대낮에도 휴식을 권했는데, 그녀 말대로 1시간도 안되어 두 개의 태양이 모두 져버렸다. 우리 머리 위에 있던 태양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자, 우리는 당황했다. 엘렉트라에 따르면, 태양의 움직임은 매일 매년이 달라지고 일정한 패턴을 알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규칙이 있다고 했다. 그 기준이 420일 마다 반복되는 강의 범람이었다. 그에 따라 달력을 만들고 낮의 길이도 예측한 달력이 있었다. 내가 보니, 정말로 하루의 길이가 달라졌다. 보통 밤이면 2개의 태양이 모두 없는 때로, 어떤 날은 7일간 밤이 없는 때도 있었다. 2개의 태양이 동시에 뜨면, 인간과 동물들은 야외 활동이 힘들 정도로 태양이 뜨거웠다. 3일에 한번씩이었다.

그렇게 두가지 색으로 표시한 달력을 보면, 정말로 복잡했다. 우리의 달력이 얼마나 편리하고 직관적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엘렉트라의 인도를 받으면 숲 속을 걸어가는데, 우리가 포위된 것이 느껴졌다. 그 낌새를 느끼고 3사람은 전투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엘렉트라가 말했다. "잠깐! 제 동료들이에요. 공격하지 마세요."

엘렉트라는 자기 목의 목걸이를 입에 대고 불었다. 작은 피리 소리가 숲 속에 울려 퍼지자, 몇 사람이 나타나 우리에게 걸어왔다.

"너는... 우리 쪽이군. 왜 인간들을 데리고 온 거지?"

"길드의 명령으로 이들을 인도한 겁니다."

"인간의 길드인가?"

엘렉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엘렉트라 앞으로 걸어가 맨 앞에 서서 그들과 마주하며 몸을 굽혀 인사했다.
"저는 다쓰 베이더. 그리고 저 3사람은 저의 부인들입니다. 장로님을 만나가 위해 찾아왔습니다."

"인간이 우리 산의 종족에게 무슨 일이지?"

"알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 알고 싶은지 우리에게 말해라. 그럼 장로님께 전해드리고 답을 알려주겠다."

"그럴 수 없습니다. 직접 뵙고 말씀 드리려 합니다."

"인간이 우리의 마을에 들어올 수 없다."

나는 티리스를 바라보았다.

티리스는 하늘에 손을 들고 마력탄을 발사했다. 마력탄 10개가 날아가 잠복 중이던 엘프를 공격하는데, 위력은 던진 돌에 맞는 수준이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준으로 잠복했다 생각했던 엘프들은 당황했다.

"이것은 경고입니다. 아니면..."

내 말을 듣고, 페트리아가 칼을 휘둘러 옆에 있는 20m 높이의 나무를 잘라냈다. 쓰러지는 나무에서 몇 명의 엘프들이 땅으로 내려왔다.

압도적인 전투력에 엘프들은 당황했다.

"지금 우리에게 길을 열지 않으시면, 길을 만들겠습니다."

마르티나는 채찍을 날렸고, 내 앞에 선 엘프의 뺨에 상처를 냈다.

채찍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지 못했던 엘프들은 당황했다. 정말 압도적인 전력 차였다.

"감히 인간 주제에 우리를 협박하는 것이냐?"

"그렇게 말하는 네 몸의 반이 인간 아닌가?"

내 말에 모든 엘프들이 우리를 노려보았다.

엘렉트라가 내 팔을 잡았다. "그 말은 엘프들에게 금기입니다. 저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겁니다."

나는 웃으며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마음 먹으면 엘프들을 이 세상에서 지워버릴 수 있어. 7백년 전의 그 때처럼. 그 때 구사일생으로 10여명이 살아남았지만, 나에게 걸리면 하나도 남기지 않을 거야. 마지막 남은 하나라도 세상 끝까지 추적해 이 세상에서 지워버릴 테니까."

나는 엘프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너희들이 알량한 방어막을 믿고 나에게 큰소리치는 것 같군.
내가 너희들에게 충고해 둘까? 나는 너희들과 싸울 마음이 없어.
하지만 나는 방해를 용서하지 않아. 나는 내가 알고 싶은 것만 알면 너희들에게 볼 일 없어.
그러니 길을 내주던지, 모두 죽던지 선택해 보시지."

나는 그들에게 위압을 사용했다.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의 마력에 엘프들은 두려움이 가득했다.

한 엘프가 말했다. "아... 알았다. 장로님에게 전하겠다."

"우리는 인내심이 없어. 한명을 보내고, 나머지는 우리를 인도해. 너희 마을로."

엘프들은 우리에게 떨어져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우리에게 왔다.
"좋다. 우리를 따라와라."

우리 다섯은 엘프들을 따라갔다.

반나절이 지나서 우리는 마법 방어벽 앞에 도착했다.

한 엘프가 말했다. "이 곳 결계는 엘프들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너희들은 통과할 수..."

티리스가 방어벽에 손을 대자, 손이 통과했다. 그 모습에 3명이 한꺼번에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들어가려는데 벽에 부딪힌 기분이었다.

"그렇군. 인간인 나는 안된다? 그럼 부숴야지."

나는 벽에 손을 대고 마력을 주입했다. 그러자 방어벽이 요동쳤다.

한 엘프가 소리를 질렀다. "말도 안돼. 방어벽이 흔들리고 있어. 이러다간..."

"안 돼! 이러다가 벽이 부서지고 말아!"

"저 인간을 말려! 그렇지 않으면 벽이 없어져서 우리는..."

엘렉트라가 내 손을 잡았다. "그만 하세요. 저들이 허락하면 인간도 들어갈 수 있어요."

"인간은 직접 보지 못하면 믿지 못하지. 엘프도 인간이니까 직접 눈으로 봐야 알게 될 거야."

내가 웃으며 엘프들을 바라보자, 그들은 내 시선을 피했다.

내 뒤에서 폭발음과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안에 들어간 3사람과 엘프들이 싸우고 있었는데, 백명 가까운 엘프들이 3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다.

마지막 사람을 쓰러트린 페트리아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역시 죽이지 않는 것이 더 어려워."

그녀 주위에 엘프들이 쓰러져 땅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티리스가 만든 마력탄이 도망치는 엘프들을 공격했는데, 그들도 죽지는 않았다.

마르티나가 채찍을 휘두르며 방어벽을 나왔고, 아직 다치지 않은 엘프들에게 걸어갔다.
"더 해볼까?"

엘프들이 질린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어서 서방님을 안으로 들여보내. 아니면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 눈에 보이는 엘프들을 모두 도륙내 버리겠어."

한 엘프가 뛰어서 방어벽에 왔고 손을 대었다. 그러자 사람이 들어갈 만한 구멍이 만들어졌다.
"들어가시지요."

갑자기 말이 공손해졌다. 역시 인간들은 교훈이 있어야 한다.

나는 쓰러져 있는 엘프들 가운데 서서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쓰러진 엘프들의 신음이 사라지고 멀쩡한 모습으로 일어서 자신의 몸을 만져보았다.

"모두 상처는 치료 되었다. 이것은 마지막 경고다. 또 한번 우리를 공격하면, 그 때는 모든 엘프들이 죽는 거다. 알았나?"

엘프들이 놀라서 나를 향해 몸을 굽혔다.

엘프들이 우리를 숲 한가운데로 인도했다.

나는 웃었다. "아무래도 교훈이 부족하군."

나는 옆에 있는 엘프의 목을 붙잡고 비틀어 죽였다. "다시 날 속이면 어떻게 된다고 했지?"

그러자 모든 엘프들이 도망쳤다. 마르티나는 도망치는 한명의 다리를 잡아서 넘어뜨렸고, 우리는 그 엘프에게 다가갔다.

"우리를 함정으로 인도했군. 아직도 교훈이 필요하냐?"

그 엘프는 웃었다. "이 곳이 너희들의 무덤이다."

나는 조금 웃었다. "왜 널 살려둔 지 알아? 네 두 눈으로 똑똑히 봐. 우리의 실력을."

나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페트리아, 마르티나. 도망친 놈들을 모두 죽여. 한놈도 살려둬서는 안 돼."

엘렉트라가 외쳤다. "그럼 마을까지 누가 인도하죠?"

나는 쓰러진 엘프를 가리켰다. "이 놈이 있잖아. 그리고... 인도에 팔이 필요 없으니까."

나는 칼을 뽑아 그 엘프의 왼팔을 잘랐다. 그 엘프는 비명을 질렀다.

"팔이 잘렸으니, 5분 내에 고치지 않으면 출혈과다로 죽게 될 거야. 3분만 기다려."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티리스는 하늘을 향해 마법탄을 발사했고, 마르티나와 페트리아는 숲속을 향해 달렸다. 숲 속에서 엘프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티리스가 외쳤다. "서방님. 마물들입니다. 이 쪽으로 달려오고 있어요."

팔이 잘린 엘프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말했지. 네 놈들은 여기서 죽게 될 거야."

나는 주머니에서 갑옷을 꺼내 입었다.

그러자 그 엘프의 얼굴이 바뀌었다.
"네 놈... 혹시 마왕이냐?"

"나를 마왕 따위와 비교 하냐? 나는 100명 이상의 마왕을 죽인 사람이다."

내가 칼을 뽑아 휘두르자, 나무들이 잘리고 그 안에 있는 마물들이 잘려나갔다.

"서방님, 우리는 포위되어 있어요."

"그럼 모두 죽여야지. 티리스. 엘렉트라와 이 놈을 보호해."

나는 티리스 주위를 30m 정도의 원을 그리며 돌며 주변에 바람 마법 칼날을 날렸다. 티리스를 중심으로 사방 100m의 나무들이 모두 잘리고, 그 안에 있던 마물들이 모두 잘려나갔다.

그 중 5m가 넘는 거인들이 몸에 상처를 입고 우리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10개가 넘어 보였다.

"저건 녹색 자이언트입니다. 수는 13!"

티리스가 여러개가 뭉쳐진 5개의 마력탄을 만들어 날리자, 5개의 거인의 머리에 직격해 머리를 완전히 뭉개버렸다. 그 충격으로 5명의 거인이 땅에 쓰러졌지만, 3명은 일어났다.

나는 빠르게 이동해, 같이 있던 3명의 거인에게 다가가 점프해서 한 명의 머리를 잘라냈다.
쓰러지는 거인의 몸을 발판으로 하늘로 뛰어 오른 후, 허공에 바람 발판을 만들어 아래를 향해 발로 차서 다음 거인의 뒷목을 찍어 눌렀다. 내 발에 밟힌 거인의 몸이 완전히 뭉개졌다.

땅에 착지한 즉시 칼을 휘둘러 거인의 두 발을 잘라내고 바로 쓰러진 거인의 심장에 칼을 찔러 넣었다. 거인의 푸른 피가 내 몸을 적셨다.

남은 거인은 8명. 나는 우선 티리스와 가장 가까운 거인에게 달려가 거인의 목을 찔러서 죽였고, 칼을 빼는 동시에 거인의 몸을 발로 차서 다음 거인에게 날아가면서 그 거인의 목을 잘라냈다.

6명의 거인들은 나의 전투력에 머뭇거렸다.

그 틈을 놓칠 내가 아니어서 바로 한 거인의 심장을 정통으로 찔려 죽였다.

그러자 2명의 거인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살려둘 수 없어 거인의 뒷목에 칼을 찔러 죽이고, 칼을 뽐을 새도 없이 맨 몸으로 도약해 도망치던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마력을 넣은 주먹을 머리에 가격했다. 그 거인은 푸른 피를 토하며 땅에 쓰러졌다.

그 때 티리스는 접근하는 작은 마물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거인을 상대하기 위해 위력이 강한 5개만으로 공격했지만, 지금은 30개가 넘는 마력탄으로 마물들을 공격했고 주위에 마물들의 시체가 쌓여갔다.

도망치는 거인들을 놔두고, 나는 거인의 목에서 칼을 꺼내어 티리스에게로 달려가며 주위의 마물들을 죽였다. 바람의 칼날로 인해 30m로 길어진 칼날이 지나갈 때마다, 마물들이 잘려나갔다. 티리스 옆으로 왔을 때, 마물들의 90%는 죽어 있었다.

나와 티리스의 압도적인 능력에 팔이 잘린 엘프와 엘렉트라는 아무 말 못했다.

내가 티리스 옆에 서자, 마물들은 공포를 느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를 공격한 존재는 사람이던 짐승이던 살려둘 수 없었다. 나는 손을 들고 번개를 내리쳐 도망치는 마물들을 공격해 모두 죽였다. 우리 주위에는 사방 100m의 폐허에 잘린 나무와 바위들, 마물들의 시체들로 가득했다.

나는 팔이 잘린 엘프에게 다가가, 잘린 팔을 땅에서 주워서 다시 몸에 붙여주었다. 그는 왼팔을 흔들어보고, 내 마법 능력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이제 알겠냐?"

그는 무릎 꿇고 땅에 머리를 대었다. "살려주십시오."

잠시 후, 피투성이가 된 페트리아와 마르티나가 양 손에 2명의 엘프를 끌고 왔다. 4명의 엘프들은 주위에 있는 마물들의 시체에 질린 표정이었다.

"내 경고를 무시했군. 또 공격하면 어떻게 된다고 했지?"

네 명은 모두 머리를 땅에 대고 빌었다. "살려주십시오."

나는 칼을 들고 한 명의 가슴에 칼을 찔렀다. 내 부인들도 놀랐다.
"이건 내 경고를 무시한 벌이다. 너희들을 살려둘 수 없어."

다음 사람을 죽이려는데 엘렉트라가 내 손을 잡았다. "그만 하세요. 이들은 저항할 의지가 없어요."

나는 웃으며 그녀의 팔을 뿌리치고 다른 엘프의 심장을 찔렀다.
"저항할 의지가 없다... 그렇게 보이지. 하지만 우리가 사라지자마자, 우리를 죽일 궁리가 머리  속에 가득할 거야. 살려둘 수 없어."

다음 사람을 죽이려는데 티리스가 외쳤다. "서방님. 그만하세요."

티리스의 외침에 나는 손이 멈추었다.

마르티나는 내 앞에 와서 내 뺨을 때렸다.
"지금 서방님은 어떤지 아세요? 제 정신이 아니에요. 마야의 말대로네요. 서방님께서는 피를 보면 이성을 잃는다고."

페트리아는 내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죽일 생각으로 정신을 잃으셨네요. 그럼 제가 제 정신으로 돌아오게 해드릴게요."

나는 그 자리에서 이성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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